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1 21:47:32

바더 마인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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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
Rote Armee Fraktion
Red Army F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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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ff0000> 이명 Baader–Meinhof Gang
지도자 안드레아스 바더
울리케 마인호프
구드룬 엔슬린
호르스트 말러
결성 1970년 5월 14일
해체 1998년 4월 20일
활동 국가
[[독일|]][[틀:국기|]][[틀:국기|]]서독독일

[[프랑스|]][[틀:국기|]][[틀:국기|]]

[[네덜란드|]][[틀:국기|]][[틀: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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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 국가
[[독일|]][[틀:국기|]][[틀:국기|]]서독독일

[[미국|]][[틀:국기|]][[틀:국기|]]
정치 성향 극좌
관념 공산주의
마르크스-레닌주의
반파시즘
테러조직 지정
[[독일|]][[틀:국기|]][[틀:국기|]]서독

1. 개요2. 상세3. "죽음의 밤" 사건4. 평가5. 관련 매체6.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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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서독극좌 무장단체.

독일에서 일어난 68운동의 혁명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들 스스로는 무장 투쟁 운동 조직으로 소개했지만 서독 정부는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했다. 그들에 의하면 우루과이의 투파마로스 등 남아메리카의 도시 게릴라를 표방한 반제국주의, 공산주의 집단이었다.

정식 명칭은 Rote Armee Fraktion(로테 아르메 프락치온; RAF/적군파)이었다. 1967년 이란의 왕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의 서독 방문 반대 데모 진압 중에 학생인 베노 오네조르크(Benno Ohnesorg)가 서독 경찰 카를하인츠 쿠라스(Karl-Heinz Kurras)의 총에 살해된 것을 계기로 결성되었다. 당시 독일을 비롯한 서구 사회는 상당히 보수적이었고, 독일에선 베노 오네조르크의 피살을 계기로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사회 분위기에 저항하는 68운동이 확산되었다. 이름은 리더인 '안드레아스 바더'(Berndt Andreas Baader: 1943 ~ 1977)와 '울리케 마인호프'(Ulrike Marie Meinhof: 1934 ~ 1976)의 이름에서 따 왔다.

울리케 마인호프의 남편이었던 클라우스 라이너 뢸(Klaus Rainer Röhl)은 서독의 좌파 성향 잡지인 《콩크레트》(Konkret)의 설립자이자 출판인이었으며, 마인호프는 여기서 편집장으로 일했다. 둘 사이에는 자식으로 딸이 두 명 있었는데 작은딸인 베티네(Bettine Röhl)는 훗날 독일의 유명 작가가 되어 어머니의 일대기를 쓰기도 했다. 마인호프가 점점 극좌쪽으로 기운 것과 달리 뢸은 좌파 사상에 대해 회의적으로 변하면서 부부 간의 다툼이 심해졌다. 결국 1967년 별거에 들어간 후 1968년에 이혼했다. 뢸에게 앙심을 품은 마인호프는 1970년 적군파 동료들과 함께 뢸의 집을 습격해 자신의 두 딸의 납치를 기도하기도 했으나 납치는 마인호프의 여동생인 빈케가 아이들을 숨기면서 실패했다. 이 사건 이후 뢸은 완전히 전향하여 서독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서 적군파 체포에 협조했으며 자식들도 어머니의 행동과 사상에 비판적이게 되었다.

2009년 쿠라스가 동독의 집권당인 독일 사회주의통일당 소속의 당원이자 슈타지의 요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2012년에는 오네조르크를 사살한 동기가 당초 쿠라스가 주장한 정당방위가 아닌 고의적인 동기[1]였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쿠라스를 다시 재판에 회부하라는 여론이 거세졌지만 쿠라스의 간첩 활동과 오네조르크의 사살 사이의 확실한 연관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당사자인 쿠라스가 2014년 12월 16일 베를린에서 사망하면서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2. 상세


▲ 영화 <바더 마인호프 콤플렉스>에 등장한 이란의 팔라비 국왕(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통칭 )의 서독 방문 반대 시위 장면

서유럽이 극좌 모험주의로 몸살을 앓던 중에도 특히 이들의 활약은 특기할 만한데 체 게바라반제국주의마오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은행강도, 폭탄 테러, 납치 처단, 영리 목적 유괴를 혁명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감행했다.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의 급진파인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과 제휴해 각종 기술과 장비를 공급받았고, 나중에는 일본적군파와 연대해 RAF로 개칭했다. 그런데 RAF는 영국 공군(Royal Air Force)의 약자이기도 해서 이것이 의도된 작명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독일인들에게 밤마다 융단폭격을 쏟아붓던 영국 공군은 공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이 단체가 일으킨 일련의 사건들을 독일 언론은 독일의 가을(Deutscher Herbst)이라고 불렀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위르겐 폰토(Jürgen Ponto)와 지크프리트 부바크(Siegfried Buback) 암살사건", "한스 마르틴 슐라이어(Hans "Hanns" Martin Schleyer) 유괴사건", "루프트한자 181편 납치 사건으로 알려진 란츠후트(Landshut) 호 사건", "RAF 수뇌부의 옥사(獄死)" 및 "한스 마르틴 슐라이어의 보복살해"가 꼽힌다. 워낙 유명한 데다가 활동이 두드러진 탓에 서독 경찰과 방첩기관의 우선 표적이 되어 바더 마인호프를 지도한 두 사람이 체포된 후에는 이전보다 과격해져 이념에서 약간 멀어진 테러 조직으로 표류하기도 했다. 1977년의 루프트한자 비행기 납치(란츠후트 호 사건)가 GSG-9에 진압당해 실패하고 수뇌부가 옥중에서 사망한 후에는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Stasi)의 현지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바더 마인호프의 잔당들은 1980년대까지 끈질기게 테러를 감행했으나 동구권 몰락 이후 기반을 상실하고 동독에 잠복하던 주요 조직원들도 대부분 체포되어 재판을 거쳐 교도소에 차례로 보내지면서 와해되었다. 프랑스벨기에에 잔류한 극소수의 조직원들도 1998년 언론을 이용해 해체를 정식으로 선언했다.

바더 마인호프에게 살해당한 서독의 명사로는 서독 굴지의 은행이었던 드레스덴 은행[2]의 은행장 위르겐 폰토, 서독 연방검찰총장 지크프리트 부바크, 서독 경제인연합회장 한스 마르틴 슐라이어, 지멘스 임원 카를하인츠 베쿠르츠(Karl-Heinz Beckurts) 등이 있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인 미국 육군대장 알렉산더 헤이그[3]도 바더 마인호프에게 살해당할 뻔했다. 이외에도 바더 마인호프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암살 사건들이 여럿 존재한다.

바더 마인호프의 몰락 이후 유럽의 극좌 테러조직은 이탈리아붉은 여단이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3. "죽음의 밤" 사건

바더 마인호프 수뇌부는 슈탐하임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1974년 먼저 수감되어 있었던 홀거 마인스(Holger Klaus Meins)가 단식투쟁을 하다가 사망했고 1976년 5월 9일 울리케 마인호프가 목을 매 자살했다.

1977년 10월 18일 안드레아스 바더는 란츠후트 호 사건이 실패했다는 보도를 라디오로 들은 후 권총으로 자살했으며 바더가 자살한 바로 그날 구드룬 엔슬린(Gudrun Ensslin)도 목을 매 자살했고, 얀카를 라스페(Jan-Carl Raspe)도 권총으로 자살했으며, 이름가르트 묄러(Irmgard Möller)는 가슴을 칼로 4번 찔러 자살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11월 12일에는 잉그리드 슈베르트(Ingrid Schubert)가 목을 매 자살했다.

이 사건은 "죽음의 밤"이라고 불리며 너무나 말이 안 되고 부자연스러운 점이 많아서 사형을 집행할 수 없었던 서독 연방헌법수호청이 수뇌부 인사들을 살해하고 자살로 위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부자연스러운 점은 다음과 같다.
  • 슈탐하임 교도소는 독일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교도소이며, 특히 바더 마인호프 수뇌부 인사들이 수감된 구역은 1급 보안 구역이었다! 그런 곳에 흉기를 반입해 자살한 것이다.
  • 슈탐하임 교도소에 투옥시키면서 외부와의 연락을 막기 위해 철저한 배경 조사를 거친 교도관들로 교체해 놨는데 독일 정부는 연줄이 있는 교도관 또는 이들의 변호사인 안트 뮐러(Arndt Müller)를 통하여 흉기를 반입했다고 주장했다.
  • 자살 사건 이후 바더 마인호프에 협력한 교도관을 찾아내 처벌하려는 수사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협력자를 찾지도 못했다. 교도소에 테러범과 협력한 교도관이 근무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문제인데도 대충 넘어갔다. 용의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한정된 인원이 근무하는 교도소, 그것도 고위험 인물이 수감된 1급 보안구역은 정말 한정된 인원만 근무하는데도 결국 찾지 못했다.

생존한 수뇌부인 이름가르트 묄러는 수뇌부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며 서독 정부가 자신들을 죽이려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묄러의 증언에 의하면 "죽음의 밤" 11시경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서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떴을 때는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다고... 물론 독일 정부 및 연방헌법수호청은 이 의혹을 부정했다.

4. 평가

극좌 테러리스트일 뿐이라는 견해부터 권위주의적인 사회에 저항한 이상주의자라는 시각까지 후세의 평가는 평가자의 사상적 진영에 따라 다양하다. 물론 바더 마인호프가 자신들 입장에서 가장 완벽하다고 간주되는 사회를 급진적으로 실현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의 테러리즘과 과격함, 무자비함을 생각해 본다면 이데올로기를 떠나 쉽게 긍정할 수 없는 면모가 있다. 독일의 법률상 나치 부역 혐의와 더불어 살인에는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지금도 바더 마인호프 소속 조직원들은 수배범으로 명시되어 있고, 심지어 2009년에도 바더 마인호프 조직원이 살인 혐의로 체포당한 적이 있다. 독일에는 사형 제도가 없어서 사형당한 바더 마인호프 조직원은 없으나 대부분은 지금도 특별 격리 대상으로 분류되어 무기수로서 교도소에서 생활하지만 전향하거나[4] 출소한 조직원 중 일부는 독일 행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으면서 일반인으로 생활하기도 한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이들의 등장이 나치의 폐해와 부모 세대에 대한 독일 전후 세대의 환멸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서독은 과거에 대해서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었고[5] 부모 세대의 끔찍한 범죄를 안 독일 전후 세대들은 부모 세대에 대해 경멸/혐오하는 수준으로 치달았다.[6] 바더 마인호프는 극단적인 방책으로 그런 과거의 과오를 청산하겠다고 나선 셈이었다. 여기다 당시 베트남 전쟁으로 대표되던 미국의 과오라든가 자본주의 문제도 끼어들면서 당시 서독을 비롯한 서유럽에선 68운동이 전개되었고,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5. 관련 매체

바더 마인호프를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 소설과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세미 다큐멘터리 영화 <바더 마인호프 콤플렉스>(Der Baader Meinhof Komplex, 2008)도 있는데 독일 영화 최고의 제작비를 들였고, 시대 고증도 아주 잘 되어 있는 수작이다. 단순히 바더 마인호프를 극좌 테러조직으로만 보지 않고, 그들의 입장과 그들을 체포하려는 입장을 둘 다 균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역사적인 맥락에서 사건에 접근하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잘 만든 수작이라고 불려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를 감독한 울리히 에델이 감독했다.

전술했듯이 해당 영화는 양쪽의 입장 모두를 보여주면서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7]을 보여주는데 바더 마인호프가 결성되고 활동해야만 했던 당시의 상황과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그들에게 나름 합당한 명분이 있었음을 보여주지만 그와 동시에 바더 마인호프의 결점과 변질도 보여주면서 점점 더 부정적인 시선으로 선회한다. 팔레스타인 게릴라와의 갈등이라던가[8] 정부의 대응을 무시하며 시시덕거리다가 동료 페트라가 경찰에게 사살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과격해진다던지,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대의명분에 시민들이 동조할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정작 인근 주민들의 신고로 아지트가 발각되고 수뇌부가 붙잡히는 등 온갖 추한 꼴은 다 보여준다.[9] 반대로 이들을 잡으려고 하는 정부 측은 별다른 실책 없이 꾸준하게 체포작전을 벌여 성과를 올린다.[10][11] 1977년 루프트한자 납치사건이 벌어지면서 감옥에 갇힌 수뇌부와 잠적해있는 조직원들 모두 인질 교환에 기대를 걸지만 이 또한 진압되어 버리면서 절망한 수뇌부원들은 자살한다.[12] 수뇌부들의 죽음으로 조직원들이 멘붕에 빠진 가운데 비교적 신참인 젊은 여성 조직원의 주장대로 바더 마인호프의 잔당들이 납치한 전경련 회장을 살해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13]


▲ 영화 <바더 마인호프 콤플렉스>의 영어 버전 트레일러 독일어 버전 트레일러

독일 영화계에서 바더 마인호프는 상당히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데 이들의 활동 시기가 뉴 저먼 시네마의 부흥과 겹치기 때문이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제3세대>나 옴니버스 영화인 <독일의 가을> 같은 영화가 바더 마인호프와 뉴 저먼 시네마 간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68운동이나 세대 갈등을 다루는 독일 영화엔 빠지지 않는다고 보면 좋다. <더 에쥬케이터>라던가 <토니 에드만>, <서스페리아(2018)>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좀 상관없을 것만 같은 <뮌헨>에서도 잠깐 언급된다.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들이 같은 정보상에게서 같은 아지트를 빌려 온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조직원과 마주치고 총을 겨누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다가 주인공 아브너가 독일계라서 바더 마인호프에서 왔다고 속였다.[14] 잘 속였는지 PLO 조직원 알리와 맞담배를 피우면서 "유럽 빨갱이들 이데올로기 따윈 쥐뿔도 관심없다. 우리는 고향을 되찾고 싶을 뿐이다."는 말까지 들음으로써 바더 마인호프는 영화에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의문의 1패를 당한다.(...)[15]

영화 <다이하드>의 메인 빌런이자 국제 강도단의 두목인 한스 그루버는 원래 바더 마인호프의 일원이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마인호프에서 제명되었다는데 이때 좌파적 이상주의에 환멸을 느꼈는지 몇 년이 지난 작중 시점에서는 공산주의는 버리고, 철저한 황금만능주의자가 되어서 나타났다.

사족으로 붉은 여단알도 모로 총리 납치 사건을 다룬 마르코 벨로키오의 영화 <굿모닝, 나잇>(Buongiorno, notte, 2003)과 함께 감상하면 양국의 관점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 상당히 재미있는데, 이 영화도 상당한 수작이다.

6. 관련 문서



[1] 그러니까 간첩이었던 쿠라스가 '서독 젊은이들이 경찰의 과잉대응에 분노해 들고 일어나도록 유도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오네조르크를 죽였다는 것이다.[2] 이후 코메르츠방크에 인수되었다.[3]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현역 대장으로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아 수습한 인물이며, 훗날 미국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다.[4] 핵심 인사 중 호르스트 말러(Horst Mahler)는 아예 극우로 전향했다.[5] 이건 프랑스 같은 다른 유럽 국가들도 그랬다. 청산이 이뤄졌지만 금기시되는 지점도 있었다.[6] 정치 성향은 바더 마인호프와 반대지만 독일/오스트리아 전후 세대에 속하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반 나치 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에 후원한 데다가 정계 진출 직전 아버지가 나치에 어떻게 부역했나 확인하기 위해 의뢰했을 정도였다. 아놀드는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았던 편이긴 했지만 독일/오스트리아 전후 세대가 어떻게 이 문제를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7] 어디까지나 '비교적'이다. 아래에 있는 붉은 여단을 다룬 이탈리아 영화 <굿모닝 나잇>도 자기반성적인 성격이 있긴 하지만 납치 사건을 저지른 붉은 여단쪽의 시선에 쏠려 있는데, <바더 마인호프 콤플렉스>는 이와 반대라고 보면 된다.[8] 바더 마인호프 단원들의 나체 일광욕 사건이야 문화적 차이로 그렇다 치더라도 사격 연습을 할 때도 대충대충에 단발사격해야 할 걸 연발로 쏴갈기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고, 이에 팔레스타인 훈련 교관이 탄약을 낭비했다고 화를 내자 탄을 아껴서 뭐에 써먹냐는 헛소리나 하는 등 한심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앞의 나체 일광욕 사건 때도 여성 단원들이 성적으로 보수적인 팔레스타인인들을 한심하게 여기면서 오히려 가슴을 내밀고 도발하는 등 문화상대주의는 쌈싸먹은 듯한 선민의식을 보여준다.[9]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수뇌부의 일원인 바더는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해 울리케 마인호프에게 성차별적인 언행과 폭언을 가하며 화풀이를 한다. 바더의 여자친구이자 수뇌부의 또다른 일원인 구드룬은 이를 보고도 무시하거나 거드는 모습을 보이는데,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적군파, 한국 운동권의 폐해를 떠올리게 한다.[10] 브루노 간츠가 분한 연방경찰국장 호르스트 헤롤드는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바더 마인호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이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신분증 전산화와 체계적인 검문검색 등 효과적인 정책들을 내놓아 실행에 옮겨 결국 승리를 거둔다. 더불어 그는 이성적인 시선으로 바더 마인호프가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작금의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바더 마인호프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한다. 주인공격인 바더 마인호프와 대결하는 주요 반동인물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시각이 어떤지 알 수 있다.[11] 그렇다고 정부측이 선하게 그려지냐면 체포된 바더 마인호프 수뇌부를 향한 경찰들의 린치나 수감생활 중에 가해지는 압박이 나오는 등 절대 그렇지 않으며, 유능한 반동진영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12] 현실에선 서독 정부가 죽인 거 아니냐는 강력한 의혹이 있지만 굳이 독일 정부가 주장하는 자살설을 택한 것을 보면 이 영화의 시각이 어떤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13] 해당 여성 조직원은 본래 68운동에 큰 영향을 받고, 이에 동조하는 젊은 부잣집 여대생이었으며 이로 인해 부모님과 갈등이 있었다. 바더 마인호프에 가입한 뒤 조직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부자인 아버지를 납치하려다가 오히려 아버지가 이에 저항하다가 죽게 되자 울며불며 조직원들을 원망한다. 이후 완전히 자포자기하여 테러와 암살에 앞장서는 등 고참들보다 더욱 과격한 성향을 보인다. 이상을 좇아 혁명 운동에 가담했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 테러리스트가 되어 버린 변질된 바더 마인호프의 행적을 상징하는 캐릭터다.[14] 나머지 조직원들은 ETA아프리카 민족회의, IRA에서 파견 나왔다고 둘러댔다.[15] 점술한 독일 영화 <바더 마인호프 콤플렉스>에서도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독일 이상주의 극좌 세력인 바더 마인호프 단원들과 아랍 민족주의자들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조직원들 간의 갈등이 어렴풋이 묘사된다. 군사훈련이라는 명목하에 요르단에 와서 팔레스타인 해방 무장단체와 함께 지내는데 성적으로 보수적인 팔레스타인인들 앞에서 일부러 보란 듯이 나체로 일광욕을 하면서 그들을 조롱하고 전략에 대해 질문하는 교관에게 바더가 "섹스나 총질이나 그게 그거지", "우리는 도시 게릴라다. 도시에 씨발 사막이 어딨냐" 같은 무신경한 대답을 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둘 다 서로 같은 진영이니 손을 잡았을 뿐 서로의 대의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