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11-14 01:39:55

신파극

신파에서 넘어옴

新派劇

1. 개요2. 주요 특징3. 이후4. 어휘로서5. 남용6. 신파극이 비판 받는 이유

1. 개요

서구 멜로 드라마에서 기반한 근현대 동양 연극. 일본의 전통극인 가부키와 구분하기 위해 명명된 연극 장르 단어다. 따라서 가부키를 간혹 '구극', '구파'라고도 부른다.

일본에서 1888년부터 시작하여 19세기 말엽과 20세기 초에 유행했으며 일제강점기 조선으로도 연극이나 영화를 통해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억지스러운 감동이나 슬픈 연극이라는 뜻이 강하나 이것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이고 본래는 상투적이며 과장된 연기를 신파라고 한다.

말을 풀어보자면 새로운(신 新) 파도(파 波), 즉 뉴웨이브랑 정확하게 같은 뜻이다.

2. 주요 특징

초기에는 계몽적, 정치적 성격을 띄고 있었지만 점차 퇴색되었다. 주로 서민들의 현실과 애환을 그리고 그 치정이나 사랑을 다룬 내용이 많다. 국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번안극 이수일과 심순애.

순수창작물로서 인기를 얻었던 신파극으로는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임선규[1] 작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라는 작품이 있다. 1936년 초연하여 훗날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면서 생긴 '홍도야 우지마라 오빠가 있다'라는 노랫말의 주제가가 유명하다.[2] 내용은 가정의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오빠의 학비를 대기 위해 기생 일을 하던 홍도가 운 좋게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게 되지만 끝내 남편에게 버림받고, 결국 남편의 약혼녀를 살인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신파극은 가정의 간통이나 로맨스, 사랑을 다루는 데 치중한다. 이러한 막장성은 현대에도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의외로 논리가 중요한데, 감독이나 작가, 피디의 각본, 연출의 한계 때문에 작품이 논리적으로 허술해서(개연성이 없어서) 앞뒤가 안 맞거나, 아예 앞이랄 게 없어서 비판할 점이 뻔히 보인다면 작품에 집중하기 힘들어진다. 즉, 즐길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신파극은 레퍼토리가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싫증이 나기 쉽다. 복선, 미스터리, 기승전결 구조를 활용하여 감동적인 장면을 위한 '밑밥'들을 깔아두었다면, 또한 감동적인 장면이 다른 캐릭터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유의 것이라면, 감동적이라는 신파와는 별개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들을 잘 보면, 의외로 많은 작품들이 비밀로 대표되는 미스터리 요소를 넣고 온갖 복선, 설정, 의문을 깔아두어 관객들이 작품에 몰입하도록 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진실이 빵 밝혀지는 장면에서 온갖 연출을 동원해 폭풍 감동을 선사한다. 하지만 신파로 평가받는 작품들은 대체로 작품 전체를 이용한 장면 조성보다는 그저 소재와 '눈물 흘리는 장면'에 집중한다. 개드립 장면만 줄줄이 넣다가, 떡밥 하나 없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넣어서 그걸 보고 울길 바라는 한국 코미디 영화가 대표적 사례.

자연히 객관적 드라마[3]가 강세인 작품들이 신파로 비판받을 때가 많다. 반대로 주관적 드라마[4]가 강한 작품에 대해서는 신파극이라는 평가가 적은 편. 단순히 주관적 드라마라서 감동적이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고, 보다 작품에 몰입할 여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3. 이후

왜색이라는 여론에 밀려 신파극은 사라져 갔다. 이미 1950년대 당시는 신파극을 몇몇 연극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영화가 본격적인 대중장르로 발전한 까닭도 신파극 쇠퇴의 원인 중 하나다.

4. 어휘로서

본래는 상투적이며 과장된 연기를 신파라고 하는데, 오늘 날 단어로서는 억지로 눈물 짜내는 분위기를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분위기상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잦다. 사용 예시로, 본래의 작품 분위기와 맞지않게 뜬금없는 어려운 시절 회상하기, 눈물흘리기, 뺨 때리기, 쓸데없이 명대사 날리기등의 신이 나오면 신파극 찍냐며 비판할 때.

국내에서 만들어진 표현으로는 감성팔이, 억지 감동으로 대체할 수 있다.

5. 남용

감동적인 것(드라마 장르)과 신파는 뉘앙스가 다르다. 신파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단순히 감동적인 것을 넘어 '눈물 짜내는 것' '나쁜 녀석을 욕하게 만드는 것'이 신파라는 장르의 목적이다. 감동을 끌어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되, 극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정이 과잉되어 있는 작품 또한 신파에 속한다. 또한 감동적인 장면을 위한, 다른 장면들의 논리적 구성이 부족하여 작위적일 때도 신파라고 부른다. 달리 말해 억지 감동이다. 또한 워낙 많이 쓰여 클리셰로 패턴화 된 장면도 신파라고 취급 당한다.

6. 신파극이 비판 받는 이유

2000년 이후로 신파가 포함된 한국 영화가 여러 번 흥행하면서, 영화계에서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레퍼토리가 된다. 말하자면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었기 때문에 영화 투자자들이 신파 장면을 요구하는 것이다. 아무리 각본가나 감독이 뚝심있게 독창적인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고 싶어해도, 자금을 대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마냥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예술에 속하지만,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며 수많은 사람들의 커리어를 책임지는 비즈니스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는 비슷한 영상 업계인 드라마 장르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의 자식사랑, 가족 사이의 유대, 형제 간의 돈독한 우애, 어릴 때부터 함께였던 친구와의 우정 등등,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이용해 비극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눈물을 짜내는 전개는 많은 관객들의 감동으로 이어지고 영화가 대박을 치게 된다. 하지만 신파가 잘 먹힌다니까 우리도 한번 만들어나 보자는 식으로 덤벼드는 한국 영화가 많아지면서 점점 한국 영화 시장은 신파극 투성이로 변해버렸다. 스토리의 개연성도 미처 갖추지 못한 채로 그냥 신파를 넣고 싶어서 장면을 만들고, 어떻게든 끼워맞춰서 억지 감동을 끌어내는 영화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심지어는 장르를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한국 영화가 클라이맥스에 신파를 집어넣어 관객들의 눈물을 짜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신파만 나오면 염증을 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신파가 있으면 일단 그 영화 관람을 다시 생각해보는 관객들도 많아졌다.

평론가들이 신파에 진저리를 치는데도, 좋든 싫든 제작자들은 투자자들의 입김 때문에 신파를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걸 가지고 신파가 현대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엄청나게 잘 먹히는 요소라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국 영화 시장의 파이가 큰 편이 아니다보니 한 번 망하면 영영 엎어져버릴 수 있는 불안정한 업계 탓이 크다.[5] 신파가 눈물을 짜내기 쉬운 방법이다보니, 굳이 다른 모험을 할 필요가 없고 계속해서 업계가 이런 연출을 관성적으로 써먹는 것이다.

애당초, 신파는 기본적으로 뻔한 연출 방식이다. 통속적이고 간단한 연출 기법인 만큼 스토리가 복잡하지 않고, 결국 시나리오로 보나 구성으로 보나 수준 높게 제작하기가 힘들다.[6] 그래서 평론가들도 이를 곧잘 비평하곤 한다. 그만큼 뻔하고 유치하고 쉬운 연출이라 한 번 두 번 보면 쉽게 예측되고, 결국 큰 감동을 주지 못하는 연출이 된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매니아들은 물론이고, 매니아만큼은 아니어도 영화 좀 많이 본다는 일반 관객들조차 까기 쉬운 장르다.[7] 아이돌의 사랑 노래를 까는 사람이 많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1] 문예봉의 남편.그건 이 사람 아닌가[2] 이 공연에서 주인공 홍도의 남편 역을 맡은 배우가 국민 고자 심영이다![3] 장면 이전의 설정이나 흐름을 몰라도 상황이나 캐릭터의 심정이 이해되는 이야기. 갑자기 사고가 나서 남자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그를 끌어안은 여자가 울고 있다면 전후 사정을 몰라도 장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4] 장면 이전의 설정이나 흐름을 알고 있어야 상황과 캐릭터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러브레터의 여주인공이 설원에서 소리치는 대사는 사실 인삿말일 뿐이며, 그 장면만 본 사람은 왜 감동적인지 알 수 없으나, 그 장면의 이전 흐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감동적인 장면이다.[5] 비극적인 상황에서 부모님의 사랑이나 동료들 사이의 우정이 강조될 때 감동을 받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다 그렇다.[6] 다르게 말하면 수준 높게 제작할 필요가 없는 방식인 거다. 복잡한 반전이 있는 스토리를 짜고 연출에 있는힘껏 공을 들일거면 처음부터 신파보다는 다른 장르를 선택할 것이다.[7] 실제로 신파 영화를 까는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다보면 글쓴이가 "예술부심"을 부리는 것이 곧잘 보이곤 한다. 예술부심을 부리는게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그만큼 신파 연출이라는 게 아주 만만해보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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