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14 18:40:03

크레믈린의 추기경

파일:크레믈린의 추기경.jpg
1. 개요2. 스토리3. 기타4. 게임

1. 개요

톰 클랜시가 1988년에 발표한 소설. 총 2권으로 구성되어있다. 잭 라이언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붉은 10월의 다음 이야기를 다루므로 붉은 10월을 먼저 읽는 것이 스토리 이해가 빠르다.

한국에서는 1992년 잎새에서 출판되었고 현재는 절판된 상태이다.

붉은 10월붉은 폭풍이 밀리터리 서스펜스물이라면 크레믈린의 추기경은 SDI계획을 무대로 한 첩보 스릴러쪽에 가깝다. 허나 밀리터리 부분이 아예 안나오는 것은 아니고 톰 클랜시의 저작 특성상 절륜한 묘사가 곁들어진다.

2. 스토리

배경은 1980년대 말, 붉은 10월 사건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소 핵 군축 협상이 벌어지는 시점이다. 이야기는 크게 미국 측의 잭 라이언, 소련 측의 필리토프 대령, 아프가니스탄의 '사수'(archer)라 불리는 게릴라 입장에서 전개된다.

핵 군축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미국의 첩보 인공위성은 아프카니스탄과 소련 국경 사이, 타지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두샨베 지역에 소련측 비밀기지가 있다는 것을 포착한다. 그리고 이 시설이 레이저를 활용한 SDI 시스템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시설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고자 CIA는 모스크바 내에 '크레믈린의 추기경'이라 명명된 소련 고위간부의 스파이 정보망을 가동한다. 사실 이 '추기경'의 활약은 붉은 10월에서도 나왔고 주변상황은 묘사가 되었던바..

'크레믈린의 추기경'은 이 작품에서 당연히 실체가 드러나는데 소련 국방장관 야조프의 수석 비서관인 필리토프 대령이다. 필리토프 대령은 스탈린그라드의 영웅으로 훈장을 3회 받은 역전의 전차대 용사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부하들과 아들 한 명을 잃고, 마지막 남은 아들마저도 소련 신형전차의 불량으로 사망하게 되며, 그 이후 아내가 병으로 사망함으로써[1] 소련 체제에 실망하고[2] 미국에 협조하게 된 미국측 스파이였다. 이 점에 관하여 필리토프의 긴 심리묘사가 절륜하며, 필리토프가 결국 전쟁이 없는 평화를 위해 미국과 소련의 '힘의 균형'을 맞추려고 무려 30여년간 스파이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방어 시스템의 존재는 미사일 발사를 방해하는 공포감을 완화시킨다. 다른 쪽에 방어 시스템이 없다면 말이다.
따라서, 쌍방 모두 방어시스템을 갖추어야만 한다. 그럼으로써 제1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아주 희박해지며, 세계는 더욱 안전하게 된다.

소련에서 '빛나는 별'이라 명명된 SDI 연구 시스템은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100km 내외 야산에 위치하고 있다. 무자헤딘 게릴라 '사수'는 이 근방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 스팅어 미사일로 소련 측 헬기를 미친듯이 잡아대고 있었다.(묘사가 매우 절륜하다.) '사수'는 전쟁 전에는 수학 교사를 하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나름대로 엘리트였으나 소련군에게 아내와 어린 아들을 잃은 아픔때문에 무자헤딘에 들어왔다는 사연이 있었다. CIA의 지원을 받던 도중 사수는 미군측 장교로부터 '빛나는 별'에 관하여 질문받았고 이에 근방을 탐색하다가 '빛나는 별'의 시험사격 장면을 보게 된다.

주인공 잭 라이언붉은 10월 사건 이후, 이제 완전히 CIA 내부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로 등극한다. 라이언은 '빛나는 별' 분석 업무를 맡게 되는데 일련의 조사과정 중에서 자신이 모르는 비밀정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눈치 백단의 솜씨로 라이언은 CIA 국장을 구워삶아, A급 정보인 '크레믈린의 추기경'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추기경을 군축 관계 리셉션에서 봤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필리토프 대령, 즉 추기경은 두샨베에 본다렌코 소령을 보내 군사업무 관계 시찰이라는 미명 아래 정보를 습득하게 하고 그 보고서 내용을 일기장에 적는다. 추기경은 정보의 수단으로 일기장을 활용했는데, 만약의 사태에 스파이 짓이 걸리더라도 일기장은 일기장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기장은 조그마한 필름 형태로 저장되어 옷을 맡기는 척하면서 세탁소로 옮겨지고, 세탁소의 직원은 소련의 고위 간부 딸내미에게 필름을 옮기고, 이렇듯 몇번의 연쇄 과정을 거쳐 소련 주재 외교관으로 있는 폴리 부부에게 최종적으로 배달된다... 그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스파이 고리가 소련 고위 간부 딸내미 단계에서 재수없게도 마침 같은 전철을 탄 KGB 요원에게 걸리게 되고, KGB는 오버 테크놀러지스러운 자의식을 제거해버리는 최면기계에 소련 고위 간부 딸내미를 앉혀 모든 정보를 뽑아낸다.(모든 감각을 박탈함으로써 자의식을 제거하고 오직 소련 국가의식만 집어넣는 일종의 세뇌 기계이다. 비슷한 기계가 댄 브라운로스트 심벌에도 나온다.) 그리고 경악스런 모스크바 내의 스파이 연쇄 고리가 발견되고 그 근원이 결국 '크레믈린의 추기경', 필리토프 대령임이 밝혀진다.

당연하게도 KGB는 추기경을 최면기계에 앉혀 모든 것을 끝내려고 했으나, 추기경이 상당한 고령임이 고려되어(기계는 상당한 생물학적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설정이다.) 격리되어 온갖 정신 고문을 받고 있었다.

CIA는 추기경을 구해주고는 싶지만 발만 동동 구르게 되고 결국 잭 라이언이 나서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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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부터 잭 라이언의 폭풍 활약이 시작된다. 라이언은 필리토프 대령의 구속 건이 KGB 의장 게라시모프와 소련 서기장 나르모노프[3]정치 싸움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이용할 계책을 꾸미게 된다. 라이언은 CIA에서 일하기 전 주식으로 돈을 쏠쏠히 벌었었는데, 이를 활용해 주가 조작 혐의로 자신이 구속 위기에 처해 있다고 미국 주재 소련 외교관 이라고 쓰고 스파이로 읽는다 에게 징징을 시전한 뒤(아울러 몇번의 정치적인 쇼를 한뒤), 자신이 소련으로 망명가고 싶다고 구라를 깐다. 이로서 라이언은 KGB 의장과 독대를 하게 되고, 게라시모프를 만나자마자 붉은 10월호의 핵 사일로 키를 미친듯이 흔들어대며 '네놈이 의장되기 전에 붉은 10월 사건으로 전임자를 경질시킨 사실을 알고 있다' 면서 필리토프 대령과 아울러 네가 망명하지 않으면 폭파되었다고 알려진 붉은 10월호가 잘 정박해있으며 라미우스 함장이 살아있고 미국에 열심히 소련 정보를 팔아넘기고 있다는 사실이 미 언론에 알려질 것이라는 구라를 깐다.
KGB 의장은 생각할 기회를 달라고 하면서, 미국의 SDI 담당[4]기술 장교 그레고리 소령을 납치하여 역관광을 시도하나 이는 FBI 인질 구조팀(FBI-HRT)에 의하여 실패하고 잭 라이언의 분노의 재방문을 받아, '네 놈의 역관광 짓거리를 알고 있으나 이번에도 너는 실패했다'는 부드러운 미소와 악담을 받는다. 이후 얌전히 떡실신하여, 필리토프 대령과 자신이 망명하겠다는 뜻을 전한다.

이 작품은 존 클라크의 첫 등장으로 유명하다. 클라크는 KGB 의장의 아내와 딸을 망명시키라는 명령을 받는다. 붉은 10월에도 나온 멘쿠소 함장의 잠수함을 타고 소련 유럽방면으로 조용히 침투하여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온다. 이때 한번 들키는데 마침 멘쿠소 함장의 잠수함에 승선한 전직 붉은 10월함장 라미우스의 활약으로 살아난다.

잭 라이언은 KGB 의장과 필리토프를 무사히 미국 비행기에 싣는데 성공하나 이를 눈치깐 유능한 KGB 장교 골로프코 소령의 열렬한 추격에 걸려, 자신만 비행기를 못타고 굴러 떨어져 경상을 입고만다.
KGB 요원들은 난 매우 화가 나 있어 상태에서 라이언을 모스크바 교외로 데려간다. 라이언은 '날 죽이려는게 아닌가'며 벌벌 떨었으나, 도착한 곳은 소련 서기장의 한 별장....

라이언은 소련 서기장과 독대를 하게 되고, 서기장은 미국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주전파 KGB 의장을 몰아내줘서 자신에게 이득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아울러 자신은 무엇보다 미국과 소련의 군축 협상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을 해준다. 라이언은 대화에서 '빛나는 별'은 이미 아프가니스탄 게릴라 '사수'에 의하여 공격받은 상태였음을 알게 된다.
라이언이 소련 서기장에게 농담 따먹기를 시전하는 모습은 꼭 보자. 후일 공포의 총합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다시 등장해서 사건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기여한다.

그리고 라이언은 결국 무사히 미 대사관으로 돌아온다.

필리토프 대령은 미국에 도착했으나 그동안의 심적 고문 스트레스로 절명하고,(중요한 정보는 이미 요원들에게 말했다.) KGB 게라시모프 의장과 그 가족들은 망명후 미국 보호 아래 쳐묵쳐묵, 아프가니스탄의 '사수'는 '빛나는 별' 공격 도중에 죽게 된다. 하지만 '사수'의 활약으로 '빛나는 별'의 시설들이 대다수 파괴당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결국 잭 라이언의 이름만 높아지고 미국이 더욱 천조국에 가까워지는 결말을 맺는다.

라이언 시리즈의 주요조역인 CIA 간부 폴리 부부가 처음 등장해서 활약하며 이후 시리즈로 연결되는 인물들의 첫 등장이 많다. 위에서 소개한 그레고리 소령은 곰과 용(베어 & 드래곤) 에서 중국의 핵미사일을 막는 이지스 시스템의 기술 자문을 맡았다는 설정이 나온다. 라이언을 잡았던 KGB 요원 골로프코는 라이언과 친구가 되고, 라이언의 카운터파트 역할로 이후 시리즈에서 꾸준히 나오다가 베어 & 드래곤 에서는 FSB 국장까지 승진한다. '빛나는 별'을 시찰했던 본다렌코 소령은 후일 큰 인물이 되리라는 필리토프의 예측처럼 베어 & 드래곤에서 러시아 극동군 사령관(육군 상장)까지 승진하여 중국의 침공을 격퇴한다.

3. 기타

필리토프 대령은 '회색의 추기경'이란 별명을 가진 소련 정치인 '미하일 수슬로프'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작 미하일 수슬로프 본인은 소련 내 보수파로써 스탈린의 대숙청, 발트 민족주의자 숙청, 카자흐스탄 강제이주 등을 지휘하며 악명을 떨쳤다.

1950년대말 GRU 소속 육군 대령으로 영국 MI6와 미국 CIA에 크레믈린의 최고급 기밀을 넘겼던 실존인물 올레그 펜코브스키를 모델로 한 것이란 추측도 있다. 올레그 펜코브스키는 1962년 KGB에 체포되어 그 다음해에 처형당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으로 2021년 개봉한 영화 더 스파이가 이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4. 게임



소설을 원작으로 1991년 어콜레이드 사에서 어드벤처 게임으로 제작해 IBM PC, 아미가용 소프트로 출시했다. 쟝르는 어드벤처지만 중간에 어쩐지 전략 시뮬레이션 같은 요소가 있는 게 특이했던 게임이었다. 마이컴 1991년 3월호에서 공략했다.

[1] 단 실제로는 소련이 의학 기술력은 서방 세계에 비해 뒤떨어져도, 공산 국가라 치료비가 전액 무료였기에 보편적인 복지 수준 자체는 웬만한 서방 국가보다 나았다.[2] 이 점은 전작 붉은 10월의 주인공 마르코 라미우스 대령과 비슷하다. 라미우스 대령의 경우 사랑하던 아내의 단순한 맹장염 수술이 근무시간에 술에 취해있던 외과의사와 기본적인 품질기준조차 충족하지 않는 항생제로 인해 실패하고 아내가 세상을 떠났는데도 이 사태에 대해 약품공장 노동자들(추가 노동 보수를 받기 위해 엉터리 약품을 생산했다.)이나 외과의사(중앙당 간부의 아들로 특권적 보호를 받고 있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고, 결국 아내의 죽음에 대한 대가는 국가가 지불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필리토프 대령의 경우 잘못된 총사령부의 전략으로 인하여 전우들을 잃었고, 소련 공업 부문이 생산한 불량전차로 인해 막내아들이 사망한다.[3] 현실세계에서의 고르바초프 포지션.[4] 미국도 '티 클리퍼'라는 지상에서 발사된 레이저가 궤도상의 미러 위성을 중계해 탄도탄을 요격하는 시스템을 연구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