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5 21:34:39

아나히타


1. 개요2. 상세3. 서브컬처

1. 개요

고대 이란·페르시아의 물과 생명의 여신.

2. 상세

아베스타 어의 원래 명칭은 아르드비 수라 아나히타(Arədvī Sūrā Anāhitā)이며, 아르드비는 '물기', 수라는 '강력한', 아나히타는 '순결한'이라는 뜻이다. 원래 수라와 아나히타는 형용사이고 아르드비가 명사였지만 후대에 아나히타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중세 페르시아어부터는 아나히드(Anahid) 혹은 나히드(Nahid)라고 불린다. 그러면서, 달리 '하라흐바티'라고 불리는데, 이 하라흐바티는 인도 신화에 나오는 3주신 중 한명이자 창조신 브라흐마의 아내인 사라스바티를 뜻하는 말이다보니, 아나히타는 사라스바티와 같은 기원을 지닌 여신에서 파생된 신으로 간주되는 것[1]은 물론, 사라스바티와 동일시되며, 반대로 사라스바티 또한 아나히타와 동일시된다고 한다.

아나히타는 키가 훤칠하고 몸매가 늘씬한 젊고 아름다운 여신으로서 강인하면서도 정숙하며 순결하다. 평소에는 별들 사이에서 살며, 백 개의 별(보석)이 박힌 여덟 가지 광채가 나는 황금관을 쓰고 황금 망토를 둘렀으며 바람·비·구름·눈을 상징하는 4마리의 백마가 모는 전차를 탄다.

물의 여신이자 정결한 물의 수호자, 대지에 있는 모든 물의 근원이기 때문에 자연히 물을 통해 자라는 모든 생명을 관장하는 여신이 되었다. 식물의 생육과 작물의 풍작도 그녀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풍요의 여신으로써 숭배되기도 했으며, 특히 모든 남성들의 정액과 여성들의 자궁·모유를 정결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생장을 돕는다. 이처럼 생명의 수호신인 동시에 강력한 여전사이기도 했기 때문에, 전쟁에 나서는 병사들도 그에게 자주 기도를 올리고 제물을 바쳤다. 순결한 물의 여신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특별히 바치는 제물은 흰색의 어린 암송아지였다.

아베스타가 쓰여지기 훨씬 전, 인도-이란어족인도계이란계로 분리되기 이전부터 숭배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인도계에서 아나히타에 대응하는 신격으로는 사라스바티가 있다. 셈어족의 여신인 이슈타르의 이미지와 뒤섞이기도 했으며, 그리스인들은 아테나아르테미스와 동일시했다.[2] 불교의 관세음보살대승불교에서는 여성으로 묘사되는 것도 아나히타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

아케메네스 왕조 시대에 들어서부터 아후라 마즈다, 미트라와 함께 조로아스터교의 가장 중요한 신격으로 자리잡아 널리 숭배받았다. 아케메네스 왕조의 멸망 후 마즈다 신앙이 쇠퇴했지만 아나히타 숭배는 미트라 숭배와 함께 널리 살아남아 파르티아에서 강성했으며, AD 3~4세기 사산 왕조 시대까지 세력을 유지했다. 특히 사산 왕조를 세운 사산 가문은 원래 파르스 지방에서 아나히타 신전 제사장을 하던 집안이었기 때문에 사산 왕조 초기 아나히타 신전의 위세가 대단했다. 하지만 조로아스터교 교단 조직이 정비되고 중앙집권화되면서 주신인 오르마즈드(아후라 마즈다)의 위상이 다시 강화되고, 왕중왕의 세속 권력과 성직자들의 종교 권력이 분리되면서 아나히타 숭배는 점차 약해졌다. 이슬람의 정복으로 조로아스터교와 같이 쇠락하여 아나히타 신앙은 소멸되었지만 아나히타의 이름은 이란인 여성들의 이름으로 작명되어 그 흔적이 남아있다.

3. 서브컬처

흑백의 아베스타나히드, 원신나히다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였다.

강력하고 신비한 힘을 가진 정결한 물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포켓몬스터스이쿤이 이 신을 모티브로 했을 가능성도 있다.
[1] 애초에, '하라흐바티'라는 것 부터가 사라스바티페르시아어로 발음한 것이다. 이로 보건데, 인도이란의 공통시대부터 신앙되어 온 여신이 민족이 분열됨에 따라 둘로 나뉘어진 것으로 보인다.[2] 혹은 아프로디테와도 동일시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