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조권(日照權)' 혹은 '일조이익'은 주거 등에서 햇빛을 쬘 수 있는 생활이익을 뜻하는 한자어다.2. 성격
흔히, 일조'권'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판례는 그 법적 성질을 하나의 권리라기보다는 법익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대한민국 현행법에서 "일조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법령은 없으며, 판례도 '일조권'이라는 표현도 가끔 사용하기는 하지만 주로 '일조이익'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일조는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에 필요한 생활이익이다.[1] 집에 햇빛이 들지 않으면 난방 및 조명 사용량 증가, 어두컴컴한 집안 분위기로 인한 우울증, 습도 증가로 인한 곰팡이 및 빨래 건조 문제 등이 생기기 쉽다. 토지의 소유자 등이 종전부터 향유하던 일조이익(日照利益)이 객관적인 생활이익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해당 주거 등의 인근에서 건물이나 구조물 등이 신축됨으로 인하여 햇빛이 차단되어 생기는 그늘, 즉 일영(日影)이 증가함으로써 해당 토지에서 종래 향유하던 일조량이 감소하는 일조방해가 어느 한도에서 허용되고 또 어느 한도를 넘으면 금지되는지가 문제된다.
3. 연혁
건축관계 법령에 규정된 일조권 등의 확보를 위한 높이제한 규정, 이웃나라 일본의 규정과 실무와의 대비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경인지역에 있어서의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동지일을 기준으로 9시부터 15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하여 2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 또는 동지일을 기준으로 8시에서 16시까지 사이의 8시간 중 일조시간이 통틀어서 최소한 4시간 정도 확보되는 경우에는 이를 수인하여야 하고, 그 두 가지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아니하는 일조 저해의 경우에는 수인한도[2]를 넘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94나11806
대한민국에서 일조이익이 인정받은 첫 판례는 1996년에 나오며 인천광역시 산곡동 경남1차아파트(1990년 12월 준공) 주민들이 경남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그것이다.94나11806
경남1차아파트 106, 107동의 경우 정남향으로 지어졌는데 겨우 18m 앞에 15층 아파트(경남2차아파트, 1991년 7월 준공)가 건축되면서 일조권 피해를 보게 됐다. 특히 10층 아래 세대는 한낮에도 햇볕이 전혀 들지 않아 주민들이 경남기업에 항의할 겸 조사해보니 두 아파트 간 거리를 더 띄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기에 경남기업은 건축법을 어긴 상황이었다. 결국 주민들은 1991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는데 1994년 2월 선고된 1심, 1996년 3월 선고된 2심에서 모두 원고가 승소하였고 양측 모두 대법원 상고는 하지 않아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서 경남기업이 주민들에게 배상을 하게 됐다.1996년 당시 기사
이 기념비적인 판결의 원고 측 변호사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었는데 오세훈은 이 사건을 계기로 환경 전문 변호사로 유명해져서 방송에도 출연하게 됐고 결국 정계에까지 진출하게 됐다.오세훈이 회고하는 당시 상황
4. 일조이익의 한계
4.1. 불법행위의 성부
일조이익의 침해에 관하여 가장 많이 문제되는 것은 그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이에 관한 판례상 주요 법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일조방해를 발생시키는 건물의 신축은 그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수인한도를' 넘으면 정당한 권리행사로서의 범위를 벗어나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된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수인한도냐 하는 것이고, 이는 참 모호한 문제이나, 일단 판례는 다음과 같은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성질 및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
- 가해건물의 용도
-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3]
- 가해방지 및 피해회피의 가능성, 교섭 경과
- 기타 제반 사정
위와 같은 판단 요소와 관련하여 특기할 법리는 다음과 같다.
- 지역성 : 그 지역의 토지이용 현황과 실태를 바탕으로 지역의 변화 가능성과 변화의 속도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의식 등을 감안하여야 결정하여야 한다.
-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 : 건축법 등 공법상 규제에 위반한 경우 사법상 위법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공법적 규제에 위반하지 않더라도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은 경우에는 사법상 위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또한, '건축 후에 신설된' 일조권에 관한 새로운 공법적 규제 역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4.2. 소유물방해 여부
대법원 판례상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은 없으나, 일조이익의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 소유물방해로서 그 예방 또는 제거의 청구가 문제될 수도 있다.4.3. 주거지역 여부
일조이익은 웬만한 경우는 주거지역에서만 보장받을 수 있고 상업지역에서는 보장받을 수 없다. 상업지역에서는 50cm만 띄우면 인정되기에, 특히 오피스텔 바로 옆[4]에 새로운 오피스텔이 건설되어 한낮에도 불을 켜고 생활해야 하는 경우가 실제로도 존재한다.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에, 오피스텔 계약 시 주변에 공터가 있다면 매우 조심하여야 한다. 단, 분양 시 일조이익, 조망이익 등을 강조하였는데 같은 회사에서 바로 옆에 또 다른 오피스텔을 지었다면 분양을 취소할 수 있다는 판례가 존재한다. #5. 유사 개념
5.1. 조망이익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 등 조망이익, 이른바 조망권의 법리도 일조이익의 경우와 유사하다.그러나, 조망이익의 인정기준은 더 엄격한데, 판례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특정의 장소가 그 장소로부터 외부를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조망이익의 향유를 하나의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그 장소에 건물이 건축된 경우와 같이 당해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그 건물로부터 향유하는 조망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된다.
5.2. 시야 차단 등
인접 토지에 건물 등이 건축되어 발생하는 시야 차단으로 인한 폐쇄감이나 압박감 등의 생활이익의 침해에서도 일조이익의 침해의 경우와 유사한 법리가 문제된다.5.3. 반사광 문제
일조권과는 어떤 의미에서 상반되지만 법리 자체는 유사한 문제로서, 통유리 건물이 인근에 반사광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문제되고 있다.인접 토지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 등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이러한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가 이로 인한 시야방해 등 생활에 고통을 받고 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그 건축행위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를 넘는 것이어야 한다. 건축된 건물 등에서 발생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지는 태양반사광이 피해 건물에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되는 시기와 시간, 피해 건물의 창과 거실 등의 위치 등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피해 건물과 가해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 건축법령상의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3다59142 판결).
대표적인 예로는, 대법 "네이버 사옥 통유리 반사광 주민 피해 배상하라" 판결기사 참조.판결문 전문
6. 외국의 일조권
홍콩에서는 일조권의 행사 자체가 금지되어있다. 홍콩의 건축물들이 건폐율이 높고 동시에 용적률도 높은 이유가 바로 일조권 금지 때문이다.[5]7.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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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경법적으로도 "생활환경"에 해당한다(환경정책기본법 제3조 제3호). 다만, 건축으로 인한 일조 방해와 관련된 분쟁의 조정은 그 건축으로 인한 다른 분쟁과 복합되어 있는 경우만 환경분쟁조정의 대상이 된다(환경분쟁 조정법 제5조 제1호).[2] 受忍限度. '참을 수 있을만한 정도'를 뜻한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일본식 법률 용어이다.[3] 기본적으로 건축법은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규정하고 있고, 다른 법률에서 그 특례를 규정한 예가 더러 있다.[4] 몇 미터 단위[5] 홍콩은 살인적인 인구밀도로 인해 일조권을 법적으로 인정한다면 홍콩의 인구를 전부 수용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