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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Torture Porn2000년대 이후에 등장한 공포 영화의 경향을 가리키는 미국 용어. 극단적인 폭력, 노출, 고문, 신체 절단, 사디즘을 묘사하는 작품을 가리킨다. 일라이 로스의 2005년작 호스텔을 가리켜 "고문 포르노"라고 지칭한 평론에서 유래되었으며, 오늘날에는 경멸적인 뜻이 약간 줄고 꽤 일반화된 용어가 되었다.
2. 설명
대표적으로 영화 쏘우가 있다. 솔직한 예고편 쏘우편에서도 고문 포르노라고 지칭하는 만큼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고어보다 높은 단계면 하드고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하드고어는 일본식 조어[1]라 한국과 일본에서만 애용되는 표현이다. 고어와 스플래터가 보다 극단화된 장르를 부정적인 느낌을 섞어서 일컫는 용어라고 하겠다. 대체로 납치, 감금, 고문이 나온다는 공통점도 있긴 하다. (여기에 언급되는 영화는 단연 쏘우 시리즈와 호스텔 시리즈가 투톱이며, 이전에 개봉되었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까지 덤터기를 썼다.)
극도로 잔인하거나 끔찍한 영화는 오래전부터 많았던 게 사실인데 왜 새삼 난리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러한 잔혹물이 독립 영화로 제작되어 그냥 장르 마니아나 찾아보는 수준이 아니라 엄연히 자본과 기술을 자유롭게 투입할 수 있는 메이저 영화사에서 시리즈로 제작되어 할리우드 메인스트림 중 하나가 될 정도로 크게 유행한 것이 문제였다. 쏘우 시리즈는 나왔다 하면 1억 달러 넘게 벌고, 호스텔 1편도 8500만 달러의 흥행을 거두었으니, 저예산에 이만한 돈을 벌 수 있는 영화가 유행을 안 탈 수가 없다. 즉, 음지의 익스트림한 작품들이 어쩌다가 메인스트림이 되어버려 영화의 화끈함에 매료된 관객들이 더더욱 큰 자극을 원하게 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들이 "다음에는 저놈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끔찍하게 죽을까" 에 관전 포인트가 맞춰져 있었고,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내용의 단물은 다 빠지고 "얼마나 더 충격적으로 신체를 훼손하는가" 를 보여주는 데 주력했기 때문에,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긴 하다.
철저하게 비꼬는 뜻으로 쓰인 용어인 관계로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호스텔 감독인 일라이 로스는 "'록 음악 같은 건 듣지 말아라'고 하는 1950년대의 부모님 같다. 케케묵은 사람들이다. '고문 포르노'라는 말은 호러 영화를 가리킨다기 보다는 호러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몰이해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라고 말했으며, 스티븐 킹은 호스텔 2에 대해 "이 영화가 당신을 불쾌하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훌륭한 예술 작품도 당신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라며 옹호했다.
3. 기타
쏘우를 만든 제임스 완과 리 워넬은 쏘우 1편은 고문 영화가 아닌 미스테리 스릴러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며 고문의 비중이 크지 않다. 고문이 강조된 것은 후속편들이 나오면서부터다. '고문 포르노'라는 말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 '고문 포르노'라는 것이 내가 영화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나는 그저 성공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데 감사하고 그 밖의 일은 배부른 고민일 뿐이다" 라는 소박한 반응을 보여주었다.반면 시체들의 새벽 등으로 유명한 감독인 조지 A. 로메로는 "나는 고문 영화를 보지 않는다. 그런 영화들은 은유라는 게 없다. 나에게 고어란 마치 뺨을 때리며 '잠깐 이거 봐, 이건 어때?'라며 말하는 것 같다"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문 포르노의 유행은 한때 호러 영화계를 휩쓸어 정신 건강에 썩 좋지 않아 보이는 많은 호러 영화들이 경쟁적으로 나왔으며, 에미넴은 뮤직비디오 '3.a.m'에서 전형적인 고문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그러나 스크림 류 하이틴 호러물처럼 유행에는 한계가 있었고, 2000년대 중후반에는 고전 호러 영화의 리메이크 붐이 대세가 되면서 한 풀 꺾이게 된다. 물론 이러한 리메이크작들이 고문 포르노의 영향을 받아 잔혹성을 더 강화하는 경향이 생기긴 했지만.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이 신체 훼손은커녕 찰과상 하나 안 나는 호러 영화가 대히트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썰고 자르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도 있겠다.
2000년대를 끝으로 고문 포르노, 즉 고어 호러물의 인기는 끝을 고했다. 이후 호러영화 트렌드는 고전 호러의 리메이크를 거쳐 크리쳐물,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을 지나 사회문제와 인종문제 등을 '공포'라는 소재 속에 녹여내는 작품성 중심으로 변화해나가고 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오히려 공포영화 안에서도 소위 말하는 장기자랑은 보기 힘들어진 상태.
이 장르의 상징과도 같은 쏘우 프랜차이즈가 거의 수명을 다하면서 2012년 현재 쏘우의 제작진이 만든 "콜렉터(2009)"나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보낸 듯한 "휴먼 센터피드 1, 2(2011)" 등의 괴작이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여담으로 라스 폰 트리에의 안티크라이스트는 2009년 칸 영화제에서 평론가들에게 "고문 포르노"라고 비판받은 바 있다.
4. 고문 포르노로 언급되는 영화
- 그로테스크(2009)
- 도살자(2007)
-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2000~2011)
- 쏘우 시리즈(2004~)[2]
- 호스텔 1, 2(2005~2007)[3]
- 엑스텐션(2003)
- 투리스터스(2006)
- 4.4.4.(2006)
- 보더랜드(2007)
- 나는 누가 날 죽였는지 알고 있다(2007)
- 워즈(2007)
- 렌디션(2007)
- 인사이드(2007)
-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2008)[4]
- 안티크라이스트(2009)
- 언싱커블(2010)
- 어거스트 언더그라운드(2001~2007)
- 토처드(2010)
- 휴먼 센터피드 1, 2(2010~2011)
- 헬레이저 시리즈(1987~)
- 학살된 구토 인형들(2006)
- 꽃과 뱀 : 더 제로(2014)
[1] 물론 그냥 'hard gore'라고 하면 '많이 고어하겠구나'라고 의미 전달은 된다. 장르의 지칭으로 쓰진 않을 뿐.[2] 아직 고문 포르노라는 명칭은 확립되진 않았지만, 고문 포르노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비롯한 굵직한 작품의 큰틀은 대부분 여기서 만들어졌다고 과언이 아니다.[3] 고문 포르노라는 명칭 자체가 이 영화를 가리키며 만들어진 말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 분야의 대표이다.[4] 매우 끔찍한 고문 장면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고문'보다 '고통'에 더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 물론 고문 포르노라고 까는 사람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