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2-02 17:22:22

크런치

1. 영단어2. 운동3. IT 업계 은어
3.1. 관련 문서3.2. 관련 영상

1. 영단어

Crunch

명사이자 동사이며 형용사로도 쓰이는 단어. 동사로 사용시 -ed가 뒤에 붙는다.(타동사 한정으로 -ing)

일상에서는 주로 초콜릿류 제품에서 자주 사용되며 대한민국에서는 뒤의 -ch 부분을 ky로 바꾼 롯데제과의 초콜릿 제품 크런키(Crunky)가 유명하다.
  • 의미
명사 으드득(단단한 것이 으스러질 때 나는 소리)[1]
중대 상황(정보)[2]
(무엇이, 특히 돈이, 갑자기 부족한)부족 사태[3]
동사 (시끄럽게)아작아작(오도독) 씹다.
(단단한 것을 으스러뜨리며)으드득거리다.
저벅저벅 거리며 가다(무언가를 으스러뜨리는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것을 나타냄)
(많은 양의 정보를)고속으로 처리하다.
형용사 (회의, 스포츠 등이 성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게)중대한

이를 응용해서 천문학에서는 우주의 종말인 '빅 크런치' 용어로도 쓰인다. 우주가 일정 순간 최대치로 늘어났다가 어느 순간 다시 최소치로 좁아지는 그런 것이다. 자세한 것은 빅뱅 우주론 문서로.

2. 운동

윗몸 일으키기의 한 종류로, 복근 중 상부를 강화하는 운동이다. 자세한 사항은 크런치(무산소 운동) 문서로.

3. IT 업계 은어

crunch time의 줄임말이다. 사전적 의미는 결단이 필요한 타이밍, 중대한 위기 상황 등을 가리키는 단어. 보통 신작 출시를 앞두고 마스터 버전 출시(골드행) 기한을 맞추기 위해 야근 및 주말 근무를 포함한 강도 높은 마무리 근무 체제에 들어가는 것을 뜻하는 업계 은어이다. IT 업계 전반에 존재하는 악습이지만, 특히 유독 게임 업계쪽이 크런치를 강요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일본에서는 '데스마치'를 줄인 말인 '데스마'라고 한다.

게임 업계가 유독 심한 이유는 해당 업계가 IT 중에서도 전형적인 B2C 서비스인 점, 잦은 기획 변경으로 인한 일정 차질이 빈번한 점, 소위 '오픈빨'이 매우 중요한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솔루션 납품 같은 B2B 사업, SI 같은 외주 개발 같은 분야도 막판에 몰아치는 경향은 있지만, 기업은 대체로 소비자만큼 결과물 퀄러티에 민감하지는 않으며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나 기획 수준에 못미치는 결과물이 나와도 사후 지원과 개선을 약속하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이미 진행된 계약을 파토내고 굳이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IT쪽의 파라다이스라고도 불리는 정부과제 분야는, 산업 육성을 지원한다는 국가 이념 아래 다소 결과물이 형편없어도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이유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같은 B2C 플랫폼이나 앱 시장도 첫인상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런 분야는 런칭된지 좀 지나 입소문을 서서히 타고 이용객이 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유가 좀 있다.

하지만 게임 업계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오픈 인구수가 흥행에 직결된다고 여겨질 만큼 게임 업계는 런칭 직후 수많은 유저들이 몰려와 '평가'를 내리며 여기서 버그나 기획 미스, 잘못된 BM 등 까일만한 요소가 결부되면 돌이킬 수 없는 매출 타격을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극한의 상황까지 쥐어짜내 직원들을 몰아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

결국 크런치란 IT 업계 버전 통조림 상태이자 공밀레의 또다른 모습이다. 또한 비단 IT나 게임 업계 뿐이 아니라 그래픽과 출판물 업계에서도 이런 걸 크런치 또는 통조림이라고 한다. 이 기간은 정말 빠듯한 시기라서 월화수목금금금조차 뛰어넘어, 완성된 프로젝트가 나오기 전엔 퇴근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일터에서 숙식을 해결하는건 예사.

공밀레 유머나 프로그래머 개그처럼 가볍게 다루어지기도 하지만 분명히 악습이자 노동 착취의 하나다. 특히 게임 업계는 노동조합의 힘도 약하며, 노동자(개발자)들 스스로도 권리를 투쟁해서 얻겠다는 의식이 모자란 편이다. IT 업계 특성상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는 마인드보다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력을 잘 관리하여 이직하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고, 투쟁하려는 사람은 좀 이상한 운동권 취급하는 경우까지 있다. 게다가 이러한 관행이 마치 대학교 동아리에서 축제 대비를 밤새워서 함께 하는 것처럼 뭔가 낭만적인 것, IT 업계 특유의 멋으로 포장되기까지 하면 답이 없어진다. 당연하겠지만 동아리와 근로현장은 다르다. '엄청난 고강도 노동'에 맞먹는 '엄청난 고임금'을 보장해 준다면 모르지만 그런 경우는 찾기 힘들다.

국내 업계의 경우 빠듯한 출시 일정으로 인하여 상시 크런치나 마찬가지라는 게 큰 문제이다. 위메이드의 경우 크런치 기간을 무려 8개월을 잡아서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위메이드와 같은 회사는 크런치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것. 이러한 회사의 고용주는 인건비 저하를 위해 크런치를 강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슷하게 게임업계 이야기를 담은 NEW GAME!에서 나름 모에화를 해서 묘사했고, 웹툰 게임회사 여직원들, 그래도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리부팅은 비교적 현실적으로 묘사했다.[4] 거의 마라톤 후반 역주하는 느낌으로 회사의 프로젝트 팀 전체가 사력을 집중하여 쥐어짜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크런치의 큰 문제는 업계 사람들의 혹사도 있지만 정작 크런치 때문에 개발자들이 죽도록 고생해서 뽑아봐야, 게임이나 미디어 믹스들의 퀄리티가 영 별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애초에 스케줄 압박에 극한에 몰려서 개발진 전체가 높은 스트레스와 피로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앤썸서든어택2, 혼술남녀, 저스티스 리그. 또한 개발자의 결과물은 실력도 영향을 받지만 컨디션에 따라 최상의 결과물이 나올 수도 최악의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크런치로 혹사시키면 컨디션이 떨어지고, 최악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유저들의 크런치 문제에 대한 무관심. 사실 유저들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이기 때문에 회사 내부 사정이나 게임 프로그래밍의 어려움을 아는 경우가 거의 없고 딱히 알아야 할 의무도 없기 때문에 “크런칭을 해서 결과가 이렇다”라고 해봐야 이미 돈을 쓴 유저들이 알아주고 이해할 가능성은 낮은 데다가 오히려 까야 제맛이 주류인 이상 까임권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콘텐츠를 출시하는 속도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닥치고 콘텐츠나 빨리 내놓으셈”이라고 대부분 반응하니 개발자 입장에선 결국 크런칭이 강요된다. 예로 포트나이트/배틀로얄의 크런치 논란 항목을 보면 콘텐츠 업데이트가 빠른 대가로 직원들을 혹사시키고 있었음이 밝혀졌는데, 결국 휴가를 내줬다는 소식 외에는 별다른 소식이 없고 유저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금방 식어버렸다. 유저들의 이런 태도는 유저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충분하게 제공하고 있는 게임 회사일수록 더욱 심화되는데, CDPR이 사이버펑크 2077의 제작 과정에 대한 폭로가 나오며 한국에서도 크런치 논란에 휩싸였으나, 이후 해명과 더불어 한글날에 한국어 더빙이 공식 확정되면서 금세 묻혀버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개발진이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며 개발을 완료해도 성과급 지급은 영업/기획에 비해 낮은 경우가 많다. 사실상 개발자는 백정(노예)이나 마찬가지. 개발진 뿐만 아니라 게임에 관여하는 감독, 성우들, 2D/3D 애니메이터, 일러스트레이터, 게임 외주업체 역시 크런치 모드에서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물론 게임/IT업계 이외에도 다른 업계(특히 식품업계)에서도 크런치 모드가 존재한다.

닌텐도의 경우 게임개발팀의 힘이 세고, 경영진들 역시 게임 퀄리티를 우선으로 보기 때문에 크런치가 없다고 한다. 개발이 길어질 경우 그만큼 넉넉하게 발매를 연기하며,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크런치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발매 예정일을 2019년 12월에서 2020년 3월 20일로 연기하였다. 사이버펑크 2077 또한 발매일 연기가 크런치를 막기 위함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크런치가 없다는 위장"으로 풀이 될 가능성도 있는데, 바로 사이버펑크 2077이 발매 연기 이후에도 강도 높은 크런치 모드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크런치 모드는 양날의 검이란 의견도 있다. 이러한 의견은 오히려 일부 게이머 사이에서 제기되었는데 크런치 모드라도 내부 테스트, 워라밸 등이 현실적 한계에 봉착된 상황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오히려 이런 측면을 해결하기에 용이한 장점이 될 수 있고 근로자 입장에서도 추가 수당 혹은 연차휴가 기회를 얻을 수도 있어 나름대로 이득이 있다는 얘기. 물론 이는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만 해당되는 사항이고 불법/탈법 행위을 밥 먹듯 하는 블랙기업에게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며 이런 크런치 모드를 겪은 개발자들도 돈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크런치 모드 상황이 지속되면 엄청난 고통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심각해지면 크런치는 오히려 게임 회사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너티 독CDPR, 락스타 게임즈이다. 우선 너티 독은 양질의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고[5] 소니의 자금 지원도 많이 받는 스튜디오다. 그러나 언차티드 4 이후 70%에 해당하는 아트워크 인력들은 모두 크런치를 버티지 못해 다른 회사로 이직했고, 인력 부족으로 인해 새로운 인력을 구하고 싶어도 "크런치 모드가 심한 회사"로 유명해진 판에 일단 지원하는 사람이 적었다. 결국 영화계에서 일하던 인력을 개발에 투입, 숙련도가 크게 떨어지게 된다. 전직 너티독 애니메이터였던 조나단 쿠퍼는 "만약 더 숙련된 팀이였다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는 이미 1년 전에 발매되었을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너티 독의 숙련도는 떨어지게 되었다. 더 심하게 크런치를 겪은 CDPR의 야심작(?) 사이버펑크 2077은 더 심각해, 3번이나 연기하고도 결과물은 알파 버전 수준인 심각한 결함으로 가득했다. 락스타 게임즈의 경우 Grand Theft Auto IIIGrand Theft Auto: Vice City초대박 이후에 샘 하우저가 새로운 Grand Theft Auto 시리즈를 만들겠다며 휴가조차 주지 않고 다시 크런치 모드를 직원과 상의도 없이 요구하다가 결국 일부 직원이 퇴사하고 말았다. [6] 그 중에는 관리자 급의 직원도 있었다. 결국 샘 하우저가 집까지 찾아가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차디찬 외면 밖에 없었다. [7]

물론 예외도 없지 않아서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의 경우에는 크런치가 없는 회사로 통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크런치가 있었다가 사라진 업체인데, 롬탈워2의 초기 성적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3.1. 관련 문서

3.2. 관련 영상



[1] 주로 단수로 사용.[2] 앞에 the가 붙는다. 비격식 명사.[3] 주로 단수로 사용. 미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휘.[4] 특히 게임회사 여직원들과 리부팅은, 이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까지 나온 것도 묘사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못해 잔혹하다.[5] 수많은 혹평이 나온 라오어2로 인해 빛이 바랬지만, 게임의 디테일은 라오어2를 비판하는 사람도 퀄리티를 인정하는 편이다.[6] 사실 직원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의 장르였던 MMORPG 등을 전부 거절하고 오로지 Grand Theft Auto 시리즈만 만들라고 말한 샘 하우저의 잘못이 크다.[7] 캐시미어 프로덕션이라는 게임사를 창업한 제레미 포프마저 "그때 당시 우리들은 GTA를 뽑아내는 기계들에 불과했다."라고 말하며 비판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