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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용어 그대로 가격을 차별해서 받는 행위의 총칭. 독점시장에서 독점생산자가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언뜻 보기에는 독점생산자의 횡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중손실의 감소를 가져와 사회 후생은 증가한다. 다만 소비자 잉여를 빼앗아 생산자 잉여로 가져오는 형태라는 게 문제다.2. 상세
완전 경쟁 시장에는 무한대에 가까운 공급자와 수요자가 존재하므로 공급자가 수요자의 개별 수요 정보를 알 수 없다. 따라서 개별 공급자는 시장 균형 상태에서 나타나는 균형 가격 하에 원하는 만큼 공급할 수 있으며 그 외의 가격에서는 공급이 불가하거나, 공급을 포기하게 된다. [1]그러나 생산자가 소수이거나 혹은 독점인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업의 수가 줄어들수록 이들이 시장 수요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알게되는데, 극단적으로 독점 시장의 경우 자사 상품의 수요 정보가 곧 시장 전체의 수요와 같기 때문에[2] 해당 상품에 대한 정확한 시장 수요를 알게 된다. 이러한 시장 수요 정보를 바탕으로 자사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가격 혹은 수량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독과점 시장의 균형 달성 과정이다.
그러나 독과점기업은 보통 시장 전체의 수요 정보만을 알 수 있을 뿐 개별 수요자들의 수요 정보는 알 수 없다. 이러한 개별 수요자들의 수요 정보를 간접적으로 혹은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가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가격 차별 전략이다.
이러한 모든 가격차별에는 두 가지 기본 가정이 필요한데, 하나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공급자가 수요자의 특성 (특히 가격탄력성) 을 구분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 간의 재판매가 불가능해야한다는 점이다. 만약 재판매가 가능하다면 낮은 최대 지불 의사를 가진 사람이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사서 높은 최대 지불 의사를 가진 사람에게 그 사람의 최대 지불 의사보다 약간 낮은 값에 팔아버리면 서로가 이득을 볼 수 있고, 따라서 높은 최대 지불 의사를 가진 사람이 공급자에게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가격차별에 실패한 것으로써, 이러한 변수를 통제할 수 있어야 가격차별이 가능해진다. 대학 원서의 경우 해외판(수출전용), 국내판(미국내수용)을 나누어서 재판매가 불가하도록 만든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것이 가격차별의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구분해 둔 것이다.
가격차별을 함으로서 독점생산의 과소생산 문제를 완화하고 사회 전체의 자원배분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소비자 분리를 통해 저소득층에게 낮은 가격의 재화를 구입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다만 사중손실과 소비자잉여를 모두 생산자가 가져가게 되므로 소득분배 문제가 더 악화되고, 시장을 분리함으로서 내수용과 수출용의 가격과 품질의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2.1. 가격차별의 분류
보통 가격차별의 방식은 영국의 경제학자 아서 세실 피구(Arthur Cecil Pigou)의 이론에 기초한 구분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요약하자면 그 구분은 이런 경향이 있다.- 1급 가격차별: 각 소비자의 최대 지불 의사/지불용의가격(Willingness to Pay)에 따라 개별적으로 가격을 부과하는 방식.
- 2급 가격차별: 구매 수량이나 구매 조건에 따라 다른 가격을 부과하는 방식이며, 소비자의 자기선택(Self-selection)에 의해 가격차별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수량 할인(Quantity Discounts), 번들링(Bundling) 등의 방식을 포함한다.
- 3급 가격차별: 소비자를 특정 기준에 따라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에 다른 가격을 부과하는 방식. 가장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가격차별 유형이다.
1급에서 3급으로 갈수록 대체로 일반적이거나 간단한 가격 차별의 방법을 쓴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대략 3급에서 1급으로 갈수록 이윤이 증가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2급과 3급의 경우 이러한 기준에서 조금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데, 확실한 것은 1급 가격차별이 여타 가격차별에 비해 높은 이윤을 보장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각 급간을 나누는 기준은 개별 수요자들의 수요 정보를 어떤 형태로 알고 있는가이다.
1급 가격차별의 경우 공급자가 모든 수요자 개인의 수요 정보를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공급자는 개별 수요자의 최대 지불 의사와 동일한 가격을 책정하여 이를 개별 수요자에게 판매하게 되고, 이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한다. 예를 들면, 음료수를 독점하는 기업이 있다면, 5천원에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경우엔 5천원, 그 다음은 3천원, 다음 병은 1천원 등으로 깎아내려가는 방식.
이 경우 일반적인 소비자잉여인 [(지불 의사) - (구매 가격)]은 (지불 의사) = (구매 가격) 이므로 0이 되고, 이 부분은 전부 생산자잉여로 돌아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독점 시장에서는 완전 경쟁 시장에 비해 균형 공급량이 적지만, 1급 가격차별 하에서는 개별 수요자의 지불 의사가 생산 비용과 같은 수준까지 공급하므로 균형 공급량은 완전 경쟁 시장 하의 균형 공급량과 같아지게 된다. 또한 완전 경쟁 시장에 비해 균형 공급량이 줄거나 늘어 발생하는 자중손실은 0이 된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잉여는 완전 경쟁 시장과 동일하며 이는 사회 후생을 손실시키지 않는 측면에서 독점 시장에 비해 바람직하나, 수요자에게 돌아갔어야 할 잉여 전체가 생산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분배의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완벽한 1급 가격차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2급, 3급 가격차별이 많이 보인다.
2급과 3급 가격차별의 경우 수요자 개별 정보를 모른다는 가정 하에서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수요자의 정보를 예측하는 방식의 가격차별이다. 2급의 경우에는 수요량 구간에 따른 가격의 차등을 두어 수요자가 스스로 최대 지불 의사를 표명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10개를 살 때 가격이 10만원이지만, 100개를 사면 90만원으로 책정하는 방식. 이 경우 모든 수요자의 개별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수요량 구간을 무한대로 분할해서 각각의 가격을 책정해야 하지만, 이는 불가능) 수요자가 스스로 공급자가 생산자잉여를 극대화하도록 설정한 가격 구간 하에서 소비하게끔 유도할 수 있다면 이는 단순 독점에 비해 이윤과 생산량이 증가하게 된다.
3급의 경우 수요량이 아닌, 탄력성같은 수요자의 특성에 따른 임의적인 구분을 하여 가격차별을 하는 방식이다. 특히 탄력성이 높은 소비자에게는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탄력성이 낮은 소비자에게는 가격을 높게 설정한다. 즉, 가격을 높였을 때 소비자들이 안 사겠다고 확 떠나버리면 가격을 깎아주고, 가격을 아무리 높여도 소비자들이 떠나지 않으면 가격을 올려치는 방식. 예를 들어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특정 한다면 가격 탄력성이 다른 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기에 다른 그룹으로 묶어서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학생 할인이 있다.
[1] 균형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상품에 책정할 경우 소비자는 그보다 낮은 균형가격에 무한대에 가까운 공급을 받을 수 있으므로 해당 공급자의 상품은 팔리지 않게 된다. 또한 균형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선택하는 경우 무한대의 수요가 발생하지만, 애초에 완전 경쟁 시장에서 장기 균형 가격은 생산에 따른 경제적 이윤이 0인 지점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낮은 가격을 선택한다면 당연히 경제적 이윤은 (-) 가 되고,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되므로 공급자는 이러한 가격에 판매할 아무런 유인이 없다.[2] 시장 수요는 해당 상품에 대한 수요자의 지불 의사와 같다. 독점 시장이 말 그대로 공급자 혼자서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이므로 독점 기업은 자사의 상품에 대한 수요자의 지불 의사가 곧 해당 상품군에 대한 시장 전체의 수요자의 지불 의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