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2 10:19:03

오리온

O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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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1. 오리온자리전갈자리1.2. 학습만화에서
2. 대중매체에서의 오리온

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 사냥꾼.

부모는 포세이돈과 에우뤼알레[1]이다. 첫 아내 시데와의 사이에서 미네페와 멜리오케라는 딸들을 두었고, 시데는 헤라의 심기를 건드려 타르타로스로 떨어졌다.

포세이돈의 아들이라 물 위를 걷는 능력도 있었고, 거인이었으며 사냥 실력이 장난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사냥에서 1위를 해서 보상이랍시고 메로페[2]를 덮치다가 태양의 보복으로 장님이 되었고[3],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오리온은 눈을 고치기 위해 바다를 건너 아폴론의 신전에서 치료받던 중에[4] 아르테미스와 만났다고 한다.

처녀신인 아르테미스가 가족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가까이한 남성으로, 판본에 따라선 진짜 연인 관계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나 사냥이 취미라는 점이 비슷해서 친해지긴 했는데, 그것이 누이를 각별히 아꼈던 아폴론의 분노를 사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아폴론이 열심히 헤어지라고 말했지만 아르테미스가 말을 듣지 않았고, 그래서 오리온이 머리만 내놓고 바다를 건너고 있을 때 아폴론이 아르테미스에게 '네가 활 쏘는 실력이 좋으면 저 바다 위에 뜬 것도 맞출 수 있겠지?'라고 자극하자 그 말에 낚인 아르테미스가 활로 쏴서 죽였다는 것이 오리온의 죽음에 대한 이설이다.[5]

위 설화가 오리온의 죽음에 대해 가장 널리 알려진 판본이며, 로마 시대의 저술가인 히기누스의 《이야기》에 수록된 내용이다. 토마스 불핀치는 이 내용을 그대로 자신의 그리스 로마 신화 책에 수록했고, 불핀치의 책이 크게 히트를 치면서 대중들에게 오리온과 아르테미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알려지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우연히 자신의 손으로 쏴 죽였다는 비극성과 로맨틱함이 부각되어 현대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버전이다. 오뒷세이아 5.116 이하에서는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을 좋아한 것도 맞고 쏴죽인 것도 맞지만, 에오스와 오리온 사이를 질투해서 죽였다고 나온다.

따지고 보면 거인임에도 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리스 신화에서 거인들은 상당히 단순하고 악랄하거나 아예 영웅들의 경험치 정도로 취급되는데, 오리온은 종족은 거인이지만 그를 둘러싼 전승은 인간(내지는 반신 영웅들)의 이야기에 더 가까운 구성이다. 또한 전승에 따라 눈을 잃은 후 헤파이스토스를 만나서 일을 도와주다가 아폴론을 만나게 해 줬다는 버전도 있는데, 이 역시 일반적인 거인이 받을 취급은 아니다.

1.1. 오리온자리전갈자리

오리온 설화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저술한 최초의 서적인 헤시오도스의 <천문학>에 실린 내용은 조금 다르다. 여기서 오리온은 포세이돈미노스의 딸인 에우뤼알레의 아들로 등장하며, 아르테미스의 총애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사냥 실력을 너무도 자만하여 지상의 모든 짐승을 죽이겠다고 선언했으며, 이에 노한 대지의 모신 가이아(또는 헤라)가[6] 전갈을 보내 오리온을 죽였다고 전해진다. 오리온이 죽은 다음 제우스는 그를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으며 전갈 역시 나란히 하늘에 올려놓았다.

이설(異說)에서는 이 이야기를 약간 변형시켜 독전갈 범행 역시 아폴론에게 전가시키고, 이 경우 결과는 그 정반대로 오리온이 전갈을 가루 내어버리는 전개가 된다. 이 행각이 실패하자 아폴론이 이설에 쓰인 다음 범행으로 넘어간다.[7]

시기적으론 가장 앞선 판본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5권에서 오리온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연인이며, 잘생긴 미남 사냥꾼이었으나 아르테미스의 질투로 살해되었다고 짧게 묘사된다.
가 이렇게 말하자, 여신들 중의 여신인 칼륍소는 몸서리를 치더니
그에게 소리 내어 날개 돋친 말을 건네었다.
"다른 누구보다도 유달리 시샘 많은 그대들이야말로
고집스러운 신들이외다. 여신이 인간 남자를 사랑하는 남편으로 삼아
120공공연히 그 남자 곁에서 잠들면 그대들은 여신들에게 질투란 걸 하더군요.
장밋빛 손가락의 에오스(새벽)가 오리온을 선택했을 때에도
수월하게 살아가는 그대들, 신들은 그녀를 내내 시샘했지요.
황금 보좌의 순결한 아르테미스가 오르튀기아에서
그에게 다가가 부드러운 화살들로 숨통을 끊어놓을 때까지 말입니다.
...그런 그대들, 신들이 이번엔 죽게 마련인 한 사내가 제 곁에 있다는 이유로
130저를 시샘하는군요. 홀로 용골에 올라타 있던 그이를 구해낸 게 바로 접니다."
오뒷세이아 5.116-130, 이준석 번역, 아카넷
이 전승의 변형으로는 아르테미스와 에오스 둘 다 오리온에게 반해 그를 사이에 두고 캣파이트를 벌였고 둘 중 하나가 전갈을 보냈다는 전승도 있다.

중간에 오리온이 사망하자 아르테미스가 의사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오리온을 살려달라고 맡겼는데, 그 모습을 본 제우스가 사람을 살려서 세상 체계를 바꾸려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벼락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설로든 그는 사후에 별자리(오리온자리)로 남았다고 전해진다. 그를 찔러 죽인 전갈도 같이 별자리가 되었는데(전갈자리) 각자 겨울 별자리와 여름 별자리로 나뉘어 거의 정반대 위치에 있다. 즉, "전갈이 뜨면 오리온은 숨는다". 별 이야기도 없는 듣보잡 영웅 치곤 밤에 너무 잘 보이는데, 아르테미스(달)가 그를 그리워한 나머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아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별자리는 별 3개가 나란히 있는(삼태성) 오리온의 벨트가 특징. 오리온의 벨트 아래에 오리온 대성운이 있다. 대성운과 별도로, 일명 말머리 성운이라 불리는 암흑성운도 삼태성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말머리 성운의 경우 맨눈으로 절대 안 보이니까, 어디 가서 대성운을 봐놓고는 말머리 성운을 봤다던가 하며 아는 체는 하지 말 것. 사진촬영으로만, 그것도 꽤나 오랜 시간 노출을 줘야 보인다.

아무튼 이 나란히 있는 3개의 별과 전체적으로 반듯반듯하게 자리잡은 밝은 별들 덕분에 꽤나 찾기 쉬운 별자리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겨울 내내 남쪽 하늘에서 보인다. 또한 베텔게우스리겔이라는 +0등성을 2개나 보유한 유일한 별자리. 이 두 별은 삼태성을 중심으로 각각 정반대편(왼쪽 위 & 오른쪽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오리온자리에서 왼쪽 조금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가면 보이는 것이 큰개자리. 사냥꾼인 오리온을 따라다녔던 사냥개가 죽어서도 주인을 따라 별자리가 된 셈이다. 큰개자리를 대표하는 알파성이 육안으로 보이는(겉보기 등급) 별 중 가장 밝은 시리우스이다. 오리온자리를 찾았다면 큰개자리의 시리우스도 곧 찾을 수 있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 이 세 별을 꼭지점 삼아 세모꼴로 연결한게 겨울의 대삼각형이다.

오리온자리에서 오른쪽 조금 위로 비스듬히 올라가면 황소자리가 있다. 천궁도를 조금만 익혀 놓으면 오리온자리 오른쪽을 향해 V자형으로 튀어나온 황소자리의 뿔 두 개를 알아볼 수 있다. 오리온자리는 그 자체로 찾기 쉬우며 주위의 겨울 별자리를 찾아내는 기준점이 되므로 천문 관측 입문자들이 선호하는 별자리 중 하나다.

거인 중에서도 가장 잘생긴 미남이라 새벽의 여신인 에오스한테 납치당했다는 일화가 있다. 사실 판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 아르테미스가 순결서약을 깨게 할 뻔했고, 또 에오스와 아르테미스가 그를 사이에 두고 다퉜다는 걸 보면 꽤나 미남은 맞다.

아무튼 오리온자리와 시리우스, 그리고 이를 둘러산 천체들, 그리고 현대에서 오리온자리의 대중성과 유명함을 감안하면 영웅도 아닌 웬 듣보잡 사냥꾼이 신화의 온갖 신들과 영웅, 괴물들을 제치고 가장 큰 영광을 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세로만 보면 헤라클레스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다.

1.2. 학습만화에서

파일: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오리온.jpg}}}||
  •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6권에서 등장했으며, 포세이돈과 에우뤼알레의 아들로 나온다. 첫 부인 시데는 "헤라도 자신의 미모를 능가할 수 없다"고 자랑하는 바람에 헤라에 의해 타르타로스로 끌려갔다. 아내를 잃고 키오스 섬으로 가서 맹수들을 사냥했고, 그 대가로 오이노피온에게 딸 메로페를 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서는 오이노피온이 메로페를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오리온을 맹인으로 만들어 바다에 버리는 전승을 택했다. 다행히 오리온은 예언자의 말을 듣고 동쪽으로 가서 헬리오스를 만나 시력을 되찾았다. 오이노피온에게 복수하려 했지만 그를 찾지 못해서 실패하고, 에오스에게 납치당한다. 최후에 관해서는 땅 위의 모든 동물들을 없애겠다고 선언해 가이아(또는 헤라)에게 찍혔다는 전승, 아르테미스에게 원반던지기로 도전한 전승, 아르테미스 혹은 여신의 시녀 오피스를 겁탈하려다가 전갈에 물려 죽었다는 전승을 짧게 소개했다. 결말부는 아폴론의 계략에 낚인 아르테미스에게 죽었다는 전승을 채택했고,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을 별자리로 만들었다.
파일:Orion.jpg}}}||
  •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13권에서는 오리온에 대해 아르테미스와 연인 관계면서도 에오스와 바람을 피워 아폴론에게 들키는 등 안 좋은 쪽으로 묘사가 되었다. 아폴론이 오리온의 바람을 아르테미스에게 알렸는데도 아르테미스가 듣지 않았다. 때문에 이 작품에서는 아폴론이 누나가 저런 남자에게 반해 인생, 아니 신생을 망칠 거라고 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쪽으로 나왔다. 예상했던 것보다 아르테미스가 슬퍼하면서 제우스에게 오리온을 살려달라고 부탁하자 쩔쩔매긴 했지만. 이에 제우스는 오리온을 살리는 대신 별자리로 만들어 줬다.
  •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26화에서 등장. 성우는 김일. 상술했듯이 아르테미스를 사랑하는 로맨티스트로 나오며, 원전과는 달리 100% 선인으로 나와서 아르테미스가 인간들을 벌하자 "너희 신들은 인간들에게 너무 한 것 아니니?"라며 따진다. 하지만 원망만 한 건 아니고 약간이나마 이해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올림포스 가디언은 어린이용이라 등장인물의 성격을 원전보다 순화시킨 부분이 많은데 오리온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다만 원전/원작 만화보다 스펙이 낮아져서 거인이란 설정이 없고 사냥을 좋아하는 양치기 정도로 나온다.[9] 그러다가 오리온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아폴론이 전갈을 보내서 위기에 처하는데 아르테미스가 전갈을 쏴 죽여서 구출되는 듯했지만[10] 알고 보니 독침에 당했던지라 원전대로 사망하며 아르테미스는 크게 슬퍼하고 아폴론은 이런 결과를 원한 게 아니었다며 오리온을 별자리로 만들어준다.

2. 대중매체에서의 오리온


[1] 미노스의 딸로, 고르고네스 중 하나인 에우뤼알레와는 동명이인.[2] 디오뉘소스와 아리아드네의 아들이자 키오스 섬의 왕인 오이노피온의 딸.[3] 다른 전승에서는 자신의 딸 메로페를 강제로 덮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이노피온이 분노하여 자신의 아버지인 디오뉘소스에게 사주한 뒤, 오리온에게 술을 먹여 잠든 사이에 두 눈을 뽑아 버렸다고 한다. 단, 딸을 주겠다고 해 놓고 약속을 안 지켜서 화를 냈더니 적반하장으로 눈을 뽑았다는 전승도 있다. 애초에 그리스 신화가 말 그대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다 보니 여러가지 전승이 있다. 참고로 눈을 고친 오리온은 보복으로 키오스 섬에 돌아와 오이노피온의 궁궐을 박살내버렸으나 헤파이스토스에게 들어서 이미 알고 이던 오이노피온은 그가 만들어준 방에 몸을 숨겨버려 더 이상 해코지를 할 수는 없었다.[4] 전승에 따라 어쩌다 헤파이스토스를 만나 그의 일을 도와주다 헤파이스토스의 주선으로 아폴론을 만날 수 있었다는 버전도 있다.[5] 그 외에도 오리온에게 태양의 빛을 씌워서 밝게 빛나게 한 후, '저 멀리 떨어진 밝은 것도 쏠 수 있겠지?'라고 도발해서 쏘아 죽이게 만들었다는 설, 아폴론이 전갈을 시켜서 전갈이 독침으로 오리온을 찔러 죽였다는 설도 있다.[6] 여신의 입장에서는 '지상의 모든 짐승'이란 대지의 모신의 관할권에 있는 존재들인 만큼, 오리온의 이 발언이 충분히 대지에 대한 모욕으로 보일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7] 전승에 따라서는 가이아(헤라)가 보낸 건 같지만 마찬가지로 전갈이 오리온에게 살해당하여 실패하는데 이후 아폴론의 계략에 의해 오리온이 사망하여 별자리가 된 이후 가이아(헤라)가 마찬가지로 전갈을 별자리로 만들어서 오리온을 추격하게 만든다.[8] 아르테미스가 처녀신이기도 하고, 오리온이 바람둥이란 이유로 반대한 걸로 나온다.[9] 그래서 아폴론은 오리온을 그 양치기 놈? 이라면서 무시한다.[10] 전갈은 죽음과 동시에 별자리가 되었다.[11] 이쪽은 오리온의 특성도 가지고 있을 뿐이며 애초에 벨 크라넬은 시련을 이겨내고 모두의 희망이 된다는 영웅이라는 이미지를 캐릭터로 만든 인물이다.[12] 혹은 '리온 제로' 라고도 불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