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 상세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이 각 언론인들에게 받은 문자가 공개되었는데 이를 통해 삼성이 언론을 장악한 과정이 폭로되었다. 이는 전두환 정부 시절의 보도지침과 매유 유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언론을 통제한 권력이 정부에서 삼성으로 바뀌었다는 것과 언론이 자발적으로 무한 충성을 바쳤다는 것.말그대로 아첨꾼의 끝장인 "똥꼬를 빤다"는 말이 어떤 건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조중동, 문화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의 보수 언론들은 삼성과 유착된지 오래라서 말할 것도 없지만 한겨레, 경향신문 같이 삼성을 맹렬히 비판하던 진보 언론들과 SBS 같은 지상파 방송, 심지어 국가기간 통신사인 연합뉴스나 YTN까지 겉으로는 정의로운 언론인인 척하던 유수의 언론사 고위 간부들이 삼성그룹의 사장에게 보낸 문자의 내용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삼성과 우리는 혈맹',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저는 어디에 누구인데 꼭 뵙고 싶다', '제가 어떤 분을 돕고 있나 알고 싶다' 등 삼성이 권력으로 강제로 찍어누른 게 아니라 본인들의 이익이나 삼성의 광고비를 받아먹기 위해 자발적으로 충성하며 삼성의 명령에 자발적으로 따르고 있었다.
이따위 인간들이 자신들의 지면이나 영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가소로울 지경이었다. MBC 스트레이트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더 한심한 것은 언론사 간부들은 이러한 행위를 부끄러워 하지도않고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었다. 삼성 앞에서는 마치 노예처럼 자발적으로 충성을 맹세하며 굽실거리던 언론인들이 우습게도 평소에는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 기자의 의무'라는 씨알도 안 먹힐 말들을 뻔뻔하게 늘어놓았다.
이것은 정부 권력은 유한하지만 삼성의 권력은 무한하다는 '천민자본주의'에 입각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1] 이처럼 주요 언론사 고위 간부들이 자발적으로 을의 위치를 자청하며 삼성에 충성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2심 삼성 재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임원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2]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나빠졌는데 이 사건과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사건까지 터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당연히 주류 언론에 대한 인식도 더더욱 나빠졌다. 안 그래도 박근혜 정부~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에서 언론과 기자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이 터지면서 아주 나락으로 처박혔다.
3.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보도 전
장충기 문자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7년 4월 13일 서울경제에서 내보낸 "정유라 때문에 승마지원 시작...최순실에 끌려가면서 다 해줘"라는 기사였다. 다만 기사의 중심이 장충기 문자에 대해 다루는 게 아니라서 연관된 것으로 짤막하게 나왔다.같은 날 아시아경제는 장충기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이 많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기사를 냈다.#
4월 14일 미디어오늘에서 일부 언론사 간부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축하 문자를 남겼다는 기사를 냈다.#
7월 25일 JTBC는 장충기와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과의 연락을 주고받았으고 이헌수는 장충기에게 삼성계열사 합병 정보를 주었으며 이권 청탁을 하였다는 기사를 냈다.#
2017년 8월 시사in의 주진우 기자에 의해 비로소 '장충기 문자 사건'이 세상에 폭로되었다.#
4. 당시의 문자들
앞으로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문화일보 편집국장 김병직
그동안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물론이고요.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혈맹입니다. - 문화일보 광고국장 김영모
장 선배님, 항상 넓고 깊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좋은 와인, 집사람과 같이 마시며 다시 한 번 힘을 내겠습니다! ^^ - 중앙일보 논설주간 이철호
배려와 후의에 성심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YTN 경제부장 김태현
삼성이 구현하고자하는 것과 저희가 걷고자 하는 길이 같을 것입니다. - 서울신문 사장 김영만
사장님 합병 성공 축하드립니다.[4] 그리고 보내주신 국수 잘 받았습니다. 덕분에 올 복더위도 무사히 건널 수 있겠습니다. 언제나 받기만 하니 송구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장 사장님도 항상 건승하십시오! 이동현 올림 - 경향신문 사장 이동현
사장님 연합뉴스 이창섭입니다. 국민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서 대 삼성그룹의 대외 업무 책임자인 사장님과 최소한 통화 한 번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간 나실 때 전화 요망합니다. - 연합뉴스 편집국장 이창섭[5]
답신 감사합니다. 같은 부산 출신이시고 스펙트럼이 넓은 훌륭한 분이시라 들었습니다. 제가 어떤 분을 돕고 있나 알고 싶고 인사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창섭 올림 - 연합뉴스 편집국장 이창섭
5. 침묵한 언론들
이 사건이 밝혀진 후에도 언론들이 침묵했기 때문에 더 비판받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에 따르면 2017년 8월 7일 시사인 보도 이후 일주일 동안 해당 기사는 네이버에 메인 하단에 2시간 남짓 머무르고 나서 빠졌다. 한겨레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발언 인용 보도 1건을, 경향신문은 칼럼과 온라인판에서 정리뉴스를, JTBC는 2건을, SBS는 1건을, KBS는 1건을 보도했다. 이외의 나머지 주요 언론사들은 일주일 동안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MBC는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다가 김장겸 사장[7]에서, 최승호 사장으로 바뀌고 나서 2018년을 기준으로 제대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2018년 3월부터는 최전선에서 특종을 쏟아냈다.[8]
뉴스타파는 2018년 4월 22일부터 특종을 쏟아부었다. 기재부 장관 관련, 장관 관련, 국회의원 관련, 검찰 관련, 법조계 관련, 국정원 관련
6. 문자로 드러난 언론사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하나하나 나열하는 의미가 없을 만큼 극과 극은 통한다마냥 대한민국 주요 언론이 다 저질렀다.그 외에도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사람이 보낸 내용에서 조선일보와 TV조선이 등장하기도 했다.[9]7. 연관된 정치인
뉴스타파의 취재 내용에 따르면 전/현직 국회의원도 관련되었다. #8. 수사/사법기관
국가정보원도 예외는 아니다. 당시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이헌수와는 무려 1년 동안 150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 심지어 청와대에도 근무했던 어느 국가정보원 요원의 문자는 거의 삼성에 대한 충성맹세 수준이었다. 이때의 일로 세간에는 '향기나는 동생'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해야 할 정보기관 요원들이 실상은 삼성에 충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한편 강민구 부장판사는 2020년 10월에 언론 전담 재판부에 배치되었다. 사법부 내부에서도 삼성 충성 기조를 이어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 진보 성향의 인터넷 언론인 프레시안이 과격한 논조로 비판받았으나 삼성을 비판한 것이 괜히 높게 평가받는 게 아니다. 그 당시 진보를 위시한 언론조차 비판하는 기사를 한 건도 내지 않았다.[2] 더군다나 롯데 신동빈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을 출연한 건 때문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삼성만 면죄부를 주냐'는 여론이 급속도로 퍼졌다.[3] 한겨레 내 인사개편에 대한 보고 내용이다. 당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씨네21 부사장으로 복귀했다.[4]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된 직후였다.[5] 2016년 미래전략실장, 2017년 연합뉴스TV 경영기획실장 등을 각각 지냈으나 2018년 조성부 사장 취임 후 외신 사진 번역팀으로 발령받았다가 새로 생긴 '혁신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정년 5년을 남긴 채 해직됐다. 이후 펜앤드마이크 사장 겸 편집본부장, 홍준표 대선 경선캠프 홍보본부장, '앞서가는 시민들 모임(앞시모)' 기획위원 겸 언론분과위원장, 공영언론미래비전100년위원회 집행위원,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감사 등을 역임해 왔다.[6] 당시 매일경제의 편집국장이었다.[7] 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장악 작전의 가담자였으며, 이후 국민의힘에서 각종 직책을 역임했고, 현재는 국민의미래 소속 정치인이다.[8] 다만 이는 위에서 이 사건을 처음 다룬 주진우 기자가 들어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만의 논조일 수도 있다. MBC 전체가 이런 기조로 바뀌었는지는 불명이었다. 확실한 건 스트레이트가 꾸준히 특종을 퍼부었다는 것이다.[9] 내용은 “방상훈 사장이 조선과 TV조선에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관련) 기사 쓰지 않도록 얘기해두겠다고 했습니다. 변용식 대표가 자리에 없어서 OOO TV조선 OO에게도 기사 취급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왔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내용에 등장한 변용식은 TV조선 대표이사였다.[10] 해명에 "조 기자님, 송OO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에 없고 혹시 심사결과를 물어봤을 순 있겠지만 채용부탁을 하지는 않습니다."라고 답변했다.[11] 해명에서 "장충기 사장과는 중학교 동기로 친한 사이다. 내가 편취한 것도 아니고 공연 프로그램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 것이어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12] 해명에서 "장충기 사장을 모른다."고만 했다.[13] 해명에서 "장 사장에게 친구회사의 광고를 요청한 사실은 인정하나, 실제 광고는 집행되지 않았다"고 했다.[14] 엉뚱하게도 이 사건으로 인해 대법원 판례가 하나 나왔다. 이부진과 이혼 소송 중이던 임우재가 강민구 판사의 재판부가 항소심을 맡게 되자 기피신청을 했다. 대법원은 이 경우에 기피 사유(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