다른 뜻에 대한 내용은 오아시스(동음이의어) 문서 참고하십시오.
영국의 로큰롤 밴드에 대한 내용은 오아시스(밴드) 문서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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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비아 페잔 지역의 오아시스 | ||
▲ 알제리 우아르글라 지역의 오아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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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오아시스(oasis)는 사막 지대에서 발견되는 물이 고여 있는 지형(샘, 연못, 호수 등)의 총칭이다. 생성 원인이나 형상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물이 고여 담수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오아시스라 한다.2. 종류
2.1. 대수층형 오아시스
▲ 이집트 카르가의 오아시스 |
이 대수층 자원은 수만 년에 걸쳐 누적된 것이고 한 번 뽑아 쓰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어쨌거나 이런 대수층이 지표면 낮은 곳에서 풍화 등으로 용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사하라 사막에서 볼 수 있는 오아시스다. 일례로 이집트 서부의 "시와 호수"라는 큰 오아시스는 해수면보다 10미터나 더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그 규모도 직경을 수십 km 단위로 따져야 하며 어지간한 마을들을 먹여 살리고 인근 평원에서 대추야자 농사까지 할 정도가 된다. 위에 링크된 대수층 지도에서 초당 20리터 이상 용출되는 가장 진한 색 대수층이 있는 곳이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지 않은 고대에도 사하라 사막을 건너다닐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오아시스가 사하라 사막 곳곳에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대 교역로는 이들 오아시스를 점으로 잇는 선을 따라 형성되었다. 그리고 동서 교역로가 만나는 지점인 말리의 작은 마을 팀북투는 수백 년 전까지는 지금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번영을 누렸다. 해당 문서로.
다만 차드호의 경우는 오아시스라기보다는 고대에 형성되었던 큰 바다였던 "고대 차드호"가 남아있는 흔적이다.[2]
농경지가 아니더라도 중동이나 마그레브의 오아시스 근처에는 상단 사진처럼 대추야자가 자란다. 대개의 경우 오아시스에 정착하여 거주하는 농민들이 방풍림 격으로 심어놓은 것들이다. 오아시스라는 게 사막 한가운데에서 물이 솟는 것이다 보니 사구가 바람에 이동해 오거나 하면 묻혀버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해발 고도가 낮은 곳에 형성되는 곳이 많다 보니 낮은 구덩이가 모래바람에 막혀버리는 것. 사막 기후에 강한 대추야자를 심어놓으면 모래바람이 오아시스에 퇴적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오아시스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 수도 리야드에 있는 오아시스로 무려 85.4㎢나 된다. 덕분에 오래전부터 수백만 그루가 넘는 대추야자 나무를 비롯하여 농작물 재배가 가능했다. 770만 명이나 살 수 있었던 이유이다.
2.2. 산록형 오아시스
대수층이 지표로 뚫고 나오는 오아시스와 달리, 고산 지대에 쌓여 있던 만년설이 녹은 물이 지표를 타고 흘러내리거나 지층에 스며든 후 산기슭이나 사막 가장자리에서 용출되는 경우도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톈산산맥, 알타이산맥 주변부가 그러하고 특히 타림 분지는 한가운데에는 타클라마칸 사막이 있으며 바싹 말라서[3] 아무것도 없는 데 비해 톈산산맥과 접한 분지 북쪽, 그리고 티베트고원(쿤룬산맥 북부)과 접한 분지 남쪽에는 가장자리를 따라 오아시스가 늘어서 있다. 북아프리카의 마그레브 지역 또한 아틀라스산맥 주변으로 오아시스가 늘어서 있고, 호주에 있는 대찬정 분지의 용출수도 같은 원리이다. 이들은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와는 달리 사막 가장자리와 산맥이 맞닿는 지역에 형성되어 "산록 오아시스"라고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중국 돈황의 오아시스인 월아천 |
낙타는 한번 물을 잔뜩 마시면 2~3일 동안 걸어다닐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실크로드 도시들(사마르칸트 등)은 2~3일 거리마다 형성되어 있다.
3. 위험성
메마른 모래만이 가득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식물과 물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청량함, 갈증 해소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오아시스에는 세균과 기생충[4]이 들끓는다. 상식적으로 강물이나 호숫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먹었을 경우 기생충 감염 우려가 존재하는 것과 동일하다. 탈수 때문에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마시는 것은 물론 오아시스에 들어가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온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계곡에 고여있는 물웅덩이가 있다고 무턱대고 들어가서 그 물을 마시거나 상처를 씻지 않는다.[5] 그러나 위험한 오아시스의 위생 상태에는 둔감한 사람들이 많다.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여러 대중 매체에서 목마름과 더위에 시달리던 사람이 오아시스를 발견하고는 기뻐하며 물을 마시고 활기를 되찾는 건 거의 클리셰 수준인데, 이렇게 매체에서 비롯된 생명의 상징, 환상적인 느낌, 청량감을 주는 이미지가 잘못된 인식 형성에 한몫했다. 물론 역사적으로 기생충을 가릴 수 없었고 세균의 존재도 몰랐던 시대에는 마치 원효의 해골물 일화처럼 오아시스가 생명수처럼 이용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낮마다 따뜻하게 데워지는 고인 물이란 유해 미생물이 번식하기 적절한 환경이다. 오아시스의 수질이 1급수 수준으로 맑고 깨끗하더라도 오히려 깨끗한 물에서 더 잘 사는 미생물도 존재한다. 대대로 사막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은 오아시스 속 기생충 문제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어 오아시스 물은 직접 마시는 게 아니라 보통 저수지처럼 농업용수로 쓰는 게 대부분이고, 정 식수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한 번 끓이거나 정수해서 마신다.
조난 상황 같이 불가피하게 오아시스의 물을 마셔야 한다면 간편하게 물에 녹여 사용할 수 있는 정수제 알약을 쓰거나, 그것마저 없다면 물을 끓이거나 옷감을 필터로 삼아 최대한 불순물을 걸러내는 등 최소한의 정수, 소독 과정은 거치고 나서야 마셔야 한다. 수분을 장시간 섭취하지 못해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라도 무작정 마시면 설사와 구토로 되레 수분을 더욱 상실할 위험이 크다.
어떤 오아시스는 사해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표면의 미네랄이 농축되어 짠물이 된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도 당연하겠지만 바로 마실 수 없고, 담수화 장비가 있는 게 아니라면 오로지 끓이거나 증발시켜 생성된 수증기를 다시 응축시켜 얻은 이슬만이 해결책이다.[6]
사막을 떠도는 캐러밴들 중에는 신기루를 오아시스로 착각하고 쫓아가다가 죽는 경우가 많았다.
4. 언어별 명칭
<colbgcolor=#c3b091,#2d2f34> 언어별 명칭 | |
한국어 | 오아시스, 천지(泉地) |
러시아어 | оа́зис(oázis) |
마인어 | oasis, oase, wahah |
스페인어, 프랑스어 | oasis(오아시스) |
아랍어 | وَاحَة(wāḥa), غُوطَة(ḡūṭa) |
영어 | oasis(오에이시스) |
이탈리아어 | oasi(오아시) |
일본어 | オアシス(oashisu) |
중국어 | 綠洲/绿洲(lǜzhōu) |
포르투갈어 | oásis |
힌디어 | नख़लिस्तान(naxlistān), मरूद्यान(marūdyān), शाद्वल(śādval), ओएसिस(oesis) |
نَخْلِسْتان(naxlistān)(우르두어) |
본래 오아시스는 라틴어 어휘로 복수형은 오아세스(oases)이다. 어휘를 분석하면 고전 이집트어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마솥, 웅덩이를 뜻하는 고전 이집트어 wḥꜣt[7]이 민중 이집트어 wḥj로 변했고, 이것이 고전 그리스어로 차용되어 Ὄασις가 되었으며, 라틴어 oasis로 차용된 후 유럽 지역의 언어들에 파생되었다.
사막의 죽을 것 같은 갈증 속에서 휴식을 주는 존재인지라 비유적으로 안식처라는 의미로 통하기도 한다.
영어로는 오아시스가 아닌 오에이시스[oʊ│eɪsɪs] 정도로 발음된다.
5. 기타
- 가톨릭신문의 '내 인생의 오아시스'란 데스크칼럼에서는 바다에는 등대가 있어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고 사막에는 오아시스가 있다며 늘 푸름과 생수를 공급하는 나그네의 안식처로 묘사한다. 오아시스는 몸이 쉬고 생각이 쉬고 마음이 쉬는 곳이라며, 먼 길을 가는 사람은 오아시스에서 잠시 휴식과 물을 보충한다며 사막의 축복이라고 예찬한다.
- 현대 사회에서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불 밝힌 편의점이 사막의 오아시스 기능을 하는데, 실제 야밤에 교외 드라이브를 하다가 갈증이 나거나 할 때 편의점을 발견하면 잠시 들러 생수를 산다. 생수 브랜드 중 가장 싼 생수의 스펙이 오아시스보단 훨씬 좋지만, 절박함이 덜하므로 오아시스의 감흥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이 문제가 도드라지지 않지만 미국이나 호주 같은 거대한 땅덩이를 가진 국가에서는 이게 농담이 아니다. 다만 편의점보다는 주유소에 딸린 구멍가게가 그 역할을 대신할 뿐이다. 그리고 이런 큰 국토를 가진 국가에서는 국토 구석구석까지 신선 식료품이 유통되지 않아[8] 내륙 지역에서는 푸성귀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는 곳이 생기는데, 미국에서는 이런 곳을 가리켜 식품 사막이라고 해서 사회 문제가 된다. 어느 정도냐면, 한 미군 병사가 "입대하고 처음으로 사과를 먹어봤다" 할 정도. 즉 20년 동안 먹은 거라곤 햄버거랑 치킨, 콜라뿐이었단 이야기다.
- 빙뱅붐 5화 애니메이션에서 오아시스를 물로 바뀐다.
[1] 리비아의 3대 도시(트리폴리, 투브루크, 벵가지)의 300만 인구를 먹여 살리는 식수원도 바로 저 대수원에서 뽑아낸 후 약 150km를 거대 수도관을 통해 공급한다. 과거 1980년대 한국 건설사들이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하여 이곳에서 외화벌이를 했다.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에서 수주한 건설 사업들이 일단락된 후 2차 오일 쇼크를 얻어맞은 상태에서 1986년 3저 호황이 올 때까지의 기간 동안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한국 경제에 가뭄의 단비 같은 외화 수입이었다.[2] 이런 점에서는 고생대 테티스해의 남은 흔적인 흑해(현 흑해가 아니라 지진으로 커지기 전의 고대 흑해를 의미한다), 카스피해, 아랄해와 같다.[3] 사하라 사막이 수십 년에 한 번씩 비가 오는 것과 달리 여기는 그야말로 바싹 말라서 물 한 방울 없다. 오죽하면 '타클라마칸'이란 위구르어 단어의 뜻이 "한 번 들어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곳"이란 의미가 있을 정도이다. 사실 사람들이 흔히 사막 하면 떠올리는 광경은 사하라 사막보다는 타클라마칸이 더 부합한다. 사하라 사막의 경우 사구가 모여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모래보다는 그냥 황무지로 된 자갈 사막이기 때문이다.[4] 대표적으로 메디나충[5] 사실 한국의 계곡 같은 곳도 기생충 문제가 있어 그냥 마시면 안 된다. 6.25 전쟁 당시에도 미군 등 UN군은 지급된 정수제를 수통에 넣고 흔들어 음용했다. 민물 간디스토마 같은 기생충은 불과 30여 년 전인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심심찮게 사람을 죽이는 고질적인 풍토병이기도 했다.[6] 사실 담수화 장비라는 것도 그 인프라가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사이즈라는 것일 뿐 민물로 만든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원리이다. 전자는 끓인 수증기를 응축시키는 것이고, 후자는 삼투압을 이용해서 필터로 걸러낸다는 것이 차이일 뿐 이온이 제거된 단물을 만든다는 점에선 같다.[7] 재구된 발음은 *waħʀat → *waħʀaʔ → *waħʔə, 이집트학에선 wɛħɑt으로 통용된다. 같은 이집트어파의 콥트어에선 ⲟⲩⲁϩⲉ (ouahe)로 나타난다.[8] 발생하는 손해를 굳이 감수하면서까지 유통망 체인이 들어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