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에 의해 처음으로 칼라와의 연결을 체험한 프로토스들.[1] |
1. 개요
군단은 우리의 세계를 폐허로 만들었고
The Swarm brought ruin to our world
자랑스러운 우리 동족은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Our proud people became refugees.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결속마저 끊지는 못했다.
And yet, they could not shatter our unity.
우리는 신성한 칼라를 통해 모든 생각과 모든 감정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For we are bound by the Khala. The sacred union of our every thought and emotion.
- 신관 아르타니스, 공허의 유산 오프닝 시네마틱 중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설정이자 용어.The Swarm brought ruin to our world
자랑스러운 우리 동족은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Our proud people became refugees.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결속마저 끊지는 못했다.
And yet, they could not shatter our unity.
우리는 신성한 칼라를 통해 모든 생각과 모든 감정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For we are bound by the Khala. The sacred union of our every thought and emotion.
- 신관 아르타니스, 공허의 유산 오프닝 시네마틱 중
승천의 길(Path of Ascension)이라고도 하며, 프로토스가 '끝없는 전쟁'이라 불린 내전을 끝내면서 성립한 종교이자 철학으로, 이에 기반한 사회 제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프로토스의 머리 뒤에 이어진 기다란 신경삭을 이용한 정신 연결 링크이며, '칼라 네트워크'가 상징적이라 할 수 있다.
2. 상세
흔히 '칼라와의 연결', '칼라로의 접속'을 말할 때는 프로토스의 집단 지성인 칼라 네트워크로의 접속을 의미한다.다른 여러 프로토스 분파가 생김에 따라, 칼라를 따르는 프로토스는 후술된 심판관-기사단-칼라이 계급을 통틀어 넓은 의미로 칼라이라고 불린다.
원래는 질서의 인도자(he who brings order) 카스가 주창한, 끝없는 전쟁과 젤나가 도래 이전부터 있었던 프로토스의 신경삭으로 연결되는 고유의 정신 감응 링크를 통한 공동체와 이에 대한 회귀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것을 토대로 하여 사상이 확장된 것이 위의 개념. 애당초 우주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종족들을 실험하고 진화시키고 조종해 본 젤나가가 그 어느 종족에도 만족하지 못하다가 프로토스를 발견하고 프로토스에게 만족한 이유가 바로 이 칼라의 원형이 된 정신 감응 링크 때문이다. 프로토스가 젤나가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 프로토스의 고마운 보물인 셈이다.[2]
카스의 이론에 따라 구성된 칼라의 구조는 심판관 - 기사단 - 칼라이의 3개 신분 제도로 나누어진다.[3] 심판관은 프로토스 사회의 정치를, 기사단은 프로토스의 국방과 함께 과거 그들의 신이자 스승이었던 젤나가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종족들을 지켜 보고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젤나가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다른 종족에 대한 간섭은 최대한 금했다. 칼라이는 아이어 등 그들의 영역의 기반을 닦고 프로토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예술자, 기술자 등이 해당된다.
덧붙여 칼라는 프로토스 개인의 욕망을 최대한 억제하고 조직의 문화에 순응할 것을 강조한다. 끝없는 전쟁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이 집단 이기주의와 극도로 배타적인 개인주의에서 비롯됐음을 경계하는 의미였지만, 여기에 반발해서 개인의 자유 의사를 중요하게 여겨서 고향에서 쫓겨난 이들이 바로 네라짐들이다. 그 후에도 가끔씩 반란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때마다 완벽하게 박살 냈다는 듯.
3. 칼라 네트워크
아이어 프로토스들은 서로 간의 동의 아래에 이 칼라 네트워크에 들어설 수 있으며, 이때는 단순한 텔레파시와는 차원이 다른 연결 상태가 만들어진다. 소설에서는 이 상태를 '서로 영혼이 섞인 상태'라고 표현한다. 즉, 일종의 집단 지성과 같은 개념 또는 개념체인 것이다.이 칼라의 상태에 들어서면 상대의 본의, 감정 등을 서로 완전히 느낄 수 있기에 오해나 거짓 같은 것이 섞일 수 없는 완벽한 의사소통이 된다.[4] 더 나아가 칼라를 신봉하는 프로토스들이 자연스럽게 사이오닉 에너지를 발현해 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는 암흑 기사들의 '공허'와 상당히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허와 정반대된 존재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칼라와 연결되지 않은 네라짐, 탈다림, 테란, 저그의 고위 개체 등과도 텔레파시를 사용하는 의사소통은 할 수 있다(물론 게임에서는 말소리로 나온다). 단, 오해나 거짓이 섞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이어가 함락된 이후, 사쿠라스에 정착한 이후로도 대부분 칼라이 프로토스는 네라짐 프로토스를 신뢰하지 못한다. 칼라가 끊어져 있어 도저히 속을 알 수 없으니까. 그래서 아이어 프로토스들이 네라짐을 비난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칼라에 연결되어 있지도 않으면서 우리 속을 알 수 있다는 듯이 말하는군!"이다. 그리고 네라짐들은 "너흰 그 잘난 칼라가 있었으면서 아이어를 빼앗겼는가?"라고 받아친다.[5]
프로토스가 흥분하면 기억의 조각을 억누를 수 없으며, 다른 프로토스도 그 기억을 본의 아니게 느낄 수 있다.
참고로 기존의 설정과 "나는 칼라로 돌아간다" 등의 유언을 토대로 프로토스는 죽어도 그 의식이 영혼으로서 칼라 안에 존재한다고 받아들여졌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시적인 표현이고, 남는 건 기억과 그 동안은 느끼던 감정들뿐인 듯. 정확히는 그 프로토스가 죽는 순간까지 경험하던 모든 것, 사실상은 그의 인격이 칼라에 저장되지만 그곳에서 의식으로서 새로운 사유를 못 하는 듯하다. 기사단이 기록보관소에서 선조의 말을 듣든가 하는 것도 비유적인 말이고, 정확힌 그냥 그들의 지식을 탐구해 답을 찾는 듯.
신경삭을 잘라낸 네라짐(암흑 기사단)은 칼라에 접속하지 못하며, 테라진에 중독된 탈다림들도 이 칼라의 상태에 들어설 수 없다. 영원한 투쟁을 뒤로하고 아이어를 떠난 탈다림은 칼라 형성 이전에 분파되었기 때문에[6] 신경삭을 자르건 말건 칼라와 전혀 무관하다.[스포일러1] 설령 칼라 아래에 있는게 가능하다 해도 약육강식의 탈다림 문화를 고려하면 관심도 없을 것이다.[스포일러2]
위의 예외를 빼면 태어날 때부터 칼라의 영향 아래에 있는 것 같지만 프로토스는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따로 연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애초에 카스의 업적이 칼라에 접속하는 법을 찾아낸 것이다. 하지만 한번 접속하면 신경삭을 끊거나 약물 선드롭으로 정신을 망가뜨리지 않는 한은 절대로 해제할 수 없는 듯. 제라툴도 셀렌디스와 대화할 때 신경삭을 자르지 않는 한은 칼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저그의 사이오닉 연결망도 비슷한 점이 있다. 초월체나 정신체, 칼날 여왕이나 무리어미들도 자신의 수하 저그가 보는 모든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을 모두 느낀다.[9] 그러나 저그 군체의식과의 결정적 차이는 자유 의지이다. 저그는 자신의 상위 개체가 존재하며 그와 군체의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한은 울트라리스크처럼 강력한 개체나 여왕, 대군주처럼 강한 정신 능력을 지닌 개체일지라도 그 상위 개체의 의지 밖에서 행동할 수 없다. 자유 의지도 최상위의 몇몇이나 가질 수 있을 뿐이며, 그마저도 자기 상위 개체의 뜻을 벗어나지 못한다.[10] 그러나 프로토스는 칼라에 접촉하는 것도, 칼라를 나서는 것도 개인의 자유이며, 의식을 공유하는 순간에도 개개의 의지를 갖는다.
다만 강제적인 칼라가 정말로 프로토스 고유의 정신 감응 링크는 아니라고 여겨지는데, 탈다림이 신경삭이 있음에도 칼라와 연결되지 않았던 것은 일단 테라진의 영향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탈다림은 카스가 케이다린 수정을 사용해 칼라를 깨우기 전에 아이어를 떠났기 때문이다. 각 부족들의 연대기를 고려해서 본다면, 탈다림은 칼라가 발견되기도 전에 아이어를 떠나버려서 칼라와 접촉한 경험이 아예 없는 부족이라 그렇고, 네라짐은 칼라를 거부하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칼라가 발견되었을때 아이어에 있긴 있었던 부족이였다. 즉 네라짐 또한 이미 칼라에 접촉은 해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의도하지는 않았어도 칼라에 접촉하는 능력이 개화된 상태이며, 이것을 후천적으로 막기 위해 신경삭을 자르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칼라이는 칼라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으나 네라짐이나 탈다림 등 칼라에 접촉하지 않는 프로토스의 경우 그 생각과 감정을 표정과 말로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인지 칼라이들은 표정을 그다지 드러내진 않지만 알라라크의 경우 '기사단의 자격' 임무에서 카락스를 보며 못마땅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3.1. 칼라와 공허의 구분
칼라와 공허는 각기 칼라이와 네라짐의 사이오닉 능력 강화의 촉매로서 다루어지나, 공허는 우주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미지의 에너지원이자 차원의 개념에 가깝다면, 칼라는 프로토스 종족의 진화에서만 발견된 생태적 사이오닉 링크를 기반으로 한 정신적 연결 고리를 강화하여 구성된 집단 지성이다.개념과 기준이 다르니 구분은커녕 관계도 없다. 다만, 주라스의 경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칼라의 연결에 속해있다고 해도 그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으면 개개인이 칼라에 접촉하려고 하는 것은 가능해도 구성원끼리 서로를 느끼거나 대화하는 것은 힘든 모양이다.
스스로의 신경 다발을 자른 네라짐이 힘을 얻는 공허는 방대하지만 서로의 감정과 진심까지는 공유할 수 없는 반면, 칼라는 서로의 생각과 모든 감정을 함께 느낀다. 단, 칼라처럼 디폴트로 모든 감정을 엮어주지 않을 뿐, 초월적으로 강력한 존재의 감정이라면 공허에서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오거나 누군가의 분노가 공허를 통해 느껴지는 일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건 명확하게 해야할 것이, 칼라는 칼라이들의 사이오닉 힘의 원천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프로토스의 사이오닉 에너지가 하나의 네트워크를 만든 게 칼라라고 보는 쪽이 더 정확하다. 칼라에서 단절된 고위 기사들은 그 이후에도 멀쩡히 허공에 떠있고, 사이오닉 폭풍을 사용한다. 단지 대사를 보면 힘을 통제하기가 조금 힘들어졌다고 한다.[11]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게 상기한 대로 칼라는 기억과 경험을 저장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칼라가 있던 시절엔 고위 기사단이 칼라로부터 옛 선배들의 경험과 기억을 피드백받아 사이오닉을 수월하게 다를 수 있었지만, 칼라가 없어지면서 그냥 자신의 순수한 노력만으로 사이오닉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칼라를 거부한 반체제 부족들이 아이어 전역에 어마어마한 사이오닉 폭풍을 불러일으킨 것도 칼라를 통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강력한 사이오닉 파워를 개화해 버려서 통제고 뭐고 할 자시도 없이 폭발해 버렸던 것이다.
4. 공허의 유산에서
"너희의 목숨은 목적도, 의미도 없다. 내가 구원해 주마!"
"Your lives are meaningless, purposeless. I grant you salvation!"
아몬
"Your lives are meaningless, purposeless. I grant you salvation!"
아몬
공허의 유산 캠페인에서 아몬이 칼라를 오염시키는 엄청난 사태가 터진다. 칼라에 연결되어 있던 칼라이 프로토스는 칼라에 깃든 아몬의 의지에 의해 대다수는 아몬의 노예가 되어 버리고, 나머지 극소수는 네라짐처럼 신경삭을 잘라 스스로를 칼라에서 차단하는 극단적인 대응을 강요받게 된다. 신경삭을 자르자 칼라이들은 더 이상 감정을 직접 나누지 못하고 네라짐이나 자기네들보다 한참 미개하다고 여기는 테란처럼 오로지 대화와 행동만으로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다.
특히나 칼라로 선조들과의 공명을 하는 프로토스들, 특히 기사단 기록보관소의 고위 기사들은 그야말로 멘탈붕괴급 충격이다. 칼라를 잃은 충격에 한동안 전장에 나가지 못하다가 신관이 위험해지자 다시 싸운다. 대사 또한 완전히 뒤바뀌고 만다. 이전에 아주 차분하고 잔잔한 말투와 달리 목소리가 톤이 약간 어둡고 결의와 분노에 차있다.
그리고 이어서 밝혀지는 설정에 따르면 프로토스를 인공적으로 진화시킨 게 아몬이라고 한다. 스타크래프트 1 매뉴얼 설정과 조합하면 아몬은 프로토스가 가진 사이오닉 연결망, 즉 원시적인 칼라를 눈여겨보고 프로토스에게 접근해 프로토스를 진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아몬이 칼라에 공작을 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며, 아몬은 도중에 프로토스의 진화를 중단시키고 영원한 투쟁을 일으켜 프로토스의 사이오닉 연결망을 끊어버리고 제루스로 떠났다. 아몬이 아이어에서 떠난 이후 카스가 칼라를 재정립한 것을 계기로 젤나가가 깨어나 벌인 전투로 인해 아몬이 공허로 쫒겨났으므로 칼라가 성립되었을 당시엔 아몬이 손을 댈 시간적인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몬이 나중에 프로토스의 칼라를 자신의 정신을 담을 도구로 이용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며, 한때 프로토스를 하나로 통합하고 찬란하게 발전할 수 있게 해 준 칼라는 오히려 프로토스의 몰락을 불러올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다만 아몬은 영원한 투쟁을 일으키고 탈다림들과 함께 아이어에서 떠난 전과가 있다. 사실 아몬이 눈여겨본 사항은 프로토스의 '육체의 순수성'뿐이었고, 그걸 위해 광신도인 탈다림들만 끌고 나온 뒤에 나머지는 다 죽게 내버려둔 것이며, 칼라는 그냥 생기니까 덤으로 먹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프로토스는 지금껏 당연시했던 칼라를 통해서가 아닌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분파들과 같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공동의 적인 아몬을 상대하기 위해 아이어, 네라짐, 정화자, 탈다림으로 나뉘어 있던 프로토스 사회를 하나로 합치려는 아르타니스의 노력에 의해, 아이어의 프로토스는 최초로 칼라 없이 모든 분파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을 나누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종족으로서 거대한 정신적 성장을 이룬다. 어찌 보면 칼라를 버린 것은 한때는 찬란했지만 이제는 버릴 수밖에 없는 과거의 유산을 청산하고 진정한 종족의 미래로 나가기 위한 전화위복이 된 셈.
또한 칼라로 연결된 프로토스끼리 생각, 감정을 공유할 수 있듯, 아몬 또한 칼라 안에 자신의 내면을 노출할 수밖에 없고 대계승자 로하나가 이 점을 이용해 칼라에 접촉하여 아몬의 생각, 감정을 읽어내는 데에 성공하여 중추석과 함께 댈람에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로하나는 아몬의 영향으로 인해 칼라에서 저항하기 힘들어할 정도의 한계 상황에 놓였지만, 대계승자로서 칼라를 어느 정도 조정하는 게 가능해서, 아몬의 지배를 완벽히 받지 않으며 지배를 받아도 어떻게든 빠져나올 수 있어, 얻을 수 있는 것을 모두 얻고 스스로 칼라를 포기했다.
아르타니스: 셀렌디스, 기사단이여! 아몬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신경삭을 끊어라!(Selendis, Templar! Rid yourself of Amon! Sever your nerve cords!)
아몬: 안 돼. 우리는 칼라와 하나다.(No. We are one in the Khala!)
셀렌디스: 칼라가 없으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립니까?(Without the Khala, what will we become?)[12]
아르타니스: 자유.(Free.)
아몬: 거짓말!(Lies.)
아르타니스: 믿어라...(Believe...)
(스스로 신경삭을 자르는 셀렌디스)
셀렌디스: 엔 타로 아르타니스!(En Taro Artanis!)
아몬: 안 돼. 우리는 칼라와 하나다.(No. We are one in the Khala!)
셀렌디스: 칼라가 없으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립니까?(Without the Khala, what will we become?)[12]
아르타니스: 자유.(Free.)
아몬: 거짓말!(Lies.)
아르타니스: 믿어라...(Believe...)
(스스로 신경삭을 자르는 셀렌디스)
셀렌디스: 엔 타로 아르타니스!(En Taro Artanis!)
그리고 셀렌디스가 아르타니스의 의지에 따르자, 중추석 근처의 모든 기사단도 자신의 신경삭을 끊어버리면서, 모든 단말이 사라진 칼라는 소멸, 그와 동시에 아몬은 공허 속으로 내쫓겨 버린다. 즉 모든 프로토스들이 일제히 신경삭을 끊어버렸다는 것인데, 켐페인 진행 도중에 카락스가 중추석이 활성화되면 거리와 상관없이 공허 에너지와 공명하는 것들을 흡수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가능했을 것이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정화된 칼라를 통해 신경삭을 끊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모두에게 일깨워 줬을 것이다.
암흑 기사 연대기에 등장한 자마라가 돌아오면 칼라에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이 있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칼라가 소멸했기 때문이다. 칼라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에메랄드의 꿈 같은 독자적인 세계 같은 것이 아니라 다수의 프로토스의 사이오닉 정신이 연계되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일종의 그리드 컴퓨팅이다. 때문에 칼라이들이 모두 칼라와 접촉을 끊으면 없어진다. 본편 결말에서 아몬이 공허로 쫓겨난 이유도 현 우주에 머물 곳이 없어져서다.
이 때문에 아몬의 소멸 이후로 운 좋게 칼라와 격리되어 신경삭을 자를 필요가 없던 칼라이들이 나타나더라도 본래의 칼라는 남아있을 수 없다. 현재로 치면 칼라는 수억 대의 슈퍼컴퓨터로 유지되던 그리드 컴퓨팅 네트워크인데 대부분의 슈퍼컴퓨터가 네트워크를 끊은 지금 소수의 컴퓨터만으로 그 방대한 정보량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칼라는 하이브 마인드에 해당하는 존재가 없는 순수한 그리드 컴퓨팅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백업도 불가능하다. 결정적으로 아몬이 공허로 쫓겨났다는 사실부터가 칼라가 소멸했다는 증거다.
영혼 상태인 자마라가 예외적이긴 하나 프로토스는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종족인데, 자마라같이 목숨을 연명하려고 영혼 상태로 있는 프로토스가 몇이나 될지는 미지수. 정확히 말하면 본체의 부상이 심해 유체 이탈(?)을 해서 제이콥에 빙의해서 연명한 것이지만 영혼 상태로 케이다린 수정에 들어가 울레자즈를 끌어당긴 것을 보면 영혼 상태로도 살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
자마라도 계승자라는 역할 때문에 제이콥에게 빙의하면서까지 연명하며 케이다린 수정에 들어가서 안정을 얻으려고 한 것이지, 계승자라는 역할만 아니었다면 울레자즈의 수하의 습격을 받아 목숨이 위험할 때 영혼 상태고 뭐고 그냥 당당히 죽음을 맞았을 것이다.
자마라가 아무리 뛰어난들 없는 존재에 접촉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자마라의 칼라를 이식한다든지 해서 칼라의 재구축이나 재탄생을 바랄 수밖에 없다. 어쨌든 자마라밖에는 모두 칼라를 끊었기 때문. 자마라는 육체가 빈사 상태에 빠져서 제이콥 램지에게 빙의했다가 영혼 상태에서 울레자즈와 함께 수정에 들어갔다. 사쿠라스 폭파 직후에는 살아있다 해도 영혼 상태인 마당에 자신의 본체 or 다른 육체를 찾느라 바쁜 상태에서 셀렌디스의 메시지를 들었다 한들 육체도 없는데 신경삭을 자를 수는 없을 것이고 아몬이 급속도로 패배하여 완전히 소멸됐기 때문에 본체를 찾아도 구태여 신경삭을 자를 필요는 없다.
자마라가 있음에도 아몬이 완전히 끝장난 건 자마라가 영혼만 있는 상태로 울레자즈와 함께 수정에 들어갔고 사쿠라스가 폭파된 이후에는 육체를 찾지 못한 상태로 때마침 아몬이 죽었기 때문인 걸로 설명할 수 있다.
여담으로, 울나르 미션에서 설명되는 바에 따르면 아몬이 프로토스의 정수를 조작해 진화시켰지만 프로토스는 그의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성장했고, 이후 칼라가 완성되자 젤나가가 감지하고 깨어났다고 한다. 이는 여러 가지 점을 시사하는데, 먼저 프로토스가 자격을 갖출 정도로 강력한 사이오닉 잠재력을 가지도록 발전하는 데 있어서 칼라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고, 아몬의 개입이 선택받은 종족의 자격을 해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4.1. 칼라의 오염에 대한 시각
칼라의 오염에 따른 전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부분이다. 어떤 팬들은 전작인 스타크래프트부터 정해진 프로토스의 설정이 전작의 이미지 그대로 쭉 이어져 오길 원했고 또 다른 팬들은 이런 설정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긍정하는 등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4.1.1.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아르타니스 님은 칼라가 사라지면 우리가 자유로워질 거라 하셨다. 하지만 이것이 자유라면 왜 나는 슬퍼하고 있는 것이지?
Artanis said that without the Khala, we would be free. But if this is freedom, why do I mourn?
- 셀렌디스, 소설 "하나의 종족, 하나의 목적"에서.
Artanis said that without the Khala, we would be free. But if this is freedom, why do I mourn?
- 셀렌디스, 소설 "하나의 종족, 하나의 목적"에서.
스타크래프트 1부터 즐겨오고 특히 프로토스 스토리에 깊이 이입한 유저들은 이런 공허의 유산에서의 칼라 오염 설정에 불만을 가진 경우가 꽤 있다. 이 사람들이 보기에 가장 큰 문제점은 공유에서 갑자기 칼라의 취급이 개차반이 되고 프로토스가 스스로 칼라를 버리는 전개인데, 스타 1 부터 줄곧 풀어나가던 칼라이와 네라짐의 갈등과 화합의 이야기를 마치 칼라 오염으로 인한 단결식으로 어영부영 처리했다는 것이다.
공허의 유산에 들어 칼라가 '구시대의 유물'이나 '꼰대스러움', '과거의 영광'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건 '로하나'의 배경에 대한 묘사가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로하나는 지금의 프로토스의 성향, 규율 등이 형성된 배경인 '끝없는 전쟁'이나 '칼라스 중재' 같은 사건들을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 본 기억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과거에 그런 사건이 있어서 이런 규율을 만들었다'라고만 전해 들은 현세대와는 달리 그 사건들의 참상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규율들의 필요성, 중요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 그런데 그런 면모는 잘 드러나지 않고 그저 '옛날얘기 많이 아는 프로토스' 정도로만 묘사되는 바람에 과거의 영광에 취해 현재를 바라보려 하지 않는 꼰대처럼 보이는 면이 없지 않다. 어느 정도는 일부러 꼰대같이 느껴지게 하려 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몬 전용 전화기로 쓸 분량 떼어다가 로하나의 배경 묘사에 조금만 더 신경 써 줬더라면 칼라와의 단절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느끼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생각하기에 칼라는 단순하게 다룰 대상이 아니었다. 칼라는 완고하고 오만하지만 정의감과 긍지를 가진 용맹한 기사 종족 프로토스의 아이덴디티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13] '과거의 잘못에 대한 속죄',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종족의 긍지', '동족과의 강한 결속'의 상징인 칼라는 찬란한 문명의 수호자로서의 긍지를 프로토스들에게 부여하는 규칙이기도 했다. 단순히 개인보단 공동체를 우선하는 식으로 꼰대스럽다든지 구식이다라고 하기엔 프로토스에게 엄청나게 소중한 고유의 문화 방식인데 그것을 아몬의 칼라 오염이라는 설정으로 버리게 만들고 과거에 묻어둬야 하는 것으로만 취급한 것이다.
한마디로 공허의 유산의 스토리는 궁극적으로 칼라가 끔찍했던 끝없는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세워졌다는 것을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칼라는 공유 스토리에서 묘사한 것처럼 정신 네트워크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며 카스가 구축한 그 사상을 지칭하는 말이며 프로토스의 모든 사회 문화 종교를 아우르는 그야말로 프로토스 삶의 토탈 솔루션이다. 결국 공허의 유산 스토리의 결말은 모든 칼라 문화를 버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변질되어 가는 걸 볼 수 있는데 그 결과 얻게 된 것은 고대 프로토스가 칼라로써 가까스로 막아낸 내전 요소를 모든 인프라가 파괴된 더 나쁜 상황에서 다시 끌어안게 되어버린 프로토스의 비참한 현실뿐이다. 작중에서 좋게 좋게 표현되었지만 프로토스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칼라이들의 불만이 없을 수가 없는 것이며 까놓고 말해서 서로 간의 차이로 인해 다시 영원한 내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말란 법이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다른 문화적 차이가 있는 세력들을 끌어모으는 것에 대한 로하나의 우려가 단순히 꼰대심으로서만 나온 우려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칼라에 의한 통합이 부정되고 이것이 오염됨에 따라 카스는 칼라를 가져와 끝없는 전쟁을 끝내고 프로토스가 멸망의 위기에 처한 상황을 구한 대영웅에서 잘해봐야 알게 모르게 아몬에 이용당한 거짓된 선지자가 되었으며 심하게 보면 아몬의 하수인이 된 꼴이다.
사실상 네라짐 방식이 진리이고 칼라이는 잘못된 것이 되어버렸다. 둘 다 인정하고 둘 다 긍정하여 하나된 힘을 끌어낸다는 이전의 스타크래프트 1과 단편 소설들의 내용과 비교하면 이건 분명한 열화로 보인다. 그냥 네라짐 방식이 진리이니 칼라이는 모두 네라짐으로 전향하고 네라짐으로 일통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인다.
이런 칼라를 잃어버린 후의 통합은 스타크래프트 1과 그 전 단편 소설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스타크래프트 1에서 태사다르는 칼라이지만 네라짐을 이해했고, 이는 다르지만 이해할 수 있고, 힘을 합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더해 알다리스가 그들을 인정했다. 단편 소설에서 모한다르는 칼라이와 네라짐은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했고 이는 오히려 칼라이와 네라짐이 상호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칼라를 희생하고 그 뒤 이루어진 진정한 통합이라는 건 다르지만 이해할 수 있다라는 것과 다르다.
차라리 칼라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신규 프로토스 계파들도 자신들의 근본적인 부분의 한계와 위험을 극복하여 모든 프로토스를 하나로 모으는 그 어떤 것으로 진화 발전 하고, 그걸로 아몬을 쫓아냈다면 이런 말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 공허의 유산 칼라 설정을 부정하는 이들은 바로 그런 걸 기대했고, 어떤 식으로 그 모든 프로토스를 통합할 것이 묘사될까 기대한 것이다. 스타 1에서, 암흑 기사 연대기 등에서 그 편린을 보여준 것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런걸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진화 발전이 아니라 그냥 하나를 지워버리자였다. 그게 칼라와 관련해서 말이 많은 진정한 이유이다.
기존의 칼라이-네라짐의 관계는 보수주의 vs 자유주의, 혹은 공동체주의 vs 개인주의의 대립 관계라고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집단이냐, 개인이냐'의 관계인 것으로 이는 현대에도 여전히 첨예하게 논쟁 중인 주제이다. 그러나 공허의 유산은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그냥 아몬 같은 못된 독재자한테 지배당할 수 있으니 개인주의 만만세 식으로 퉁쳐버린 셈이다. 이러한 배경의 이면에는 PC, 리버럴 사상이 전면적으로 대두한 2010년대 이후 블리자드의 모습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실 공허의 유산에서 새로 합류한 두 진영 외에, 그 전까지 프로토스의 양 날개를 담당하던 칼라이와 네라짐은 모두 자신들의 중요한 것을 포기했다. 칼라이는 칼라를 잃었고 네라짐은 샤쿠라스를 포기했다. 하지만 후자는 논란을 부르지 않은 반면 칼라 설정은 큰 논란거리가 되었다. 칼라 외에 아이어 프로토스가 포기해야 했던 유산 중에는 사이오닉 매트릭스도 있었으나, 이 또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직 칼라만이 큰 논란거리가 된 것은, 기본적으로 연출의 문제 때문이다. 극초반 칼라를 잃고 아르타니스와 카락스가 상실감을 표현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칼라는 일관적으로 부정적인 대상으로 표현된다. 칼라를 대변하는 입장인 로하나는 종족의 통합에 태클을 걸고, 제대로 제어하지도 못하는 칼라를 끝까지 붙들고 늘어지다가 전보벌레로 전락하는 꼰대처럼 묘사된다. 아르타니스는 이러한 로하나에게 흐름을 읽지 못한다고 디스하고 역사는 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칼라를 통해 역사를 되짚는 행위를 부정한다. 마지막 연설에서는 칼라가 오히려 종족의 분열을 야기했다, 칼라의 희망은 거짓이었다고 극단적인 발언을 하기까지 한다. 차라리 과거의 끝없는 전쟁 시기에는 칼라가 우릴 구원했지만 지금 프로토스는 과거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고 칼라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면 이 정도로까지 부정적인 반응이 크지 않았을 것 같다. 샤쿠라스의 포기는 용기 있는 행위로 연출되었고 사이오닉 매트릭스의 파괴는 '사이오닉 매트릭스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유의 발언이 전혀 없이 이루어졌다. 작품 내내 시간을 들여 문제가 있다고 묘사되는 칼라와는 얘기가 다르다.
물리적인 것 - 사이오닉 매트릭스와 샤쿠라스 외에, 칼라와 오히려 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네라짐 프로토스의 '전통'이다. 보라준은 이 전통을 게임이 끝나기 직전까지 강조하지만 결국 타협을 염두에 두어야 함을 인정한다. 이는 어찌 보면 칼라와 비슷한 결말이지만, 역시나 문제가 되는 것은 칼라뿐이다. 1차적인 이유는, 네라짐의 전통이 변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칼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이하여 반드시 처분되어야 했으나 네라짐의 전통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은 설령 변화하더라도 기존의 문화를 포용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되지만, 칼라는 아예 제거될 수밖에 없고, 과거의 유산은 남지 않는다. 신경삭을 가진 신세대 프로토스가 다시 칼라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더라도 그 전까지의 칼라와는 시작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앞서 언급한 연출상의 문제가 여기에서도 나타나는데, 네라짐의 전통은 칼라처럼 작중에서 비판받는 요소가 아니다. 전통을 내세우는 보라준의 말은 결국 샤쿠라스를 폭파하겠다는 주장을 관철시켰고, 탈다림에 부정적으로 대해 태도를 보였을 때 아르타니스에게 역지사지 드립을 듣고 발끈한 것을 제외하면 이 때문에 충돌이 발생한 경우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로하나는 칼라와 계속 연결을 유지하는 결정을 통해 겨우겨우 아몬의 생각을 읽어 결과적으로 아이어에서 제작 중이던 아몬의 육신을 파괴하는 대박으로 연결되었음에도 아르타니스로부터 '아예 성과가 없진 않았다'는 정도의 박한 평가밖에 듣지 못하고, 그 직후 이제 신경삭을 절단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한편으로는, 칼라의 가치와 존재를 부정하면서 미약하게나마 잡혀있던 황혼의 설정도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본디 공허와 칼라를 동등한 자격의 에너지로 묘사하면서 둘을 동시에 사용한 태사다르나 아둔을 띄워줄 수 있는 설정이었지만 이것 역시 공허의 유산의 스토리 전개에 따라 차후의 설정이 밝혀지지 않으면 굉장히 애매한 설정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훌륭한 설정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매끄럽게 이을 수 없다면 의미가 없으며, 그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한다면 이는 스토리와 설정 양쪽 완성도적 측면에서 충분히 문제점이 되며, 그런 면에서 지금 칼라의 설정은 이런 문제점이 아주 심각하다. 그나마 공허의 유산 이후 프로토스를 다루는 소설에서는 칼라의 상실에 대한 프로토스 사회에서의 고독사, 상실의 감정을 그려내며 이 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렇게나마 보완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렇게 되면 공유 본편에서 칼라는 거짓, 칼라를 없애면 자유가 온다는 아르타니스의 발언이 다소 선동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칼라가 사실상 프로토스의 정체성을 넘어 프로토스 그 자체라고 보는 사람들의 경우, 적의 공격에 대비한 칼라의 일시적 단절이 아닌 아몬이 이미 소멸했음에도 칼라를 영구히 부정했다는 사실을 비판하기도 한다. 칼라로 연결되어 있다는 프로토스가 겨우 천 년 전의 기술인 아둔의 창도 곧바로 활용하지 못하고 헤매는 등 칼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되는 편.
4.1.2.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
한때 우리는 가능성으로 가득한 은하계의 보호자였으나... 오만과 분열에 빠져 신성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채 파멸을 맞이했다.
통합을 가져다주었어야할 칼라는 결국 우리의 분열을 야기했다. 칼라의 희망은 거짓이었다.
Our kind once stood as stewards of a galaxy full of promise. In our pride and division, we failed that sacred change and fell to ruin.
The Khala, designed to bring unity, ultimately only aided those divisions. Its hope was a lie.
- 최후의 항전 직전 아르타니스의 연설 중 일부.
통합을 가져다주었어야할 칼라는 결국 우리의 분열을 야기했다. 칼라의 희망은 거짓이었다.
Our kind once stood as stewards of a galaxy full of promise. In our pride and division, we failed that sacred change and fell to ruin.
The Khala, designed to bring unity, ultimately only aided those divisions. Its hope was a lie.
- 최후의 항전 직전 아르타니스의 연설 중 일부.
공허의 유산으로 들어오면서 칼라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크게 보자면 이는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한 자연스러운 변화로 인지해야한다. 특히 칼라의 존재가 칼라이들에게 어떻게 작용하였는지도 깊게 고찰해 볼 필요성이 있다.
스타크래프트 1 시절부터 칼라이들은 고질적인 폐쇄성이 짙은 세력이었다.[14] 칼라 네트워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동족인 네라짐을 반역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소탕을 결의했을 정도이며, 초월체의 침공으로 아이어가 함락되기 직전까지 몰렸음에도 단지 네라짐과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원정군을 반역자로 지목하고 주력군 일부를 차출해 반역자를 잡아들이려고 보냈을 정도로 이들의 폐쇄성은 병적인 수준이었다.[15]
문제는 이후에 이들이 개심했다면 모를까, 종족 전쟁기는 물론 아이어 재탈환이 결의된 공허의 유산 직전까지도 칼라이의 폐쇄성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아르타니스가 아이어 탈환전을 결의한 이유도 네라짐과 칼라이 간의 불화가 내전 직전일 정도로 곪은 상황이었기에 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함이었고, 이 갈등에도 칼라 네트워크가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전에 모한다르가 '사실 우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으나, 그 차이점 하나를 칼라이는 끝끝내 수용하지 않던 상황이었다. 비록 아르타니스처럼 네라짐들도 유하게 보는 자는 분명 있었으나 그 숫자는 매우 극소수였으며, 절대다수의 칼라이는 네라짐의 행성인 샤쿠라스에 기거하는 상황에서도 네라짐을 고깝게 보고 있었다.[16] 이런 상황에서 아이어 탈환전이 칼라의 오염 없이 성공적으로 끝나봤자 결국 이는 대전쟁 이전 시기로의 회귀나 다름없게 되며, 오히려 저러한 칼라이의 횡포에 두 번 버려진 걸로 생각한 구세대 네라짐까지 댈람에게서 등을 완전히 돌려버려 최악의 경우 네라짐과 칼라이가 서로 내전에 돌입했을 수도 있다. 이런 갈등이 스타크래프트 2 본편에서 묘사되지 않아서 그렇지 아르타니스의 '칼라의 희망은 거짓이었다'는 발언은 적어도 스타크래프트 본편의 시간대에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전까지 태사다르나 소설 속의 묘사 등에서 보인 칼라이와 네라짐의 통합에 대한 시도는 실패했던 셈이며, 이러한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다름 아닌 칼라였던 셈이다. 결국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이 칼라는 어떻게든 뿌리 뽑거나, 오랜 시간을 들여 서로의 벽을 허물어야 했으나, 신세대 네라짐들의 급진적인 행위와 그로 인한 네라짐과 칼라이간의 반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게 된 상황까지 치닫게 되면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게 됐으며, 좋든 싫든 칼라라는 시스템에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했던 게 공허의 유산 본편 직전의 칼라이의 상황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이를 주도해야 할 아르타니스조차 칼라를 불가침의 성역으로 취급하여 감히 뜯어고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고, 되려 '아이어 탈환'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일시적인 단결을 요하는 우회적인 루트를 탔다는 것이다. 그나마 칼라이 중 가장 진보적이던 아르타니스조차 이런 상황이었으니 칼라이가 칼라를 버리거나 대대적으로 수정한다는 건 상상조차 불가능한 영역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몬이 칼라를 빼앗아가자, 이제껏 칼라의 영광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칼라의 어두운 측면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종족 전부가 아몬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상황에 직면하고 칼라를 잃은 칼라이들은 종족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좋든 싫든 타 분파와의 통합을 위해 나아가야 했으며, 칼라를 잃었기에 남과 교류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며 고독에 빠졌지만 점차 '대화'를 통해 배려와 남과 교류하는 법을 배우고, 이러한 교류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심을 배우기 시작하고 끝내는 동족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 인게임에서도 칼라이들은 처음엔 칼라가 없어져 공황에 빠졌지만 점차 이러한 것을 이미 자연스레 겪으며 지내는 네라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아몬이란 거대한 숙적 앞에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게 된 동족의 현황과, 아르타니스 개인의 급진적인 사상이 맞물려 '대화'를 통한 '합의'로 정화자와 탈다림을 아군 내지 동맹으로 받아들이며 그들과 공투하며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었다.[17] 결국 '칼라'가 사라진 덕분에 칼라이 프로토스는 폐쇄적인 집단 이기주의를 벗어나 진정한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에 가깝다.
이렇게 보자면 칼라는 공허의 유산 당시에는 진짜로 구시대적 유물이 맞았던 셈이다. 즉, 아르타니스 치하의 프로토스는 과거의 오만을 벗어던지고 댈람이라는 새로운 질서 아래 변화해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칼라이들은 '칼라'라는 구시대적 잣대에 빠져있었고, 그 잣대로 여전히 타 분파들을 평가했기에 칼라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정확하겐 칼라이의 인식이 어떻게든 변하지 않는다면 프로토스가 통합할 가능성 자체가 없던 셈이었다.[18] 이런 칼라이의 시선을 엑기스화한 게 바로 로하나로, 로하나는 실제로 스토리 내내 처음에는 네라짐, 정화자, 탈다림을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들의 심판 혹은 단죄를 주장했다. 어찌 보면 로하나는 전작의 알다리스의 포지션을 계승하는 '칼라이의 시선'을 대변하는 대변인이며, 이 로하나가 부정적이고 꼰대스럽게 묘사된다는 건 현 프로토스는 칼라의 규범이 구시대/꼰대적인 사상이 됐을 정도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걸 대변하는 셈이다.[19]
그나마 대전쟁 이후 시기엔 아직까지 칼라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고, 프로토스 자체가 '저그에 대한 복수심'이 아직 활활 타오르던 상황이었기에 그 당시에는 칼라를 건들일 필요가 없었으나, 4년이 넘는 시기 동안 저그에 대한 복수심은 점차 옅어졌고 오히려 네라짐에서 칼라이를 거부하는 세력이 등장하면서 울레자즈나 탤루스를 통한 과격 행위까지 터지면서 '칼라를 지닌 통합'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은연중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칼라이들은 자신들의 절대적인 믿음이자 신념인 칼라가 잘못됐다는 전제 자체를 부정하면서[20] 어영부영 아이어 탈환전으로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아몬에 의해 칼라를 탈취당하면서 좋든 싫든 칼라이들은 칼라를 떠나게 됐고, 칼라를 떠나면서 자연스레 칼라의 빛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보게 되었다.
또한 '칼라이를 버린다'는 행위가 '칼라이가 네라짐이 된다'는 것과 동음이의어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모한다르는 '사실 우리는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네라짐과 칼라이는 칼라에 접근하는 시선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면에서 닮았었다. 하지만 칼라이는 칼라라는 시선에 사로잡혀 이를 거부하는 네라짐을 적으로 규정했고, 네라짐은 이에 쫓기듯 추방당한 후 칼라이를 경계하는 악순환이 지속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의 축인 칼라가 사라져 버리자, 칼라이는 네라짐의 '공허함'에 공감하며 그들을 이해했고, 네라짐은 그런 변화한 칼라이가 자신들과 비슷하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이는 것을 보고 서로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받아들이고 급속도로 통합하게 된다.[21]
거기다 공허의 유산에서 칼라가 부정적으로 묘사된다는 시선이 많은데, 반대로 말하자면 공허의 유산 이전까지 칼라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던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네라짐의 경우 칼라를 '경계'하는 수준이었을 뿐, 이쪽도 칼라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허의 유산에서 아르타니스가 직접 칼라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를 하기 시작하였으며, 그의 발언은 그가 과거 칼라 체제의 어두운 측면을 제대로 목격한 피해자이자[22], 칼라이들의 수장[23]이었으며, 그런 존재가 자신들의 근간인 칼라를 부정적으로 묘사하자 그 파급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 셈이다. 만약 같은 말을 보라준이나 알라라크, 제라툴이 했다면 이 정도의 파급 효과는 게임 내적이건 외적이건 크게 없었으며 오히려 '뭔 개소리인가'라는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사회 체제로서의 칼라가 이렇다면, 칼라 네트워크는 어찌 보면 '어쩔 수 없는 희생양'이 된 것에 가깝다. 상술하듯 체제로서의 칼라의 근간은 칼라 네트워크이며, 칼라이가 독선과 폐쇄성, 아집에 빠진 이유 역시 이 칼라 네트워크로 인한 감정 공유가 큰 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즉, 감정을 공유할 수 없는 다른 분파에겐 베타적인 시선을 보였고, 그 평가 기준이 바로 칼라 네트워크였던 셈이다. 결국 체제가 구시대의 유물이 됐듯, 칼라 네트워크도 변화하거나 사라져야 할 운명의 기로에 선 셈이었고, 그 과정에서 아몬이 네트워크를 타락시켰기에 결국 살을 깎는 심정으로 네트워크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사실 아르타니스가 유독 부정적으로 묘사해 반감이 생겼다곤 하지만, 따져보면 칼라 네트워크는 정말 위험천만한 게 맞다. 공허의 유산에서 묘사된 칼라는 사실상 초월체가 저그를 지배하던 방식과 하등 다를 게 없는데, 거대한 연결망을 유지하는 힘의 원천이 공허와 사이오닉으로 다르고, 그 수뇌부만 '초월체-정신체'에서 '아몬-혼종'으로 바뀌고, 지배당하는 자들이 저그에서 프로토스로 바뀌었을 뿐, 절대적인 초월자의 수족으로 휘둘렸다는 공통점이 버젓이 존재한다. 한마디로 아몬급 초월자가 나타난다면 언제든 프로토스 전체가 그 초월자의 노예로 전락할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해 놓은 셈이다. 자신들이 하등 종족이라 깔보는 저그조차 창조주의 의지를 벗어난 창조물이 집권하자마자 이러한 절대적인 중앙 집권 체제의 허실을 꿰뚫고 어느 정도 자아를 가지고 권모술수를 부릴 수 있는 수족들을 만들어 인간들마냥 권력을 분산시켰던 걸 고려하면 지금이나마 허실을 뚫고 고쳐나간 게 다행일 정도이다.[24]
사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과거 여러 사회주의 국가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칼라는 사실상 서로 싸움을 일으키지 않게 서로가 서로를 감시할 수 있도록 개인의 정신을 하나로 묶어놓는 거대한 감시망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비록 프로토스는 이걸 긍정적으로 사용했기에 건전한 문명의 발로가 가능했지만, 단 한 번도 칼라의 부작용에 대해 고민할 거 없이 여러 정신들에 의해 매우 자연스레 칼라를 불가침의 존재로 인지하도록 교육받고, 칼라를 거부하면 철두철미하게 박멸하여 내전의 여부 자체를 꺼뜨려 버리던 기존 칼라이의 행보를 생각하면 이러한 사상적 갈등으로 어마어마한 피를 흘린 인간의 시선에서 칼라는 매우 위험천만한 지배자들을 위한 장치에 불과한 물건인 셈이다.
당장 프로토스가 스스로의 야만성에 충격을 받고 무력을 최대한 자제하며 자기 수양의 길로만 여겼기에 망정이지, 이들이 대울을 비롯해 여러 안전장치를 두며 우주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모습이 아니라, 선민사상이 안 좋게 흘러가 '우리가 우주를 지배해야 한다'는 사상에 빠졌다면, 오히려 아몬이 '따위'로 보일 정도로 무지막지한 악의 제국과 같은 종족이 됐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 한마디로 프로토스의 행보에 큰 영향력을 끼친 사상가들이 매우 공리주의적이고 선량한 자들이었고, 이들의 주장을 프로토스 전체가 받아들이는, 자신들의 야만성을 극도로 경계했기에 칼라가 그나마 건강하게 쓰인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었을 뿐, 본질적으로 칼라 네트워크는 양날의 검이라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천만한 물건이었던 셈이다.[25]
또한 게임 내적으로서가 아닌, 외적으로서의 측면을 보자면 '칼라 타락'은 설정상으로나 있었던 아몬의 막강한 힘을 대변하는 장치라 볼 수 있다. 군단의 심장까지만 해도 나루드의 강함 등으로 간접적으로나 묘사됐을 뿐, 아몬이 얼마나 강한지는 추정의 영역이었으나, 칼라 타락이라는 장치 하나만으로 플레이어들은 아몬의 강력함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된 셈이다. 칼라 타락을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에서 카스를 '아몬의 앞잡이'로 오해하게 만들 정도로 아몬이 지닌 힘이 막강하고 변화무쌍하다는 걸 플레이어에게 각인시킨 셈이므로 어찌 보면 매우 훌륭한 장치가 된 셈이다. 한마디로 카스가 문제가 있던 게 아니라, 아몬의 힘이 워낙 변화무쌍하고 막강하여 마치 카스를 아몬의 스파이나 수하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이며, 오히려 아몬 정도나 되는 존재니까 칼라를 자신의 의지만으로 오염시킬 수 있었던 셈이다.[26]
당장 그 초월체조차 젤나가들을 흡수한 적이 있고[27], 아이어 공방전에선 프로토스를 흡수한 전적도 있었을 텐데도 그는 칼라를 파악하긴커녕, 칼라에 간섭조차 못 했었다. 나루드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가장 강력한 사이오닉 파워를 지녔을 존재조차 칼라에 간섭조차 못 했을 정도로 칼라와 칼라 네트워크라는 체제는 매우 견고했는데, 아몬은 그 칼라를 매우 손쉽게 타락시킨 것이다. 즉, '칼라 타락' 하나만으로 아몬의 힘은 과거 프로토스를 멸망 직전으로 몰아넣었던 초월체조차 뛰어넘는다는 걸 보여주었던 셈이며, 아몬의 칼라 타락으로 유저들이 받은 충격은 블리자드 입장에선 대성공이라 부를만한 성과였던 셈이다.
또한 칼라 타락은 스토리적으로도 프로토스를 궁지에 몰기 충분한 소재였다. 황금 함대의 위용을 보면 알겠지만, 황금 함대 타락 이전의 아몬 세력 중 황금 함대를 상대로 우위를 점할 세력은 없다.[28] 한마디로 타락 없이 스토리가 진행됐다면 그냥 황금 함대가 울부지져따!!로 끝났을 것이다. 즉, 게임 내외적으로도 가장 써먹기 좋은 장치였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칼라 체제'와 '칼라 네트워크'는 옳다/그르다라는 이분법으로 볼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체제이며, 작품 내에서도 칼라는 잘못된 것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밀려난 '과거의 유산'인 셈이다. 분명 끝없는 전쟁기에는 더 없이 완벽하고 훌륭한 해결책이었겠지만, 프로토스가 이후 1000년간 평화에 안주했을 때 우주는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고, 평화에 안주해 있던 프로토스는 그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고, 어영부영 그 변화의 소용돌이를 따라가야 할 시기를 '칼라'의 완벽을 이용해 늦추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느새 '칼라'는 과거와 같은 전지전능한 구세의 힘이 아닌, 칼라이의 눈과 귀를 가리고 변화를 무시하게 만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칼라에 속한 어느 누구도 칼라의 이러한 병폐를 알지 못했으며, 오히려 내부에 결속된 정신에 의해 칼라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몬의 변화무쌍한 힘에 의해 칼라이는 타의적으로 칼라에서 방출당했고, 비로소 그들은 칼라의 빛에 심취해 자신들이 무시했던 것들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 결과 프로토스는 아르타니스의 지도 아래에 지금껏 자신들이 돌아보지 않던 온갖 이성적이고 철학적인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었으며[29], 마침내 '칼라'라는 장치에 의한 강제적인 통합이 아닌,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두고 자발적으로 통합하는 단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결국 공허의 유산에서 칼라는 과거의 영광이 다한, 이제는 칼라이들이 벗어나야 할 번데기로서 묘사되었고, 그 번데기에 안주하려던 칼라이는 아몬에 의해 강제로 우화당한 셈이다. 한마디로 '칼라의 타락'은 칼라이의 성장을 위한 시련이 되었고, 이제 칼라이는 칼라에서 벗어나 사상적으로 그들이 전혀 겪지 못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 셈이다.
프로토스 역시 통합을 향한 첫발은 매우 험난할 것이지만[30], 아르타니스의 말대로 첫 번째 자손은 굴하지 않는 존재일 것이며, 이러한 시련을 극복한 프로토스는 더 이상 장치에 의한 강제적인 통합이 아닌, 황혼의 힘을 사용했던 두 영웅인 아둔과 태사다르가 바랬던 "진정한 통합"과, 아르타니스가 최후의 전투에서 주장한 "강대한 신 문명"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5. 공허의 유산 이후
소설 스타크래프트: 진화에서는 많은 칼라이들이 칼라를 잃어버려 실의에 빠졌다. 또한 소설 '하나의 종족, 하나의 목적'에서는 칼라를 끊으라고 명령한 아르타니스를 배신자로 여기고 공허 에너지를 기반으로 네라짐의 과학 기술로 칼라를 부활시키려 한 미친 차원장인인 란타리스가 등장한다. 이러한 경우로 미루어 보아 모두가 자의로 신경삭을 자르지는 않았거나, 막상 자르고 나서 그 공허함과 허탈감이 일부로 하여금 신경삭을 자르라고 한 자에 대한 분노로 이어진 듯하다. 작중에서도 일부 프로토스들이 실의에 빠져 타인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특히나 인간으로 치자면 대인 관계가 좋지 않았던 프로토스들에게서 이러한 문제점이 더더욱 도드라지는데, 칼라가 있었을 적에는 이러한 대인 관계가 좋지 않았던 점이 드러나지 않아서 고독감을 상쇄할 수 있었으나, 칼라 상실 이후에는 어마어마한 고독감에 자살까지 택하는 칼라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테룬과 에라니스가 그런 인물인데, 에라니스는 지인도 연고도 없었던 상황에서 감정을 공유하는 칼라까지 끊어지자, 고독감을 견디지 못한 채 미친 차원장인의 말에 현혹되어서 새로운 칼라를 복원하려다가 결국 사고사하였고, 평소 가족들과 매우 소원했던 테룬 역시도 새로운 칼라를 복원하려는 시도에 참여하다가 역시나 사고사하였다. 보면 알겠지만 칼라가 있었을 때에도 대인 관계가 썩 좋지 않은 인물들이었는데, 칼라가 사라지고 나니 그 안 좋은 대인 관계가 더 악화되며 고독감이 심해져 사실상 고독사한 케이스들이다.이는 공허의 유산 본편에서도 어느 정도 예고되었던 일인데, 아이어 탈출 후 아르타니스가 카락스에게 슬퍼 보인다고 하자 카락스가 칼라가 없으니 마치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그대의 감정을 읽을 수도 없고 다른 차원장인에게 의견도 보낼 수 없다고 말하며 마지막으로 전 혼자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 뒤엔 생각해 보면 암흑 기사들은 지금껏 이런 상태를 견뎌왔다며 앞날이 순탄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캠페인 고위 기사들의 반복 대사에서도 칼라를 상실한 것에 대한 심정들이 여럿 드러난다.
아몬이 공허에서 젤나가 케리건의 공격을 맞고 소멸한 이후 프로토스는 여러 가지로 소동이 일어난다. 일단 첫 번째 자손인 자신들이 아니라 수많은 프로토스를 학살한 저그의 여왕이자 한낱 인간이었던 케리건이 젤나가의 간택을 받아 승천했다는 사실에 프로토스는 과거 젤나가에게 버려졌을 때와 비슷한 크나큰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또한 칼라가 없어짐에 따라 고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프로토스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중이라 아르타니스가 발레리안에게 푸념을 하기도 한다, 아르타니스 입장에서도 공허의 유산 당시에 칼라를 끊으라고 한 것이 어디까지나 제라툴의 조언에 따라 아몬으로부터 동족을 구하기 위한 것이며 셀렌디스에게 칼라를 끊으면 자유가 온다고 한 것도 온전히 아몬으로부터의 자유임을 인정하는 셈이다. 소설 《스타크래프트: 진화》에서 테란의 황제 발레리안이 프로토스는 지금까지 다른 종족을 수호하는 수호자 종족으로서 잘해왔지 않느냐고 위로했을 때 아르타니스가 칼라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말할 정도니 말 다 했다.
그래서 젊은 프로토스 사이에서는 이 상실감을 극복하고자 과거 찬란했던 프로토스 문명을 재건한다는 의미로 화려하게 치장하는 게 유행 중이라고 한다. 댈람의 높으신 분들은 이게 맘에 안 드는 모양이지만[31] 아이어를 탈환하고 프로토스 사회를 재건하기도 바쁜 마당이라 사회 꼬라지가 말이 아니라서 제지도 못 하는 중이다. 이 설정으로 출시된 스킨이 워체스트의 프로토스 황금기 스킨인데, 설정상 공허의 유산 시점 이후 기사단 사이에서 유행하는, 고대 프로토스 제국의 전성기 풍 복고주의 외형들이다. 칼라를 잃은 상실감을 칼라가 존재했던 시절의 양식을 재현함으로서 대리 만족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32] 출처
쉽게 이해하자면 칼라이들은 칼라를 포기함으로써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 겸 기억 저장소 겸 사후 세계를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죽어도 칼라 속에서 기억될 수 있다는 믿음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므로, 이제는 죽으면 그대로 단절되는 것이다.
이는 공식 소설 《하나의 종족, 하나의 목적》에서 더 잘 드러난다. 위에 언급한 대로 사망한 프로토스를 두고 칼라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을 쓰는 대신 별들에게 돌아갔다는 표현을 쓰는 등, 칼라가 없어진 이후로 무기력해지고 허무주의에 빠진 칼라이들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아예 칼라를 네라짐의 도구를 이용해 공허의 힘과 합쳐서 칼라를 복구하려는 미친 차원장인 란타리스의 이야기와 셀렌디스의 내적 갈등(아르타니스가 말한, 칼라가 단절된 이후의 자유), 셀렌디스가 고독사로 사망한 에라니스의 명복을 빌어주는 모습이 실려있는 등, 아르타니스의 댈람 정부가 출범한 이후의 프로토스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다루었다. 그 중 칼라가 네라짐, 정화자, 탈다림과 달리 칼라이에게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보여준다.
여담으로 정화자는 칼라와 유사하게 설계된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생각 정도는 서로 공유하는 게 가능하며, 클로라리온이 피닉스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 걸 보면 정화자 네트워크에 연결된 정화자들 내에선 육체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계적인 방식의 연결인 만큼 감정을 공유하는 건 불가능해서 칼라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었기에, 상기한 란타리스가 이 시스템을 응용하는 게 아니라 공허의 힘으로 칼라를 구축하려 했던 건 이러한 이유가 깔려있었기 때문.
참고로 공허로 칼라를 구축할 수 있냐 하면은 가능성은 미지수이긴 하나 꽤나 근접한 응용법을 작중에서 보여준 적이 있긴 한데 탈다림의 누로카나 알라라크가 테라진을 흡입한 뒤 공허 속에 있는 존재인 아몬의 생각이나 마음을 읽는 묘사를 보여주었기 때문.[33] 마지막에 알라라크의 허락하에 탈다림 구성원들 중 댈람에 합류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딱 한 번의 기회가 주어져서 댈람에 합류한 탈다림 출신들도 여럿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기 때문에 이들이 테라진을 이용해 공허에 접촉해서 다른 이의 생각이나 감정을 읽어봤다는 사실 정도는 댈람에게도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6. 초월체와 비교
개별 의지를 통합한다는 점에서는 원시 저그를 통합한 초월체와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프로토스는 칼라를 통해 끝없는 전쟁을 마무리했지만 원시 저그는 초월체가 떠난 후에도 여전히 정수를 향한 투쟁을 이어갔다.그런데 게임에서의 대우는 초월체와 같은 하이브 마인드에 비해 칼라는 보다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편이다. 초월체는 결국 군단 저그 노예화 계획의 한 단추일 뿐이었지만[34] 칼라는 끝끝내 아몬에게 오염되긴 했지만 그것은 불우의 사태일 뿐, 프로토스라는 종족에게 매우 소중한 유산인 것으로 묘사된다. 서양권에서 전체주의에 대한 반감으로 하이브 마인드류의 개념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과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이는 같은 집단 지성이라도 부여받은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집단 지성은 독재자처럼 종족에게서 태어났지만 그 위에 군림하는 형태를 취한다. 칼라는 이와 달리 독자적으로 사유하지 않으며 인트라넷처럼 하나의 '공간'이자 커뮤니티에 가깝다. 네라짐이 자유를 택하기 위해 칼라를 거부하고 떠났다는 데서 보이듯 부정적인 묘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칼라이 프로토스 자체가 개인의 사고가 완전히 말살되어 거대하고 비인간적인 괴물처럼 그려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프로토스의 동족과 긍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에 힘입어 공허의 유산 시네마틱에서처럼 칼라는 문명과 결속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는 초월체의 저그와 비교해도 명확한데, 저그는 초월체의 통제 아래에서 아무 개별 의지를 지니지 못하는 반면 칼라 속 프로토스는 개체로서의 자아를 유지한다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7. 여담
칼라스와는 아무 상관 없다. 발음만 유사할 뿐, 영어 원칭은 표기도 다르다. 이 칼라는 Khala고 칼라스는 Kalath다.프로토스가 용불용설을 따른다는 이야기는 없었으므로 새로 태어날 다음 세대 프로토스들은 신경삭을 가지고 있을 텐데, 이들이 칼라를 다시 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본디 칼라는 프로토스가 선천적으로 갖고 있던 사이오닉 연결망이기는 하지만 끝없는 전쟁으로 인해 붕괴되었던 걸 카스가 재발견하여 전수한 것으로, 날 때부터 사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용법을 배워야 칼라에 들어설 수 있는 것인 데다 그리드 컴퓨팅의 매커니즘을 갖고 있는큼 차세대 프로토스의 수가 어느 정도 생기기 전에는 제2의 칼라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구축하더라도 이전에 축적된 오랜 경험은 모두 날아갔을 것이다. 또한 프로토스는 연결된 네트워크의 위험성을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에, 굳이 공들여 칼라를 재구축하려고 할 지는 의문. 아니면 아바타의 나비족과 비슷하게 신경삭을 일종의 감응 링크로 사용해 필요할 때에만 상대와 감정과 기억을 공유하고, 이외에는 여타 프로토스들처럼 대화로 해결하는 체제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또는 소설에 칼라를 부활시키려는 분파가 나타나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
7.1. 비유
모든 사고와 감정을 공유한다는 특징 때문에 하이브 마인드와 함께 간혹 비유적인 의미로도 쓰이는데, 이 경우에는 그리 긍정적인 용례는 아니다. 대체로 어떤 소문이나 사건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느 집단이 단체로 행동하면서 폭거를 일삼을 경우에 주로 쓰인다. 이때 해당 집단을 신성한 칼라로 연결되었다며 비꼬는 것. 특히 인터넷상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온갖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망라하여 적용될 수 있으며 나무위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작중 매체에서도 네라짐들은 칼라이가 '집단 사고'에 빠지기 쉽다고 비판했다.[1] 공허의 유산 시네마틱 중 '수복'의 한 장면. 1분 50초경 등장한다.[2] 그러나 이후 보강된 설정으로 본래 젤나가는 이런 식으로 종족을 인위적으로 진화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놔둔 뒤 승천에 적합할 만큼 진화한 종족들만 알아볼 수 있는 여러 표식들을 남겨두어서 이것을 인지한 종족들이 표식을 따라 찾아오면 그들에게 정수를 넘겨주어서 다음 세대의 젤나가로 만드는 식으로만 행동했고, 프로토스를 발견하고 인위적으로 진화시킨 건 타락한 젤나가인 아몬의 독단 행동이었다. 따라서 프로토스는 실제 젤나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종족이 아닌 아몬의 취향에 맞게 임의로 마개조당한 종족이기 때문에 젤나가의 '축복'은커녕 아몬의 '저주'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아몬에게 반기를 든 탈다림이나 정통 젤나가를 찾아내어 학습한 이한 리는 자신들이 선택받은 종족이 아니었다는걸 알았어도 더 이상 젤나가와 자신들 간의 연관성에 연연하지 않게 되어 타격이 덜했지만, 젤나가의 선택을 받았다고 자부하던 댈람은 이 탓에 강한 허탈감을 느끼게 되었다.[3] 플라톤의 철인 정치론이 모티브인 것으로 보인다.[4] 다만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자신만 알고 있는 무엇인가를 숨길 수는 있다.[5] 참고로 그렇기에 칼라가 없는 네라짐과 탈다림은 표정 변화가 발생하고 칼라이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브루드 워의 아르타니스가 표정이 많은 것은 제작 단계의 초기 설정상으로 그가 네라짐이었는데, 칼라이로 확정된 뒤에도 이게 고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면 신경삭이 잘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르타니스의 초상화 및 시네마틱 모델링 문제는 브루드워의 대표적인 오류로 꼽힌다. 반례로는 1편 오리지널 캠페인의 피닉스 부상 시네마틱이 있겠다. 정신력 부족으로 사이오닉 검을 뽑을 수 없게 되자 울상 같은 표정이 드러난다.[6] 네라짐은 칼라 형성 이후에 생겼다.[스포일러1] 스타 2 캠페인에서 탈다림이 맹목적인 광신도처럼 행동하는 것은 자아도 없이 통제받는거나 하는 게 전혀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것이고, 이것이 나중에 중요한 복선이 된다.[스포일러2] 물론 신경삭이 멀쩡한 탈다림들 중 일부가 탈다림에서 탈퇴해 댈람에 합류했으므로(당연히 이들은 더 이상 테라진을 섭취하지 않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이들을 기반으로 칼라를 재건할 수도 있겠지만, 애당초 그런 훈련을 받은 적도 없는 이들이고, 전원이 칼라 네트워크를 방해하는 테라진 중독자였으므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9] 다만 초월체 사후, 정신체들이 절멸하고 난 뒤에 칼날 여왕의 경우는 원시 칼날 여왕으로 거듭나기 전까지는 군체의식을 통해 저그들의 의식을 듣고, 눈과 귀를 통해 정보를 얻거나 저그 개체에게 명령을 내릴 수는 있어도 직접 저그 군단을 느끼지는 못한다. 케리건이 이러니 그 하위 개체인 무리어미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된다.[10] 그러나 군단의 심장 시점에서 케리건은 지도자 유고 시에 군단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하는 목적 등을 가지고 이에 조정을 가한다. 자가라와 여타 무리어미들은 거의 완벽한 자유 의사를 가진 개체이며, 일반 여왕들도 자신의 의사에 따라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 즉, 자가라가 케리건에게 충성하는 것은 말 그대로 충성심일 뿐이다.[11] 흔히 말하는 칼라의 힘이란 것은 프로토스가 가진 원래의 힘을 말하는 것인데, 이를 통제하는 수단이 칼라인 것이다. 공허의 경우 이러한 원래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다른 힘을 사용하는 것이고, 또 이러한 두 개의 힘이 서로 상반되기 때문에 서로 공존하기 힘들다. 이 두 가지 힘을 공명시킨 것이 바로 황혼이며, 황혼의 힘을 다루기 힘든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12] 직역하면 '칼라가 없으면, 우리는 뭐가 됩니까?' 즉 '칼라야말로 프로토스의 본질'로 여겨졌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13] 당장 피닉스만 봐도, 칼라가 나의 힘이고, 그 힘은 영원하기에 나는 그 어떤 적도, 심지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신의 신조로 삼고 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은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긍지와 힘을 가진 피닉스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칼라를 거짓된 희망이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그건 피닉스가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두 번이나 끔찍하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14] 애초에 칼라 내부에 속한 자들은 모든 감정과 기억을 공유하게 되므로, 칼라와 칼라이들은 그 자체로도 이미 완벽한 세력에 가까웠다. 결국 칼라이는 자신들의 '완벽'에 심취해 극도로 오만한 세력이 됐고, 자신들을 제외한 자들을 배척하는 폐쇄성이 생기게 된 셈이다.[15] 물론 칼라가 영원한 투쟁이라는, 초대형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탄생한 개념임을 고려하면, 칼라 네트워크를 거부한다는 건 곧 내전을 부추기려는 세력이라 여길 소지가 다분하므로 칼라 불참만으로 반역자로 규정할 법하며, 특히 주력군 차출의 경우 태사다르가 몰랐다곤 하지만, 대의회 입장에선 네라짐이 알려준 정보로 도박을 시도했다가 뛰어난 지휘관을 상실한 꼴이니 주력군을 차출할 만큼 히스테릭을 부릴 만도 했다.[16] 구 대의회의 상징과도 같았던 아라 부족의 리더 나하안만 봐도 샤쿠라스에 있는 것조차 혐오했으며, 네라짐을 적대하고 있었다. 그나마 나하안 외에는 뚜렷하게 적대하는 인원은 크게 없었다지만, 이외의 신관회 대표들도 만화에서 대놓고 자기들끼리 앉으며 네라짐과 최대한 떨어지게 모이는 모습으로 나오며 네라짐을 고까워하는 게 대놓고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비록 저그 침공 당시 대활약했다고는 해도 어쨌든 새파란 애송이인 아르타니스가 신관회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건 프로토스를 이끌만한 명망이 있으면서 칼라이와 네라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자가 아르타니스밖에 없어서였다.[17] 대표적인 예시로 알라라크가 탈다림 내부에서도 기사단의 용맹을 좋게 평가하는 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거기다 무려 그 '로하나'가 탈다림산 무기들의 위력을 칭찬하기까지 한다![18] 애초에 하나 간과하는 게, 프로토스는 저렇게 보여도 극도로 야만적이고 흉포한 종족이었으며, 사상이 변할 여지조차 없이 고작 1000년 만에 칼라에 갇혀 완벽해지고, 극도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됐다. 참고로 인류가 발족 이후 현재까지 약 5000년이 됐다는 걸 고려하면 이게 얼마나 짧은지 감이 잡힐 것이다. 즉, 프로토스라는 종족은 현생 인류보다도 철학적인 이념이 뒤처져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19] 그 로하나조차도 처음엔 적대적으로 보던 네라짐이 자신들의 고향인 사쿠라스를 희생시키며 헌신하는 모습에 인식을 바꾼다. 정화자도 처음엔 덮어놓고 두려워하고 거부하다 이후 과거의 정화자들을 해방시킬 때는 저 정화자들이 피닉스와 같을 거라고 생각지 말라는 식인데, 그 피닉스도 당시 최신형 정화자였던 걸 생각하면 칼라로 접한 정화자와 자신이 직접 접한 피닉스를 구분하는 모습을 보였다.[20] 아마 의심하는 사람은 있었을 수 있으나, 결국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높다.[21] 실제로 이것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게 바로 복수자로, 이들은 스스로 암흑 기사의 법도를 받아들인 칼라이 출신 전사들이다. 설명을 보면 이들은 칼라 타락 이전에 아이어의 복수를 목적으로 신경삭을 끊고 암흑 기사의 길을 걸은 이들이다.[22] 실제로 그는 대의회 치하 칼라 체제에서 종족이 존망의 기로에 서 있음에도 체제의 유지를 우선하는 권위주의와 시대착오적 판단 때문에 자신의 스승인 태사다르와 전우 피닉스를 잃었고, 최종적으로 아이어를 빼앗기고 종족이 몰락하는 걸 직접 경험하며 공허의 유산까지 생존한 최고위층이자 플레이어에게 익숙한 인물이었다.[23] 공식적인 직위는 칼라이와 네라짐을 아우르는 프로토스 전체의 수장이나, 그의 출신이 칼라이임을 고려하면 칼라이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인물인 셈이다.[24] 당장 자기들이 깔봤던 그 하등 종족의 초대 지도자인 초월체부터가 이 단점을 꿰뚫고 있었고 이를 완전히 갈아엎기 위해 데려온 것이 사라 케리건이다. 케리건이 종족 전쟁이 끝나갈 무렵 테란과 프로토스를 찍어 누르며 최강으로 군림하긴 했지만 그 초중반 무렵이 워낙 개판이었던, 가히 저그에게 있어서 최악의 굴욕기를 보냈는데 이게 다 기존의 철저한 피라미드식 체계의 지도자인 초월체가 없어지자마자 기존 시스템의 단점들이 환장할 시너지를 이루면서 일어난 사태였기 때문에 제대로 피봤던 케리건은 이 위험성을 그대로 좌시할 수 없었고 내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부재시 자율적으로 행동할 다수의 지도자를 두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25] 여담으로 대체 역사물인 브루드 워 알터네이트에서 프로토스는 진짜로 전 우주의 종족을 칼라 네트워크에 포함시킨다라는 미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었다. 물론 프로토스가 여기서 저그 포지션이고 일개 UED 요원에게 칼라가 끊기거나 테란이랑 기술력이 비등비등하게 묘사되는 등 너프를 받은 감도 있지만, 칼라 네트워크가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정말로 이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26] 프로토스 칼라이가 아무리 못해도 최소 1~2억 내외의 꽤 대규모 인구를 갖췄는데, 아몬은 그 거대한 정신의 집합체를 순식간에 오염시킨 것이다.[27] 프로토스의 존재를 깨우친 것도 젤나가를 흡수해 그들의 지식을 얻었기 때문이다.[28] 뫼비우스 특전대는 아무리 높게 쳐줘도 자치령보다 약세인 세력이고, 죽음의 함대 역시 황금 함대 상대론 열세이다. 혼종이 변수래 봤자 궤도에서 지져버리는 게 가능한 함대에겐 큰 위험도 아니고, 비행형 혼종인 네메시스도 결국 함대의 압도적인 화력 앞에선 혼종 나부랭이에 불과할 뿐이다. 애초에 황금 함대를 제외한 아몬의 전력으로 황금 함대에 대처가 됐다면 그들보다 더 큰 세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던 아르타니스가 그렇게 고생하면서 아몬을 추방하지 않았을 것이다. 빼앗긴 황금 함대는 정화자 함대 + 죽음의 함대 + 아둔의 창을 상대로도 우위를 점했고, 심지어 저 전력은 직전까지 자치령 행성들을 두들겨 패다 온 세력이었다. 그 정도로 황금 함대의 위력은 어마어마한 셈이다.[29] 오히려 이 부분은 사상적으로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인간이 더 우월할 것이다. 실제로 인간은 수많은 이념적 갈등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으며, 프로토스 역시 칼라의 상실 이후 대규모 갈등과 혼란이 나오며 인류와 비슷한 발자취를 걷고 있다.[30] 실제로 이후 소설들의 묘사로 보면 프로토스들은 전체적으로 크게 다운된 상태이며, 아르타니스조차도 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 고뇌할 정도이다.[31] 프로토스 제국이라면 학을 뗄 네라짐의 대표인 보라준은 아예 논평 자체를 거부했고, 다른 칼라이 프로토스처럼 칼라의 상실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고위 집행관 셀렌디스도 황금기풍에 대해 시대를 거스르는 것 같다고 평한다.[32] 다만 이것은 다른 분파 출신 프로토스들에게는 불만을 사고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칼라이 출신 프로토스들이야 그 시기가 자신들의 최전성기였으니까 추억한다고 하지만 바로 그 시기에 다른 분파 출신 프로토스들은 칼라이 프로토스들에게 차별 대우를 당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치면 동해에 거대 운석이 떨어져서 한반도는 완벽하게 바다에 가라앉아 버려서 난민이 대량 발생했고 일본 열도는 국가가 무너지고 대다수의 인구가 사망하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래도 살 수 있는 땅은 보존하는 데 성공해서 결국 남은 일본 열도에서 살아남은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이 한 국가로 통합해서 살게 되었는데 일본 출신 국민들이 자신들의 상실감을 자신들의 최전성기 문화를 재현해서 극복하겠답시고 일제 강점기 시절 복식을 흉내내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33] 누로카는 아몬의 계획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서 테라진을 흡입하고 아몬의 정신에 접촉하였을 때 정신 방어가 풀린 아몬의 정신을 엿보는 데 성공해서 자신들이 토사구팽당한다는 걸 알고 분노했고, 알라라크는 공허의 유산 캠페인 중 슬레인 미션에서 댈람을 속여서 말라쉬의 수호병들을 제거한 뒤 자신들을 속여서 더러운 일을 대신 시켰다며 항의하는 아르타니스의 말을 씹고 테라진을 흡입한 뒤 아몬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게 느껴진다고 발언해 보였다.[34] 그러나 초월체는 사라 케리건을 육성한다는 특이 행동을 보여 결과적으로는 아몬의 계획을 방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