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lcolor=#b59162><colbgcolor=#663333> 이올코스 국왕 펠리아스 Πελίας | Pelias | |
| 부모 | 포세이돈 (아버지) 티로 (어머니) |
| 형제 | 친형제 넬레우스 (쌍둥이 형제) 이부형제 아이손 아미타온 페레스 2명의 이부형제[1] |
| 배우자 | 아낙시비아 (정실) |
| 자식 | 슬하 1남 4녀 아카스토스 알케스티스 페이시디케 펠로페이아 히포토에 |
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테살리아의 지역 중 하나인 이올코스의 왕.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살모네의 공주 튀로 사이에서 태어났고 넬레우스라는 쌍둥이 형제를 뒀다.2. 가족관계
어머니 티로는 살모네의 왕 살모네우스와 알키디케의 딸로, 헤시오도스의 《여인들 목록》 단편 30MW 24 ~ 28행에서는 교만한 아버지 살모네우스를 비난했고 인간이 신들과 대등해지는 걸 용인하지 않았다. 덕분에 아버지와 다르게 신들의 축복을 받아 살아남았고, 삼촌 크레테우스가 티로를 반가이 맞아 길러줬다.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에서 티로를 '여인들의 여왕'이라 칭했고, 헤시오도스도 그녀를 '황금의 아프로디테와도 같은 머리를 곱게 땋은 튀로[2]'라고 묘사할 정도의 미녀다. 《여인들 목록》 단편 30MW에서는 티로가 사랑스런 청춘에 이르자, 포세이돈은 어떤 부드러운 여인보다 용모가 더 빼어났던 그녀에게 반해 동침했다고 묘사되었다.아내는 멜람푸스의 동생 비아스와 티륀스의 공주 뤼십페[3]의 딸 아낙시비아[4]이며, 그녀와의 슬하에 1남 4녀를 두었다. 자식들은 아르고호 원정에 참가한 아들이자 후임 아카스토스, 페넬로페, 안드로마케와 더불어 그리스 신화 사상 최고의 현모양처로 불리는 딸 알케스티스가 유명하다. 그 외로 펠로페이아[5], 페이시디케, 히포토에[6]라는 세 딸들도 두었으며 펠리아스의 딸들을 '펠리아데스(Peliades)'라고 지칭한다.
티로가 크레테우스와 결혼해서 낳은 아이손, 아미타온, 페레스와는 이부형제다. 펠리아스가 아이손의 동생이라는 전승도 있지만, 티로가 펠리아스와 넬레우스를 낳은 후 크레테우스와 결혼했다는 전승에서는 아이손이 펠리아스의 이부동생이 된다.[7] 따라서 아이손의 아들 이아손, 아미타온의 아들 멜람푸스와 비아스, 페레스의 아들 아드메토스는 펠리아스의 조카가 된다.
히기누스의 《파불라》에 의하면 티로가 시시포스와 결혼해서 낳은 2명의 이부형제도 있는데, 이들은 어머니에게 살해당했다.[8] 전문은 여기서 볼 수 있다.
3. 생애
그녀는 지상을 흐르는 강들 가운데 월등히 아름다운 강인
신과 같은 에니페우스에게 반해
에니페우스의 아름다운 강물이 흐르는 곳으로 나가곤 했소.
그런데 대지를 떠받치고 대지를 흔드는 신이 그의 모습을 하고는
깊이 소용돌이치는 강의 어귀에서 그녀 곁에 누웠소.
그러자 자줏빛 너울이 내리 덮칠 듯이 산처럼 둘러서서
신과 필멸의 여인을 가려주었소. 그리고 신은
소녀의 허리띠를 풀고 그녀 위에 잠을 쏟아 부었소.
신은 애정의 행위를 마치고 나서
그녀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소.
'여인이여! 그대는 우리의 사랑을 기뻐하라. 한 해가 지나면
그대는 빼어난 아이들을 낳게 되리라. 불사신들의 포옹은
결코 헛되지 않는 법이다. 그러면 그대는 애들을 잘 기르고
보살펴주도록 하라. 그러나 지금은 집에 가서 참고 말하지 마라.
나는 대지를 흔드는 신 포세이돈이다.'
이렇게 말하고 신은 물결치는 바다 밑으로 들어갔소.
한편 튀로는 펠리아스와 넬레우스를 잉태하고 낳으니
이들은 둘 다 위대한 제우스의 강력한 시종이 되었소.
펠리아스는 넓은 무도장이 있는 이올코스에 살면서 수많은
양 떼의 주인이 되었고, 다른 사람은 모래가 많은 필로스에서 살았소.
여인들의 여왕인 튀로는 크레테우스에게도 다른 아들들을 낳아주었는데,
아이손과 페레스와 전차를 타고 싸우는 아뮈타온이 곧 그들이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11권 238 - 259행 (천병희 역)
펠리아스의 어머니 튀로는 살모네우스와 알키디케의 딸로 강의 신 에니페우스를 사랑했는데, 어느 날 포세이돈이 에니페우스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튀로와 동침했다. 비블리오테케 1권 9장 8에서는 티로가 과거에 살모네우스의 동생 크레테우스에게 양육되었다고 한다. 여기서도 에니페우스를 사랑했으나 에니페우스로 변신한 포세이돈과 동침한 행적은 오디세이아와 같으나, 쌍둥이 아들을 낳았고 곧 내다 버렸다. 이 아이들은 버려져 있을 때 말 먹이는 목자들을 따라 지나가던 한 암말이 발굽으로 한 아이의 얼굴을 차서 멍들게 했다. 이후 쌍둥이들은 말먹이꾼의 손에서 자랐는데 아이들 중 한 아이의 얼굴에 말발굽이 새겨져 그 아이를 펠리아스라고 부르고[9] 다른 아이는 넬레우스라 불렀다.신과 같은 에니페우스에게 반해
에니페우스의 아름다운 강물이 흐르는 곳으로 나가곤 했소.
그런데 대지를 떠받치고 대지를 흔드는 신이 그의 모습을 하고는
깊이 소용돌이치는 강의 어귀에서 그녀 곁에 누웠소.
그러자 자줏빛 너울이 내리 덮칠 듯이 산처럼 둘러서서
신과 필멸의 여인을 가려주었소. 그리고 신은
소녀의 허리띠를 풀고 그녀 위에 잠을 쏟아 부었소.
신은 애정의 행위를 마치고 나서
그녀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소.
'여인이여! 그대는 우리의 사랑을 기뻐하라. 한 해가 지나면
그대는 빼어난 아이들을 낳게 되리라. 불사신들의 포옹은
결코 헛되지 않는 법이다. 그러면 그대는 애들을 잘 기르고
보살펴주도록 하라. 그러나 지금은 집에 가서 참고 말하지 마라.
나는 대지를 흔드는 신 포세이돈이다.'
이렇게 말하고 신은 물결치는 바다 밑으로 들어갔소.
한편 튀로는 펠리아스와 넬레우스를 잉태하고 낳으니
이들은 둘 다 위대한 제우스의 강력한 시종이 되었소.
펠리아스는 넓은 무도장이 있는 이올코스에 살면서 수많은
양 떼의 주인이 되었고, 다른 사람은 모래가 많은 필로스에서 살았소.
여인들의 여왕인 튀로는 크레테우스에게도 다른 아들들을 낳아주었는데,
아이손과 페레스와 전차를 타고 싸우는 아뮈타온이 곧 그들이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11권 238 - 259행 (천병희 역)
두 아이는 자라서 자신들의 친모 튀로를 박대한 튀로의 계모 시데로를 죽였다.[10] 이때 시데로는 헤라의 신전으로 도망쳤는데, 펠리아스는 신전의 제단에서 시데로를 죽였고 줄곧 헤라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 덕분에 헤라는 이 건으로 펠리아스에게 분노했다.[11][12]
장성한 쌍둥이, 넬레우스와 펠리아스는 고향 테살리아의 주도권을 놓고 서로 다투게 되는데 넬레우스는 펠리아스에게 쫓겨났고, 메세네로 가서 아파레우스한테 해안가 땅을 바닷가 땅이라는 기반을 나눠 받아, 퓔로스의 왕이었던 필라스를 이기고 그 나라를 정복했다. 한편 형제를 쫓아내는 데 성공한 펠리아스는 테살리아 주변에 거주하면서 비아스의 딸 아낙시비아와 결혼했다.[13]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인 아카스토스와 딸들인 페이시디케, 펠로페이아, 힙포토에, 알케스티스[14]가 태어났다.
펠리아스는 이올코스의 왕권을 차지하고 페레스[15]와 넬레우스를 축출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다른 형제이자 왕위 계승권으로 보면 오히려 적통이어서 자신보다 후계 서열이 우위에 있었던[16] 아이손을 왕실에서 쫓아내 버리고 동굴에 가두었다.[17] 아이손은 동굴에서 알키메데[18]와 결혼하여 훗날 아르고호 원정을 하는 이아손을 비롯한 여러 아이를 낳았고 이중 이아손은 켄타우로스 현자로 유명한 영웅들의 스승 케이론에게 보내어 양육시켰다.
이때 펠리아스는 한쪽에만 샌들을 신은 자가 왕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
수년이 흐른 뒤 펠리아스가 포세이돈을 위한 제전을 여는데 이때 이아손은 급하게 오느라고 강물에 샌들 한짝을 잃어버리고 이올코스에 당도한다.[19] 이를 본 펠리아스는 이아손이 자신의 왕위를 찬탈할 것이 두려워 이아손에게 자신의 왕위를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데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찾아오라고 요구하라고 대답한다. 이에 펠리아스는 이아손에게 황금 양털를 찾아오라고 명령한다.[20]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얻기 위한 아르고호 원정대라는 그리스 신화 영웅 드림팀을 만들어 그들과 함께 떠난 뒤, 펠리아스는 이들의 원정이 실패했다는 거짓말로 이아손의 아버지인 아이손을 죽이는 등 남은 이아손의 가족들을 핍박하는 인성질을 선보인다.[21] 이아손의 어머니 알키메데도 펠리아스를 저주하면서 자살했다는 전승도 있다. 이아손이 메데이아와 함께 원정에 성공해서 돌아왔고 그 증거로 콜키스의 황금 양털까지 챙겨서 돌아왔지만, 펠리아스는 그걸 보고도 무슨 배짱인지는 모르겠으나 고집스레 왕위를 내놓기를 매번 거절한다.[22]
펠리아스가 좀처럼 물러나지 않자, 이아손의 아내이자 펠리아스에게 있어서 조카며느리였던 메데이아는 한 가지 계략을 짜낸다. 먼저 메데이아는 펠리아스의 두 딸들인 펠로페이아와 페이시디케를 이용하여 펠리아스를 죽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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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들에게 살해당하는 펠리아스(The Murder of Pelias by his daughters), 조르주 모로 드 투르(Georges Moreau de Tours), 1878 |
4. 사후
펠리아스가 메데이아의 계략에 의해 사망함으로써 이아손은 아내의 도움으로 가족의 원수를 갚는 데 성공했다. 허나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민심을 이아손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내어 펠리아스를 폐위시키는 식으로 왕위를 쟁취한 것이 아니라 딸들을 속여 팽형으로 삶아죽이는 필요 이상으로 잔혹한 방법으로 복수한 탓에,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가져온 업적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펠리아스가 약속한 왕위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이올코스의 백성과 원로원 정치인들에게서 반발만 샀다. 펠리아스의 아들인 아카스토스가 이를 명분 삼아 두 사람에게 반격을 가해 이아손과 메데이아를 추방하고 이올코스의 왕위를 물려받았다. 이아손과 메데이아도 나빠진 민심을 감당하긴 힘들어서 코린토스로 튀어버린다. 사후 즉위한 아카스토스는 여동생들인 펠로페이아와 페이시디케의 공주 직위를 박탈하고 추방시킨 후 펠리아스를 추모하는 사냥 대회를 개최했다.[26]코린토스로 튄 조카 이아손의 경우 온갖 악행을 도맡으면서 자신을 뒷바라지하던 메데이아를 버리고 바람났다가[27] 철저히 몰락하게 되고, 펠리아스를 죽게 만든 메데이아도 이아손의 사랑을 잃고 자기와 이아손 사이의 자식들을 죽이는 비속 살해를 저지른 후 다른 곳으로 튄다. 그런데 정작 조카 이아손은 그처럼 비참하게 죽었는데 조카며느리 메데이아는 나중에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딸 마카리아의 선처에 의해 낙원인 엘리시온에 가는 등 잘 먹고 잘 산다.
한편 펠리아스의 왕위를 정식으로 물려받은 아들 아카스토스는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 참여했다가 프티아의 에우뤼티온을 죽이고 프티아에서 쫓겨난 펠레우스를 받아들여 정화해 준다.
그런데 아카스토스의 아내 아스튀다메이아[28]가 펠레우스에게 반하여 그를 유혹했지만 거절당하자, 복수를 하기 위해 펠레우스의 아내인 안티고네[29]에게 전령을 보내어 자신과 아카스토스의 딸 스테로페와 펠레우스가 결혼했다는 거짓을 전한다. 이 소식을 들은 안티고네는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한다. 또한 아카스토스에게 펠레우스가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모함한다.
아내의 모함에 그대로 속은 아카스토스는 자신이 정화해 준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아서 펠레우스를 사냥터로 데려가 죽일 음모를 세운다. 그는 펠레우스의 칼을 몰래 숨겨두고 그가 잠든 사이에 혼자 내버려 두고 와서 펠레우스가 켄타우로스에게 죽게 내버려 두지만 켄타우로스 현자이자 리더인 케이론이 펠레우스를 바로 알아보고 "앞으로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결혼하여 큰 인물의 아버지가 될 자이니 이번만은 살려달라."고 다른 켄타우로스들을 진정시키고 목숨을 살려준다.[30] 이 때문에 나중에 펠레우스는 이아손과 함께 이올코스에 쳐들어와서 아카스토스와 아스튀다메이아 부부를 죽여 복수를 이룬 뒤 도시를 약탈한다.
이올코스의 왕위는 이아손 혹은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아들 중 생존자인 테살로스가 물려받았다. 결국 젊은 시절 헤라의 신전을 더럽히고 형과 형수, 조카를 괴롭히고 왕위 찬탈한 대가를 아버지와 두 딸들, 아들이 동시에 치르게 되었으며, 펠리아스의 가정도 잔인하게 파탄나고 말았다. 형을 잔인하게 몰아내고 도둑질하다시피 차지한 왕위는 정당한 왕위 계승자에게 되돌아간 셈. 한쪽 샌들을 신은 자가 왕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아폴론의 예언도 이렇게 또 다시 이루어졌다.
5. 매체에서의 모습
5.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에서 등장한다. 행적은 원전과 동일하지만 여기서는 아이손의 동생으로 나온다. 원전에서는 아이손을 동굴에 가두지만 본작에서는 아이손과 형수 알키메데, 조카 이아손을 쫓아낸 수준에서 그쳤다.[31] 최후도 각색이 되었는데 딸들이 아버지도 젊어질 수 있다며 솥에 들어가라고 권하자 이를 믿지 않았고 결국 딸들이 후라이팬(?)으로 머리를 쳐 기절시키고(...) 원전처럼 토막 내진 않고 그대로 솥에 넣는다. 이후 딸들이 솥을 열자 기겁하는데 직접 장면으론 나오진 않았지만 눈을 허옇게 뜬 채로 죽었다는 식으로 각색되었다. 그러나 신판에서는 끓는 물에 삶아진 채로 죽은 시체를 그대로 보여준다.[32]5.2.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펠리아스와 넬레우스 |
5.3.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18권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다. 외모는 배트맨의 빌런 투페이스처럼 왼쪽 얼굴에 흉터가 있는 험악한 인상으로 묘사되었다. 성격은 '복수심이 강하고 잔인함', '교활하고 탐욕스러움', 능력은 '남을 잘 속이고 술수를 잘 부림', 특기는 '거짓말, 약속 미루기', 한마디는 "이올코스의 왕은 나야, 나!"로 소개됐다. 캐릭터 소개에 붙은 해시태그는 #포세이돈의 신탁 #지키지 않을 약속 #쫓아내기 대왕 #나중에 말이야! #앗, 이건 나의 술수 #거짓말 천국.
어머니 튀로를 학대한 시데로를 헤라 신전에서 죽인 일로 헤라의 저주를 받고, 이부 동생 아이손을 내쫒고 이올코스 왕좌를 차지한다. 이아손을 처리하기 위해 황금 양털을 가져오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아손이 이를 달성했는데도 왕위를 내주지 않는다. 원전대로 메데이아에게 낚여서 자신을 회춘시키려 한 딸들에게 죽지만, 수위 문제로 시체는 나오지 않는다.
아들 아카스토스도 아르고 호 원정대에 참여하나 며느리 아스튀다메이아가 펠레우스를 성폭력 무고한 사건으로 인해 한때 동료였던 펠레우스에게 복수당해 죽는다. 이 작품에선 그나마 포세이돈이 아들을 버린 것을 후회하며 펠리아스를 도우려 한게 묘사되긴 했다.
6. 기타
- 엄청난 자식바보로 유명한 포세이돈이 가장 무관심하게 대한 자식이다. 펠리아스는 딱히 반신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거나 자식 사랑이 이복 형제인 프테렐라오스[35]와 에우몰포스처럼 지극한 포세이돈에게 축복과 가호를 받았다는 일화도 없다. 정치 싸움에서 자신이 추방한 쌍둥이 넬레우스는 헤라클레스에 의해 퓔로스 침공을 당한 당시[36]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아레스가 가담한 것과 정반대. 심지어 포세이돈은 넬레우스의 아들이자 손자인 페리클리메노스에게 수많은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기술도 가르쳐준 만큼[37] 펠리아스보다 넬레우스를 더 아낀 게 확실하다. 아들 펠리아스가 메데이아의 계략에 의해 끓는 물 속에 팽형을 당해 끔찍하게 죽었음에도 딱히 이아손과 메데이아에게 복수하려고 달려들지 않았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이 일에 개입하지 않고 그냥 방관하기만 하였다. 먼 훗날 오디세이아에서 폴리페모스를 실명시킨 오디세우스를 고통스럽게 죽이려고 난리치고, 내연녀 에우리테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할리로티오스가 조카이자 전쟁의 신 아레스의 딸 알키페를 겁탈하려다가 격분한 아레스에게 살해당하자 아레스를 망나니라고 비난하며 아레이오스 파고스 언덕에서 재판까지 벌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마 펠리아스가 일전에 아이손과 알키메데, 조카를 몰아내서 왕위를 도둑질하고 쌍둥이 동생까지 추방시킨 패륜아에다 친남매이자 앙숙인 헤라의 신전에서 신성모독을 저지른 적이 있는 데다가, 포세이돈 자신도 사돈 남말할 처지[38]는 아닌지라 어쩔 수 없이 묵인했거나 메데이아가 헤라와 헬리오스의 가호를 받은 강력한 반신 마법사라는 특이 케이스라서 그런 듯하다. 게다가 포세이돈은 셀 수 없이 많은 애인이나 강간 피해자, 사생아 자식을 일일이 다 아껴주지 않고 편애가 심한 막장 아버지라서 펠리아스를 그렇게 아끼지 않는 모습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펠리아스가 먼저 넬레우스를 쫓아내 포세이돈이 정 털릴 짓을 했기 때문에 펠리아스를 신경쓰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 조카 며느리인 메데이아의 삼촌인 페르세스와는 행적이 비슷한데, 둘 다 형제를 몰아내고 쿠데타로 공식적인 왕이 되었으나 펠리아스의 죄질이 매우 더 크다.
-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입장에서는 아버지 아이손과 어머니 알키메데를 왕위에서 멋대로 쫓아내고 핍박한 최악의 패륜아이자 도둑놈, 불구대천의 원수에 불과했지만 적어도 이올코스 백성에게는 선정을 베풀어 존경받는 유능한 왕이자 아내와 자식들에게는 애정을 쏟는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였던 모양이다. 당장 백성들은 펠리아스의 죽음 소식을 듣고 메데이아가 저지른 극단적이고 잔혹한 범죄 수법에 분노한 나머지 정통 왕위 계승자인 이아손과 메데이아를 국왕과 왕비로 인정하지 않고 추방시킨 뒤 펠리아스의 아들 아카스토스를 왕위에 앉혔다. 아버지의 교활한 성격을 전혀 안 닮고 신화 최고의 현모양처 중 하나였던 딸 알케스티스를 애처가인 페라이의 왕 아드메토스와 기꺼이 결혼시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줬다. 다른 두 딸들인 펠로페이아와 페이시디케가 메데이아의 치밀한 계략에 넘어가 아버지를 토막치고 가짜 마법약을 부은 끓는 물이 담긴 솥에 넣은 것도 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회춘시켜 수명을 연장해주기 위해서였다.[39] 나중에 메데이아를 버리고 글라우케와 바람난 이아손과 달리 아내인 아낙시비아를 냅두고 불륜을 저질렀거나 정부를 들였다는 전승조차 없다. 물론, 자식들과 백성에게 좋은 아버지이자 명군이라고 해서 정통성이 강력한 아이손과 알키메데, 정통성 1위인 왕위 계승자인 조카를 쫓아낸 죄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의 가호도 못 받고 자신과 아들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으며, 왕위도 조카와 종손자에게 돌아갔다.
[1] 시시포스와 티로의 아들들.[2] 출처 - 헤시오도스의 《여인들 목록》 단편 30MW 24 ~ 25행. 천병희 역.[3] 또는 이피아낫사[4] 그런데 이부동생 아뮈타온은 멜람푸스와 비아스의 아버지이므로, 펠리아스는 자신이 내쫒은 동생의 손녀와 결혼한 셈이다. 아뮈타온과 비아스 부자가 결혼을 일찍 했거나, 펠리아스가 결혼을 늦게 한 듯.[5] 튀에스테스의 딸이자 아트레우스의 조카 겸 후처인 펠로페이아와 동명이인. 암피온과 니오베의 딸들 중에서도 동명이인이 있다.[6] 페르세우스의 손녀이자 타피오스(혹은 프테렐라오스)의 어머니인 히포토에와는 동명이인.[7]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에서는 전자를,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후자를 채택했다.[8] 티로가 왜 자신의 아들들을 죽였냐면, 티로와 시시포스의 아들이 티로의 아버지인 살모네우스를 죽일 것이라는 신탁이 있어서였다. 애초에 시시포스도 그걸 알고 일부러 티로와 결혼했다.[9] 천병희가 번역한 비블리오테케의 정발본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68P에서 pelios의 뜻은 '멍든'이라고 설명한다. 펠리아스(Pelias)의 어원도 '말발굽에 채인 자'이다.[10] 이와 비슷한 사례로 제우스와 안티오페의 쌍둥이 아들들인 암피온과 제토스가 자신들의 친모를 학대한 디르케를 죽인 에피소드가 있다.[11] 펠리아스의 행각이 헤라에게 있어서 모욕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예시로 아테나가 자기 신전에서 놀아나는 (혹은 메두사를 강간하는 꼴을 보인) 포세이돈과 메두사의 건 때문에 화나서 메두사에게 저주를 걸어버린 사례가 있다. 그런데 포세이돈이 저주를 피해 간 건 포세이돈은 같은 올림포스 12신에 삼촌뻘이어서 아테나가 함부로 저주를 걸 수 없는 대상이긴 했다.[12]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18권에서는 시데로가 감히 헤라 님의 신전에서 날 죽이려는 거냐고 묻자 "내 어머니가 당신의 핍박이 두려워 갓 낳은 나를 버릴 때 헤라 님은 어디에 계셨지?"라고 묻고, 얼굴에 난 흉터를 가리키며 "거리에 버려져 말발굽에 치인 난 결국 이 꼴이 됐지. 헤라 님이든 누구든 내 복수를 막을 권리는 없어!"라고 일갈하면서 시데로를 죽였다. 이에 분노한 헤라는 펠리아스에게 너는 그 대가로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될 거라고 저주를 퍼붓는다.[13] 출처는 아폴로도로스의 비블리오테케 1권 9장 10. 여기서는 보이오티아 지방 오르코메노스 왕인 암피온의 딸 퓔로마케와 결혼했다는 전승도 소개했다.[14] 사촌오빠 이아손의 아내 메데이아에 의해 참혹한 죽임을 당했던 자신의 친정아버지와 달리 죽다 살아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15] 튀로와 크레테우스의 아들. 멜람푸스의 아버지 아미타온, 이아손의 아버지 아이손과 형제지간이다. 알케스티스의 남편 아드메토스의 아버지이다.[16] 다른 전승에선 아이손이 원래 후계자로서 이올코스를 물려받기로 되었었는데 펠리아스가 쫓아내는 바람에 원래 얻었어야 했을 왕위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튼 아이손은 어떤 전승에서든 후계자로서 서열상 우위였으나 펠리아스와의 권력 경쟁에서 져서 동굴로 쫓겨나게 된다.[17] 아이손은 펠리아스의 어머니 튀로가 이올코스의 창건자 크레테우스와 결혼해서 낳은 아들이었다. 그런데 앞서 나온 것처럼 이부형제 펠리아스에게 권력 견제의 일환으로 동굴행.[18] 비블리오테케 1권 9장 16에서는 아이손의 아내가 폴리메데로 기록됐다.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의 《아르고나우티카》에 의하면 알키메데는 필라코스의 딸이자 이피클로스(프로테실라오스의 아버지)의 남매라고 한다.[19]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 의하면 이때 헤라가 노인으로 변장하여 이아손이 샌들을 잃어버리도록 도왔다고 한다. 헤라는 펠리아스에게 원한이 있는 한편, 이아손이 강물을 건널 때 노파로 위장한 자신을 도와 그녀를 업은 채로 강을 건넌 전적이 있어서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를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20] 물론 펠리아스는 이아손에게 왕위를 넘겨줄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고 사실 쫓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미션을 준 것이었다. 황금 양털을 지닌 콜키스에는 이 양털을 제물로 받은 신인 아레스가 내려준 무서운 용이 양털을 지키고 있었는데(이 용은 테베의 시조이자 최초의 왕 카드모스가 죽인 테베의 용과 형제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인즉슨 아레스의 자식 중 하나라는 뜻.), 많은 사람들이 이 양털을 노렸지만 양털을 지키며 잠도 안 자고 감시 중인 용에게 당해서 모두 저승행이 되었고, 콜키스로 가는 길에서 아르고호 원정대가 갖가지 난관으로 고생한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양털이고 자시고 일단 거기로 가는 길마저도 쉽지 않았다.[21] 일설에는 아이손이 자살했다고 하며 혹은 펠리아스가 죽였다고 한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12부에 따르면 죽어가던 아이손을 며느리 메데이아가 마법으로 살려줬다고 한다. 메데이아는 일단 아이손의 목을 벤 뒤 늙은 피를 모두 쏟아내고 그의 혈관을 자신이 만든 영액으로 채워넣었다. 아이손의 잿빛 머리카락과 수염은 검정색으로 변했고, 아이손도 40년 전으로 회춘하면서 놀라워했다. 다만 아이손은 이미 죽었다고만 나오는 전승도 있는 등 아이손의 최후는 전승에 따라 오락가락한다.[22] 사실 펠리아스는 이아손을 마주했을 때부터 왕위를 돌려줄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다. 게다가 그에겐 이미 아들 아카스토스가 있었고 자신의 딸인 알케스티스를 페라이의 왕 아드메토스에게 시집보내며 여러 그리스 주변국들의 왕실과 사돈관계까지 맺는 등 정치적 기반도 안정적으로 구축해 놨는데, 구태여 이아손이 돌아와 봤자 부자 세습을 하거나 그간 이뤄놓았던 자신의 권력 기반을 유지하는 데 오히려 방해물이었을 것이다.[23] 이 당시 펠리아스는 나이를 많이 먹은 노인이었다.[24]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7부에서는 펠리아스가 반쯤 난도질당한 상황에서도 저항했지만 결국 죽었다.[25] 이러한 최후가 너무 잔인하다고 보는 것인지 일부 만화나 애니에선 죽더라도 토막은 안 내거나 아기나 어린아이가 되었다고 이야기가 순화되기도 하는 모양이다.[26] 그 대회 우승자가 바로 키레네. 사자떼를 맨몸으로 격퇴할 만큼 용맹한 여걸이자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키레나이카 초대 왕이 된 아르테미스의 사냥꾼이다. 키레네를 아낀 아르테미스가 선물한 훌륭한 사냥개들 덕분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폴론과 키레네의 아들 이드몬도 아르고호 원정에 참여했으니 이때는 키레네가 이드몬을 낳은 후였던 듯.[27] 물론 메데이아가 했던 짓들이 동생/오빠 살해, 일단은 웃어른(펠리아스) 존속 살해 유도 등 불필요하고 잔인무도한 짓들이어서 정나미가 떨어졌을 거라는 반응들도 있고 창작물에서도 그렇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 관점에서도 타이밍이 한참 늦었는데, 처남 살해나 이올코스 추방 직후에 메데이아를 내쳤다면 모를까 자식까지 낳아서 기르다가 타국의 부마제의가 왔을 때에야 내치는 것이 영 타이밍이 맞지 않았으며, 합리적으로 봐도 메데이아를 내치면서도 메데이아의 능력과 잔혹성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28] 다른 전승에서는 힙폴뤼테.[29]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와 동명이인.[30] 이 은혜 덕분에 케이론은 펠레우스의 친구이자 곤경에 처할 때마다 여러 번 도와주는 조력자가 된다. 펠레우스가 동굴에서 우연히 잠들어 있던 테티스를 덮치려다 동물로 변신한 그녀에게 쫓겨나자, 어떻게 하면 그녀와 결혼할 수 있냐고 묻자 밧줄을 꽁꽁 싸매 여신이 포기할 때까지 계속 버티라고 조언해줬다. 이 과정에서 자존심이 강한 네레이드인 테티스는 어째서 여신인 내가 한낱 인간 따위와 결혼할 수 있냐며 분노와 설움을 성토했지만, 결국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의 강권에 포기하다시피 받아들였다. 결혼이 성사되자 케이론은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 하객으로 초대받게 된다. 이후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외동아들 아킬레우스의 정식 스승이 되어 시와 음악, 의술, 검술과 궁술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들을 가르쳐주었다. 케이론이 없었으면 펠레우스는 그대로 흉폭한 켄타우로스들의 발길질에 밟혀 죽고 아킬레우스는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니 궁극적으로는 아킬레우스의 은인이기도 하고 트로이 전쟁에도 영향을 준 인물인 셈. 하지만 트로이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조국을 멸망 직전까지 몰아붙인 최악의 적을 만든 원흉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아킬레우스는 헬레네의 구혼자가 아니었으니 트로이 전쟁에 참여할 의무가 없는데, 오디세우스가 여장한 그를 찾아내서 데려온 거라 굳이 따지면 오디세우스의 잘못도 있다.[31] 이 와중에 쿠데타에 참여한 펠리아스의 부장 중 하나가 아이손이 쓰고 있던 왕관을 빼앗아 펠리아스에게 씌워줬다.[32] 묘사하자면 머리카락과 수염이 온통 하얗게 질렸고 피부도 엄청 창백한 데다가 눈동자도 색이 없어진 채로 눈을 뜬 채로 죽었다. 사람에 따라서 고어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33] 크레테우스와 튀로의 아들 페레스와 페리클리메네의 아들. 펠리아스에게는 조카가 된다.[34] 정작 원전인 오디세이아 11권 258행에서는 펠리아스와 넬레우스의 모친 티로는 호메로스 공인 '여인들의 여왕'이라는 호칭이 붙을 정도의 미녀고, 부친 포세이돈도 신화 내에서 미중년으로 묘사되었으니 두 형제도 미남일 가능성이 높다. 펠리아스의 딸 알케스티스, 넬레우스의 딸 페로도 구혼자가 끊이지 않았던 미인이고. 의외겠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부모의 외모가 유전되는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그냥 평범하게 그려졌을 수도 있다. 펠리아스와 넬레우스의 이복형제 폴리페무스는 포세이돈과 님프 토오사의 외모를 물려받지 못하고 그냥 키클롭스로만 묘사되는데, 알로아다이와 오리온은 미남 거인으로 묘사된다. 아니면 다른 왕족들과 달리 성장기에 고생을 많이 해서 외모가 역변했을 수도 있고.[35] 아들이라는 전승도 있지만, 포세이돈의 손자 설이 가장 유명하다.[36] 왜 헤라클레스가 필로스를 침공해 넬레우스와 그 아들들을 죽였냐면, 헤라에 의해 광증이 도져서 오이칼리아의 왕 에우리토스의 아들 이피토스를 죽이고 그 살인죄를 넬레우스에게 정화해달라 부탁했으나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넬레우스가 헤라클레스의 부탁을 거절한 이유도 에우리토스와 친분이 있어서였다. 그나마 넬레우스의 막내아들 네스토르가 살아남아서 대가 끊기지 않았다.[37] 출처는 헤시오도스의 《여인들 목록》 단편 33MW.[38]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는 조카 아테나의 신전에서 사제이자 신관이었던 메두사를 강간하여 그녀가 아테나의 저주를 받아 괴물이 되는 원인을 제공했다.[39] 단지 효심으로 그런 것만은 아니고 사촌이자 정적인 이아손과 이아손의 원정길을 성공시킨 일등공신인 메데이아를 경계한 나머지 어떻게든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