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0 12:00:13

블래스 신드롬

1. 개요2. 상세3. 블래스 신드롬, 입스를 앓은 전적이 있는 선수
3.1. KBO3.2. NPB3.3. MLB3.4. 독립 리그 및 그 외 리그

1. 개요

야구 선수가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등 제구력 난조를 겪는 증후군으로, 메이저리거 스티브 블래스[1]의 이름에서 따온 일종의 정신병. 스티브 블래스 신드롬, 혹은 블래스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상세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23] 왜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Steve Blass Syndrome)’은 야구선수들에게 암적(癌的)인 존재일까

사람을 맞추거나 매우 중요한 경기에서 두들겨맞고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이 증세를 나타내는 선수들도 있으나 스티브 블래스처럼 아무 이유없이 그냥 제구가 안 되는 경우도 있어 보는 입장에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어디 문제가 있으면 고치면 되지만, 증후군[2]이라는 이름처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던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선수마다 약간씩 다른 특징이 있는데 어떤 선수는 아예 제구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반면 어떤 선수는 특정 구질(주로 직구)만 제구가 되지 않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블래스 신드롬으로 유명한 선수는 릭 앤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로, 2000 시즌을 앞두고는 BA 선정 유망주 랭킹 1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기대치를 가진 선수였다. 그리고 실제로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2000 시즌에 훌륭한 활약을 보였는데, 이때도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에 비해 제구는 다소 불안했지만 그래도 선발 투수로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정도였으며, 덕분에 신인왕 투표 2위에도 랭크되었다. 당시 앤킬의 나이는 고작 만 21세. 그러나 그해 NLDS에서 갑작스럽게 블래스 신드롬을 앓고 경기를 제대로 망친 이후로 멘탈이 완전 붕괴, 이듬해 심한 부진을 겪고 마이너로 내려갔으나 마이너에서도 제구를 좀체 잡지 못하다가 수술까지 받는 등 투수로서의 기대치는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앤킬은 타자로 전향해 빅리그 재도전에 나섰고, 끝내 2007년에 빅리그에 돌아온 이후 2013년까지 나름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성장 호르몬을 맞아 가루가 되도록 까였지.[3]

한국에서는 기아 타이거즈의 김진우가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며 블래스 신드롬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기사가 나왔었지만 모 감독은 이를 두고 '연습을 안 하고 놀기만 하니깐 공을 못 던지는 거다'라면서 까기도 했다. 심수창의 경우에도 고교시절 블래스 신드롬에 걸려서 메이저리그 계약이 틀어졌으며 한동안 공도 제대로 못 던질 정도였다고 한다. 박명환의 말에 따르면 LG의 흑역사인 김유선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서 은퇴한 것이라고 한다.

2011년 한화의 마일영은 6월달이 되며 어느정도 기량을 되찾은 뒤 '이전에는 이상하게 별짓을 다해도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안 들어갔다'는 인터뷰를 하여 이 증후군에 걸렸던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하는 사람이 있었다.

대개 블래스 신드롬이라는 단어 자체는 투수만을 대상으로 쓰는 경우가 많으며, 야수에게서 비슷하게 발생하는 송구 불안 문제는 입스, 혹은 색스 신드롬(Sax Syndrome)이라고 칭한다.[4] 색스 신드롬이라는 단어는 1980년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올스타 2루수였던 스티브 색스(Steve Sax)[5]에게서 유래했다. 색스는 1983 시즌에 갑자기 1루로 제대로 송구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 시즌에 송구 에러를 30개나 저질렀는데, 몸이나 마음에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송구만 제대로 안 나가는 상황이라 본인이나 팀의 입장에서는 머리를 싸맬 수 밖에 없었다. 색스가 이러한 문제를 겪는 동안 1루 뒤에 있는 관중들이 놀림반 진담반으로 헬멧을 쓰고 관중석에 앉을 정도였다. 다행히 다음 시즌부터는 이 증상이 아무 이유 없이 온 것처럼, 아무 이유 없이 없어졌다고.

색스 신드롬을 겪은 유명 케이스로는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김주찬이 대표적이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원래 유격수나 3루수를 할 예정이었으나, 송구가 자꾸 관중석으로 날아가 지금은 좌익수나 1루수를 주로 본다. 물론 2009년에는 1루수이면서도 관중석에 송구를 꽂기도 했다. 또한 김성근의 아들로 유명한 김정준 코치가 현역 시절 입스 증세로 고작 1군 5경기 만에 은퇴하기도 했으며, 홍성흔이 포수를 포기하게 된 원인에도 이것이 있었다.[6] 메이저리거 가운데는 뉴욕 양키스의 2루수였던 척 노블락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로 인해 노블락은 외야수로 전향해야 했다.[7]

롯데의 투수 염종석도 이런 증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홈으로 스트라이크는 잘 던지는데 번트 수비시 1루 송구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염종석은 어린 시절 번트 수비를 하다가 실수로 악송구가 나와버려서 관중석에 들어갔고, 염종석은 선배들한테... 그 이후로 번트 수비만 하면 그 생각이 떠올라 그랬는지도 모른다. 외국에도 존 레스터 등 견제구를 잘 못 던지는 경우나 에릭 요키시처럼 번트 상황에서 1루 송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기아의 최형우도 위와 같은 경우인데 데뷔 초 삼성 시절 포수로 입단했었다. 그러나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고 결국 방출당했다가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포수 최형우는 특히 송구 부분이 문제였다. 포수로 어깨는 강한 편이었는데, 본인 말로는 연습 때는 잘하다가도 실전 경기에서는 야수 키를 넘기는 송구를 종종 했다고. 경찰청 입단 테스트 때 최형우의 송구를 본 정현발 코치는 학창 시절이나 프로에서 송구 때문에 된통 혼난 적이 있는지 그게 트라우마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영향이 남아서 외야수로 전향한 지금도 어깨 자체는 강견인 편이나 정확한 송구를 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해서 송구가 그닥 강하게 나가지는 않는다.

간혹 제구력이 형편없는 선수를 까기 위해 이 증세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제구력이 난조를 보이는 것과 블래스 신드롬과는 전혀 다른 문제.

3. 블래스 신드롬, 입스를 앓은 전적이 있는 선수

3.1. KBO

3.2. NPB

3.3. MLB

  • 스티브 블래스 - 이 증상의 기원이 된 인물.
  • 스티브 색스
  • 척 노블락 - 전 미네소타 트윈스, 뉴욕 양키스에서 뛴 2루수. 1997시즌에 로베르토 알로마의 연속 골드 글러브 획득을 저지했을 정도로 수비가 뛰어났지만 양키스 이적 2년차인 1999년부터 갑자기 송구 이상 증세를 보였고 2001시즌부터 좌익수로 포지션을 바꿔야 했다. 2002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뛴 것을 끝으로 이른 나이에 은퇴한 그는 2007년 미첼 리포트에 이름이 올랐으며, 2009년에 아내를 때려 기소되었고 이혼 후인 2014년에도 또 폭력을 행사해 체포되는 등 연이은 사건 사고에 휘말렸다.
  • 릭 앤키엘 - 스트라이크를 못던지게 되자 타자로 전향, 기어이 재기에 성공한 선수다.
  • 존 레스터 - 투구엔 문제가 없으나 송구에 입스가 있다. 아예 견제구를 단 한 개도 던지지 않은 시즌이 있었을 정도.
  • 다니엘 바드 - 2012년부터 몇년간 마이너에서 60.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111개와 몸에 맞는 공 26개를 내준 적도 있었고,결국 은퇴를 선언했었다. 이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멘토링 코치로 활동하면서 선수들과 캐치볼을 하는데 다시 제구가 되기 시작한 것을 보고 2020년에 만 34세의 나이로 은퇴를 번복하고 투수로 재기에 성공한 드문 케이스. 은퇴 번복 후 콜로라도 로키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뒤 메이저 로스터 진입에 성공해서 마무리 투수로 준수한 활약을 보였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20년 내셔널 리그 올해의 재기상까지 수상하기에 이른다.
  • 크리스 데이비스(1987)

3.4. 독립 리그 및 그 외 리그

  • 김경묵 - 전 파주 챌린저스 투수. 2023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지명 가능성이 높은 독립리그 소속 선수로 꼽혔으나 2022년 시즌 초 두 경기에서 2.2이닝 동안 10폭투를 기록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고 한동안 등판을 하지 않다가 2022년 5월 중순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1] 선수생활을 그만 둔 이후 30여 년 동안 피츠버그 지역방송에서 야구 해설가로 활동하다가, 2019년 은퇴하였다.[2] 특정한 질병이 아니라 증상을 말하는 것. 각기 원인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원인이 해명되지 않아서 증상만 다룰 때 증후군이라고 한다.[3] 당시 호세 칸세코로부터 시작된 약물문제가 본격화되었기 때문에 수많은 선수들이 엮이는 과정에서 같이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인간 성장 호르몬의 경우는 딱히 스테로이드처럼 근육을 키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의학용으로 처방되는 경우도 많고(물론 스테로이드도 의학용으로 처방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스티브 블래스 신드롬의 특성을 아는 이들은 오죽하면 그런 것까지 사용해봤겠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선수들이 바로 숙이고 들어온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역시 성장 호르몬을 부상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잽싸게 자수했던 앤디 페티트와도 유사한 사례이다.[4] 사실 입스라는 단어 자체는 평소 하던 행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광범위한 단어라서 블래스 신드롬이나 색스 신드롬의 상위 분류에 해당한다고 봐도 좋으나, 보통은 그냥 입스라고 많이 부르는 편. 참고로 입스라는 단어는 골프계에서 더 많이 쓰여왔다.[5] 심슨의 Homer At Bat 에피소드에서 번즈가 올스타 팀을 고용할 때 출연했던 적이 있다.[6] 홍성흔 본인이 2015년에 해피투게더에 출연해서 직접 언급했다. 반농담으로 이대호에게 도루를 허용하게 된 것이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 입스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선수에게 가해지는 정신적 충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7] 이때 노블락 대신 양키스의 2루수가 된 선수가 알폰소 소리아노인데, 이쪽은 송구 불안 같은 게 없는데도 순수하게 집중력 부족 때문에 수비를 못해서 노블락 못지 않은 수의 에러를 양산해냈다. 결국 소리아노도 이후에 외야수로 전향했다.[8] 고등학교 시절 2루수를 봤었는데, 입스가 생겨 대학교 초반까지 고생했다고 스톡킹에서 얘기했다. 공을 던지려고 하면 자신의 발 밑에 던졌다고... 그 이후 외야수로 쫓겨나고 나서 괜찮아졌다고 한다.[9] 고등학생 때부터 입스를 앓아 입단 당시 포지션이 유격수였다고 스톡킹에서 밝힌 바 있다.[10] 입스가 거의 정기적으로 찾아왔다가 여러시도와 연습으로 고쳤다가 늘어난 투구폼에 밸런스가 무너졌다가 고치고를 반복했다[11] 2022년 현재 입스로 고생 중인 선수다. 본인의 말로는 경기 중 심판이랑 부딪히는 일이 생긴 이후 사소한 불안감이 생겼는데 그게 쌓이다보니 입스가 되었다고...[12] 2007년 부터 포수 수비를 전혀 보지 않았고 이 후엔 거의 모든 경기에서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사실 1루나 좌익 수비를 아예 못 본 것은 아니었으나 영 좋지 못한 수비를 목격한 코칭스태프들이 바로 봉인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