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1 14:05:13

염라대왕새매

염라대왕새매(엘레오노라매)
Eleonora's falcon
파일:Eleonorenfalke1.jpg
학명 Falco eleonorae
Géné, 1839
분류
<colbgcolor=#fc6>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조강(Aves)
하강 신악하강(Neognathae)
상목 신조상목(Neoaves)
매목(Falconiformes)
매과(Falconidae)
아과 매아과(Falconinae)
매속(Falco)
염라대왕새매(F. eleonorae)
멸종위기등급
파일:멸종위기등급_최소관심.svg

1. 개요2. 상세
2.1. 철새들의 저승사자2.2. 장거리 이동
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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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매목 매과의 조류. 새호리기와 가까운 친척이며 전체적으로 유사한 체형을 지닌다. 생긴건 그리 특이하지 않으나 생활사가 정말 유별난 종이기 때문에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이끈다.

2. 상세

두 가지 색변이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데, 대부분의 개체는 위에 나온 개체처럼 새호리기와 매우 흡사하나 더 희귀한 색변이는 몸 전체가 어두운 회색이며 멀리서는 검은색으로 보인다.

지중해 국가들의 섬들과 본토들의 일부 해안절벽에서 번식하며, 특히 에게 해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의 연안과 섬들에서 전체 개체수의 반 이상이 번식한다. 그 외에 튀르키예의 에게 해 해안, 키프러스, 이탈리아, 스페인[1], 크로아티아의 섬들과 지중해 연안과 북아프리카모로코, 알제리의 지중해 섬들과 연안, 대서양의 카나리아 제도에서도 번식한다. 기본적으로 암수 한쌍식 동행하지만, 맹금류 중에는 특이하게도 여러 쌍이 가까운 거리 내에 둥지를 틀며 번식하는 군집성을 띈다.

새호리기와 마찬가지로 빠르고 민첩하게 비행하며, 번식기 외에는 주로 잠자리와 같은 대형 비행곤충을 날면서 사냥한다.

특이하게도 번식을 늦여름에 시작해 가을에 새끼를 육양하는데, 이는 조류 중에서는 거의 유일한 생활 패턴이지만 번식지의 특성상 새끼에게 먹이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왜냐하면 가을은 염라대왕새매가 포식자로서의 진면모를 보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1. 철새들의 저승사자

번식기의 염라대왕새매는 식성이 급변해 다른 새만 잡아먹고 산다. 그런데 아무 새나 사냥하는 게 아니라, 여름철새만 사냥한다. 늦여름에 번식을 시작하면 유럽의 철새들이 올해 2차 번식까지 마무리하고 남하를 시작할 시기에 염라대왕새매의 새끼들이 부화하게 된다.

육지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철새들에게 지중해는 여정 중에 겪게 되는 가장 위험한 장애물이며, 따라서 철새들의 이동 경로는 횡단거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지브롤터보스포루스 해협, 역시 횡단거리가 줄어들고 몰타에서 쉬어갈 수 있는 이탈리아 반도 남부, 그리고 섬들이 수없이 많은 지중해 동부 등 그나마 건너기 쉬운 곳들로 쏠리게 된다. 철새들에게 지중해유럽 연안은 바다를 건너기 전 마지막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북아프리카 연안은 힘든 도해를 막 완수한 지친 새들이 도착하는 곳, 지중해의 섬들은 도해 중 쉬거나 먹이를 찾아 기력을 회복하는 곳들이다. 염라대왕새매는 이런 중요 교점들의 해안 절벽에 둥지를 틀고 주변 상공을 지나가는 철새들을 사냥해 새끼들에게 먹인다. 바로 이 때문에 다른 새들이 번식이 끝날 때가 되어서야 산란하는 것이다.

파일:염라대왕새매 철새사냥1.gif
주 사냥 방식은 번식하는 절벽에 앉아 있거나, 절벽 앞을 느리게 날면서 도해하는 철새들이 시야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한번 먹잇감을 포착하면 매우 빠르게 쫓아가 공중에서 낚아챈다. 특히 지친 상태로 막 육지에 다시 도착하는 새들과 당년에 태어나 첫 여정에 나선 어린 새들이 공격을 받는다. 사냥에 성공하면 공중에서 깃털을 뽑는 등 가공한다.

단체로 협력 사냥을 하기도 한다.[2] 여러 마리가 하늘에 진을 치고 길목을 막아서고, 서로 번갈아 가며 한 마리의 사냥감을 공격해 퇴로를 차단하고 서로에게 사냥감을 몰아준다.

모로코에 서식하는 염라대왕새매의 한 개체군은 철새들을 생포해서 바위 틈에다가 끼워 놓거나 날개깃을 뽑아 날 수 없게 하여, 살아있는 상태로 며칠 혹은 몇 주까지 보관해 둔다.# 인간 외에 사냥감을 의식이 붙어있는 상태로 저장해 두는 포식자는 이 종이 유일하다.

이런 특화된 생활사 때문에 유럽과 서아시아에서 번식하는 철새들에게는 1년에 꼭 한번은 마주치게 되는 중요 천적이며, 여행길에서 안 그래도 가장 위험한 지중해 횡단을 더욱 위험천만하게 하는 저승사자이다.

2.2. 장거리 이동

이렇게 철새를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염라대왕새매 역시 번식지에서는 여름철새이며, 맹금류 중 가장 먼 거리를 이주하는 종 중 하나이다. 초가을이 늦가을로 변하는 시점에 새끼들은 독립 과정을 겪고, 얼마 가지 않아 남쪽으로 떠나게 된다. 월동은 머나먼 마다가스카르에서 한다.[3]

과거에는 지중해 전역의 염라대왕새매들이 수에즈에 집결한 뒤, 홍해 연안을 따라 남하한 뒤 모잠비크 해협을 가로질러 목적지까지 간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인공위성 추적 결과 지중해, 사하라 사막과 콩고의 열대우림을 연속으로 가로지른 뒤에야 동쪽으로 방향을 트는 내륙 경로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해를 꺼리는 맹금류 특성상 이 역시 적어도 2번은 바다를 건너야 하는 매우 위험한 여정이다. 다만 다른 매속 조류들처럼, 염라대왕새매는 상승기류를 타기보다는 활발한 날개짓으로 비행하기에 더 적합하니 상승기류가 드문 바다를 건너기에는 더 나은 편이다.

3. 기타

”특이한 생활주기“ + ”사회성 맹금류“ + ”철새 사냥에만 특화“ + ”조직적 집단 사냥“ +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 등 여러 요인들이 겹쳐저 워낙 행동학적으로 튀는 종이다 보니, 2010년대부터는 이 종만 상세하게 연구하는 조류학 단체도 생겨났다.

국명이 왜 이리 무시무시한지는 알 도리가 없다. 뭐 다른 철새들에게는 그야말로 염라대왕과도 같은 존재이니깐 그런 이름이 붙었을지도 영어명은 세계 최초로 맹금류들에게 법적 보호를 내린 인물인, 아르보레아 주디카토의 여군주 엘리노어(Eleanor of Arborea)에서 따온 것이다.
[1] 마요르카에서 특히[2] 암수 한쌍이 협동 사냥을 하는 맹금류는 흔하지만 더 큰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맹금류는 흔치 않으며, 매과에서는 더더욱 드물고 매속에서는 염라대왕새매가 유일하다. 애초에 집단 사냥을 하는 포식자들이 포유류, 조류, 파충류 안 가리고 소수이다.[3] 몇 개체들은 여기서 인도양을 다시 건너 모리셔스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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