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hting Vehicle 4005 |
1. 개요
1950년대에 영국에서 개발된 센추리온 전차를 기반으로 한 자주포.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Centaur'(센토어)라는 별명이 있다.[1] 이는 당시 개발에 동참했던 빅커스 사의 문서에서 발견된 가칭이다.
2. 제원
형식 : 대전차 자주포 승무원 : 4명(Stage 1)/5명(Stage 2) 차체 길이 : 7.82 m / 차고 : 3.6 m / 차폭 : 3.39 m 공차 중량 : 50톤 동력 : 롤스로이스 미티어(Rolls-Royce Meteor) 650마력 V12 가솔린 변속기 : Merrit-Brown Z51R Mk. F (전진 5단, 후진 2단) 주행 속도 : 30 km/h 주무장 : QF 183 mm L4A1 전차포 1문 부무장 : 7.62mm 기관총 1정 (공축) 현가장치: 홀스트만 현가장치 장갑 두께 : 76 mm (차체 전면)[2] / 14 mm (포탑, Stage 2) 생산 수 : 3대 |
3. 배경
냉전의 막이 열린 1940년대 말, 서방 강대국들은 소련이 보유한 강력한 중전차 IS-3들로 구성된 기갑부대가 국경을 넘어 전면전을 벌이는 사태를 크게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육군은 중전차를 1방에 격파할 수 있는 자주포를 요구[3]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영국군이 보유한 7.2인치(183mm) L4가 요구된 성능에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되어 주포로 채택되었다.[4]1950년에는 자주포의 차체로 FV214 컨커러[5]의 차체가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컨커러 기반으로 FV215 자주포 프로젝트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FV215의 개발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짐작되자 183mm를 가능한 빨리 배치하기를 원했던 영국군은 급한대로 183mm를 장착한 임시방편적인 자주포를 요구하였다.[6] 이 요구를 바탕으로 1951년에 센추리온 전차의 차체에 해당 183mm 주포를 장착한 FV4005 프로젝트가 2단계[7]로 계획되면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4. 개발
1951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다. 개발에는 총 3대의 센추리온 Mk. 3 차체가 쓰였으며, 차체는 큰 개조 없이 거의 원형 그대로 쓰였다.4.1. Stage 1
FV4005 Stage 1 |
기존 센추리온의 포탑링 위로 183mm 주포를 설치할 전용 포탑 플랫폼이 탑재되었고, 이 플랫폼은 별다른 방탄판이나 커버 없이 완전히 노출된 구조였다. 주포 마운트는 포탑 플랫폼 바닥에 고정되었으며, 이론상 포탑이 완벽한 360도 회전을 할 수 있는 설계였지만 발사는 제한된 범위에서만 가능했다. 또한 반동을 견디기 위해 포미에 집중식 주퇴복좌기를 설치하였다.
183mm 주포를 결합한 포탑 플랫폼은 탑승 공간이 비좁았다고 하며, 포수는 주포 왼쪽의 탄약고 앞에 설치된 의자에 앉았지만 장전수는 의자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183mm 포탄의 무게를 고려하여 장전수를 보조하는 리볼버식 반자동 장전장치가 탑재되었으며[8], 주포 마운트의 높이가 고정되었기 때문에 장전장치를 어렵지 않게 탑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183mm 주포의 반동을 견디기 위해서 차체 후방에 사격시 펼치는 대형 스페이드가 추가되었고, 차량 수송시 포신을 고정하기 위한 포신 잠금장치가 차체 전방에 설치되었다.
Stage 1 차량은 여러 사격 테스트를 거친 결과 주퇴복좌기가 약간 불안했던 점을 제외하고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고, 곧이어 2단계 개발이 시작되었다.
4.2. Stage 2
FV4005 Stage 2 |
승무원과 장비 보호를 위해 포탑이 14mm 방탄 장갑판으로 둘러싸인 폐쇄형 구조로 재설계되었고 포가도 변경되었다. 내부공간과 중량 문제로 인해 반자동 장전 장치가 삭제된 대신에 장전수가 2명 탑승해서 1명이 포탄을 넣으면 나머지 1명이 장약을 넣는 식으로 임무를 분담했다. 또한 주퇴복좌기를 유압식으로 변경하여 안정성을 높였다. 그리고 포탑 뒤에는 출입용 도어가 추가되었는데 이 도어는 승무원 출입 뿐만 아니라 탄약 보급용으로 사용될 목적도 있었다. 탄약은 총 12발이 포탑 뒤쪽으로 수납되었다.
Stage 1 차량과 마찬가지로 차체 후방에 반동 스페이드가 설치되었는데 전개하고 접을때는 차체 후방에 달려있는 크랭크 도르래를 돌려서 내리는 식으로 가동 방식이 바뀌었다. Stage 2 차량도 여러 테스트를 거쳤으며 1955년 보고서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록했다.
5. 결말
FV4005 프로젝트는 동시에 개발되던 FV215보다 빠르게 개발되어 테스트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었음에도 1957년에 FV215와 함께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1957년은 무겁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중전차들이 서서히 도태되기 시작하면서 서방 뿐만 아니라 소련군이 중전차를 줄이고 중형전차를 주력으로 양산하기 시작한 시점이였다. 이 때문에 당초 183mm 자주포의 개발 배경이 되었던 소련군 중전차에 대한 두려움도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중무장한 대전차 자주포의 필요성도 떨어지게 되었다. 또한 1950년대 말에[9] 성형작약탄과 대전차 미사일같은 효과적인 대전차 무기들이 등장하면서 183mm 대전차포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결국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FV4005는 Stage 1 차량 1대, Stage 2 차량 2대로 시제차 3대만 만들어지고 끝났다. 이후 3대의 차량들은 각기 다른 군사 시설들로 보내져서 해체되었으며 개발에 쓰인 센추리온 차체만 다시 현역 전차로 재활용되었다.
프로젝트 중단 이후 1980년 무렵에 남은 Stage 2 차량 1대의 포탑이 보빙턴 전차 박물관에 입수되었는데 37년 정도는 차체없이 포탑만 달랑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보빙턴 전차 박물관에서 2007년에 남은 후기형 센추리온(Mk.12) 차체에 이 포탑을 결합하는 식으로 복원하였고, 해당 차량은 2008년부터 보빙턴 전차 박물관 출구방향 외부에 전시되었다. Stage 2 문단의 사진의 차량이 그것이다. 덤으로 FV4005 개발 당시 시험에 참여한 2차대전 참전용사 해롤드 해밀턴 테일러의 별명을 딴 스퍼드(Spud)라는 별명도 생겼다. Stage 2 문단의 사진 속 차량이 박물관에서 복원한 해당 차량이다. 해당 전시물은 구글 지도에서 보빙턴 전차 박물관 옆의 랜드마크로 표기된다.# 2023년 말부터는 복원 프로젝트로 인해 옮겨져 현재는 없어진 상태다.
5.1. 복원 프로젝트
복원 프로젝트
2023년 11월, 영국의 기갑차량 복원 작업소 A W Hewes를 운영하는 조 휴스가 월드 오브 탱크의 개발사 워게이밍과 보빙턴 전차 박물관과 협업하여 FV4005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프로젝트 모금이 시작된지 24시간 내에 목표 금액 20,000 파운드를 달성하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시작되었다.
새로 실시된 FV4005 리스토어 프로젝트는 기존에 보빙턴 박물관이 복원해놨던 외부 전시물보다 더 정확하게 개발 당시 Stage 2 차량의 모습을 재현하고, 구동계도 원본과 동일 사양으로 복구하여 자력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고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리스토어를 거치면서 조 휴스가 복원한 센추리온 Mk.3 차체에[10] 박물관 측이 외부 전시물에서 분리한 다음에 복원한 실물 포탑을 결합하고, 개발 당시 Stage 2 차량의 외형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해 포신 고정대와 반동 스페이드, 크랭크 박스 같은 부속품들도 별도로 추가했다. 2024년 6월에 열리는 보빙턴 탱크페스트 행사 이전에 리스토어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행사 직전에 작업이 완료되어 탱크페스트에서 시연 기동하였다. 복원이 끝난 FV4005는 앞으로 평상시에는 실내에 전시된다.
작업 과정은 조 휴스의 유튜브 채널과 SNS에 게시되었다.
6. 미디어
6.1. 게임
6.1.1. 월드 오브 탱크
FV4005 |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에서는 2차 구축전차 10티어로 등장하는 건 똑같지만[11], Stage I 버전을 모티브로 한 듯한 123mm 4클립 주포를 사용한다. 한때 공방을 쓸던 시절엔 그 바이백(바펜트레거 E-100)과 비교될 정도로 사기였지만 너프를 얻어맞고 위상이 한풀 꺾였다. 위장률도 포탑 장갑도 PC와 비슷하게 형편없지만, 이쪽은 클립 주포이기에 그나마 나은 편. 나중에 닭장(henhouse) 전용 위장을 받아 비슷한 시기에 유행한 닭장 드립을 타고 웃음거리가 되었다.
월드 오브 탱크에 추가된 덕분에 많은 잊혀진 프로토타입 장비들과 마찬가지로 인지도가 높아졌고, 그 결과 2023년에는 실물차량 복원 프로젝트가 개시되었다.
6.1.2. 워 썬더
FV4005 |
7. 모형
7.1. 프라모델
- AFV 클럽에서 1/35 키트로 출시했다.
8. 둘러보기
기갑차량 둘러보기 | ||
대전기(1914~1945) | 냉전기(1945~1991) | 현대전(1991~) |
[1] 여담으로 이미 동명의 순항전차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개발되었다. 센토어 전차 참조.[2] 차체 장갑은 센추리온 Mk.3와 동일.[3] 처음 요구한 주포 성능은 2000야드(약 1830m) 거리에서 152mm 60도 경사장갑(실방호력 304mm)를 무력화할 수 있어야 했는데 이는 컨커러에 장착된 120mm L1A1을 뛰어넘는 성능이다.[4] 이 강선포는 점착유탄만 썼으며 순양함의 함포와 맞먹을 화력을 냈지만 포탄이 너무 무거워서 장전수 1명으로는 장전이 어려웠고, 주포의 크기도 컸기 때문에 영국군이 이미 보유한 전차들의 포탑에는 도저히 실을 수가 없었다.[5] 단 120mm를 장착한 완성형 컨커러는 1955년이 돼서야 개발이 끝났고, 이때는 컨커러에 쓰일 차체만 완성된 상태였다.[6] 이는 120mm를 장착한 FV214 컨커러의 개발이 늦어지자 임시 방편으로 센추리온에 120mm를 올린 FV4004 콘웨이가 개발에 들어간 것과 유사하다.[7] 1단계에서는 센추리온 차체에 주포를 올려 사격 테스트를 할 것을 목표로 하였고 2단계에서는 채택할 완성차량을 개발하는걸 목표로 하였다.[8] 탄약고에서 장전수의 위치까지 기계가 포탄을 날라줬지만 포탄을 주포에 넣는 마지막 단계는 여전히 장전수의 몫이이라서 소련의 IS-7의 장전 장치처럼 완전 자동이 아니다.[9] 이미 영국과 호주는 1950년대 초에 말카라 대전차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었다.[10] 실제 FV4005 개발 당시 쓰인 물건은 아니지만 따로 확보했다고 한다.[11] 다만 PC와 달리 트리의 시작점은 셔먼 파이어플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