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프랑스의 에밀 졸라가 1871년부터 1893년까지 발간한 총 20권짜리의 이야기.[1] 당대에 상식 이상의 상업적 성공을 거뒀으며, 졸라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 주었다.[2]총서이긴 하지만, 한 작품을 따로 봐도 내용 이해에 별 지장이 없다. 각 권의 내용은 그 자체로 끝나고 스토리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진작 20권 완역이 이뤄졌으나 한국에서는 2021년 기준 20권 중 13권만 정발(★)되었고 번역 주체가 제각각이며, 90년대 정발되었다가 절판되고 재간이 안 된 작품(*)도 있다. 열악한 한국 출판시장에서 이걸 전집으로 낼 수 있는 출판사는 없어보이고, 각개전투하듯 어찌어찌 하나씩 채워나가는 길밖에 없어보인다. 그래도 너무 많아서 전부 번역될 가망이 없는 오노레 드 발자크의 인간극[3]과 달리 이쪽은 절반 넘게 번역이 이뤄진 만큼 언젠가는 모든 작품을 한국어로 읽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20개 작품 중에서도 7권 <목로주점>, 9권 <나나>, 13권 <제르미날>이 보편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작품성도 높게 평가받지만, 사실 작가 생전에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은 2020년까지 국내 번역도 없었고 덜 알려진 19권 <패주>.[4] <제르미날>은 <패주>는 물론 15권 <대지>보다 적게 팔렸다.[5]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기서 덜 팔렸다는 건 어디까지나 총서 기준이다. 당대 프랑스 소설의 90%는 500부쯤 팔아서 인쇄비용이나 건지는 정도였고, 1,500부 팔면 제법 성공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는데, 루공-마카르 총서는 가장 덜 흥한 4권 <플라상의 정복(La Conquête de Plassans)>을 비롯한 <목로주점> 이전 작들도 졸라 생전 최소 3만부 이상은 찍었다.
유명한 작품들인 <목로주점>, <나나>, <제르미날>은 그 자체로 유명하지만 정작 이들이 소속되어 있는 시리즈의 존재는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총서의 일부가 아닌 단일 작품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예를 들어, <제르미날>의 주인공과 <나나>의 주인공은 남매지간이지만, 두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봐도 두 사람이 남매라는 언급이 한 번도 없고 서로 상대의 책에 등장하지도 않기 때문에, 사전지식이 없거나 두 사람의 어머니가 주인공으로서 이들의 유년기가 다뤄지는 전작 <목로주점>을 읽지 않았으면 전혀 관계없는 남들의 이야기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은 현대에도 생명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남아 있지만, 그 당시의 생활양식이나 시대상, 유명한 사건들[6]을 모르면 별로 의미가 없는 작품들도 있기 때문에[7] 완역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다.
국내 출판사 중에선 문학동네가 특히 졸라 번역에 관심이 많다. 세계문학전집으로 <목로주점>, <제르미날>, <돈>, <나나>, <인간 짐승>, <패주>, <대지>까지 7작품을 번역했고, <돈>, <인간 짐승>, <패주>, <대지> 4작품이 국내 초역이다. 세계문학전집과 별도로 졸라의 또 다른 대표작 <테레즈 라캥>도 번역했다.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하지 않은 작품 위주로 졸라 작품 번역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기에,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2. 특징
배경은 프랑스 제2제국 시기에서 프로이센-프랑스 전쟁까지(1852년-1870년)을 그리고 있다. 아델라이드 푸크라는 여성과 그 후손들의 무려 5대에 걸친 이야기를 다루며, 이야기를 통해 프랑스 사회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한 기념비적 시리즈. ‘제2 제정하의 한 가족의 자연적 ·사회적 역사’란 부제가 붙어 있다.루공과 마카르 두 가문 사람들의 일대기를 교차해서 보여주며, 각 소설의 주인공이나 주요 인물들이 다른 작품에 다시 출연하기도 한다. 이들은 남남이 아닌 혈연관계로, 경미한 정신병력이 있는 아델라이드가 정원사인 남편 루공과의 사이에서 낳은 피에르 루공과 그 자손들이 상류층 루공 가문, 남편과 사별한 뒤 게으르고 알코올중독자인 밀렵꾼 정부(情夫) 마카르와 동거하며 낳은 위르쉴 마카르와 앙투안 마카르 및 그 자손들이 하류층 마카르 가문이다. 조상만 같고 후대로 갈수록 먼 친척이 되어 남남이 되어가냐면 그것도 아닌 게, 자손들이 자기들끼리 결혼도 한다(...)
에밀 졸라는 유전학적인 관점에서 가문의 기질이 대물림된다는 전제하에 작중 인물들의 역정을 그려낸다. 아델라이드가 앓고 있는 광기, 마카르의 게으름과 알코올중독은 후손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진다. 예로 들자면 <목로주점>의 주인공인 세탁부 제르베즈 마카르는 주정뱅이 마카르를 아버지로 두어 결국 자신도 술에 빠져 비참하게 죽고[8], 제르베즈의 아들이자 <인간 짐승>의 주인공인 화부 자크는 외할아버지의 폭력성을 물려받아 사이코패스 기질을 보인다. 연작의 마지막 소설 <파스칼 박사>에서는 아예 주인공 파스칼 루공이 자신의 가문 족보, 그러니까 루공-마카르 가문의 유전학적 폭력성 내력을 연구하려고 한다.[9]
안타깝게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작품이 11권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딱 하나밖에 없다.
3. 등장인물
등장인물이 많아 복잡하다보니, 보다보면 저절로 가계도를 그려보게 된다(...) 실제로 각 권 해설에 가계도 그림이 있는 경우가 많다.3.1. 1세대
- 아델라이드 푸크
가문의 시조. 다른 이름은 탕트 디드. 1768년 출생, 1873년 사망(향년 105세). 1,4, 20권에 등장[10] 경미한 정신병의 소유자. 생몰년을 보면 알겠지만 엄청나게 장수하여 고손자들의 탄생까지 보고 갔다.[11] 그녀보다 더 오래 산 자손들보다 일찍 죽은 자손들의 수를 세는 게 더 빠를 정도.
- 루공
아델라이드의 첫 남편. 이름 불명. 정원사이자 농부. 아들 피에르가 태어난 직후 결혼 15개월 만에 일사병으로 사망한다.
- 마카르
아델라이드의 동거남. 아이까지 둘이나 낳았으나 정식으로 결혼 절차를 거치지 않아 둘은 결국 사생아 신분으로 남는다. 게으르고 알코올 중독이다. 국경수비대의 총에 맞아 비참하게 죽는다.
3.2. 2세대
- 피에르 루공
아델라이드와 루공의 아들. 1787년 출생, 1870년 사망(향년 83세). 1,4, 20권에 등장. 펠리시테 퓌에슈와 결혼하여 3남 2녀를 둔다. 교묘하게 사기를 쳐 어머니의 집과 땅을 자기가 차지하고 사생아로 태어난 동생들이 상속을 받지 못하게 공작하며, 노동자들의 시위를 살인적으로 진압하는 악인이다.
- 앙투안 마카르
아델라이드와 마카르의 아들. 1789년 출생, 1873년 사망(향년 84세). 1,4, 20권에 등장. 아버지의 기질을 물려받아 주정뱅이며, 천성 자체가 폭력적이고 악질적. 조제핀 가보당과 결혼하여 1남 2녀를 둔다. 아내가 죽은 뒤 그놈의 성격 때문에 정떨어졌던 자식들은 모조리 그를 버린다. 이부형 피에르에게 유산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한 뒤 공화당원이 되었으나, 공화파에게 희망이 없어지자 피에르를 영웅 만드는 데 일조한다.
- 위르쉴 마카르
아델라이드와 마카르의 딸. 1791년 출생, 1839년 사망(향년 48세). 1권에 등장. 1810년 모자 제조공 무레와 결혼하여 2남 1녀를 둔다. 폐결핵에 걸려 두 오빠에 비해 비교적 일찍 죽었으며 이를 비관한 남편은 1년 뒤 자살하여 아내의 뒤를 따라갔다.
3.3. 3세대
- 외젠 루공
피에르 루공의 장남. 1811년 출생, 몰년 미상. 1, 2, 6, 18, 20권에 등장. 베로니크 뵐랭 도르셰르와 결혼. 자녀는 없다. 6권 <외젠 루공 각하>의 주인공.
- 파스칼 루공
피에르 루공의 차남. 1813년 출생, 1873년 사망(향년 60세). 1, 2, 5, 20권에 등장. 조카 클로틸드 루공과 결혼하여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유복자 아들(1874년 출생) 하나를 두었다. 최종권 <파스칼 박사>의 주인공. 의사로 다른 가족들과 달리 유전적인 결함이 없으며 그래서 단순하고 솔직한 성격.
- 아리스티드 루공→아리스티드 사카르(개명)
피에르 루공의 삼남. 1815년 출생, 몰년 미상. 1, 2, 12, 18, 20권에 등장. 첫 아내 앙젤 시카르도와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두었으며, 후처 르네 베로와의 사이에서는 자식이 없다. 그 외에 강간으로 만들어놓은 사생아가 하나 있다. 2권 <쟁탈전>, 18권 <돈>의 주인공. 형이 권력을 열망한다면 그는 돈을 열망한다. 게다가 성범죄까지 저질러 멀쩡하던 16세 소녀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놓은 악당이다. 그에게 피해를 당할 때 어깨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장애가 남은 탓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던 피해자는 결국 창녀로 전락하고 알코올중독에까지 걸린 채 빈민굴에서 비참하게 죽었다.
- 시도니 루공
피에르 루공의 장녀. 1818년 출생, 몰년 미상. 1, 2, 14, 16, 20권에 등장. 법률사무소 서기라는 남편과 결혼했다가 사별한 후 상세한 것을 알 수 없는 어떤 다른 남자와의 관계에서 딸을 얻었다. 다른 가족들처럼 맹렬한 질투심과 탐욕의 소유자.
- 마르트 루공
피에르 루공의 차녀(막내). 1820년 출생, 1864년 사망(향년 44세). 1, 4권에 등장. 사촌오빠 프랑수아와 결혼, 2남 1녀를 둔다. 4권 <플라상의 정복>의 주인공.
- 프랑수아 무레
위르쉴 마카르의 장남. 1817년 출생, 1864년 사망(향년 47세). 1, 4권에 등장. 사촌 여동생 마르트와 결혼한다. 4권 <플라상의 정복>의 주인공.
- 엘렌 무레
위르쉴 마카르의 딸. 1824년 출생, 몰년 미상. 1, 8, 20권에 등장. 그랑장과 결혼해 딸 하나를 낳았으나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다. 8권 <사랑의 한 페이지>의 주인공.
- 실베르 무레
위르쉴 마카르의 차남. 1834년 출생, 1851년 사망(향년 17세). 1권에 등장.
- 제르베즈 마카르
앙투안 마카르의 차녀. 1828년 출생, 1869년 사망(향년 41세). 1, 3, 7, 13권에 등장. 정부 오귀스트 랑티에와의 사이에서 3남, 남편 쿠포와의 사이에서 1녀를 두어 총 네 자녀의 어머니이다. 7권 <목로주점>의 주인공. 본인뿐 아니라 자식들 넷 모두가 이야기 하나의 주인공 자리를 꿰찬, 게다가 그 작품들이 공교롭게도 가장 걸작들로 평가받는 명작들이라 매우 유명한, 시리즈에서 제일 중요한 인물.
- 장 마카르
앙투안 마카르의 아들. 1831년 출생, 몰년 미상. 1, 15, 19, 20권에 등장. 상세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결혼은 했으며 두 자녀를 두었다. 15권 <대지>의 주인공.
3.4. 4세대
- 막심 루공
아리스티드 루공의 아들. 1840년 출생, 1873년 사망(향년 33세). 1, 2, 18, 20권에 등장. 쥐스틴 에고와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는다.
- 클로틸드 루공,
아리스티드 루공의 딸. 1847년 출생, 몰년 미상. 2, 20권에 등장. 어머니가 죽은 뒤 큰아버지 파스칼의 손에 자라다 결국 34세 연상인 그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낳는다.
- 빅토르 루공
아리스티드 루공의 차남. 1853년 출생, 몰년 미상. 18, 20권에 등장. 형과 누나와 달리 적출자가 아니며, 아리스티드가 로잘리 사바이유라는 소녀를 강간해서 태어난 사생아다. 18권 <돈>의 주역.
- 앙젤리크 루공
시도니 루공의 딸. 1851년 출생, 1869년 사망(향년 18세). 16권 <꿈>의 주인공이며, 이 권에만 등장한다.
- 옥타브 무레
마르트 루공과 프랑수아 무레의 장남. 1840년 출생, 몰년 미상. 이 시리즈에서 가장 개근하는 캐릭터로 1, 4, 5, 10, 11, 12, 14, 20권에 등장해 무려 여덟 권에 얼굴을 비춘다. 11권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주연.
- 세르주 무레
마르트 루공과 프랑수아 무레의 차남. 1841년 출생, 몰년 미상. 1, 4, 5, 20권에 등장. 5권 <무레 신부의 과오>의 주인공.
- 데지레 무레
마르트 루공과 프랑수아 무레의 딸. 1844년 출생, 몰년 미상. 1, 4, 5, 20권에 등장. 부모를 잃고 오빠 세르주의 돌봄을 받으며 자란다. 순진무구한 성격.
- 잔 그랑장
엘렌의 딸. 1842년 출생, 1855년 사망(항년 13세). 8권에만 등장.
- 폴린 크뉘
리자의 딸. 1852년 출생, 몰년 미상. 3, 12, 20권에 등장. 12권 <삶의 기쁨>의 주인공.
- 클로드 랑티에
제르베즈 마카르의 장남. 1842년 출생, 1870년 사망(향년 28세). 1, 3, 7, 12, 14권에 등장. 크리스틴 알그랭과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둔다. 14권 <작품>의 주인공.
- 자크 랑티에
제르베즈 마카르의 차남. 1844년 출생, 1870년 사망(향년 26세). 17권 <인간 짐승>의 주인공이며, 이 권에만 등장한다. 형들과 여동생이 다른 권에도 등장하는 것과 달리 전혀 언급이 없는 이유는, 아버지의 사촌인 대모의 손에서 자랐으며 그가 6살 때 부모가 자크를 플라상에 남겨두고 다른 자녀들만 데리고 파리로 떠났기 때문이다.
- 에티엔 랑티에
제르베즈 마카르의 3남. 1846년 출생, 몰년 미상. 1, 7, 13, 20권에 등장. 13권 <제르미날>의 주인공.
- 안나 쿠포
제르베즈 마카르의 고명딸. 애칭 '나나'. 1852년 출생, 1870년 사망(향년 18세). 세 오빠들과는 이부남매. 7, 9권에 등장.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어떤 친척과의 사이에서 아들 하나를 낳았다. 9권 <나나>의 주인공.
3.5. 5세대
- 샤를 루공
막심 루공의 아들. 1857년 출생, 1873년 사망(항년 16세). 2, 20권에 등장.
- 자크루이 랑티에
클로드 랑티에의 아들. 1860년 출생, 1869년 사망(항년 9세). 14권에만 등장.
- 루이 쿠포
안나 쿠포의 아들. 1867년 출생, 1870년 사망(항년 3세). 애칭 루이제. 9권에만 등장.
4. 시리즈 목록
1. 루공 가의 운명[12] (La Fortune des Rougon)(1871)루공 가와 마카르 가의 기원이 밝혀진다. 1851년 루이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루공 가는 이를 이용하여 프랑스 남부 도시 플라상(Plassans)에서 권력을 장악한다.
2. 쟁탈전 (La Curée)(1872) ★
지만지 판(조성애 역) |
3. 파리의 배 (Le Ventre de Paris)(1873)
앙투안 마카르의 딸, 돼지고기 장수 리자가 등장하는 이야기. 파리의 한복판에 있는 레알(Les Halles) 시장에서 벌어지는 부자와 빈자의 대립을 다룬다.
4. 플라상의 정복 (La Conquête de Plassans)(1874)
위르쉴 마카르의 아들 프랑수아 무레와 피에르 루공의 막내딸 마르트 부부가 등장하는 이야기. 쿠데타 이후 플라상스에서 벌어지는 사회정치적인 암투를 그린다.
5. 무레 신부의 과오 (La Faute de l'abbé Mouret)(1875)
프랑수아 무레와 마르트 루공의 아들인 세르주 무레가 주인공. 세르주는 사제로서 종교적 소명과 여인을 향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6. 외젠 루공 각하 (Son Excellence Eugène Rougon)(1876)
피에르 루공의 또 다른 아들 외젠이 주인공. 거물 정치가가 되어서 정계에서 겪는 부침을 그리고 있다.
7. 목로주점[13] (L'Assommoir)(1877) ★
[14] |
8. 사랑의 한 페이지 (Une Page d'amour)(1878) ★*
9. 나나 (Nana)(1880) ★
'
10. 집구석들[15] (Pot-Bouille)(1882) ★
11.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Au Bonheur des Dames)(1883) ★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버전 |
리커버 합본판 |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백화점이 단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소설.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 등을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된다. 졸라가 처음으로 ‘사회의 진보’라는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며,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소설의 가장 강력한 장치로 활용한 작품이다. 드라마화도 되었는데 드라마판 제목은 '더 파라다이스'.
12. 삶의 기쁨 (La Joie de vivre)(1884)
리자의 딸, 즉 앙투안의 손녀 폴린 크뉘가 고아가 되어 5촌 당숙(아버지의 사촌형제) 집에 맡겨진다. 처음엔 사랑을 받았지만 그녀의 유산을 당숙모와 육촌오빠가 갈취한다. 총서의 전체 흐름에서 가장 벗어났고 다른 시리즈와의 연관성이 가장 희박한 작품. <목로주점> 이후 작들 중에서는 드물게도 미정발 상태.
13. 제르미날 (Germinal)(1885) ★
1993년 마농의 샘의 감독 끌로드 베리가 자국 최대 제작비를 투입해서 쥬라기 공원의 대항마로 마케팅하면서 영화화한 적이 있다.
14. 작품 (L'Œuvre)(1886) ★
15. 대지 (La Terre)(1887) ★
16. 꿈 (Le Rêve)(1888) ★
원시 가톨릭 교회의 신비주의적 색채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시리즈 중에서도 예외적인 작품이다.
17. 인간 짐승[17] (La Bête humaine)(1890) ★
주인공 자크의 살인충동의 묘사로 사이코패스의 심리를 묘사한 몇 안되는 소설중 하나로 꼽히며 치정관계과 이에 얽힌 인간간의 욕망과 분노가 주제이다. 프랑스 영화 거장 장 르누아르가 야수 인간이란 제목으로 영화로 만들었다.
18. 돈 (L'Argent)(1891) ★
19. 패주 (La Débâcle)(1892) ★
20. 파스칼 박사[18] (Le Docteur Pascal)(1893)
피에르 루공의 차남 파스칼이 주인공. 이 작품 시점에서는 늙은 박사로 등장하며, 그는 루공-마카르 가계의 유전병적 기질을 조사한다. 연작 시리즈의 마무리짓는 작품으로서 소설이라기 보다는 다시보기같은 떡밥 회수용 설명서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실질적인 작품 서사의 마지막은 패주. 이 때문에 한국 독자들에겐 정발되기 가장 어려운 작품, 루공-마카르 총서 완역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특이점이라면 주인공 파스칼은 루공과 마카르 두 집안의 공통적인 유전병력 특성인 정신질환이나 폭력성, 술독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지 않는 점이고 그래서 객관적인 추리를 해나갈 수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1] 권수가 20권인데 집필기간이 22년인 걸 보면 알겠지만, 거의 매년 1권씩 꼬박꼬박 냈다.[2] 목로주점의 공전절후 성공을 기점으로 프랑스 파리 근교 메당에 큰 집을 마련했고, 자연주의 문학의 본거지가 되었다. 기 드 모파상이 이곳 모임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작가 인생을 시작했다.[3] 137편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대작. 대하소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엄청난 분량이다. 등장 인물은 무려 2,000명, 등장 지역은 프랑스 전국을 제패(?)했다.[4]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일명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하는 과정을 다룬 소설로, 당시 프랑스에선 시사성이 있어 잘 팔렸지만, 한국에서는 인지도 낮은 먼 나라 과거사에 불과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21년 8월 문학동네에서 국내 초역으로 출간했다. 역자는 열린책들 목로주점 번역을 맡았던 유기환.[5] 에밀 졸라 생전에 가장 많이 인쇄된 작품은 20권중 유일하게 20만부 넘게 찍어낸 <패주>이고 근소한 차이로 <나나>가 2위. <패주>가 <나나>보다 12년이나 늦게 나왔으니,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란 큰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이 얼마나 화제였는지 알 수 있다. 그 뒤로 <목로주점>, <대지>, <제르미날>, <꿈>(16권)이 잇는다. <제르미날>과 <꿈>은 졸라 생전에 거의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이 6개 작품은 졸라 생전에 인쇄부수 10만을 넘겼다.[6] 지금부터 150년 전에 먼 외국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기억하고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기껏해야, 아주아주 유명한 사건이나 수박 겉핥기로 아는 정도다. 이때 조선에서는 아직도 프랑스에서 온 천주교 신부들을 참수하고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병인박해이다.[7] 이 경우 배경지식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매우 상세한 역주가 필요하다.[8] 이건 남편인 쿠퍼의 영향도 컸는데 처음에는 돈도 아끼고 술도 절제하는 등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하며 세탁소도 차리게 되지만 남편이 건설현장에서 굴러 떨어진 후 이에 비관하면서 동시에 기둥서방인 랑티에르의 영향을 받아 쿠퍼가 알콜중독자가 되면서 제르베즈 자신도 술에 빠지게 된다.[9] 다만 이 마지막 권은 지금까지 19권에 나왔던 사람들과 이야기들을 종합정리하는 책으로,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을 회수하기도 바빠서 내용이랄 게 거의 없다. 실질적 완결편은 <패주>.[10] 이하 '등장'이란 언급만 된 경우도 포함한다.[11] 프랑스 역사로 따지면 루이 15세 말년에 태어나 프랑스 제3공화국 수립 초반에 사망한 셈이다. 한국으로 치면 영조 44년에 태어나 강화도 조약 2년 전에 사망한 것이며, 미국으로 치면 독립선언 8년 전에 태어나서 율리시스 그랜트 두번째 임기 때 사망한 셈이다.[12] '루공가의 재산', '루공가의 탄생'이라고도 번역한다.[1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서는 '아소무아르'로 번역되었다.[14] 이 외에도 펭귄, 열린책들, 신원문화사, 동서문화사 판본이 있지만 가장 판매량이 높은 문학동네 판만 업로드했다.[15] 초역 당시 제목은 <살림>이었으나 2021년 10월 제목을 바꾸어 재출간되었다. 출판사와 번역자는 모두 <살림> 시절과 동일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맞춤법 교정 외에는 바뀐 게 없다고. 사실 프랑스어 원제 Pot-Bouille는 '가정에서 끓여먹는 찌개'정도의 뜻으로, 현대 프랑스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사어가 된 단어이다. 한국어에서 딱 떨어지는 뉘앙스의 단어가 없어 제목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역자는 밝히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집구석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16] 제의, 영대, 수단, 장백의 등등[17] 수인(獸人)이라고도 번역된다.[18] '의사 파스칼'이라고도 번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