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10-17 22:45:27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1999)
建築無限六面角體의 秘密
The Mystery of the Cube
파일:attachment/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02.jpg
감독 유상욱
각본 장용민
박중구
이찬
허균
제작 강희영
김영대
이준성
이종명
출연 김태우
신은경
이민우
박호산
음악 유상욱
개봉일 1999년 5월 1일
상영 등급
1. 개요2. 예고편3. 시놉시스4. 등장 인물5. 줄거리6. 평가7.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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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상(李箱)의 시에 얽힌 살인 사건을 추적하다가 일제의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 원작은 1997년1998년 장용민 著의 동명의 소설로 1999년 5월 1일에 출시된 유상욱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김태우, 신은경, 이민우 등이 출연했고 1996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으로 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영화화하였다. 이상에 대한 글을 PC 통신에 릴레이 연재하던 회원들이 차례로 살해되면서 나머지 회원들이 일련의 사건을 파헤치다 역사 속에 감춰진 일제의 엄청난 음모를 밝혀낸다는 역사 스릴러이다.

2. 예고편

3. 시놉시스

이상의 비밀을 찾아라! 바로 그 속에 거대한 음모가...

이상의 시를 주제로 졸업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용민은 우연히 PC통신을 통해 'MAD 이상 동호회'를 발견하고 가입한다. 당찬 새내기 여기자 태경, 핑크플로이드에게 도전하겠다는 뮤지션 카피캣, 이상과 닮았다는 이유로 가입한 캔버스, 그리고 이 모임의 리더이자 가장 비밀스러운 덕희까지 동호회 회원은 용민 자신을 포함, 총5명이다. 덕희는 첫 모임에서 이제껏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덕희는 1931년과 1933년 사이, 이상의 사라진 시간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이상의 시는 세상을 향한 일종의 경고일지 모른다는 주장을 편다.덕희의 상상력에 매료당한 나머지 멤버들은 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PC통신에 릴레이 연재할 것을 결심하고 조사에 나선다. 그러나, 감춰진 이상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그 프로젝트에 가담했던 멤버들은 희생양이 되어 하나씩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거대한 음모가 드리우는데...

4. 등장 인물

이상에 관한 졸업 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생. 수수한 차림의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로 평소 성격도 생긴대로 진중한 듯이 보인다. MAD 이상 동호회에서도 연재 소설을 준비할 때 현실적인 이야기로 써내려 갈 것을 위시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1] 덕희가 사라지자 그를 찾으려고 태경과 함께 시를 분석하며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중앙일보 신입 기자. 왈가닥스럽고 의외로 저돌적인 면도 보이는 등 딱 혈기 넘치는 스타일. MAD 이상 동호회 사람들이 모두 덕후스러움이 싫어서 활동에 미진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용민을 은근히 좋아하여 아예 접으려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용민과 함께 사건의 끝을 마무리하게 된다.
MAD 이상 동호회의 발족인. 비명횡사한 아버지가 이상의 시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이상에 대해 집요하게 연구해왔다. 이에 여럿이서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 여겨 동호회원들을 모집한 모양. 물론 그 사실을 미리 말하지는 않았다. 그랬으면 누가 참가했겠냐? 컴퓨터를 매우 능숙하게 다루고 정부 기관을 간단히 해킹할 줄 아는 엄청난 해킹 실력을 가졌다.
인디 밴드의 기타리스트. 까불까불한 성격이지만 열정을 가지고 동호회 활동에 참여한다. 핑크 플로이드에게 대적하기 위해 오감도를 얻어야 한다고 한다. 뭣에 쓰려고? 그걸로 노래를 만들겠다는 자세부터가 비범하다 그러나 첫 번째 소설을 연재하자마자 목숨을 잃고 마는데...
벽화를 주로 그리는 화가. 생김새와 말투도 어벙하지만 역시 동호히 활동에 열성으로 참여한다. 카피캣과 한 조를 이루어 소설을 써나갈 소재를 조사하기도 하고, 카피캣이 죽었을 때에도 독자들이 소설을 기다린다며 계속 연재해야 함을 주장했다. 캔버스도 역시 두 번째로 소설을 올리자마자 목숨을 잃는다.
  • 장형준(김재권)
1979년 Z백호팀의 한 멤버. 당시 모두 죽었다고 기사가 났으나 사실은 살아있었다. 하야시 나츠오의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죽어지내고 있었지만 죽은 줄 알았던 같은 동료 김성범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4] 용민과 태경에게 사건의 전말을 알리는 역할. 그리고 바로 장덕희의 아버지이다.
1979년 Z백호팀의 또다른 멤버. 금괴 공장의 금괴에 눈이 멀어버렸다. 그래서 하야시 나츠오를 죽여야하는 임무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혼자 금괴를 찾겠다고 장형준을 버려두고 굴 속을 싸돌아다니다 하야시 나츠오에게 빙의된다. 이상의 비밀을 쫓게 되면 1719부대의 야욕이 드러나게 될까봐 관련된 인물들은 모조리 죽였다. 결국 용민과 태경이 그 중심부를 습격하자 납치했던 덕희에게 하야시 나츠오의 영혼을 넘기려 하지만 덕희의 저항 끝에 동반으로 죽고 만다.

5. 줄거리

이상에 관한 졸업 논문을 3학기 째나 준비 중인 신용민(김태우 분)은 여느 때와 같이 논문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잠깐 머리 좀 식힐 겸 해서 유니텔에 접속 오늘 논문 준비는 여기서 끝 하는데,[6] 채팅방에서 MAD 이상 동호회 회원을 모집한다는 방을 발견하여 입장한다.

여기에서 이 동호회의 발기인이라 볼 수 있는 장덕희(이민우 분)는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이상은 모두 헛된 것뿐이라고 허세 충만하게 일갈하며, 자세한 사실을 알고 싶다면 첨부한 약도로 나오라는 말을 던진다.

신용민은 알듯 모를듯 이끌려 약도의 장소로 나갔고 본인과 장덕희 외에 중앙일보 신입 기자 진태경(신은경 분), 밴드 기타리스트 카피캣(박정환 분), 화가 캔버스(고구마 분) 등 채팅방에 있던 총 5명이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 각자 시인 이상에게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사람들이었다. 앞서 말했듯 신용민은 논문 소재, 진태경은 이상에 관한 특집 기삿거리, 카피캣은 핑크 플로이드에게 대적하기 위한 오감도, 캔버스는 이상의 그림과 관련한 주제로 벽화를 그려달라는 주문을 받아 그의 그림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장덕희는 이상에게서 얻고 싶은 것은 "나의 계보"라고 모를 소리를 하며, 정식 동호회로 발족시키기 위해서는 5명의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머릿 수 유혹하는 데는 소설이 최고니까 2명이 한 조를 이루어 건축무한육면각체를 주제로 스릴러[7] 방에 릴레이 소설을 연재하자고 제안한다.

그 첫 타자는 카피캣과 캔버스. 카피캣은 "12월 12일"이라는 소설의 첫 구절에서 "태양의 어른거림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태양의 빛을 모방한 금속이 가득한 곳에서 태양을 잊다니"라는 것과 미로 설계의 천재였다는 점을 찾아내고, 그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그 구절이 인용하는 것은 바로 금괴 공장의 설계에 참여한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 금괴 공장을 관리하던 1719 부대가 있었다는 내용은 캔버스가 옛날 신문기사에서 발췌했다. 용민은 이런 내용들이 심한 비약이라며 마땅치 않아했으나, 덕희는 이 일화가 사실이라는 것이 맞다고 했으며, 그 1719 부대의 사단장인 하야시 나츠오 역시 실존 인물이라고 했다. 카피캣과 캔버스는 수집한 자료와 회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첫 소설을 통신에 등재하는데, 반응이 상당히 괜찮았다. 그들은 첫 단추가 잘 꿰어진 걸 기뻐하며 카피캣의 아지트에서 자축연을 갖기로 한다. 한편 모임에 참석하지 않던 태경은 이 소설이 너무나 허황된 소리라 생각하여 씹는 글을 올리려고까지 한 찰나 내부의 적 신용민이 자축연하는 장소로 오라고 한다. 사실 태경은 이 모임이 싫었지만 용민을 마음에 들어했던 터라 못 이기는 척 모임에 참석하기로 한다.

카피캣은 팀원들을 기다리면서 쏟아지는 팬레터에 답장하며 낄낄대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괴한에게 칼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팀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구급차와 인파가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카피캣의 장례식 와중에도 소설 연재에 대해 언쟁이 오갈 만큼 소설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캔버스는 독자들은 다음 소설을 기다린다, 태경은 사람이 죽은 마당에 소설 얘기가 나오냐, 덕희는 그건 개인의 자유이며 사람 죽었다고 소설 못쓰냐라고 빈정대는 등.(...) 용민은 각자의 말에 일리는 있지만 어쨌든 잠시 중단하자고 한다.

캔버스는 혼자서 자신의 작업장에서 다음 소설을 작성하여 등재하였는데, 카피캣을 죽인 괴한이 또 나타났다. 캔버스는 괴한에게 쫓기다가 고층에서 추락사하고 만다. 이 사실을 모르던 장덕희는 캔버스가 소설을 올렸으니 용민에게 일단 캔버스네 작업장에서 만나자고 한다. 하지만 그 곳에는 주인을 잃은 노트북만이 켜져 있었을 뿐이었다. 덕희와 용민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을 때 캔버스가 괴한에게 습격당하여 추락하는 찰나 괴한의 팬던트를 쥐어뜯어 땅바닥에 떨군다. 그걸 발견한 덕희는 팬던트를 줍는다. 곧 낡이 밝고 경찰들이 몰려와 수사에 착수했다. 덕희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깨닫고 용민에게 이제 그만두라고 종용한다. 하지만 덕희는 이 사건들에 대해 더 깊게 파고들기 시작한다.

덕희는 "어쩌면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놓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든 비밀의 열쇠는 이상의 시 속에 있지 않을까?"라고 쓴 캔버스의 소설 마지막 글귀를 보고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시를 다시 살펴보기 시작한다. 거기에서 제 10행 "쾌청의공중에붕유하는Z백호...."를 보고 무언가를 발견한 듯 놀라워한다. 바로 캔버스가 죽을 당시 괴한에게서 뜯어낸 Z 모양의 펜던트(박정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를 보고 이 시가 당시의 국가 비밀요원들을 묘사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요원들이 MAD 이상 동호회를 노리고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덕희는 대한민국 정부 민원 서비스에 접속하여 Z에 대해 찾아봤는데 정말 Z라는 부서가 있었다! 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조직한 비밀 단체였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자세한 정보는 1급 비밀 인증자만 열람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덕희는 바로 정부 시스템을 해킹한다. 비비디 바비디 부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덕희가 안기부를 해킹하여 뽑아낸 데이터 속의 Z조직은 어느 연도에나 존재했음이 보인다. 박정희가 암살당한 1979년 상의 Z조직 요원 명단을 빼내어 용민에게 전송하려고 하지만 갑자기 통신망이 불통되고, 카피캣과 캔버스를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 괴한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장덕희는 빠른 속도로 도주하지만 끈질기게 자신을 추격해오는 괴한에게 공포를 느낀다. 덕희는 남산터널로 보이는 곳을 지나가는데 터널 안에 왠 사람이 자신을 응시하며 서있음을 목격한다.[8] 처음엔 뭐야 하고 지나가지만 어느 순간 또 나타남을 보고 기겁한다. 괴한이 아니라 귀신 같은데? 덕희는 괴한을 어느 정도 따돌린 후 사람이 없는 카페에서 Z조직의 자료를 용민에게 전송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애초부터 잘못 접근했음을 알리려고 신용민에게 연락을 취하지만 신용민은 진태경과 클럽에서 놀고 있었으므로 삐삐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그렇게 덕희마저 사라져버리고, 용민과 태경은 덕희가 남긴 자료와 음성메시지를 통해 사건의 시작과 끝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1979년도의 Z요원들은 모두 한날 한시에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으나 태경이 그 중 한 사람인 장형준이 생존해 있음을 알아내고 그를 찾아간다. 태경은 자신이 죽었다고 조작까지 해서 기사로 실을 정도였다면 분명 어떤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이고,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와주길 바란다고 생각했다.

장형준의 주소를 찾아간 두 사람은 동네 사람들이 말해주는 장형준의 직물 공장 대신 왠 폐허가 된 공사 현장을 맞이하는데 현장 관리자가 달려와 당장 꺼지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기지를 발휘한 태경은 장 사장님이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 기자인 저를 부른 것이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이에 현장 관리자가 사실을 확인하러 자리를 뜨자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황급히 자리를 뜨려 하는데, 놀랍게도 현장 관리자가 사장님이 뵙자고 하시니 어서 오라고 한다.

그러면서 현장 관리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사장님이 죽을 때가 되니까 노망이 들었나? 기자는 왜 불러?"며 뇌까린다. 용민이 여기가 대체 뭐하는 데냐고 묻자 자신도 사장님 동네 사람들도 그렇게 말렸는데 왜 이런 이상한 공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공사 내용은 바로 "지세를 바꿔야 한다"라는 것. 더 괴상한 점은 하루는 인부의 시체가 발견됐는데 몸 속에 피가 한방울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 피는 공사 현장 한가운데 박혀있는 쇠기둥에 뿌려졌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은 장형준의 짓이라고 여겼으나 현장 관리자는 그게 아니라고 했다. 그 일이 있고 일주일 뒤 어떤 인간이 찾아왔는데 바로 그 공사를 주문한 사람이라고 한다. 아시겠지만 여기에 찾아온 남자가 일행을 쫓던 그 괴한이다. 그 괴한과 장형준은 심하게 몸싸움을 했고, 그 뒤로부터 장형준은 완전 폐인이 되었다고 한다.
세상엔 막을 수 없는 게 두 가지가 있지.
젊은이의 호기심과 늙은이의 주책...
장형준은 의미심장한 말을 시작으로 용민과 태경을 맞이하는데, 병색이 완연해 보인다. 용민과 태경이 그간의 일을 묻자 장형준은 여기에서 놀라운 사실을 말해준다. 하야시 나츠오를 암살하기 위해 처음으로 조직된 Z라는 팀 중 한 명이 바로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암살은 실패했고 Z팀은 몰살당했으나 이상만이 살아남았다. 하야시 나츠오는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였기 때문에 이상을 살려둔 것이었다.[9] 이 후로 이상한 시[10]를 써내려간 이상에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어떤 한 남자만이 이상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그가 바로 1719부대에 조선인으로 복무한 박정희였다.
첫 번째 Z팀이 실패하자 박정희는 두 번째 Z팀을 구성했다. 장형준네 Z팀 역시 시 속의 하야시 나츠오를 추적하다가 금괴 공장까지 진입했지만 막상 알 수 없는 공포로 팀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차례로 팀원들이 목숨을 잃자 장형준은 나머지 요원 김성범에게 돌아가자고 했지만 김성범은 하야시 나츠오는 이미 안중에도 없이 금괴에만 눈이 멀어 그 말을 듣지 않고 혼자 떠나버린다. 물론 나중에는 김성범의 비명소리만 들려왔을 뿐이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장형준은 동료들에 대한 죄스러움에 Z에 대한 기사를 낸 것이다. 그런데 기사가 나간 그날 밤 죽은 줄 알았던 김성범이 찾아왔다(!). 그는 하야시 나츠오는 절대 죽지 않는다며 그 영혼이 자신에게 빙의되었다고 말한다. 장형준은 갑자기 하야시 나츠오가 다시 오고 있다고 하며 고통스러운 기침을 하다가 결국 죽어버린다.

남은 것은 이제 그 금괴 공장을 찾는 일인데, 시 속에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안 두 사람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첫 행부터 분석하기 시작한다. 덕희가 처음에 말한 대로 이토 히로부미가 노렸던 삼각산을 기점으로 북악산, 인왕산, 남산을 잇는 사각형을 그려 좁혀 나가자 경복궁광화문이 남는다. 또 2행에서는 그 중심이 조선총독부 건물이었음을 알아낸다. Z팀이 들어갔던 곳은 바로 중앙박물관의 지하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다시 중앙박물관의 지하로 들어가기 위해 주변의 공사 현장을 찾는데, 인부들은 헛소문이라며 그들을 비웃는다. 그러나 인부 중 한 명이 현장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고 하며 둘을 안내한다. 그 인부는 굴착 공사를 시행하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공사가 더는 진전이 되지 않는다고 하며 그 이상 지점을 보여주는데, 일본십이지신의 얼굴이 그려진 구조물이 있었다. 여기에서 "시계문자반12에드리워진일개의침수된황혼" 구절을 인용하여 빛을 투과시키자 금괴 공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갱도의 문이 열린다.

갱도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곳곳에 널린 미라를 보고 기겁을 한다. 이 중 갈림길에서는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질주하는낙체공식"행이 나타내는 곳으로 여기지만 딱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느낌이 가는 쪽을 선택하여 내려간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 괴한이 슬그머니 나타나 주차되어 있던 광차를 굴려버린다. 용민과 태경은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 뒤를 돌아봤는데 그 광차가 무지막지한 속도를 내며 돌진해오고 있었다. 용민과 태경은 광차를 피하려고 미친듯이 뛰지만 태경은 궤도 옆의 물웅덩이에 빠지고 용민은 광차 밑에 깔리게 된다. 물에 빠진 태경은 둥둥 떠다니는 미라와 헤엄치는 물뱀에 질겁을 하지만 이내 어떤 사각형손잡이를 발견한다. 바로 시의 마지막 쯤 등장하는 "사각이난케-스가걷기시작이다(소름끼치는일이다)"행을 나타낸다고 생각하고, 그 케이스를 손으로 돌린다. 그러자 광차가 알아서 뒤로 빠지고 용민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뒤로 문이 갑자기 또 열리면서 결국 중심부가 드러나게 되는데...

알고보니 금괴 공장은 눈속임을 위한 소문이었을 뿐, 진정한 의미는 서울의 최중심부에 해당하는 곳의 정기를 말살시키려고 엄청나게 큰 쇠말뚝을 박기 위한 장소였다는 것이다. 덕희는 그 곳에 쇠사슬로 묶여 감금당해 있었다. 용민이 정신을 못차리는 덕희에게 다가갔는데 덕희가 느닷없이 눈을 부릅뜨며 "이상의 마지막 유언을 생각해!"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괴한이 태경을 붙잡아 인질로 위협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그 괴한은 다름아닌 Z팀의 멤버 "김성범"이었다. 그 역시 장형준이 했던 "세상엔 막을 수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지. 젊은이의 호기심과 늙은이의 주책"이란 말을 하며 여기까지 쫓아왔음을 칭찬한다. 그러자 용민이 왜 동료들을 배반했냐고 묻자 "젯밥에 눈이 멀어서였지. 저 금기둥이 안보여?"라고 말한다. 그러자 용민이 "넌 덕희의 아버지까지 죽였어!"라고 소리친다. 이 소리를 들은 덕희는 숨겨졌던 "나의 계보"[11]의 진상을 알게되고, 분노에 차 마구잡이로 고함을 지른다.

김성범은 장형준의 쓸데없는 양심을 비난하며 기사만 내지 않았더라도 내가 그러진 않았을 것이라고 변명한다. 그 와중에 갑자기 김성범은 쓰러져 헉헉대면서 "내가 여길 처음 왔을 때 마침 하야시 나츠오가 숨을 거두는 중이었어!"라고 말하며 영혼을 제공하는 대신 불멸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하야시 나츠오의 영혼이 Z를 숙주로 삼아 대물림을 하면서 영원히 사는 것이었다. 이제 하야시 나츠오는 다음 후계자로 덕희를 선택하고 김성범의 몸을 빠져나와 덕희에게 들어가려고 한다. 하야시 나츠오의 영혼이 빠져나간 김성범의 몸은 갑자기 폭삭 늙어버린다. 이 와중에 용민은 기둥을 뽑아버리는 장치를 찾는데, 주변을 둘러싼 십이지상의 손잡이를 돌리자 칼날이 쑥 빠져나오는 등 함정이 설치되어 있었다. 두 번째로 건드린 장치는 칼날이 아래쪽에 있어서 용민은 부상을 입게된다. 이 때 덕희는 빙의가 반쯤 되었다가 결국 제정신을 찾고 김성범과 싸우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태경이 도망가려 하자 김성범은 놀라운 염력으로 땅을 두 동강을 내어 낭떠러지를 만들고 태경을 죽이려 했지만 태경은 간신히 땅을 붙잡아 버둥대는 상태. 용민은 함정에 당해 부상을 입었고, 덕희와 김성범은 몸싸움에 난장판인 상황이었다. 이 때 김성범이 덕희를 낭떠러지 쪽으로 끌고가며 "이상의 마지막 유언이 뭔지 말해!!"라고 소리치자 덕희는 용민을 바라보며 "레몬 향기가 맡고 싶다!"를 외쳤다. 그 둘은 결국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해버렸고, 진정한 장치는 바로 레몬 향기가 나는 것임을 안 용민은 십이지상의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향기가 나는 장치를 찾고나서 조심스럽게 작동을 시키자 박혀있던 큰 쇠기둥이 뽑혀져 나가며 굴 전체가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용민은 가까스로 몸을 추스려 태경의 손을 잡고 밖으로 뛰어나가지만 결국 동굴 전체가 무너져 내릴 지경에 일단 물 웅덩이 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변이 밝아지며 수풀이 보이고, 그 곳은 바로 경회루가 있는 연못이었다. 둘은 간신히 물 밖으로 빠져나와 경복궁 내 벤치에 앉아 거친 숨을 내쉬며 영화가 끝난다.

6. 평가

소재는 매트릭스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절륜하지만 원작 소설이 지닌 세세한 묘사와 분석, 스토리를 영화에선 반도 못 따라간 아쉬운 작품이다. 영화에는 시의 일부 정도만 묘사하였지만 원작에는 시의 모든 과정이 자세하게 해석되어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작 소설도 결국에는 김진명 류의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한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강한 내용이라 호불호가 갈린다.[12]

흥행은 서울 관객 17만 7729명으로 통계되어 있는데 1990년대 한국영화치곤 아주 쫄딱 망했다는 수준은 아닌 그럭저럭 거둔 편. 흥행과는 별도로 영화 제목 자체가 워낙 특이한 관계로 대중들에게 인지도는 꽤 있는 편이라, 같은 '건축'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넣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경우 개봉 직후 일부 관객들이 제목만 보고서 이 작품과 같은 스릴러물로 오해를 하기도 했다고(...).

영화가 완성되면서 CG에 관한 질문에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에 등장하는 소형 공룡에 미치지 못하는 예산이었다"라고 고백했을 정도로 그 당시 한국영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범위의 CG를 사용했지만, 원작에서 묘사된 스케일을 재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한다. 아무리 각본이 탄탄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한들, 실사와 CG 배경이 제대로 합성되지 못한 조악한 특수효과를 눈 뜨고 봐주기란 쉽게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이로 인해 영화의 모든 과정이 한순간에 엉망이 되어버렸다.(참고로 말하자면 그 돈을 들였음에도 파워레인져 같다... 아니 과연 CG가 쓰인 거긴 한지 의심스러울 정도.) 비단 이것은 CG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한정적인 제작비로 인해 원작에 의해 재연되어야 할 일부 묘사 장면이 각본에서 사라지거나 다른 장면으로 대치되었고, 그로 인해 스릴감이 넘쳐야 할 전개와 미스터리적 요소가 두서없이 이리저리 뒤죽박죽 되었고, 기승전결의 묘미마저 사라진 망작이 되고 말았다. 출처

2007년에 소설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서울역의 신역사와 구역사가 등장한다던가, 홍대 클럽이 접선 장소로 등장하는 등 소설의 배경과 전개를 2000년대의 서울 사정에 맞게 바꾸고 구인회의 영화 등 새로운 단서를 추가해서 거의 다른 소설이라도 봐도 좋을 정도로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상의 연대기와 소설에서 제시하는 이상의 행보를 비교해보면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소설을 필두로 사람들이 이따금씩 펼치는 관련 음모론에는 '1931년부터 33년까지 2년 간 이상의 행적은 이상하리만치 깨끗하게 없어져있다. 어떠한 활동 기록이 없다가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시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상은 서서히 죽어간다'고 하지만 실제 연대기를 찾아보면 그런 게 없다.

물론 다른 년도에 비해 빈약하긴 하지만 소설에선 활동이 없었다고 묘사된 1931~1933년 사이에도 몇 군데의 잡지에다가 이상한 가역 반응이나 삼차각설계도 같은 시가 발표되곤 했다. 아니 애초 소설을 현실에 대입해서 보려는 것 자체가 문제지만.

블리자드의 게임 디아블로 3에 등장하는 수도사의 업적 중 하나인 '전투무한칠면공격의 비밀'은 이 소설의 패러디이다.

7. 기타

  • 소설판에서는 용민이 아니라 건우로 나온다.
  • 김성범 역할을 맡은 신성호씨는 본래 베테랑 성우이다. 판관 포청천에서 가장 간지나는 인물 전조를 연기하였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조, 단역으로 간간히 얼굴을 비추는 모양. 성우 출신이라 그런지 특히 발음, 발성이 상당히 좋다.

[1] 논문에 사용할 소재를 얻어야 하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니까...[2] 영화 출연 당시에는 본명인 박정환으로 출연. 본 영화 및 인디안썸머, 와니와 준하 등 다수 작품에서 조, 단역으로 출연했었다. 현재에도 뮤지컬 및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 중에 있다.[3] 삐삐롱 스타킹의 보컬이었다. 기존 보컬 이윤정의 후임으로, 그 유명한 카메라 침뱉기 사건때의 인물.[4] 정확히는 하야시 나츠오가 죽인 것. 김성범의 육체만 빌렸을 뿐이다. 또한 바로 죽인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저주를 내린 셈으로 천천히 죽게 만든 것.[5] 여러분이 알고있는 그 성우 신성호가 맞다! 주로 주윤발, 스티븐 시걸을 연기하시는 배테랑 성우. 자세한 것은 링크 참조.[6] 연세대학교 채널로 들어가는 것으로 봐서 연세대 학생으로 판단된다.[7] 당시 가장 인기 있던 채널이라고 한다.[8] 도보가 없는 터널로 당연히 사람의 진입은 불가하다.[9] 금괴 공장의 설계도를 제작할 천재는 이상뿐이었기 때문이다.[10] 대놓고 하야시 나츠오를 밝힐 수 없어서 괴상하게 쓴 시 속에 힌트를 줬던 것.[11] 덕희가 맨 처음 동호회 모임에서 말한 것이다. 결국 아버지의 죽음이 이상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던 것. 물론 덕희의 아버지인 장형준은 살아있었으나 기사로는 죽었다고 발표해서 덕희는 몰랐을 뿐이다. 그런데 결국 김성범이 나타나 죽이고 만 것이다.[12] 예루살렘, 바티칸, 서울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등장 인물의 대사에서 그대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