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5 10:54:46

장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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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한국어의 경우
2.1. 역사2.2. 특징2.3. 현대 서울~수도권 방언에서 장단음이 사장된 이유는?2.4. 예시
2.4.1. 보상적 장음화
2.5. 북한 문화어의 장단음
3. 해외 언어의 사례4. 관련 문서

1. 개요



길고 짧은 소리의 구별을 가리키는 말로 긴 소리인 장음과 짧은 소리인 단음으로 구별한다. 언어학적으로는 자음 또한 장음이 가능하지만 본 문서에선 모음에 관해서만 다룬다.

2. 한국어의 경우

2.1. 역사

한국어(대한민국 표준어)의 장단음은 중세 한국어에서 성조(pitch accent)가 사라지며 평성(방점 0개, 낮은 소리) 및 거성(방점 1개, 높은 소리)은 단음으로, 상성(방점 2개, 낮았다가 높아지는 소리)은 장음으로 변한 것에서 유래하였다.[1] 이후 1988년 표준어 규정에서 명시되었다. 당시 표준어 규정에서 장단음 규정을 만들 당시에도 이미 몇몇 언중들 사이에서 장단음 구별이 희미해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구별되어왔고 단어 의미의 변별에도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장단음 규정을 명시하였다. 장단은 누가 지킬까?
1988년 장단음 규정 당시에서도 이미 몇몇 언중들의 장단음 구분이 희미했는 데 하물며 21세기 현대 서울~수도권 방언에서는 당연히 장단음 구분이 거의 없다. 현재 장단음 구분을 하는 화자는 고령층이나 아나운서, 성우 정도이다. 그마저도 젊은 아나운서나 성우들은 일반 화자들처럼 장단음 구별이 많이 흐려졌다. 예를 들어, 뉴스가 끝날 때 앵커들마저도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를 규범 발음인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현대 한국어에서 과대[꽈대] 이런 식으로 유독 된소리의 분화가 자주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가 장단음의 소멸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쉽게 말해 기존에 장단음이 갖고 있던 의미 구분의 역할을 된소리가 대체했다는 주장이다. '적다[書][적따]'와 '적다[少][적ː따]'가 지금까지는 장단음로만 구별되었고 아직도 이것이 표준이긴 하나, 연소한 화자들 사이에서의 현실음은 각각 [적따], [쩍따]인 것이 그 일례.

2.2. 특징

, , , 과 같이 한 글자 음성들이 장단음으로 구분될뿐만 아니라, 부자, 사과, 감정 등 2음절 한자어나 걷다, 갈다, 그리다 등 2음절 이상의 용언의 첫 음절에서도 장음이 나타난다.

그러나 규범에서는 장단음을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아나운서나 성우와 같이 표준어를 특별하게 준수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장단음을 구별해서 익히고 있다. 공직자들도 공무원 시험 국어과목에서 장단음 관련 문제가 출제되기는 하지만 사실 시험으로 장단음을 배우는 이들도 실생활에서는 장단음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편이다.

방언의 경우 서남 방언처럼 장단음 구분이 있는 방언도 존재하며, 동남 방언, 동북 방언처럼 고저 악센트가 있는 방언도 존재하여 이를 통해 구분이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표준어와 방언에서 특정 단어의 장단음 여부가 지역별로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3. 현대 서울~수도권 방언에서 장단음이 사장된 이유는?

  • 표기법의 부재?
장단음을 한글에서 표기하지 않아 장단음 구별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언어 변천에 있어서 입말의 변화가 글말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있어도 그 역은 아주 드문 형상이다. 일본어가나영어로마자강세를 표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강세가 사라진 것이 아니며, 중국어한자성조를 표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성조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이런 세계적인 경향을 배경으로 보았을 때 한글 표기가 한국어 발음 변화에 장단음 소실 같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무리수가 많은 주장이다. 특히 20세기 초중엽까지는 한국인들의 과반수 이상이 문맹이었음을 감안해야된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확실히 구분해서 표기할 뿐더러 당분간 표기가 바뀔 가능성이 없는 ㅐ/ㅔ, ㅚ/ㅙ/ㅞ 같은 경우에도 서울을 비롯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발음의 차이가 사실상 사라진 것을 보면, "표기를 구분해서 했으면 장단음이 남아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첫음절 위주로만 나타나는 애매한 특성
장단음이 첫 음절에서만 나타나고 그 다음 음절부터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가령 먹는 밤(栗)은 첫 음절에서는 [밤ː] 이지만, 햇밤과 같이 다른 형태소에 후속하는 합성어로 나타날 경우 장음이 사라지고 그냥 [햇밤](→[핻빰])으로 부르게 된다. 하늘에 내리는 눈(雪)도 첫 음절에서는 [눈ː]이지만 싸락눈, 진눈깨비 등으로 나올 경우 장음이 사라진다. 이는 애초부터 규칙의 통일성이 없어 장단음 시스템 자체가 매우 약했다는 것이다.

다만, 항상 둘째 음절 이상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표준발음법 6항에 따르면 합성어의 경우 재삼재사([재ː삼재ː사])나 반신반의([반ː신바ː늬/반ː신바ː니])와 같이 예외적으로 긴소리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국어 교과서 편찬을 맡고 있는 박사급 연구원들에게 초등 국어 교과서에 장단음을 표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우선 장단음 개념을 발화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해야하지 정확히 몰라서 할 수 없다는 대답이었습니다. ("호흡군" 문제) 둘째로는 각 낱말들의 장단음이 발음사전들마다 다른데 어떤 걸 표준으로 삼아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 김창진 씨의 주장
  • 교육 상의 어려움
현재의 장단음 체제는 이렇다할 기준이 없고, 심지어는 사전마다 다른 경우도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장음만을 특별히 표기하는 표기법도 문자의 앞인지, 뒤인지, 콜론(:)인지 대시(-)인지 정립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제도적인 교육이 불가능한 것이다. 2005년 당시 유한사 씨의 주장에 따르면 40년 전인 1977년의 교육 강화 시도가 실패하면서 장단음은 제도교육상의 생명력을 잃었다.
"1977년엔가, 한글학회 허웅 이사장은 국민학교 표준어 발음 교육을 구체적으로 계획했었다 한다. 그 무렵 산학협동재단 (발음독본협찬) 후원으로 나온 '긴 소리'와 '사이 된소리' 보조기호를 모두 찍은 국어 교과서 발음 독본을 대본으로 하고, 발음이 정확한 성우를 동원하여 녹음 교재를 제작해서 전국의 국민학교에 보급한다는 계획이었다. 서울 신문로에 있는 한글학회 이사장실에 당시 대한음성학회 회장과 표준어발음 전문가 한 사람을 불러 허웅 선생이 이를 의논하고, 일을 곧 시작하려는데, 그 다음해엔가 국어 교과서가 개편 된다고[2] 예고되는 바람에 그만 중단되고 말았다 한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다.
- 유한사 씨의 주장[3]

2.4.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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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보상적 장음화

단어 차원에서의 장음은 사라져 가고 있지만, 보상적 장음화(compensatory lengthening)라는 언어 보편적인 현상은 여전히 나타난다. 어떤 말이 준말로 될 적에 그 줄어든 부분이 장음으로 발음되는 현상으로, '되어'가 줄어들어 '돼'가 될 때 발음이 2음절 분량으로 길어지는 것이 그 예이다. (예: 그렇게 되어 결국 ~/그렇게 결국 ~) 표준어로 인정된 준말(예: 뱀, 똬리, 외다 등)에서 이런 현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동남 방언에서도 나타나는데, '가져가'의 동남방언인 '가가'가 [가~가]로 길게 나타난다.

2.5. 북한 문화어의 장단음

"북한에서도 ‘조선문화어문법’.이나 ‘조선말화술’ 등의 저술에서 그 규범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의 언어생활에서는 잘 지키지 않고 있다.
북한의 ‘조선말사전’ 에도 장단음 표시가 돼 있지 않다. (중략)
이렇게 북한은 장단음을 잘 지키지 않으면서도, 김일성이나 김정일 관계 기사에서 그들을 수식하는 말은 짧은 말을 길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 <신문과 방송>, 1995년 10월 호, 김상준 KBS 한국어연구회 간사 #

3. 해외 언어의 사례

독일어, 영어 등 많은 유럽 언어는 표기에서 장단음 구별을 엄격하게 하지 않는다. 물론 네덜란드어, 라트비아어, 핀란드어처럼 장단음 구별이 엄격한 유럽 언어도 존재한다. 그 외에 아일랜드어처럼 같은 스펠링에 장음 기호가 들어가면 발음법이 아예 바뀌는 언어도 있다.

명확한 장음 표기가 전무한 영어와 독일어에서 장단음 구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은 따로 표기부호만 없을 뿐이지 어느 정도 표기상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어는 장음기호는 없어도 모음개수에 따라 규칙이 있다. 영어에서도 복모음은 대부분 장음이긴 하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물론 세르보크로아트어처럼 장단음 구별이 명확하지만 일상적 표기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

영어, 독일어, 헝가리어 등에서는 단순히 장단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발음 자체가 미묘하게 달라진다. 이는 과거 한국어(곧 서울 방언)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테면 영어에서 'goose'의 'oo'는 고모음 /uː/이지만, 'put'의 'u'는 근고모음 /ʊ/가 되는 식. 영국식 영어는 장단음을 구별하지만, 미국식 영어에서는 장단음 구별이 없어졌다고 보며[4] 대신 전자를 긴장모음(tense vowel)으로, 후자를 이완모음(lax vowel)으로 분류하고 있다. 영국식 영어에서는 어말의 [r] 발음이 탈락함에 따라 보상적 장음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water'가 [우오타~]처럼 끝이 길게 발음되는 것이다. 용인발음에서는 trap-bath split과 같이 일부 음소에서 의미 구별을 위해 장단음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단순 장단음뿐만 아니라 음색까지 각각 trap은 전설 근저모음으로, bath는 후설 저모음으로 다르게 발음한다.

장단음 구별이 엄격한 언어들 중에서 강세 구별도 존재하는 언어는 세 가지 이상의 장단 구별 방식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어는 강세/비강세 장모음과 강세/비강세 단모음, 반(半)장모음(half-long vowel)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음성적으로 실현된다. 에스토니아어는 모음은 아니지만 자음에 있어서 단자음, 반장(half-long)자음, 초장(overlong)자음의 구별이 존재한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는 한국어처럼 장단음 구별이 명확하진 않으나 강세에 따라 발음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는 장단음 구별이 사라진 언어들이다. 두 언어 모두 라틴어에서 파생한 로망스어군 언어인데, 라틴어에는 장단음에 따라 강세 위치가 달라지는 등 장단음을 확실히 구분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라틴어가 로망스어군 언어들로 분화될 때 장단음 구분이 사라졌다.

아랍 문자를 사용하는 아랍어페르시아어는 단모음은 일상적으로는 표기하지 않고 장모음만을 표기한다. 남아시아동남아시아의 수많은 언어들이 채택한 인도계 문자들은 대부분 장단음 구별을 확실히 하는 편이다.

4. 관련 문서



[1] 한편 동북 방언은 상성이 거성으로 합류하였고, 동남 방언은 평성, 상성, 거성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되 고조가 저조로, 저조가 고조로 변하였다. 특히 경남 지역은 상성의 상승조가 최저조로 바뀌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어의 방언/초분절 음소 참조.[2] 1978년의 제5차교육개정.[3] 최혜원 연구원을 제외한 이 인용들의 화자들은 이 글들이 쓰인 2000년대 중반 당시에도 여전히 강력하게 장단음 발음의 유지 및 홍보/교육 활동을 주문하고 있다. 문법 나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이 비판적으로 인용한 관련 연구자들의 반응을 통해 장단음이 한국어에서 그 위상을 잃은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4] 단, 동부나 일부 고립된 지역에서는 아직 이를 보수적으로 구분하는 화자들이 있다.[5] 장단음을 구분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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