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2 02:40:56

슬러츠키 분해

슬러츠키 방정식에서 넘어옴

[[미시경제학|미시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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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개념
3.1. 수식
4. 기본 그래프 분석
4.1. 슬러츠키 방식4.2. 힉스 방식
5. 심화 분석
5.1. 슬러츠키 방식5.2. 힉스 방식
6. 여러 슬러츠키 분해
6.1. 정상재6.2. 열등재, 기펜재6.3. 완전대체재6.4. 완전보완재6.5. 준선형 효용함수

1. 개요

수요의 법칙(law of demand)에 따르면,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한다. 곧, 다른 모든 변수들을 고정하면 재화의 가격과 수요는 상반된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일견 단순한 상식 같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를 정확히 설명하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왜 가격이 저렴하면 그 재화를 더 많이 소비하게 되는가? 이 질문에 보다 명쾌하게 답하기 위하여 고안된 방법론이 바로 슬러츠키 분해로, 현대 미시경제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이해하려면 효용극대화 문제를 다룰 줄 알아야 하므로 해당 문서를 참고하자.

2. 역사

러시아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예브게니 슬러츠키(Evgeny Slutsky, 1880~1948)[1]가 고안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붙었다. 그는 1915년에 논문 <On the Theory of the Budget of the Consumer>[2]에서 슬러츠키 분해를 발표했으나, 제1차 세계 대전러시아 혁명으로 세상이 어지러운 탓에 서구의 주류 경제학계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나중에 1936년에 영국경제학자 로이 조지 더글러스 앨런(Robe George Douglas Allen, 1906~1983)이 슬러츠키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알리고 또 다른 영국경제학자 존 힉스(John Hicks, 1904~1989)가 이를 자신의 연구에 인용하면서 현대 미시경제학에 없어서는 안 될 이론으로 등극했다. 그래서 슬러츠키 분해에서는 힉스가 주창하여 힉스의 이름이 붙은 방법론인 힉스 방식(Hicks decomposition)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설명 방식에 대한 호칭일 뿐이고 근본적인 아이디어는 모두 슬러츠키가 처음 제시한 것이다.

3. 개념

슬러츠키 분해(Slutsky decomposition)란 가격효과를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로 나누어 분석하는 개념으로, 슬러츠키 방정식(Slutsky equation)이라고도 한다.

서로 다른 두 재화 '재화1'과 '재화2'만을 소비할 수 있으며, 재화2의 가격과 소득이 고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재화1의 가격만 변해도 두 가지 효과가 동시에 발생한다. 먼저 상대가격이 변한다. 상대가격은 두 재화의 가격의 비율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득의 절대적인 크기는 변함이 없다 하더라도 재화1의 가격이 변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소비묶음의 범위, 즉 예산집합이 달라지는데, 다시 말하면 주어진 소득의 '실질 구매력'이 변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가격의 변화로 인한 결과를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가격효과(, price effect): 재화의 가격 변화로 인한 수요의 변화(대체효과+소득효과)
  • 대체효과(, substitution effect): 상대가격의 변화에 따른 수요의 변화
  • 소득효과(, income effect): 실질 구매력의 변화에 따른 수요의 변화

요컨대 가격효과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가격효과를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로 나누어 분석하면 왜 수요의 법칙이 성립하는지를 더욱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대체효과를 관찰할 때는 실질 구매력을 고정시키고, 소득효과를 관찰할 때는 상대가격을 고정시키는데, 다른 변수를 통제해야 가격효과를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로 순수하게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체효과는 보상수요(, compensated demand)라고도 하는데, 이 또 다른 명칭의 의미는 아래에서 설명한다.

3.1. 수식

재화의 가격효과가 일어나는 지점은 보상수요함수와 비보상수요함수가 아래와 같이 일치되는 지점이다.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X(p_{n}, u)=X^{*}(p_{n}, e(p_{n}, u))
\end{aligned})]
여기서 미보상수요함수는 [math(X)], 보상수요함수는 [math(X^*)]이다. 두개의 재화 n과 m을 놓고 위 항등식을 m의 가격으로 전미분 한다면, 아래와 같다.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dfrac{\partial X(p_{n}, u)}{\partial p_{m}}=\dfrac{\partial X^{*}(p_{n}, e(p_{n}, u))}{\partial p_{m}}+\dfrac{\partial X^{*}(p_{n}, e(p_{n}, u))}{\partial e(p_{n}, u)} \cdot \dfrac{\partial e(p_{n}, u)}{\partial p_{m}}
\end{aligned})]
셰퍼드의 보조정리는 아래를 함의하므로,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dfrac{\partial e(p_{n}, u)}{\partial p_{m}} = X(p_{m}, u)
\end{aligned})]

지출함수(expenditure function)를 [math(\omega)]로 쓴다면, 슬러츠키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math(\displaystyle \begin{aligned}
\dfrac{\partial X^{*}(p_{n}, \omega)}{\partial p_{m}} = \dfrac{\partial X(p_{n}, u)}{\partial p_{m}} - X(p_{m}, u) \dfrac{\partial X^{*}(p_{n}, \omega)}{\partial \omega}
\end{aligned})]

4. 기본 그래프 분석

'실질 구매력', '실질소득'이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슬러츠키 방식힉스 방식으로 나뉜다. 실질소득이라는 말을 놓고 슬러츠키 방식은 구매할 수 있는 소비묶음의 크기로, 힉스 방식은 소비자가 얻는 효용의 크기로 해석한다. 그래서 실질소득을 고정시켜 대체효과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두 방식은 차이를 보이며, 상대가격을 고정시켜 소득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없다. 슬러츠키 분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부분 힉스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3]

4.1. 슬러츠키 방식

파일:슬러츠키 방식 기본.png
위 그림은 슬러츠키 방식의 기본 방법론을 나타낸 것이다. 보라색 직선들은 예산선을, 빨간색 곡선들은 무차별곡선을, 점 [math(\rm A)]는 재화1의 가격이 변화하기 전의 최적 선택을, 점 [math(\rm B)]는 재화1의 가격이 변화한 뒤의 최적 선택을 나타낸다. 이때, 예산선을 소위 'pivot' 그리고 'shift' 이렇게 두 단계에 걸쳐서 이동시키며 변화를 고찰한다.
  • 회전이동(pivot)
영단어 pivot은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킨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의 '축'은 점 [math({\rm A}(x_1^{\rm A},\,x_2^{\rm A}))]가 된다. 곧, 회전이동은 본래의 최적 선택점을 중심으로 예산선을 회전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순수하게 대체효과만을 측정하기 위하여 '실질 구매력'을 고정시키기 위함이다. 슬러츠키 방식은 구매할 수 있는 소비묶음의 크기로 파악하므로, 이를 동일하게 유지하려면 회전이동으로 얻은 새 예산선 역시 동일한 최적 선택점을 지나야 한다는 아이디어인 것이다. 이때 예산선은 얼마나 회전시켜야 할까? 바로 재화1의 가격이 변화한 뒤의 상대가격과 동일하도록 회전시켜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 평행이동을 설명할 때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 평행이동(shift)
앞서 회전시킨 예산선을 이제는 평행이동시킬 차례이다. 상대가격예산선의 기울기를 나타내므로, 평행이동시킨다는 말은 곧 상대가격을 고정시킨 채 소득만을 변화시킨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회전이동과 마찬가지로 순수하게 소득효과만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곧, 회전이동 후에 상대가격을 고정시켜 평행이동을 시키기 위해서는, 앞서 예산선을 회전시킬 때 재화1의 가격이 변화한 뒤의 상대가격과 동일하도록 회전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파일:슬러츠키 방식 본격 수정.png
위 그림은 재화2의 가격과 소득은 고정시킨 채 재화1의 가격만이 변화할 때 수요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슬러츠키 방식으로 고찰한 것이다. 점 [math({\rm A}(x_1^{\rm A},\,x_2^{\rm A}))]는 원래 최적 선택이며, 대체효과가 발생하면 점 [math({\rm B}(x_1^{\rm B},\,x_2^{\rm B}))]로 최적 선택이 변하고, 다시 소득효과가 발생하면 점 [math({\rm C}(x_1^{\rm C},\,x_2^{\rm C}))]로 최적 선택이 최종 결정된다.

먼저, 예산선이 회전이동하여 상대가격이 변화할 때, 실질 구매력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소득을 구해 보자. 회전이동하기 전과 후 모두 점 [math({\rm A}(x_1^{\rm A},\,x_2^{\rm A}))]를 지나며, 두 예산선은 재화1의 가격과 소득만이 다르다. 따라서 회전이동하기 전의 예산선의 방정식을

[math(p_1x_1^{\rm A}+p_2x_2^{\rm A}=m)]

이라 하고, 회전이동한 후의 예산선의 방정식을

[math(p_1'x_1^{\rm A}+p_2x_2^{\rm A}=m')]

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방정식을 연립하면

[math(x_1^{\rm A}(p_1'-p_1)=m'-m)]

이 방정식은, 기존 최적 선택을 상대가격이 바뀐 시점에서 구매할 때 발생하는 소득의 변화분이 곧 재화1의 양에 상대가격의 변화분을 곱한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재화1의 가격의 변화분을 [math(\Delta p_1=p_1'-p_1)], 소득의 변화분을 [math(\Delta m=m'-m)]이라 하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math(x_1\Delta p_1=\Delta m)]

[math(x_1)]의 값은 양이므로, 재화1의 가격과 소득은 같은 방향으로 변화한다. 가격이 상승하면, 기존의 최적 선택에 대한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득은 더 많이 필요하며, 가격이 하락하면 필요한 소득의 양은 줄어드는 것이다.

한편, 상대가격이 변화한 뒤에는 비록 소비묶음 [math({\rm A}(x_1^{\rm A},\,x_2^{\rm A}))]를 구매할 수는 있을지언정 이는 일반적으로 더 이상 최적 선택은 아니며, 대신에 점 [math({\rm B}(x_1^{\rm B},\,x_2^{\rm B}))]가 최적 선택이 된다. 이때 점 [math(\rm A)]에서 점 [math(\rm B)]로 최적 선택이 옮겨가는 것을 대체효과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가격이 변할 때 소비자가 실질 구매력을 유지한 채로 한 재화를 다른 재화로 어떻게 '대체'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재화1에 대한 대체효과는 '대체'를 뜻하는 영단어 'substitution'의 머리글자를 따서 [math(\Delta x_1^S)]로 표기한다. 수요함수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math(\begin{aligned}\Delta x_1^S&=x_1^{\rm B}-x_1^{\rm A}\\&=x_1(p_1',\,p_2,\,m')-x_1(p_1,\,p_2,\,m)\end{aligned})]

이 식은 [math(p_2)]는 고정되어 있고 [math(p_1)]과 [math(m)]만이 변화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위에서 대체효과의 다른 말이 보상수요라고 했는데, 이는 가격이 상승할 때 기존의 최적 선택에 대한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추가되는 소득으로 소비자가 '보상'받는다는 의미에서 붙은 명칭이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할 때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은 반대로 감소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는데 이 역시 '보상'이라는 어휘의 차원에서 바라본 것이다.

이제 소득효과를 고찰해 보자. 앞서 대체효과를 고찰하기 위하여 상대가격을 변화시켰는데, 이때 실질 구매력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소득까지 '일시적으로' 변화시켜 버렸음을 이해해야 한다. 본디 가격효과란 재화의 가격이 변할 때의 수요의 변화를 의미하므로 소득은 변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가격효과에서 순수하게 대체효과만을 분리하고 측정하기 위하여 소득의 크기가 '일시적으로' 조정되었던 것이며, 요컨대 지금까지의 분석은 가격의 변화로 인한 실질소득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 '가상적인 상황'을 잠시 상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소득효과를 측정할 때는 일시적으로 조정되었던 소득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한편 상대가격은 대체효과를 측정할 때 이미 변경하였으므로 이번에는 변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곧, 소득만이 변화하므로 앞서 회전이동시켰던 예산선을 평행이동시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평행이동시킨 예산선은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예산선이며, 위 그림에서 처음의 예산선과 비교해 보면 [math(x_2)]절편은 동일하고 기울기만이 다르다. 곧, 두 재화의 가격과 소득 중에서 재화1의 가격만이 다르므로, 이 예산선은 가격효과가 모두 발생할 때의 예산선인 것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재화1에 대한 소득효과는 '소득'을 뜻하는 영단어 'income'의 머리글자를 따서 [math(\Delta x_1^I)]로 표기한다. 수요함수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math(\begin{aligned}\Delta x_1^I&=x_1^{\rm C}-x_1^{\rm B}\\&=x_1(p_1',\,p_2,\,m)-x_1(p_1',\,p_2,\,m')\end{aligned})]

이 식 역시 소득효과를 측정할 때는 소득만을 변화시키면 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모든 내용을 종합해 보자. 가격효과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로 분리할 수 있으며, 이 둘을 합치면 다시 가격효과가 된다. 이 가격효과는 가격의 변화에 따른 [math(x_1)]의 변화분 그 자체를 뜻하므로 [math(\Delta x_1)]으로 표기하면 된다. 그러면 다음이 성립한다.
[math(\begin{aligned}\Delta x_1&=\Delta x_1^S+\Delta x_1^I=(x_1^{\rm B}-x_1^{\rm A})+(x_1^{\rm C}-x_1^{\rm B})\\&=\{x_1(p_1',\,p_2,\,m')-x_1(p_1,\,p_2,\,m)\}+\{x_1(p_1',\,p_2,\,m)-x_1(p_1',\,p_2,\,m')\}\\&=x_1^{\rm C}-x_1^{\rm A}=x_1(p_1',\,p_2,\,m)-x_1(p_1,\,p_2,\,m)\end{aligned})]
이를 슬러츠키 항등식(Slutsky identity)이라고 한다.

4.2. 힉스 방식

파일:힉스 방식 설명.png
힉스 방식은 실질 구매력을 소비자가 얻는 효용의 크기로 해석한다고 했으므로, 슬러츠키 방식과는 대체효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다르다. 슬러츠키 방식에서는 기존의 최적 선택점을 중심으로 예산선을 회전이동시켰지만, 힉스 방식에서는 무차별곡선에 계속 접하도록 하면서 예산선을 이동시킨다.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얻는 효용의 크기란 곧 최적 선택점의 효용을 뜻하므로, 이러한 효용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힉스 방식에 따라 이동시킨 예산선 역시 동일한 무차별곡선과 접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접점이 새로운 최적 선택이 된다. 이 경우에도 슬러츠키 방식과 마찬가지로, 예산선을 재화1의 가격이 변화한 뒤의 상대가격과 동일하도록 회전시켜야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를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다. 위 그림에서 처음의 최적 선택은 점 [math({\rm A}(x_1^{\rm A},\,x_2^{\rm A}))]이며, 여기에서 대체효과가 발생하면 최적 선택은 점 [math({\rm B}(x_1^{\rm B},\,x_2^{\rm B}))]로 변하고 두 소비묶음의 효용은 동일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math(\Delta x_1^S=x_1^{\rm B}-x_1^{\rm A})]

소득효과의 경우 슬러츠키 방식과 모든 것이 동일하여, 마찬가지로 다음이 성립한다.

[math(\begin{aligned}\Delta x_1^I&=x_1^{\rm C}-x_1^{\rm B}\\\\\therefore\Delta x_1&=\Delta x_1^S+\Delta x_1^I\\&=(x_1^{\rm B}-x_1^{\rm A})+(x_1^{\rm C}-x_1^{\rm B})=x_1^{\rm C}-x_1^{\rm A}\end{aligned})]

5. 심화 분석

위 문단에서 슬러츠키 분해의 기본적인 그래프 조작 방식을 다루면서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를 분리하는 방법론을 설명했다. 이제 대체효과와 소득효과의 부호를 판별하여, 이 둘의 합인 가격효과의 부호를 고찰해 보자. 이에 따라 수요의 법칙이 왜 성립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

5.1. 슬러츠키 방식

파일:슬러츠키 방식 기본.png
먼저 대체효과를 보자. 위에서 설명했던 그림을 다시 보면서 재화1의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를 고찰해 보자. 본래 예산선 위에서 점 [math(\rm A)]보다 왼쪽에 있는 점들, 곧 소비묶음 [math(\rm A)]보다 재화1을 덜 소비하고 재화2를 더 소비함을 뜻하는 점들은, 본래 가격 [math(p_1)]과 [math(p_2)]하에서 충분히 소비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소비되지 않는 소비묶음들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서, 소비묶음 [math(\rm A)]는 본래 예산집합에 포함되는 모든 소비묶음 중 본래 가격하에서는 가장 선호된다. 이는 회전이동한 예산선의 최적 선택이, 본래 예산선보다 아래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기하학적으로 회전이동한 예산선의 최적 선택은 반드시 점 [math(\rm A)]이거나 점 [math(\rm A)]보다 오른쪽에 있어야 한다. 회전이동한 예산선 위에서, 점 [math(\rm A)]보다 왼쪽에 있는 점들은 모두 본래 예산선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곧, 대체효과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나타난다(The substitution effect is negative). 가격이 상승하면 대체효과에 의해서 수요가 감소하며, 가격이 하락하면 대체효과에 의해서 수요가 증가한다.

이번에는 소득효과를 보자. 소득효과에 대한 분석은 확실히 단순한데, 정상재와 열등재의 정의를 생각하면 해답은 금방 나온다. 정상재는 소득이 증가할 때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이고, 열등재는 반대로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이다. 한편, 소득이 고정되어 있을 때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곧 소득이 감소하는 효과를 낸다. 둘 다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따라서 정상재의 경우 소득이 감소할 때 수요가 증가하고, 열등재는 반대로 수요가 감소한다고 할 수 있다. 곧, 소득효과는 정상재의 경우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열등재의 경우 같은 방향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재화1의 가격이 상승할 때 다음이 성립한다. 각 항의 부호를 밑에 표시했다.

[math(\begin{aligned}{\textsf{\footnotesize 정상재:}}\;\Delta x_1&=\Delta x_1^S+\Delta x_1^I\\(-)&\;\;\quad(-)\;\;\quad(-)\\\\{\textsf{\footnotesize 열등재:}}\;\Delta x_1&=\Delta x_1^S+\Delta x_1^I\\(?)&\;\;\quad(-)\;\;\quad(+)\end{aligned})]

곧, 대체효과는 정상재와 열등재 모두 무조건 음으로 나타나고, 소득효과는 정상재의 경우 음이고 열등재의 경우 양이 된다. 그러면 정상재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가 모두 음이므로 가격효과는 무조건 음이다. 그러나 열등재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의 부호가 다르므로 가격효과의 부호를 결정할 수 없다. 여기에서, 가격효과의 최종적인 부호에 따라 다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math(\begin{aligned}{\textsf{\footnotesize 기펜재:}}\;\Delta x_1&=\Delta x_1^S+\Delta x_1^I\\(+)&\;\;\quad(-)\;\;\quad(+)\\\\{\textsf{\footnotesize 기펜재가 아닌 열등재:}}\;\Delta x_1&=\Delta x_1^S+\Delta x_1^I\\(-)&\;\;\quad(-)\;\;\quad(+)\end{aligned})]

기펜재(Giffen's good)란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로, 엄연히 열등재의 일종이다. 다시 말해서 기펜재는 소득이 증가하거나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하며, 기펜재가 아닌 열등재는 소득이 증가하거나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한다. 따라서 어떤 재화가 열등재라는 단서만으로는 그 재화의 가격효과가 양인지 음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

기펜재는 수요의 법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그러나 기펜재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 현실에서 사례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수요의 법칙이 경제학에서 '법칙'으로서 큰 무리 없이 수용될 수 있는 것이다.

5.2. 힉스 방식

파일:힉스 방식 설명.png
힉스 방식의 경우, 대체효과를 다루는 방법론이 슬러츠키 방식과는 비록 다르지만, 슬러츠키 분해와 마찬가지로 대체효과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나타난다.

6. 여러 슬러츠키 분해

여러 재화와 효용함수를 슬러츠키 분해할 때 나타나는 특성을 분석해 보자. 이하 본래 최적 선택을 [math(\rm A)], 대체효과를 적용한 최적 선택을 [math(\rm B)], 가격효과까지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결정된 최적 선택을 [math(\rm C)]라 한다.

6.1. 정상재

정상재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의 방향이 서로 같으므로, 재화1의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슬러츠키 방식과 힉스 방식을 적용하면 그래프상으로는 각각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파일:슬러츠키 방식 본격 수정.png
파일:힉스 방식 설명.png
  • 재화1 가격 상승: [math(x_1^{\rm A}>x_1^{\rm B}>x_1^{\rm C})]
  • 재화1 가격 하락: [math(x_1^{\rm A}<x_1^{\rm B}<x_1^{\rm C})]

6.2. 열등재, 기펜재

6.3. 완전대체재

파일:완전대체재 슬러츠키 분해.png
효용함수 문서에서 설명했듯이 완전대체재의 무차별곡선은 직선이므로 최적 선택은 항상 코너해가 된다. 다시 말해서, 예산선을 회전이동시키는 순간 최적 선택은 종축 위에서 횡축 위로, 또는 횡축 위에서 종축 위로 한 번에 이동한다. 이러한 회전이동 후에는 평행이동을 시행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 그 본질적인 이유는 기존 선택이 코너해이기 때문이다. 기존 선택 자체가 종축 위에 있으므로, 이 점을 중심으로 회전이동을 시행하더라도 예산선은 항상 이 점을 지나기 때문이다. 본디 평행이동이란, 회전이동을 시행함으로써 변해버린 종축의 절편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적 선택이 코너해인 경우 회전이동을 시행하더라도 종축의 절편은 변하지 않으므로 회전이동이 불가능한 것이다. 곧, 완전대체재의 소득효과는 0이며, 대체효과가 곧 가격효과이다.

6.4. 완전보완재

파일:완전보완재 슬러츠키 분해 수정.png
효용함수 문서에서 설명했듯이 완전보완재의 무차별곡선은 L자 모양이므로 최적 선택은 항상 수직으로 꺾이는 점에서 발생한다. 이 점에서는 미분가능하지 않으므로 슬러츠키 방식에 따라 회전이동을 시행하면 위 그림과 같이 최적 선택이 변하지 않는다. 한편, 힉스 방식에서는 같은 효용을 지니는 또 다른 점으로 예산선을 옮겨야 하는데, 최적 선택은 무조건 수직으로 꺾이는 점에서만 발생하므로 회전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소득효과의 경우 예산선을 평행이동시키기만 하면 되는데 이는 위 그림과 같이 두 방식 모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곧, 완전보완재의 대체효과는 0이며, 소득효과가 곧 가격효과이다.

6.5. 준선형 효용함수


[1] 원래는 슬츠키라고 읽는 게 맞으나, 널리 알려진 이름이 슬러츠키이므로 슬러츠키를 표제어로 한다.[2] <소비자의 예산에 관한 이론>[3] 경제학 교재마다 채택하는 방식이 다르다. 더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힉스 방식만을 설명하기도 하고, 슬러츠키 방식을 고수하기도 하고, 모두 소개하며 차이를 대조하는 자세한 교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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