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I 단위 앞에 붙이는 접두어에 대해 다룬다.SI 단위 자체와 더불어 이공계 전공 기초 과목의 첫 단원에 항상 실리는 내용이며, 해당 학과를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대학을 졸업하고 업계에 진출하여 은퇴할 때까지 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비SI 병용 단위에서도 쓰이는 경우가 있다.
2. 상세
값의 규모(scale), 즉 소수점의 위치를 결정하는 지수 [math(10^n)]이 너무 크거나 작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쓰인다. 단위는 로만체(정체)로 쓴다는 원칙에 따라 SI 접두어도 로만체로 나타내는 것이 원칙이다.[1] 존재 의의가 의의이다 보니 1의 자릿수를 가리키는 표현은 따로 없다.하나의 문자가 대소문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므로 원칙적으로 대소문자를 구별한다.
|
|
한국과 일본에서는 어떤 단위를 이야기할 때 입말로 SI 접두어만을 떼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언어의 음절 구조상 일본어식 발음은 대체로 원어보다 음절(엄밀히는 모라)이 많아지는 탓인데, 이러한 축약 표현 문화가 일제 강점기를 통해 한국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어로 2모라인 '미터', '그램'은 일본어로 각각 'メートル'(4모라), 'グラム'(3모라)이며 이에 따라 한국어로 4모라에 지나지 않는 센티미터(センチメートル)는 일본어에서 무려 7모라나 된다. 보통 일본어에서 볼 수 있는 축약 표현은 앞 2음절만 따오는 방식인데, 문맥상 무슨 단위에 대해 얘기하는지 충분히 유추가 가능해서 이런 방식의 화법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영미권에서도 이런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kg를 줄여서 kilos, GB를 줄여서 gigs로 부르는 식이다.
3. 목록
대부분 그리스어에서, 몇몇은 라틴어[7]에서 유래했다. 펨토와 아토는 덴마크어에서 유래했다.길이로 알아보는 SI 접두어의 규모 차이 |
기호 | 등가 동양 단위 | 배수 | |
퀘타 quetta | [math(\rm Q)] | 백양(百壤) | [math(10^{30})] |
론나 ronna | [math(\rm R)] | 천자(千秭) | [math(10^{27})] |
요타 yotta | [math(\rm Y)] | 자(秭) | [math(10^{24})] |
제타 zetta | [math(\rm Z)] | 십해(十垓) | [math(10^{21})] |
엑사 exa | [math(\rm E)] | 백경(百京) | [math(10^{18})] |
페타 peta | [math(\rm P)] | 천조(千兆) | [math(10^{15})] |
테라 tera | [math(\rm T)] | 조(兆) | [math(10^{12})] |
기가 giga | [math(\rm G)] | 십억(十億) | [math(10^9)] |
메가 mega | [math(\rm M)][8] | 백만(百萬) | [math(10^6)] |
킬로 kilo | [math(\rm k)][9] | 천(千) | [math(10^3)] |
헥토 hecto | [math(\rm h)] | 백(百) | [math(10^2)] |
데카 deca | [math(\rm da)][10] | 십(十) | [math(10^1)] |
- | - | 일(一) | [math(10^0)] |
데시 deci | [math(\rm d)] | 푼(分) | [math(10^{-1})] |
센티 centi | [math(\rm c)][11] | 리(厘·釐) | [math(10^{-2})] |
밀리 milli | [math(\rm m)][12] | 모(毛) | [math(10^{-3})] |
마이크로 micro | [math(\textμ)][13][14] | 미(微) | [math(10^{-6})] |
나노 nano | [math(\rm n)] | 진(塵) | [math(10^{-9})] |
피코 pico | [math(\rm p)] | 막(漠) | [math(10^{-12})] |
펨토 femto | [math(\rm f)] | 수유(須臾) | [math(10^{-15})] |
아토 atto | [math(\rm a)] | 찰나(刹那) | [math(10^{-18})] |
젭토 zepto | [math(\rm z)] | 청정(淸淨) | [math(10^{-21})] |
욕토 yocto | [math(\rm y)] | 열반적정(涅槃寂靜) | [math(10^{-24})] |
론토 ronto | [math(\rm r)] | 천자분의 일 | [math(10^{-27})] |
퀙토 quecto | [math(\rm q)] | 백양분의 일 | [math(10^{-30})] |
위와 같이 배수 표기 [math(10^n)]에서 [math(n)]이 양수인 경우(즉, 커지는 경우)는 대체로 대문자로, [math(n)]이 음수인 경우(즉, 작아지는 경우)는 소문자로 쓴다. 단, 데카([math(10)]배), 헥토([math(100)]배), 킬로([math(1000)]배)는 [math(n)]이 양수이지만 전통적으로 소문자로 써왔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소문자로 쓴다.
한편, 야드파운드법와 미국 단위계, 척관법에서는 이러한 접두어 개념이 없기 때문에 특정 범위를 벗어나는 값을 표기하기가 곤란하다. 예를 들면 야드파운드의 길이 단위 중 가장 작은 것은 다우([math(\rm th)])로 [math(\rm1\,th)]는 고작 [math(\rm25.4\,\textμm)]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단위가 거듭제곱이 되면 접두사까지 영향을 받는다. 가령 넓이의 단위인 [math(\rm km^2)]은 [math(\rm m^2)]의 천 배가 아닌 천의 제곱인 백만 배가 되고, 부피 단위인 [math(\rm km^3)]까지 가게 되면 [math(\rm m^3)]의 10억 배나 된다. 즉, 단위를 제곱/세제곱하게 되면 접두사도 그대로 제곱/세제곱이 되는 셈. 그래서 단위 하나하나 간의 차이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그 사이에 SI 단위는 아니지만 관용 단위들(헥타르, 리터 등)을 징검다리 격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한편, 2022년 11월에 열린 제27차 총회에서 새로운 접두어인 Ronna([math(10^{27})])/ronto([math(10^{-27})]), Quetta([math(10^{30})])/quecto([math(10^{-30})])의 추가와 관련된 내용이 다뤄졌다. 이 4개의 접두어 추가 논의는 가결되어 정식으로 도입되었다. ##
4. 컴퓨터에서
컴퓨터의 용량 표기에도 흔히 이 SI 접두어를 갖다 쓰는데[15], 컴퓨터 공학이 이진법 체계 위에서 정립된 것이다 보니 배수 관계가 [math(10^{3n})]이 아닌 [math(2^{10n})]으로 되어있다. 예를 들면 킬로는 [math(1000(=10^3))]배가 아닌 [math(1024(=2^{10}))]배가 되는 방식이다. [math(1000)]을 곱하는 것보다 시프트 연산으로 10칸을 미는 게 훨씬 빠르다는 장점이 있었고 그 차이를 감내하기에 초기 컴퓨터는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사용하는 표기와 실제 배수가 다른 문제가 생겼고, 결국 국제 전기 표준 회의(IEC;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에서 1998년에 이진 접두어의 사용을 전파하고자 IEC 60027-2를 공표했는데 이 표준을 따르지 않는 운영 체제가 아직도 너무 많다. 참고로 이진 접두어는 SI 접두어 뒤에 [math(\rm i)]를 붙이며[16] 읽을 때에는 로마자 표기 기준 SI 접두어의 이름 앞 2글자에 접미사로 2진법(binary)을 뜻하는 -bi를 붙여 읽는다. [math(\rm Ki)](키비; kibi), [math(\rm Mi)](메비; mebi), [math(\rm Gi)](기비; gibi), [math(\rm Ti)](테비; tebi) 같은 식이다.[1] 이에 따라 TeX 문법으로 마이크로를 입력할 때에는 수식 모드의 문법
\mu
말고 텍스트 모드에서 그리스 문자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수식 모드의 그리스어 소문자는 문법 입력이건 직접 입력이건 무조건 기울임체로 출력된다.[2] 필기 시 [math(\textμ)]가 [math(\rm m)]이랑 혼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쓰는 경우가 있다. 컴퓨터에서는 아예 u라는 닮은꼴 문자로 대체해서 쓴다. 접두어 중 유일하게 로마자가 아니어서 로마자 언어권에서는 입력이 불편하다는 이유도 있다.[3] 단, 비SI 병용 단위 중 SI 접두어 사용이 허용된 톤과 함께 쓰이는 그램은 메가, 즉 [math(10^6)] 이상의 접두사를 거의 안 붙인다. 이때는 톤에 SI 접두어를 붙인다(킬로톤([math(\rm kt)]), 메가톤([math(\rm Mt)]), 기가톤([math(\rm Gt)]) 등).[4] 일본어식 표현 センチ에서 유래[5] 일본어식 표현 キロ에서 유래[6] 일본어식 표현 ミリ에서 유래[7] 데시(deci-), 센티(centi-), 밀리(milli-) 등[8] 대문자 SI 접두어 중 가장 작다.(킬로바이트는 제외)[9] 킬로바이트는 대문자로 나타낸다. 즉, kB가 아닌 KB이다. 소문자 SI 접두어 중 가장 크다.[10] SI 접두어 중 유일하게 두 글자이다.[11] 무차원량일 경우, %로 표기가 바뀐다.[12] 무차원량일 경우, ‰로 표기가 바뀐다.[13] SI 접두어 중 유일하게 그리스 문자이다. 권장되지는 않으나 [math(\rm mc)]-를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math(\rm mcg)][14] 무차원량일 경우, ppm으로 표기가 바뀐다.[15] 단, 킬로([math(\rm k)]-)는 대문자([math(\rm K)]-)로 쓴다.[16] [math(2^{10})]배는 예외적으로 [math(\rm ki)]가 아닌 [math(\bf K\rm i)]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