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21:50:44

예포


1. 개요2. 상세3. 역사4. 조포와 축포5. 발포6. 여담7. 관련문서

1. 개요

Cannon salute[1]

총포를 발포하여 하는 경례.

2. 상세

의전행사에서 자주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총을 사용하지만 규모가 큰 경우 대포를 사용한다.[2] 항구에서 해군 함정으로 예포를 쏠 때는 소구경의 전용 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포용 소구경 포가 없는 함정은 주포에 공포탄을 장전해 쏘거나, 안전한 공해 방향으로 포를 돌려 실탄을 쏜다.

추념식 또는 장례식에서 고인에 대한 애도와 조의를 표하기 위해 예포를 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엔 조포(弔砲)라고 한다. 주로 현충일 등의 추모행사에서 많이 볼 수 있다.

3. 역사

오늘날 대부분의 군사관습이 그렇지만 영국에서 시작된 전통이다. 17세기에 해상전이 끝나면 승자 측이 패자 측에게 무장해제의 표시로, 혹은 다른 배에 승선하여 해상 거래나 조약이나 협약을 요청하고 싶을 때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등등 서로를 파괴하거나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장전한 탄환을 모두 소진하여 발포하도록 한 관습에서 유래했다.

재장전에 1분 이상 소요되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은 안전을 확신할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어차피 당시 범선들은 맘먹고 싸우려고 해도 접근하는데만 한시간이 기본인 속도였기에 별 의미는 없었고. 그보다는 "너와 싸우고 싶었으면 괜히 발포해서 관심을 끌고 화약 낭비나 하겠냐?"는 의미가 더 컸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자국, 부대, 군함, 항구 등을 방문하는 내외국의 국가원수, 고위관리, 외교관, 장성 등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일정한 숫자의 공포탄을 발사하는 예식 절차로 크게 발전하였다.

본산지인 영국의 경우 6월 10일 영국여왕 생일이 에딘버러 공작의 생일과 겹치는 런던탑 행사일에는 총 124발을 발사한다.

참고로 인도 제국에서는 Imperial Salute라고 해서 인도 황제에게 101발의 예포를 발사했다. Royal Salute인 31발은 영국 왕족과 인도 총독(그리고 1971년까지의 인도 대통령)에게, 21발은 외국원수와 외국 왕족에게. 그리고 예포를 몇 발 쏘는가에 따라 인도 번왕국들의 위계를 구분하는 척도가 되기도 했는데[3] 다섯 大제후국인 하이데라바드, 마이소르, 카슈미르, 바로다, 괄리오르 제후에게 21발을 발사해줬다. 최소는 7발이었는데, 그래도 영국이 예포를 발사해주는 제후국은 전체의 상위 20% 안에 드는 것이었다. 영국은 인도 제국뿐 아니라 자신들의 보호령, 예를 들면 걸프만 연안국[4] 제후들에게도 예포를 발사해줬는데, 예를 들면 오만 술탄은 21발, 쿠웨이트와 바레인 제후는 7발의 예포를 받았다. 하지만 카타르와 오늘날 아랍에미리트의 일곱 제후들에게는 발사를 안 해줬다.[5]

다만 군 행사적인 의미 외의 예포로는 동서양 구분없이 곳곳에서 행해졌다. 조선만 하더라도 신년이면 벽사의 의미로써 포를 쏘았다.

4. 조포와 축포

Artillery adds dignity to what would otherwise be a vulgar brawl. 화포는 자칫 천박한 싸움이 될지도 모르는 전쟁에 품격을 부여한다.
프리드리히 대왕
화포를 군사목적이 아닌 예식의 격을 높이기 위해 쓰는 예포의 경우는 보통 국가적으로 치러지는 장례식장이나 추도일에 고인(들)을 기억하고 조의를 표하기 위한 ‘조포’와 국가 기념일 경축을 위한 ‘축포’로 나뉜다.

- 국립현충원 예포부대의 현충일 조포 예식 장면.

105mm 견인 곡사포를 쓰는 이런 예식에서는 중국제밖에 없는 예포 탄자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나 소련 구성국 출신 나라들처럼 탄두만 뺀 실탄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서구권에서는 대부분 예/공포용 전용 장약을 쓴다.

화포 발사는 2017년 우리 육군의 제5포병여단 K-9 자주곡사포 폭발 사고의 예에서처럼 단순해보이지만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 발사시 철저한 안전규칙 준수와 확인, 사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며 제대로 훈련되어있는 무기 연구원들이나 전문가, 군인들만 다룰 수 있다.

이런 예식을 관람하는 일반인들도 엄청난 폭발음으로 청각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최소한 발사시 귀를 막는다거나 일정 데시벨 이하로 청각 보호능력이 입증된 귀마개 등 보호장비를 미리 갖추기를 권한다.

미국의 경우도 워싱턴 D.C. 소재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참전용사들을 추도하거나 장교, 장성, 장차관, 국가원수 등 국민 전체를 대신해 예우를 받는 인물둘의 사망시 국가 봉사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조포 예식을 거행한다. 다른 나라와 마참가지로 고인의 지위에 따라 탄자 갯수나 발사간격 타이밍이 약간씩 달라 주기적으로 예식 훈련을 한다.

- 미 알링턴 국립묘지에서의 조포 예식 훈련장면. 화포 세대 중에 두대만 사용하는 이유는 탄자 불발시를 대비한 것이라고 한다.

- 2018년 죠지 H.W. ㅣ부시 대통령 장례식에서 21포 조포 예식 장면.

화약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건국70주년 열병식에서 기념 축포 예식을 거행했다.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에는 화포가 악기로 삽입되어 있다. - 미 독립기념일에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의 “1812년 서곡” 연주 중 00:50부터 미 육군 포병대의 축포 사용을 볼 수 있다. 나중에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마무리.

또한 가끔 국가를 연주할 때 삽입하기도 한다.

[6]

5. 발포

예포의 발사 탄수는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국가원수의 경우 21발 / 총리, 국회의장, 대법원장 19발 / 장관 및 대장 17발 / 중장 15발 / 소장 13발 / 준장 11발 등으로 법에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군예식령의 최하단 별표1 예우표에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 특명전권공사, 소장: 15발
  • 대리대사, 총영사: 11발

단, 같은 발 수라도 세부적인 예우는 차이가 난다.

예를들면, 같은 21발과 19발이더라도 국가원수와 군 관련 인사들을 제외하면 도착 할 때 만 해주고 출발 할 때는 안해준다던지, 국방부차관을 제외한 차관과 중장의 경우 예포는 17발을 받더라도 출발 할 때는 예포를 쏴주지 않다던지, 중장은 아예 관악(전주. 간단히 말하면 장군들 들어오기 전에 계급에 맞게 한 번~네 번 나오는 음악)을 4번이 아닌 3번만 해준다던지 하는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15발인 특명전권공사와 소장도 특명전권공사까지는 관악을 3번 해주는데 소장은 관악을 2번만 해주며. 13발인 준장은 관악이 1번만 나오고 11발인 대리대사와 총영사 역시 관악이 1번만 나온다.

그 외에 '기타 국방부장관 또는 각군 참모총장이 특히 지정한 자'가 있는데 세부적 예우는 '국방부장관 또는 각군 참모총장이 정한다.'로 나오는 것으로 봤을 때 케바케로 음악의 질, 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 외빈(국빈)방문시엔 '외국인 수례자에 대한 예포발사수는 해당국가의 예포발사수를 참작하여 조정할 수 있다.'고 별표 1에 기재되어있다.

다만 약식으로 3발씩 3번, 총 9번 쏘기도 한다.

대한민국 국군105mm 견인곡사포로 예포를 발포하여 왔다. 중부 및 남부지방에 각각 1개 포대의 예포대를 운용하고 있다. 당연히 105mm 견인곡사포용 공포탄을 사용한다. 다만 2017년 국군의 날 행사때처럼 배에서 예포를 발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여기의 미군과 동일모델로 보이는 40mm 예포용 포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해군의 당시 대한민국 해군참모총장 정옥근 제독에 대한 40mm 속사예포 발사

그러나 2020년 경부터 K105A1 자주포로 예포를 발사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해당 포로 예포를 발사할 듯 하다.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송환식에서 대한민국 공군의 모든 전투기가 호위하며 플레어로 예포를 쏘았다.(57초부터)


특히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K105A1 자주포로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장면이 생중계되었다.

파일:윤석열 받들어총.mp4_000025133.gif

대한민국 국군, 경찰, 소방 등 일선 공무원의 경우, 공무중 순직이나 전사 시에는 9발, 비 공무 사망 시에 혹은 국가유공자의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 시에 3발의 조총(弔銃) 발사를 하고 있다.

미군에서는 전사자의 유골이나 시신에게 미국 국가원수와 동급인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도록 되어있다.[7] 정작 전역병에 대한 허술한 대우[8]와 엮어서 아이러니하게 '죽으면 왕 대접, 살면 거지취급' 이라고 조롱받기도 한다.

6. 여담

  • 미국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방한 도중 대한민국 국군으로부터 예포 행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무려 105mm 곡사포로 육상에서 실탄을 예포로 사용했다. 그 때문에 아이젠하워는 "내 생애 가장 영광스럽고 가장 무서운 축포였다."[9]라는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고 한다. 이 내용은 최갑석 장군이 수도사단 대위 시절 직접 했던 내용으로 실제로 있었던 일화이다. 수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1898년 6월 20일, 당시 스페인령이었던 에 미국 군함과 3척의 수송선이 찾아왔다. 괌 주민들이 해안가에 모여서 미국 함대를 구경하는 와중에, 미국 군함이 13발의 포를 발사했다. 이를 목격한 괌의 주민들은 대표를 보내 미국 군함에 승선하여 예포를 후하게 쏘아준 것에 감사해하며 우리도 그 답례를 해주고 싶은데 예포를 꺼내와야 해서 시간이 좀 걸리니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난처해 하던 미국인들은, 지금 미국과 스페인은 전쟁 중이고 자기들은 인사가 아닌 전투를 개시하려고 한 것이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두 달 넘게 개전 소식을 접하지 못하다가 적에 의해 전쟁이 터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하필 포격이 요새에 유의미한 피해를 주지 못하는 바람에 포격을 예포로 착각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어쨌든 저항의지를 상실한 괌이 다음 날 항복하면서 미군은 괌에 무혈입성했고[10], 전후 파리 조약에 따라 괌이 미국에 공식적으로 할양되면서 괌은 지금까지도 미국령으로 남아있다. #

7. 관련문서


[1] salute는 경례를 뜻하는 말이다.[2] 국군은 원칙적으론 군예식령에 명시된 견인포, 자주포, 전차포, 해군함포, 포대포가 가능하다. 다만 현실적인 이유로 육상에선 대개는 견인포가 사용되었고 최근엔 자주포를 쓰기도 한다.[3] Salute state라고 영문위키에 항목까지 만들어질 정도다.[4] 오늘날의 오만,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5] 자기들 영토 내에서는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11발, 카타르는 7발,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5발, 나머지는 3발을 발사할 수 있었다.[6] 박정희 대통령 국장 당시 애국가[7] 실제로 미국에 돌아온 6.25 전쟁 참전용사의 유골에 21발의 예포를 발사한 적이 많다. 그만큼 조국을 위해 희생한 전사자들에 대한 최고의 마지막 예우일 것이다. 그래서 애도를 표하는 의미로 21발 예포를 쏘는 등과 같은 클리셰 내지는 이 있으며, Green Day의 노래 중 하나인 21 Guns 역시 여기서 나왔다.[8] 미국이 전역한 군인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한다는 것이 사실은 미군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적지않은 수의 전직 군인들이 사회에서 적응하는것에 실패하여 자살을 하거나 혹은 노숙자, 범죄자로 몰리는게 현실이다.[9] 애초에 아이젠하워는 제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 육군 원수 출신이다. 항상 전장에서 듣던 대포 소리라서 크게 개의치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10] 당시 괌에 주둔하던 스페인군 병력은 54명이 전부였고, 당초 파괴 목표였던 요새는 황폐화된 상태라 섬을 점령한 미군도 요새를 방치해버릴 정도로 방어가 취약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