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21년 1월 8일,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을)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작정 백신부터 맞자고? 코로나 마루타 하자는 것'이라는 글을 올려 당시 야당을 맹비난해 개소리 논란[1]에 이어서 다시 장경태 의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문제는 당시 집권세력인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역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을 때라서 피아 구분없이 난사를 한 것.
2. 상세
"일본 731부대의 망령이 현재의 대한민국에 부활한 것 같아 안타깝다" - 장경태 의원
장경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백신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국민의힘을 비판하면서 “백신 추정 주사일뿐”이라고 주장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국민의힘은 완벽하게 검증받지 못한 백신 추정 주사를 국민에게 주입하자고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로 삼자는 거냐”고 주장했다. 이어서 “확진자가 하루 수십만 명씩 나와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나라의 어쩔 수 없는 판단과 잘 대처하여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우리나라는 상황부터 다르다”며 “온 국민이 노력해 이룩한 K-방역의 성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는커녕 무작정 백신부터 놓자는 무모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의 노력을 고작 실험용으로 폄하하는 불순한 사고부터 반성하고 사과하라”며 “의료 목적이라 주장했던 일본 731부대의 망령이 현재의 대한민국에 부활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코로나 마루타' 발언은 인성이 우려되는 발언"이라면서 즉각 반발했다. 이 논평은 "국민을 마루타에 비유하다니, 평소에 국민을 어떻게 생각했으면 저런 발상이 나오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에서 확보했다는 백신 또한 백신 추정 주사라는 것인지 확실하게 말해보라"며 "무책임한 선동성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장경태는 최초로 올린 '국민의힘 주장, 백신추정 주사를 놓아 코로나 마루타 하자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삭제했다가 1월 9일 오후 제목과 본문 내용을 일부 수정해 다시 게시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은 고수하면서 전반적으로 표현방식과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제목부터 '국민의힘 Kill 방역 주장, 마루타적 발상'으로 바뀌었고, 논란이 일었던 '백신 추정 주사'라는 표현은 삭제했다. 더불어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로 삼자는 것인가'라고 썼던 것은 "무작정 투약부터 하자는 무책임한 주장은 '마루타'적 발상일 뿐"으로 수정하고, 731부대에 대한 언급은 삭제했다.
여기에 의료계의 반발도 이어졌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월 12일,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백신 자체의 불신을 극단적으로 조장하는 발언을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최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적으로 현재 40국이 넘는 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중에 우리나라는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했고 정부에서는 2월 말 백신접종 시작계획을 공표했다”면서 “이런 이유로 언론과 야당, 의료계에서 초기 백신 확보 실패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태 의원은 본인 스스로 백신은 과학의 문제이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극단적인 반(反)과학적 태도를 보이며, 치졸한 정쟁을 행하고 있는 사람은 장경태 의원 자신.”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논란이 커지자 장경태는 결국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자진 삭제했으나, 코로나19 정국의 혼란과 불안 속에 "마루타"와 "731부대"까지 거론하며 정부가 추진한 백신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국민적 불안감을 확산시킨 경솔함에 대한 비판은 이어졌다.
당연히 장경태의 돌발행동에 비상이 걸린 것은 야당이 아니라 정부여당이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책임이 막중한 때에 백신에 대해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을 펼치면서 '국민을 마루타 취급한다'는 망언은 사실 정부에 대한 질타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만약 마루타 발언에 국민적 불안감이 확산돼 접종률이 떨어진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가 져야 하는데 "백신 추정 주사"라는 망발을 던졌으니 자폭일 수 밖에 없었다.
3. 사실 관계
정치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장경태의 주장은 자가당착, 자승자박이었다.이렇듯 "마루타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K-방역에 대한 비난이나 다름이 없었다. 당시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외의 백신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접종을 계획하던 시기였다. 즉, 정부여당이 백신의 확보를 통해 접종 안정성을 국민에게 적극 알려 확산세와 치명률을 낮추는데 사활을 걸고 있던 상황에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인 장경태가 "백신 추정 주사", "마루타", "731부대"를 운운하면서 방역정책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팬더믹 방역 전쟁 중에 방역 당국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사실상 당시 장경태가 공격한 야당은 백신 확보의 권한도 선택권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폄훼는 정부여당에 대한 저격, 오히려 자살골이었다.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정부여당에서 지적되자 장경태는 황급히 페이스북 게시글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장경태가 ‘백신 추정 주사’로 지칭한 백신을 문 대통령은 조기 확보하라고 청와대 참모진에 여러 차례 지시한 바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20년 4월9일부터 12월8일까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및 물량 확보 관련 지시를 13차례나 내린 바 있었다.
- 장경태가 마루타 운운하기 한달 전인 2020년 12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에 부담돼도 백신물량 추가 확보 노력해야"한다고 지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면서 "정부는 4,400만명 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고, 내년 2∼3월이면 초기 물량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12월 28일에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개발사 모더나의 스테파네 반셀 회장과 27분간 직접 통화한 끝에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 공급받기로 합의해 기존 계약에서 2배 늘어난 물량으로 청와대는 설명했다.[2]
- 장경태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 한달전, 이미 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 그 시점에는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던 때였다. 마루타 논쟁은 단순히 야당을 넘어서 각국 정부와 해외 의료계에 대한 어이없는 비아냥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 당시는 백신 수요에 비해서 전 세계가 공급부족에 시달리던 때라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조차 백신 확보 쟁탈전이 벌어진 시기였다. 그리고 이때의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3종 백신은 팬더믹 끝까지 전 세계적으로 접종되었다. 이 와중에 집권당 국회의원이 백신에 대해 "추정 주사"라는 망발을 던진 것이다.
결국 이 논란 역시 장경태 의원의 숱한 흑역사 중 하나로 남은 것은 물론이고, 문재인 정권의 팀킬로 기록되었다.
4. 언론 보도
- 장경태 “무작정 백신부터 맞자고? 코로나 마루타 하자는 것”
- 文 대통령도 백신확보 나섰는데…與 장경태 "국민 마루타 삼자는 거냐"
- 장경태 “백신 무작정 투약 주장은 ‘마루타’적 발상” 발언 논란
- 장경태, 野 백신 도입 주장에 "백신 맞는 건 코로나 마루타"
- 국민의힘, 장경태 '코로나 마루타' 발언에 "인성 우려"
- 野, "국민을 마루타에 비유하다니…" 與장경태 발언 비판
- '코로나 마루타 논란' 장경태 직격한 최대집 "백신 불신 조장…당장 제명을”
- 장경태 "백신,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 삼는 것"…의협 "반과학적"
- 개소리, 마루타, 빈곤 포르노… "장경태 품격 없다" 민주당서도 비판
5. 접종 자청과 궤변
마루타 논란을 일으킨지 고작 한 달 후인 2월 23일, 백신 접종이 임박하자 장경태는 "백신은 과학, 나부터 맞겠다"며 나섰다. 당연히 지난달엔 "지금 백신 맞으면 코로나 마루타"라고 언론이 조소한 것은 물론이었다.장경태는 '백신 허가 전과 후의 주장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이마저도 사실과 틀린 논리였다. 우리나라가 백신을 허가한 것은 "수입필증"의 단순 절차상 문제였지 장경태가 주장했던 과학적 검증이 아니었다. 당시 우리나라 방역당국이 전 세계에서 접종중인 백신에 대해 과학적 재검증을 할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한마디로 언어도단 수준의 말장난인 것이다. 그럼에도 장경태는 '최근 과학적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지침과 절차를 따르자고 하며 이를 믿지 못하겠다면 먼저 나서겠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아울러 한달 전 "백신을 맞는 건 국민을 마루타 삼는 행위"라고 했던 발언을 정쟁으로 몰고간다고 억울해했다. 장경태의 마루타 발언 당시와 접종 사이에 국내 의료기관에서 과학적 검증을 한 바도 없었고, 정부의 정책이나 수입 백신 종류 등의 상황변화가 전혀 없었음에도 궤변으로 시작한 논란을 궤변으로 정리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과도한 표현으로 정작 정쟁을 일으킨 것은 장경태였고, 백신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책에 혼선을 빚은 것은 문재인 정권과 K-방역, 정부여당이었다. 내부총질의 정쟁으로 야당과 의료계의 반발을 낳은 것은 장경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