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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하이트진로에서 2017년 4월에 출시한 대한민국의 첫 발포주다.[1] 즉, 맥주가 아니다. 알코올 도수는 4.5%, 맥아 함량은 10% 미만. 나머지는 국내산 보리와 전분질을 사용하는 것 같다.2. 특징
마스코트는 초록색 코끼리이다. 공교롭게도 '필'이 중동에서 널리 사용하는 표현으로 코끼리를 뜻한다. 광고의 코끼리만 보고 아이들이 좋아한다. 초창기와 이후의 코끼리 디자인이 바뀌었다. 초창기에는 상대적으로 진짜 코끼리 같은 모습이였지만, 그 뒤에는 단순 그림체에 가까워졌다.엄밀히 말하면 필라이트는 '발포주'라고 마케팅을 한 일이 없다. 출시 당시 언론에서 발포주라고 표현했을 뿐. 지금도 필라이트는 그냥 '필라이트'라는 명칭 자체만을 밀고 어떤 주류 카테고리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는 드러내지 않는다. 물론 광고 카피는 맥주처럼 착각하도록 만들긴 한다.[2] 어쨌거나 낮은 맥아 함량 때문인지 식품의 유형은 '맥주'(최초 발매 당시 주세율 72%)가 아닌 '기타 주류'(발효에 의해서 생산되지만 주세법 상 발효주류의 기준에 미달. 주세율 30%)로 분류되어 있다. 기존 국산 맥주 대비 40% 이상 저렴한 가격을 무기[3]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필라이트가 출시되었을 때의 맥주 시장은 유럽산을 주축으로 하는 '진정한 맥주다운' 외산품들과 한국 및 일본 등의 '목넘김이 좋고 가벼운' 맥주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래서 필라이트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으나, 그 가성비를 무기로 엄청난 인기를 끄는 것에 성공한다.
필라이트가 성공적인 판매량을 보여주면서, 판매량 2억 캔을 돌파한 2018년
주머니 사정이 얇은 젊은 층을 주력으로 타겟팅해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이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며, 2020년대 들어 20살이 된 인스타 셀럽들에게 '스무살 첫 맥주'라는 콘셉트의 인증샷이 많이 보인다.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한데 355ml 한 캔에 990원이다. 즉 맥주 한 캔에 1,000원이 안되는 가격으로 인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최초 광고가 손안에 든 초록색 작은 코끼리의 목을 따면 맥주캔을 따는 걸로 변하는 광고가 일부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샀다.# 업체에서 이것을 인지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광고를 변경했다.
필라이트를 마시고 숙취를 호소하는 글이 많다. 다만, 이런 글이 작전성이라는 일부의 주장도 있으니 걸러서 보자. 숙취 적다는 양주도 퍼마시면 숙취가 생긴다. 발포주 특성상 맥주보다는 불순물이 많고, 싼 가격 탓에 폭음하기 쉬운지라 표본이 많아지는 것이다.
3. 판매량
2달만에 1,000만 캔 판매 돌파 기록을 세우고 국산 맥주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별다른 반향 없이 묻힐 거라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버렸다. 2017년 11월에는 판매량이 1억 캔, 2018년 4월에 2억 캔을 돌파했다. 맛있어서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지만 가성비가 워낙에 뛰어나다 보니 잘 팔리게 되는 것. 개발 담당자도 90년대 일본에서 버블 경제가 꺼진 뒤 발포주가 인기를 얻은 점을 언급했다.높은 판매량에 제조사인 하이트맥주는 생산량을 대폭 늘렸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상태이다. 일본에서도 발포주의 인기는 맥덕들이 말하는 "진짜 맥주"보다 높다. 물론 싼 가격에 한국의 소주처럼 "싸니까 마시지" 라는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맥덕처럼 홉의 함량이니, 맥아 함유량이니를 따지는 게 아니라, 맥주라는 카테고리는 가볍게 즐기는 알코올이라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에 발포주 카테고리가 뜰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수입 맥주의 접근성이 아이러니하게도 필라이트의 판매 증가와도 관련되는데, 진한 맛이나 맥아 함유량 등을 따지는 계층들은 수입 맥주로 넘어갔고, 수입 맥주를 마셔본 이들 생각은 보통의 국산 부가물 라거나 필라이트나 그게 그거, 도토리 키재기다 보니 그다지 따지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수입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유의 향미도 선택의 기준이 되다 보니 아로마 홉을 사용해 향이 독특한 필라이트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국산 맥주와 거의 근접한 가격의 수입 맥주도 대형마트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보니[4] 국산 맥주 수요층이 그 쪽으로 넘어가고 그거보다 더 싸게 마시려는 수요를 필라이트가 채우는 구도가 되는 것이다.
출시 1년 10개월만에 5억 캔 판매고를 올렸다. 인기가 많은 게 사실인지 필굿이라는 OB제 유사품도 나왔다. 맛은 필라이트 후레쉬와 비슷하다.
브랜드 자체는 예전에 따로 있었다. 예전의 조선맥주가 하이트맥주로 사명을 변경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즈음에 나왔다가 금방 사라진 '필라이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에 존재했던 브랜드 이름을 다시 살려서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용물은 완전히 다르며, 하이트진로 측에서도 구 필라이트와의 연관성을 홍보하지는 않는 것 같다.
4. 평가
당연하지만 아래의 평가문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글임을 잊지 말자.- 오리지널: 초록색 캔으로, 전분이 함유된 발포주이다. 맛은 말 그대로 알코올 든 탄산 보리차라는 평가와, 의외로 괜찮다는 여타의 평가가 양분된다. 이 중 의외로 괜찮다는 대표적인 한 평가는 다른 맥주에 비해 밍밍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맛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고, 싼맛에 맥주 대신 마시기엔 괜찮다는 호의적인 평가다. 게다가 아로마 홉을 사용했기 때문인지 발포주 치고는 홉향도 다른 맥주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긴 하다. 향 자체는 인디아 페일 에일의 마이너 버전이라는 평이 적절하다. 한마디로 말해 기존의 다른 맥주를 주로 마시던 계층 기준으로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 국산 맥주의 오줌맛은 없으나, 향이 워낙 특이하다.
- 후레쉬: 파란색 캔으로, 맛은 오리지널과 확연히 다르며 드라이 맥주에 가까운 풍미를 가지고 있다. 즉, 별 풍미가 없다. 또한 특이하게도 두류 가공품(콩을 말한다)과 물엿이 첨가되었다. 기존 초록색 필라이트에 함유된 아로마 호프의 향이 굉장히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아로마 향은 없다. 즉, 가볍게 즐기기 좋은 국산 맥주를 마셔온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맛이다. 두류 가공품이 재료로 쓰여서인지 맥주의 그것과는 다른, 살짝 고소한 뒷맛이 돈다.
- 바이젠: 주황색 캔으로, 독일 밀맥주를 지칭하는 Weizen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 그런데 독일산 밀맥아와 오렌지 껍질을 사용했다고 캔에 써있는데 이러면 바이젠인지 벨지안 화이트인지 정체성이 크게 의심되지만 일단 이름은 바이젠이다. 맛은 오렌지 맛이 강하며 차라리 처음부터 RTD로 정의했으면 좋았을 듯.[5] 아마 이것을 벤치마킹한 듯. PET병으로는 나오지 않고 캔만 나온다.
- 라들러: 2020년 한정판으로 출시된 노란색 캔. 라들러답게 도수는 2%로 매우 약하다. 맥주코너 한 구석에서 조용히 몸을 숨기고 있는 마튼스 라들러의 강력한 경쟁자. 가격도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하다. 마튼스 라들러에 비해 레몬 맛이 확연히 강하지만, 반대로 보리가 장화신고 지나간 맛이라도 남겨주는 마튼스 라들러에 비해 맥주 맛은 거의 나지 않는다. 끝에 알코올 느낌이 살짝 나는 그냥 레몬 주스. 도수가 약해 어지간히 술이 약하지 않고서는 한 캔 정도를 마셔서는 취기도 올라오지 않는다. 술은 약한데 뭔가 술은 마시고 싶은 사람용으로 나름 제격이다. 바이젠과 같이 캔 전용 상품.
- 퓨린 컷: 통풍 유발 물질이라고 알려진 퓨린을 90% 줄인 제품. 이런 류의 '안전한' 제품을 접한 사람은 알겠지만 맛도 같이 컷 되었다. 그나마 향긋한 향이 지금은 구할 수 없는 하이트 제로 초기 버전을 연상시킨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
요약하면 가성비가 끝내준다. 가격이 정말 싸고, 맛없는 국내 맥주를 먹을 바엔 이게 훨씬 좋은 선택이라는 게 중론. 딱 가격만큼의 맛을 보여주는데, 애당초 이 술은 싼 값에 맥주와 비슷한 구수함과 속넘김을 느끼고 싶은 사람을 겨냥한 술이다. 싼 값에 맥주만한 몰티함이나 청량감이라면 막걸리도 있지만, 막걸리는 소화흡수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속에서 잘 안넘어간다. 물론 어디까지나 비교 대상이 기존의 국산맥주였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즉 어디까지나 국산맥주와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 어느 정도 맞는 수준인 것이지, 순수하게 맛만을 대상으로 놓고 비교한다면 맛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국산맥주 특유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 입맛이 둔해서 술맛을 깐깐하게 따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한번 마셔보고 카스나 테라 같은 일반적인 국산맥주와 뭐가 다른건지 생각이 들 정도로 국산맥주와 매우 흡사한 맛을 낸다. 발포주의 원산지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발포주가 꾸준히 팔리는 이유가 싼 값 임을 생각해보면,(편의점 기준 키린 이치방 355캔이 240엔이지만, 키린 발포주는 140엔.) 현지화가 나름 성공한 셈이다.
다만, 소맥용으로는 별로 좋지 않다. 소주에 말아먹는 용도로는 국산 맥주가 낫다. 초록색 필라이트는 일단 이질적인 아로마 홉의 향 탓에 기존 소맥에 익숙한 사람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홉향이 별로 없는 파란색 필라이트 쪽도 소맥으로 말면 구수한 맛이 너무 연해져서 싱겁게 된다. 필라이트는 그냥 그대로 즐기는 게 좋다. 다만 취향상 국산맥주의 보리구릉내를 조금도 참을 수 없다면, 파란색 필라이트에 참이슬 오리지널로 최대한 맥주맛이 덜 희석되도록 말아마시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순수하게 빨리 취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버리겠지만.
저렴한 가격 덕분에 수육 삶을 때 고기 냄새 없애는 용도, 비어 캔 치킨 만드는 용도 등 요리에 맥주를 쓰는 용도로는 최상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안티들은 일명 코끼리 오줌맛이라고 까며, 특히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는 똑같이 코끼리가 상징인 PHP와 함께 묶여서 까인다. 필라이트의 상징인 코끼리에 흔히 한국 맥주의 맛을 거칠게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인 '오줌맛'을 더한 것이다. 다만 필라이트 자체가 일반 맥주라기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비교적 괜찮은 수준의 맛을 맞춰서 내놓은 발포주라는 걸 감안할 필요는 있다.
디시인사이드 주류 갤러리에서는 하이트 제로를 밀어내고 2대 뉴비 낚시용 최고존엄으로 등극했다. 필라이트콘까지 만들어졌을 정도.
5. 매체
▲ 영화 '기생충' 中 |
- 기생충: 기택 가족이 이 맥주를 마신다. 중반부 장면에서 가족들 수입이 늘었을 때는 삿포로 맥주를 마신다. 기택 가족이 가난하게 산다는 상징으로 써서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아닌가 하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영화 기생충 자체가 상을 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자 가성비 등 때문에 이 맥주도 덩달아 인기가 많아졌다.
6. 여담
- 대한민국의 한 마트에서 쓰레기봉투와 번들해서 진열한 적이 있는데, 마치 '필라이트 쓰레기'처럼 보인다.
▲ 필라이트 플라스틱 캔컵 세트 - 포장 용기가 모형 맥주캔으로 제작된 필라이트 플라스틱 캔컵 세트를 사은품으로 증정했다.
[1] 이 외에도 하이트진로는 골드마스터라는 발포주를 만들기도 했는데, 일본 로손에서 볼 수 있다.[2] 이는 대놓고 발포주, happoshu라고 포장에 대문짝만하게 써 넣은 OB맥주의 유사품 필굿과 대비된다.[3] 대놓고 광고에서 만원에 12캔(355ml)을 강조한다. 처음 출시한 2017년 기준으로 편의점가 1,600원(500ml). 이제는 광고가 '이 맛에 이 가격'으로 바뀌었다. 참고로 대형마트는 이보다도 훨씬 싸다. 가령 홈플러스에서는 500ml가 1,200원. 편의점용도 싸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대형마트는 무려 20~25% 저렴하다. 1.6리터 패트는 동네 슈퍼에서 2600원이다! 아이들 식비, 학원비때문에 돈없는 직장인 혹은 서럽고 가난한 대학생들이 5천 원에 육박하는 다른 맥주 보고 침만 삼키다 이걸 딱 보면 안 살 수가 없다. 여담으로 자운대, 계룡대 등 군마트에서는 500ml 한캔에 700원이라는, 거의 물값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팔고 있다.[4] 500ml 캔에 천원대 중반인 수입 맥주는 대형마트에서 항시 볼 수 있다.[5] 외국에도 밀맥아 함유 RTD는 제법 존재한다. 필라이트의 주세법상 정의인 '기타주류'에 딱 어울리는 게 RTD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