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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반적으로 열차와 버스에서 행선지를 안내해 주는 판을 지칭한다. 대부분 아크릴, 에폭시, 포맥스 등의 소재로 만들어진다.
운영 업체의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행선판이 대충 만들어진 경우를 3분요리라고도 불린다.[1]
2. 열차
다양한 행선판 |
장항선 새마을호 행선판 |
2.1. 도입 연혁
객차에 행선판을 장착하여 안내해 주는 것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있었으며 단순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등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아래는 그 중 우리나라의 역사를 서술하고자 한다.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에는 철판에 도색을 입힌 형태이다. 블로그에 올라온 그 시절 행선판 자료
한국 전쟁 이후부터도 이 철판 재질의 행선판은 1990년대까지도 계속 사용되어 왔으며, 과거에는 행선판에 광고를 부착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주로 광고를 한 업체로는 펭귄종합식품 등이 있었다. 1970년대 통일호 알알이 행선판 그러다가 1995년 디자인이 정립되면서 좌측에는 객실 등급을, 우측에는 행선판을 나타내는 형식의 통일된 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이것을 바탕으로 몇 번의 디자인 개정, 글자체 개편 등의 절차를 걸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통일호, 비둘기호의 행선판을 구경할 수가 있었으나[2] 오늘날 2020년 기준으로 공식적으로 남아 있는 행선판은 새마을호 (장항선 용산 ~ 익산 구간 한정), 무궁화호 및 기타 임시 열차 뿐이다. LED 행선기의 도입으로 행선판을 없애는 것이 추세이기 때문이다.
철도청에서 한국철도공사로 바뀔 때에 행선판의 글씨체가 철도청체에서 코레일체로 변경되었다. 또한, 2013년부터 한자가 없어지고 한글과 영어만 사용되도록 바뀌었다. 철판, 아크릴판, 포맥스 재질로 가로 65cm, 세로 19cm로 규격화되었다.[3]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하면 행선판의 방향을 뒤집는 작업을 하는데, 2019년부터 행선판의 방향 화살표를 양방향 화살표로 변경하고 있다. 이유는 종착역에서 행선판 방향 전환 시 승강장 쪽 면이야 상관 없지만 승강장 반대쪽 면에 설치된 행선판의 경우 선로에 들어가서 행선판 방향을 바꿔야 하다 보니 작업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2.2. 행선판 수집
열차의 편수와 등급 및 운행 계통이 바뀔 때마다 행선판 역시 바뀌다 보니 철도 동호인들의 수집 영역 중 하나가 되었다. 전국적으로 행선판들이 암암리에 거래가 되어 있다. 그러나 착각하지 말자. 지금 당장 운행 중인 열차의 행선판을 바로 절취하는 행위는 법적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가 있다. 농담이 아니고, 워낙 행선판이 은근 도난률이 높으며 제일 만만하게 보기 때문이다.그래서 주로 거래되고 있는 것도 더 이상 운행되지 않는 운행 계통의 경우이다. 추가적으로 2018년에 있었던 새마을호 종운 당시 행선판 절취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종착역에서 필사적으로 투입하기도 했다. 이는 보통 행선판을 재활용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당초 행선판은 코레일의 고유 재산이기도 하다.[4]
현역에 가까울수록 수집이 쉽지 않다 보니 요즘 직접 자작해서 만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5] 한 모형 업체에서는 코레일에서 정식라이센스 권한을 얻어서 레플리카 행선판을 제작하여 철도박물관 등지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2.3. 논외
- 행선판은 기본적으로 양면이다. 이는 행선판 방향이 일방향이기 때문이다. 가끔 어처구니 없는 주장으로 객차 양 측면에 다른 방향으로 행선판이 설치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행선판이 양면이기 때문에 발생되는 착각인 것이다.[6]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행선판을 뒤집어 끼우는 것도 귀찮아진 것인지 테이프 같은 것을 이용하여 ↔ 형태로 땜질을 해 놓은 행선판도 보이고 있다.
- 사실 1994년에 제정된 한국철도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행선판은 포맥스도 아크릴판 재질은 다 규정 위반이다. 그 이전에는 페놀 수지에 페인트 도장 인쇄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 해당 재질의 행선판을 제작하는 것이 환경 오염 등의 문제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그냥 닥치고 포맥스 제질로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그 덕분에 재질의 차이가 매우 심한데, 전자의 경우에는 플라스틱 판에 인쇄한 모습이라면 후자는 플라스틱 판에 시트지로 인쇄한 듯한 인상을 가진다.
- 간혹 행선기를 행선판이라고 쓰는 경우가 있는데 엄밀하게는 잘못된 표현이다. 행선판은 '행선지 (목적지) 표시판'의 줄임말인데, 행선판의 '판'은 판자나 널빤지(板)를 뜻하는 한자이기 때문이다. 판자 형태가 아닌 롤지 필름식이나 LED 방식[7]은 기계 형태이기 때문에 기계를 뜻하는 '기(機)'나 '기(器)'를 붙이는 게 옳다. 현업에서는 오래 전부터 판자 형식의 행선판, 롤지 필름식 행선기, LED 행선기 상관 없이 행선찰(行先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명찰에 사용하는 그 찰(札)이 맞다.)
- 2001년 한국철도 여객안내표지규정에는 열차방향표라는 이름으로 규격이 표기되어 있다.
3. 버스
진천군 농어촌버스의 예시 |
보통 아크릴판으로 만들어져 버스의 전면과 후면에 설치되어 있다. 내부에는 야간에도 보일 수 있도록 형광등이 설치되어 있다.
도심의 경우 노선이 고정되다시피 하니 행선판은 해당 버스를 처음 타는 이들 말고는 좀처럼 눈여겨 보지 않지만 중소도시의 시내버스나 농어촌버스는 노선 불문하고 열악한 지방 재정 특성 상 인가된 버스 대수가 적으니 버스 돌려 막기가 상당하기에 노선 번호가 고정되어 있는 경우도 없고, 행선판을 눈여겨 보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가 버리니 눈여겨 봐야 한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지금도 보이지만 아무리 차 돌려 막기가 심한 지역이라도 요즘 어지간한 도시버스는 노선 번호가 잡혀 있고, LED 전광판으로 대체하는 추세이다.
일본이나 영국의 버스들은 철도 차량처럼 행선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는 철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일본의 경우 한 버스가 여러 노선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잦아, 롤지를 작동시켜 노선의 상태를 보여 준다. 현재는 대다수의 버스들이 LED 전광판을 사용하지만 롤지를 사용하는 버스도 제법 많이 남아 있다.
4. 관련 문서
[1] 어원은 레토르트 식품으로 오뚜기 3분요리에서 기인했다.[2] 통일호가 2004년 3월을 끝으로 없어졌음에도 통일호 행선판 자체는 통근열차가 다니는 노선에서 2008년경까지 쓰였다.[3] 다만 0.5 cm 전후의 오차가 있는 경우가 많다.[4] 새마을호 퇴역식이 끝나고 그 행선판은 다음 날부터 운행되는 새마을호의 탈을 쓴 무궁화호 객차에 쓰였다.[5] 행선판 형태를 인쇄한 다음 하드보드지나 우드락 같은 곳에 붙이면 훌륭한 행선판 모형이 완성된다.[6] 현재 다니는 열차 중에서는 '#1943 (부전→순천)'과 '#1975 (순천→광주송정)'을 서로 같은 차로, '#1972 (광주송정→순천)'와 '#1944 (순천→부전)'를 서로 같은 차로 운행하다 보니 간혹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순천역에 가면 급하게 직원이 달려가서 행선판을 갈아 끼우는 풍경을 볼 수 있다.[7] 이 경우는 전광판으로 불리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