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4 01:03:31

메디나충

기니벌레에서 넘어옴
메디나충(기니아충, 기니벌레)
Guinea worm
파일:external/sites.google.com/guinea%20worm6.jpg
학명 Dracunculus medinensis
Linnaeus, 1758
분류
<colbgcolor=#fc6> 동물계
선형동물문(Nematoda)
쌍선강(Secernentea)
무순선충목(Camallanida)
용선충과(Dracunculidae)
용선충속(Dracunculus)
메디나충(D. medinensis)

1. 개요2. 숙주와 생활사3. 제거4. 현재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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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선형동물문에 속하는 기생충으로 다른 이름으로 기니벌레 (Guinea worm), 기니아충이라고도 한다. 이름의 유래는 사우디아라비아메디나이다. 주로 메디나 근처 다흐나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기승을 부려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 아라비아 반도서아프리카 기니 만 연안 등에서 흔히 창궐한 덕에 위의 이름들이 붙은 것이다.

감염되어 생기는 병은 Dracunculiasis(메디나충증, 드라쿤룰루스증)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전역,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국 대륙 남서부 및 서부 등 매우 넓게 분포했다. 이들 중에서 특히 나일강 일대에 많이 분포해 있어 수단이집트 등은 메디나충의 온상이었으며 아시아에선 인도파키스탄에서 이게 흔했는데, 인더스강갠지스강 등의 남아시아 각 국가들의 주요 하천들도 기니만 연안 못지않게 오염도가 심하며 메디나충 정도면 정말 흔한 기생충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만 유행하며 차드, 남수단, 에티오피아, 말리, 앙골라, 카메룬에서만 보고되었다. 대부분 50% 이상은 차드에서 일어났지만 나머지 국가에선 발생 건수가 2건 이내에 불과하다.

2. 숙주와 생활사

파일:external/www.cartercenter.org/GW-life-cycle-8-09.jpg
생활사

수컷은 대략 5~10cm 정도이며 암컷은 그에 비해 최대 120cm까지 자라는데 암컷이 질병을 유발한다.#

인간만이 숙주로[1] 주로 산란기가 되면 발로 내려온다.

기생 방식은
  1. 수생생활을 하는 유생이 소형 요각류(橈脚類, copepod)[2]의 체내로 들어감으로써 시작되는데, 이후 사람이 매개체가 되는 요각류가 함유된 물을 마시면 요각류는 사람의 위에서 소화되고 유생이 빠져나온다.
  2. 빠져나온 유생은 장벽을 뚫고 나와 복강에서 성장하고 약 1년이 지나면 변태하여 성체가 되어 짝짓기를 하고 이후 암컷이 소화관 벽에서부터 숙주의 발까지 살을 뚫고 이동한다.
  3. 발에 다다른 암컷 성충은 번식을 위해 피부 표면에 물집과 함께 중증의 뜨거움을 느끼게 한다.[3] 사람이 그 열을 식히기 위해 오아시스나 연못 등의 물에 들어가면 피부를 뚫고 나와서 유충을 낳고선 죽는다.

종종 관련 동영상에 구충제가 없냐, 왜 물을 끓여 안 먹냐는 등의 댓글을 볼 수 있는데, 구충제는 통하는 게 없어서 쓸 수 없었다. 물을 끓이거나 정수하는 것은 확실히 효과가 있는 방법이지만 감염자가 나올 만한 나라들은 대개 빈곤한 아프리카 빈국들[4]이라서 사정이 어렵고 위생 관념이 부족하여 구해온 물을 잘 안 끓여 마시는 사람이 많다. 이런 나라들은 다른 기생충도 흔해서 오염된 우물 물 걸러 마시다가 기생충 때문에 실명하여 장님으로 살거나 심지어 갑자기 사망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주요 유행지는 북아프리카였는데, 북아프리카는 대체로 수단을 제외하면 막대한 자원과 관광업으로 부를 벌어들였다보니 위생관념도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으며, 그 못살던 수단마저 메디나충이 거진 박멸되어 남부에서만 유행하다가 남수단이 독립하면서 메디나충이 의도치 않게 박멸되었다(...). 과거 그렇게 용맹하다고 불리던 사하라 사막 근처의 유목민 원주민인 투아레그족오아시스나 우물에 서식하는 기생충에 의해 실명해 장님이 된 노인들이 상당수일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였으나 최근 위생상태가 늘면서 이러한 기생충도 많이 줄었지만 애석하게도 이런 나라들은 돈이 안 되어서(...) 제약사들이 구충제를 만들지 않았으며 필터링을 할 만한 정수기 등도 보급이 어려웠다.

3. 제거

이 녀석을 제거하려면 우선 성충이 유충을 전부 배출하도록 물통에 환부를 담가야 한다. 성충이 제 뜻을 이뤄 힘이 빠지고 증상이 완화되면 머리를 빼내 막대기에 조심스레 감아가며 벌레를 빼낸다.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벌레가 끊어져 버리는데, 그렇게 되면 죽은 벌레를 중심으로 2차 감염이 일어나거나 통째로 석회화되어 관절 장애가 생길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단백질 쇼크로 숙주(=환자)가 사망할 수 있어서 짧으면 몇 시간에서 길면 몇 달 동안 천천히 조심해서 빼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치료법은 기원전 1550년 당시 만들어진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기록된 치료법이다. 즉 3,500년 동안 물리적인 제거 외에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

이론상으로는 오래 기다릴 거 없이 외과수술로 메디나충이 파고든 구역을 절개해서 들어내면 그만이긴 한데 외과수술을 할 만한 곳이라면 정상적인 의료체계가 작동한다는 뜻이고, 당연히 그런 곳에선 메디나충이 들어있는 물을 대책 없이 그냥 마실 리가 없다. 반대로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어 메디나충이 들어있을지 모르는 물을 그냥 마셔야 하는 지역이라면 외과적 치료를 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니[5] 감염자가 나와도 수술은 할 수 없다.[6] 유튜브에서 가끔 나오는 메디나충 적출 시술만 해도 유럽 등에서 들어온 외국인 선교사/자원봉사자들이 마을을 순회하며 진료를 벌이는 과정들을 담은 것이다. 이러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4. 현재

이름이 유래한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국가들이나 아프리카오아시스에서 기승을 부렸으나 오늘날에는 기생충학자들의 연구 및 NGO들이 나서서 거의 박멸되었으며 천연두 다음으로 박멸되는 인간의 질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86년 감염자는 350만 명이 넘었으나 25년 뒤인 2012년 감염된 환자수는 고작 500여 명이고 다시 여기서 2021년에는 14명까지 줄어들었다.[7] 이 점을 패러디해서 누군가는 기니벌레 구호재단 사이트까지 만들었을 정도 이를 표현한 포스팅 글 이러다가 암세포 권리단체도 생기겠다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

칼 짐머가 저술한 기생충 대중서의 바이블 "기생충 제국"에 의하면 에일리언 시리즈의 에일리언의 생태 설정에 영향을 준 놈이라고 한다. 이 녀석이 주로 발목을 뚫고 나오는 것처럼 체스트 버스터도 숙주의 흉부를 뚫고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무서운 사실은 수천 년 동안 인간만이 유일한 숙주로 판단됐는데 2010년대에 들어서 에도 기생하는 현상이확인되고 있다. 개라는 다른 숙주의 등장으로 자칫 박멸이 무산될 수도 있다.

구충제 개발의 문제는 수익성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엔 만들라면 만들수는 있지만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안 만드는 것이다. 당장 코로나 백신만 해도 동종 바이러스에서 발발한 사스는 중국, 메르스는 중동/아프리카에서만 유행했기에 사스나 메르스 백신은 만들 수 있었어도 돈이 안되어 안 만들었고 반면 코로나 백신은 당장 필요하니까 이로 인한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급속도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생충들 대부분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들에서 주로 유행했고, 제약사는 기업이지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봤자 수익성이 안 맞아서 만들 수 있어도 안 만든 게 대부분이었다.

5. 기타

의학의 상징인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감은 한 마리의 뱀도 이 기생충을 의미한다는 설이 있다. 메디나충을 치료하는 방법인 막대기에 기생충을 감는 방법이 뱀으로 변했다는 것이다.[8] 아스클레피오스의 뱀은 우리나라 119구급대 구급차에도 부착될 정도로 보편화되었는데 당시 사람들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던 이 놈을 구제해주던 이 치료법이 생명의 은인처럼 느껴졌을 것이다.[9]
[1] 오아시스 물을 허구한 날 퍼마시는 낙타는 숙주가 안 되어 이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는다. 덕분에 사막에서 유목민들이 낙타를 활발히 이용할 수 있었다. 낙타는 발에 탈이 안 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간, 특히 오아시스를 자주 접해온 베두인들은 젖을 섞는 등 필터링을 해야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대추야자술도 이런 과정에서 나온 필터링 시도였다.[2] 대부분은 강이나 호수, 오아시스의 물벼룩이다.[3] 이 때 물집 근처의 관절과 힘줄이 손상될 수 있다.[4] 주요 발생국인 차드는 오랜 내전과 독재로 경제성장을 거의 못하여 현재까지 최빈국으로 남아있고, 남수단은 전쟁터에 가까운 국가고, 에티오피아는 맹기스투의 독재와 더불어 가뭄과 홍수로 많은 난민이 발생하였던 국가이다.[5] 이 벌레에 아주 고통받는 아프리카는 대부분 나라들이 최빈국이며 의료 여건 자체가 낙후되어 있다. 당장 수술을 하려고 해도 집도를 해본 의사를 구하기부터가 어렵다. 수도의 대통령 등을 위한 특권층 주치의들이나 외국인 자원봉사자/선교사 의사들 정도나 수술 집도를 해봤을 것이다. 오아시스나 우물 물을 길러먹을 정도면 저런 나라들에서도 최고의 오지인데 거기에 병원 따위가 있을 리 없다.[6] 과거의 한국에 비유하면 전쟁 끝나고 모든 게 박살나버린 1950년대~1960년대에는 공중위생이 아주 불결해서 사람 머리칼에 빈대, 벼룩, 이가 있었지만 현재는 당연히 안 그런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에서 1970년대 말 이후 빈대, 벼룩, 이는 정부의 DDT를 동원한 강력한 위생개선책으로 절멸되었다. 올림픽과 월드컵까지 치른 현재는 말할 필요가 없다.[7] 당연히 이건 집계된 환자 수일 뿐이다. 의료 여건이 열악한 나라들이 대부분인 아프리카와 중동의 특성 상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이다.[8] 두 마리의 뱀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두 마리의 뱀은 헤르메스의 지팡이인 카두케우스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고.[9] 사실 유럽에는 이 기생충이 서식하지 않는데 이집트를 여행하였다가 감염된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고대 그리스는 이집트와 활발히 교류해 상호 방문이 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