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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킬로그램(미국식: kilogram, 영국식: kilogramme)은 SI 단위 중 질량을 나타내기 위한 기본단위이다. 기호는 [math(\rm kg)]. '킬로'(kilo-)는 '1,000배'를 의미하는 SI 접두어로 SI 기본 단위 중 유일하게 접두사가 붙어 있으며, [math(\rm1/1000\,kg)]은 [math(\rm1\,g)](그램)으로 나타낸다.1톤(메가그램)은 1000킬로그램이며, 1킬로그램은 1000그램이며, 1그램은 1000밀리그램이다.
2. 정의
[math(\rm1\,kg)]은 플랑크 상수 [math(h=6.626\,070\,15\times10^{-34}{\rm\,J{\cdot}s})] 가 되도록 하는 질량값으로 정의된다. 단위 [math(\rm J{\cdot}s)]은 [math(\rm kg{\cdot})][math(rm m)][math(^2)][math(rm s)][math(^{-1})]와 같다. 즉 거리와 시간으로써 정의된다.차원은 [math(\sf M)]이다.
3. 역사
킬로그램과 연관이 깊은 질량 단위로서 최초로 고안된 건 1793년에 프랑스에서 정의된 '그라브'(grave, [math(\rm gv)])[1]로 '[math(\rm0\,\degree\!C)]의 증류수 1 세제곱데시메트르(décimètre)[2]의 질량'이었다. 그러나 관습적으로는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와 광물학자인 르네 쥐스트 아위(René Just Haüy, 1743~1822)에 의해 정의되어 전통적으로 써오던 그랭(grain, [math(rm gr)])을 이용해서, 증류수 [math(\rm18\,841\,gr)]의 질량이 [math(\rm1\,gv)]라고 정의했었다.[3] 이때, 보조 단위로서 [math(\rm0.001\,gv)]를 의미하는 '그라베'(gravet)와 [math(\rm1000\,gv)]를 의미하는 '바르'(bar)도 같이 정의됐다. 그러나 이렇게 물을 이용해서 정의해놓고 다른 단위로 측정하는 방식은 불편하고 불안정했기 때문에 1793년에 놋쇠로 만든 표준 물질(그라브 원기)를 만들어서 정의하기로 하였다.그러다 1795년에 프랑스 정부의 법령으로 세 질량 단위 '그라베', '그라브', '바르'를 비로소 '그라므'(gramme)[4]와 접두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통일하였다.[5] 당시 그라므는 '0.01 메트르의 세제곱[6]에 해당하는 부피를 차지하는 순수한 물이 어는점에서 갖는 질량'으로 정의되었고, 수학적으로 따져보면 초기의 '그라베'와 같은 단위였다. 이에 따라 당시 '그라브'(1000그라베)를 나타내던 놋쇠 원기는 '킬로그라므'로 불리게 되었다. 이후에 자오선을 측정하는 방법이 정밀해지고 물의 밀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킬로그라므의 정의가 조금씩 변하는 과도기를 겪었다. 이 체계가 기타 다른 유럽 국가에도 도입되면서 본격적으로 '그램'과 '킬로그램'이 질량의 단위로서 정착하였다.
그러나 결국 물의 질량은 온도ㆍ압력ㆍ순도ㆍ동위원소(중수) 함량비에 따라 유의미한 수준으로 변화하기에 이 정의는 존속되지 못했다.[7] 물 온도나 압력, 동위원소 함량비를 규정하면 되지 않을까 할 수 있지만[8], 이 경우 질량단위를 나타내기 위해서 압력 단위를 나타낼 필요가 있다. 압력은 단위면적당 힘으로 정의되므로 힘을 나타내기 위해 질량을 이용한 정의가 다시 필요한데, 이러면 순환논증 문제가 생겨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다.
1901년에 제작한 킬로그램 원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전통적으로 써오던 표준 물질을 엄밀하게 제작하는 방향으로 정의를 수정하였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1879년의 '킬로그램 원기'이다. 그리하여 질량은 오랫동안 SI 단위계에서 유일하게 실물(르 그랑 K)에 따라 정의하는 단위였다. 즉 금속으로 기준이 되는 실물을 만들고 이것을 1 킬로그램이라 정의하는 방식이다. 다른 단위들은 실물이 필요 없이 실험으로 재현할 수 있는 형태로 정의했다. 예를 들어 길이 단위인 미터도 최초에는 실물 원기를 사용해서 정의했지만, 두 번이나 정의가 바뀌어 1983년부터는 진공 속에서 빛이 2억 9979만 2458분의 1초 동안 진행한 거리로 정의한다.
원기는 단위의 기준이 되므로 변질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제작되었다. 백금 90%와 이리듐 10% 합금을 재료로 해서 원기둥 형태로 만들어졌고 변질되지 않도록 안정된 환경 아래 엄중한 보안체계 아래 보관한다. 이 원기와 백업용 복제품 6개를 프랑스에서 보관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1880년대 당시 복제품 40여 개를 만들어 여러 나라에 배포했고, 그 이후로도 추가로 복제품을 제작했다. 한국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복사본 4개(39번, 72번, 84번, 111번)를 보유했다.[9]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 별표 1에서 과거에는 {질량의 단위로서 국제킬로그램 원기의 질량과 같다.}라고 킬로그램을 정의했다.
1894년에 조선에서는 최초제작 원기 40개 중 39번 원기를 도입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어 용광로에 들어갈 뻔했으나 이걸 알아낸 일본에서 보관하여 1947년에 28만 7천 엔(현가치 약 6천만 원)을 주고 회수했다. 6.25 전쟁의 아수라장 와중에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어떻게든 살아 남았다.[10] 물론 이렇게 험하게 구르는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기에 원기로서는 사용할 수 없고 역사적인 의미만 남았다. 이 39번 원기는 충북 음성에 있는 국가기술표준원 계량박물관에 미터 원기와 함께 전시 중이다.
4. 새 정의에 대한 방안 논의 과정
개정된 킬로그램에 관한 영상기존 정의는 원기를 필요로 했고, 이에 따라 최대한 안정한 재료로 원기를 만들었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원기가 가지는 질량이 조금씩 변했다. 문제점은 하필 원기 자체가 변했기 때문에 얼마나 변했는지 측정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에 만든 다른 복제품과 비교했는지, 원래보다 미세하게 가벼워졌다는 발표가 나왔다.[11]
이렇게 원기가 변하거나, 또는 어떤 재난으로 파괴될 위험성은 이미 예전부터 제기되었다. 2005년에도 킬로그램에 대한 정의를 바꾸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지지부진했다. 2011년 10월 22일, 24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기존 원기를 폐지하는 방침을 확정했으나 구체적인 정의는 2014년에 열릴 다음 총회로 연기했다.# 그러나 2014년 총회에서도 결국 정하지 못하고 2018년 총회 때 결정하기로 했다.
차기 킬로그램 정의를 정하는 데에 여러 국가들이 경쟁을 벌였다. 표준질량단위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정확한 킬로그램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이 의외로 엄청난 수준이라 한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중에 플랑크 상수보다는 만유인력 법칙에서 정의하는 중력상수 [math(G)]로 정의하는 게 좀 더 질량이라는 정체성에 걸맞지 않느냐는 논쟁도 있었긴 했으나 문제는 중력상수는 지금까지도 대략 유효 숫자 5자리 정도까지 값만 믿을 만하다는 점에 있다. 중력은 힘이 매우 약하다 보니 중력상수가 가진 값을 정밀하게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4.1. 아보가드로 프로젝트
Veritasium 세상에서 가장 둥근 물체 |
2014년 총회에서 이 방법들이 킬로그램 원기를 대체하지 못한 것은 아보가드로 프로젝트의 오차가 과학적 기준으로 삼기에는 너무 컸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의는 같은 방법으로 측정할 때마다 유효숫자가 충분히 나와야 정식 채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4.2. 플랑크 상수 이용 (채택)
2017년 국제도량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플랑크 상수의 값이 오차가 없는 절대값이 되었고, 2018년 26회 세계 도량형 총회의 결정을 거쳐 2019년부터 플랑크 상수를 기반으로 새 kg 정의를 채택했다. 킬로그램은 이제 플랑크 상수에 기반한 측정 기기의 정밀도에 의해서만 오차가 생긴다. 이를 스포츠에 비유해보면 양궁이나 사격에서 사수가 과녁에 쏠 때(측정) 과거에는 과녁(원기)과 사수의 조준(측정기기의 정밀도)이 모두 흔들려서 명중률이 떨어지는 문제(오차)가 있었지만, 새로운 정의는 과녁(플랑크 상수)을 고정하여 사수의 조준에 의해서만 명중률이 좌우되게 만든 것이다.플랑크 상수로 kg을 정의하자는 주장은 예전부터 있었으나, 그러기엔 측정한 플랑크 상수의 정밀도가 낮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12] 그러다가 기술의 발전으로 플랑크 상수의 값을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고, 이 값을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확정하게 되면서 kg을 정의하기에 충분한 수준이 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제는 원기의 불확실성을 지우고 kg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킬로그램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기기로는 키블 저울(와트 저울)이 있다.
결국 2018년 11월 16일에 열린 베르사유 총회는 최종적으로 플랑크 상수 방식에 따라 원기를 대체하는 물리학적 정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2019년 5월 20일부터 적용했다.
4.2.1. 키블 저울
키블 저울(Kibble balance)은 브라이언 키블(Bryan Kibble; 1938-2016)이 고안한 저울로, 길이와 시간 단위의 제정, 그리고 플랑크 상수 고정을 통해 정밀한 질량 측정을 수행하는 장치이다. 원래는 와트 저울(Watt balance)로 불리었으나, 키블이 사망하고 2개월 뒤,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 그의 업적을 기려 키블 저울로 이름을 바꾸기로 합의하였다.파일:Kibble_balance_weighting_mode.png | |
Weighting mode | Moving mode |
이 저울은 크게 두 가지 모드를 통해 작동된다.NIST 기술 문서#[13][14] 첫번째 모드(weighting mode)에서는 측정하고자 하는 물체를 저울에 달아 운영하는 모드이다. 여기서는 해당 물체의 질량을 [math(M)]이라고 표기하겠다. 이 모드에서는 물체가 받는 중력을 측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해당 중력을 상쇄시키는 로런츠 힘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수행한다. 위 그림에 나와 있듯이 저울 팔에는 물체를 담는 그릇 (weighting pan) 뿐만 아니라 코일이 달려 있다. (그림의 회색 원형 띠가 바로 그것이다.) 이 코일에는 외부 자기장도 걸려 있는데, 이 코일에 전류 [math(I)]를 흘려 보내어 로런츠 힘을 발생시켜 그 중력을 상쇄시키면, 다음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math(\displaystyle Mg = (Bl) I)]. (*)
여기서 [math(g)]는 해당 측정을 수행하는 곳의 중력 가속도로, 이는 길이와 시간 단위가 잘 정의되어 있으며 그 측정이 충분히 정밀하면, 얼마든지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값이다.[15] 한편, [math(B)]는 도선에 걸린 외부 자기장, [math(l)]은 코일의 길이이다. 다만, 여기서 "[math(Bl)]"은 굉장히 대충 써진 것이라고 봐도 좋다. 왜냐하면 실제 저울에서는 [math(B)]도 완전히 균일하기 어렵다든가 하는 것과 코일의 기하학적 모양 같은 요소들이 "[math(Bl)]"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에 링크 단 NIST 기술 문서의 (2)번 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은 측정이 수반하는 오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피하고자 수행하는 것이 바로 두번째 모드(moving mode)이다. 이 모드에서는 같은 코일과 같은 자기장을 두되, 대신에 달아두었던 물체를 이 모드에서는 빼고, 저울팔 자체를 (정확하게는 코일을) 움직여 코일이 속력 [math(u)]의 운동을 하도록 만든다.[16] 물론 [math(u)] 역시 중력 가속도와 마찬가지로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이때 패러데이 법칙에 따라 코일에 유도기전력 [math(V)]가 발생할 것이고, 이는 다음과 같게 된다.
[math(\displaystyle V = (Bl) u)]. ([math(\dagger)])
첫번째 모드와 마찬가지로 "[math(Bl)]" 역시 실제로는 복잡하게 쓰여져야 맞을 것이며, 이를 NIST 기술 문서의 (10)번 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식 (*)와 식 ([math(\dagger)])의 "[math(Bl)]"이 어떤 식으로든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를 소거하면 다음 식을 얻게 된다.
[math(\displaystyle Mgu = VI)].
따라서, [math(g)], [math(u)], 그리고 [math(VI)]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으로 원하는 물체의 질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17] 앞에서 이미 [math(g)]와 [math(u)]를 정밀하게 측정하였으니, 이제는 [math(VI)]만 측정하는 것만 남은 것이다.[18]
여기서 다음과 같은 자연스러운 의문이 들 것이다. 킬로그램을 정의하기 위해 키블 저울이 고안된 것일텐데, 전압과 전류가 끼어들어도 괜찮은 건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질량 단위가 길이 단위, 시간 단위 뿐만 아니라 전류 단위에도 의존하는 모양이 될 것이고, 이는 별로 자연스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역학 현상이 활용된다. 두 현상이 응용되는데, 하나는 조셉슨 효과(Josephson effect)이고 다른 하나는 양자 홀 효과(quantum Hall effect)이다. 조셉슨 효과는 간단하게 말해 가까이 있지만 전기적으로 분리된 두 초전도체 사이에 유도기전력 비슷한 것이 생긴다는 것이다.[19][20] 특히 이 유도기전력은 양자화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중 한 가지로, 주파수 [math(f)]의 교류 전압이 두 초전도체 중 하나에 걸리면, 다른 초전도체에는 다음과 같은 크기를 갖는 교류 전압이 걸린다.
[math(\displaystyle V = \frac{hf}{2e})].
여기서 [math(h)]는 플랑크 상수이고 [math(e)]는 기본 전하량, 혹은 전자의 전하량이다.
한편, 양자 홀 효과는 간단하게 말해 특정 물질에 특정 방향으로 강한 자기장을 걸었을 때 양자화된 저항이 걸리는 현상을 말한다.[21] 그 저항은 다음과 같다.
[math(\displaystyle R = \frac{h}{e^2 n})].
여기서 [math(n)]은 어떤 정수이다.[22]
이 효과들을 이용하여 첫번째 모드의 [math(I)]와 두번째 모드의 [math(V)]에 강한 제한을 줄 수 있다. 첫번째 모드에서 진동수를 [math(f')]로 정하여 조셉슨 효과를 통해 [math(V' = hf'/2e)]의 전압을 코일을 포함한 회로에 걸 수 있다. 이제 이 회로에 양자 홀 효과로 인하여 양자화된 저항을 가지는 물질이 연결되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코일에 흐르는 전류 [math(I)]는 다음과 같게 된다.
[math(\displaystyle I = \frac{V'}{R} = \frac{nef'}{2})].
이제 두번째 모드에서는 또다른 진동수 [math(f)]로 코일을 진동시켜 발생하는 유도기전력이 다시 한 번 조셉슨 효과로 인하여 [math(V = hf/2e)]이도록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설정의 측정을 모두 수행하고 나면 다음을 얻게 된다.
[math(\displaystyle Mgu = VI = \frac{hff'n}{4})].
물론 두 진동수 역시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math(n)] 역시 잘 조정해서 원하는 값으로 고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플랑크 상수는 남겨졌지만 기본 전하량 상수가 깨끗하게 소거되었음을 주목하자. 이렇게 해서 [math(M)]을 전류나 전하량 같은 것과 종속적이지 않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남은 건 측정 대상인 [math(M)]과 플랑크 상수 [math(h)]이다. 2017년 이전에는 질량 원기의 질량을 키블 저울로 측정하는 식으로 플랑크 상수가 얼마인지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제는 반대로 플랑크 상수가 얼마이도록 하는 질량 단위를 고정해 두면, [math(M)]을 이 질량 단위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플랑크 상수를 통해 직접 킬로그램을 정의할 수 있게 되었고, 오늘날의 킬로그램 정의에 활용되기에 이르렀다.
5. 기타
킬로가 붙은 것 때문에 그램이 기본단위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SI 단위에선 엄연히 킬로그램을 기본 질량단위로 쓴다. 물론 상술하다시피 킬로그램과 그램은 정확히 1/1000배 차이일 뿐이고 둘다 SI 단위 표준이다.엄밀히는 질량에 대한 단위이지만 일상적으로는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로도 쓰인다. 특정 질량이 지구 중력장 하에서 받는 힘이 무게이므로, 무게를 표시하는 단위로 사용할 때는 엄밀하게 표기하면 힘을 뜻하는 단어인 force에서 머릿글자 f를 따와 [math(\rm kgf)](킬로그램힘[23])로 써야 하지만 일상적으로는 [math(\rm f)]에 해당하는 부분을 생략하기 때문에 질량의 단위와 같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마저도 표준 단위는 아니고, 무게 역시 중력에 대한 수직항력으로써 작용하는 힘이기 때문에 [math(\rm N)](뉴턴)을 써야 한다. 다만 이렇게 뉴턴을 쓰게 되면 무게로부터 질량을 곧바로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몸무게가 [math(\rm611.934\,96\,N)]이라고 한다면 질량값이 필요한 계산을 할 때 이걸 [math(g_{\rm n} = 9.806\,65{\rm\,m/s^2})]으로 일일이 나눠서 [math(\rm62.4000\,kg)]이라고 구해야하지만 무게를 [math(\rm62.4\,kgf)]라고 나타낸다면 사실상 [math(\rm f)]가 [math({\rm f} = g_{\rm n} = \times9.806\,65{\rm\,m/s^2})]로 연산되는 꼴이므로 질량은 그냥 [math(\rm f)]만 뗀 값 [math(\rm62.4\,kg)]으로 간단하게 구할 수 있다.
에너지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위이므로,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전기, 자기 쪽 단위를 정의할 때도 약방의 감초처럼 빠짐없이 끼어드는 단위이기도 하다. 심지어 온도와 빛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기본단위([math(rm K)], [math(rm cd)])를 정의하는 데에도 킬로그램이 관여한다.
미터와 비슷하게 메가 이상의 접두어 단위를 잘 쓰지 않는 단위이기도 하다. 길이와 달리 질량은 1000킬로그램 이상을 측정하는 경우가 흔한데, 주로 톤을 1000킬로그램으로 정의한 미터법 톤(Metric ton)을 쓴다.
6. 이름에 관하여
대한민국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넘어온 일본식 발음 キログラム를 옮긴 "키로그람"이나 이를 줄인 표현인 "키로"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은 또다른 SI 단위인 킬로미터([math(\rm km)])와 시속 킬로미터([math(\rm km/h)]) 역시 키로로 부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만일 외국인이 한국인과 한국어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키로"라는 표현을 들었다면 어떤 뜻으로 말하는지 맥락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중국어로는 公斤 혹은 千克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公斤을 사용하며 학술적인 상황에서는 千克을 쓴다. 이외에 킬로그램 천(兛)이라는 한자가 존재하나 벽자이다.
[1] 라틴어로 '무거운'을 뜻하는 형용사 gravis에서 유래했다.[2] 프랑스어 기준으로 현대의 세제곱데시미터([math(\rm dm^3)])와 뜻이 같으나 굳이 이렇게 나타낸 이유는, 이 당시 미터의 정의가 자오선의 절반의 [math(1/10^7)]이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미터와는 다름을 명시하기 위해서이다. 오늘날 세계 지구 좌표 시스템(World Geodetic System; WGS)에서 제공하는 WGS 84에 따르면 자오선의 절반 값은 [math(\rm10\,001\,965.729\,m)]이다. 따라서 잠정적으로는 오늘날의 [math(1{\rm\,dm^3} = 1{\rm\,L})]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으나 후술하는 것처럼 당시엔 결국 미터가 아닌 다른 단위를 이용해서 질량을 쟀기 때문에 정확한 값은 알 수 없다.[3] 참고로 오늘날에는 [math(1{\rm\,gr} = 64.79891{\rm\,mg})]이지만, 당시 프랑스에서는 [math(1{\rm\,gr} = 53.115{\rm\,mg} = 0.053\,115{\rm\,g})]이었다. 따라서 [math(18\,841{\rm\,gr} = 18\,841\times0.053\,115{\rm\,g} = 1000.739\,715{\rm\,g})]으로 [math(\rm1\,kg)]과 거의 같은 값을 갖는다.[4] 고대 그리스에서 쓰이던 작은 질량의 단위 중 하나인 γράμμα(grámma)에서 유래했다.[5] 이 과정에 정치적인 목적이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해당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사료가 전무하여 루머로 취급된다. 요컨대 '그라브'라는 발음이 독일에서 '백작'을 의미하는 '그라프'(Graf)와 발음이 유사하다는 것이 당시 혁명정부에겐 눈엣가시였기 때문에 '그라므'를 이용한 체계로 바뀌었다는 것. 가만 생각해보면 당시 프랑스가 '독일'의 작위 호칭을 신경 써가면서 단위 명칭을 바꾼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마치 일본어에서 '자루'를 의미하는 단위 '혼'([ruby(本,ruby=ほん)])은 1, 6, 8, 10 뒤에서 반탁되어 '뽕'(ぽん)처럼 발음되는데 한국에서 '뽕'이 그닥 좋은 의미를 갖는 단어가 아니니 일본인들이 자주적으로 '本'이라는 단위를 다른 걸로 바꾼다는 소리랑 똑같다.[6] 이 역시 당시의 미터(mètre, 메트르)가 자오선을 바탕으로 한 정의이기 때문에 이렇게 나타냈다. 잠정적으로 현대의 [math(1{\rm\,cm^3} = 1{\rm\,mL})]를 의미한다.[7] 참고로 중성자 개념이 나온 때는 1932년으로 SI 단위가 제정되는 시점보다 한참 뒤였다.[8] 실제로 빈 표준 평균 바닷물을 이 용도로 규격화했다.[9] 국가표준은 1989년 도입된 72번 원기였다. 84번 원기는 2003년, 111번 원기는 2017년에 배정됐다. 한편 북한은 68번 원기를 보유했다.[10] 한국은행에 보관되었었는데 전쟁이 일어나자 직원들이 그냥 내버려두고 피난을 떠났다고 한다. 그 뒤 북한군이 금을 챙기는 와중에 몰라보고 킬로그램 원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한다.[11] 각각의 원기들은 최대 [math(\bf100{\,\textbfμg} = 0.1{\,mg})] 남짓 오차가 있었다. [math(100{\rm\,\textμg})]은 손가락 지문 두 개만 한 무게인데, 일상생활에선 아무 문제가 없어도 나노산업같이 극한 정밀함을 요구하는 분야에선 엄청난 문제이다. 원자 단위로 보면 수소 원자 1조 개 차이이다.[12] 초기 측정 오차는 아보가드로 프로젝트와 비슷했다.[13] Robinson, Ian A.; Schlamminger, Stephan (2016). "The watt or Kibble balance: A technique for implementing the new SI definition of the unit of mass". Metrologia. 53 (5): A46 – A74, doi:10.1088/0026-1394/53/5/A46[14] 다만, 해당 문서에 나와 있다시피 다소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저울들도 있다.[15] 물론 장소에 따라 다를 것이므로 저울을 운영하기 직전에 먼저 측정이 이루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16] 후술하겠지만 유도기전력이 교류이어야 하기 때문에 등속 운동은 아니고 진동하는 식의 운동이 되어야 한다.[17] 다만, 저울 팔이라든가 측정 대상의 크기가 아무래도 어느 정도 있다 보니, 각운동량 같은 것도 고려해야 해서 외부 자기장과 코일의 기하학적 형상 등으로부터 오는 오차가 약간이나마 생기긴 한다. 이러한 요인이 NIST 기술 문서의 (19)번 식에 표현되어 있다. 그래도 가장 골치 아픈 요인은 제거한 덕에 정밀도가 대폭 상승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NIST 기술 문서에 따르면 거의 10-9의 정밀도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18] 혹시나 해서 첨언하자면, [math(V)]와 [math(I)]는 서로 크게 상관이 없다. [math(I)]는 첫번째 모드에서 나온 것이고, [math(V)]는 두번째 모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의 곱이 실재하는 어떤 무언가의 일률 같은 것은 아니다.[19] 비슷한 거지, 유도기전력은 아니다.[20] 이러한 성질을 활용하여 극도로 정밀한 자기장 측정 장치를 만들 수 있다. 초전도 양자 간섭 장치(SQUID: 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가 바로 그것이다.[21] 일반물리 시간에 배웠을 고전적인 홀 효과(Hall effect)와 유사하다. 양자화되어 있다는 차이점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이다.[22] 이렇게 정수인 경우, 해당 홀 효과를 정수 양자 홀 효과(integer quantum Hall effect)라고 부른다. 그런데 어떤 특수한 경우에는 [math(n)]은 정수가 아닌 어떤 유리수일 수 있다. 이때의 홀 효과를 분수 양자 홀 효과(fractional quantum Hall effect)라고 부른다. 분수 양자 홀 효과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영역이다.[23] 또는 킬로그램중, 킬로그램포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