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푄 현상(Föhn/Foehn Wind)은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 덩어리가 바람받이 사면을 타고 올라가면서 비를 뿌린 후, 산을 넘어 다시 사면으로 내려올때 고온건조해진 공기의 상태가 지역적으로 가뭄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독일 지역에서 알프스산맥을 넘어 부는 건조한 열풍을 뜻하던 말 Föhn(푄)[1]에서 유래했다.2. 상세
공기가 산을 타고 넘어갈 때 이슬점은 100m당 섭씨 0.2도씩, 불포화 공기[2]는 100m당 섭씨 1도씩 떨어진다. 이 공기가 높은 산에 가로막히면 바람에 의해 강제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것이 단열반응이 되어 기온이 이슬점을 따라잡아 구름이 생겨 비를 뿌린다. 상대습도 100% 상태에서는 기온과 이슬점이 섭씨 0.2~0.8도/100m씩[3] 떨어지게 된다. 이후 산을 넘어간 후 다시 내려오면서, 산을 올라갈 때와 똑같은 비율로 기온과 이슬점이 각각 증가하는데, 산을 올라가기 전 공기상태보다 이슬점은 낮고 기온은 높은 덥고 건조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가뭄이 일어난다. 심각한 경우에는 그 지역에 걸쳐서 아예 사막이 되기도 한다.이러한 푄 현상은 바람이 불어오는 상승면 쪽에는 대량의 비나 눈이 내리는 다우다설지를 만들고 산맥을 넘은 바람은 고온건조하게해 건조지나 사막을 만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영동지방의 대설이나 일본 서북부 대설,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 남부 지역의 풍부한 강수량, 안데스 산맥의 서부의 건조한 사막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높은 산지로 가로막혀 있는경우 푄현상이 쉽게 나타난다. 예컨대,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산맥인 서던 알프스 산맥[4]이나 마다가스카르 섬의 차라타나나 산맥[5], 그리고 로키산맥[6]에서 푄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히말라야산맥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일본에서 나온 과학 관련 서적은 야마가타현에서 니가타현까지 일본 서해(일본해) 연안에 내리는 폭설을 이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1980년대의 과거 한국에서 일본 서적들을 번안해서 출간할 때 이 부분을 대부분 아래에 서술된 태백산맥 높새바람으로 로컬라이징했다.[7] 다만 일본 내에서 태평양 쪽으로 부는 오로시 바람은 체감온도를 크게 낮추므로 푄 현상이라기보단 오히려 미스트랄같은 활강풍의 일종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일본에서 푄 현상의 예시로 드는 것은 여름철에 일어나는 정반대 현상, 즉 태평양쪽으로 큰비를 뿌린 뒤 고온건조해진 바람이 니가타현 등 일본 서부 해안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제주도의 한라산을 기준으로 서귀포시에서 제주시쪽으로 부는 바람과 태백산맥의 영동과 영서 지방에서 부는 동풍인 높새바람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봄이나 초여름에 서쪽 평야지방에 가뭄이 생기기도 한다.(초가을에는 장마 이후라서 가뭄이 생기는 일은 적지만 이 역시 마른장마라면 가뭄이 발생하기도 한다.) 겨울에도 동해안에 폭설이 오면 서해안에는 이상 고온현상과 함께 가뭄, 산불 위험성이 극도로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푄 현상이다. 조그마한 불씨도 푄 현상으로 생긴 건조한 바람때문에 엄청나게 빨리 번지기 때문이다.반대로 봄철 고기압의 영향으로 서풍이 부는 시기가 있다.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4월 초~중반 무렵에 1년에 한번씩 부는 푄현상을 '양간지풍'이라고 하는데, 따뜻한 서풍이 골짜기를 타고 산맥을 올라가 내려오면서 고온건조되고 가속되어 동해안 쪽으로 떨어진다. 바람의 속도가 태풍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대형산불의 원인이 된다. 서풍은 동풍과 달리 온난한 성질이라 전국이 고온건조하나 동해안은 더 심하다. # 또한 영동지역 겨울날씨가 영서 수도권보다 따뜻한 이유도 차가운 북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생긴 푄현상 때문이다.
한 여름에도 푄현상이 발생해 폭염을 가속화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2018년 여름, 태풍 종다리가 최악의 예시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동해안 지역을 서늘하게 해준 대신 태백산맥 서쪽으로는 홍천이 41도, 서울이 40도 근처를 찍어버리고[8], 다른 지역에서는 대구광역시에서 1942년 8월 1일에 기록한 역대 최고 온도인 40.0℃를 공식 기록으로만 4군데[9]나 경신하고, 영서 지역과 인접한 충청북도 충주시에서도 타이 기록인 40.0℃를 찍는 등 푄 현상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같은 해 10월 6일, 니가타현 산조시에서 푄현상으로 인해 36.0℃를 기록했다.
2019년 5월에는 고위도에 위치해 여름에도 서늘하기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에서 따뜻한 공기가 남풍을 타고 산맥을 넘어 푄현상을 일으키면서 극단적인 고온 현상을 일으켰다. 홋카이도 내륙의 오비히로(帯広)가[10] 38.8℃를 기록했고, 사로마정(佐呂間)에서는 39.5℃라는 경악할 수치를 찍으며 일본 5월 관측사상 최고기온 40℃에 가까운 이상 폭염이 일어났다.##2 특히 홋카이도는 일본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일본 국내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여파 아니냐는 둥 충격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2022년 9월 19일에는 14호 태풍 난마돌이 규슈를 덮치면서 일본 일부 지역(니가타, 도야마, 이시카와)에 푄 현상을 일으켜 37~38도에 달하는 고온이 관측되었다.# 제주도 서귀포시도 이 탓에 34.8°C가 기록되었다.
푄현상이란 단어의 원산지격인 스위스에서는 국민의 절반 정도가 이 시기에 기압 변화로 인해 편두통이나 우울장애를 앓는 경우가 많다.
건조한 바람으로 물기를 말린다는 특징 때문인지 독일 남부와 스위스에서는 헤어드라이기(Haartrockner)도 '푄'이라고 부른다.(단, 구분을 위해 철자는 'h'가 빠진 Fön이라고 쓴다)
3. 학교 교육 과정에서
이 푄 현상은 몇 안되는 과학탐구 영역, 사회탐구 영역에서 공통으로 배우는 현상이다.[11] 다만 과목에 따라 보는 관점이 조금 다르다. 지구과학Ⅱ[12]에서는 과학과목답게 위의 내용처럼 여러 그래프와 공식을 사용하여 정량적, 수학적으로 자세하게 탐구하지만[13], 물리Ⅰ에서는 단열 과정의 예로 아주 짧게 언급하고 지나간다. 한국지리·세계지리 혹은 중2 사회에서 배우게 되는 푄현상은 그 지역의 지리와 연관되어 배우게 된다.4. 기타
반대 개념으로 활강바람과 보라 현상[14]이 있다. 낮은 산지를 타고 지형성 강수 없이 한랭한 공기가 그대로 직격해 내려오거나 고산, 고원지대쪽에서 만년설 등에 의해 차가워진 공기가 해안가 쪽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듯 부는 바람을 뜻한다.[1] 라틴어로 서풍을 뜻하는 Favonius(파보니우스)가 원형이다.[2] 습도가 100%가 아닌 공기.[3] 0.5도/100m는 평균치다.[4] 산맥을 사이에 두고 기후가 달라질 정도로 심하다.[5] 편서풍대에 있는 뉴질랜드 남섬과 달리 마다가스카르는 무역풍의 영향으로 산맥의 동쪽이 비가 오고 서쪽은 건조하다.[6] 겨울철 태평양에서 부는 서풍이 로키산맥을 넘으면서 산맥 동쪽에 건조하고 따뜻한 바람이 분다. 이를 치누크 바람이라고 한다.[7] 엄밀히 말하자면 높새바람과 야마가타의 폭설은 도해로 그리려면 (북쪽 기준으로) 방향을 반대로 잡아야 한다. 일본은 일본열도 서측 연안에 폭설이 내리니까 왼쪽→오른쪽이고, 대한민국은 동해안에서 태백산맥 쪽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오른쪽→왼쪽으로 그려야 맞다.[8] 39.6℃로 서울 관측 사상 최고 기온[9]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41.0℃, 강원특별자치도 북춘천 40.6℃, 경상북도 의성군 40.4℃, 경기도 양평군 40.1℃[10] 참고로 8월 평균최고기온이 25.2℃밖에 안되는 서늘한 곳이다. 한반도의 8월 평균기온과 맞먹는다.[11] 사실 사탐 지리(자연지리)와 과탐 지구과학(천문학 제외)은 단순 개념만 보면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개념을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 동시에 배우는건 그렇게 이상한건 아니다. 배우는 방향이 다를 뿐.[12] 과학탐구 영역이 대거 개정되면서 지구과학Ⅰ에서 지구과학Ⅱ로 넘어갔다.[13] 이 경우는 어디서 이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나마 우리나라에 위치한 태백산맥에서의 예가 많이 있는 편. 사실 이 '푄 현상'이라는 이름도 잘 쓰이지 않는다. 2015 개정 이후 지구 과학I에서 포화수증기량 곡선은 배우지도 않는다. 지구과학Ⅱ로 내용이 넘어갔다.[14] 겨울 남유럽의 아드리아 해 근처에서 부는 계절풍. 프랑스 프로방스의 미스트랄도 생성 원리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