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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클레 대홍수 Zanclean flood | |
| | |
|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대서양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상상도 | |
| 발생 시기 | |
| 신생대 플라이오세 잔클레절 (약 533만 년 전) | |
| 위치 | |
| 지브롤터 해협 및 지중해 전역 | |
| 원인 | |
| 지브롤터 암반 붕괴 및 대서양 해수 유입 | |
| 결과 | |
| 메시나절 염분 위기의 종결 지중해 생태계의 복원 |
1. 개요
잔클레 대홍수(Zanclean flood)는 약 533만 년 전, 신생대 마이오세가 끝나고 플라이오세의 첫 번째 시기인 '잔클레절(Zanclean age)'이 시작될 무렵 발생한 전 지구적 규모의 대홍수 사건이다.오랫동안 대서양과 단절되어 거대한 소금 사막으로 변해있던 지중해에 지브롤터 해협이 뚫리면서 바닷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온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길고 길었던 메시나절 염분 위기가 종결되고, 지중해는 오늘날과 같은 푸른 바다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지구 역사상 가장 급격하고 파괴적인 해수면 상승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2. 배경
약 596만 년 전, 아프리카 판의 북상과 기후 변화로 인해 지브롤터 해협이 폐쇄되었다. 고립된 지중해는 강한 태양열에 의해 증발하기 시작했고, 약 60만 년 동안 바닥을 드러낸 채 두께 수 km의 소금층만이 남은 죽음의 땅(메시나절 염분 위기)으로 변해 있었다. 당시 지중해 분지의 해수면은 대서양보다 최소 1,500m에서 최대 3,000m 이상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3. 전개
533만 년 전, 지각 변동에 의한 침강 혹은 대서양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지브롤터 해협을 막고 있던 자연 댐(암반)이 임계점을 넘었다. 처음에는 좁은 틈으로 소량의 바닷물이 흘러들었으나, 흐르는 물이 암반을 깎아내는 침식 작용이 가속화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지브롤터 해협이 완전히 붕괴되자, 너비 수 km에 달하는 거대한 물길이 열렸다. 이때 유입된 바닷물의 양은 초당 1억 입방미터(10^8^m^3^/s)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현재 아마존 강 수량의 약 1,000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쏟아져 들어온 물은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지중해 분지 바닥을 강타했다. 이때 발생한 소음과 진동은 수백 km 밖에서도 느껴졌을 정도였으며, 물이 차오르는 속도는 하루에 10m에 달했다. 과거 학자들은 지중해가 다시 채워지는 데 수천 년이 걸렸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최신 연구 및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불과 몇 달에서 길어도 2년 안에 지중해 전체가 물로 가득 찼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물이 지브롤터만 넘은 것이 아니었다. 지중해는 크게 서부 분지와 동부 분지로 나뉘어 있는데, 당시에는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반도 사이가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
지브롤터를 넘어온 물이 서부 지중해를 먼저 채운 뒤, 그 수위가 높아져 시칠리아와 이탈리아를 잇는 육교(오늘날의 메시나 해협 인근)를 넘쳐흘렀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물살이 시칠리아 동쪽 사면을 깎아내며 깊은 협곡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현재 시칠리아 남동쪽 해저에 존재하는 '노토 협곡(Noto Canyon)'이다.
| ▲ 서부 지중해에서 동부 지중해로 물이 넘어가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한 영상. 시칠리아 동쪽의 육지(Sill)가 깎여나가며 거대한 협곡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
4. 증거
이 믿기 힘든 대홍수의 증거는 지중해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대표적인 증거로 시칠리아 남동쪽 해저에서 발견된 노토 협곡(Noto Canyon)을 들 수 있다. 이 거대한 U자형 협곡은 일반적인 강물의 침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급격한 경사와 규모를 가지고 있어, 대홍수 당시 서부 지중해에서 동부 지중해로 넘어가는 거대한 물살이 단기간에 깎아낸 흔적으로 인정받는다.
또한 지층 연구를 통해 트루비 이회암(Trubi marls)의 존재도 확인되었다. 지중해 해저의 소금과 석고로 이루어진 증발암 층 바로 위에, 깊은 바다에서나 생성되는 이회암 층이 경계면 없이 곧바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지중해 환경이 점진적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얕은 소금 호수에서 순식간에 깊은 바다로 급변했음을 시사한다. 이외에도 지층 속 화석 분포가 육상 및 기수 생물에서 갑자기 대서양 심해 어종으로 바뀌는 점 역시 강력한 증거이다.
5. 영향
잔클레 대홍수는 지중해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환경 변화를 초래했다. 우선 생태계 측면에서는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던 육교가 끊기면서 동물들의 이동 통로가 차단되었다. 이로 인해 당시 이동 중이거나 고지대에 남겨진 동물들은 섬에 고립되었고, 제한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섬 왜소화를 겪으며 시칠리아난쟁이코끼리와 같은 독자적인 종으로 진화하게 되었다.기후적으로는 거대한 열원이었던 소금 사막이 사라지고 다시 바다가 들어차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가 확립되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전 지구적인 해수면 변화다. 지중해라는 거대한 분지에 막대한 양의 바닷물이 쏠려 들어가는 바람에, 역설적이게도 전 세계 바다의 평균 수위는 약 9~10m 가량 낮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6. 여담
- 인류가 나타나기 훨씬 전의 일이라 목격자는 없었겠지만, 만약 그 광경을 봤다면 성경에 나오는 대홍수보다 더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 아틀란트로파 계획은 인위적으로 댐을 막아 이 홍수 이전의 상태(물론 수위는 200m 정도만 낮추는 것이지만)로 되돌리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 이 사건의 이름인 '잔클레(Zancle)'는 고대 그리스어로 '낫'을 뜻하는데, 시칠리아의 도시 메시나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메시나절 염분 위기가 시작된 곳도 메시나, 끝난 곳의 이름도 메시나(잔클레)라는 점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