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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연
1.1. 최명길
1.2. 김상헌
김상헌: 조정이 가난하여 너희들의 추위를 덮어주지 못하니, 임금인 나의 부덕이다. 너희들이 이 외로운 산중에서.. 얇은 옷에 떨고 거친 밥에 주리며, 살이 얼어 터지고 발가락이 빠지는 추위에 알몸을 드러낸 채 성을 지키고 있으니, 나는 온 몸이 바늘로 찔리는 듯 아프다. 이제 적들은, 차마 옮기지 못할 말로 야만의 무도한 속내를 드러내니. 금수(禽獸)만도 못한 것들을 어찌 사람의 말로 꾸짖을 수 있겠느냐? 저들 마음 어둡기가 짐승 같아, 말 길이 막히고 화친의 길이 끊어졌으니. 오직 싸움이 있을 뿐이다. 군신상하(君臣上下)가 한 몸으로 성을 지키고 창의(倡義)를 몰아오는 근왕병과 함께 떨쳐 일어서면, 대의(大義)가 이미 우리와 함께 했으니 깊이 들어와 의지할 곳 없는 오랑캐를 국경 밖으로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고립된 성은 위태하기가 머리칼과 같고 군부의 위급함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삼남의 군사들은 밤을 새워 달려오라! 너희 의로운 신민들은 달려오고 달려오라! -조정간난-
2. 조선
2.1. 인조
김훈의 원작 소설처럼 조용하고 고민하는 모습이며 유약하여 미증유의 위기를 이겨낼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김상헌이야말로 진정 충신이라고 아뢰는 최명길에게 오명을 무릅쓰고 항서를 쓰기로 한 그대도 충신이라고 위로하거나, 일반 백성인 나룻터 노인의 손자 나루를 궁궐 안까지 들여보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등 군주로서의 존엄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기에 인간적으로 연민이 가는 인상이다.
그러나 혹독한 외세의 침략이 자신을 향해오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지혜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신하들의 정쟁과 오판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잘못된 결단을 내리는 장면이 꾸준히 나오고 주전과 주화의 입장에서 갈피를 못잡고 혼란스러워하는 등 결국 병자호란이라는 큰 국난을 극복하기에는 능력이 모자랐던 군주라는 한계도 드러낸다. 홍타이지의 전언을 받고 공포에 질려 "칸이 보름날 성을 무너뜨리겠다고 하지 않느냐? 나를 죽이러 오랑캐들이 몰려온다는 말이다!"라며 윽박지르는 장면이 절정. 여러모로 입체적인 묘사를 보인 작품이다.
2.2. 서날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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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날쇠 (고수 扮) |
2.3. 이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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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백 (박희순 扮) |
2.4. 김류
실제 역사와 똑같이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못하는 게 없는 인물로, 도체찰사라는 매우 막중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지금 군사들의 병장기 상태는 어떠한지도 몰랐으며 이시백이 "바람이 좋지 않고[2] 성 밖이 너무 고요하여 불길하다, 우선 척후를 보내 적진을 살핀 후 군사를 보내도 늦지 않다"며 설득을 해보았지만 이 영화 속의 김류는 오늘은 자신이 무당에게 직접 택일을 받은 필승의 길일이라며 수백 수천 명의 목숨을 무당의 말을 듣고 움직이는 등 능력도 없고 고집만 센 무능한 간신으로 그려진다.
영화상에서 임금인 인조조차 추위와 굶주림에 허덕이며 고생하는 백성과 군사들의 사정을 헤아리며 할 수 있는한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어떻게든 고생을 덜어주려고 하나 김류는 그러한 것조차도 없다. 오히려 틀려먹은 조언[3]을 올려 인조마저도 군인들의 원성을 사게 만드는 그야말로 무능한 똥별의 면모를 보인다. 그와중에 쓸데없이 자존심은 강해서 가마니를 빼앗겨 추위에 떨어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군인들이 죽일거면 죽여버라며 본인 실책을 좀 비꼬는 말을 했다고 입을 찢어버리라고 해서 대경실색한 최명길과 김상헌이 뜯어말린다. 결국 김류 본인을 조용히 응시하는 군인들의 증오에 찬 눈빛들을 보고 마지못해 포기하면서도 제대로 조언을 올린 수어사에게 이런 일이 있다면 수어사를 죽이겠다는 황당한 뒷끝까지 내보인다.
2.5. 이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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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갑 (진선규 扮) |
2.6. 칠복
2.7. 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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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조아인 扮) |
2.8. 기타 등장인물
- 소현세자 (신기준 扮)
- 도원수 (도용구 扮) - 실제 역사에서 심기원 또한 도원수였다.
- 김류 비장 (성규찬 扮) - 김류의 부하장수이자 실존인물로, 본명은 유호. 김류의 의견을 무작정 따르고 자신의 의견이 없는 장수로 묘사된다.
- 관량사 (윤세웅 扮) - 남한산성의 식량을 담당하는 중하급 관리. 영화 초반 성내의 식량 사정[4]을 인조에게 보고한다. "아껴 배급하되 너무 아끼지는 말라"는 애매하기 그지없는 명령에 어느정도로 아끼란 말인지 되물었다가 "내가 너에게 그런 것 까지 알려주랴?"라고 핀잔을 받는다.
3. 청나라
3.1. 정명수
이보시오 영상, 나는 부모가 노비라 태어날 때부터 노비였소. 조선에서 노비는 사람이 아니오. 그러니 다시는 날 조선사람이라 부르지 마시오!
조선 출신의 청나라 역관. 화의를 청하러 청나라 진영을 오가는 조선 사신들과 청나라 장수 사이의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사신으로 찾아온 김류와 최명길에게 화약병기 홍이포를 가리켜 소개하며 이 대포로 단 몇 발이면 "당신네들 임금"이 숨어있는 작은 성벽도 속절없이 무너뜨릴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하자, 김류가 원래는 조선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런 투로 말할 수 있냐며 항의한다. 이에 가증스럽다는 듯 표정을 구기며 자신은 태생이 노비로, 조선에선 과거의 자신과 같은 노비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으니 감히 자신을 조선사람이라 부르지 말라고 매섭게 대꾸한다.[5] 영화에서는 예의 대사를 통해 조선에 일말의 정도 없는, 조선의 악법이 낳은 업보처럼 묘사된다.
사신으로 찾아온 김류와 최명길에게 화약병기 홍이포를 가리켜 소개하며 이 대포로 단 몇 발이면 "당신네들 임금"이 숨어있는 작은 성벽도 속절없이 무너뜨릴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하자, 김류가 원래는 조선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런 투로 말할 수 있냐며 항의한다. 이에 가증스럽다는 듯 표정을 구기며 자신은 태생이 노비로, 조선에선 과거의 자신과 같은 노비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으니 감히 자신을 조선사람이라 부르지 말라고 매섭게 대꾸한다.[5] 영화에서는 예의 대사를 통해 조선에 일말의 정도 없는, 조선의 악법이 낳은 업보처럼 묘사된다.
실제 역사에서 한윤 또한 이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 추정된다.
3.2. 칸
청나라 2대 황제. 배우 김법래가 연기했다. 초중반까지는 등장하지 않지만 칸이 당도하기 전에 준비를 마쳐야 한다며 조선인 포로까지 동원해 공사를 하는 청나라 진영을 보여주고, 명나라랑 전쟁 중인 칸이 정말로 조선 땅까지 온 것이냐며 조선 진영도 충격을 받은 기류가 감도는 등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윽고, 후반부 남한산성 안에서 벌어지는 명나라를 향한 조선 조정의 망궐례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면서 등장한다. "저들이 지금 뭘하는 거냐?"라며 물어보는데 정명수가 "조선 국왕이 북경에 있는 명 황제를 향해 새해를 맞아 예를 드리는 것"이라고 대답하자 살짝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지만 "당장 저기에 포를 쏴버리겠다"고 하는 용골대를 "정초부터 화약 냄새는 상서롭지 못하다."고 제지한다.[6] 그러면서 "저들은 그저 저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린다.
"지금이라도 당장 군사를 사방에서 포위해 성을 쓸어버릴 수 있다"며 총공격을 진언하는 용골대에게 "너는 내가 여기에 온 것과 오지 않은 것의 차이를 아느냐?"라며 "자신이 이 먼 곳까지 와서 남한산성을 치지 않고 포위한 채로 두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조선 국왕을 제 발로 걸어 나와서 스스로 자신의 앞에 무릎꿇고 항복하게 만드는 것에 있고 그래야 칸으로서의 위엄이 천하에 선다."며 문장이 좋은 자를 불러오게 해서 인조에게 보내는 국서를 쓰게 한다.
남한산성을 향한 총공격이 진행되는 와중에 지천 최명길이 인조의 항복 문서를 가지고 와서 바치고 그것을 읽고 나서야 비웃듯이 "조선 국왕이 이제야 말귀를 알아들었구나."라며 공격을 멈추게 한다. 삼궤구고두례가 행해지는 날, 인조에게 "내 앞에 나오니 어여쁘구나. 너의 지난 죄는 묻지 않을 것이며 앞날을 같이 얘기하고자 한다"라며 전쟁의 승자로서 잔혹하면서도 정치적인 자비를 베푼다.
용골대 역의 허성태처럼 배우의 캐스팅이 매우 호평받는 배역으로, 출연 분량이 적었음에도 인상적이었다는 평이 많다. 목소리 톤이 상당히 중저음이라 대사마다 확실히 위압감이 있는데다 실제 역사와 이를 인용한 원작 소설에 나오는 청 태종의 국서를 나레이션으로 띄우는 부분에서는 세기말 제왕의 포스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3.3. 용골대
용골대, 타타라 잉굴다이는 박씨전을 포함해서 다른 매체에서는 무능하고 포악한 이미지로만 그려지곤 하는데, 사실은 척화론이 득세한 조선에 사신으로 왔다가 목숨을 위협받는 일이 있었음에도 청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조선에 대해 예를 갖추어 대한 훌륭한 인품을 가진 인물이었다. 영화에서는 실제 면모와는 달리 예의를 갖추지 않고 조선에 대해 매우 강경한 태도만 보이는 인물로 설정되었다.[7]
군사 지휘관으로서의 모습만 보여주는 영화와는 다르게 실제 인물로서의 용골대는 외교관, 행정 관료, 정책 감독관, 자문관으로서 모두 뛰어난 능력을 보인 여러모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호란 이전에도 용골대는 청나라의 경제 상황 타개를 위해 조선에 여러번 파견되어 무역 시장 개방에 대한 교섭에 직접 나섰으며 이때마다 조선 조정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능하면서도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이 홍타이지의 큰 신임을 얻어 그에게 참수당할 죄를 한 번 사면해주는 특권을 부여할 정도였다. 물론 용골대는 해당 특권을 행사할 일이 전혀 없었으며 마지막까지 청나라를 위해 일하다 조용히 여생을 마쳤다.
배우 허성태는 인터뷰에서 "조선 입장에서는 악역이나 청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그도 충직한 신하다. 이 점에 초점을 두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도 용골대의 행적을 보면 청나라에게는 좋은 장수이자 충신이었으며, 여러 업적을 많이 이룬 사람이었다. 청나라(만주족)이 비중 높게 등장하는 사극 중에선 드물게도 대사 전량을 자연스러운 만주어로 소화했다.[8]
[1]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에 재출연했다.[2] 바람이 강하게 불면 조총 장전이 힘들 뿐더러 정예 포수라 할지라도 맞추기 어렵다. 군사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끌려온 백성들은 더더욱 어렵다.[3] 군마를 보존해야 한다면서 추위에 떠는 군인들에게 덮으라고 줬던 짚가마니들을 거두게 한 것이 대표적. 결국 가마니를 도로 거둬들여 말먹이로 먹였음에도 말들은 집단으로 죽어나가 삶아 먹어야 했다.[4] 군사들만 놓고 보았을 때 아껴 배급하면 한 달, 더 많이 아끼면 두 달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상황.[5] 작중의 정명수는 조선에서는 사람 취급도 못받는 천한 신분이었으나, 청나라에 와서는 역관으로서 조선의 영의정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신분까지 올랐다. 청나라 입장에서 그는 외국의 노예였음에도 고위직에 등용하는 데 출신을 따지지 않은 것.[6] 물론 실제로는 반대로 용골대가 숭덕제의 브레이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7] 작중 김류와 김상헌이 식량과 예물 등을 갖추고 청나라 진영에 사신으로 찾아왔을 때, 작중에서는 용골대가 이를 거절하고 조선 팔도가 이미 청나라의 것인데 춥고 배고픈 너희들이나 잘 챙기라고 대꾸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 일화는 실제 역사에서 용골대가 아니라 마부대가 내뱉은 말이었다.[8] 현대 만주족 대다수가 언어 및 문화적으로 한족에 거의 동화된 탓에 만주어 대사가 필요한 만주족 캐릭터를 실제 만주족 배우가 맡아도 중국어 억양의 어눌한 만주어 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만주족 배우가 조선 전중기 배경 한국 사극에서 명나라 사신 역할을 맡아 중국어 연기를 하는 게 훨씬 위화감 없는 캐스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