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0단 콤보! 십단! 십단! 십단! 모르나요?! 모르나요! 모르나요오오!!!! 모르면 맞아야죠!!!!!"
유래는 2009년 8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TEKKEN CRASH 시즌 2 행사 중, 8강 B조 최종전 방송이다. 당시 경기에서 Specialist 소속 한쿠마의 쿠마가 상구대장 팀 Ran의 크리스티에게 10단 콤보를 사용했는데 의외로 Ran이 대처를 못하고 밀리다가 구석에 몰려서 구석 콤보를 맞고 패배하는 상황에서 문제의 코멘트가 나왔다. Ran이 끝내 대처를 못하고 KO 당하기 직전 해설을 하던 Nin은 "모르나요! 모르나요! 모르면 맞아야죠!!"라고 외쳤다. 이 멘트가 대히트를 치면서 철권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한 명대사 대접받다가 대전격투게임이라는 장르를 뛰어넘어 e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은 명대사가 되었다.철권의 10단 콤보는 상·중·하단이 섞여서 나오고 중간중간 확정타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약 7~8번째 공격까지는 맞다가도 다음 공격을 막을 수 있다. 대신 일반적인 대전격투게임의 이지선다형 공격과는 달리 사전동작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 각 타격마다 서서 막아야 하는지 앉아야 하는지는 외워야 한다. 물론 다 외우기는 힘들지만 대부분의 데미지가 마지막 공격에 몰려 있어서 마지막 공격까지 이어지는 확정타만 막으면 큰 피해는 없는 편이고, 대회에 나오는 선수라면 웬만한 메이저 캐릭터들의 10단 콤보는 대부분 꿰고 있다. 문제는 상술한 영상에 나오는 쿠마가 프로권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던 비주류 캐릭터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대의 패턴을 진짜 몰라서 맞은 것.[1]
명대사가 탄생한 의미 깊은 장면이었지만 안타깝게도 Specialist는 한쿠마가 2승을 거두었음에도 상구대장의 대장 통발러브가 엄청난 활약으로 역올킬을 거두면서 탈락하여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는 못했다.[2]
2. 상세
대전 격투 게임에서 상대가 대처하지 못하는 캐릭터, 패턴, 콤보, 심리전 등으로 말리게 하는 것. 한 번쯤은 당할 수밖에 없는 전법이 포함되며 굳이 격투게임이 아니라도 대전요소가 있는 종목이라면 적용할 수 있다.이러한 상황은 선택율이 낮은 캐릭터나 신 캐릭터의 대전에서 많이 나온다. 이 명언이 탄생한 계기에서도 쿠마도 시리즈 내내 셀렉율이 바닥을 기고 성능이 애매한 비주류 캐릭터였다. 이미 잘 알려진 사기 캐릭터나 강캐릭터는 이미 대전 팁이 많이 정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알아도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기 캐릭터나 강캐로 꼽히는 거지만.
대전액션게임이 아니더라도 다른 RPG게임이나 액션 게임을 하다보면 사전정보없이 플레이할 경우 막히거나 함정이나 적에게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소울라이크라는 게임 용어로 유명한 일본 게임회사 프롬 소프트웨어의 작품들이 이런 특징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인 소울 시리즈와 블러드본, 세키로, 엘든 링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들 역시 공통적으로 불친절한 게임 시스템과 공략 등으로 유명하다. 지나가는 길목마다 매복과 함정들에 피해를 입거나 사망하기도 하고, 강적이나 보스전에서 패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해보고 사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두고 국내 팬들은 불합리함을 자조하는 의미로 ‘모르면 맞아야지’라고 우스갯소리처럼 언급한다.
실시간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도 날빌이라는 모르면 당하는 1승 전술이 존재하고, 현실에서도 씨름계의 레전드였던 강호동이 현역 시절 제일 무서웠던 상대는 처음 본 상대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정보가 없어서 대비를 못했다면 한번은 반드시 베테랑도 털릴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를 일본에서는 네타살인, 와카란고로시(わからん殺し) 혹은 쇼켄고로시(初見殺し)라고 하며, 뒤의 표현 2가지는 각각 "모르면 죽는다", "처음 보는 놈은 죽는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최근엔 잘 쓰이진 않지만, 북미권에서 모르면 한 번쯤은 당할 수밖에 없는 일회성 재료를 '사기극', '야바위'라는 뜻의 shenanigans라고 부르기도 한다. # 사람 사는 데는 어디나 다 비슷한 모양이다.
적의 기술을 몰라 당하는 것에 사용하는 경우 이외에도 RPG 등등에서 이벤트나 시스템 이해를 잘못해서 손해를 볼 때도 비슷하게 사용된다. 이런 경우는 보통 시스템을 먼저 이해하라는 점에서 RTFM과도 연관이 있다. 물론 이러한 정보를 숙지하더라도 근본적인 수치 자체가 압도적이고 설계가 불합리 한 경우에는 몰라도 맞고 알아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의미에서 \'알면 어쩔건데'라는 바리에이션이 존재하기도 하며 이 경우에는 불합리성이 더욱 강조된다. [3]
이 대사만 패러디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의 유령 요원이 핵을 날릴때 "(유령의 위치를) 모르면 맞아야죠!"라는 식으로 사용한다. 실제로 임요환과 홍진호의 경기에서 쓰인 적이 있다. # 이후 스타크래프트 2/아나운서에 박상현이 패러디하기도 했다. 아예 단순히 얻어 맞는 정도가 아니라 모르면 죽어야지라는 바리에이션도 존재한다.
격투기의 한 장르인 그래플링에서도 모르면 당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복싱,무에타이처럼 타격 계통의 무술의 경우는 공격이 날아올 때 (실제로 가능한지 여부와는 별도로)피하거나 팔다리로 막는다는 발상을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레슬링, 유도, 주짓수 같은 그래플링은 상대방을 잡고 컨트롤하다가 유리하게 포지션을 잡고 그대로 서브미션을 걸어서 그대로 제압하는데, 처음으로 겪는 사람은 이게 왜 불리한 상황, 포지션인지 앞으로 어떤 것에 당할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Fall Guys의 경우 폴크리로 만든 맵은 아예 전체적인 맵 구도를 볼 수 없게 만들어서 게임 시작 전 조금이라도 맵을 미리 파악할 수도 없게끔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전격투게임은 아니지만 이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삼십육계에서도 혼수탁어라고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전략이 존재하는데, 이는 지피지기와는 정반대로 작용하는 작전이다. 자신도 알고 상대방을 아는 것 못지 않게 상대방이 자신을 알 수 없게 하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라는 뜻이다.
이렇듯 단순히 격투게임 뿐만 아니라 전략 게임이나 스포츠의 날빌이나 깜짝전술, 혹은 각종 처음 보는 상황에 당황해 말려드는 등의 인생사에까지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엄청난 범용성, 복잡한 게임용어가 아닌 '모르면 맞는다'라는 단 두 마디로 게임을 안 하는 사람도 단박에 알 수 있는 짧고 직관적인 표현으로 10여년이 지나도록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현규 해설이 이 말을 한 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여기저기서 인용되는 그야말로 철권계 불후의 명대사라 할 수 있겠다.
3. 기타
학생인권보다 교권이 강하던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르면 (교사에게)맞아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이를테면 영어교사가 수업 중 학생을 지목해서 교과서 본문의 독해를 시키거나 수학교사가 학생을 칠판 앞에 불러 문제를 풀게 지시하는 상황에서 학생이 본문을 해석하지 못하거나 수학문제를 풀지 못하면 손바닥에 매를 맞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몰라서 맞는 것이다. 이는 입시 학원의 학원강사들도 동일했다.[1] 이때는 철권 시리즈가 PC판으로 발매되지 않아(그나마 6와 태그 2는 XBOX 360으로도 나오긴 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없으면 오락실에 직접 가서 매판 돈을 내고 플레이를 해야 했던 시절이기 때문에 평소에 방문하는 오락실에 특정 캐릭터를 사용하는 유저가 없으면 아무리 플레이어가 실력이 좋아도 그 캐릭터와 직접 겨뤄보며 패턴을 체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게 매우 컸다.[2] 그나마 시즌3에서 우승을 거두었고, 시즌4 준우승, 시즌5 3위, 시즌6 준우승, 시즌7 4위를 거두며 참가하지 않았던 시즌1과 팀이 해체된 시즌8을 제외하고 TEKKEN CRASH를 대표하는 하나의 명문 팀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3] 공교롭게도 이는 철권 8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뽑히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