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行星科學 / Planetary science행성과학은 행성, 행성계, 위성 또는 여타 소천체에 대해 다루는 학문이다. 초기 천문학의 역사에서 행성(정확히는 태양계의 행성)이 차지한 비중을 생각하면, 천문학의 하위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고 또한 그것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행성과학의 특성상 지질학 혹은 여타 지구과학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으며, 실제로 행성과학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많은 대학에서는 천문학과가 아니라 지질학과 내에서 행성과학 강의를 열고, 애초에 학과의 이름 자체가 지질학과 행성과학을 모두 포함하기도 한다. 즉 한 대상을 연구하기 위해 여러 학문이 요구되는 학제간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궤도나 다른 천체와의 상호작용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구성 물질이나 대기, 내부 구조 등의 연구에는 지구과학적 지식이 주로 요구된다. 행성의 형성 과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지구과학적 이해가 모두 필요하다.
과거의 행성과학은 주로 태양계 천체들에 관한 것에 국한되었으나, 외계 행성들이 속속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외계 행성 연구가 점점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외계 생물이 존재한다면 아무래도 행성류의 천체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행성과학은 우주생물학과도 연관이 깊다. 또한 지구과학 연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남북극 극지연구와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미국에서는 극지연구를 이끄는 NOAA의 연구원들이 NASA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고 NASA JPL의 연구원들도 극지연구소에서 구른 경력을 바탕으로 외행성 탐사 프로젝트에 입문하기도 한다. JPL이 행성간 탐사선 착륙/로버를 테스트할 때면 과학자고 엔지니어고 전부 남극으로 끌려가서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으로, 대표적으로 유로파 미션 같은 경우 잠수정을 만드느라 관계자들이 심심하면 남북극 얼음호수와 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등 지구과학 전문가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학부 수준에서 행성과학을 가르치는 경우는 아직 잘 없다.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을 배운 후에 대학원 분야로 선택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행성과학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교수와 연구원들이 외국과 달리 천문학과에 많은데, 문제는 그 천문학과가 별로 없다. 지질학, 지구과학 관련 학과에서 재직하는 교수들도 있긴 있지만 이 역시 보기 드문 편. 보통 천문학과에서는 행성과학에 투신한 교수가 최소 한 명 정도는 있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