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13 16:22:05

지킬 박사와 미스 하이드/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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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막다른 직장에 갇혀2. 전 헬렌 하이드예요3. 뭔가 엄청나게 잘못됐어4. 하이드 양, 당신은 비서예요5. 내가 괴물을 만들었으니, 그녀를 막아야 해6. 신사분들, 제가 인더지를 발표해도 될까요?7. 난 민츠와 드보아랑 관계했다8. 헬런 하이드... 네 염색체는 내 거야9. 쇼타임10. 나로 돌아왔다, 나라고!

1. 막다른 직장에 갇혀

MIT를 수석으로 졸업한 리처드 잭스는 인류를 위한 그럴듯한 연구와 개발을 갈망하나 문제아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닌 끝에 적성에 맞지 않는 향수 회사인 OMAGE에 5년 넘게 있었다. 이조차도 여성용 향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1]과 직장에서까지 여자를 끼고 다니는 무능한 선임 연구원 피트, 실험실 문 앞에 근무하며 리처드가 뭘 지시하거나 요구하는 족족 '이번엔 뭐요'라고 빈정대는 발레리 같은 사람들 덕분에 직장 일에 환멸이 난 상태다. 게다가 꼴에 인류의 공익을 위한답시고 집안에 온갖 실험기구와 약품들을 들여놓고 밤새 실험하느라 직장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약혼녀인 사라도 이에 지쳐가고 있었다.

이래저래 좌절감만 들 즈음, 숙부유언장 공개식에 참석해 대박을 노렸으나 다른 사촌들이 거액의 요트나 예술품, 아파트를 받는데 비해 증조부의 과학 노트 한 권을 상속 받는데 그쳤다. 처음엔 고작 낡은 종이 쪼가리가 전부냐며 이의를 제기하지만 묵살,[2] 이후 허탈한 마음으로 출근한 회사에서도 운터벨트 여사가 그가 9번 향수로 소개한 시제품 향수를 "백만 달러를 들여 만든 결과가 고작 내 남편이 욕조에서 뀐 방귀입니까?"냐며 혹평하고 뒤이어 사장인 올리버에겐 "향수는 여성들이 구매하니 이런 건 여성 연구원에게 맡기거나 뇌가 반이라도 있는 남자에게 맡기세요" 라는 등 대놓고 잉여인간 취급을 받게 되자 결국 아쉬운 마음에 숙모를 찾아가 잡동사니 속의 낡은 노트를 상속받는데,[3] 숙모는 숙부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불태우지 않고 너에게 상속하려는지 모르겠으나 이걸 가지고 연구를 해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한다.

이후 리처드는 집과 회사를 오가며 증조부의 노트를 분석하며 몇가지 사실을 알게 되는데, 공식적으로 확인되기 수십년 전에 인간 염색체의 존재와 그 중 23번째 쌍이 성을 결정하고, 불안정한 유전자가 인간의 악을 관장한다는 것을 파악하였으나 이를 학계에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기이하게 여긴 리처드는 나머지 부분들을 뒤적이다 소설 속 지킬 박사가 바로 그의 증조부란 충격적인 사실도 깨닫게 된다.

그 후 리처드는 증조부의 분자식에 기반한 염기 구조를 고안해 냈고, 이를 불안정한 유전자에 착상시켜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 그리고 에스트로겐 서열 구조로 바꿔 시도를 이어가던 중 25cc의 에스트로겐 수치로는 남성적인 공격성을 모두 제거하는데 불충분했을 거라며 160cc로 증가시켜 착상 및 대체에 성공한다. 직후 리처드는 바로 이거라며 환호했고, 직후 시뮬레이션은 새로워진 불안정 유전자를 시작으로 나머지 정보들이 새로 쓰여지는 장면을 보여준다.

리처드는 과학에 대한 불타는 열정으로 5월 4일 목요일[4] 새벽 그 실험액을 마시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변화는 없었고, 동이 트자 메닝 박사와의 이직 면접을 상기하고 부랴부랴 약속된 레스토랑으로 향했지만 이미 지각인데다 웨이터가 그의 옷에 커피를 쏟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이어진 면접에서도 과학의 황무지[5]에서나 받아줄 정도로 자기관리도 엉망인데 왜 8만 5천달러를 연봉으로 지불해야 하냐는 메닝 박사의 독설이 이어지자, 그 금액이 얼마인지 생각하던 리처드는 자신의 시야와 함께 정신이 몽롱해지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다.

직후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든 설명하려던 리처드는 자꾸 말문이 막히자 오른손으로 주스잔을 들어 마시다 손톱이 길어지고, 털들이 피부 속으로 빨려드는 걸 보게 된다. 이후 남자로서의 중요한 부분도 골반 안쪽으로 쭈그러든 데 이어 허벅지까지 가늘어지자 황급히 아래 부분을 더듬게 된다. 어찌됐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인 면접이 더 중요(?)했던 리처드는 별거 아니겠거니 하며 계속하려 한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길어지고 슴가까지 차례대로 튀어나오자, 면접이고 뭐고 필요없어진 리처드는 황급히 골격이 변형되는 고통을 참아가며 회사 실험실로 돌아가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려고 했다.[6] 그리고 우선 더러워진 자신을 씻고자 탈의실[7]에 들어갔는데, 자신의 가슴이 상당히 부풀었음을 깨닫고 와이셔츠를 뜯었다가 여성화된 자신의 젖가슴에 혼란스러워 하다 정신을 잃게 된다.

2. 전 헬렌 하이드예요

그 후 리처드의 직장 동료인 피트는 리처드를 찾아 실험실에 왔다가 탈의실 한켠의 샤워실에서 나체의 여인[8]이 샤워하는 걸 발견하고 멍하니 감상하게 된다. 그러던 중 여인이 샤워실 밖으로 나와 작은 미소를 지으며 거기 서서 바라보지만 말고 수건 좀 건내달라고 하자, 이에 여기서 바라만 볼거라고 답해 여인을 언짢게 만든다. 이에 피트는 농담이라며 수건과 몸을 가릴 흰 가운을 준 뒤, 그녀가 리처드의 의자에 앉자마자 이름이 뭐예요로 통성명을 물었다. 이에 그녀는 왼손 엄지 손톱을 물며 잠시 머뭇거렸으나, 이내 책상 위에 놓여진 신문 글귀 중 세인트 헬렌스 화산하이드를 조합, 자신을 리처드의 조수 헬런 하이드로 소개한다.[9] 이후 그녀는 옷의 행방을 묻는 피트의 질문에 커피를 쏟았다며 얼버무린 뒤, 그가 가져온 새 테스트 샘플 보고서를 반쯤 강탈하듯 빼앗아 리처드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 감정들을 자신의 소견에 담았다.

그리고는 드보아의 사무실을 찾아가 수줍은 미소로 자신을 리처드의 조수 헬런으로 소개하며 악수를 청했고, 이에 드보아는 의자에서 일어서며 손등키스로 화답했다. 직후 헬런은 "드보아 씨 정말 영광이예요, 제가 지방시(Givency)를 다닐 때 당신은 전설적인 존재였어요."로 띄워준 뒤 오늘 리처드는 사무실에 없으니 대신 전달하게 됐다며 보고서를 건낸 뒤 웃으면서 A bientôt[10]를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직후 드보아는 의자에 도로 앉아 담배를 피운 뒤, 다급히 정신과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어 20년간 다녔는데도 여전히 여자에 끌리니 치료 실패 아니냐며 항의했다.

한편 흰 가운 차림으로 시내를 거닐며 변화된 자신의 손을 둘러보던 헬런은 의류점 안의 여성 옷들을 둘러보며 "내가 리처드의 두뇌와 이 몸을 얻다니"[11]란 생각과 함께 2주 내에 회사를 가지겠단 비교적 평범한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한때 자신이었던 리처드의 카드로 자신에게 맞는 옷들과 금빛 장신구들을 흥청망청 사들여[12] 이젠 자신의 집이 되다시피 한 리처드의 집에 쟁여놓는다.

그 후 헬런은 회사로 돌아와 승강기를 기다리던 중 옆에 서 있던 올리버로부터 하이드 양이 맞냐는 질문을 들었고, 이에 포브스 지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젊어보인다며 답한다. 뒤이어 드보아가 전해준 리처드의 보고서 중 여성의 선호 부분이 훌륭하단 평가에도 그건 자신이 작성했는데, 개의치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한 뒤 그와 악수를 하며 승강기에 함께 오른다. 이후 헬런은 들고 온 상자 하나를 그동안 리처드와 사이가 안 좋았던 발레리란 흑인 여성에게 박사님의 선물이라며 건냈고, 발레리가 자기를 위한 옷이냐며 기뻐할 동안 헬런은 리처드가 그동안 다그쳤음을 부끄러워 했다 설명하고[13] 실험실 문을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녀가 리처드의 자리에 왔을 즈음 거기엔 리처드의 약혼녀 사라가 앉아있었고, 헬런은 무의식적으로 "안녕 사라"를 말했다. 이에 사라는 우리가 만난 적 있냐며 미심쩍어했고, 이에 헬런은 스스로도 얼척없다는 웃음과 함께 자신을 리처드의 조수로 소개하며 지금 고객과 함께 아이다호에 있다며 둘러댔다. 이후 그녀와 같이 점심을 먹던 헬런은 사라로부터 (리처드가 사귀는) 다른 여자가 아닌 게 확실하냐는 질문을 받았고, 이에 리처드는 당신을 사랑하나, 자기 일이 너무 엉망이라 어떻게 살 지, 어떻게 사랑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왜 그리 복잡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에도 "남자니까... 아, 정말 다 어린애들이에요." 라면서 조언을 해줄지를 물었다. 이에 사라도 웃기긴 한데, 마치 우리가 오랫동안 알던 사이 같다며 애둘러 긍정했고, 헬런은 잠시 몇 주간 떠나있으라며, 당신 없는 삶이 얼마나 공허한지 그에게 보여주라[14]는 조언을 사라에게 해주었다.

이후 둘은 리처드의 집 앞에서 함께 그를 기다리지만 그가 도통 집에 오지 않자, 제풀에 지친 사라는 헬런의 배웅을 받으며 택시를 잡아 떠났고, 헬런 역시 안도와 기쁨어린 한숨을 내쉬지만, 때마침 손톱이 안쪽으로 파고드는 고통에 황급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본다. 그곳에선 한때 피부 속으로 사라졌었던 털들이 다시 돋아나고 있었고, 헬런은 리처드가 그러했듯 황급히 그의 집으로 달려가 모습을 감춘다.

3. 뭔가 엄청나게 잘못됐어

날이 밝자 헬런이었던 여자는 어느 새 본래 형상이었던 리처드로 환원되었고, 리처드는 어제 일은 단순히 악몽이었나 하고 무신경하게 회사로 출근했다. 그런데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발레리가 먼저 타이핑할 거 없냐며 물어오며 사라의 편지를 전해주자 당황한다. 뒤이어 옷 치수는 어떻게 알았냐면서 헬런이 박사님을 커다란 테디 베어 같댔는데 정말 맞는 것 같다며 리처드의 양 볼을 쥐고 흔들며 각종 미사어구로 호칭하자 리처드는 묘한 기분을 느낀다.

게다가 실험실 안에 있던 민츠와 드보아로부터도 생판 모르는 헬런이란 여자에 대해 질문받자 임시직으로, 지금은 수단에 갔다며 둘러댔다. 어찌됐건 어제 일이 꿈이 아니고 뭔가 엄청나게 잘못된 것임을 깨달은 리처드는 어제 자신이 여성화 된 게 에스트로겐을 늘려서임은 이해했지만 그 후의 기억이 없음을 깨닫고 증조부의 노트를 꺼내 그의 기록을 훑어보다 첫번째 변신[15] 이후 서로의 행동을 기억할 수 없다[16]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직후 리처드는 발레리가 건낸 사라의 편지를 읽다가 그녀가 자신의 곁을 떠났음을 깨닫고 그녀가 쓴 주소지로 갔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라는 여긴 친구 집이라며, 어제 직접 말하려고 늦게까지 기다려도 집에 오질 않아 편지를 남겼다며 서운함을 비췄다. 이러던 중 거액을 상속받은 사촌형 래리가 나타나 리처드가 뭐냐며 반발하자, 사라는 여긴 그의 아파트며, 당신 사촌은 내가 필요할 때 '헬런 같은 친구'였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 말이 되려 그의 호기심을 자극해 '그녀는 어땠냐며' 질문 공세로 바뀌자, 사라는 생동감이 넘쳐서 다시 느끼고 싶을 정도인데 여친에게 그랬듯 조수에게도 무관심했냐며 진저리를 쳤다. 이에 리처드도 화재를 돌려 내가 요리할 테니 저녁 8시에 집에서 같이 먹으며 다 털어놓자며 애원했고, 사라도 마지 못해 수락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리처드는 전날 헬런에 의해 집이 청소되었음을 깨달았고, 그렇게 넓고 깔끔해진 집 안에서 리코타로 간을 낸 닭가슴살오븐에 넣고 돌렸다. 그리고는 계단 밑 컴퓨터에 염기 구조 착상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녹음기를 켜 지금껏 파악된 정보[17] 및 신체적 부작용을 줄일 방법을 찾아내야 함을 말하다 초인종 소리를 듣는다. 이에 리처드는 녹음기와 컴퓨터를 끈 뒤 사라를 반갑게 맞이해 샴폐인을 함께 마셨고, 이러던 중 주방에서 종 소리가 들려오자 리처드는 주방으로 달려가 오븐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영문모를 고통과 함께 그의 손톱이 갑자기 길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사라까지 뒤로 다가와 "머리 긴 건 이제 알았네"라고 하자 리처드는 황급히 불을 끄고는 영 좋지 않은 때이니 돌아갈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사라는 장난치지 말라며 불을 도로 켜는데, 그 사이 장발이 된 그의 모습을 보고는 이게 재미있는 줄 아냐며, 제 정신이 돌아오면 전화하라며 황급히 집을 나갔고, 이에 리처드는 쫓아가 해명하려 했지만 갑작스러운 격통에 주저앉아 피부와 혈관이 들썩이는 가운데 점점 어제의 여성 형태로 잡아늘려지기 시작했다.[18]

4. 하이드 양, 당신은 비서예요

그 뒤 칠흑 속에서 깨어난 헬런 역시 어제 리처드로의 환원부터 방금 전까지의 기억들을 떠올릴 수 없음을 깨달았고, 이것은 곧 자신이 불안정한 존재이며, 따라서 회사 장악 계획조차 언제든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과 초조함으로 이어졌다. 이에 그녀는 아직 야근중인 올리버를 찾아가 어제의 보고서를 근거로 자신도 향수 개발에 참여할 의사를 내비치며 피트가 멍청이인건 다들 안다며, 그리고 리처드는 필요할 때 대체 어디 있냐며, 집에서 (망가진) 개인사를 기우거나 개인 연구나 한다며 폄하했지만, 올리버는 당신은 (리처드의) 비서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실망한 헬런은 "여기 있는 여자들처럼요" 라고는 실망 어린 표정으로 나가려다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돌아서서 빈 자리라도 요구하지만, 없다는 말 뿐. 마지막 희망조차 없음을 자각한 헬런은 문을 세게 닫고는 연구실로 향하는데, 때마침 피트가 자신의 신작 향수를 같이 음미해보자며 끈덕지게 들러붙는다. 이에 오늘 기분이 안 좋고, (리처드 같은) 패배자는 한번에 하나면 족하다며 짜증을 내던 헬런은 때마침 황산 병이 눈 앞에 있음을 깨닫고 이에 응하는 척 하면서 그가 먼저 뿌리고 있으라며 향수병을 건네주고 사라진 틈을 타 내용물을 바꿔치기 했다. 이후 피트는 그녀로부터 건네받은 병을 들고 차를 공회전 시키려고 나가던 중 그걸 자신의 얼굴에 뿌리고야 만다.

한편 탈의실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헬런은 정상적인 방법들론 2주 내에 목적 달성이 불가능함을 깨닫지만, 그렇다고 현실과 타협하자니 그렇게 어영부영하다 패배자로 전락한 리처드의 전철이 떠올랐다. 그래서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승진할 수 있는 수단을 쓰기로 했고, 이를 위해 '남자의 심리를 잘 아는' 여자로서 최대한 낯뜨거운 자신을 연기하기로 한다. 그 후 헬런은 올리버를 다시 찾아 아까의 무례를 사과한다며 왼쪽 허벅지를 드러내 스타킹을 만지작 거렸고, 젊고 야심적일 때 함께 일하는 남자에게 완전히 푹 빠졌을 때의 기분을 알잖냐며 운을 띄운다. 하지만 올리버는 잭스 박사라면 고맙게 여길 거라고 답했고, 이에 헬런은 잭스 박사 얘기가 아니라며 부정한 뒤, 올리버로 불러도 되냐며 친근한 미소와 함께 펜의 뚜겅을 계속 넣었다 뺏다 했고 이에 올리버는 마지못해 승낙한다. 직후 헬런은 올리버 앞 책상까지 다가와선 그의 넥타이를 어루만지며 매일 밤 당신과 사랑을 나누는 꿈을 꾼다며 일말의 자제심까지 뒤흔들었고, 그렇게 그의 집까지 동행하는데 성공한다.

그 뒤 헬런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만약 빈 자리가 있다면? 내일 아침 사무실에 누군가 죽어있다고 가정해보면? 그것도 예상 밖의 끔찍한 사고라면, 절 승진시켜 줄래요?" 라며 테디 속옷 차림으로 밀고 당기며 유혹한 끝에 원하던 자리에 이어 자유로운 근무시간,[19] 그리고 그 외의 모든 걸 확답받는다. 직후 모든 걸 이루었다는 웃음을 지은 헬런은 본격적인 성매매를 위해 가슴 쪽 단추를 풀어 그 안을 보여주지만, 노출과 동시에 양 젖가슴이 차례대로 수축했고, 이에 헬런은 욕을 내뱉으며 황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문을 잠그고 리처드를 저주하며 변이가 멈추길 빌었으나, 이미 시작된 변이는 리처드로 환원되고서야 멈췄다.

이후 자신이 단추가 풀린 테디 속옷을 입었고, 밖에선 올리버가 애태운다는 사실을 깨달은 리처드는 방금 전까지 창녀짓을 했으리란 역겨움에 세정제를 들이켰다. 그리고는 테디를 벗은 맨 몸에 문에 걸린 잠옷을 걸치고 창문 밖 난간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잠옷이 가고일 상에 걸리는 바람에 떨어질 위기에 놓인다. 그러다 인기척에 나타난 아래층 할머니에게 좋은 구경(...)을 시켜준 뒤 바닥으로 추락, 주변 나뭇가지들로 대충 가린 채 집까지 전력질주하며 틀림없이 누군가는 알아볼 거라며 괴로워했다.

5. 내가 괴물을 만들었으니, 그녀를 막아야 해

다음날 회사로 출근한 리처드를 올리버가 불러세운 뒤,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헬런 양 밑에서 일할 건데,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며 선을 긋고는 피트의 사고를 알린다.[20] 그 후 연구실에서 짐을 꾸리던 피트는 배합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운운하는 리처드에게 '그녀는 미쳤으며, 자신에게 방해되는 건 누구든 해칠것' 이라며 경고를 한 뒤 떠났고, 그로부터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던 리처드는 뒤이어 립스틱 묻은 담배를 실험실에서 발견하고 자신의 폐로 이걸 폈냐며 경악하지만, 생각을 바꿔 거기에 묻은 타액으로부터 표본을 추출, 이전 표본과 비교 끝에 자신의 불안정한 유전자에 작은 염기가 접합, 염색체 전체를 불안정하게 재구축한 상태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지금껏 헬렌은 약혼녀와의 관계를 망쳤고, 내 동료를 해치고 상사와도 잤는데, 분명 솜씨가 좋아서 나도 강등시킨 거라며 내가 괴물을 만들었으니, 그녀를 막아야 한다며 위기감을 느꼈다.

직후 그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던 리처드는 집으로 돌아와 통풍구에 캠코더를 숨겨놓은 뒤, 자신의 양손에 수갑을 채우되 침대 기둥에 걸리게 만들어 행동을 제약시킨다. 하지만 이때 사라가 래리를 동반하고 그의 집에 들이닥쳤고, 이에 리처드는 황급히 수갑 열쇠를 책 속에서 찾아 입에 물고 풀려고 했으나, 그 전에 이들에게 결박된 모습을 보이고야 만다. 그렇게 사라는 날 그런 식으로 묶어두려 했냐며 의심했고, 뒤이어 헬런이 침대 옆 옷장에 걸어놓았던 속옷까지 발견한 사라는 래리의 말이 맞았다는 말을 끝으로 밖으로 나가버린다. 이에 리처드도 마저 항변하려다 입에 물고 있던 수갑 열쇠를 바닥에 떨어트리는 실수를 저지르나, 오른발을 열쇠 쪽으로 쭈욱 뻗어 열쇠를 발가락 사이에 끼워 위기는 모면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변이가 시작돼 결국 헬런만 좋은 일이 되어버렸다.

6. 신사분들, 제가 인더지를 발표해도 될까요?

자신의 결박을 풀고 회사로 출근[21]한 헬런은 발레리와의 통화 도중 운터벨트를 위한 향수 품평회가 리처드에 의해 오늘로 잡혀 있음을 듣게 되었고, 이내 웃으면서 "그냥 둬"라며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는 내면의 리처드를 향해 "그동안 널 불편한 존재로 여겨왔는데 싸우고 싶다면 전쟁을 해주마"란 말을 한다. 그리고는 내놓을 향수를 못찾을 줄 아냐며 리처드의 향수 병들 중 하나를 집어올려 "이전부터 잠재력이 있었던 건데 넌 못 알아봤어"는 말과 함께 '약간의 처리' 를 한다.

직후 헬런은 사장실 원탁에 앉아있던 올리버와 드보아에게 '인더지'[22]를 소개하며 냄새를 맡게 했다. 무언의 긴장감이 흐르던 중 드보아는 헬런이 가미한 무언가를 눈치채지 못한 채 리처드의 향수 같다는 평가를 내렸고, 이에 헬런은 자신의 왼발을 그의 사타구니에 밀어넣어 수갑 열쇠를 집어 올렸을 감도로 자극해 좋은 평가를 유도했다. 뒤이어 올리버도 미심쩍다는 표정을 짓자 거기에도 오른발을 넣어 더블 플레이로 여론을 좋게 만든 뒤 누가 마케팅 부서로 가야 하냐며 두 노예(?)들을 대결시켰고, 결국 직급에서 밀린 드보아가 두고보자는 미소를 지으며 나간다.

직후 승자(?)가 된 올리버는 자신을 고혹적으로 바라보는 헬런을 천재라 부르고는 그녀의 발에 입맞추다 끌어올려 안은 뒤 '우리 집까지는 15분'이라며 어제의 거래를 재개하자며 부추겼고, 그녀 역시 이를 확실히 하기 전 왼손의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러던 중 그의 아내가 난입해 불륜 장면을 들키고야 마는데, 그의 아내는 익숙한 듯 담담히 바라보다가 장모님과 저녁 약속이 있다며 그를 먼저 내보낸 뒤 헬런을 향해 "우쭐대지 마요, 난 저 이를 개처럼 살펴줘야 하니까"라며 선을 그으며 나갔다. 이에 헬런도 그러시겠다며 빈정투로 말하며 사장실 밖으로 나간 뒤, 리처드의 책상과 컴퓨터에서 분자식과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지우거나 챙겨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아침 자신의 2층 침실에서 거꾸로 자다 깨어난 리처드는 자신의 머리맡에서 리처드라는 포스트 잇이 붙은 VHS 테이프를 발견했고, 뒤이어 자신의 베이비 돌 차림에 또 멋대로 쏘다녔다며 좌절한다. 직후 테이프를 넣어 재생시키자 TV에선 그와는 완전히 딴판인 헬런이 노란색 옷에 금빛 장신구들로 화려하게 치장한 모습으로 양 팔을 벌려 놀라운 광경이지 않냐며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이 나왔고, 이에 리처드는 완벽한 신진대사 변화라며 놀란다. 그러나 잠시 뒤 헬런은 불행하게도 넌 분자식을 잃을 거라며 증조부의 연구 자료에 불을 붙였고, 리처드가 경악하는 사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자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났음을 알리며 자신이 완벽하게 장악하는 건 시간문제[23]이니 내 뒤에서 멋대로 일정 잡지 말라는 상관으로서의 경고 후 네 관능적인 향수도 '인더지'로 개명했음을 통보하고 영상을 종료해 버렸다. 직후 리처드는 침통한 표정으로 완벽한 변형임을 인정하다 자신도 모르게 "난 천재야, 천재! 무슨 소릴 하는거야, 곧 죽을 천잰대'"를 외치고 침대 밖으로 뛰쳐나갔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리처드는 그녀가 삭제하지 않고 남겨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지금은 체감되지 않지만 그녀의 시간이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24]하고 자신은 계속 줄어들다 영원히 헬런의 일부로 사라짐을 깨닫고 절망한다. 이러던 중 오늘 일정을 상기한 리처드는 부리나케 회사 회의실로 달려가 헬런과 그 조수인 리처드를 기다리던 투자자와 임원들을 향해 저 향수는 내가 만든 것임을 주장한다. 하지만 운터벨트 여사는 (또 저 남자가 만든 거냐며) 떠날 채비를 하고, 이에 기겁한 올리버는 휘하 임원들에게 내가 부를 때까지 가둬놓으라는 명령을 내려 리처드를 회의실 밖으로 내쫓은 뒤 운터벨트 여사에게 제발 부디 향수를 맡아줄 것을 중용한다. 이에 운터벨트 여사는 자신이 데리고 있던 푸들에게 먼저 맡게 한 뒤 자신도 직접 맡아보고는 아주 마음에 쏙 든다며 이참에 시판 준비를 위한 마케팅 회의도 열자며 올리버와 악수를 한다.

그 후 리처드의 집에선 리처드가 헬런으로 변이되고, 때마침 그의 집을 다시 찾은 사라는 현관문을 열려다 안에서 리처드와 헬런의 신음소리가 연이어 들려오자 경악한다.

7. 난 민츠와 드보아랑 관계했다

그 후 어제처럼 차려입고 출근한 헬런은 회의실에서 자신의 향수를 설명한 뒤 퇴근을 위해 1층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이 때 드보아가 다가와 조만간 요직을 차지하게 될텐데, 기록이 전혀 없다면서 트집을 잡는다. 이에 헬런은 퇴근 시간에 굳이 이 말을 꺼낸 를 간파하고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따 집으로 찾아가겠다며 약속을 하고는 리처드의 집에서 자신의 경고를 무시하는 집주인(...)을 향한 추가 영상을 녹화한 뒤 드보아의 집으로 들어가 결국 성매매를 하고야 만다.[25]

다음 날 들키지 않고 어찌어찌 집으로 돌아온 리처드는 헬런의 테잎을 발견하고 그걸 재생시는데, "경고를 했는데도 듣지 않았어. 드보아가 활짝 웃더라도 놀라지 말고, 날 화나게 하지 마, 난 네 최대의 적이니까" 라는 공허한 말 뿐. 이미 처녀 아니 청년막이 털려 빡친 리처드는 소파 위에 놓여진 종이를 내던진 뒤 어차피 그녀의 일부로 사라질 거 망신이나 주겠다며 DNA 전이시간을 계산, 회사 사람들을 그녀의 사무실[26]에 초청한다. 그 후 속옷 차림으로 사무실에 들어온 리처드는 자신의 속옷을 세단기에 넣고는 '난 민츠와 드보아랑 관계했다'란 문구와 이런저런 단어들을 몸 곳곳에 적고 모처럼의 쾌감 속에서 변이를 기다렸으나 그의 바램과는 달리 몸은 아무리 자극해도 변이의 조짐조차 없었다. 직후 망했음을 직감한 리처드는 벽 장식물로 음부를 가렸으나, 때마침 민츠와 운터벨트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문을 열면서 공개적 망신만 당했다.

이후 언제인지도 모를 저녁, 리처드 집의 자동 응답기에선 민츠의 인더지 시판회를 오늘 밤 할거니 헬런과 참석할 것을 10번째로 알리는[27] 내용과, 피트의 '헬런이 그 작은 손가락으로 민츠를 길들여서 되는 일이 없지만 총도 있고 그녀의 실체를 폭로할 방법도 있으니 밤 10시에 회사 주차장에서 만나자'는 내용이 연이어 재생되었고, 이에 헬런은 옷을 갈아입고 약속시간보다 먼저 주차장에 와서 자신의 차[28]에 고전압 전선을 한쪽만 접지해 둔 뒤 피트가 오기를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예상대로 피트는 별 경계심 없이 다가와 차체에 손을 얹고 시선을 슴가 쪽으로 향한 채 다정하게(?) 차체 어디가 고장났는지를 물으며 대화를 시도하는데,[29] 헬런이 슬그머니 점프선을 접지시키자 피트는 영문도 모른 채 감전되어 닭소리를 내며 경련했고,[30] 그가 충분히 익은걸 확인한 헬런은 점프선을 떼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는 탈진된 그의 모습에 "피트, 너 완전 번아웃됐네"란 평을 남겼다.

8. 헬런 하이드... 네 염색체는 내 거야

그 뒤 헬런은 향수 시판회에 걸맞게 치장하지만 거기에 가기도 전에 리처드로 환원되었고, 직후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직감한 리처드는 헬런 때의 치장 그대로 (래리의 아파트에 머물던) 사라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헬런과 붕가했던 것도 모자라 여장하고 자신을 찾아 온 리처드를 극혐하고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래리까지 미스 칭호를 붙여가며 조롱하자, 화가 난 리처드는 래리의 코를 가격해 쓰러트린다. 그 뒤 리처드는 스스로를 헬런이라 칭하며, 자신의 어두운 면인 그녀가 (자신을) 완전히 취하기 전에 막아야 한다며, 역복제 유전자[31]를 언급하며 처절하게 호소한다. 하지만 이미 질릴대로 질리다 못해 결국엔 미쳐 휭설수설하는 그의 말을 사라는 한사코 듣기를 거부했고, 그렇게 리처드는 경비들에 이끌려 밖으로 쫓겨났다.

집으로 돌아온 리처드는 주방에서 헬런 때의 화장을 지우다 "이제야 증조부의 마음을 알게 됐다" 면서 식칼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피부가 갈라지는 극심한 고통에 리처드는 칼을 떨어트리고 뒤편의 키친타월로 손목을 감싼 뒤 되는 게 없다면서 자괴감에 빠진다. 이러던 중 텔레비전 위에 올려진[32] 샤프전자 캠코더를 발견한 리처드는 그것이 한 때 변신 장면을 찍기 위해 쓰였었고, 회사 연구실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 역시 (첫 변이 당시의) 그걸 담고 있음을 연이어 상기하고는 이럴 때가 아니라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그리고는 내면 속 헬런에게 "헬런 하이드... 네 염색체는 내 거야, 이제 돌려받겠어" 를 말한 뒤 회사 보안실을 따고 들어가 그 시기의 테잎을 확보한다. 그리고는 다시 래리의 아파트로 찾아가 장발의 자신이 헬런의 얼굴로 바뀌는 장면[33]을 사라에게 보여줌으로서 그동안의 오해를 푸는데 성공한다.

이후 둘은 집안 잡동사니들을 뒤져 (헬런이 미처 발견하고 지우지 못했던) 백업 디스크[34]를 발견했고, 이를 토대로 머잖아 되돌아올 헬런 상태를 테스토스테론과 역복제로 상쇄시킬 혈청을 제조하기 시작한다. 직후 사라는 "그녀가 당신이라면 직접 먹으면 되잖아" 라며 의문을 표했고, 이에 리처드는 "내 일면인 헬런은 (나와는) 전혀 다른 염색체 고리를 갖고 있으며, (활성화 됐을 때) 직접 끊어야 해" 라며 이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사라는 "이게 잘못되면, 그러니까 당신 대신 그녀가 둘이 되면 어쩔거야"[35]며 우려했고, 이에 리처드는 날 믿으라며, 그보단 그녀에게 테스토스테론을 다 주입하면 미스터 아메리카[36]로 될지 궁금하다며 이를 일축했다.

그 후 자신을 결박하는 사라에게 변이 후 45분이 경과되면 DNA 오류(헬런의 상태)가 고정되어 혈청이 듣지 않으며 그녀는 위험하니 만지지도, 말을 섞지도 말라는 당부를 준다. 이에 사라는 그녀가 약혼했다면 어쩌나며 비꼬고, 사라의 의중을 파악한 리처드는 짧게나마 키스를 하면서 다음에는 이렇게 결박된 상태에서 하는 것도 좋겠다며 농담을 던지지만 이게 자극이 됐는지 그는 또다시 헬런에게 침식당했다.[37]

9. 쇼타임

직후 스스로를 자각한 헬런은 또다시 수갑이 채워진 걸 깨달았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사라를 발견하고 "정말 멍청한 계집이로군, 불쌍한 네 남자친구가 도와달라고 했냐" 는 독설을 날리지만, 사라는 리처드의 당부대로 그 독설들을 한귀로 흘려들으며 약을 마시거나 주사당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할 것을 강요했다. 이에 헬런은 분노에 몸부림치다 '이봐' 라며 하지 말 것을 얘기하려 했으나[38] 사라는 주사가 좋겠다며 그녀의 허벅지에 혈청을 주사하려 한다. 이에 헬런은 순간적으로 몸을 최대한 낮춘 뒤, 주사가 꽂히자마자 솟구치듯 몸부림쳐 뒤로 떠밀쳐진 사라가 뒤편의 알코올 램프를 떨어트리게 만든다.

이후 불길이 겉잡을 수 없이 치솟자 공황상태에 빠진 사라는 멍청하게 서서 리처드로 돌아오라며 보채는데, 사라의 판단력이 마비됐음을 직감한 헬런은 이 틈을 타 "사라!"를 고함치듯 부른 뒤, "내가 죽으면 리처드도 죽어" 라며 그녀를 동요시켜 자신의 결박을 풀어주게 만든다. 그렇게 풀려난 헬런은 일말의 주저함 없이 사라에게 주먹을 날려 바닥에 때려눕힌 뒤 밖으로 뛰쳐나갔고, 몸을 일으킨 사라도 나머지를 마저 주사해야 한다며 그녀를 뒤쫓는다.

한편 헬런은 아파트 문 앞에서 자신에게 작업을 걸려는 래리를 만났는데, 순간 분노가 치밀어 그의 코를 가격해[39] 바닥에 쓰러트린 뒤 차로변에 주차된 자신의 차에 올라타 신속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때마침 밖으로 나온 사라도 이를 목격하고 래리의 사과를 듣는 둥 마는 둥 택시를 잡아타고 그녀의 차를 뒤쫓았다.

그 후 자정을 넘어 식장 앞 차로변에 차를 세운 헬런은 (방금 전의 봉변으로부터 빠져나와 늦게나마 도착했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급히 식장으로 들어서는데,[40] 때마침 밖으로 나가려던 어떤 여성[41]과 부딪친다. 직후 헬런은 그녀의 옷과 장신구, 가방을 빤히 바라보다가 멋진 옷이라는 평을 내렸고, 잠시 뒤 그녀의 옷차림 그대로[42] 식장 안에 들어선 뒤 흘러내린 어께 끈을 도로 올리며 관중 속으로 들어간다.

이후 헬런은 식장 한켠에서 여성 참가자와 대화하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피트가 도중에 끼어들어 거친 게 좋냐며 도발하자, 통찰력 있다며 이를 맞받아쳤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의 입가엔 콧수염이 자라났고, 이를 본 피트는 입가를 가리키며 왁싱으로 제모하라며 놀린다. 이에 헬런은 의심의 눈초리로 피트를 바라보다 무심히 꺼내 본 파우더 거울로 그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황급히 파우더로 감추려 안간힘을 쓰고, 피트는 그 옆에서 아교풀을 추천하며 신나했다. 하지만 그 수염들이 얼마 안가 도로 흡수되자 헬런은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급 난감해진 그의 안면에 박치기를 날린 뒤 불안한 마음에 자리를 피했고, 때마침 식장에 들어선 사라도 입가를 가리는 헬런을 발견하고 옆에 있던 스카프를 둘러 위장한다.

잠시 뒤 사회를 맡은 운터벨트 여사는 인더지의 개발자라며 헬런을 지목했고, 이에 헬런은 입가를 가리며 수차례 거부하다 자신을 '대단한 여성'으로 추켜세우는 운터벨트 여사와 주변의 권유로 마지 못해 무대 위로 향했다. 그런데 그녀가 무대 위 연설대에 서자마자 갑자기 오른쪽 젖가슴이 수축되었고, 급히 오른손으로 이를 가린 헬런은 경직된 표정으로 말을 더듬으며[43] 운터벨트 여사에게 발표를 양보했다. 그러나 여사는 당신이 오늘 밤 주인공이니 직접 하라며 도로 떠넘겼고, 불행 중 다행으로 수축됐던 가슴도 도로 부풀자 어줍잖게 미소를 지은 헬런은 여러분께 인더지를 소개한다는 말을 함과 동시에 다시 한번 자신의 가슴을 바라본다.

이후 영상 상영을 위해 식장 전체가 어두워졌고, 이 틈을 타 사라는 연설대 밑으로 숨어든다. 한편 헬런은 사라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향수 영상에 몰입했고, 이러던 중 뒤에서 올리버가 갑자기 나타나 이혼 소식을 알려오자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는 '아내가 운이 좋았다며,[44] 다음에 보자'며 그를 돌려보내지만 이 빈틈을 노리고 연설대 밑에서 튀어나온 사라를 알아보지 못하다 혈청을 모조리 주입당하게 된다.

영상이 끝나고 식장이 밝아지자 헬런은 관중 속에서 사라를 찾으려 했으나 그 어디에도 없었고, 이러던 중 운터벨트 여사로부터 제모크림 얘기를 듣고 자신의 턱에 손을 댔다가 까칠까칠한 감촉에 놀란 데 이어 남근까지 발기(...)된 채 튀어나오자 운터벨트 여사와 함께 경악한다. 자신의 매력적인 외모가 관중 앞에서 망가지고 있다는 좌절감과 그래도 방금 전처럼 원상 복구되리란 희망 속에서 발표는 어떻게든 마무리하려고 연설대에 다가가지만... 골격이 삐걱이는 고통에 사고가 마비되고 만다. 그리하여 '인더지를 만들었으나,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남자를 위해서가 아닌 여자를 위해 만들었다'는 정제되지 않은 본심을 말하다가 갑자기 리처드의 목소리로 '왜냐하면 나도 그 (여자) 중 하나'라고 말해 관중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몸조차 가눌 수 없을 정도의 격렬한 경련에 뒤로 휘청이다 벽에 기대 자신과 리처드로의 변이와 환원을 반복하다 결국 리처드의 모습으로 전신이 환원되었고,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경악한다. 그러니까 남자들은 여자를 멀리하고 자위행위를 하는 게 낫습니다.

10. 나로 돌아왔다, 나라고!

한편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리처드는 자신의 가슴과 고간을 대놓고 만지며 "(새 혈청이) 성공했어, 나로 돌아왔다, 나라고!" 라며 기뻐하나, "엄마 어딨어? 아니 아니, 그녀는 어딨어?"라는 운터벨트 여사의 추궁에 자신이 헬런임을 밝히면서 '우리 모두에겐 여성이 내제되어 있으며 향수를 개발하기 위해 그걸 끄집어 내야 했다' 며 그럴듯하게 설명하였다.[45] 그리고는 자신이 알던 리처드가 맞음을 확신하고 달려온 사라와 함께 식장을 빠져나가려 한다.

그런데 피트가 갑툭튀과정이나 이유가 어찌됐건 헬런 때 자신을 죽이려 했음을 따졌고, 이에 리처드도 마치 속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듯 "피트 넌 나한테 올라타려 했잖아"로 맞받아치는데, 일전에 헬런이 그랬듯, 그 역시 그녀의 염기를 반 숙주(?)로 삼은 혈청의 영향으로 그녀의 기억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피트가 물러나자 이번엔 올리버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조건으로 봉급 인상을 제시했고, 운터벨트 여사가 옆에서 동업과 전용 실험실 얘기를 꺼내자 올리버도 이에 호응해 전용 실험실도 줄테니 거기서 뭘 해도 좋다며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이에 리처드는 사라의 의견을 묻고 승낙과 동시에 일단 3주간 신혼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나... 갑자기 불편한 표정으로 몸을 뒤척였고, 이에 주변인들은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그런데 정작 리처드가 뒤척인 원인은 다름 아닌 끈팬티였고, 이를 꺼내 살피던 리처드는 헬런의 빌어먹을 끈팬티라며 들고 가다가 갑자기 운터벨트 여사 쪽으로 던졌고(…) 이를 여사의 푸들이 문다.

그 뒤 에필로그에 따르면 리처드와 사라는 결혼해 아이를 가졌으며, 아이가 남자든 여자든 상관하지 않지만 양성구유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성 정체성을 깨달은 민츠는 이혼 후 드보아와 동거 중이며, 피트는 여대에서 화학을 가르치기 위해 80%의 봉급삭감을 감수했다. 그리고 헬런에 대한 소식은 한달에 몇번 리처드의 심기가 정말 안 좋을때만 들려온다고 한다.[46]
[1] 여기엔 아래에 언급한 운터벨트 여사의 공이 크다.[2] 그 후 리처드는 숙부가 쪼잔하게도 어릴 적 자신이 사제폭탄으로 변기를 폭파시킨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라고 평했다.[3] 이 와중에 털북숭이 괴인이 의자에 앉아있는 사진을 발견하고 이건 뭐냐며 숙모에게 묻지만 숙모는 글래스고에 있던 증조부의 술친구일 거라며 둘러댔다(…).[4] 영화 개봉년도인 1995년.[5] 현재 일하는 곳.[6] 여담으로 이 때 실험실 CCTV와 녹화 장면이 깨알같이 지나가는데, 이후 리처드가 이 녹화본을 들고 사라를 찾아가 이 때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결국 설득에 성공하게 된다.[7] 영어명으로는 Prep room, 준비실이다.[8] 영화니까 적절한(?) 선까진 짤랐다. 또한 촬영 당시 배우의 나이가 서른 중반이라 마리 헬레네 피에레라는 대역을 썼다는 듯.[9] 참고로 신문에서 하이드의 이름을 찾고 여기에 뒷설정을 붙이는 클리셰는 지킬 박사와 시스터 하이드에서 먼저 쓰인 바 있다.[10] 프랑스어로 '또 만나요'[11] 이걸 비춰보면 그녀는 이미 자기 자신을 리처드의 기억을 가진 다른 존재로 여기는 듯 하다.[12] 이 때 노래 가사도 '이제 숙녀가 되었으니 새로운 날 봐주세요, 변화무쌍한 나, 항상 그대로이긴 싫어요'다. Jean McClain의 뮤직 비디오[13] 계속 보게 될 사이인데 처음부터 인연을 쌓기보단 리처드를 들먹이며 환심을 사는게 더 빠르다 여긴 것으로 보인다.[14] 정황상 2주 내에 회사를 가지겠다는 야심을 품었는데, 이대로 놔두면 계속 사라가 (방금 전처럼 리처드의 행방을 캐물으며) 방해하리란 계산 때문인 듯 하다.[15] 정확히는 하이드의 인격이 (처음으로) 완성.[16] 다만 헬런 때 사라와 했던 점심 얘기를 다음 날 리처드가 저녁 약속으로, 인더지를 소개할 때 올리버로부터 '천재' 소리를 들은 다음 날 아침에도 헬런으로의 완벽한 변신에 감탄하던 리처드가 갑자기 '난 천재야! 를 반복하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곧 죽을 천잰대' 하는 모습, 그리고 막판 리처드 때 받았던 어그로 앙금이 남았는지 황급히 아파트를 빠져나가던 헬런이 자신에게 작업을 걸려던 래리의 코를 한번 더 가격 근데 자세히 보면 빗맞혔는도 아파한다 한 걸 보면 인상적인 감정이나 기억 등은 무의식적으로 공유하는 듯 하다.[17] 에스트로겐 함량을 늘린 결과 여성화와 함께 기억을 잃었지만, 자신의 정신을 개선하고 또 다른 자아 헬렌 하이드의 차분한 성격도 유도해 집을 청소하고, 비서 옷을 사주고, 보고서를 개선하고, 약혼녀의 친구도 되어주었음.[18] 이를 독백하던 리처드는 나와 사라 사이에 끼어든 다른 여자가 나였음을 생각이나 했겠냐는 평을 남겼다.[19] 아마 불규칙한 리처드로의 환원 때문에 정시 근무를 지키기 힘들어서일지도.[20] 비록 미수라지만 어제의 성매매로 리처드의 회사 동료이자 선임 연구원인 피트의 자리를 낙하산으로 꿰찬 것.[21] 작중 시점은 토요일이다. 하지만 그 다음날에도 다 근무하는 걸 보면 전형적인 월화수목금금금 회사인 듯 하다. 그야 연구원이니까[22] Indulge. '빠져들다,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거나 충족시킨다'란 의미로, MBC 더빙에선 '탐닉'으로 표현했다.[23] 불안정한 유전자로 야기된 염색체 오류인 그녀 입장에선 분자식을 어줍잖게 개량해 복용했다간 리처드를 지금의 자신으로 유지하는 이 오류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여지가 있었다. 게다가 성매매를 하려다 큰 위기(?)를 겪고 왼손에 차게 된 손목시계 및 시뮬레이션으로 자신의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걸 깨닫고 현상 유지를 위해 선수쳐서 없애버린 듯 싶다.[24] 처음엔 5, 두번째는 7, 세번째는 18시간.[25] 거사 직후 따분하게 담배를 피는 헬런과 가슴이 립스틱 자국으로 도배된 채 넋이 나간 표정의 드보아가 묘한 누나믿지 구도를 이룬다.[26] 이전까지는 드보아 사무실이었는데, 직급이 올라감으로서 이전한 듯.[27] 그가 며칠 혹은 일주일 이상 출근도, 전화도 하지 않자 계속 보냈던 듯.[28] 초반 숙부의 유산을 상속받으려고 몰던 리처드의 차와는 다르며, 이후 헬런이 자연스럽게 올라타 식장으로 향한 걸 보면 빽이나 카드로 마련한 걸지도 모른다.[29] 다만 진짜 작정하고 살해하려 했다면 또 다시 이상한 수작 부리기 전에 적당한 시기에 쏴버렸겠지만, 이건 경계심조차도 없다.[30] 이때 전압의 강도를 증명(?)하고자 퓨즈와 라디에이터차례대로 터지는(…) 묘사가 나온다.[31] 아마 문제의 염기가 레트로바이러스처럼 자기복제와 진화를 거듭, 염색체의 일부로 완전히 고착되기 전 이와 반대 혹은 상쇄하는 걸 몸에 주입하려는 듯 싶다.[32] 그 정면에 의자가 있는 걸 보면 헬런이 촬영을 위해 올려놓았던 듯.[33] 다만 직후 리처드의 얼굴로 바로 환원됐기에 그동안의 행적들이 겹쳐진 환상일 수도 있다.[34] 정황상 두번째 변이 전 리처드가 복제해 처박아 둔 것으로 보인다.[35] 아마 그녀의 염기 끝이나 착상될 위치에 반대 성질의 하이드 염기를 덧붙여 서로를 상쇄 혹은 뒤엉키게 만들어 착상은 하되, 발현은 불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원리인 듯 하며, 사라는 상쇄가 아닌 중첩 작용으로 (그 혹은 그녀로부터) 또 다른 헬런이 생기는 가능성을 우려하는 듯 하다.[36] 아마 저작권 상 돌려 말한 듯.[37] 그런데 그녀의 시간이 늘면 늘수록 염색체가 안정되긴 커녕, 더더욱 불안정하게 심화되는지 서서히 하나씩 바뀌던 예전과 달리 그녀와 리처드로의 환원을 불안정하게 오가다 불안정이 정점에 다다를 무렵 순식간에 헬런의 형태로 재구축되었다.[38] 자신이 아는 한 모든 분자식 자료가 제거된 상황에서 리처드가 뭘 만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불안정한 상태를 크든 작든 더 불안정하게 만들어 자신을 자신이 아니게 만들 사약인 건 분명했기 때문.[39] 순간 다급해서 혹은 리처드 때의 무의식적 분노가 (주입된 테스토스테론으로 완화된) 남성적 공격성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40] 식장 시계가 자정을 넘겼음에도 간 걸 보면 아직까지 자신을 기다리는 참석자들 때문에 간 걸지도 모른다.[41] 작중에선 참석자로만 등장하나 삭제된 설정에 의하면 파파라치 역으로 인연이 있었다.[47][42] 강탈했다면 찢기거나 그랬을텐데, 그런 게 없음을 보면 자신의 유명함(?)과 밖에 주차된 차를 대가로 거래를 한 듯 싶다.[43] 것도 그럴것이 리처드였을 때 우람했던 사지와 복부의 이런저런 단백질이나 지방 등이 머리카락과 여기로 한데 모이는데, (올리버를 유혹할 때도 그랬듯) 이게 수축된다는 건 곧 리처드로의 환원을 본격적으로 의미하기 때문.[44] 만약 이혼을 안했다면 회사와 함께 갈 곳을 얻으려던 헬런에게 황산이나 감전 이상의 험한 꼴을 당했을지도.[45] 그런데 이 와중에 운터벨트 여사가 못내 아쉬운지 리처드의 치마자락을 뒤에서 들추자 리처드는 기겁을 한다.[46] 정황상 리처드의 일부로 불완전하게 비활성된 상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