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30 10:54:14

옴 마니 반메 훔

옴마니반메훔에서 넘어옴
육자대명왕진언의 만트라 노래
산스크리트어 ॐ मणि पद्मे हूँ[1] oṃ maṇi padme hūṃ
옹 마니 빠드메 훙[2]
[õːː mɐɳɪpɐdmeː ɦũː\]
티베트어 ཨོཾ་མ་ཎི་པདྨེ་ཧཱུྃ oṃ ma ṇi pdme hūm̐
옴 마니 페메 훙
중국어 唵嘛呢叭咪吽 ăn ma ní bā mī óu
안 마니 빠미 오우
1. 개요2. 해석3. 대한민국 불교계에서의 입지4.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1. 개요

대한민국 불교에서 많이 외워지는 기도문(주문) 중 하나로 모든 죄악이 소멸되고 모든 공덕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마법의 주문은 수리수리 마하수리[3] 쪽이 더 유명하지만 이쪽도 많이 쓴다. 사전에는 '옴 마니 반메 훔'이 아니라 옴 마니 메(파드메) 훔이라고 적혀 있다.

2. 해석

이 진언의 정식 제목은 관세음보살 본심미묘 육자대명왕진언(觀世音菩薩 本心微妙 六字大明王眞言)인데 너무 길어서 보통 '육자진언'이나 '관세음보살 육자진언'이라고들 부른다. 원문인 산스크리트어를 굳이 직역하면 '옴, 보석 연꽃, 훔'이라고 한다.

이를 '연꽃 속의 보석이여'라는 식으로 밀교 특유의 성스러운 비유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티베트 밖의 서양인 학자들의 오해였다. 티베트 불교 사비관음의 도상에도 나오는 관세음보살이 손에 든 보석과 연꽃을 언급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된 해석은 티베트로 역수입되어서 티베트 승려들 중에도 이런 해석을 하는 경우가 있는 실정이다.[4] 13세기에 가톨릭 선교사들이 티베트 불교와 처음 접촉했을 때 그들은 이 진언의 의미를 "이시여,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라고 이해했다. 적어도 당시의 티베트 불교 승려들은 이런 의미로 독송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니파드메'는 산스크리트 문법상 여성 호격임도 주목할 점인데 정확히는 '마니파드미(Manipadmi)'라는 여성명사로 지칭되는 존재를 호격으로 부른 것이다. 이를 두고 힌두교시바에 대응하는 대승 불교의 존재가 관세음보살이듯 시바의 짝이자 창조의 여성적 원리인 사티에 대응하는 불교적 존재가 마니파드미고 마니파드미를 부르는 진언이 육자진언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티베트인들이 모여 사는 곳[5]이나 티베탄 콜로니의 절에 가면 안내판에 영문으로 이 발음을 설명한 곳이 아주 많다. 티베트 불교나 밀교에는 이 진언을 100만 번 외우면 성불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천수경 해설을 보면 '옴 마니 반메 훔'에서 '옴'은 하늘 세상, '마'는 아수라, '니'는 인간, '반'은 축생, '메'는 아귀, '훔'은 지옥 세계의 제도를 뜻하고 일체의 복덕 지혜와 모든 공덕행의 근본을 갈무린 진언을 뜻한다. 육도의 중생들을 제도하여 육도의 문을 닫게 한다는 뜻이다.[6]

원래는 마지막 음절 ह्रीः(hrīḥⁱ, 흐리히)가 뒤에 더 붙어서 옴 마니 파드메 훔 흐리히였다고 한다. 산스크리트어로 '흐리히'의 원래 뜻은 '참회'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의미를 따지지 않는다. 이 글자는 밀교에서 아미타불관세음보살을 상징하는 종자자(種子字)다. 밀교에서는 특정한 소리의 음절로 불교의 각 불보살을 상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문수보살의 종자자는 '디'이다.

밀교에는 머리속으로 부처나 보살 등의 모습을 상상하는 수행법이 있는데 이때 처음에는 종자자를 어떤 문자로 적은 모습을 떠올렸다가 (씨앗에서 싹이 터서 나무로 자라듯) 점차 완전한 불보살의 모습을 상상한다. 마치 씨앗을 심었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는 것과 같다 하여 최초로 상상의 대상이 되는 '문자'를 종자자(씨앗 글자)라고 부른다.[7] 흐리히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의 종자자라서 아미타불의 진언 중에도 '흐리히' 소리를 집어넣은 것이 있다.

육자진언을 독송하더라도 '흐리히'를 소리 내어 독송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다고 해도 마음 속으로만 한다.

3. 대한민국 불교계에서의 입지

성철 스님이 1970년대 무렵 "모든 진언과 다라니를 (중국을 거쳐 들어왔던 옛날 음차표현 대신) 산스크리트어 원어로 하자!"는 운동을 하면서 '옴 마니 반메 훔'이 아니라 '옹 마니 파드메 훙'이라고 고쳤으나 아직도 전자를 더 많이 쓴다.

사실 이 단어는 불교 종파 중 대한불교진각종에서는 상당히 중심적인 용어다. 진각종의 법회 중에는 기도하는 시간이 있는데[8] 이를 염송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때 바로 '옴마니반메훔'을 계속 입으로 외운다. 법당에 가면[9] 그 많은 사람들이 염송 때 10분 사이 옴마니반메훔만 외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겐 꽤나 컬쳐쇼크인 부분이다. 진각종의 법당인 '심인당'[10]에 가면 옴마니반메훔이란 글자가 대문짝만 하게 붙어 있다. 사실 진각종처럼 많이 외우지는 않더라도 어느 종파든 에 오래 다니면 자동으로 입에 붙는다.

진각종 종립학교인 위덕대학교, 진선여자중·고등학교심인중·고등학교에서는 행사 때 이걸 외우기도 한다.

4.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해외 대중매체에서는 위의 불교적 의미에 충실한 주문으로만 거의 등장하지만 유독 한국 대중매체에서는 후술할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가 변질시킨 이미지의 영향을 받아 원 의미와 동떨어진 우스꽝스럽거나 잔인한 형태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버티칼 리미트>의 등장인물 '몽고메리 윅'이 이 주문을 외우는 장면이 2군데 나온다. 영화 초반 아내의 위령제를 지낼 때와 종반부에서 탐사대 일행이 크레바스에 빠져 위험하자 다른 대원들을 살리려고 자신의 자일을 끊을 때다. 굉장히 숭고하고 감동적인 장면이었으나 하필 드라마 태조 왕건이 한참 흥할 때라 극장의 관객들이 빵 터졌다. 아래에 나오듯 태조왕건 드라마에서는 궁예가 자신의 횡포를 정당화하려고 그 주문을 시도때도 없이 끌어왔기 때문에 버티칼 리미트의 해당 장면과 영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슨 가족 13시즌에선 리사 심슨이 불교로 종교를 바꿀 때 집 마당에 보리수 나무를 심고 이 주문을 외우는 장면이 있다. 티베트 불교 사원을 다녀서 그런지 티베트식 발음으로 외운다. #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에서는 용궁에 있는 복어장군이 마법을 쓸 때 이 주문을 외운다. 단 사용하는 기술명은 독구름이다.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도적 직업 중 하나인 시프가 쓰는 스킬 개편 전 새비지 블로우 이펙트에서도 옴 마니 반메 훔이 나왔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에이지 오브 킹정복자에서 커스텀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가 고른 민족풍의 짧은 효과음이 나오는데 실제 몽골이 티베트 불교를 믿으므로 몽골로 시작하면 이 소리가 나온다. '옴 마니 반'까지만 나는데 이 소리가 흐미 창법[11]인지라 소리가 은근히 괴기스럽다. 결정판에서는 바뀌었다.

ATLUS의 게임 DIGITAL DEVIL SAGA 아바탈 튜너의 게임 오버 화면에서 울려퍼지는 진언이 옴 마니 반메 훔. 2에서는 아예 엔딩 화면에 직접 문자를 띄워 준다.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에 등장하는 파드메 아미달라의 이름도 여기에서 따 왔다. 구체적으론 육자진언 중 반메 부분인데 산스크리트어 원어 발음으로 빠드메(padme)이며 연꽃을 의미한다.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 정복동이 문석구에게 호되게 당하고 복수하기 위해 머리띠와 화염병을 매고 빠따를 든채 문석구에게 찾아갔는데 이 머리띠에 쓰여진 주문이 옴 마니 반 메훔이다.

'쇼미더머니에 나간 심영 4'에서 김두한(궁예)의 랩의 가사에 들어가 있다.[12]

최유기에서 현장 삼장마계천정을 사용하기 직전에 이 주문을 외운다. 단 리로드 블래스트 이전의 더빙판에서는 일본 발음인 '옴 마니 하츠메이운'을 외쳤다.

애니메이션 블랙불릿의 엔딩의 시작 부분에 산스크리트어로 들어가 있다.

소설 신조협려 신수판에서 곽양의 스승으로서의 면모가 부각된 금륜국사곽양에게 이 육자진언을 전수한다. 국사는 곽양의 마음이 양과에게 가 있어 이룰 수 없는 번뇌가 생기는 것을 가엾게 여겨 유가밀승부터 시작해 번뇌를 없애는 수행법을 알려주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곽양은 육자진언까지는 들었지만 '마음 속에 번뇌가 있는 게 더 좋다'며 유가밀승은 입문하지 않는다.

몽골 레전드 힙합 그룹 ICE TOP의 데뷔 앨범 수록곡 제목이 Um ma ni Bad me hum이다.#

4.1. 태조 왕건

그 옛날 원효나무아미타불만 불러도 불법을 다 알 수 있다 하였느니라.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주문이 있노라. 그대들은 모두 외울지어다. 집에서나 길에서나, 잘 때나 일을 할 때나, 모두 외울지어다. 옴 마니 반메 훔을 외우도록 해라. 이것은 석가도 알았고, 나도 알았던, 불경의 모든 것이니라! 이 주문이 그대들을 이 지옥의 땅에서 극락으로 이끌 것이니라. 옴 마니 반메 훔. 옴 마니 반메 훔. 옴~ 마니 반메 훔~ 오~홈 마니 반메 훔~ 옴 마니 반메 훔!(뒤이어 많은 사람들이 옴 마니 반메 훔을 외기 시작한다.)
-궁예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는 궁예가 나중에 자신의 폭정을 정당화하는 데 이 '옴 마니 반메 훔'을 이용하였는데 드라마상에서 배우 김영철의 열연과 궁예의 광기로 인해 명대사의 위치에 등극했다. 드라마에서 '옴 마니 반메 훔'은 사상통제+우민화 정책의 역할을 하였다. 잦은 수탈과 부역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에게 이 주문을 외우면 속세의 고통에서 벗어나 도솔천에 오른다고 하며 북벌 정책을 밀어붙히고 현실에 불만을 가지지 않게 한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 이 드라마가 대흥행하면서 이 주문도 타락한 궁예의 우스꽝스럽고 잔혹한 캐릭터성을 상징하는 진짜 불자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이미지로 전국민에게 각인되었다.

결국 이 단어가 궁예의 밈으로 희화화되자 대한불교진각종에서 KBS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당시 신자들도 태조 왕건의 내용을 매우 불쾌하다고 여겨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였는데도 불구하고 진각종계 집안에선 시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진각종이 아닌 타 종파라도 불교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이후 방송분 앞에 사과 겸 설명을 붙이고 67화에서 석총의 입을 통해 "옴 마니 반메 훔을 궁예가 잘못 써먹고 있다"는 주석을 덧붙였다. #

그래도 엄연히 정상적인 불교계에서도 사용하는 말이라 극중에서도 궁예 혼자만이 밀고 나가는 주문이 아니기 때문에 불교와 크게 상관없는 주변 사람들도 가끔씩 잊을 만하면 외워준다. 신라-후삼국시대는 불교가 나라 전체의 국교와 같아 전국민이 어느 정도는 불교 신자라고 봐도 무방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궁예의 정신병을 고치기 위해 100일 기도로 약을 만든 도인인데 처음 종간 앞에 불려나왔을 때 이 주문을 외운다.

다만 이 사건이 불교의 대중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다는 반응도 당시에 있었다. 물론 위에서 지적된 거처럼 캐릭터가 그걸 남발한 게 문제였다는 부분을 지적한 것은 당연하지만 말이다.

역사적 핍진성 면에서 따져보자면 육자진언은 후삼국시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진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육자진언이 문헌상으로 확인되는 것은 궁예의 활동 시기보다 1세기쯤 뒤부터의 일이다.

[1] 관련 자료[2] 산스크리트어에서 ण(/ɳ/)는 혀를 말아서 내는 /n/ 발음(voiced retroflex nasal)으로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이다. 치조융선 뒷면(입천장이 움푹 들어가기 시작하는 부분)에 혀끝을 갖다 댔다 떼면서 ㄴ소리를 내어 발음하며 प(/p/)는 무기음이므로 'ㅃ'과 음가가 가깝고 'ㅍ'은 फ(ph)에 가깝다.[3]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마법주문이 아니라 '깨끗깨끗 엄청깨끗 깨끗이 하소서' 라는 뜻인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다.[4] <샹그릴라의 포로들> 참고. 이 책은 이외에도 티베트밀교 전반에 걸친 오해를 정정하기 좋은 책이다.[5] 티베트 임시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 등이 있다.[6] 팔한지옥(八寒地獄)의 7번째에 해당하는 발특마(鉢特摩)는 '파드마'(Padma), 즉 홍련화(紅蓮華)의 음차이며 마지막 8번째인 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는 '마하 파드마'(Maha Padma), 즉 대홍련화(大紅蓮花)의 음차인데 이들 지옥에서는 죄인의 몸이 심하게 얼어 터진 나머지 그 모양이 붉은 연꽃처럼 된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불교에서 깨달음의 중요한 상징인 연꽃이 고통이 가장 극심한 지옥의 이름이기도 하다는 점은 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7] 종자자를 상상할 때는 한글로 하든 알파벳으로 하든 아니면 실담문자로 하든 상관이 없다고 한다.[8] 약 10분 내외다.[9] 보통은 50여명 안팎이지만 많으면 수백 명이다![10]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은 이러하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월곡역에서 내린 후 동덕여자대학교 쪽으로 가면 진각종 총본관이 있고 그 안에 서울교구 탑주 심인당이 있는데 거기 가면 정말 대문짝 만 한 한글 옴마니반메훔 현판이 걸려 있다.[11] 한 사람이 동시에 2개의 소리를 내는 몽골 고유의 창법이다.[12] '참으로 딱한 심영이 옴 마니 반메 훔 고자라서 절대 못하지,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