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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agnavox Odyssey
1. 개요
1972년 9월에 발매된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이자 최초의 거치형 게임기. 이 기기를 발명한 랄프 베어에 따르면 1975년에 단종되기 전까지 총 35만 대가 팔렸다고 한다.랄프 베어[2]는 군수기업인 로럴 일렉트로닉스에서 TV 개발로 일하던 시절인 1951년부터 TV에 나오는 화면을 조작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으나 당시에는 실현되지 못했다. 2007년 랄프 베어와의 인터뷰에 의하면 그는 TV의 지속적인 가격 인하와 미군에서 TV를 여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 때부터 TV 응용 전자 제품 시장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1966년, 군수기업이었던 샌더스 어소시에이츠의 직원이었던 그는 제안서를 작성한 후 설득해 2,500달러의 개발 예산을 타냈고 다른 두 명의 엔지니어와 같이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랄프 베어는 시제품판인 '브라운 박스'를 1969년 1월에 발명하는 데 성공했지만, 샌더스 어소시에이츠는 군수 기업이었기 때문에 직접 생산해 파는 것보다 가전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기술 판매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해당 시제품을 1971년 1월 TV와 라디오를 만드는 기업이던 마그나복스와 라이선스 생산 계약을 맺어 판매한 것이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이다. 이후에 마그나복스는 1974년 필립스가 인수했고, 10개 이상의 국가에 수출되었다. 랄프 베어는 그 이후 미국 스테디셀러로 팔린 사이먼[3]을 제작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라고는 하지만 근본이 1960년대 말에 개발된 물건이다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비디오 게임기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우선 게임기에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없다. 그리고 사운드 칩도 없다. 게임기 내부는 무척 단순해서 40개의 트랜지스터, 40개의 다이오드, 콘덴서와 저항기로 구성되어 있다. 즉 2세대 컴퓨터가 구성하는 이산 회로(Discrete circuit)인 것이다.[4]
2. 실행 방법
일단 '게임 카드'를 꽂으면 게임기도 켜지고 TV 화면에는 하얀 점만 나온다. 게임 컨트롤러는 총 2개가 있다. 패들로 조작하며, 게임 카드에 따라 나오는 점의 수는 다르다. 1P용 게임[5]이면 한 개, 2P용 게임이면 두 개 하는 식이다.게임 카드를 꽂은 다음에는 게임 카드와 꼭 맞는, 오버레이(Overlay)라 불리는 셀로판지를 TV 화면에 붙여야 한다.[6] 이걸로 게임의 그래픽을 대신한다. 그러니까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는 TV화면을 판으로 삼아 보드게임을 컨트롤러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단순한 시스템인 것이다. 점수 계산을 하려면 플레이어가 직접 칩이나 카드같은 걸 뒤적이며 써야 한다. 혼자 하는 게임은 물론 없고, 주로 2명의 플레이어가 화면에 뜬 점들을 보고 상상하며 플레이해야 한다. 그러니까 화면에 있는 오버레이에 트랙이 떡하니 있어도 그냥 뚫고가면 그만인 것이다. 벽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없고, 그저 하얀 점 두 개만 왔다갔다 시킬 수 있는 게임기이다.
'게임 카드'는 사용성으로 보면 롬팩 같지만, 여기엔 게임 프로그램과 데이터가 담겨 있는 롬은 없다. 단순히 내장되어 있는 게임의 스위치를 바꿔주는 회로(PCB) 형태로 되어 있다.
3. 의의
세계 첫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라는 의의가 있지만, 이후에 나온 퐁을 중심으로 한 인기 게임들의 등장 때문에 도태해 생각보다 빠른 1975년에 단종했다. 당시에 마그나복스에서 99.99달러라는 너무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1972년의 100달러를 2017년 물가로 환산하면 무려 587달러이다. 마그나복스는 게임기에 보드게임도 끼워 팔았는데 이것이 가격이 높아진 이유였다. 소극적인 마케팅[7]도 판매 부진 원인의 하나였다.다만 마그나복스에서 손해를 본 장사는 아니다. 퐁이 마그나복스에 탑재된 게임 중 하나인 '테이블 테니스(Table Tennis)'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아타리와 당시 퐁 클론 게임을 만든 모든 회사에 전부 특허권 침해 소송을 걸어 승소했다.[8] 이후로도 1990년대 중반까지 TV에 볼이 나오고 패들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모든 유사 탁구 게임에 특허 침해 소송을 했고 전부 승소해 1억 달러 이상의 특허료를 받아냈으니, 마그나복스 입장에선 완전한 실패는 아닌 셈이다.
또한 마그나복스는 1975년에 단종시킨 이후 여타 퐁 클론들이 그렇듯이 수많은 전용 게임기들을 출시하였다. 1977년까지 북미 시장에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100, 200, 300, 400, 500, 2000, 3000, 4000의 게임기를 출시했다. 유럽 시장에는 1978년까지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200, 2001(4000의 유럽판), 2100이 출시되었다.
그리고 1978년 12월 유럽에[9], 1979년 2월 북미에 후속작인 마그나복스 오디세이2가 출시되었다. 1982년 9월에 일본에도 출시되었다. 1984년 3월 20일에 단종했는데, 그 때까지 대략 2백만 대 팔렸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마그나복스 오디세이2의 후속작은 아타리 쇼크로 북미 시장에는 미처 나오지 못해, 유럽에 1983년 필립스 비디오팩+ G7400으로 출시되었다. 그러나 성능면에서 너무 뒤떨어지는 바람에 생산을 곧 중단하고, 일본에서 MSX 규격이 출시된 것을 본 필립스는 1984년 VG-8000을 시작으로 MSX 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노선을 바꿔 타면서 오디세이 시리즈의 명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여하튼 원시적인 형태이긴 해도 화면에 이미지를 띄우고 플레이하는 방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최초의 TV 연결형 비디오 게임기이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도 한 대 전시(맨 윗 사진. 제작자인 랄프 베어의 사인이 있다)되어 있다.
랄프 베어는 첫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를 발명한 공로로 IEEE의 평생 명예 회원이 됐다. 또한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기술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미국 대통령상인 국가 기술 및 혁신 훈장(National Medal of Technology and Innovation)을 받았다. 2010년 4월 1일에는 미국 상무부에서 국가 발명가 명예의 전당(National Inventors Hall of Fame)에 입회했다.
또한,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의 TV 광고는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 TV광고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4. 기타
오디세이에도 전자 입력식 총이 있다. 그런데 그 모양이 산탄총. 그 이전에도 오리사냥의 원판인 쿤헌트(Coon Hunt)도 라이플 타입이고, 이후 콜레코 텔스타 아케이드 등 일부 게임기에서도 실제 총과 비슷한 것이 나왔으나 재퍼를 기점으로 이러한 형태는 자취를 감추었다. 너무 사실적인 디자인으로 논란된 부분과 사건사고가 많았기 때문에 해당 규제로 인해 디자인을 바꾼걸로 보인다.AVGN에서 이 게임기를 다룬 적이 있으며 Pawn Stars에서도 매물로 등장하였다. 실제로 이 게임기를 리뷰한 AVGN은 "와우! 오디세이는 장난을 치지 않는군요, 이게 총이죠 씨발 진짜 라이플이라고요!"라고 감탄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도 전시되어 있다. 다만 가동은 안 한다.
2022년 기준으로 출시 50주년을 맞이했다.
5. 게임 목록
- 게임 카드 1
- Table Tennis | 테이블 테니스
- 게임 카드 2
- 게임 카드 3
- 게임 카드 4
- 게임 카드 5
- 게임 카드 6
- 게임 카드 7
- Volleyball | 발리볼
- 게임 카드 8
- 게임 카드 9
- Prehistoric Safari | 프리히스토릭 사파리
- Dogfight! | 도그파이트!
- Shootout! | 슛아웃!
- 게임 카드 10
- Shooting Gallery | 슈팅 갤러리
- 게임 카드 12
- Interplanetary Voyage | 인터플래너테리 보이지
[1] 이미지 저작권: "Magnavox-Odyssey-Console-Set" by Evan-Amos - Own work. Licensed unde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2] 1922~2014, 유대계 미국인으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으로 인해 수정의 밤 사건 2개월 전에 일가족이 뉴욕으로 탈출했고, 미국 시민권을 얻으면서 미국인이 됐다. 2014년 12월 6일에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시의 자신의 집에서 향년 92세로 사망했다.[3] 이쪽은 휴대용 게임기의 원조격. 스크린은 없지만 소리와 불빛, 버튼만으로 제법 재미있는 게임이 가능했다.[4] 이에 대해 설명을 부연하자면 1960년대 말에는 IT 관련 최첨단 기업으로 손꼽혔던 IBM이 자사의 최첨단 대형 컴퓨터, 시스템 시리즈에서도 이산 반도체 소자들과 장치가 별도의 칩으로 구성된 단일형 집적 회로들로 구현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현대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970년 F-14 톰캣 전투기의 중앙 항공 데이터 컴퓨터용으로 쓰인 것이 최초이지만, 정작 F-14용 중앙 컴퓨터는 군사 전용 기기였고 1998년까지는 군사기밀이라 일반인이 접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공개 이후에도 인지도는 바닥을 찍었다. 그렇기에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971년에 출시된 인텔 4004가 된다.[5] 그러나 순수하게 1인용으로만 할 수 있는 게임이 없다.[6] CRT 텔레비전은 전자총에서 음극선을 발사해 CRT 뒷편의 형광 물질을 자극해 발광시키는 원리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CRT 겉표면이 음극으로 대전되었다. 옛날 TV의 화면에 손을 가져다 대면 지지직 하는 정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이런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셀로판지를 CRT TV 겉표면에 가까이 대면 정전 인력 덕분에 그냥 붙으며 이런 원리를 제품에 활용한 것이다. 21세기에 나오는 LCD와 OLED TV는 이런 현상이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7] 이는 마그나복스에서 게임기를 자사 TV 판매를 위한 미끼 상품으로만 취급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독할 정도로 소극적인 마케팅 탓에 소비자들은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는 마그나복스제 TV에서만 돌아간다'라는 고정관념이 생겼다. 그래서 아타리에서 퐁을 가장 처음에 홍보할 때 어느 TV에서나 작동이 된다는 문구를 넣었을 정도.[8] 랄프 베어에 따르면 퐁이 성공한 후에도 마그나복스에서는 일부러 이를 방치했는데 특허료를 최대한 많이 뜯어내기 위해 퐁과 퐁 클론 게임들이 충분히 팔릴 때까지 기다렸다고 한다.[9] 유럽은 필립스 비디오팩 G7000이라는 명칭으로 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