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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Department of Neurosurgery (NS)신경외과(神經外科, NS, department of neurosurgery)는 뇌출혈, 추간판 탈출증 등 뇌와 척수에 생기는 질환을 외과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의 진료과로, 이에 대응하는 의학의 한 갈래를 신경외과학(neurosurgery)라 한다.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로, 심장이 뛰더라도 뇌가 죽은 경우 그 사람은 사실상 사망한 것으로 판정(한국은 심폐사 기준이지만 서구권에서는 뇌사도 사망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되며, 뇌와 말초신경을 연결해주는 척수가 손상되면 하반신 마비 혹은 전신마비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만큼 아주 중요한 과다.
신경과와 혼동하기 쉬운데, 두 진료과 모두 신경 질환을 본다는 점을 같지만 신경과에서는 내과적 치료를, 신경외과에서는 외과적 치료만을 담당한다는 차이가 있다.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 수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최근에는 내시경, 방사선, 혈관 내 수술, 통증 치료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분야들로 확장되고 있다.
2. 수련
신경외과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엄청나게 길고 긴 수술 시간이다. 척추 수술은 길어봐야 1시간 내로 끝나는 경우가 다수이지만, 뇌 수술은 최소 5시간이 넘는게 기본이다. 뇌기저부 수술이나 그 외 복잡한 신경의 수술은 아예 하루를 넘길 정도라서 수술팀 전체가 교대하며 수행하기도 한다.그래서 신경외과는 전공의 수가 적은 진료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이것이 신경외과학회의 산아제한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애초에 제대로 된 신경외과 수련이 가능한 수준의 병원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특히 뇌 파트의 경우, 대학병원급이 아니면 다룰 수 있는 경우가 없고, 이외에도 대학병원 및 대형병원이 아니고서야 신경외과 전공의를 모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3. 파트
신경외과는 크게 뇌종양외과, 뇌혈관외과의 '뇌' 파트와 척추신경외과의 '척추' 파트로 나눌 수 있는데, 각 파트 간 상황이 매우 차이가 난다.3.1. 뇌 파트
응급환자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응급환자는 보통 뇌동맥류나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두부외상, 뇌출혈 같은 뇌졸중 등의 질환으로 오게 되는데, 뇌의 특성상,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수술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비슷한 정도의 손상이라고 해도 뇌는 다른 장기 손상에 비해 예후가 훨씬 안 좋고, 중환자실 호출도 잦아서 안 그래도 부족한 수면시간이 더 부족해진다. 그래서 도저히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게다가 뇌 파트의 경우, 1, 2차 병원에서는 다루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대학병원이나 3차 병원급의 종합병원이 아니면 전공으로 살리기가 굉장히 힘들다. 전공의의 대부분이 척추 파트를 희망하는 이유. 이쪽 지원자가 거의 없어서 파트 구분을 폐지하고 그냥 뇌 수술하고 척추 수술을 다 돌리는 병원도 많다고 한다.
3.2. 척추 파트
페이닥터계의 최고봉.기본적으로 타과에서 간섭하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학회 차원의 인원 조절도 잘 이뤄지고 있어 적어도 고용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개업할 경우,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척추 클리닉 등을 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쪽도 미세수술인지라 수술 시간이 굉장히 길다. 한마디로 노동강도와 수입의 등가교환.
뇌 파트가 응급환자로 붐비는 것에 비해, 척추 파트는 교통사고로 인한 척추외상을 제외하곤 응급환자가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신경외과 전공의들 대부분이 희망하는 파트이기도 하다. 뇌 파트보다 편한 데다가 개업도 유리하니, 당연한 결과. 다만 뇌 파트에서 언급했듯이, 이제는 파트 구분이 사라지고 있어서 양쪽을 다 돌아야 한다.
4. 전문의 이후 진로
4.1. 신경외과 의원 개업
1차 병원 규모에서는 신경외과 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장비와 환경을 갖추기는 힘들기 때문에 중소규모의 신경외과 의원들은 "물리치료 병원"이라고 보면 된다.이마저도 최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의 통증 클리닉 개업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대거 포진하여 그들의 권리를 탄탄히 지키고 있어서 신경차단술의 경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만 독점적으로 높은 수가를 받는다. 물리치료 분야는 전공을 불문하고 개업의들이 뛰어들고 있는 분야이다.
그나마 신경과에서도 볼 수 있는 어지럼증, 치매, 기억장애 등을 보며 살지만, 이래저래 개원해서는 수련과정 동안 죽도록 열심히 배운 신경외과의 술기를 발휘할 기회는 거의 없다.
4.2. 요양병원 봉직의
뇌 파트는 개원도 어렵고 개인적인 시간을 포기해야 하고, 척추 파트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찍혔고 해서, 신규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요양병원 봉직의로 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신경외과 전문의를 포함한 8개 진료과 전문의를 의사인력의 50% 이상으로 채우면 입원료를 20% 가산해 주는 제도 덕분에 요양병원에서는 신경외과 전문의에 대한 수요가 제법 있다. 2021년 1월부터 이 제도가 8개 진료과 전문의에서 전 과목 전문의로 확대되었다. 노동강도도 낮은 편이다. 그러나 월급이 적고, 수도권에 위치한 요양병원의 봉급은 지원자가 많아서인지, 지원자가 적은 지방 요양병원에 비해 월급이 더욱 적다는 단점이 있다.5. 분야
- 뇌종양외과 분야: 뇌종양에 대한 진단, 치료를 담당한다. 뇌종양에 동반되는 간질발작의 조절과 말기환자들의 돌봄 등 뇌종양 환자들에 대한 치료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다. 치료는 미세 수술을 하거나 방사선 수술을 주로 하지만, 최근에는 뇌종양에 매우 효과적인 경구 항암제의 등장으로 약물로서 항암 치료를 전문으로 다루는 신경외과 의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 방사선 수술 분야: MRI와 같은 영상 장비의 도움을 받아 감마나이프 등 사선 장비로 방사선을 뇌의 부위에 집중시켜 병변을 치료하는 분야. 전통적인 방사선 치료에 비해 주변 뇌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뇌혈관 외과 분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담당한다. 질환의 원인이 매우 많으며, 각 질환과 환자의 특성에 맞추어 약물 치료, 혈관 내 수술, 미세 수술을 적용한다. 특히, 혈관 내 수술은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서, 뇌동맥류, 뇌동정맥 기형 등의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혈관 내 수술은 영상의학과에서 시작되었으나,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신경외과 의사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 소아신경외과 분야: 신생아, 소아 및 청소년에 발생하는 다양한 신경계 질환을 다룬다. 신생아와 어린 소아에서는 두개안면 기형, 요천추부 지방종과 같은 선천성 질환이 많으며, 뇌수두증과 같이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질환도 많다. 뇌종양, 간질 등 여러 질환에서 소아와 성인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법에 많은 차이가 있어서 소아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신경외과 의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척추신경외과 분야: 요통을 비롯한 척추 부위에 관련된 통증에 대한 진료를 담당하는 분야. 추간판 탈출증에서 척수의 종양까지 거의 모든 척추 질환을 다룬다. 수술적 치료에 중심을 두지만, 약물 치료, 재활 치료, 통증 치료를 병행하거나, 협진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형외과와 중복되는 면이 있으나, 전통적으로 신경외과에서는 척추 질환에 대해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 수술과 내시경 수술을 발전시켜 왔다. 최근에는 과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지면서 ‘척추외과’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
- 뇌전증(간질) 분야: 뇌전증(간질)의 약물 치료는 소아과나 신경과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으나, 두부외상이나 다른 질환과 관련해서 뇌전증(간질)약 (항경련제)을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많은 환자들이 신경외과에서 처방을 받고 있다. 특히,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간질)의 경우, 수술이 뇌전증(간질)의 치료나 발작의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때에도 신경외과에서 치료를 받는다.
- 이상운동 질환 분야: 파킨슨병이나 심한 수전증이 있는 경우, 뇌 심부에 전기적 자극을 주거나 신경을 파괴시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뇌심부 자극술이라는, 전기자극 장비를 뇌에 삽입하는 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각 병원의 사정에 따라 다르나 많은 병원에서 신경과와 협진을 통하여 진료하고 있다.
- 신경계외상 분야: 두부와 척추의 외상은 가장 흔한 신경외과 질환으로서 응급실과 외래에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만나는 환자들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교통사고, 낙상 등의 다양한 사고로 머리와 척추 부위에 손상을 입거나 두통, 어지러움, 신경마비, 통증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 통증 질환 분야: 만성 통증의 완화와 조절을 담당하며 특히 외상 후 통증, 수술 후 통증, 척추 관련 통증 환자를 많이 진료한다. 약물 치료, 시술, 재활 치료 등을 종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기자극 장치를 수술로 신경에 삽입하여 통증을 조절하기도 한다.
- 두통과 어지러움: 두통과 어지러움은 흔한 증상이나 많은 신경계 환자들의 초기 증상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많은 환자들이 여기를 찾는다.
6. 수련의 환경
관련기사당시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신경외과 기능질환(functional)팀은 4명(의국장, 3년차, 2년차, 1년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의국은 10평 규모로, 책상 5개와 2층 침대 2개가 있다. 침대 위에는 잠옷 대용으로 사용하고 벗어 던진 녹색 수술복이 놓여 있다.
7:00-7:30 : 의국장이 1년차에게 "담당 환자 리스트를 인계하고, 7시 30분까지 환자를 둘러보고 오라"고 지시했다. 환자가 앓고 있는 질환이 무엇이며 몸 상태는 어떤지 등, 환자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매우 빠른 걸음으로 다녀야 했고, 거의 달리는 것에 가까웠다.
7:30-8:00 : 중환자실에서 4명이 모두 모여서 간이 회의를 했다. 환자 상황을 체크하고 하루 일정을 논의하는 등, 환자에 대한 정보를 교환했다.
8:10-? : 판독실에서 브리핑이 열렸다. 의국장은 수술 준비를 위해 참석하지 않았다. 3년차와 2년차가 교수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맡았다. 1년차는 CT 촬영 필름, MRI 판독 사진, 기록 차트 등을 판독실로 운반했다.
? : 판독이 끝난 후 교수의 회진 수행이 있었다.
오전~16:00 : 1년차는 환자를 돌보고 처방전을 내리고, CT촬영을 부탁하는 등의 잡무를 맡았다.
- 처방전 : 한 팀이 4명이기는 하지만, 모든 환자의 처방전은 모두 1년차 레지던트가 쓴다. 2~3년차는 환자 회진, 수술 참여 등으로 바쁘고, 4년차는 수술에만 전념하기 때문이다.
- CT 촬영 독려 : 세브란스병원에는 CT 촬영실이 15개나 있다지만, 워낙 환자 수가 많다 보니, 제 시간에 CT 촬영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 때문에 푸시(push)라는 관행이 생겨났다. 촬영실을 일일이 다니면서 '신경외과 환자 먼저 해달라, OO시까지 촬영을 마치지 않으면 지장이 생긴다' 같은 독려를 하는 것이 푸시이다. 오전 중에 1년차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이 CT 촬영 독려이다.
- 호출 응답 : 모든 호출은 1년차에게 몰린다. 일의 성격을 파악한 후, 1년차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이면 자신이 처리한다. 자신이 할 수 없거나 중요한 일이라면 윗년차 레지던트에게 도움을 청한다. 가만히 앉아서 대기하는 중에 호출에 응답하는 게 아니라, 환자를 돌보고 처방전을 내리고 CT 촬영을 부탁하는 중간중간에 호출을 받는다. 거의 1시간에 10~15회씩 받는다.
예를 들어 응급실에서 호출이 온다. 환자는 전날 밤 퇴근하려고 옷을 갈아 입으려다 신체 일부분에 마비가 온 70대 남자이다. CT 필름을 살펴보니 뇌출혈이다. 1년차가 "평소 이런 증상이 온 적이 있느냐, 구토는 있었느냐, 다른 질환은 없느냐" 등의 질문을 한다. 보호자들은 "여러 사람이 똑같은 질문을 몇 차례씩 한다"면서 짜증을 낸다. 1년차는 "뇌출혈로 들어온 환자인데 신경과에서 환자를 보느라 시간을 보냈다. 입원실을 빨리 알아봐달라고 요구하기에 빠른 처리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혹은 중환자실에서 호출이 온다. 오후에 수술을 받은 환자가 회복실에 누워 있다가 CT를 찍지 않은 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1년차는 빨리 환자를 중환자실에서 끌어내 CT실에 보내 촬영를 하게 했다. 1년차는 "뇌 부위에 큰 수술을 받은 뒤에는 예상치 못한 출혈 등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CT를 찍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 보고 : 1년차는 점심 때 즈음에 신경외과 응급실에 있는 의사 당직실로 갔다. 3년차에게 뇌출혈 환자의 차트와 CT 필름을 들고 가서 환자의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 휴식 : 1년차는 점심시간에 처음으로 10분간 쉬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일과 중, 5시간 만에 쉬는 것이다. 점심은 시간이 모자라서 먹지 못했으며, 평소에도 거의 먹지 못한다고 했다.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처음으로 동행하는 기자에게 말을 붙였다.
- 시청각 사진실 : 1년차는 오후 3시경 시청각 사진실에서 파킨슨병 환자를 만났다. 팔 운동, 걷기, 글씨 쓰기, 환자복 단추를 풀고 채우기 등을 모두 동영상으로 찍어서 기록했다.
- 수술 : 1년차는 신경외과 수술방에 들어가지 못한다.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1년차가 한 일은 대부분 잡무에 가까웠다.
16:00~18:00 회진을 돌았다.
18:00~20:40 1년차는 하필 오늘 응급실 당직이다. 오후 6시에 응급실에서 2명의 신경외과 환자가 대기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차트와 CT촬영 결과를 보니 6세의 남자아이는 뇌수종, 다른 60대 여자 환자는 뇌경색 환자였다. 자기 환자는 아니지만, 심전도 검사 등 간단한 검사 등을 마쳤다.
20:40 ~ 21:00 : CT 촬영실에 기능질환팀 4명이 모두 모여서 쉬었다. 의국장은 수술을 다 마치고 자신이 수술한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CT실에 들렀다. 기자가 "1년차 선생님이 힘들어 보이더라"라고 하자, 의국장은 "오늘이 가장 한가로운 날이다"라고 응대했다.
21:00 ~ 21:45 : 4명은 회진을 했다. 수술받은 환자들에게 수술 후 주의사항을 환기시키고, 간호사들에게는 올바른 간호요령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21:45 ~ 자정 근처 : 회진이 끝나고 의국으로 돌아와서 자정이 가까울 때까지 마무리 회의를 했다. 수술을 받거나 입원한 환자 50여 명에 대한 종합 정리를 하고, 내일 할 일에 대해 팀원들에게 임무를 부여했다. 따뜻한 갈굼도 잊지 않았다.
자정 : 저녁 식사를 했다. 8시쯤에 배달된 듯한 음식은 김치찌개와 국수이다. 김치찌개는 식어 있고, 국수는 퉁퉁 불어있다. 저녁은 매일 먹는다고 한다.
새벽 : 1년차는 오늘 응급실 당직이다. 뇌를 비롯한 신경계통에 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순간적으로 위급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병실에 있는 환자들을 돌보는 일도 게을리할 수 없다. 성공리에 수술을 마친 환자라도 환부에 염증이 생기지는 않는지를 세심히 살피고, 하루에도 3~4차례 소독을 해줘야 한다. 그 와중에 다음날 오전에 있을 주치의 브리핑도 준비해야 한다. 필름을 판독하고 차트를 분석해 환자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환자 기록을 정리하고 브리핑에 대비하느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다.
다음날 6시 30분 : 의국장이 와서 환자들 차트와 CT필름을 보면서 설명을 해보라 한다. 1년차는 설명을 했지만, 의국장은 짜증을 내면서 설명을 중단시킨다. 기본기를 제대로 갖추라는 사랑의 꾸짖음이 10여 분간 이어졌다.
기자는 몇 가지 질문을 했다.
-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는지? / 후회할 시간조차 없다.
- 집에는 가는지? /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들러서 일주일치 옷을 가져온다.
이때 신문기사에서 갈굼당한 1년차 신경외과 전공의는 2012년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2017년에는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교수로 임용되었다가 2021년 현재는 분당 재생병원에서 근무중이고, 3년차와 2년차 전공의는 세브란스병원 교수로 근무 중이다. 의국장은 포항에 있는 한 병원의 병원장으로 재직중이다.
6.1. 갈수록 암울해져 가는 수련현실
물론 세브란스병원이고 20년 전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상기한 이야기를 보면 수련의의 저런 일상이 실제로 가능한가 의문이 생길 정도로 신경외과의 업무강도는 어지간히 힘든 과들조차 뛰어넘을 정도로 살인적인 강도를 자랑한다. 2010년대에만 해도 신경외과는 정원을 다 채운 채로 시작하고, 고생은 하지만 전망이 좋은 과였다. 하지만 정원을 넘겨 경쟁을 통해 굳센 심기(?)와 성실성을 인정받은 전공의들만 근무하던 시절에도 수련 포기자가 속출하던 과가 신경외과였다.그런데 저것도 신경외과 전공의들이 정원을 다 채우던 시절의 이야기인 것이다. 2016년 R1 모집부터 신경외과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미달이 계속된다면 레지던트 선발 시 경쟁이 없어 신경외과 수련에 적합하지 않은 의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일을 할 사람 수가 적으면 업무강도도 가중된다. 전망도 나빠졌으며 업무강도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수련포기자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 부족해진 1~2년차 레지던트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3~4년차 레지던트와 펠로우들의 고생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일 큰 문제는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는 레지던트 4년차 의국장인데, '보드시험' 이라고 불리는 전문의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4년차 10월에는 전문의 시험 공부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레지던트 인원미달과 중도 수련포기가 계속된다면, 4년차 말이 되어서도 1~2년차가 할 일들을 떠맡게 되면서, 전문의 시험 공부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전문의를 취득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7. 여담
신경외과는 보통 Neurosurgery를 줄여서 NS라고 부른다.[1] 물론, 의사들이 각 과를 부르는 약칭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는 편이다.[2]신경과의 경우 Neurology의 앞자만 따서 Neuro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신경내과라는 의미로 NM(Neuro-med)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 신경외과는 거의 대부분이 NS라고 부르는 편.
신경외과도 예전에는 척추수술/치료 전문으로 고수익 올리며 잘 나가던 과였다. 봉직 시장에서도 척추수술을 할 줄 아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전문의 중에서도 제일 높은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옛날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대부분의 척추전문병원에서 양심에 따라 진료를 했지만, 일부 과잉진료 병원이 있다는 이유로[4] 심평원에서 신경외과 수술을 일괄적으로 대거 삭감해버렸다. 정말로 수술의 적응증이라서 수술을 하더라도 신경외과 전문의가 수술을 하면 삭감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것은 신경외과가 척추수술로 잘 나가던 과거에 불필요한 수술을 남발했던 것과 관계가 있다. 지금은 병원에서 수술하라고 권해도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정말로 수술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편이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의사가 수술해야 된다고 겁주면 바로 그 병원에서 수술하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안 까면 다른 놈이 깐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였다.
어쨌든 과잉진료로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지급 거부를 하면 될 것을[5] 신경외과에서 하는 많은 척추수술에 대해서 지나친 삭감을 하기 때문에,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자신들을 사기꾼으로 간주한다고 느끼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사기를 치던 일부 의사들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일을 편하게만 처리하려고 대부분의 양심적인 의사와 환자들을 엿을 먹이는 일"이라고 심평원을 비판한다.
설령 삭감을 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완전히 똑같은 내용의 수술을 해도 신경외과 전문의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하는 수술 수가의 30%밖에 받지 못한다. 말 그대로 심평원에 '찍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병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수술에 주력하기도 한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심평원이 간섭하지 않아서 삭감될 일도 없고, 과잉진료를 했다해도 의료사고가 터지지 않는 이상, 문제가 생기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의 보급으로 인해 환자의 진료비 부담도 적어져서 고가의 비급여 수술을 하기도 쉬워졌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방법으로 500~700만 원이면 충분히 할 수술을 첨단 인공 디스크 삽입술이라면서 2,000만 원 받는 식이다. 신경외과 전문의들도 “의사마다 수술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쓰임새가 특정 상태에 국한돼 있고, 장기적으로 효과가 불분명한 수술이 남발되고 있다”며 혀를 찬다. #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련 환경 개선 가능성도 요원한 편이다. 최근에는 PA제도가 확충되면서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이 제도 자체가 워낙에 논란 중이라서...
8. 매체에서 신경외과
과의 특성상 의학드라마에서 비중있게 다뤄지며, 다른 과에 비해 천재 캐릭터의 전공으로 애용된다. 아래는 신경외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목록.[1] 그런데 우연히도 생리식염수를 뜻하는 Normal Saline도 줄여서 NS라고 부른다.[2] 예를 들어 정신과의 경우 옛 이름인 "신경 정신과(Neuro-Psychiatry)"의 약자인 NP로 부르는 경우도 있고 psy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3] 야간에 응급이 많은 데다가 거의 집에도 가지 못하고 엄청난 수의 입원 환자를 돌봐야 하는 신경외과 저년차 전공의들의 경우, 윗년차들이 수술방에 들어가서 상대적으로 오더가 적은 낮시간에는 온갖 장소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만큼 로딩이 살인적이기 때문. 그래서 빡센 수련 생활을 겪은 의사들도 신경외과라고 하면 "고생 한번 더럽게 많이 했군요."라는 반응이 나온다.[4] 적응증도 잘 따지지 않고 수술한다든지, 비수술적 보존적 치료로 좋아질 환자에게도 수술을 권한다든지[5] 물론, 심평원의 존재 목적이 삭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삭감의 정도가 지나친 감이 크다는 점은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