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2-12 16:44:34

노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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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게임 (No game)

1. 정의2. 서스펜디드 대신 굳이 노게임을 선언하는 이유3. 예시4. 사연들5. 야구만 노게임이 있는가?

1. 정의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 양 팀이 5회 공격을 끝내지 않았을 때 날씨가 나빠지거나(대개 가 내리는 경우) 기타 다른 이유로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구심은 노게임을 선언할 수 있다. 노게임이 선언될 경우 그 날 경기의 모든 기록은 무효가 되고[2], 그날 일정은 페넌트레이스 정식 일정이 끝난 다음으로 연기된다. 단, 5회 초 종료 시 홈팀이 리드하고 있다면 5회 말 공격을 완료하지 않아도 정식경기가 되며, 조명 설비 등의 이상이 있거나 법률에 의해 조명을 사용하지 못해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닝과 관계없이 일시정지 게임을 선언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노게임 선언은 우천, 즉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경우다. 우천으로 인한 노게임의 예를 들어 보자면, 경기 도중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도저히 경기를 속개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심판은 우천 중단을 선언하고 일정 시간 기다리게 된다.

그 동안 기상 상태가 나아져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생각되면 경기를 속개시키고, 30분이 지나도 기상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면 심판은 그날 경기의 상황에 따라 노게임, 콜드게임, 서스펜디드 게임 중 하나를 선언한다.

다만 노게임 요건이 되지만 초반에 점수 차이가 너무 벌어졌을 경우나 반드시 끝내야 되는 경우에는 심판은 어지간해서는 우천 중단이나 노게임을 선언하지 않는다.[3] 덕분에 비가 퍼붓는 와중에도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과 우천 중단, 나아가 노게임을 요구하는 지고 있는 팀 관중들을 가끔 볼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에선 원년도부터 2019년까지 총 132경기가 노게임 처리되었다.[4]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은 노게임이 선언되면 웬만하면 다음날 바로 더블헤더로 진행한다. 162경기나 치러야하고 이동거리가 워낙 멀다 보니 일정을 빡빡하게 치러야 하는지라 차후로 일정을 미루기 힘들기 때문이다.

2. 서스펜디드 대신 굳이 노게임을 선언하는 이유

일단 경기 내적인 측면만 보면 노게임을 전부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대체해도 별 지장이 없다. 취소된 경기는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 보호 측면에서는 오히려 서스펜디드 게임이 더 낫다. 엄연한 정식 경기에서 올린 득점과 각종 스탯이 외부적인 이유로 홀라당 날아간다는 것도 기록 경기인 야구 특성상 딱히 좋을 것이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경기가 애매하게 흘러갈 경우 지고 있는 팀에서는 어떻게든 노게임을 유도하려고 하고, 이기고 있는 팀에서는 어떻게든 경기를 성립시키려고 하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까지 나온다.

여기까지만 보면 콜드게임 상황이 아닌 이상에는 노게임을 무조건 서스펜디드로 대체해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KBO리그에서는 2021년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하반기 경기에서 우천 노게임을 가급적 없애고 최대한 서스펜디드로 대체하기로 한 예가 있으므로 경기 자체적인 면에선 노게임이 사라져도 별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 스포츠인 이상 노게임 제도를 운영해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존재한다. 유료입장 관중에 대한 환불 처리가 애매하기 때문. 노 게임 경기는 아예 경기가 무효화되었기에 환불을 해준다 해도 추가되는 새 경기로 손해를 보충할 수 있으나, 서스펜디드는 이것이 어렵다. 일부 환불이든 전액 환불이든 환불 거부든 룰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까진 좋은데, 그렇게 일시중단된 경기가 속개될 때 보러 올 사람은 크게 적어지기 마련이다.[5] 또한 환불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관중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흥행면에선 서스펜디드보단 노게임이 차라리 낫다는 얘기. 영화관에서 외부 사정으로 영화 상영이 중단됐을 때 일시정지후 며칠 후에 나중에 중단된 시점부터 상영하는 것은 기술적으론 전혀 문제가 없지만 현실적으론 어려운 것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2021년 KBO리그가 부담없이 노게임을 없앨 수 있었던 건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관중 경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듯.

3. 예시

롯데가 원정 팀(초), LG가 홈 팀(말)인 경기를 가정해서 설명해 보면,
이닝 점수 상황 선언 결과
롯데 LG
4회말 직후 2 2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노게임
5회초 2 2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노게임
5회초 직후 2 2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노게임
5회말 4 2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노게임
5회말 2 4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콜드게임 LG 승
5회초 직후 4 2 5회말 LG 공격에서 2득점 콜드게임 무승부
5회말 4 4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5회초 직후 4 2 5회말 LG 공격에서 3득점 콜드게임 LG 승
5회말 4 5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5회말 직후 2 4 6회초 롯데 공격에서 2득점 서스펜디드 게임
6회초 4 4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5회말 직후 2 4 6회초 롯데 공격에서 3득점 서스펜디드 게임
6회초 5 4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30분 이상 경과
표 만든 사람이 LG 팬인 것으로 추정된다

노게임을 판단하는 간단한 방법은 지고 있는 팀이 5회 공격을 마쳤느냐 여부이다. 따라서 원정팀이 지고 있는 경우에는 5회초 공격이 끝나지 않았을 때, 홈팀이 지고 있는 경우에는 5회말 공격이 끝나지 않았을 때 우천중단으로 30분 이상 경과하면 노게임 요건이 성립된다.

허나 5회말에 홈팀이 동점을 만들면 무승부, 홈팀이 역전을 한 뒤 우천중단으로 30분 이상 경과하면 홈팀의 승리가 되기 때문에 홈팀이 약간은 유리한 셈.

4. 사연들

여름철에 장마가 있고 태풍이 올라오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이 기간에 경기가 열릴 경우 우천 취소가 되거나 노게임, 혹은 강우 콜드가 되는 상황이 왕왕 벌어진다. 대표적으로 1988년 7월 중순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는데, 이 당시 노게임이 자주 선언되었다. 대표적으로 1988년 7월 19일 태평양 대 MBC의 잠실경기의 노게임 선언.[6] 따라서 야구 관계자들(특히 이 분)은 하루바삐 돔구장을 지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 등이 있어 건립은 지지부진하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야구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초반에 지고 있다면 기우제라도 지내서라도 노게임을 만들고 싶어하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초반에 크게 앞서고 있고 비 예보가 있다면 어떻게든 빨리 경기를 진행시켜 노게임을 피하기를 원한다. 이 경우 이기고 있는 팀 선수들이 포풍 삼구삼진, 초구 뜬공, 병살타 등으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적립해도, 야구 중계 게시판에서는 오히려 잘한다며 박수 쳐주고 환호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실제로 604 대첩에서 이런 경우가 일어났다.

지고 있는 팀의 예로는 2012년 7월 18일 한화 대 삼성 경기가 있는데, 이 날 홈팀 한화에서는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등판해 1이닝에 무려 6실점을 하는 난조를 보였다. 이후 2회말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관중석에서는 우산을 펼쳐 들며 환호하는 등 노게임 선언을 기대했다고 한다. 노게임이 선언되면 그 경기의 모든 기록이 날아가기 때문. 그러나 경기는 속개되었고, 9회까지 진행되어 11:1로 삼성의 승리로 기록되었다.#

노게임이 선언되면 해당 경기의 모든 기록이 날아가는데, 홈런도 예외가 아니다. 개인 기록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야구판에서 홈런이 날아간다는 건 꽤 뼈아픈지라, 홈런을 쳤는데 왜 경기를 안하냐고 한탄하는 김첨지와, 잘 던지고 있는데 왜 경기를 안하냐고 한탄하는 류모씨가 그 애환을 담아 찍은 CF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촬영은 잠실 야구장에서 했다는데, 그 표정들이 왠지 연기같지가 않다(...). 김현수같은 경우는 실제로 2009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회 홈런을 쳤는데 비가와서 노게임 처리가 된 적이 있기 때문에 남의 일이 아니었다.

왕뚜껑 CF 김현수편
왕뚜껑 CF 류현진편

특히 노게임 선언으로 홈런이 날아가게 생긴 선수의 경우 우천 중단 시간 동안 카메라가 집중적으로 잡아 주는데, 대개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알고보면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는 듯. 덕아웃에서 앉아 있는 그 선수를 다른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다독이면서 위로해 주는 장면이 자주 잡힌다.

2010년 프로야구 시즌에서 삼성의 조동찬은 한 시즌에 2번이나 홈런 기록을 비에 쓸려 보냈었는데, 8월 10일에 두 번째로 홈런 기록을 비에 쓸려 보냈을 때에는 김재걸 코치가 조동찬에게 홈런볼을 주며 위로했었다고(...)

2009년 6월 9일, KIA넥센의 목동 경기에서는 넥센이 당시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던 아킬리노 로페즈에게 한이닝 4홈런을 터트리는 진기록을 남길 뻔 했으나 비로 인해 8:5로 노게임이 되며 없던 일이 되었다.(...)

2014년에는 이 노게임이 의 그 해 시즌의 운명을 바꾸기도 했다. 2014년 7월 25일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타선이 펑펑 터지며 4회초까지 9:1로 앞서가던 차, 폭우가 쏟아져 그대로 노게임 선언. 이 때만 해도 롯데가 4위, LG가 7위로 롯데가 순위가 높았을 뿐더러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도 훨씬 높았으나, 이 경기를 기점으로 LG와 롯데의 운명이 갈리며 LG는 기적적인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고 롯데는 탈락(...)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되었다.

단, 노게임이 되어도 선수 또는 감독의 퇴장 기록은 거의 99.9%는 남는다. 일종의 예로 2014년 8월 3일 NC VS SK인천 경기에서 NC 투수 찰리 쉬렉김준희 구심에게 볼 판정을 두고 항의하다 육두문자를 날린 뒤 퇴장당한 바가 있었다.

한화 이글스노태형[7]은 2020년 8월 28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상대투수 원태인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쳤으나 노게임으로 날아갔고, 이후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한채 2021년 시즌 종료 후 방출되었다.

2022년 5월 27일 NC 2군과 롯데 2군의 경기에서 2회초 롯데 2군이 4: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NC 2군의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의 펜스가 강풍으로 인해 붕괴되어 심판진이 경기속개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노게임을 선언하는 황당 사례가 나왔다.#

2023년 8월 8일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양현종이 2이닝 8실점을 기록하며 8:0으로 경기는 LG 쪽으로 기울었지만, 비가 쏟아지며 우천 취소가 돼 역대 최다 점수 차 노게임 타이가 이루어졌다.[8][9]

2023년 9월 17일 한화 이글스kt wiz의 경기에서 kt가 3: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5회말에 강우로 경기가 중단되었는데, 이 경기는 노게임이 되지 않고, 204분이라는 KBO 역대 최장 경기 중단 기록을 세웠다.[10]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은 204분만에 타자를 상대하러 나왔으나, 어깨가 식었는지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인 채, 결국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곧바로 강판당하고 말았다.[11]

5. 야구만 노게임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다른 종목도 지독하게 상황이 안 좋으면 노 게임이 선언되기도 한다.

축구에서도 노게임이 선언된 바 있는데, 2011~12시즌 토트넘 홋스퍼볼턴 원더러스의 FA컵 8강전 경기다. 이 경기에서의 사유는 진행하던 도중에 미드필더 파브리스 무암바경기 도중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경우로 주심이었던 하워드 웹이 메디컬 스태프들과 조치를 통해서 무암바에 대한 응급조치를 실시한 다음에, 양팀 감독과 협의 끝에 노게임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노게임이 선언된 이유는 동료이자 동업자이기도 한 선수가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심폐소생술을 받고 긴급 후송되는 것을 그라운드와 대기석에 뛰거나 앉아있던 선수와 코치, 감독, 그리고 관중석의 관객 전원이 본 상황에서 심리적, 정신적으로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FA컵은 무승부 시 재경기하는 것이 규정이라 아직 동점인데 찝찝하게 중간에서 시작하지 말고 화끈하게 노게임 처리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결정하였다. 이후 10일 뒤에 처음부터 다시 경기를 했다.

이 때 무암바는 이틀만에 의식을 되찾아 잉글랜드판 신영록이라고 국내에 보도되었으며 그가 의식을 되찾자마자 꺼낸 말은 "경기는? 우리 팀은 어찌 되었나?"였다고. 대단한 프로 의식이 아닐 수 없다. 볼튼 감독은 감독의 요청으로 무암바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왔으며 이 하워드 웹의 노게임 선언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오히려 각종 매체에서 올바른 결정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미식축구 리그인 내셔널 풋볼 리그 2022 시즌 버팔로 빌스 VS 신시내티 벵골스 경기에서도 노게임이 선언되었다. 경기 시작 10분만에 세이프티다마르 햄린이 의식불명으로 쓰러졌고, 심판진은 우선 서스펜디드를 선언했다. 이후 재개 여부를 저울질하다 잔여 시즌도 촉박하고 플레이오프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그대로 취소하며 사실상 노게임 선언되었다.

[1] 사진 속 인물은 두산 베어스의 치어리더 서현숙.[2] 심지어 홈런을 쳤어도 무효가 되어 기록에 남지 않는다.[3]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2004년 한국시리즈 9차전. 초반에 현대 유니콘스가 대량 득점을 한 데다 한국시리즈 우승 여부가 걸린 빅매치여서 노게임을 선언하거나 강우콜드로도 경기를 끊을 수 없었다.[4] 시범 경기, 포스트 시즌, 올스타전 제외[5]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큰 점수차로 지고 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일시중단된다면 그 경기가 속개될 때 시간을 내서 다시 보러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6] 더구나 해당 시즌에는 올림픽 일정 때문에 9월 10일 이전에 무조건 정규시즌을 끝내야 했던 상황인지라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끊이지 않았다.[7] 2020년 6월 14일 한화의 18연패를 끝내기 안타로 끊은 선수이다.[8] 1998년 7월 27일 OB - 롯데(8-0), 2000년 5월 26일 롯데 - 삼성(0-8), 2014년 7월 25일 롯데 - LG(9-1) 롯데 2승 1패[9] 해당 경기는 9월 9일 더블헤더로 재편성되었는데 이날 두 경기 모두 KIA가 승리하면서 LG 팬들에겐 아쉬운 경기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LG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KIA가 포스트시즌 탈락을 확정지으면서 최종 순위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10] 시즌 막판이라는 점과 스코어가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 좀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경기 속개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경기는 일요일 경기라 5시 10분에 시작해서, 오래 기다렸어도 속개 시간이 9시가 넘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다.[11] 경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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