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0-28 12:00:50

퍼밀

1. 개요2. 상세

1. 개요

per mille, per mil(l)

1000분의 1을 나타내는 용어. by 혹은 for를 뜻하는 per에, 1000을 뜻하는 라틴어 어근 mille을 붙여 만든 용어다. 영어로 치자면 per thousand. 한국어로는 천분율이라 한다.

비슷한 것으로는 퍼센트(percent)가 있다. Cent는 100을 뜻하는 라틴어 어근이므로 100분의 1이라는 뜻이 된다. 즉 10퍼밀이 1퍼센트다.

더불어 만분율을 나타내는 ‱ (퍼미리아드)도 있다. 이쪽은 주식 등에 자주 쓰이며 1/10000의 의미이다.

퍼센트 기호 비슷하되 동그라미 3개[1](왼쪽 위에 1개, 오른쪽 아래에 2개)가 붙은 기호를 쓴다. 유니코드는 "per mille sign"으로 U+2030이 할당되어 있다. 전용 HTML 코드도 배정되어 있다(‰ 혹은 ‰).

실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백분율이겠지만 그보다 더 정확한 단위를 써야 하는 곳에는 천분율이 쓰인다. 한국에서는 철도의 기울기(구배)를 천분율로 표기한다. 일반적인 최대 기울기는 35퍼밀.

2. 상세

SI 접두어밀리(m)에 대응하는 단위이다. 차원은 [math(\sf 1)](무차원량)이다. 잘 쓰이지 않는 용어인지라 철자도 통일되어 있지 않고, 심지어 유명한 롱맨이나 맥밀란을 비롯한 몇몇 영어사전에서조차 등록되어 있지 않다.

철도 동호인들에게는 친숙한 용어인데, 철도의 구배경사도를 나타내는데 퍼밀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1퍼밀의 경사도는 수평거리 1000 m당 수직거리 1 m 의 변화가 있다는 뜻이다.[2][3] 남한 철도에서 제일 가파른 곳은 인천 도시철도 2호선검바위역~아시아드경기장역 구간으로서 55퍼밀이며[4], 일반철도만 따지면 태백선예미역~조동역 구간이 30퍼밀 정도. 북한까지 포함한다면 강삭철도장진선, 신흥선을 제외한다면 백무선 구간이 33퍼밀 정도로 가장 가파르며, 강삭철도의 경사도는 470퍼밀이다. 중전철 중에서 가장 가파른 구간은 서울지하철 2호선 당산역 인근에 있으며, 35퍼밀이다.

자동차는 타이어를 쓰는 특성상 철도보다 경사에 대한 한계성능이 강하다. 비교대상이 버스가 아니라 훨씬 작고 가벼운 일반 승용차인 탓도 있지만,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약칭: 도로구조규칙)에서는 설계속도 120 km/h를 기준으로 3~4 %의 최대 종단경사를 허용한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보면 주차장은 직선구간에서는 17 %, 곡선구간에서는 14 %로 제한되어 있다. 오르막에서는 엔진에 부하가 크고,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에 부하가 크다. 브레이크 고장 시 대처하기 위해 긴급제동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이걸 어떻게든 극복하는 방법이 직선으로 언덕을 오르는 대신에 지그재그로 오르는 것. 차량 도로는 허용되는 최소반경이 훨씬 크므로 헤어핀커브로 올라오고, 철도는 돌릴 공간이 모자라면 스위치백까지 동원하는 것. 물론 요즘은 차량이건 철도건 상관없이 터널을 뚫거나 교량을 설치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워프! 지하철이 되어버린 강릉선 KTX, 또아리굴이 되어버린 황지본선, 횡풍이 무서울 정도로 고가화된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이 대표적.

군 복무를 포병과 연관된 전포, 사지, 통신을 주특기로 했다면 밀은 매우 익숙한 용어인데, 육군 곡사포 포병에서의 밀은 엄밀히 얘기하면 포병 밀이라고 하는 밀리라디안(milliradian)이다. 즉, 철도와 같이 직선이 아닌 원의 반지름에 대한 호의 길이의 비로 정의한 개념으로, 곡사포탄이 높고 낮은 원호를 그리며 탄착하게 되는 원리에 따른 것이다. 이는 1920년대 군사학에서 개발한 것으로 그 당시 곡사포의 유효 사거리인 10 km(10,000 m)를 기준으로 총 원주인 약 62,832 m를 6,400등분(미국식)[5]한 것이다. 따라서, 1포명 밀은 10m, 정확히는 9.82 m 거리란 뜻으로, 10포명 밀의 오차는 목표지점에서 대략 100 m(실제는 98 m) 벗어났다는 의미가 된다.[6]

그 외로 농도 같은 것을 나타낼 때 간간히 쓰인다. 대표사례가 바다에 있는 염분의 농도를 나타낼 때 고등학교 지구과학에서 문제를 낼 때 실제 계산하는 걸로 낚시 문제를 내는 사례가 많다. 24K의 순도는 99.99 %인데, 퍼밀 단위로 표기하기에 표면에 999.9로 표기되어 있다.

인구 증가율을 계산할 때에도 사용되는데, 백 명이 아닌 천 명 단위로 계산하는 경우는 수치가 퍼밀로밖에 나오지 않는다.

환경분야에서는 퍼밀 대신 그보다 훨씬 작은 단위인 ppm (parts per million)이 더 많이 사용된다.


[1] 10의 -2제곱인 퍼센트가 동그라미 2개인 것에 유추해서 10의 -3제곱인 퍼밀은 동그라미 3개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2] 도로표지판의 경사도 퍼센트 표시도 같은 식으로 계산한다.[3] 원래는 각도SI 단위라디안을 써야 하나, 라디안이 실생활에서는 거의 안 쓰이다시피 하는 단위이다 보니... 어떤 고개의 경사도를 [math(x\,\char8240)]이라고 할 때 [math(x\,\char8240 = \cfrac x{1000} = \tan\underline\theta)](단, [math(\underline\theta = \theta/{\rm rad})])이므로 이 경사도의 각 [math(\theta)]는 [math(\theta = \arctan \cfrac x{1000}{\rm\,rad} = -\cfrac i2\operatorname{Log}{\biggl(\cfrac{1000i-x}{1000i+x}\biggr)}{\rm\,rad})]에 대응한다. 이 값은 실수이지만 허수단위 [math(i)] 없이는 표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상적으로 친숙한 육십분법으로 나타내면 [math(\theta = \cfrac{180\degree}\pi\arctan\cfrac x{1000})]가 된다.[4] 이 정도 경사는 중전철로 올라가지 못한다.[5] 러시아는 6,000등분, 스웨덴/프랑스는 6,300등분하였다.[6] 과거 수동 또는 구형의 사격통제체계는 1밀 당 이론과 실제 간 0.8 m 차이는 무시할 만한 수준였으나, K9 자주포 같이 GPS가 달린 정밀한 최신 자주포에게 포명 밀은 명중을 지향하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따라서, 현대의 곡사포대는 사격통제컴퓨터가 이러한 간극를 보정해 주며 탄착오차를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