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6 13:57:42

아틀란트로파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800px-Map_of_the_Atlantrop_Projekt_en.png
Atlantropa

1. 개요2. 역사3. 성공했을 경우의 문제점4. 미래5. 여담6. 대중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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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틀란트로파(Atlantropa), 일명 판로파(Panropa) 계획은 실제로 수심이 낮은 지브롤터 해협에 초대형 댐을 건설해서 지중해의 수심을 약 200m 정도 낮추어 새로운 초대륙을 만들고, 유럽에 부족했던 농지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 중 하나였다. Wiki 영어 본문

2. 역사

1920년대에 독일의 건축가인 헤르만 죄르겔(Herman Sörgel이 입안하여 1952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외쳤던 계획 중 하나인데 입안 당시 아직 맬서스 트랩이 깨지기 전이라 늘어나는 유럽 인구과 그에 해당하는 부족한 유럽 농지 확보를 위한 획기적인 계획으로 주목받았다. 당시의 안목으로는 좋은 계획이었지만 당시 기술력의 한계와 전쟁으로 인한 자금 문제가 겹치면서 잊혀졌고 전후에는 유럽 복구 문제로 인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1960년대 소련에서 시르다리야 강과 아무다리야 강에 수자원 확보를 위해 댐을 세운 부작용으로 아랄해가 마르면서 같이 발생한 엄청난 소금사막이 지중해에서 재현된다는 예측에 따라 사장되었다.

3. 성공했을 경우의 문제점

어마어마한 인력과 비용, 그리고 지브롤터 등을 막는다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계획인 만큼, 실행했다 한들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어쨌든 성공했을 가정 하의 문제점을 다룬다. 결론적으로 성공한다 한들 지중해권 국가들의 국력이 상승할 일은 전혀 없고, 오히려 지구 생태계만 망치는 꼴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일단 지중해는 내해이며 염도가 높아서, 지중해를 말려 해안선을 후퇴시킬 경우 새로 생기는 육지는 무시무시한 소금 사막이 된다.

지질 시대 구분으로는 플라이오세, 약 596만년에서 533만년을 전후로 대서양에서 지중해로 대량의 해수를 공급하던 지브롤터 해협 지각의 융기로 약 반만년간 막히게 되면서 지중해가 막혀 증발해 버리는데 이때 엄청난 염분이 지중해에 쌓였다. 이른바 메시나절 염분 위기(Messinian Salinity Crisis). 이후 533만년 전후즈음에 일어난 잔클레 홍수(Zanclean Flood) 때문에 지브롤터 해협이 다시 열리면서 대서양으로부터 다시 해수를 공급 받았지만 이전에 쌓인 염분은 그대로 남아서 지중해의 염도를 높이게 된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577px-MSC_basin_hypotheses.svg.png
그래픽으로 재 구성된 지브롤터 해협 사진을 보면 지중해 방향으로 자연 댐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잔클레 홍수 예측도. 왼쪽이 대서양, 가운데가 지중해, 오른쪽은 중동지역. 핑크색은 메시나절 염분 위기때 축적된 염분. 지중해의 수심을 낮추면, 농토는 둘째 치고 무시무시한 소금 사막만 생긴다. 연구에 따르면, 이 사막은 최대 해발고도 -5000미터에 달하는 저지대가 되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기온이 무려 80°C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고온을 자랑하는 지역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농사도 못 짓는 땅에 그래도 꾸역꾸역 사람을 살게 하려고 해도 80°C에 이르는 고온에서라면 거의 한증막에 가까운 온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결국 GG를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땅은 예상보다 많이 얻겠지만 정작 그 얻은 땅은 잡초도 못 키우는 소금 땅이라 얻는건 소금밖에 없다.

게다가 흔히 습윤하고 사시사철 따뜻하여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지중해성 기후의 근원이 바로 지중해인데, 이 자리를 메우고 소금 사막으로 만든다면 지중해 연안은 건조한 대륙성 기후로 바뀐다. 그리고 소금사막이 주위 지역까지 사막화에 끌여들여 이베리아 반도와 남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일대는 사하라와 연계된 지구 최악의 대사막으로 변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 그래도 현재 지중해 주변이 사막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십년 전에 그것도 더 빠른 속도로 이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해안선이 후퇴하여 새로운 육지가 드러날 경우의 새로운 국경선 문제라거나, 현재의 항구도시들이 내륙도시로 변할 경우 해당 도시들의 기능의 상당 부분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점 등이 고려되지 않았고[1][2], 지중해 일부를 말려버리는 만큼 그곳을 채우고 있는 물을 우주로 퍼내지 않는 이상 어딘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를 제외한 기타 지역의 해수면이 약 10m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하이, 코펜하겐, 뉴올리언스로스앤젤레스 등 상당수의 해안도시와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등 국토의 상당부분이 저지대인 국가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

그리고 교통상으로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지중해에 진입한 선박이 이탈리아 동해안 너머로 가지 못하게 되어 로테르담, 안트베르펜, 함부르크 등의 항구들이 수에즈 운하의 건설효과를 보지 못하고 이들 항구에서 아시아로 가려면 종전처럼 희망봉 우회가 강제된다. 지브롤터 해협과 몰타 인근에 댐을 설치해 100m씩 해수면을 낮추는 계획상, 수에즈 운하에는 파나마 운하처럼 어찌저찌 갑문을 설치해 천천히 수위를 낮춰 극복한다 해도 100m 높이를 단숨에 극복할 갑문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수 있는 지중해 동부 항구도시들도 타격이 생기는 게, 갑문을 사용한다면 2022년 현재 컨테이너선들의 사실상 표준이 된 수에즈맥스 규격이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 자명하다.

4. 미래

다만 인류가 실행하지 않더라도 먼 미래에는 자연적으로 아틀란트로파 계획이 실현될 예정이다. 아프리카판은 매년 꾸준히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고 때문에 5000만년쯤 후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북상으로 지중해가 없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브롤터 해협은 아프리카판의 북상으로 매년 아주 미세하지만 좁아지고 있으며, 먼 미래에는 이 계획과 정반대로 좁아지는 지브롤터 해협을 확장하기 위해 댐이 아니라 운하를 팔지도 모를 일이다.

5. 여담

헤르만 죄르겔의 또 다른 계획으로는 콩고 강에 댐을 짓고, 대서양으로 흘러가던 강물을 차드호가 위치한 차드 분지로 흘려 보내어, 차드 분지 자체를 커다란 호수로 만들고, 차드 호를 토대로 사하라 사막 자체를 녹지화하려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죄르겔이 활동하던 시기는 양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매우 혼란한 시기였고, 또한 콩고부터 차드 분지가 당시 벨기에, 영국, 프랑스가 지배하고 있던 식민지였던 만큼 이 계획은 아틀란트로파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였다.

6. 대중매체

  • 대체역사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에서는 2차대전에서 승리해 세계를 정복한 제3제국이 이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다만 드라마판에서는 계획까지만 있고 환경주의자들의 반대로 실행이 안되고 있는 실정.
  •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게임 Hearts of Iron IV의 유저 제작 모드인 The New Order: Last Days of Europe에서는 나치 독일이 이 프로젝트를 정말 실시해 이탈리아의 영토가 늘어난다. 그리스, 터키, 북아프리카도 일부 영토가 늘어나는 것은 덤. 하지만 베네치아 같은 항구 도시가 무너지면서 이탈리아 또한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지브롤터 댐은 짓다가 독일 경제위기로 말아버려 이베리아 연방[3]에 떠넘겨버리는 등 기이한 결과가 되었다.[4]
    현실성과 실현 가능성은 없다시피 했지만 TNO 세계관 특유의 기이함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자 아인하이츠팍트(독일 세력권)와 트리움비라투스(지중해 연안국 모임) 사이의 불화의 핵심 소재로써 나름의 역할을 했지만 제작진이 교체되고 나서 버그 문제 때문에 삭제되었다.
    원래 TNO는 하츠 오브 아이언4가 아닌 동사의 타 게임 빅토리아 2로 제작되다가 옮겨온 프로젝트인데 이전 이유가 빅토2로는 아틀란트로파 구현이 불가능해서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초기 제작진 입장에서는 참 기구한 상황일듯 하다.
  • 대체역사소설 '환생했더니 몰락귀족'에서는 1부 초반에 소설가로 활동하던 주인공이 멜서스 트랩 이론에 맞서 과학기술로 땅을 늘리면 된다! 라고 주장하면서 제시하였다. 사실 개드립에 가까웠는데 그걸 각국 정치가들이 '그럴싸 한데?' 라고 생각해버려서, 수십년에 걸쳐 마침내 건설된다. 상술된 해협 통행 문제는 프랑스의 강줄기를 이은 운하를 통해 지나다닌다고. 게다가 2부에서는 미국이 미국령 만주와 알래스카를 연결하기 위해 베링 해협에도 댐을 쌓아서, 해류 순환의 방해로 인해 마침내 환경재해가 발생한다. 다만 단번에 폭발한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중국의 황하와 장강이 말라붙어 대륙 전체가 황무지가 되는 재해였다. 여담으로 한반도는 기후가 좀 온난해졌고 황사가 심해졌지만 중국 산업화가 없었으니 땅에 영양을 주는 효과도 있다고.[스포일러]
    그렇잖아도 서양 열강은 물론 개화한 한국에게도 착취당하던 중국인들은 마침내 버티지 못하고 대륙을 떠나 수천만 명이나 노예같은 노동조건으로 해외로 '수출' 당했으며, 결국 미국에서 벌어진 인종간 내전에서 반군 총사령관이 마오쩌둥이더라는 전개로 이어진다. 이 반군들은 쿨리로 이민한 중국인, 노예로 끌려왔던 흑인들, 원한 많은 멕시칸들, 그리고 이슬람 무슬림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결국 중국계가 수적 우위로 주도권을 잡는다.


[1] 베네치아 등 몇 개소는 운하로 연계한다는 계획이 있기는 했다.[2] 사실 다행이라고 해야할만한데 메시나절 염분 위기아랄해 증발처럼 지중해 증발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예상할 단서가 전혀 없던 시대에 논의되던 것이고 환경문제 같은 것도 수십년 후에나 논의되던 것이라서 이런 문제점이라도 없었다면 아틀란트로파 계획은 실제로 실행에 옮겨졌을 수도 있다. 물론 지중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만큼 중간에 그만두어질 가능성이 높겠지만 아틀란트로파 계획에 의하면 지브롤터도 수에즈도 막히기에 그 사이에 발생한 막대한 경제적 손해는 물론 지중해의 수위는 어쨌든 어느정도 낮춰지기에 드는 문제에 이걸 다시 복구한다고 벌어질 문제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 메시나절 염분위기가 제기된게 아틀란트로파 계획이 나오고도 약 30년 후고 아랄해 증발은 그로부터 10여년 후에 시작되었다.[3] 나치 독일이 포르투갈령 모잠비크와 앙골라를 강제로 점거한것을 계기로 독일의 흑심에서 벗어나고자 급조된 스페인-포르투갈 연합국가[4] 결국 이베리아 연방이 완공에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 그 후 얼마되지 않아 이베리아 내전이 벌어진다.[스포일러] 지브롤터 댐은 독일과 프랑스의 전쟁 중에 폭격으로 붕괴되고, 베링 댐 역시 제대로 관리를 못해 수십 년 후에는 빙하에 부딪치다가 무너진다. 그리고 환경은 서서히 복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