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09:30

공중전

1. 개요2. 종류3. 전략전술4. 역사
4.1. 제1차 세계 대전4.2. 제2차 세계 대전4.3. 2차대전 후 ~ 베트남전4.4. 베트남전 후~현대4.5. 21세기 이후
5. 근접공중전의 기초 원리6. 대중매체에서7. 관련 문서

1. 개요

전투기 및 비행체를 이용한 공중에서의 전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넓게 보면 직접적인 전투 외에도, 정찰이나 초계 임무도 이에 해당된다 볼 수 있다.

공중전이라는 단어의 뜻을 풀이하면 말그대로 공중에서 일어나는 전투이기 때문에 새같은 하늘을 나는 것들끼리 싸우면 그것도 공중전으로 볼 수 있다. 들이 까마귀를 사냥하는 장면을 보면 그야말로 2차 대전 전투기들이 붐앤줌으로 적기를 사냥하는 장면이 그대로 나온다. 필요에 따라 선회도 하는데, 이것 또한 까마귀보다 훨씬 고속인 상태에서 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이 문서는 전투기끼리의 싸움을 위주로 설명한다.

2. 종류

3. 전략전술

4. 역사

4.1. 제1차 세계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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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 대전 초기에는 비행기를 실제 전투 목적보다는 정찰 목적으로 운용했기 때문에, 파일럿은 적기를 만나면 손을 흔들거나 때때로 과감한 파일럿들은 적기가 맞고 추락하게끔 밧줄[1]이나 벽돌, 수류탄 등을 던지는 사례도 있었다. 이때는 비행기가 발명된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날기 위해서 비행기는 가벼워야 했다. 그래서 극초기엔 기관총 같은 무거운 물건을 얹일 여유는 없었고, 보통 파일럿이 권총으로 사격을 하는 식으로 견제했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영국군 파일럿이 쓰던 M1911이 남아있는데, 약 20발 가량 들어가는 연장 탄창에 권총 옆에 철제 탄피받이가 달려있는 형태로 운용했다고 한다. 혹은 독일군의 케이스로는 포병용 장총신에 개머리판 달린 루거 P08을 사용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전쟁 후기에 들어서는 비행기에 과적할 수 있는 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권총보다는 더 믿음직한 기관총류가 장착되기 시작했다. 전술적으로는 주로 적기보다 날카롭게 선회를 하여 적의 꼬리를 잡을 수 있는 기동성을 중시하게 되었다. 특히 독일 제국군에서 주로 사용한 포커 삼엽기순간 정지해서 180도 선회능력을 보여주었다! 단, 날개 3장으로 인한 공기저항으로 스피드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조종사의 천재적인 조종술이 결합된다면 상대할 수가 없다. 평균정도 실력을 갖춘 조종사들은 모조리 발라버릴 수 있는 존재로 돌변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만프레트 폰 리히트호펜이 있다.[2]

4.2. 제2차 세계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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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술이 저익단엽기로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선회력보다 속도를 중시하게 되었다.[3] 이른바 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비행을 하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다. 즉, 적에게 사격을 퍼붓고는 다시 고도를 높이거나 상대적으로 더 빠른 속도로 거리를 벌려서 적의 기관총 사거리 밖으로 벗어나는 것. 그리고 다시 기회를 봐가며 공격하는 것으로 이쪽은 언제든 유리한 상황에서 공격하고 불리하면 도망칠 수 있으나 적은 그러지 못한다. 특히 다수 대 다수의 전투라면 범고래떼가 먹이를 공격하듯 하나의 목표물에 대해서 편대기들이 계속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여 격추하는 형태로 적을 유린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2차대전 중후반부터 6.25 전쟁 때까지는 선회력보다는 상승력, 가속력, 최대속도나 최대고도 등을 중시하게 되었다. 일례로 미국의 P-51 머스탱이나 P-47 썬더볼트같은 전투기는 구식 전투기들에 비하여 저속 선회력이 떨어졌다.

2차대전 기간에도 여전히 항공기의 기동성에 크게 의존했던 일본이나 소련같은 경우도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 결과는 더 많은 기체를 투입하고도 더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은 산업기반이 박살나서 기껏 개발한 엔진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양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저 엔진을 사용하는 항공기를 양산할 즈음에는 자원줄이 끊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쿄를 시작으로 도시들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소련은 기술 부족으로 고공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엔진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심지어 미국이 P-47 썬더볼트 몇백대를 보내주고 영국이 스핏파이어를 1000대 이상 보내줬는데도 저 모양. 그나마 일본의 경우에는 태평양 전쟁 초반 한정으로는 제로센의 기체강도를 포기해 얻은 선회능력과 미군의 잘못된 대응 덕분에 미국이 타치위브와 붐앤줌으로 대응하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선전했다. 또 얼마 안 되기는 해도 정상적으로 양산된 신형기체를 운용하는 부대들은 전쟁 후반까지도 그럭저럭 선전했다. 다만 일본군도 육군의 경우 대전 초반부터 Ki-44같은 선회력보단 고속성능에 중점을 둔 항공기를 상당수 운용했고, 이는 대전 후반 선회전과 속도전이 모두 가능한 Ki-84로 이어져 화룡점정을 찍는다. 해군의 경우 N1K-J정도를 제외하면 선회력에 크게 의존한 것이 사실이다. 소련군도 대전 중후반으로 가면 Yak-3이나 La-7같은 고속성능이 좋은 전투기를 운용한다. 물론 영국의 스핏파이어처럼 후기형까지도 선회전 및 수직기동을 전부 다 소화하는 기체도 없는 건 아니지만[4] 이쪽도 갈수록 수직기동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4.3. 2차대전 후 ~ 베트남전

DCS World 시뮬레이션에서 보여주는 MiG-15와 F-86의 도그파이트(WVR)

그러나 미사일과 레이더를 포함한 에비오닉스(Avionics)의 발전으로 인하여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일격이탈의 요지는 불리하다고 판단 될 때 재빨리 적의 기총 사거리 밖으로 도망치는 것인데, 미사일이 등장하면서 이것이 어렵게 된 것. 현재는 기본적으로 에너지 기동개념을 중시하는데, 이는 선회를 하려건 급상승을 하려건 급가속을 하려건 에너지(운동 에너지건, 위치 에너지건)가 필요하다는 개념. 물론 과거에도 개념적으로는 이를 알고 있었으나 베트남 전쟁을 겪은 이후로 이를 수치화하여 전투기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애초에 공중전은 수평/수직으로만 진행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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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에너지 파이팅을 붐앤줌 전술로만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미사일 시대에도 에너지 파이팅이라는 개념이 살아 있을 이유가 없다. 붐앤줌은 에너지를 기습에 이용하는 방법일 뿐 에너지파이팅 자체의 이점은 아니다. 에너지파이팅의 기본 개념은 역학적 에너지를 높게 유지하여 원하는 위치에 빠르게 도달하는 것을 이점으로 삼는다. 기본적으로 항공기는 수평으로 이동하므로 하강, 상승 중에 운좋게 적기가 사거리에 잡히는 특수한 경우를 빼면 공격하려면 같은 고도로 이동하여야 한다. 같은 고도에서 에너지가 높은 쪽이 속도가 빠르고, 속도가 빠른 쪽이 적기에 대한 상대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으므로 추격과 도주 둘 모두에 유리하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5] 특히 2차대전기 같이 선회하여 기총을 정렬해야할 필요가 없는 현대전에서는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추력 대 중량 비가 2를 넘어서서 에너지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현대전에서도 에너지 기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이며 기체가 아무리 빠르게 가속해도 이미 고속인 상태에서 중력 가속도를 넘기는 힘드므로 기체가 발전하더라도 에너지 기동 개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제트기 시대가 도래하고 미사일이 현재와 같은 위치에 오기 전까지(대충 우리가 알기로는 걸프 전쟁 이전까지, 사실 레바논 분쟁 때만 해도 BVR 교전이 일반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여전히 도그파이트로 불리는 근접격투전이 주가 되었다. 특히 훈련이 빡세기로(그리고 실전 경험도 풍부하기로) 유명한 이스라엘 공군의 실력이 발군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미사일 기술이 점점 발달하고 BVR 전투가 일반화된 시점부터는 사실상 훈련 코스나 옛날 항공전을 다룬 게임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메뉴로 전락하고 있다. 물론 상황이 가끔 묘하게 전개되어 적기와 아군기가 완전히 뒤엉킨 상황에서는 전개가 될 가능성은 있다...만 희박하다. 과거처럼 국가간의 대규모 교전이라도 벌어지지 않는 이상은 도그파이트를 보기는 힘들 것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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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미사일 만능주의에 빠진 미군베트남 전쟁에서 크게 고전하게 된다. 미사일의 성능을 과신한 나머지 전투기를 미사일 및 폭탄 운반대로 여겨서 F-4 팬텀에는 원래 기관포가 달리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서 사용된 초기형 열추적 미사일은 원거리에서는 정확도가 매우 낮았고 근거리에서는 발사조차 할 수 없었다. 기관포가 없어 근접 전투가 불가능했던 팬텀은 결국 미그기에게 상당한 고전을 하게 된다.[7] 무지막지한 고생을 한 끝에 견디지 못하고 기수에 기관포를 달게 되는데 이게 E형이다. 사실상 이전 모델인 C, D형도 기체 중앙 파일런에 건포드[8][9]를 설치해서 운용했었다. E형은 아예 기본 옵션으로 되었을 정도. 물론, 옆에서 이걸 지켜보며 비웃었던 미군 전투기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F-8 크루세이더. 물론 F-8 조종사들도 대부분의 격추를 사이드와인더로 기록했지만 기총이 있어서 더 적극적으로 싸울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이 시기의 미군은 단순히 기체에 고정무장이 있네 마네 하는 수준을 넘어, 기체에 무리가 간다고 공중전투기동(ACM) 훈련을 아예 금지하는 멍청한 지침을 내려둔 상태였다. 공중전투기동을 쓸 줄 모르는 파일럿들로 대체 어떻게 근접공중전을 벌인단 말인가? 2차대전과 베트남전에 모두 참전한 로빈 올즈가 이 시기 개탄한 것은 단순히 기총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기체 설계, 교육훈련, 전투 독트린을 모두 포함한 미 항공전력의 총체적인 결함이었다. 결국 베트남전에서 단단히 쓴맛을 본 미 공군은 팬텀의 후계라고 할 수 있는 'Teen 시리즈' 전투기에는 모두 발칸포를 기본 무기로 장비하게 되었고[10], 공군과 해군에 각각 근접격투전 교육을 실시했다. 공군은 레드 플래그라고 부르는 대규모 훈련을 하며, 해군은 공중전 학교 탑건을 설립했다.

4.4. 베트남전 후~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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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미사일의 정확도가 더욱 높아진 90년대의 걸프전부터는 BVR 전투가 명실상부한 공중전의 주역 위치에 올라섰다. 상당수의 공대공 격추가 BVR 전투에서 발생했음은 물론, 도그파이트에서의 격추 역시 상대를 BVR 전투에서 불리한 처지에 몰아넣은 뒤 근접전에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시계외 공대공 무장을 보면, 개량을 거듭한 스패로도 10%의 명중률이 72%로 상승했다. 혹시 베트남전의 실수를 다시 할까 경계하여 레드 플레그나 탑건에서 여전히 근접공중전을 연습하고 있지만, 그 중요성은 훈련에서나 실전에서나 상당히 낮아졌다.

초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정확도가 좋진 못했다. F-15 조종사가 MiG-29를 상대로 암람 두 발, 스패로우 한 발을 쏴서 1발을 명중시킨 사례가 있다. 얼라이드 포스 작전 당시 마이크 사워 대위가 겪었던 상황으로, 처음에 암람 한 발과 스패로우 한 발을 날렸는데 MiG-29가 절묘한 타이밍에 빔 기동[11]을 수행하는 바람에 둘 다 빗나갔고, 게다가 미사일 비행경로 중간에 F-117이 끼어있었다. 결국 대위가 F-117 보고 비키라 한 후 겨우 5.5마일 거리에서 3번째 암람을 날려 격추. 이런 경우는 명중률 33%다. 피닉스 역시 폭격기를 상대로 설계된 물건이라 적 전투기를 놓친 사례가 제법된다. 그리고, 당시 레이더 유도 미사일에 관광당한 전투기들은 AWACS같은 관제수단의 지원이 0에 가까운 상태에서 당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채프나 플레어 등으로 유도가 방해받는 일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상황이고 명중률이 바닥을 치지 않는 이상 한 발 쏴서 격추되지 않으면 도그파이트 거리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한 발 더 쏘는 게 상식적인 일이다. 게다가 꼭 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AIM-9IRIS-T 같은 최신 단거리 미사일들의 사거리가 20km가 넘어 "근접전"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근접공중전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영공이나 공역을 침공했다고 바로 쏴버릴 수 있는 고강도 분쟁이 아닌 경우다. 그게 적기든 민간기든 새든 풍선이든 이상 비행물체가 감지되면 곧바로 방공포나 미사일을 쏴버리는 게 아니라 대기중이던 항공기가 출격해서 뭔지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된다. 설사 적기라 하더라도 바로 공격하는 것은 두 나라간의 분쟁을 야기하는 일이기에 쉽사리 저지를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적기의 꼬리물기에 성공한다면 물러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현대에도 도그파이팅 기술이 필요하며,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는 매일 이러한 꼬리잡기 공중전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스튀르키예의 국경선에서는 매일같이 이걸 하고 있다. 물론 미사일과 기관포는 쓰진 않고 끝없는 꼬리 잡기. 즉 서로 일종의 무력시위를 하는 셈인데 간혹 이러다 서로 박고 추락하기도 한다.[12] 그래도 전쟁도 나지 않고, 둘 다 정부 측에선 별 말도 없는 데다 그리스가 튀르키예의 유럽 연합 가입을 지지 하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한 광경이다.

4.5. 21세기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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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S World 시뮬레이션에서 보여주는 현대 전투기의 1vs1 공중전

21세기의 공중전은 20세기와 또 달라졌다. 새롭게 개발된 신형 단거리 미사일들은 HMD와의 각종 센서의 조합으로 더 이상 데드식스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적을 겨냥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전투기의 지속선회능력보다 순간선회능력이 더 중시되고 있다. 즉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향해 미사일 발사각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미사일을 발사, 적을 격추시킬 수 있게 되었다. TVC, 혹은 처음부터 고받음각을 받아 순간적인 선회력을 높인 기체가 도그파이트에 있어서 유리함을 얻을 수 있으며 F-35의 경우 이러한 패러다임에 맞춰 개발된 기체이다. F-22PAK-FA 역시 TVC와의 조합으로 이러한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13]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미 공군은 F-22와 F-35A에 전부 기관포를 기본탑재시키고 있다. 반대로 미 해군/해병대는 F-35 B/C에 외장형 건포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14]

아군의 방공망 내에서 전투할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양상이 완전히 다른데, 방공통제(MCRC)의 도움을 받을 때 레이더 탐지거리보다 긴 사거리의 미사일로 훨씬 먼 거리에서 전략적으로 교전할 수 있게 된다. 서해 부근의 기지에서 출발한 전투기가 동해상에서 남하하는 적 전투기를 요격할때 여기저기 뒤지고 다니는 것과 처음부터 꼬리를 잡을 수 있는 위치에서 접근하는건 차원이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때 조종사는 말 그대로 관제사의 운전수 및 발사 레버를 당기는 역할만 하게된다.[15] 반면 대략적인 위치만 파악되거나 아예 미지의 적과 조우했을 경우에는 레이더 탐지거리 등 기체의 전자장비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조종사의 기량 및 기체의 성능이 중요시되는 공주전투기동(ACM) 상황으로 들어가게된다. 사실 기체의 성능개량이나 기동훈련은 후자를 위해 하는 거라고 봐도 무방하며 일일이 관제를 받을 수 있는 방공망 내라면 60년대 기체로도 현대 기체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 이때문에 스텔스 기능이 각광받는 것이다. 스텔스 기능이 있다고 레이더탐지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방공망 사이의 음영 영역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

5. 근접공중전의 기초 원리

적기의 뒤를 잡되,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여 적기를 추월하는 오버슛을 방지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이는 적기의 칵핏에서 6시 방향의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고개를 돌려도 시야가 제한적이며, 레이더도 전방만을 탐색한다. 게다가 6시를 잡으면 적의 기총 사격 범위에 들지 않고 본인만 사격할 수 있으며, 과거의 단거리미사일은 적의 후방에서만 배기열을 식별하여 발사할 수 있다. 최근의 전방위 유도 열추적 미사일도 전방에선 약한 열원 때문에 탐지거리가 짧고 플레어 등에 쉽게 기만된다.

적의 후방을 잡으려는 선회전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원서클 전투(One circle fight)와 투서클 전투(Two circle fight)이다. 원서클은 선회 패턴이 기수와 기수가 마주보는 방향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노즈 투 노즈(Nose-to-nose) 상황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로 사격 각에 들지않기 위해, 그리고 상대를 사격각 안에 놓기 위해 최대한 선회원(turn circle)이 작아지도록 가능한 저속으로 선회하며 지속적으로 교차한다. 이러한 비행 궤적이 가위의 모습을 닮아 시저스(Scissors)라고도 한다. 더 작은 선회원을 그려 적을 내 앞에 두게 되면 교차시 무장을 사격할 수 있으며, 따라서 선회반경(Turn radius)이 작은 기체가 유리하다.

투서클은 서로의 후미를 향해 한쪽으로 선회를 지속하는 것이다. 여기서 따온 노즈 투 테일(Nose-to-tail) 상황이라는 이름도 쓰인다. 선회율(Turn rate)이 높은 기체가 유리하므로 선회율 싸움(Rate fight)이라고도 한다. 높은 선회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적 속도인 코너속도(Corner speed)를 유지해야 하며, 피칭 모멘트와 양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플랩 등 고양력 장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다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 선회 반경이 커져 바깥쪽으로 튀어나가며 오버슛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적에 6시를 잡혔다면 기체를 불규칙적으로 흔들어 기총을 회피하는 징킹(Jinking)을 하거나, 적의 미사일 회피를 위해 플레어를 뿌리며 급기동을 하게 된다. 이상적으로 회피기동과 징킹을 수행했다면 속도가 빠져 적이 오버슛하는 상황을 유도할 수도 있다. 적기가 얕은 각도로 오버슛(flight path overshoot)했다면 즉시 기체를 뒤집어 적기를 향해 선회(reversal), 시저스에 들어감으로써 교전을 중립 상태로 끌고 가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3-9라인 오버슛처럼 깊은 각도로 오버슛했다면 바로 공수가 역전돼 무장 발사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선회전 이후에는 기체의 에너지가 소모되어 1대1 BFM 상황이 아닌 이상 후속하는 적 편대기의 고정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조종사들은 무작정 선회전을 하기보단 고도와 속도를 확보하고 사격 후에도 이를 유지하는 에너지 파이팅을 우선시 한다.

이러한 기존의 방식에서 최근 AIM-9XHMD와 같은 기술의 발달로, 엄청난 기동성을 가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기수를 돌린 뒤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조금 변화하였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이 유효한 상황이 아직 많고 미사일의 명중률을 위한 에너지 확보와 선회를 통한 리드 확보가 요구된다.

6. 대중매체에서

전쟁소설에서 공군과 관련된 부분은 글로만 표현되는 소설이란 매체 특성상 거의 쓸 게 없어서 육군이나 해군에 비해 분량 채우기도 힘들고 재미도 별로 없다고 한다. 글로 전투기들이 서로 엉겨붙어 싸우는 속도감과 치열함을 묘사하는 게 엄청나게 어려운 데다가 전쟁 부분 묘사가 진행되면 거의 비슷한 포맷이기 때문에 흥미도가 금방 떨어져서 공군 관련 묘사를 자동적으로 스킵하게 된다고. 그래서 항공 파트에서 교전이 일어나려고 해도 우수한 미사일 등으로 모두 격추시키는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위에 언급된 이유 이외에도 소설가가 공중전 기동법 등에 대해서 몰라 사실적이지 않은 것도 있을 테고 미사일 만능주의의 영향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입체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투라는 특성상 글로 표현되는 소설이 아닌 시각적 매체로 넘어가면 공중전은 갖가지 액션을 표현해 준다. 특히 게임의 경우 에이스 컴뱃 시리즈라거나 H.A.W.X시리즈 같은 플라이트 슈팅 게임에서는 3차원 공간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박진감 넘치는 기동을 해서 미사일을 피하고 쏘고 꼬리를 잡고 떨쳐내는 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미있고 멋진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애니와 영화에서도 선호되는 항목 중 하나로 전투기 관련 영화 중에 도그파이트가 안 들어가는 영화는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공상과학물도 전투기에 집중한 것들은 우주전투가 주로 도그파이트 양상으로 진행된다. 가장 좋은 예가 스타워즈. 이는 게임화된 배틀프론트에서도 충실하게 재현된다. 스타폭스 시리즈도 스타워즈의 패러디 내지는 오마주성이 짙은 작품이니만큼, 올레인지 모드를 사용하는 몇몇 미션에서 도그파이트가 등장한다. 이쪽은 주인공메인 빌런이 모두 개과 동물이라 말장난도 성립한다.

하지만 게임이든 영상물이든 근접 공중전(WVR)인 도그파이트가 주로 나오는데, 현대 전투기가 나올 경우 어쩔 수 없이 현실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현대 전투기는 먼 곳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적을 레이더로 감지하고 긴 사정거리의 미사일로 격추하는 BVR 전투가 주류이기 때문에 영상 매체에서 이렇게 표현하면 박진감이 없기 때문이다.[16] 또한 BVR 전투를 한다고 하더라도 적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의 기동술 및 교리는 일반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이어서 보통의 액션 영화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대 전투기가 기꺼이 적기가 눈으로 보이는 거리까지 접근해서 근접 재래식 공중전을 하거나 터무니없는 공중기동으로 싸우는 경우가 많으며 BVR은 나온다고 해도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17] 잠깐 살짝 표현되고[18] 직후 곧바로 적기와 마주쳐서 근접전으로 넘어간다.

물론 DCS World등의 정통 시뮬레이션에서는 BVR 전투 나름의 긴장감과 재미를 느껴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조작법 및 실전 교리 등의 지식을 요구하므로 상당한 수련을 요구한다.

괴수물이나 외계인 침공물에서도 현대 전투기들이 괴물이나 외계인 등에 굳이 가까이 가서 도그파이트를 걸다가 격추되는 어처구니 없는 내용인 경우가 잦다. 당연히 현대 전투기들은 BVR로 가시거리 밖에서 싸울 수 있는데 처음보는 적을 상대로 근접전을 거는 건 뻘짓일 뿐이고 격추당해도 할 말이 없는 행동인 만큼 비현실적인 전투지만 절대적인 적을 상대로 군대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위의 이유를 제외하고도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미사일로 농락하는 공군은 불필요한 요소이기에 의도적으로 배제되는 부분이 크다. 그나마 이 경우는 핍진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측이 전파 교란을 걸어 미사일 락온이 안 된다는 대사가 나오는 경우가 나오거나 원거리에서 BVR을 시도했으나 손쉽게 막혀버리는 묘사가 많다.[19]

그 밖에도 드래곤 같은 하늘을 나는 생명체들끼리의 싸움이 나오는 것도 일종의 공중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대표적으로 드래곤 길들이기의 클라이막스 부분도 공중전으로 박진감을 선사한다.

7. 관련 문서



[1] 뜬금없겠지만 이때의 항공기는 전부 복엽기였기에 밧줄이 프로펠러에 맞고 추락을 유도하게끔 던지곤 했었다.[2] 정작 리히트호펜 본인은 선회전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격추 기록은 고고도에서 적 후방을 급습하는 방식으로 따냈다. 포커 삼엽기도 선회력보다는 수직 상승률이 좋아서 쓸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베르너 포스 같은 남작의 동료들이 오히려 이런 선회전에 적극적이었다.[3] 사실,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에도 항공 레이스가 열리는 등, 더 빠른 항공기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의외로 헨리 포드가 이 쪽에 상당히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많이 알려진 2차 대전 전투기들 중 슈퍼마린 스핏파이어Bf 109도 이들 경주용 비행기에서 시작된 디자인이다.[4] 덕분에 현재 많은 비행 시뮬레이션 유저들이 멀티 플레이에서 스핏파이어를 선호한다.[5] 속도가 빠른 상대를 오버슛시키면 내가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 물을 수 있는데, 오버슛 할동안 무장을 발사하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을 적 조종사도 없을 뿐더러 속도가 빠른 상태에서 오버슛하면 선회해서 다시 꼬리를 물면 그만이다. 당연히 속도를 가진쪽이 상대적 위치도 결정한다.[6] 아무리 F-22같은 최고 레벨 스텔스기라 해도 강력한 최신 레이더에 수십km 안에서 잡히기 때문에 스텔스기와 스텔스기가 맞붙는 경우가 생겨도 시야로 서로를 확인할 정도로 근접한 전투를 치를 가능성은 적다.[7] 그나마 팬텀과 미그의 교환비는 1:3.67로 팬텀이 우세하기는 하다. 하지만 팬텀은 격추되면 그 고가의 장비를 상실하는건 물론이고 교전장소가 주로 북베트남 상공이다보니 조종사와 WSO(해군의 경우 RIO)가 세트로 위험에 빠지는데 반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그기와 전략적인 상황(방어)을 고려하면 북베트남의 노다지 장사였다.[8] 기관포에 탄약과 전원 공급 장치까지 전부 일체형으로 만들어 나와서 연료 탱크나 폭탄 달듯이 그냥 파일런에 척 갖다 달기만 하면 되는 물건. 쉽게 말해서 마크로스 시리즈에 나오는 VF-1 발키리의 총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전방 기총과 달리 조종석의 HUD와 연계해서 조준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조종사 각자의 눈썰미와 엄청난 연사력으로 커버했다. 뭔 말이냐면 베트남 전쟁 때 2차대전 방식의 기총 조준기를 채용했다는 것이다.[9] 사실 D형에서는 레이다와 연동되어 조준기가 움직이게 된다. 물론, 현대식 전투기들의 HUD에 쓰이는 Piper나 Funnel 시스템 같은 정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2차대전 말기 전투기에 쓰였던 자이로식 보다 정확했다. 그러나 건포드 자체가 Mk. 82 3개 정도 무게가 나가는데다 항공공학적인 측면에서도 항력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10] F-15의 전과를 보면 적기를 기관포로 격추시킨 사례도 제법되며, 미 해군의 F-14도 사이드와인더로 전과를 거뒀다.[11] 적기를 3시 혹은 9시 방향에 놓고 상대 각도를 직각으로 유지하며 비행하여 상대 레이더의 도플러 노치 속에 숨는 기동. 현대 전투기의 FCR은 일반적으로 펄스도플러 레이더이므로 순간적으로 도플러 편이가 0에 가까워져 상대 레이더 상에서 사라지고, 당연히 락온도 풀린다.[12] 튀르키예/그리스 전투기 조종사들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대한민국과 북한보다 더 막장인 상황. 최소한 대한민국과 북한은 서로 휴전선 근처에서 알짱거리다 도망치는 정도이지, 꼬리물기는 안 한다. 뭐 하긴 상대방 영공 넘어갔다간 전투기뿐만 아니라 각종 대공미사일이 날아올 상황이다.[13] F-22는 2017년 업그레이드 이후 완전한 근접전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14] F-35B는 리프트 팬을 비롯한 수직이착륙에 필요한 시스템에 의한 공간 부족, F-35C는 연료 탑재량과 항속거리의 증가를 위해 기관포를 내장하지 않는다. 또한 아무래도 해군에서는 F-35를 공군이나 해병대처럼 공세적 임무와 지상 전력 지원에 쓰기보다는 제공권 장악 등의 임무에 더 많이 쓰다 보니 근접항공지원에 쓰이는 경우가 적어서 기관포의 쓰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차 세계 대전 때나 한국전쟁 때는 미 해군 및 미 해병대의 지상 타격 수단이 함포나 전투기의 기총과 무유도 폭탄밖에 없었고 대공 방어 수단이 대공포밖에 없었던 반면 현대전에는 대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의 발달로 인해 적진까지 닥돌해서 공격하는 방법의 위험성이 높아진 데다 수많은 미사일과 활강유도 폭탄 등 적의 코앞까지 돌진하지 않고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수단이 넘쳐나기 때문에 굳이 군함이나 전투기가 적의 화망에 그렇게 위험하게 돌진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15] 이러한 임무를 위해 특화되어 개발한 전투기를 요격기라고 한다.[16] 단,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박진감 넘치는 연출을 포기하는 대신 보이지 않는 먼 적에게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것으로 스나이퍼를 상대하는 듯한 긴장감 조성을 주로 노려볼 만도 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 이런 식의 공중전을 다룬 영화는 없다시피 하다. 게다가 이러면 입체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투 장면이라는 메리트가 거의 없어진다. 물론 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한 기동과 몸부림을 표현할 수는 있겠지만.[17] 조종사가 명확히 "폭스 쓰리!"라고 외친다.[18] 이 장면은 오류인 게 BVR 능력이 훨씬 뛰어난 F-15K보다 미그기가 먼저 선빵을 날린다.[19] 더욱이 외계인과의 공중전에선 이런 묘사들이 자주 나오는 편인데, 주관적으로도 통하는 게 높은 기술력을 지닌 외계인과 싸우는 상황이면 여태까지 우리가 몰랐거나 상상에 있던 기술들을 선사해 미사일을 거의 고철로 만들거나 레이더 먹통 일으킬 기술을 보유하게 된다면 우리 지구인 측에선 어쩔 수 없이 도그파이트 같은 것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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