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스타벅스, 페이스북, 어도비, 오라클 등 온갖 다국적 기업에서 절찬리에 써먹던 편법적 절세 방법. # 1980년대 애플이 더블 아이리시를 창안했고, 여기에 구글이 더치 샌드위치를 추가하여 보완했다. 법인이 아일랜드에 둘, 네덜란드에 하나, 버뮤다나 바하마와 같이 법인세가 없는 국가에 하나, 이렇게 총 네 곳 필요하다.
2. 준비 절차
- 본사의 소재지에 법인 A를 설립한다. (애플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가 본사의 소재지)
- A가 법인 B를 버뮤다나 바하마에 설립하고 법인 N을 네덜란드에 설립한다.
- B와 N이 각각 법인 I1과 I2를 아일랜드에 설립한다.
- I1이 아일랜드 세무 당국에게 자사의 운영을 해외에서 한다고 신고한다.
- I2가 세계 각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애플의 경우, 대한민국에서는 애플코리아 유한회사)
- I1이 A가 가진 지식재산권을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A에게 후불로 구매한다.
- I2가 A의 소재지를 제외한 국가에서 A의 지식재산권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I1에게 후불로 구매한다.
- 세계 각국에 세운 현지 법인이 A의 지식재산권 사용권을 현지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I2에게 후불로 구매한다.
여기서 본사는 주식회사 형태로, 각국 현지 법인은 모두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한다.
새 법인을 설립하는 모든 경우에 상위 법인이 하위 법인에 단독으로 출자하여 하위 법인의 최대주주[1]로서 실질적인 경영권과 소유권을 보유한다.
이렇게 하면 다음과 같은 구조가 탄생한다.
A (본사) | |
B (지분 100%를 A가 보유) in 버뮤다 or 바하마 | N (지분 100%를 A가 보유) in 네덜란드 |
I1 (지분 100%를 B가 보유) in 아일랜드 (그러나 운영은 '해외'로 신고) A의 지식재산권을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사용 가능 (A로부터 사용권 구매) | I2 (지분 100%를 N이 보유) in 아일랜드 A의 지식재산권을 A 소재국 외의 모든 국가에서 사용 가능 (I1으로부터 사용권 구매) |
세계 각국 현지 법인 (지분 100%를 I2가 보유) A의 지식재산권을 각국 현지에서 독점 사용 가능 (I2로부터 사용권 구매) |
3. 자금 유통 절차
- 세계 각국에 세운 현지 법인이 부가가치세 등의 현지 법률에 따라 필수로 지불해야 하는 세금을 낸 후 수익의 전액을 로열티로 지급한다. 그런데 현지 법인의 주주는 I2밖에 없으므로 I2가 모든 수익을 환수한다.
- I2가 수익의 전액을 로열티로 지급한다. 그런데 I2의 주주는 N밖에 없으므로 N이 모든 수익을 환수하며 아일랜드의 세법에서는 기업의 수익 중 배당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만 과세하므로 이 과정에서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2]
- I2가 I1에게 지불해야 하는 A의 지식재산권의 사용권에 대한 사용 비용을 N으로부터 무이자로 융자한 환어음으로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I2에서 바로 I1으로 바로 비용을 지불했을 경우 아일랜드의 세법에 따라 20%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유럽연합 내의 다른 국가의 기업 간 지식재산권의 사용권에 대한 사용 비용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 I2가 N에게 융자한 어음에 대한 원금을 상환한다. 어음을 융자했을 때 이자가 없었으므로 이자는 갚지 않아도 된다.
- N이 I1에게 어음을 회수하고 비용을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I1이 얻은 수익에 대해서 아일랜드 정부에 지불해야 하지만 아일랜드의 세법에서는 국내에서 운영되는 기업에게만 과세하기 때문에 미리 아일랜드 정부에게 자사의 운영을 해외에서 한다고 신고하여 이 과정에서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3]
- I1이 A에게 A의 지식재산권의 사용권에 대한 사용 비용을 지불한다. 애플의 경우, 미국의 세법에 따라 해외로부터 발생한 지식재산권의 사용권에 대한 사용 비용에 대한 세율은 5%이므로 A는 미국 정부에 5%의 세금만 지불한다.
다만 이게 모든 국가의 현지 법인에서 먹히는 것은 아닌 게, 대주주들을 외국인만으로 구성하는 것을 불허하거나, 저작권법이나 관련 규제가 상이해서 해당 국가에서 지적재산권 혹은 합법 상품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아예 1인 주주로 주식회사를 차린 경우 법인격을 부인하고 상호에 주식회사( [주] 같은 접두사 등.)라고 표기하는 것만 허용하고 세무상으로는 개인사업으로 취급하는 국가나, 주주가 일정 인원 미만인 주식회사의 전액배당에 관한 규제가 있는[4] 국가들에 차린 현지 법인을 대상으로는 써먹지 못한다.
일단 규제로 아예 합법적으로 판매나 거래가 안 되는 상품의 경우 회사를 아예 안 세우니 별 의미 없지만 100% 외국 국적자만으로 주주(들)을 구성한 경우에[5] 페이퍼컴퍼니나 조세도피처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지인/해당국 기업과의 합작을 유도하기 위해 법인설립인가가 안 나는 나라는 몇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일부 산업분야(자동차 산업 등)는 기술 흡수 및 현지 기업의 성장과 보호를 위해 외국 기업의 중국 진출 시 필히 현지 기업과 합작하게끔 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은 현지 국적자 아무나 뽑아다 월급 좀 주고 바지사장 앉히면 해결되는데 바지사장마저도 불법인 나라들도 있다. 정확히는 바지사장 개념이 성립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시도 중국이다. 중국은 모든 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는 49%까지만 소유가 가능하며, 중국에 사업장을 내기 위해서는 중국 현지법인의 51%투자를 받아 51:49 합작투자만 가능하다. 33%를 초과한 출자를 하려면 중국 국내 영업 수익금을 외국으로 송금할 시 중국 국영은행의 해외지점만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중국 현지기업과 51:49로 합작해서 설립하고, 33%를 초과하였으니 중국공상은행이나 중국은행과 같은 중국 국영은행의 지점망을 통해서만 해외로 돈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상하이지점에서 우리은행 서울강남지점으로 수익금을 송금하는 것은 불법으로, 중국 국내에서 영업허가가 철회되고 출자 자산은 중국 정부가 환수한다. 중국공상은행 상하이지점에서 중국공상은행 서울지점으로 송금하고, 중국공상은행 서울지점 계좌에 있는 돈을 우리은행 서울강남지점으로 송금해야 한다. 이렇게 해 둠으로써 중국 정부는 수익금을 가져갈 때에도 출국세 10%를 매긴다.
다음으로 1인 혹은 일정 명수 미만의 주주로 설립된 주식회사 같은 경우는 세무적인 면에서는 법인격을 부인하고 개인사업 취급하는 경우에는 법인세를 절세해서 얻는 이득보다 그 엄청난 규모의 회사가 주주 1명의 개인사업 취급받아 받는 소득세 폭탄의 페널티가 더 크므로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매우 극단적인 케이스로 아예 외국인 주주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북한.(일부 자유경제지구 제외. 라선시라든가...)
4. 현황
이 편법적인 절세 전략이 세간에 알려지자 각국의 규제 당국은 충격을 받았으며, 당장 이 전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아일랜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미국 정부는 아일랜드에 '더블 아이리시' 조세 회피가 불가능하도록 한 세법을 개정해 법적 구멍을 메우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아일랜드는 2014년에 세법을 개정하면서 '더블 아이리시'가 불가능하도록 구멍을 틀어막되 기존에 '더블 아이리시'를 요긴하게 써먹고 있던 구글과 애플 등의 기업들에게는 6년의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 다만 아일랜드는 12.5%라는 유럽 내 최저 법인세율은 끝끝내 고수하였다.아일랜드가 세법을 개정하면서 이 전략은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 해당 전략을 가장 교묘하게 써먹어 온 구글은 6년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2020년을 마지막으로 지식재산권 사용 구조를 자신들의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 일원화하겠다고 선언했다. #
2021년 7월 9~10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고정하자는 안건이 합의되었다. # 해당 안건은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든 법인세율을 15% 이상으로 정하기로 하고, 이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국가에서 절세했다고 해도 그 절세한 만큼의 금액을 본국에 납세하도록 강제하자는 내용이다. 2021년 10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를 본다면 2023년쯤에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 아이리시' 전략이 불가능하도록 세법을 개정하는 대신 12.5%의 낮은 법인세율만은 최후의 보루로 지켜냈던 아일랜드는 당연히 반발하고 있다. # 미국 등에서 나타난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이 아닌 아일랜드에 법인을 옮기는 이유는 낮은 법인세 덕분인데 법인세를 고정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아일랜드에 법인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다만 G20 각국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들이 이미 합의를 거쳤고,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최종 합의와 발효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글로벌 최저법인세율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세계 각국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써먹을 수 있는 합법적 조세 회피 카드가 또 한 장 날아갈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G7과의 글로벌 최저법인세율 지정에 합의했다. 미국이 앞장서서 아일랜드를 설득하고, 리오 버라드커 부총리 등 일부 아일랜드 유력 정치인들도 긍정적 검토로 입장을 선회하는 낌새를 내비쳤다. # 만장일치 합의를 위해 총 140개국의 찬성 서명을 받기 시작했는데, 2021년 9월 기준 134개국이 서명했고 아일랜드 등 6개국만이 입장을 유보했다. 추세로 봐서는 합의에 이를 듯하다.
결국 10월 7일 아일랜드 정부가 세율을 12.5%에서 15%로 상향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 이로써 국제사회는 글로벌 최저법인세율 시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 다만 아일랜드는 '최소한 15%'라는 문구에서 '최소한'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합의하였고, 이를 통해 연매출 7억 5천만 유로 미만인 기업들(특히 자국의 중소기업들)에 한해 법인세율 12.5%를 적용하며 15% 이상으로 세율을 더 올리지 않는다는 방침을 보장받았다. #
구글은 2020년부터 해외의 지적재산권을 미국으로 모으며 중단했다. #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거둬 과세한 이익을 미국에 들여올 땐 이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트럼프 행정부의 세법 개정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조치를 하거나 2024년 디지털세가 발효되면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5. 여담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서 고난도 사회 지문(29~33번)의 제재로 등장했다.
6. 관련 문서
[1] 사실상 단독 주주가 된다.[2] 아일랜드를 제외한 한국 및 기타 국가들에서의 법인세법에서는 배당 전 사업소득에 대해 과세하므로 이 과정에서 법인세가 발생한다.[3] 한국의 법인세법에서는 한국 기업의 경우 해외의 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하므로 이 과정에서 법인세가 발생한다.[4] 드물기는 하지만 배당비율 제한이라든지. 1인주주 주식회사를 차려 합법적으로 사기쳐서 빼돌리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주식회사 자본을 주주에게 배당가능한 상한액 혹은 상한비율에 관한 규제가 있는 나라들도 있다. 보통 배당액 상한보다는 "법인격 부인의 법리" 개념을 도입하는 편인데, 가끔 어떠한 경우에도 법인격 부인을 허용하지 않는 대신 1인주주 혹은 일정 인원 미만의 주주를 가진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순수익의 전액배당을 규제하거나, 배당 가능한 상한선을 두는 국가들이 있다.[5] 그러니까 투자금이 100% 외국 자본이고 투자자가 100% 외국인인 경우.[6] 팀 쿡이 창안했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 이것 때문인지 2013년 5월 Apple의 조세회피 의혹에 관해 증언하기 위해 청문회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