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1 13:32:52

나는 나라 다 팔아먹어도 새누리당이에요

나팔국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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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문제점4. 파장5. 여담6. 관련 문서

1. 개요

2016년 1월 21일에 업로드된 뉴스타파의 영상 속 울산광역시 동구의 한 주민의 인터뷰 중 나온 발언.

보수정당, 친민주당 성향 지지자들은 줄여서 나팔새라고도 불렀으며 새누리당국민의힘으로 개명한 2021년 이후에는 나팔국이라고도 부르며, 언론에 인터뷰한 주민은 나팔녀라고 불린다.

2. 상세



[1]
위 영상에서 1:10~1:30 구간에 등장한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뉴스타파는 예비 후보 중 노동자 출신이 거의 없다고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다. 특히 노동자가 많이 분포한 울산에도 노동자 출신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언급했으며 그 영상에서 한 기자가 울산 동구 주민[2]에게 인터뷰를 했는데...
기자: 지난 총선 때 국회의원 선거 때 누구 뽑았는지 혹시 기억 나세요?
주민: 저요? 우리는 새누리당밖에 안 뽑아요 나는.
기자: 잘 뽑은 것 같으세요?
주민: 잘 뽑았죠. 나는 나라 다 팔아먹어도 새누리당이에요.
기자: 왜요?
주민: 그냥. 우리 고향이 대구니까.
이러한 발언은 이후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3. 문제점

유권자가 특정 정당에 대해서 강력한 충성심을 보여줄 수는 있다. 오히려 정치인 한 명의 힘은 미약하고 모든 사안이 정당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대 민주주의에서 유권자가 투표할 때 정당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인 태도다.[3] 하지만 여기에서 정당을 선택하는 기준이 정책이나 공약이 아니라 오직 자기 고향이라면 지극히 비합리적이다.

고향이 대구광역시라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를 찍는다는 게 바로 망국적인 지역감정, 한국 정치를 중세 봉건시대 수준으로 퇴화시키는 지역주의다. 자신의 고향에 따라서 지지정당을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정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몰상식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서 특정 지역에선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거나 시체도 당선된다[4]는 인식이 생겨났고 그 결과물은 지역구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공천권을 쥔 계파보스에게만 절대 충성하면서 망언만 내뱉는 3류 정치꾼들의 범람이다. 이렇게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싹쓸이하는 행태가 계속됨에 따라 경쟁이 사라지면서 유권자들을 무시하게 되었다. 아무리 개판쳐도 나가면 이기는데 뭐하러 유권자 신경을 쓰겠는가? 타 정당의 좋은 후보들을 경쟁조차 못 하게 할뿐더러 그 특정한 정당이 해당 지역구를 텃밭으로 여겨 질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아무나 후보로 내보낼 수 있게 된다.[5] 그렇게 되면 결국 그 지역구만 손해를 보는 셈. 이렇듯 저 발언은 스스로 지역주의에 갇혀서 편협한 생각을 보여주는 꼴이고 해당 지역구에 그만큼 손해를 안겨주는 행태다.

소선거구제의 가장 큰 폐단인 사표심리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대구경북권에도 중도/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은 상당히 많다. 특히 여론조사 등을 통해서 보면 20~30대 청년층 사이에서 구 새누리당 계열 정치인에 대한 반감은 전국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지역감정이 극심하던 2000년대 초중반까지도 중도/진보 계열에서 나름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이 출마해서 당선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인다고 하면 30~40%대의 득표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점점 지역감정이 약해지고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스멀스멀 자라나면서 20대 총선에서 김부겸[6], 홍의락이 당선되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선 장세용 구미시장이 탄생했다.[7]

외국에도 지역주의 정당들은 얼마든지 있지만 대부분 언어/역사/종교/문화 등의 정체성이 달라서 분리독립 혹은 독립에 준하는 수준의 자치를 주장하는 정당들이며 북아일랜드의 신페인당, 스코틀랜드 국민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의 북부동맹은 한때 경제적 이유로 북부 지역의 분리독립을 주장했으나 분리독립론을 접고 포퓰리즘 정당으로 변신했다. 국가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고 모든 게 부족 중심인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선 지역정당, 사실상 부족정당들이 범람한다.

현대 한국인, 특히 전후 세대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데 이 사람들이 나라 다 팔아먹어도 새누리당을 찍겠다는 말을 한 이유는 첫째, 안 찍으면 큰일이 났기 때문이고 둘째 일단 찍고 윗사람이 일하라면 일하고 보상을 받아 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한반도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물려받아 전후 복구와 대한민국 산업발전 초창기에 새누리당의 뿌리인 군사정권의 영도하에 개인의 성공을 위해 일하고 또 일해 가정을 이루고 내 주변에 보이는게 전부인 상태로 정착해 평생을 살아 왔다. 특히 대구는 1945년 8.15 광복 직후에는 한국의 모스크바라고 불릴 정도로 좌파의 중심지였지만, 1961년 5.16 군사정변에 의해 해당 지역 출신인 박정희가 집권하면서 급격히 보수화되었다.

박정희는 강력한 군사정권 통치를 시작했고, 대구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박정희에게 거역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박정희는 자신에게 반항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기 고향인 대구, 경북의 주요 정치인들을 중앙에 불러들이고 구미국가산업단지를 만드는 등 당근책도 많이 냈다. 그로 인해 오직 내 생존과 근면성실만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국가 권력의 도덕성, 정체성 따윈 내 삶과 이익과 무관하면 늘 하던 대로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되는 일이 지속되었다. 이 사람들은 대체로 나와 내 가족, 내 주변 인간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밖에서 전쟁이 벌어지든 학살이 벌어지든 아무런 관심도 없고 내가 직접 내 삶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바꾸기엔 개인은 한없이 나약하고 시기도 너무 늦은데다 그게 가능했던 청년기에 오히려 산업 대격변, 사회 대격변은 물론, 심각한 반공주의로 인한 공안정국을 겪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아한다. 그것 때문에 말로는 나라 망해도 새누리당 찍는다는 정파성을 보일 뿐 실제 속내에는 시키는 대로 찍어 줄 테니 나는 정치와 상관없다는 정치 혐오와 정치적 무관심이 깔려 있다. 즉 이들이 원하는 건 오직 내 삶의 안정뿐이며 상승욕을 갖지 않고 이를 확인받는 과정이 바로 내 주변의 정파성에 동의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선 문화 격차, 문화 지체라고도 볼 수 있다.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이어진 군사정권이 물러난 후에도 경상도와 비전라도 출신 노년층에선 이들의 시대가 일종의 추억 보정으로 미화되고, 이들과 대립하면서 서로 결집하는 전라도와 민주진보진영에 대한 혐오 감정과 결합된 반공주의, 경상도의 이익을 뺏길 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강해지면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노태우를 지지해 군사정권을 연장시킨 걸 시작으로 보수정당의 콘크리트로 굳어졌다. 특히 대구경북(이나 충주제천 단양)은 이런 경향이 훨씬 심하며 수도권으로 이주하지 않고 남은 청년 세대로도 대물림되고 있다. 그나마 부울경은 같은 경상도 지역이지만 전라도 출신 이주민도 어느 정도 있을 뿐더러 노무현 당선 이후 민주당 지지세가 상당히 생겨나면서 저런 묻지마 지지 경향이 약하다는 게 그나마 민주진보진영 입장에선 위안이 된다.[8] 2020년대 기준으로 여론조사에서 부울경이 민주당 우위로 나와도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떠나거나 남은 이들은 투표율이 낮은 무당층화 되면서, 샤이보수들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총결집해 보수정당에 몰표를 주면서 보수정당을 지켜주기에 민주진보진영에 있어 험지인 건 여전하다

4. 파장

당시 새누리당에 대한 많은 국민들의 반감과 나라 팔아먹어도라는 어구가 맞물려 이 망언은 여러 사이트들에서 상당한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에 해당 주민이 피해를 많이 입었는지 그 주민의 자녀를 자칭한 사람이 욕한 사람들을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의유머 반응 그러나 해당 글에서도 이상한 점을 지적한 것처럼 글쓴이가 정말 그 주민의 자녀가 맞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후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걸로 보아 그냥 사칭해서 어그로를 끈 것으로 보인다.

5. 여담

2016년 1월 4일, 유시민JTBC 뉴스룸 신년특집 토론에 참석해 “(노무현 정권 시절) 탄핵 역풍 때 치른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36%였고, 1987년 13대 대선에 ‘1노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출마했을 때 노태우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36%였다”고 설명하면서 새누리당이 못 해도 35%는 가져간다고 말하기도 있다.#[9] 한편 유시민은 이후 나는 보수정당에서 세종대왕이 나와도 안찍는다고 말하면서 '리버스 나팔새'라고 불리기도 했다.

2016년 2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정은혜 부대변인 겸 20대 비례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은 51%만 있으면 됩니다. 나라를 팔아도 찍어줄 40%가 있기 때문에 그들과 약간의 지지자만 모으면 되겠죠. 대한민국을 반으로 자를 수 있는 이슈로 나누고 국민들을 싸우게 만듭니다. 그게 그들이 하고 있는 전략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을 빚자 해당 글을 트위터에서 삭제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15일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 참석해 "우리 국민, 우리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을 어떻게 보고 이런 글을 쓰는지 정말 괘씸하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정 부대변인에 대해서 엄중한 처벌 조치가 있어야 한다, 막말 정당의 본색을 드러내는 글"이라며 "제1야당의 부대변인이, 아무리 개인의 트위터여도 '나라를 팔아도 찍어줄 40%가 있다'는 표현을 쓰면서 새누리를 아주 혹독하게 비난 비판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재미있는 점은 해당 발언을 한 주민이 살던 울산 동구는 노조의 영향력이 강한 동네이며 심지어 발언 직후 총선에서는 강경진보 성향의 김종훈이 당선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다음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민중당 후보 간의 표 분산으로 전 동구청장인 권명호가 당선되었긴 하지만 최저득표율이었고 이로부터 2년 뒤 김종훈 후보가 동구청장으로 당선되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해당 짤방이 또다시 재조명되었는데 해당 선거 역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석열이 보수정당의 주요 지지층인 노인층으로부터 70% 이상에 달하는 사실상 몰표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획득했고[10] 지역구도로 봐도 보수정당의 텃밭인 TK에서 윤석열이 75%나 득표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노인층과 TK의 강한 결집이 윤석열의 당선에 가장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봐도 될 정도다.[11]

참고로 독재 국가에서는 이처럼 당에 충성스럽거나 말을 잘 듣는 '착한' 국민상을 정치적 선전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례와 비슷한 예로는 북한태성 할머니나, 중국의 레이펑의 좋은 점을 배우자로 유명한 레이펑이 있다.

6. 관련 문서


[1] 썸네일에 이후삼이 보이는데 2016년 선거에는 낙선했다가 당시 당선자였던 권석창이 당선무효되면서 치러진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었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다시 낙선했다. 참고로 나팔국 할머니 직전에 어깨띠 매고 선거운동 하고 있는 후보는 칼럼니스트 이선옥 씨의 남편 이갑용 전 동구청장이다.[2] 대송농수산물시장상가 앞 노점에서 일하는 상인으로 보인다.[3] 철저하게 정당정치를 강조하는 서유럽에선 정당투표, 비례대표제가 기본이며 아예 무소속 출마가 원천봉쇄되어 있는 국가들도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독일.[4] 제20대 대통령 선거 최지은 대변인이 실제로 부산 지역을 두고 이것과 똑같은 발언을 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은 적이 있지만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부산 금정구의원 후보가 등록을 앞두고 돌연 실종되는 바람에 가족들이 대리 등록을 했는데 그만 당선되어 버렸고 얼마 후에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 일어난 걸보면 마냥 허황된 얘기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5] 지역감정이 극심해서 정말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던 1990년대~2000년대까지는 호남을 장악한 민주당 계열이나 영남을 장악한 새누리당 계열 양쪽 모두 진짜 능력있고 참신한 A급 인재들은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 우선 공천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텃밭이라고 치부하던 호남(민주당계)과 영남(새누리당계) 공천은 상대적으로 덜 신경썼던 게 사실이다. 설사 공천에 탈락한 인사가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당선되어도 어차피 원래 정당으로 복귀할테니까. 실제로 세대교체, 망언, 부정부패 등의 이유로 공천에서 짤린 중진급 의원들이 탈당 → 무소속 출마 → 당선 → 복당 루트로 살아남곤 했다. 이들은 "당선되면 XX당으로 복귀합니다"라면서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에 지역 유권자들도 안심하고 투표했다.[6] 사실 김부겸이 당선된 건 새누리당이라는 당 자체에 대한 반감보다는 당시 김부겸과 겨뤘던 새누리당 후보가 옛날에 경기지사 할 때 긴급전화에 대고 소방관한테 관등성명 요구했다가 관등성명 안 한다고 좌천시켜서 전국적 망신을 샀던 김문수라서 김문수 개인에 대한 반감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상당히 부실했던 것.[7] 참고로 구미시는 경북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 동시에 호남에선 새누리당이정현 의원과 정운천 의원이 당선되었다.[8] 실제로 2022년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가 37-40% 정도 득표했으며 2022년 지방선거에선 도의원과 기초단체장은 남해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했긴 하지만 동부경남과 부산, 울산 한정으론 30%대 중반 ~ 40%대 초반의 득표율을 기록, 특히 변성완양문석이 대패하는 와중에도 송철호는 4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사수했다.[9] IMF 사태라는 국가적 환란을 초래하고도 그 책임이 있는 당인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15대 대선에 출마해 무려 38.74%나 득표해 당선자 김대중과 불과 1.53%p의 접전을 펼친 예도 들 수 있다.[10] 심지어 60대 이상의 투표율도 어마어마했다. 남성의 경우 투표율 89%를 찍었고 여성도 투표율 80%가 넘었다. 투표율만 보면 박근혜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18대 대선 때보다도 더 결집한 것이다.[11] 물론 실제로는 서울에서 윤석열이 이긴 것이 가장 결정적이였다. 기존의 보수 텃밭인 강남3구뿐만 아니라 한강 이북의 몇몇 자치구가 윤석열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