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갈비 | ||||||
이름 | 등급 | 클래스 | CV | 획득 방법 | ||
양갈비 | UR | 공격형 | 니시가키 슌사쿠 자오루 | 이벤트 | ||
관계 | 크루아상, 마들렌 | |||||
모토 | 거짓된 빛에 존재의 의미는 없다. | |||||
선호음식 | 토마토달걀볶음 | |||||
전용 낙신 | 반야, 땅거미 |
1. 개요
음식 | 양갈비 |
유형 | 요리 |
발원지 | 알 수 없음 |
탄생 시기 | 알 수 없음 |
성격 | 교만 |
키 | 188cm |
고고한 존재. 일찍이 「신」에게 배반당해 타락할 위험에 처한 적이 있으며, 그 영향으로 새하얗던 날개가 지금은 뼈대만 남은 새까만 날개가 됐다. 모든 것을 멸시하고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를 버리지 않으며, 타락한 이후엔 예의범절 따위는 등지고 자유분방하고 방탕하게 살게 되었다.
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양갈비.2. 초기 정보
초기 정보 | |
영력 | 2983 |
공격력 | 125 |
방어력 | 30 |
HP | 680 |
치명타 | 1452 |
치명피해 | 1522 |
공격속도 | 1522 |
3. 스킬[1]
전투 스킬 | |||
기본 스킬 | 배반의 가시 | 양갈비가 뼈의 날개를 펴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긴 창으로 동료를 베고 그 피를 제물로 삼는다. 5초간 아군 전체가 1초당 현재 HP의 5%만큼 피해를 입는 대신, 아군 전체의 에너지가 (10~20)만큼 회복되고 아군 전체의 공격력이 (5%~25%)만큼 증가함. | |
에너지 스킬 | 날개 찌르기 | 양갈비가 뼈의 날개를 땅에 내리꽂고 긴 창으로 거세게 찌른다. 가장 가까운 적군에게 자신의 공격력의 (100%~180%)만큼 피해를 입히고 (452~5876)의 추가 피해를 입힘. 동시에 가장 가까운 적군에게 치료 무효 상태를 부여하고 모든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잃게 함. 4초 지속 | |
연계 스킬 | Ex 날개 찌르기 | ??? | 양갈비가 뼈의 날개를 땅에 내리꽂고 긴 창으로 거세게 찌른다. 가장 가까운 적군에게 자신의 공격력의 (120%~220%)만큼 피해를 입히고 (541~7033)의 추가 피해를 입힘. 동시에 가장 가까운 적군에게 치료 무효 상태를 부여하고 모든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잃게 함. 5초 지속 |
4. 평가
5. 대사
계약 | 마스터라, 나약해 보이기 짝이 없군. 어때? 내게 힘을 달라고 빌어보는 건? |
로그인 | 너란 녀석은...... 뭐, 됐어. 다음부턴 나도 함께 가지. 보잘것없는 것들이 네게 집적거리면 귀찮으니까. |
링크 | 싫군. 이곳의 추위는 싫은 것들을 떠올리게 해. 날 데리고 여기서 나가주겠어? |
스킬 | 자신의 나약함을 참회해라! |
진화 | 오...... 이 느낌, 나쁘지 않군. |
피로 상태 | 피곤해...... 이리 와, 잠시 안고 있게. |
회복 중 | 으음ㅡㅡㅡㅡ 일어나기 싫어. 너도 이리 와서 나랑 좀 더 자자...... |
출격/파티 | 나를 따라. 그것이 가장 옳은 선택이니까. |
실패 | 설마......또 그때처럼......되어버리는가...... |
알림 | 어...... 이건...... 먹을 수야 있을 거다. 맛 좀 봐. |
방치: 1 | ......크루아상...... 오늘은 안식일이다...... 좀 더 자게 해줘...... |
방치: 2 | 술은 모든 고민을 잊게 해주지. 내 분노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어...... |
접촉: 1 | 뭐야? 어딜 만지고 싶은데? 그럼 그냥 이번에는 피하지 않을 테니까, 마음대로 하든지? |
접촉: 2 | 너도 한잔할래? 뭐? 안식일이 아니어도 술은 마실 수 있어. 복잡한 교리 따위 알 게 뭐야. |
접촉: 3 | 마스터, 자꾸 그렇게 함부로 굴다간, 그만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
맹세 | 이 더러운 세계는 네가 미련을 가질 만한 곳이 아냐. 이리 와, 내 곁이야말로 네가 머물러야 할 곳이다. 네 눈에는 나만 담으면 돼. |
친밀: 1 | 네 곁에는 내가 있잖아. 그런데도 뭐 하러 저 무능한 위선자들 따위를 신경 쓰고 있어? |
친밀: 2 | 내가 원하는 제물을 바친다면, 네가 원하는 것도 무엇이든 주지. |
친밀: 3 | 언젠간, 네가 동경하던 빛이 내 눈에 얼마나 더럽게 비치는지 알 때가 올 거다.그때가 되면, 넌 기꺼이 내 색에 물들어 줄까? |
방치: 3 | 그 거짓부렁이 성직자들은 언제나 정의라는 가면으로 자신을 감추고 있지만, 그들이 저지르는 일을 보면 악마마저도 구역질을 느낄 거다. |
승리 | 봐, 놈들의 가면을 벗기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 |
패배 | 반드시 갚아주겠다. |
먹이기 | 이건 내게 바치는 제물인가? 너무 초라하지 않나...... 아...... 선물이라고...... 음...... 그렇다면 받아두지. |
6. 배경 이야기
6.1. 1장. 신앙
「이 세상이 언제까지나 빛으로 가득하기를.」
「이 세상이 언제까지나 빛으로 가득하기를.」
경건한 기돗말로 지루한 예배가 끝이 났다.
신도들도 모두 하나씩 몸을 일으켜 엄숙한 예배당을 떠나갔다.
나는 정원의 나무 아래 앉아, 교황님 옆에서 상냥한 미소로 신도들을 한 명씩 배웅하는 크루아상을 보며 입을 삐죽였다.
오후의 햇살은 따스해서 나른한 잠이 몰려왔다. 두 팔을 베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고 있자니 점차 시야가 흐려졌다.
「일어나요, 양갈비.」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나는 나른하게 눈을 떴다. 눈에 쏟아지던 빛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의 날개에 의해 가려졌다.
크루아상은 발끝으로 나를 툭툭 차고는, 손에 든 두툼한 자료를 내 발치에 내던졌다.
「으...... 뭐가 이렇게 많아. 이게 뭔데?」
「숙제요.」
「하아?!」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예요.」
「으아아, 맥주 그 자식 분명히 일부러 그러는 거야!! 식신이 숙제를 할 필요가 대체 어딨어!! 안 해!!」
「나중에 벌서도 나는 몰라요.」
「흥.」
나는 귀찮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자료의 표지를 집어 들었다. 고작 한 페이지를 넘겼을 뿐인데, 빼곡히 들어찬 글씨에 다시 졸음이 쏟아졌다.
「우리 식신은 숙제 따윈 필요 없잖아. 낙신만 잘 해치우면 그만이지.」
「양갈비!」
「알겠어, 알겠어. 하면 되잖아, 하면.」
크루아상의 감시 아래, 나는 어쩔 수 없이 맥주가 내준 숙제를 하러 그 두툼한 자료를 들고 크루아상을 따라 도서관으로 향했다.
「맞다, 주교님은 요즘 어떠세요?」
나는 햇빛을 받아 금색으로 빛나는 크루아상의 머리칼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가 말을 걸어 온 것을 깨닫고 정신을 차렸다.
「......마스터는, 음...... 뭐랄까..... 요즘 항상 책을 뒤지고 있어......」
「책?」
「응. 이상한 글씨가 잔뜩 쓰여있는 책이야. 공용어도 아니고 요상한 것이, 아무튼 나는 못 알아보겠더라고. 뭐, 그래도 매일 집에서 딸 사진이나 보면서 우는 것보다야 나을 테니까.」
「하아...... 조만간 마스터와 함께 찾아봬야 겠네요.」
「그래. 빨리 그 영감한테 우리 빌어먹을 영감탱이 좀 위로해 주라고 해.」
「양갈비!」
「아아, 알겠어, 알겠다고. 영감탱이라고 안 하면 될 거 아냐.」
나는 머리를 긁적이곤, 나를 쳐다보고 있던 길가의 여자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볍게 웃어준 것만으로 여자아이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귀엽네. 내 옆에 있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아무개와는 영 딴판이야.
흥.
「으아아아ㅡㅡㅡㅡㅡㅡ 혼돈의 힘과 영력이 융합할 가능성?!!! 이걸 주제로 소논문을 쓰라고?!!! 아아, 이건 또 무슨 빌어먹을 소리야!!!」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이미 말씀해주신 내용이잖아요. 양갈비, 또 졸고 있었군요?」
「아니거든!!! 그 녀석이 최면 같은 소리나 해대니까 그렇지!」
「......알겠어요. 모르는 데가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제대로 배워두셔야 해요. 만일 이런 상황이 실제로 닥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요.」
「큰일은 무슨. 맥주나 너나 생각이 너무 많은 게 탈이라니까. 매일 이것저것 걱정투성이잖아.」
크루아상의 얼굴에 다소 화난 기색이 비치자, 나는 얌전히 입을 다물고 그의 곁에 앉아, 더이상 대들지 않았다.
「으아ㅡㅡㅡㅡ 피곤해 죽겠다. 왜 안식일에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 하냔 말이야. 피쉬앤칩스 애들이랑 술이나 마시면 좋을 것을!」
「그러니까 누가 수업 제대로 안 들으래요? 참, 다음 안식일에는 마스터와 함께 주교님을 찾아뵈러 갈게요.」
「그래그래, 알겠어. 어차피 맞은편이니까 굳이 미리 말할 필요 없어.」
「주교님을 잘 돌봐주세요.」
「알겠다니까, 이 시어머니 같은 녀석아!」
나는 크루아상을 놀린 뒤, 나를 쫓아오는 크루아상을 뿌리치고 부리나케 도망쳤다.
「으하하하! 양갈비, 너 또 크루아상을 화나게 했냐? 우하하하하!!」
「입 다물어! 그래도 나는 네 선배거든!!」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고 있던 피쉬앤칩스와 앤디는 내 이마에 난 빨간 자국을 보고 폭소를 터뜨렸고, 옆에 있던 크루아상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저도 이러고 싶진 않았습니다만, 혼자 도망가다가 가로등에 부딪히지 뭡니까.」
「우학학학학!!!!!!!!」
석양에 우리의 그림자가 아주 길게, 길게 늘어졌다. 나는 이런 시간이 이 그림자처럼 오래, 오래 계속되었으면 했다.
「이 세상이 언제까지나 빛으로 가득하기를.」
경건한 기돗말로 지루한 예배가 끝이 났다.
신도들도 모두 하나씩 몸을 일으켜 엄숙한 예배당을 떠나갔다.
나는 정원의 나무 아래 앉아, 교황님 옆에서 상냥한 미소로 신도들을 한 명씩 배웅하는 크루아상을 보며 입을 삐죽였다.
오후의 햇살은 따스해서 나른한 잠이 몰려왔다. 두 팔을 베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고 있자니 점차 시야가 흐려졌다.
「일어나요, 양갈비.」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나는 나른하게 눈을 떴다. 눈에 쏟아지던 빛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의 날개에 의해 가려졌다.
크루아상은 발끝으로 나를 툭툭 차고는, 손에 든 두툼한 자료를 내 발치에 내던졌다.
「으...... 뭐가 이렇게 많아. 이게 뭔데?」
「숙제요.」
「하아?!」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예요.」
「으아아, 맥주 그 자식 분명히 일부러 그러는 거야!! 식신이 숙제를 할 필요가 대체 어딨어!! 안 해!!」
「나중에 벌서도 나는 몰라요.」
「흥.」
나는 귀찮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자료의 표지를 집어 들었다. 고작 한 페이지를 넘겼을 뿐인데, 빼곡히 들어찬 글씨에 다시 졸음이 쏟아졌다.
「우리 식신은 숙제 따윈 필요 없잖아. 낙신만 잘 해치우면 그만이지.」
「양갈비!」
「알겠어, 알겠어. 하면 되잖아, 하면.」
크루아상의 감시 아래, 나는 어쩔 수 없이 맥주가 내준 숙제를 하러 그 두툼한 자료를 들고 크루아상을 따라 도서관으로 향했다.
「맞다, 주교님은 요즘 어떠세요?」
나는 햇빛을 받아 금색으로 빛나는 크루아상의 머리칼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가 말을 걸어 온 것을 깨닫고 정신을 차렸다.
「......마스터는, 음...... 뭐랄까..... 요즘 항상 책을 뒤지고 있어......」
「책?」
「응. 이상한 글씨가 잔뜩 쓰여있는 책이야. 공용어도 아니고 요상한 것이, 아무튼 나는 못 알아보겠더라고. 뭐, 그래도 매일 집에서 딸 사진이나 보면서 우는 것보다야 나을 테니까.」
「하아...... 조만간 마스터와 함께 찾아봬야 겠네요.」
「그래. 빨리 그 영감한테 우리 빌어먹을 영감탱이 좀 위로해 주라고 해.」
「양갈비!」
「아아, 알겠어, 알겠다고. 영감탱이라고 안 하면 될 거 아냐.」
나는 머리를 긁적이곤, 나를 쳐다보고 있던 길가의 여자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볍게 웃어준 것만으로 여자아이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귀엽네. 내 옆에 있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아무개와는 영 딴판이야.
흥.
「으아아아ㅡㅡㅡㅡㅡㅡ 혼돈의 힘과 영력이 융합할 가능성?!!! 이걸 주제로 소논문을 쓰라고?!!! 아아, 이건 또 무슨 빌어먹을 소리야!!!」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이미 말씀해주신 내용이잖아요. 양갈비, 또 졸고 있었군요?」
「아니거든!!! 그 녀석이 최면 같은 소리나 해대니까 그렇지!」
「......알겠어요. 모르는 데가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제대로 배워두셔야 해요. 만일 이런 상황이 실제로 닥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요.」
「큰일은 무슨. 맥주나 너나 생각이 너무 많은 게 탈이라니까. 매일 이것저것 걱정투성이잖아.」
크루아상의 얼굴에 다소 화난 기색이 비치자, 나는 얌전히 입을 다물고 그의 곁에 앉아, 더이상 대들지 않았다.
「으아ㅡㅡㅡㅡ 피곤해 죽겠다. 왜 안식일에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 하냔 말이야. 피쉬앤칩스 애들이랑 술이나 마시면 좋을 것을!」
「그러니까 누가 수업 제대로 안 들으래요? 참, 다음 안식일에는 마스터와 함께 주교님을 찾아뵈러 갈게요.」
「그래그래, 알겠어. 어차피 맞은편이니까 굳이 미리 말할 필요 없어.」
「주교님을 잘 돌봐주세요.」
「알겠다니까, 이 시어머니 같은 녀석아!」
나는 크루아상을 놀린 뒤, 나를 쫓아오는 크루아상을 뿌리치고 부리나케 도망쳤다.
「으하하하! 양갈비, 너 또 크루아상을 화나게 했냐? 우하하하하!!」
「입 다물어! 그래도 나는 네 선배거든!!」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고 있던 피쉬앤칩스와 앤디는 내 이마에 난 빨간 자국을 보고 폭소를 터뜨렸고, 옆에 있던 크루아상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저도 이러고 싶진 않았습니다만, 혼자 도망가다가 가로등에 부딪히지 뭡니까.」
「우학학학학!!!!!!!!」
석양에 우리의 그림자가 아주 길게, 길게 늘어졌다. 나는 이런 시간이 이 그림자처럼 오래, 오래 계속되었으면 했다.
6.2. 2장. 빛
크루아상과 피쉬앤칩스 일행과 헤어진 뒤, 나는 조금은 음침한 저택으로 돌아갔다.
요즘 집안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 마스터는 집에 있는 동안에도 불을 켜지 않아 집안이 언제나 어두컴컴했다.
하인들이 커튼을 걷으려 해도 마스터에게 크게 혼나기 일쑤였다. 그는 혼자서 어두컴컴한 서재에 틀어박혀, 내가 알아볼 수 없는 글자로 쓰인 난해한 책들에 파묻혀 지냈다.
「도련님, 오늘도 주인님께서 식사를 거르셨어요.」
나는 걱정스러운 얼굴의 메이드를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를 돌려보낸 뒤, 메이드가 준비해둔 수프를 들고 서재의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어이ㅡㅡ 영감! 밥 먹어야지!!!」
문의 반대편은 죽은 듯이 조용했다. 이마에 핏줄이 빠직 튀어나왔다. 나는 이를 악물고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그가 문을 열도록 설득했다.
「영감, 빨리 나와서 밥 먹어. 벌써 이틀이나 굶었잖아.」
......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는 방문을 보자, 인내심이 바닥난 나는 다리를 들어 서재의 문을 힘껏 걷어찼다. 나는 안쪽에서 눈가가 퀭해진 채 뭔가에 홀린 듯이 책상에 무언가를 써 내려가고 있는 마스터의 모습을 보곤, 화가 나서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 빌어먹을 영감탱이야!!! 아리아는 널 구하려다 죽은 거라고! 지금 네 꼴을 좀 봐! 아리아의 죽음을 헛되게 할 셈이냐!」
나는 그의 멱살을 힘껏 잡았다. 하지만 그는 그제야 나의 존재를 알아챈 듯, 흥분한 모습으로 내게 손에 엉망진창으로 적은 수식을 보여주었다.
「응? 양갈비! 왔구나! 이것 좀 보려무나!」
「......뭐?」
「이것 좀 봐! 이렇게! 이렇게 하면 우리도 너희와 같은 힘을 가질 수 있어! 그럼 더이상 아리아 같은 아이가 죽는 일도 없을 테지! 그렇지 않으냐?!」
「......」
「네가 도와주기만 하면! 네가 도와주기만 한다면! 나는...... 나는...... 모두를 구할 수 있다...... 반드시 그럴 수 있어......」
식신인 나는 혈육이 죽었을 때의 고통도, 인간이 낙신을 마주했을 때의 절망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눈앞의 이 영감탱이가 이대로 심연 속에 빠져버리는 것만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너무나도 좋은 사람이었고, 아리아 역시 너무나도 착한 아이였다.
그들은 이런 결말을 맞이해서는 안 됐다.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데?」
「식신! 식신의 도움이 필요해!」
「......안 돼,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만큼은.」
「......그럼, 낙신, 낙신이어도 괜찮아! 낙신이어도 분명 괜찮을 거다!」
나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있는 듯한 영감의 모습을 바라봤다. 분명 통통하고 어리숙한 사람이었는데, 고작 보름도 안 되어 앙상한 뼈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이미 조금은 광기에 사로잡힌 마스터의 모습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곤 결국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낙신뿐이라면, 그를 위해 끌고 와도 좋겠지...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낙신을 찾는 일은 내게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교황청에 들어오는 구조 요청은 나날이 늘어갔으니까.
크루아상 녀석은 인간과 식신 사이를 주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바빴으니, 낙신을 처리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내게 맡겨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영감에게 데려가기는 쉽지 않았다.
나는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영감에게 낙신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입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영감은 낙신을 손에 넣은 뒤로 슬퍼하거나 광기 어린 모습이 확연히 줄었다.
「보아하니 양갈비 그 아이가 자네를 잘 돌보고 있는 것 같군.」
「걱정을 끼쳐버렸군 그래. 난 이미 아리아의 그늘에서 빠져나왔다네.」
「다행일세, 다행이야.」
마스터끼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속삭이며 대화하곤 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고 어두컴컴한 저택을 빠져나오자, 정원의 나무 아래 앉아 있는 크루아상의 모습이 보였다.
웬일로 졸고 있었다.
요즘 너무 피곤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교황청을 운영하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재벌이나 귀족들과 연루되는 일도 허다하다 보니,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그의 코를 간지럽히기 위해 주운 잎사귀를 다시 내려놓고, 조용히 그의 옆에 앉았다.
「으음ㅡㅡ」
「내가 깨웠나?」
「......아......아뇨. 이런, 잠들어 버리다니.」
「안식일이잖아. 낮잠 정도야 뭐 어때서?」
「하지만......아직 지원 요청이 많이 밀려 있어서......」
「내가 대신 봐줄게. 자고 있어.」
「......하지만......」
나는 눈썹을 치켜들고 크루아상을 다소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의 눈에 잔뜩 어린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왜? 못 믿겠냐?」
요즘 인간들과 많이 얽히다 보니 또 이상한 잡생각이 늘었나 보군. 이 녀석은 항상 이렇다.
「전 사실......언제나 마스터와 주교님의 관계가 부러웠어요.」
「응?」
「두 분은 함께 성장해오며 서로를 신뢰하는, 가장 좋은 친구니까요.」
「그게 뭐가 부러워? 우리도 그렇잖아?」
「......풋, 그렇네요. 우리도 그렇죠. 양갈비.」
「엉?」
「전 언제까지나 당신을 믿을게요. 그러니까, 당신도 내 가장 가까운 형제가 되어 줄래요?」
「무, 무슨 이상한 소리야, 바보야!!!!」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뜨거워진 귀를 애써 무시하려 했으나, 갑자기 눈앞에 손 하나가 뻗쳐왔다.
「양갈비, 모두가 내게 자신만은 나를 속이지 않겠다고 말해요. 그래서 오히려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의 말을 이해했다.
인간에게네 식신에게나 잔혹하기 그지없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영혼을 지킬 빛 한 가닥조차 마음에 품지 못하면 영혼은 이내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그는 자기 영혼을 지킬 그 한 가닥의 빛을 내게 주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약간의 쑥스러움과 함께, 햇살 같은 따뜻함이 온몸에 밀려왔다.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처럼 가볍게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나 양갈비가 식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노니, 기꺼이 크루아상의 가장 가까운 형제가 되어 크루아상에게만큼은 영원히 그 무엇도 숨기지 않으리라. 이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아.」
요즘 집안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 마스터는 집에 있는 동안에도 불을 켜지 않아 집안이 언제나 어두컴컴했다.
하인들이 커튼을 걷으려 해도 마스터에게 크게 혼나기 일쑤였다. 그는 혼자서 어두컴컴한 서재에 틀어박혀, 내가 알아볼 수 없는 글자로 쓰인 난해한 책들에 파묻혀 지냈다.
「도련님, 오늘도 주인님께서 식사를 거르셨어요.」
나는 걱정스러운 얼굴의 메이드를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를 돌려보낸 뒤, 메이드가 준비해둔 수프를 들고 서재의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어이ㅡㅡ 영감! 밥 먹어야지!!!」
문의 반대편은 죽은 듯이 조용했다. 이마에 핏줄이 빠직 튀어나왔다. 나는 이를 악물고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그가 문을 열도록 설득했다.
「영감, 빨리 나와서 밥 먹어. 벌써 이틀이나 굶었잖아.」
......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는 방문을 보자, 인내심이 바닥난 나는 다리를 들어 서재의 문을 힘껏 걷어찼다. 나는 안쪽에서 눈가가 퀭해진 채 뭔가에 홀린 듯이 책상에 무언가를 써 내려가고 있는 마스터의 모습을 보곤, 화가 나서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 빌어먹을 영감탱이야!!! 아리아는 널 구하려다 죽은 거라고! 지금 네 꼴을 좀 봐! 아리아의 죽음을 헛되게 할 셈이냐!」
나는 그의 멱살을 힘껏 잡았다. 하지만 그는 그제야 나의 존재를 알아챈 듯, 흥분한 모습으로 내게 손에 엉망진창으로 적은 수식을 보여주었다.
「응? 양갈비! 왔구나! 이것 좀 보려무나!」
「......뭐?」
「이것 좀 봐! 이렇게! 이렇게 하면 우리도 너희와 같은 힘을 가질 수 있어! 그럼 더이상 아리아 같은 아이가 죽는 일도 없을 테지! 그렇지 않으냐?!」
「......」
「네가 도와주기만 하면! 네가 도와주기만 한다면! 나는...... 나는...... 모두를 구할 수 있다...... 반드시 그럴 수 있어......」
식신인 나는 혈육이 죽었을 때의 고통도, 인간이 낙신을 마주했을 때의 절망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눈앞의 이 영감탱이가 이대로 심연 속에 빠져버리는 것만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너무나도 좋은 사람이었고, 아리아 역시 너무나도 착한 아이였다.
그들은 이런 결말을 맞이해서는 안 됐다.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데?」
「식신! 식신의 도움이 필요해!」
「......안 돼,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만큼은.」
「......그럼, 낙신, 낙신이어도 괜찮아! 낙신이어도 분명 괜찮을 거다!」
나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있는 듯한 영감의 모습을 바라봤다. 분명 통통하고 어리숙한 사람이었는데, 고작 보름도 안 되어 앙상한 뼈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이미 조금은 광기에 사로잡힌 마스터의 모습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곤 결국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낙신뿐이라면, 그를 위해 끌고 와도 좋겠지...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낙신을 찾는 일은 내게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교황청에 들어오는 구조 요청은 나날이 늘어갔으니까.
크루아상 녀석은 인간과 식신 사이를 주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바빴으니, 낙신을 처리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내게 맡겨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영감에게 데려가기는 쉽지 않았다.
나는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영감에게 낙신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입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영감은 낙신을 손에 넣은 뒤로 슬퍼하거나 광기 어린 모습이 확연히 줄었다.
「보아하니 양갈비 그 아이가 자네를 잘 돌보고 있는 것 같군.」
「걱정을 끼쳐버렸군 그래. 난 이미 아리아의 그늘에서 빠져나왔다네.」
「다행일세, 다행이야.」
마스터끼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속삭이며 대화하곤 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고 어두컴컴한 저택을 빠져나오자, 정원의 나무 아래 앉아 있는 크루아상의 모습이 보였다.
웬일로 졸고 있었다.
요즘 너무 피곤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교황청을 운영하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재벌이나 귀족들과 연루되는 일도 허다하다 보니,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그의 코를 간지럽히기 위해 주운 잎사귀를 다시 내려놓고, 조용히 그의 옆에 앉았다.
「으음ㅡㅡ」
「내가 깨웠나?」
「......아......아뇨. 이런, 잠들어 버리다니.」
「안식일이잖아. 낮잠 정도야 뭐 어때서?」
「하지만......아직 지원 요청이 많이 밀려 있어서......」
「내가 대신 봐줄게. 자고 있어.」
「......하지만......」
나는 눈썹을 치켜들고 크루아상을 다소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의 눈에 잔뜩 어린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왜? 못 믿겠냐?」
요즘 인간들과 많이 얽히다 보니 또 이상한 잡생각이 늘었나 보군. 이 녀석은 항상 이렇다.
「전 사실......언제나 마스터와 주교님의 관계가 부러웠어요.」
「응?」
「두 분은 함께 성장해오며 서로를 신뢰하는, 가장 좋은 친구니까요.」
「그게 뭐가 부러워? 우리도 그렇잖아?」
「......풋, 그렇네요. 우리도 그렇죠. 양갈비.」
「엉?」
「전 언제까지나 당신을 믿을게요. 그러니까, 당신도 내 가장 가까운 형제가 되어 줄래요?」
「무, 무슨 이상한 소리야, 바보야!!!!」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뜨거워진 귀를 애써 무시하려 했으나, 갑자기 눈앞에 손 하나가 뻗쳐왔다.
「양갈비, 모두가 내게 자신만은 나를 속이지 않겠다고 말해요. 그래서 오히려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의 말을 이해했다.
인간에게네 식신에게나 잔혹하기 그지없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영혼을 지킬 빛 한 가닥조차 마음에 품지 못하면 영혼은 이내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그는 자기 영혼을 지킬 그 한 가닥의 빛을 내게 주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약간의 쑥스러움과 함께, 햇살 같은 따뜻함이 온몸에 밀려왔다.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처럼 가볍게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나 양갈비가 식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노니, 기꺼이 크루아상의 가장 가까운 형제가 되어 크루아상에게만큼은 영원히 그 무엇도 숨기지 않으리라. 이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아.」
6.3. 3장. 어둠
중앙 교황청의 업무는 나날이 늘어만 갔다.
크루아상도 점점 더 바빠졌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점차 줄어들었다. 요즘엔 그를 볼 때마다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다.
나도 그를 위해 무언가를 분담해주고 싶었지만, 어쩐지 요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요즘따라 몸속의 영력이 제멋대로 요동치는 것만 같았다.
자꾸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메이드가 말하길 마스터가 데려왔다던 그 소년과 식신을 찾으러 그가 실험을 위해 만든 지하실로 내려갔다. 그러나 지하실은 멀끔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낙신을 연구하느라 엉망이 됐던 방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서재로 돌아와 있었다.
「영감......그 두 사람은?」
「응? 아, 그 두 아이들 말이구나. 워낙 기구하게 살았다길래, 돈을 좀 쥐여주고 집으로 돌려보냈지.」
영감이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표정에는 예전과 같은 따뜻함이 깃들어 있었다.
마치 최근에 느꼈던 광기는 모두 나의 착각인 것처럼.
「양갈비, 얼마 전까지 네게 걱정을 많이 끼쳤지. 미안하다......」
영감은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은 채 손에 든 책을 덮었다.
「양갈비, 듣자 하니 요즘 많이 다친 모양이던데, 괜찮은 거니?」
「......아......괜찮아. 그냥 요즘 영력이 영 안정되질 않아서.」
「흠.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다른 마스터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너처럼 낙신을 너무 많이 상대하고 다니면 영력이 막히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는구나. 그래서 특별히 마도학원에 사람을 보내 라크리마 호수의 물로 만든 약물을 구해왔단다.」
「영감...... 너......」
「응? 왜 그러니?」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영감을 본 나는, 마지막 긴장의 끈을 내려놓고 그가 건넨 특제 약을 들이켰다.
그도 이젠 내려놓은 것이겠지.
영감이 건넨 약은 효과가 있는 듯, 요동치던 영력이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어둠 속에 놓여 있었다.
요동치는 영력은 금방이라도 내 몸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나는 어지러운 머리를 움켜쥐었다.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타이 선생, 정말입니까? 정말 이렇게 하면 제가 그의 힘과 수명을 가져올 수 있는 겁니까?」
「네, 그럼요. 이전의 실험으로 이미 증명되지 않았나요?」
「좋아요...... 좋습니다......」
생각들이 엉망으로 뒤엉켜 도저히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냥 이 모든 것을 믿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그가 그림자 속에서 내 앞으로 걸어 나올 때가 돼서야, 나는 겨우 붙잡고 있던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버렸다.
그는 애초부터...... 내려놓았던 적이 없었던 거야...
지금까지 애써 무시하려 해왔던 모든 단서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맴돌았다. 나는 감옥 밖에 서 있는 영감에게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왜 이러는 거야?」
「어째서! 선생의 말대로야!! 어째서?! 어째서 너희 식신은 태어날 때부터 불로불사의 몸을 타고나지?! 어째서 너희 식신은 태어날 때부터 막강한 힘을 타고나지?! 어째서! 어째서 죽은 게 네가 아니라 내 딸이었냔 말이다! 심지어 그놈도! 그놈도 교황 자리를 네놈들에게 넘기지 않았나!!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분명 알고 있었단 말이다! 교황의 지팡이에 박힌 보석을 사용하면 내 딸을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
.....................
나는 영감의 광기 어린 눈동자 속에서, 식신에 대한 그의 증오를 느꼈다.
아니...... 그때 늦어버린 나에 대한 증오를......
크루아상도 점점 더 바빠졌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점차 줄어들었다. 요즘엔 그를 볼 때마다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다.
나도 그를 위해 무언가를 분담해주고 싶었지만, 어쩐지 요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요즘따라 몸속의 영력이 제멋대로 요동치는 것만 같았다.
자꾸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메이드가 말하길 마스터가 데려왔다던 그 소년과 식신을 찾으러 그가 실험을 위해 만든 지하실로 내려갔다. 그러나 지하실은 멀끔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낙신을 연구하느라 엉망이 됐던 방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서재로 돌아와 있었다.
「영감......그 두 사람은?」
「응? 아, 그 두 아이들 말이구나. 워낙 기구하게 살았다길래, 돈을 좀 쥐여주고 집으로 돌려보냈지.」
영감이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표정에는 예전과 같은 따뜻함이 깃들어 있었다.
마치 최근에 느꼈던 광기는 모두 나의 착각인 것처럼.
「양갈비, 얼마 전까지 네게 걱정을 많이 끼쳤지. 미안하다......」
영감은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은 채 손에 든 책을 덮었다.
「양갈비, 듣자 하니 요즘 많이 다친 모양이던데, 괜찮은 거니?」
「......아......괜찮아. 그냥 요즘 영력이 영 안정되질 않아서.」
「흠.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다른 마스터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너처럼 낙신을 너무 많이 상대하고 다니면 영력이 막히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는구나. 그래서 특별히 마도학원에 사람을 보내 라크리마 호수의 물로 만든 약물을 구해왔단다.」
「영감...... 너......」
「응? 왜 그러니?」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영감을 본 나는, 마지막 긴장의 끈을 내려놓고 그가 건넨 특제 약을 들이켰다.
그도 이젠 내려놓은 것이겠지.
영감이 건넨 약은 효과가 있는 듯, 요동치던 영력이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어둠 속에 놓여 있었다.
요동치는 영력은 금방이라도 내 몸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나는 어지러운 머리를 움켜쥐었다.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타이 선생, 정말입니까? 정말 이렇게 하면 제가 그의 힘과 수명을 가져올 수 있는 겁니까?」
「네, 그럼요. 이전의 실험으로 이미 증명되지 않았나요?」
「좋아요...... 좋습니다......」
생각들이 엉망으로 뒤엉켜 도저히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냥 이 모든 것을 믿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그가 그림자 속에서 내 앞으로 걸어 나올 때가 돼서야, 나는 겨우 붙잡고 있던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버렸다.
그는 애초부터...... 내려놓았던 적이 없었던 거야...
지금까지 애써 무시하려 해왔던 모든 단서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맴돌았다. 나는 감옥 밖에 서 있는 영감에게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왜 이러는 거야?」
「어째서! 선생의 말대로야!! 어째서?! 어째서 너희 식신은 태어날 때부터 불로불사의 몸을 타고나지?! 어째서 너희 식신은 태어날 때부터 막강한 힘을 타고나지?! 어째서! 어째서 죽은 게 네가 아니라 내 딸이었냔 말이다! 심지어 그놈도! 그놈도 교황 자리를 네놈들에게 넘기지 않았나!!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분명 알고 있었단 말이다! 교황의 지팡이에 박힌 보석을 사용하면 내 딸을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
.....................
나는 영감의 광기 어린 눈동자 속에서, 식신에 대한 그의 증오를 느꼈다.
아니...... 그때 늦어버린 나에 대한 증오를......
6.4. 4장. 암흑
나는 지금까지 책 속에 묘사된, 감금과 고문으로 정신줄을 놓고 미쳐버리는 자들을 비웃곤 했다.
하지만 내가 다시금 이성을 잃었을 땐, 나도 곧 그런 사람이 되어버릴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빌어먹을 영감은 나를 죽이려 들지 않았다.
그는 내 몸에서 모든 영력을 빼내어 자신의 몸에 집어넣으려 했다.
그에겐 내 몸이 필요했다. 그의 최고의 실험체로써 말이다.
내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싸워댔다.
그도 그냥...... 미쳐버렸을 뿐이야......
저놈은 그냥 인간쓰레기야. 죽여버려. 죽여버려!
그가 네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그가 한 모든 행동은 다 널 이용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 너 같은 멍청이의 믿음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그는......
죽여버려!
누군가 구하러 와줄 거야.
아니,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걸. 누구도 널 구하러 오지 않아. 넌 이 캄캄한 지하실 속에서 네 어리석음 때문에 죽게 될 거다.
아냐, 분명 누군가 구하러 올 거야. 네겐 최고의 형제가 있잖아.
......그가 정말 와줄까......
분명 와줄 거야......
실낱같은 햇빛조차 비치지 않는 어둠 속에서 온몸을 가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매일같이 반복됐다.
심지어 가끔씩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는 순간도 있었다.
나는 점차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됐다.
점차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었다.
나는 점차...... 내가 정말 살아있는 것은 맞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저러다 망가지는 건 아닐까요?」
「그는 식신입니다. 그렇게 나약하지 않습니다.」
이제 나를 지탱하는 유일한 생각은 누군가에 대한 믿음뿐이었다.
그런데 그게...... 누구였더라......
하얀 날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참, 크루아상 쪽이 슬슬 의심하진 않던가요.」
「훗, 의심해봐야 어쩌겠습니까. 실험만 성공하면 다음 실험 상대는 그 녀석이 될 텐데요.」
그래, 크루아상이었다.
나의 최고의 형제.
저놈들은...... 그에게도 손을 댈 생각인가?
그렇게 둘 수는...... 없어......
죽여야 한다...... 저놈들을 죽여야 해!
「그나저나 교황청 측에는 어떤 핑계를 대신 겁니까? 이렇게 많은 식신들이 사라지고 있는데요.」
「훗, 그 자들이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실험만 성공하면 그쪽에서 먼저 다른 식신들을 보내올 겁니다.」
그럼...... 나는...... 나는 누구지......
나는 어째서, 여기에 있지......
그래...... 저들을 죽이지 않으면...... 그들이 위험해......
「아, 또 의식을 잃었나.」
「괜찮습니다. 소멸하지만 않으면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멈춰......
여기서...... 내보내줘......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크루아상...... 어째서...... 그 사람의 곁에 서 있는 거야......
크루아상............ 도망쳐......
「젠장! 그가 제어를 잃고 폭주하려고합니다!!! 벌써 수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크루아상에게 전해. 양갈비가 타락해 교황청을 배신했다고! 저 사람들 모두 양갈비에게 목숨을 잃었다!」
아니야...... 내가 아니야......
크루아상...... 저들에게서 떨어져......
「크루아상 님! 양갈비는 이미 타락해서 수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옛정에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크루아상 님, 숲을 보셔야 합니다. 타락한 식신 하나 때문에 자신의 책무를 져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가 와줄까......
정말 와줄까......
「......오늘부터 양갈비를 교황청에서 제명합니다. 교황청은 모든 힘을 다해 반역자 양갈비를 잡아 심판하겠습니다.」
그는.
오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다시금 이성을 잃었을 땐, 나도 곧 그런 사람이 되어버릴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빌어먹을 영감은 나를 죽이려 들지 않았다.
그는 내 몸에서 모든 영력을 빼내어 자신의 몸에 집어넣으려 했다.
그에겐 내 몸이 필요했다. 그의 최고의 실험체로써 말이다.
내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싸워댔다.
그도 그냥...... 미쳐버렸을 뿐이야......
저놈은 그냥 인간쓰레기야. 죽여버려. 죽여버려!
그가 네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그가 한 모든 행동은 다 널 이용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 너 같은 멍청이의 믿음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그는......
죽여버려!
누군가 구하러 와줄 거야.
아니,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걸. 누구도 널 구하러 오지 않아. 넌 이 캄캄한 지하실 속에서 네 어리석음 때문에 죽게 될 거다.
아냐, 분명 누군가 구하러 올 거야. 네겐 최고의 형제가 있잖아.
......그가 정말 와줄까......
분명 와줄 거야......
실낱같은 햇빛조차 비치지 않는 어둠 속에서 온몸을 가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매일같이 반복됐다.
심지어 가끔씩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는 순간도 있었다.
나는 점차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됐다.
점차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었다.
나는 점차...... 내가 정말 살아있는 것은 맞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저러다 망가지는 건 아닐까요?」
「그는 식신입니다. 그렇게 나약하지 않습니다.」
이제 나를 지탱하는 유일한 생각은 누군가에 대한 믿음뿐이었다.
그런데 그게...... 누구였더라......
하얀 날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참, 크루아상 쪽이 슬슬 의심하진 않던가요.」
「훗, 의심해봐야 어쩌겠습니까. 실험만 성공하면 다음 실험 상대는 그 녀석이 될 텐데요.」
그래, 크루아상이었다.
나의 최고의 형제.
저놈들은...... 그에게도 손을 댈 생각인가?
그렇게 둘 수는...... 없어......
죽여야 한다...... 저놈들을 죽여야 해!
「그나저나 교황청 측에는 어떤 핑계를 대신 겁니까? 이렇게 많은 식신들이 사라지고 있는데요.」
「훗, 그 자들이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실험만 성공하면 그쪽에서 먼저 다른 식신들을 보내올 겁니다.」
그럼...... 나는...... 나는 누구지......
나는 어째서, 여기에 있지......
그래...... 저들을 죽이지 않으면...... 그들이 위험해......
「아, 또 의식을 잃었나.」
「괜찮습니다. 소멸하지만 않으면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멈춰......
여기서...... 내보내줘......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크루아상...... 어째서...... 그 사람의 곁에 서 있는 거야......
크루아상............ 도망쳐......
「젠장! 그가 제어를 잃고 폭주하려고합니다!!! 벌써 수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크루아상에게 전해. 양갈비가 타락해 교황청을 배신했다고! 저 사람들 모두 양갈비에게 목숨을 잃었다!」
아니야...... 내가 아니야......
크루아상...... 저들에게서 떨어져......
「크루아상 님! 양갈비는 이미 타락해서 수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옛정에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크루아상 님, 숲을 보셔야 합니다. 타락한 식신 하나 때문에 자신의 책무를 져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가 와줄까......
정말 와줄까......
「......오늘부터 양갈비를 교황청에서 제명합니다. 교황청은 모든 힘을 다해 반역자 양갈비를 잡아 심판하겠습니다.」
그는.
오지 않는다.
6.5. 5장. 양갈비
양갈비는 자신이 어떻게 도망쳐 나왔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실험의 여파로 한동안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눈앞의 빛에 순간 멍해졌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다만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떠다녔다.
그 사람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죽인다.
하지만 몸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또다시 쓰러졌다.
그는 그제야 비로소 마들렌이라는 여자가 그를 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여자는 그와 같은 식신이었다.
아아, 그랬지...... 그때가 돼서야 그는 자신이 식신이라는 사실을 서서히 기억해 냈다.
오랜 감금과 고문은 한 사람의 정신을 망가뜨리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시 빛을 보면서 양갈비의 정신이 점차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기억은 여전히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뼈저린 아픔을 통해 한 사람의 이름만큼은 잊을 수 없도록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크루아상.
교황청에 자신을 심판하도록 한 자.
자신을 다시 그 지옥에 내동댕이친 자.
하지만...... 그렇게나 깊은 원한을 품고 있으면서도, 어쩐지 그를 죽일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이런 의문이 여전히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조각조각 부서진 기억이 온전하지 못했다.
「양갈비! 양갈비!!!!」
「......뭐야?」
갑작스러운 마들렌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양갈비가 귀찮은 듯이 눈앞의 시끄러운 여자를 쳐다봤다. 그는 머리가 지끈거려 눈가를 짚었다.
「왜 그래? 또 뭔가 떠오른 거야?」
「......아아.」
마들렌이라는 여자는 양갈비에게 있어 도무지 좋은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녀만이 그의 유일한 악연이었다.
「또 그 꽃미남을 떠올리고 있었지?! 자자, 나 좀 소개해 주라! 얼굴이 엄청 잘생긴 오빠잖아. 다음에 꼭 소개해 주기다!」
「.............이 망할 여자야. 그에게서 떨어져.」
마들렌은 보통의 여자아이처럼 자상하거나 사근거리는 성격은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거리낌 없이 양갈비의 발을 밟으며 춤을 춰댔고, 즐거운 듯이 힐로 그를 짓밟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녀의 이런 고약한 성질 덕분에, 양갈비는 세상을 향한 분노에 사로잡히는 단계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조금씩 예전의 기억들이 떠올랐지만, 완전하지는 않았다.
시시때때로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은 그를 밤새도록 잠 못 들게 괴롭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두 밝혀낼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
「어이, 왜 그래? 설마 옛사랑을 그리워하느라 새 사랑은 이대로 버리려는 거야? 이렇게 떠나버리면, 나 슬퍼서 울어버릴 거얏!」
「꺼져. 네가 아쉬워하는 건 내 지갑뿐이잖아.」
「헤헤, 우리 사이를 굳건히 유지시켜 주는 건 찬란히 빛나는 돈과 네 반반한 얼굴 뿐이라구~」
「..................」
「야아ㅡㅡ 왜 그렇게 빨리 가!!! 창세의 날에 네 꽃미남군도 오는 거지?1 아잇! 같이 가!!!」
심지어는 실험의 여파로 한동안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눈앞의 빛에 순간 멍해졌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다만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떠다녔다.
그 사람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죽인다.
하지만 몸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또다시 쓰러졌다.
그는 그제야 비로소 마들렌이라는 여자가 그를 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여자는 그와 같은 식신이었다.
아아, 그랬지...... 그때가 돼서야 그는 자신이 식신이라는 사실을 서서히 기억해 냈다.
오랜 감금과 고문은 한 사람의 정신을 망가뜨리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시 빛을 보면서 양갈비의 정신이 점차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기억은 여전히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뼈저린 아픔을 통해 한 사람의 이름만큼은 잊을 수 없도록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크루아상.
교황청에 자신을 심판하도록 한 자.
자신을 다시 그 지옥에 내동댕이친 자.
하지만...... 그렇게나 깊은 원한을 품고 있으면서도, 어쩐지 그를 죽일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이런 의문이 여전히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조각조각 부서진 기억이 온전하지 못했다.
「양갈비! 양갈비!!!!」
「......뭐야?」
갑작스러운 마들렌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양갈비가 귀찮은 듯이 눈앞의 시끄러운 여자를 쳐다봤다. 그는 머리가 지끈거려 눈가를 짚었다.
「왜 그래? 또 뭔가 떠오른 거야?」
「......아아.」
마들렌이라는 여자는 양갈비에게 있어 도무지 좋은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녀만이 그의 유일한 악연이었다.
「또 그 꽃미남을 떠올리고 있었지?! 자자, 나 좀 소개해 주라! 얼굴이 엄청 잘생긴 오빠잖아. 다음에 꼭 소개해 주기다!」
「.............이 망할 여자야. 그에게서 떨어져.」
마들렌은 보통의 여자아이처럼 자상하거나 사근거리는 성격은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거리낌 없이 양갈비의 발을 밟으며 춤을 춰댔고, 즐거운 듯이 힐로 그를 짓밟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녀의 이런 고약한 성질 덕분에, 양갈비는 세상을 향한 분노에 사로잡히는 단계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조금씩 예전의 기억들이 떠올랐지만, 완전하지는 않았다.
시시때때로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은 그를 밤새도록 잠 못 들게 괴롭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두 밝혀낼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
「어이, 왜 그래? 설마 옛사랑을 그리워하느라 새 사랑은 이대로 버리려는 거야? 이렇게 떠나버리면, 나 슬퍼서 울어버릴 거얏!」
「꺼져. 네가 아쉬워하는 건 내 지갑뿐이잖아.」
「헤헤, 우리 사이를 굳건히 유지시켜 주는 건 찬란히 빛나는 돈과 네 반반한 얼굴 뿐이라구~」
「..................」
「야아ㅡㅡ 왜 그렇게 빨리 가!!! 창세의 날에 네 꽃미남군도 오는 거지?1 아잇! 같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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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괄호 안의 숫자는 스킬 1레벨~최고 레벨 때의 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