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4-23 14:43:59

소설의 구성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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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발전과정3. 5막 구조
3.1. 도입(導入, Prologue)3.2. 발단(發端, Exposition)3.3. 전개(展開, Complication/Development/Rising action)3.4. 위기(危機, Crisis/Climax)3.5. 절정(絕頂, Climax/Falling Action)3.6. 결말(結末, Conclusion/Resolution/Denouement)
4. 영미권과의 비교5. 플롯의 연결 방식6. 글쓰기 조언

1. 개요

근대 이후의 소설진행방법 중에서 사건을 연결하고 구성하는 작법론.

2. 발전과정

소설의 구성 단계는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나누어 사건의 흐름과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서사적 틀이다. 이 단계들은 독자가 이야기의 진행, 갈등, 그리고 해결 과정을 명확히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장 고전적인 서사 구조는 3막 구조(발단, 전개, 결말)로,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기원하여 현대까지 이어져 온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구조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이야기의 복잡성과 갈등 요소가 심화되면서, 3막 구조는 발전을 거쳐 새로운 단계인 위기와 절정을 추가로 포함하며 5막 구조로 확장되었다. 이는 특히 이야기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반전과 극적 재미를 강화하기 위한 변화였다.

5막 구조는 고대 로마의 극작술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통해 체계적이고 널리 정착된 서사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구조는 3막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이야기를 세분화하여 더욱 세밀하고 극적인 서사 진행을 가능하게 한다.

각각의 단계는 사건과 갈등을 전개하고 고조시키며, 절정을 거쳐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고 감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 문학계에서는 20세기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 문학과 극작술이 도입되면서 5막 구조가 창작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초기에는 서구의 구조를 그대로 차용한 작품이 많았으나, 점차 한국 전통 서사 구조인 판소리나 고전소설의 기-승-전-결 방식과 결합되며 독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현대 한국 문학은 개별 작가들의 독창성과 장르적 특수성을 반영한 다양한 변용된 서사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5막 구조는 소설, 드라마, 영화 등 국내 창작계에서 주요한 서사 틀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서구적 서사 방식과 한국 고유의 정서와 문화적 맥락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이 꾸준히 창작되고 있다.

3. 5막 구조

구조 핵심 5막 구조
발단 사건의 암시 인물과 배경을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전개 사건의 발생 사건이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복잡하게 얽히며 갈등이 발전한다.
위기 사건의 반전 사건의 반전으로 새로운 사태가 발생하고, 갈등이 한층 심화된다.
절정 사건의 전환 사건의 전환점으로 해결책이 나타나고,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다.
결말 사건의 결과 이야기의 마무리로, 모든 갈등이 해소된다.

3.1. 도입(導入, Prologue)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독자에게 강렬하거나 인상적인 장면을 제시하는 제0 단계다. 가령 스릴러 작품에서는 누군가가 살해당하는 장면이 등장하거나,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제1편에서는 마법사들이 몰살당하는 장면이 도입부로 등장한다. 이렇게 도입 단계에서는 이야기 전체의 분위기를 암시하거나 중요한 사건의 단적인 면을 미리 보여주는 방식이 많다. 또한,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 중 한 대목을 미리 제시하는 기법(예: 회상, 예시적 서술)이나, 주인공독백, 처럼 상징적이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요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도입 단계는 필수적인 단계는 아니다. 작가의 기호와 서사적 의도에 따라 이야기의 발단 단계 전에 선행적으로 삽입되며, 생략되는 경우도 많다. 프롤로그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발단과는 구별되며, 주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거나 이야기 전체의 방향성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보조적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5막 구조라는 서사 체계에서 도입 단계는 공식적인 일부로 간주되지 않는다. 5막 구조는 고전 극작술에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구조로 정립된 것으로, 여기에서 도입 단계는 포함되지 않고, 작가의 선택에 따라 추가되는 별개의 구성 요소에 불과하다.

3.2. 발단(發端, Exposition)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인물과 배경, 사건의 실마리 등을 소개하는 단계다. 발단 단계에서는 초목표를 가진 주인공에게 주요 대립자가 나타나 주인공의 초목표를 방해하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주요 대립자는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간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작가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 보통 이야기의 반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때론 이야기의 노골적인 반전을 위해 되려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1. 인물 소개
이야기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이다. 그 중 주인공은 반드시 초목표를 지닌다. 초목표(Super-Task)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 서사의 방향성을 결정짓는다. 발단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 초목표는 이후 전개 단계에서 주인공이 멈추지 않고 행동하는 동기가 되며 독자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가 제안한 초목표의 개념은 연극뿐 아니라 서사 구조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초목표는 단순히 행동의 이유가 아니라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이를 통해 독자는 주인공이 어떤 여정을 걸어갈지 예상하고 몰입하게 된다. 등장 인물에는 총 세 가지 유형이 있다.
  • 주동 인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주인공과 그의 파트너다.
    • 주인공: 이야기의 가장 중심이 된다. 보통 한 이야기에서는 반드시 한 명의 주인공만 있다. 주인공은 어떠한 스킬을 지닌 경우가 많다. 추리 장르라면 추리 능력을, 스릴러나 액션 장르라면 일반인 보다 우월한 전투 능력을, 소방관이라면 재난 대체 기술 등을 지녔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킬의 설정은 매우 중요한대, 독자가 이야기에서 은연중에 기대하는 '주인공이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상상을 충족시켜줄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 반동 인물: 주인공에 대적하는 주요 방해꾼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물'만이 아니라 환경, 사회, 이념, 동물 등 주인공을 대적할 수 있는 요소는 다양하기에 이 문단에서는 반동 인물을 '대립자'라고 서술한다.
  • 주변 인물: 엑스트라를 의미한다.

2. 배경 소개
이야기의 시간적, 공간적, 장르적 배경은 발단 단계에서 독자에게 소개된다. 배경은 이야기의 분위기와 톤을 설정하며 이후 서사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간적 배경은 이야기의 시대적 맥락이나 구체적인 시간을 의미하며, 과거(조선 시대), 현재(현대 사회), 미래(디스토피아적 미래) 등으로 나뉜다. 공간적 배경은 사건이 벌어지는 물리적 무대로서 이야기의 환경적 맥락과 분위기를 조성한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호그와트는 독특한 색채를 부여하는 공간적 배경이다. 장르적 배경은 판타지나 SF처럼 특정 장르의 규칙과 개연성을 제시하여 독자가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사건의 실마리와 사건에 대한 용어 소개
앞으로 어떤 사건이 이야기에서 발생할지 예측하게 도와주는 서사적 암시를 의미한다. 주로 주인공의 직업과 중심 문제의 발생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그려진다.

사실 여기서 '사건'에 대한 용어가 조금 헛갈리게 작용하는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다섯 가지 단계는 서구권의 플롯 구조 이론을 수입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용어가 곤란하게 해석되었다.

서구권의 '원래'의 플롯 구조에서는 '발단(Exposition/Set up) 단계'에서 'Inciting incident'가 제시되고, 이를 바탕으로 '전개(Rising action/Complication/Development) 단계'에서 여러 'Event'가 벌어진다. 이때 'Inciting incident'는 뉴스의 '사건사고'와 같은 '사건'으로도 해석이 가능하고, 'Event' 또한 '사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막상 들여올 때 다른 용어를 차용해서 둘 사이에 차이를 둔 게 아니라, 'Inciting incident'는 그저 '사건의 실마리'라고 하고, 'Event'는 사건이라고 정했다. 그래서 현재에 이르러 국내의 일부 작법서에서는 "발단 단계(혹은 초기 단계)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전개 단계에서는 발단 단계의 사건이 발전해서 수많은 사건으로 번진다."라고 혼용해서 잘못되게 일컫기도 한다.

하지만 'Inciting incident'와 'Event'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정작 이 둘에 대해 제대로 알아두지 않고 그저 '사건'이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리는,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에게, 이를 테면 문학 강사라든가, 사건에 대해 물어보면 애매하게 대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소한 영어로 해외 플롯 구조에 대한 논문을 검색 한번 해보면 되는 걸 안 해서 본인들도 잘 모르기 때문. 만약 둘이 같은 개념이라면 'Inciting incident'와 'Event'로 용어가 다를 리도 없고, 만약 추리 소설을 쓰겠다고 발단 단계에서 살인 범죄[1]라도 일으키면, 전개 단계에서 무조건 대학살극 같은 참사가 일어나는 것 외엔 다른 구성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발전된 살인이 학살극이나 무지성 연쇄살인 밖에 더 있겠는가. 그럼 추리나 스릴러가 아니라 그냥 잔학 고어물 밖에 되지 않는다.

'Event'에 대해서는 아래 '전개 단계'에서 상세하게 다룰 테지만, 서사상 일어나는 변화의 지점이다. 이 변화는 갈등으로부터 표출된 등장인물의 행동으로 일어난다. 즉, 상황을 바꿀 만큼 결정적인 행동들이 갈등에 의거해 일어나면, 이를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Inciting incident'는 주인공에게 핵심이 되는 문제를 안겨주는 아주 중대한 '사고'가 일어난 상황이다. 뉴스의 사건사고 같은 '사건'으로도 해석해도 상관 없지만, Event와 헛갈릴 수도 있다.
  • 주인공의 직업: 이야기의 장르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주인공이 학자라면 사건마다 주인공은 대부분 '추리'로서 행동할 것이고, 주인공이 전투요원이라면 대부분의 전투로써 행동을 벌일 것이다.
  • 중심 문제의 발생: 발단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반드시 해결을 결심하게 만드는 어떤 심각한 사태가 발생한다. 이를 초기 갈등, 중심 갈등, 발단 사건(Inciting incident), 중대한 문제의 발생 등등 여러 호칭으로 부르며, 이야기의 첫 번째 변곡점으로써, 주인공이 앞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트리거 역할을 한다. 물론 반드시 '발생'시켜야만 하는 건 아니다. 소설 노인의 전쟁에서는 주인공이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죽은 아내를 그리워 하며 초목표를 다시 되새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소설 마션에서는 주인공이 이미 화성에 고립된 상황부터 보여준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때 작가는 독자에게 직접 보이지는 않더라도 '주요 대립자'를 분명하게 설계하고 있어야 한다. 메인 대립자가 발단 단계에서 주인공에게 중심 문제를 발생시키면, 전개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중심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주로 메인 대립자와 부딪히며 갈등을 빚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스토리의 집필이 전개 단계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발단 단계에서부터 메인 대립자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아서일 확률이 크다. 보통 발단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중심 문제를 일으키면서 반동 인물이 등장하거나, 반대로 주인공에게 반동 인물이 등장하며 중심 문제를 일으킨다. 주인공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점차 위기에 빠지며 깨달음과 반성을 하는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중심 문제를 일으켜서 반동 인물이 등장한다. 참고로 이때 '위기'란 대립자가 방해한다는 위기적 상황일 뿐이지, 플롯의 위기 단계를 일컫는 게 아니다. 반대로 주인공이 영웅이 되거나 남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에게 반동 인물이 나타나 중심 문제를 일으킨다.

4. 윤곽 그리기
발단 단계가 주동 인물들과 배경을 소개하는 단계라고, 일부 초보 작가들은 너무 열심히 발단 단계에 공을 들이는데, 사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발단 단계는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 즉 윤곽을 그려 독자에게 어떤 문제와 세계관인지 기반만 다져주는 단계다. 그래서 발단 단계를 통해 '따로' 이야기의 정보를 '소개'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구체적이고, 깊고, 자세한 소개는 전개 단계부터 진행된다. 이때의 소개는 발단 단계에서처럼 따로 장면을 내서 정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벌이고 겪으면서 그 이유를 표출하거나 상황을 감상할 때 곁들여서 나타나게 된다.

즉 발단 단계가 독자들에게 세계에 대한 설명을 흥미롭게 윤곽을 그려내는 단계라면, 전개 단계는 독자들에게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박진감 넘치는 갈등을 흥미롭게 그려내는 단계다.

3.3. 전개(展開, Complication/Development/Rising action)

사건(Event)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단계로, 여러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복잡하게 얽히고 갈등이 점점 더 치솟는다.

전개 단계에서 사건이란 주인공이 갈등을 빚는 상황이다. 하나의 사건은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벌이지만, 그 결과로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다."는 보편적인 패턴으로 구성된다.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해당 문서를 참고.


1. 사건의 스토리 아웃라인
발단 단계에서 일어난 중심 문제를 필두로, 전개 단계에서 주인공은 여러 사건을 통해 점차 깊은 갈등을 빚는다.

기본적인 도식(구조화)은 다음과 같다.
  • 발단: 인물, 배경을 소개한다. 주요 대립자가 주인공에게 '중대한 문제(중심 문제)'를 일으킨다.
  • 전개: (사건1) 주인공은 중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벌이지만, 난관 A에 부딪힌다. → (사건2) 그래서 주인공은 새로운 문제(난관 A)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필요한 행동을 벌이지만, 이번엔 난관 B에 봉착한다. → (사건3) 그래서 주인공은 또 다른 문제(난관 B)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필요한 행동을 벌이지만, 난관 C를 맞닥트린다. → ...(점진적 반복).

이번엔 내용을 확인하기 쉬운 영화로 실제 적용이 어떻게 되는지 파악해 보자. 다음은 영화 인셉션의 초반 줄거리다.
  • 발단: (중심 문제) 공유몽 기술로 사기를 치고 다니던 주인공 코브는 사이토에게 인셉션 임무를 강요받는다.
  • 전개: (사건1) 코브는 장인을 찾아가 인셉션을 위해 도와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하고 대신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아리아드네를 추천한다.[2] → (사건2) 코브는 아리아드네를 만나 꿈에 대해 가르치고 훈련하는데, 아리아드네는 무의식 존재인 맬에게 칼침을 맞더니 화가 나서 팀에서 이탈한다. → (사건3) 코브는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 다른 동료들을 영입하는데, 경찰이 나타나 쫓긴다. → (사건4) 코브는 경찰로부터 도시를 누비며 도망치다가 겨우 탈출하지만, 그 대가로 사이토(불청객)가 계획에 합류하게 된다. → (사건5) 코브는 이렇게 완성된 구성원들을 통해[3] 어떻게 인셉션을 할지 계획을 짜는데, 인셉션 목표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 (사건6) 그래서 서둘러 목표에 접근해 인셉션을 하는데, 목표물이 인셉션에 대비해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무의식들이 그들을 노린다. → ...(생략).

이렇게 전개 단계에서 주인공은 행동할 때마다 그 결과로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서, 자신의 목표(중심 문제 해결)를 위해 이(난관)를 해결하려고 다시 행동하며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히는 식으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진행된다.


2. 아웃라인의 예시
  • (중심 문제) 남자아이인 주인공은 아버지 몰래 발레를 배우고 싶어한다. → (사건 1) 주인공은 아버지 몰래 발레 학원에 등록하지 않고 수업을 훔쳐보며 따라 하지만, 결국 발레 선생에게 발각된다. 주인공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은 정식 수강료 대신 학원 허드렛일(심부름, 청소 등)을 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 (사건 2) 주인공은 조건을 받아들여 청소를 하며 열심히 발레를 배우지만, 결국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들키고 만다. 아버지는 격노하며 외출 금지령을 내린다. → (사건 3) 발레를 포기할 수 없는 주인공은 며칠 동안 아버지 몰래 집을 빠져나가 학원으로 향했지만, 또다시 결국 아버지에게 발각된다. 이번에는 형이 감시자로 붙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게 된다. → (사건 4) 외부 활동이 불가능해진 주인공은 발레 선생과 비밀 편지를 주고받으며 방 안에서 홀로 필사적으로 연습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 모습마저 아버지에게 발각되고, 아버지는 결국 아들에게 폭력으로써 손을 대고 만다. → ...(생략).
  • (중심 문제) 헬기가 화산 분화구에 추락한다. → (사건1) 주인공은 추락 현장 주변을 탐색하며 생존 물품을 찾고 구조 신호를 보내지만, 분화구에서 유독가스가 분출되어 아래쪽 공기가 오염된다. → (사건2) 주인공은 신선한 공기를 찾아 절벽 아래로 대피하지만, 화산 활동이 격해지며 뜨거운 열기가 올라온다. → (사건3) 주인공은 열기를 피해 더 높이 절벽을 오르는데,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가파른 수직 절벽 구간에 도달한다. → ...(생략).
  • (중심 문제) 외딴 오두막에서 파티를 벌이는데 살인자가 나타난다. → (사건1) 주인공이 친구들을 데리고 패닉룸으로 대피하고 상황을 살피는데, 정전이 되며 패닉룸이 열린다. → (사건2) 주인공은 친구들과 함께 전력을 복구하기 위해 지하실로 진입하는데, 살인마가 나타나 친구들을 살해한다. → (사건3) 주인공이 남은 친구들을 데리고 셔틀 버스를 타고 도망치지만, 도시로 통하는 다리가 폭발한다. → (사건4) 주인공은 살인자를 피해 숲에서 숨는데, 살인자에게 붙잡힌 친구가 주인공을 배신하고 주인공에게 전화를 걸어 시끄러운 알림을 울리게 한다. → (사건5) ...(생략).
  • (중심 문제) 이른 아침에 우유를 마시고, 출장에 나선다. 그런데 사실 상한 우유였다. 시골 도로에서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 (사건1) 주인공은 주유소를 발견하고 황급히 주차하는데, 주유소 화장실이 공사중이다. → (사건2) 그래서 주인공은 주유소 주인에게 물어 근처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차를 몰아 식당에 가는데, 식당은 음식을 주문해야지만 화장실을 이용하게 한다고 하며 지갑을 차에 두고 온 주인공을 거절한다. → (사건3) ...(생략).
  • (중심 문제) 어느 날 남편이 사라지고, 경찰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녀는 홀로 남편을 찾기로 한다. → (사건1) 주인공은 단서를 찾기 위해 남편의 서재를 뒤지는데, 수수께끼의 메모를 발견한다. → (사건2) 주인공은 메모에 나타난 인물을 찾아 그를 직접 대면하는데, 이 관련 인물이 되려 주인공을 위협하며 쫓아낸다. → (사건3) 주인공은 흥신소로 가서 관련 인물에게서 눈여겨 본 특징을 단서 삼아 누군지 뒷조사를 벌이는데, 흥신소는 위험한 조직이 있다며 그녀의 의뢰에서 발을 뗀다. → (사건4) 그래서 그녀는 다시 홀로...(생략).
  • (중심 문제) 재산 분배 문제 → (사건1) 주인공이 유언장을 위조하는데, 변호사가 나타나 유언장을 감별하기 위해 가져가 버린다. → (사건2) 주인공은 유언장의 위조를 들키기 전에 얼른 동생으로부터 재산을 갈취하는데, 검찰이 나타나 주인공을 체포한다. → (사건3) 주인공은 면회장에서 동생을 만나 회유하려는데, 동생은 절연을 선언한다. → ...(생략).
  • (중심 문제)악당이 보물을 훔친다. → (사건1) 주인공이 보물을 되찾기 위해 악당의 기지에 잠입하지만, 함정에 빠진다. → (사건2) 함정에서 가까스로 탈출하지만, 경보가 울린다. → (사건3) 주인공은 몰려오는 악당의 부하들을 모두 무찔렀지만, 악당이 고용한 용병들이 연이어 도착한다. → (사건4) 주인공은 용병들을 피해 환풍기에 숨어서 보물을 향해 이동하지만, 용병들이 그보다 더 빨리 보물을 회수해 이송을 시작한다. → ...(생략).
  • (중심 문제) 주인공이 진실을 알고 악당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 (사건1) 주인공이 적대 세력의 본거지를 습격하지만, 악당의 부하들이 공격한다. → (사건2) 주인공은 악당의 부하들을 일망타진하지만, 정작 잡아야 할 악당이 그 사이 도망간다. → (사건3) 주인공은 악당을 추격하기 위해 도로를 질주하는데, 경찰들이 나타나 가로막는다. → ...(생략).
  • (중심 문제) 왕위 계승 문제가 있다. → (사건1) 주인공이 세력을 위해 군대를 모집하는데, 거처에 암살자가 나타나고, 목숨은 부지했지만 큰 부상을 입는다. → (사건2) 주인공은 부상을 숨기고 형의 동태를 살피며 반격할 기회를 노리지만, 자신의 편을 들던 가신들이 형의 편에 선다. → ...(생략).
  • (중심 문제) 어촌 마을과 대기업 건설 사업자 간의 이권 문제가 있다. → (사건1) 대기업이 마을의 어장 일부를 매입해 리조트 건설 계획을 발표하지만, 생계를 위협받은 마을 주민들이 집단 시위를 벌이고, 시위의 하이라이트로 시위 대표자가 자살을 시도 → (사건2) 대기업이 시위를 못하도록 마을 이장에게 뒷거래를 하자, 다음날, 시위대 편에 서 있던 기자가 대기업과 이장 간의 뒷거래를 언론에 폭로하고, 화가 난 주민들이 공사 현장을 무단으로 점거 → (사건3) 대기업이 용병을 고용해서 공사 현장을 되찾지만, 지방 의회 청문회에 호출되며 공사가 다시 중단된다. → ...(생략).
  • (중심 문제) 소방관 주인공의 가족이 사는 아파트에 화재가 난다. → (사건1) 주인공이 화재 현장에 도착해서, 팀을 꾸리고 아파트에 진입하지만, 화재 연기와 열기로 천장이 갑자기 무너져 통로가 완전히 막혀 버린다. → (사건2) 주인공은 열기를 헤쳐 나가며 승강기 통로를 통해 이동하지만, 승강기 통로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 (사건3) 주인공은 구사일생으로 다른 복도로 빠져나와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만, 이번엔 바닥 자체가 부서진다. → ...(생략).


3. 풍부하게 집필하기
하나의 사건을 집필할 때, 짧으면 한 단락으로도 끝낼 수 있지만, 길면 못해도 서너 장은 나오기도 하고, 보통 두 세 페이지 이상 나오기도 한다. 하나의 사건을 이렇게 몇 페이지에 걸쳐서 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독자를 위해 작가는 아무 글이나 대충 집어 넣어서 어떻게든 내용 불리기를 하면 안 된다. 내용을 풍부하게 늘리되, 흥미롭고 재미 있고, 글의 '양'에 대한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가령 "주인공인 아버지가 아내 앞에서 아들을 총으로 쏘자, 아내가 남편(주인공)을 신고한다."라는 사건이 있다고 해보자. 작가의 의도에 따라 이는 그대로 한 문장, 혹은 한 단락, 혹은 길면 최소 두 세 페이지에 걸쳐서 나타낼 수도 있다. 이때 이 풍부함을 어떠한 타당성으로, 흥미롭고 재미 있게 채울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한 사건 내에서 벌어지는 감각적, 사실적 묘사다. 누군가의 구체적인 행동과 그로 인한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변화를 사실적으로 집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 그대로 '기본'이니까.

내용을 풍부하게 하려면 이런 감각적, 사실적 묘사 이상의 서술이 필요하다. 현재 주인공이 이 갈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심리를 써야 하고, 혹은 지금의 행동이나 목표에 대한 배경(과거나 이유)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그래서 앞서 발단 단계에서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윤곽만 집필하고, 전개 단계에서는 각각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집필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또한 그것만이 아니다. 가능하면 하나의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인물 간의 대화를 집어 넣는 것도 좋다. 만약 "그녀는 ~~를 위해 이동하지만, 곧이어 어떠한 난관에 봉착한다."라는 사건이 있다고 해보자. 이때 난관에 봉착하기 전에 단순히 이동하는 장면에서도 이동하면서 왜 그쪽으로 이동하는지, 그 장소에는 무엇이 있는지 배경을 서술하고, 현재의 심정을 서술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그것만이 아니라 여기에 다른 사람을 실질적 혹은 전화로 등장시켜 대화를 곁들이면 더욱 더 입체적인 장면이 된다. 이런 곁들임 대화 또한 기왕이면 현재의 상황이나 목적에 대해 의논하거나 말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때로는 사건 안에 숨겨진 서브 플롯으로써 주인공이 처리해야 하는 다른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3.4. 위기(危機, Crisis/Climax)

위기 단계는 이야기의 반전으로 새로운 사태가 발생하고, 갈등이 한층 심화되는 과정이다. 이 단계는 극적인 전환을 가져오며, 주인공의 상황을 또 다른 국면으로 이끈다. 이야기의 반전이란 지금까지 진행되오던 상황이 전혀 다른 국면으로 뒤집힌 흐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료라고 믿었던 파트너가 배신해서 주인공을 함정에 빠트리는 클리셰가 있다.

1. 새로운 사태
새로운 사태란 두 번째 중심 문제의 발생을 의미한다. 발단 단계의 중심 문제가 한층 새로운 면모로 발전했다고 이해해도 좋다. 전개 단계 내내 주인공이 사건을 벌였으니, 이제 온전히 중심 문제를 해결하는 줄 알았는데, 결국 해결에 실패시키는, 한층 더 강력한 중심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 이를 '사태'라고 한다. 그래서 주인공은 이 새로운 사태에도 맞서서 행동을 벌이지만, 전개 단계와 마찬가지로 결국 패배를 맛보며 단계가 마무리된다. 이는 절정 단계로 밀어 붙이는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한다.

2. 갈등의 심화
위기 단계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새로운 사태가 일어나서 → 주인공이 맞서지만, 사태를 저지른 대립자가 나서서 주인공을 난관에 부딪히게 한다. → 주인공이 다시 맞서지만, 사태를 저지른 대립자가 나서서 주인공을 또 난관에 부딪히게 한다. ...(반복)... → ...주인공은 마지막까지 난관에 부딪혀서 좌절하며, 동시에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 된다.

가령 마블 영화 어벤져스 1편을 보자. 전개 단계의 마지막으로 로키가 헐크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위기 단계에선 그로 인해 헐크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고, 수많은 어벤져스 멤버가 맞서 싸우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쓰러지고 만다.

3. 위기 단계의 특징
  • 새로운 국면: 이야기의 두 번째 중대한 문제인 새로운 사태가 나타난다.
  • 주인공의 더욱 심화된 갈등: 전개 단계가 여러 대립자를 거치며 여러 갈등을 벌이는 단계라면, 위기 단계는 주로 하나의 대립자(새로운 사태)에 집중하는 갈등을 벌인다.
  • 위기 단계의 마무리: 전개 단계와 마찬가지로 난관에 부딪히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이때 좌절하며 장면으로 끝난다. 하지만 절정 단계와의 연결성을 위해, 주인공이 해결의 실마리를 어렴풋이 발견하기도 한다.

3.5. 절정(絕頂, Climax/Falling Action)

절정 단계는 이야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클라이맥스로, 결말로 이어지는 분기점이다. 이 단계에서 주인공은 모든 갈등을 해소할 해결책을 깨달더니, 최후의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내 최후의 선택을 벌이고, 이를 실행한다.

1. 해결책
위기 단계의 마무리로 좌절한 주인공은 곧이어 절정 단계의 시작으로 진정한 대립자를 타파할 해결책을 깨달는다. 해결책은 보통 지금까지 겪는 사건, 사태, 갈등 등을 통해 형성된다. 해결책은 주인공에게 다시 일어설 원동력을 제공한다.

가령 마블 영화 어벤져스 1편을 보자. 위기 단계에서 로키의 이간질에 헐크는 난동을 부리고, 결국 모두 쓰러지는 장면으로 위기 단계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곧이어 절정 단계가 시작된다. 이제까지 화합하지 못했던 어벤져스 멤버들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다 함께 뉴욕으로 모인다. 힘을 합해야 승리한다는 해결책을 깨달고 이를 원동력 삼아 일어선(모인) 것이다.

영화 그래비티의 위기 단계에서 주인공은 탈출 포트를 통해 목숨을 부지했지만 연료가 없는 상황을 맞이하고 이를 극복할 수 없어 좌절한다. 하지만 곧이어 절정 단계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꿈을 통해 비상 연료를 쓸 수 있는 방법을 깨달는다. 해결책을 깨달은 것이다.

2. 최후의 사건
해결책을 통해 일어난 주인공은 온 힘을 짜내 대결을 벌인다. 진정한 대립자에 정면으로 맞붙는 것이다. 하지만 행동을 벌일 수록 주인공은 다시 궁지에 몰린다. 모든 수(해결책)가 다 떨어져 더 이상 대립자의 반격(방해)에 맞설 수 없는 것이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 1편의 절정 단계에서 뉴욕에 다시 모인 어벤져스 멤버들은 치타우리 군대에 맞서 싸우지만, 결국 포탈이 열리고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처지에 몰린다.

영화 그래비티에서는 주인공이 비상 연료를 점화시켜 지구에 진입하는 데 성공하지만, 물에 빠져 익사의 위험에 처한다.

3. 최후의 선택
패배에 몰린 주인공은 이제까지 경험한 모든 정보와 깨달음을 토대로, 지금까지의 일어난 모든 상황(사건, 사태, 갈등 등)을 아예 모두 해결할 최후의 선택을 한다. 그리고 이 최후의 선택을 구체적으로 실행한다. 즉 최후의 사건을 벌인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 1편의 절정 단계에서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포탈까지 열려서 동료들과 함께 궁지에 처한 아이언맨은 자신이 희생하기로 선택하고 핵 미사일을 조종해 함께 포탈로 들어간다. 그리고 핵 미사일을 우주에서 터트리며, 무사히 포탈을 통해 지구로 귀환하는 데에 성공한다.

영화 그래비티에서 주인공은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물 밖으로 나오는 데에 성공한다.

절정 단계 설계 시 유념할 점
1) 도식화
  • 절정 단계의 흐름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이 해결책을 극적으로 깨달는다. → 그래서 주인공은 이를 원동력 삼고 다시 일어나 대립자에게 모든 것을 건 반격(전투)을 벌인다. → 그러니 이 진정한 대립자도 주인공에게 맞서 온 힘을 다해 반격해서 주인공은 결국 대립자의 반격을 이기지 못하게 된다. 궁지에 몰린 것이다. → 하지만 곧이어 주인공은 최후의 선택을 결심한다. →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한다.

2) 감정적 고조
  • 절정 단계는 독자에게 가장 강렬한 감정을 전달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 예: 주인공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며 한계에 도달하는 모습

3) 주제와 일관성 유지
  • 주인공의 행동과 선택은 이야기의 주제와 부합해야 한다. 한 이야기는 선한 방식으로, 인간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는 이야기는 추악한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
  • 예: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주인공이 자신을 희생하거나 선한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 반대로 인간 본성을 비판하려면 주인공이 타인을 희생시키거나 비윤리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모든 문제, 즉 최후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타인을 희생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의 행동이 선하거나 악한 선택이 되더라도, 이는 이야기의 주제와 부합해야 한다.
  • 절충적 접근에서는: 주인공의 행동이 선과 악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이야기는 "과연 이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다.
  • 예: 희망적인 이야기라면 선한 행동으로 마무리되고, 어두운 이야기는 윤리적 딜레마를 남길 수 있다.

4) 개연성과 논리적 완결성:
  • 반드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논리적으로 도출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우연적이거나 갑작스러운 선택은 이야기를 설득력 없게 만들며, 흔히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 예: 주인공이 이전에 겪었던 사건이나 갈등에서 얻은 단서나 교훈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발견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3.6. 결말(結末, Conclusion/Resolution/Denouement)

결말은 이야기의 최종 결과로, 주인공이 절정 단계에서 실행한 최후의 선택에 의해 정말 모든 것(사태, 갈등)이 해결되는지를 보여주고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짓는 단계다. 또한 이 단계는 초목표 달성 여부와 함께, 이야기 전체를 마무리하며 독자에게 여운을 남기는 역할을 한다.

1. 결말의 역할
1) 갈등과 사태의 해소:
  • 결말은 이야기 속에서 제기된 사태(중심 문제들)와 모든 갈등이 해결되었는지를 보여준다.
  • 그리하여 주인공이 초목표를 달성했는지, 또는 실패했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2) 주인공의 운명 결정:
  • 주인공이 최후의 행동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가 결정된다.
  • 이는 단순히 중심 문제들의 해결만이 아니라, 주인공이 초목표를 달성했는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 변화는 어떠한지, 세계의 상태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
3) 독자의 납득:
  • 결말은 독자가 이야기의 결과를 납득할 수 있도록 논리적이고 개연성 있게 설계되어야 한다.
  • 주제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독자에게 감정적 여운을 남긴다.

2. 결말의 유형
결말은 갈등 해소와 주인공의 성취 여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뉜다
1) 해피 엔딩
  • 중심 문제와 모든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며, 주인공이 초목표를 달성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맞이한다.
  • 예: 사랑하는 사람과 재회하거나, 악당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는 이야기.
2) 배드 엔딩
  • 결국 중심 문제의 해결을 실패하고, 초목표도 달성하지 못한다.
  • 예: 대립자나 사태가 다시 일어나고, 결국 구하려던 세계가 멸망을 맞이한 경우.
3) 중과부적 엔딩
  • 주인공이 중심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초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실패한 경우다. 주변의 인간 관계가 망가지는 둥.
  • 예: 악당을 무찔렀지만, 연인이 주인공의 무서운 면모 때문에 떠난 경우,
4) 열린 결말
  • 이야기의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독자의 상상에 맡겨지는 형태.
  • 예: 주인공이 초목표를 달성했지만, 이에 따른 인간 관계에 대한 소식은 물론, 주인공의 삶조차 언급 없이 끝나는 경우.

3. 결말 설계 시 유념할 점
1) 논리적 완결성
  • 결말은 이야기 내에서 제기된 모든 떡밥과 사건을 논리적으로 회수해야 한다.
  • 애매한 부분이나 설명되지 않은 요소가 남아 있다면 독자는 불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 "결말이 주인공의 욕망과 관계가 있었는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애매한 부분은 없었나? 작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를 잘 표현했는가?
2) 주제와 메시지 전달:
  • 결말은 작품 전체에서 나타내고자 했던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
  • 예: 희망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라면 복잡한 딜레마를 남길 수 있다.
3) 사회적 영향 고려:
  • 인기 있는 작품일수록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므로, 결말에서 전달되는 메시지가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될지를 고려해야 한다.
  • 이는 작품 외적인 면에서 더욱 중요한데, 인기 있는 작품일수록 사회에 끼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악한 수단을 썼는데 행복해졌다'처럼 사회를 직접적으로 건드릴 만한 이야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 예: 영화 《시계 태엽 오렌지》나 《조커(2019)》처럼 모방범죄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라면 더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

4. 영미권과의 비교

한국의 플롯 단계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나뉘며, 이는 영미권의 Exposition, Inciting Incident, Rising Action, Climax, Falling Action, Conclusion과 유사하다. 각 단계는 다음과 같이 대응된다.
  • Exposition: 발단
  • Inciting Incident: 발단 사건
  • Rising Action: 전개
  • Climax: 절정
  • Falling Action: 전환
  • Conclusion: 결말

1. 단계별 비교
1) Exposition (발단 단계)
  • 한국과 영미권 모두 이야기의 시작으로, 인물과 배경을 소개하며 독자를 서사의 세계로 이끈다.
  • 한국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를 발단 단계에 포함하며, 이는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암시나 복선으로 처리한다.
2) Inciting Incident (발단 사건/중대한 문제/초기 갈등/중심 갈등)
  • 영미권에서는 Inciting Incident를 Exposition과 Rising Action을 연결하는 분기점으로 여기지만, 때론 Exposition의 가장 처음이나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는 발단 사건으로 여긴다.
3) Rising Action (전개 단계)
  • 한국과 영미권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본격적으로 사건을 벌이는 단계다.
  • 한국에서는 위기 단계를 별도로 설정하여 갈등이 고조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 영미권에서는 위기 단계를 Rising Action의 일부로 포함시키며 별도로 분리하지 않는다.
4) Climax (절정 단계)
  • 이야기에서 갈등이 극(좌절)에 달하며 주인공이 해결책을 얻는 단계다.
  • 한국과 영미권 모두 Climax에서 이야기가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하며 결말로 이어진다.
5) Falling Action (전환)
  • 영미권에서는 Climax 이후 결말로 향하는 해결의 과정을 Falling Action으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 한국에서는 절정 단계에 Falling Action을 포함한다.
6) Conclusion (결말)
  • 양쪽 모두 이야기의 마무리 단계로, 모든 갈등과 사태가 해결되었는지 보여주고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2. 3막 구조와의 차이
영미권의 3막 구조와 한국 플롯 구조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 1막 (Exposition + Inciting Incident)
    • 한국과 영미권에서는 1막에서 인물과 배경을 소개하고 사건의 실마리(Inciting Incident)를 통해 이야기를 설명한다.
  • 2막 (Rising Action + Climax)
    • 영미권에서는 2막이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전개 단계(Rising Action)와 최고조(Climax)를 포함한다.
    • 한국에서는 전개와 위기 단계를 통해 갈등을 점진적으로 심화킨다.
  • 3막 (Falling Action + Conclusion)
    • 영미권에서는 Climax 이후 Falling Action을 통해 Conclusion으로 향한다.
    • 한국에서는 절정 단계와 결말 단계를 포함한다.

5. 플롯의 연결 방식

플롯은 이야기의 전개를 이끄는 구조로, 주역이나 대립자가 바뀌거나 초목표와 갈등의 성격이 달라질 때 서로 다른 플롯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메인 플롯과 서브 플롯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배열하느냐에 따라 플롯의 종류가 달라진다.

플롯을 설계할 때는 캐릭터와 사건 간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러 서브플롯이 얽힌 복합구성에서는 캐릭터들의 행적과 관계 변화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하면 캐릭터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는 가상의 배우처럼 자신의 배역에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 역할에 만족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독자도 만족할 것이다.

1) 단일구성
한 가지 주제와 한 명의 주인공이 하나의 중심 갈등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단순하고 직선적인 서사다. 대립자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여러 사건을 벌일 수 있지만, 내용이 짧은 만큼 내적 갈등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 운수 좋은 날이 대표적이다.

2) 복합구성
주인공 외에도 여러 주연급 캐릭터가 각자의 초목표를 일으키기 위해 복잡한 갈등 관계를 형성하고, 그만큼 다양하게 여러 사건을 일으키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장편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며, 각 캐릭터의 서사가 얽히고설킨다.

예를 들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권선징악이라는 대주제를 공유하면서도 각 히어로가 독립된 이야기를 가진 솔로 무비와 팀업 무비로 구성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발단~결말의 5막 구조를 팀업 무비로 나누어 전개하며, 솔로 무비들은 각 히어로의 개별 서사를 구축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같은 복합구성은 권선징악이라는 대주제만 동일하고 각 편마다 다른 주역과 적의 갈등을 다루는 복합플롯이다. 케빈 파이기가 초를 잡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인피니티 사가를 구성하는 영화들은 많지만, 큰 틀에서 보면 어벤져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 해당하는 팀업 무비이고 나머지 영화는 주조역 히어로 개개인의 내러티브를 만드는 솔로 무비 형태다. 어벤져스(영화) 이전까지의 솔로 무비들을 통해 소개된 히어로들끼리 어벤져스라는 명칭 하에 동맹을 맺는 것이 발단이 되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해결하면서 히어로들의 팀워크가 공고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다가, 히어로들 간의 자중지란이 벌어지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발발하면서 위기를 맞이하고, 상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라는 절정[4]최악의 사태를 맞이한다는 점에서도 "절정"이라고 볼 수 있다.]-다시 말해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지만, 결국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여러 과정을 거쳐 굿 엔딩으로 결말을 내는 흐름.

그리고 인피니트 사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엔드게임은 이후 사가를 진행하기 위한 새로운 발단이 된다. 승리의 비결을 얻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났더니 그 시점의 로키가 탈주하면서 새로운 드라마의 발단으로 작용한다던가.]

3) 피카레스크식 구성
한 명의 주인공이 여러 에피소드에서 각각 다른 사건을 벌이거나 겪고, 다른 대립자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수사물이나 의학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되며, 각 에피소드마다 독립적인 사건과 갈등이 있다. 한국과 달리 서구권과 일본의 소설책은 여러 권의 시리즈로 큰 흐름만 이어지고 내적으로는 갈등이 시작되고 완결되는 구조다. 대표적으로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있다. 고전 대서사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으로,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강적과 대결하거나 새로운 시련을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액자식 구성 등의 방법으로 어떻게 나열하고 배열하느냐에 따라, 여기서 갈등(사건)이 달라지는 지점을 기준으로 서브플롯을 구분한다. 분량이 짧다면 하나의 에피소드로 소설의 전 영역을 커버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갈등 곡선이 단 하나의 봉우리(절정부)만을 그린다. 요즘 소설은 다중 에피소드 방식이 대세이므로 대부분의 경우 갈등 곡선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상승하는 산맥 모양을 그린다.

국내 드라마웹소설, 웹툰에서는 복합구성과 피카레스크를 융합시킨 변형 복합플롯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존 복합플롯에서 주역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느라 주인공과 다소 떨어져 있는 반면, 한국식 복합플롯에선 주인공이 다른 주역의 스토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전체 갈등을 이끌어 나간다.

4) 옴니버스식 구성
각 에피소드마다 주제와 주인공이 다르며, 세계관이나 배경만 공유하는 방식이다. 개그물이나 호러물에서 자주 사용되며, 에피소드 간 연결성이 약한 독립적인 이야기들로 이루어진다.

5) 액자식 구성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과거 이야기를 삽입하거나, 여러 에피소드를 중심 이야기의 발단~결말에 대응하도록 배열한다. 각 에피소드도 발단~결말 구조를 따르며 독립적으로 완결성을 가진다.

6. 글쓰기 조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에피소드의 나열과 배열은 캐릭터들의 행적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으면 캐릭터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본문에서 언급한 '사건-캐릭터 네트워크'를 참고하며 복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이 복잡하고 귀찮게 느껴진다면,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자. 소설은 치밀하게 계획된 연극 무대와 같으며, 모든 캐릭터는 배우처럼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작가는 대본 작가처럼 캐릭터(배우)를 설득해야 한다.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배우가 출연을 거부하듯, 소설 속 주인공과 캐릭터들도 자신의 배역에 납득해야 한다. "당신의 소설 속 캐스팅된 모든 가상의 배우가 자기 배역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그렇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독자들도 그 이야기에 만족할 것이다.

초보 작가들에게는 에필로그시놉시스를 먼저 작성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는 주제를 잡기 위해서인데, 여기서 말하는 에필로그는 5막 구조에서 결말부에 해당한다. 즉, 플롯을 작성할 때의 순서는 프롤로그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에필로그를 먼저 작성해 이야기의 결말과 주제를 정하고, 클라이맥스를 통해 주인공의 최종 성장 순간을 설계한 뒤, 프롤로그에서 주인공의 시작 상태를 설정한다. 마지막으로 시작 상태에서 최종 성장까지의 여정을 설계하면 된다.
에필로그, 클라이맥스, 프롤로그를 요약한 것이 바로 시놉시스다. 시놉시스와 영화의 티저 예고편은 전혀 다른 것이다. 티저 예고편은 도입부와 클라이맥스만 보여주고 결말은 숨기지만, 시놉시스는 모든 스포일러를 포함해 결말까지 명확히 서술해야 한다. 주제가 목적지라면 시놉시스는 여행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용어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소설의 목적지를 정하고(에필로그), 주인공의 최종 성장을 정하고(클라이맥스), 주인공의 시작 상태를 정하고(프롤로그), 그리고 시작 상태에서 최종 성장까지의 여정을 정하라는 것이다. 반대로 하면 결말을 찾지 못해 방황하게 된다. 픽사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 중 7번에서도 이를 강조하며, 결말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소설 작법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논리적 완결성과 독자의 납득이다. 결말이 주인공의 욕망과 관계가 있었는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애매한 부분은 없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작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를 잘 표현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인기 있는 작품일수록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악한 수단으로 행복해지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영화 《조커(2019)》처럼 모방범죄까지 우려되는 전개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결국 소설은 치밀하게 계획된 연극 무대와 같다. 작가는 모든 캐릭터와 사건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소설작법에 번역된 '픽사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들'의 7번을 참고할 것.

[1] 살인사건이라고도 해도 되지만, 용어상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2] 주인공 입장에서는 누군지도 모르고,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으며, 심지어 전문가도 아닌 일개 학생을 추천 받으니 충분히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 맞다.[3] 서브 플롯으로 아리아드네가 결국 다시 나타나 마저 꿈을 훈련하는 장면이 있다.[4] 정확히 말하면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블랙 팬서 같은 히어로들이 합류하면서 대단원에 가까워지는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절정이라고 볼 수 있고, 소설의 구성단계라는 관점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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