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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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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탄생3. 발전4. 시련5.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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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Fox 4! / Guns, Guns, Guns!

기총(機銃, machine gun)의 사전적 정의는 기관총의 준말로서, 방아쇠를 한 번 당기면 자동으로 총알을 연사하는 총기류를 뜻한다. 다만 현대 한국어에서는 기관총 전부를 '기총'이라 줄여 부르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는 차량이나 항공기등에 장착된 기관총이나 기관포를 부르는 의미로 쓰이며, '기총 소사', '기총 공격' 등에서 말하는 기총이란 대개 항공기에 장착되는 기관총이나 기관포만을 이른다. 이 경우 영어로는 에어크래프트 건(aircraft gun) 이라고 부른다.

2. 탄생

파일:MiG-15-Fagot.jpg
소련제 MiG-15 전투기. 공기흡입구 기수 아래부분의 뾰족 튀어나온 것이 기총이다.(37mm N-37D 기관포)
파일:external/www.aircraftaces.com/bf-109-3.jpg
나치 독일의 Bf 109 전투기. 노란색 엔진룸(카울링) 위의 조그만 은색빛깔이 기총의 총구이다.(7.92mm MG17)
파일:m230_ah64d 1.jpg
미국제 AH-64 아파치 공격헬기에 장착된 30mm M230 체인건

기총은 비행기가 본격적인 전장에 나타났을 때부터 항공 폭탄과 함께 실질적인 비행기의 무장이었다. 기총의 발전으로 단순한 정찰목적으로 이용되던 정찰기 성격의 비행기는 적과 싸우는 전투기로 진화하게 된다.

처음부터 전투기에서 기총이 쓰였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서로 좌우로 근접해서 소총이나 권총을 쏘거나 돌을 던지는 등의 육박전 스타일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다가 기총을 도입하기로 한 이후에도 프로펠러로 인해 기관총을 적절한 위치에 놓기 어려웠다. 당시의 조종사가 조준을 편하게 하려면 기체의 앞부분인 기수 방향에 기총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기총을 사격하면 자신의 프로펠러를 맞추게 되므로 프로펠러가 박살나면서 혼자서 추락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프로펠러 날개 위쪽으로 기총을 장착하던지 후방 좌석에 별도의 기관총수를 배치해서 후방 기총을 운영하던지 하는 여러가지 대책이 나왔지만 비효율적이었고 도그파이트 방식의 공중전이 시작되었으나 적기를 격추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심지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프로펠러를 기체 후방에 장착하는 방식도 고안되었으나 당시의 열악한 기술력과 이착륙의 어려움으로 인해 효과가 신통치 않았다.

마침내 롤랑 가로스와 앤소니 포커를 거쳐 기총과 프로펠러 축을 연결하는 장치를 고안해서 프로펠러 날개가 회전하며 지나가는 짧은 순간에 기총을 발포해서 프로펠러 날개 사이로 총탄을 날리는 공밀레같은 짓을 성공하면서 차츰 현대와 유사한 공중전 형태가 자리잡게 되었다.

3. 발전


제2차 세계 대전까지만 해도 기총은 전투기들끼리의 싸움에 필수적인 무장이었으며, 거대한 중폭격기들도 요격기에 대한 방어를 위해 B-17이나 B-29처럼 기총을 떡칠하고 다녔다.[1]

일단 초기의 공중전에서 이기려면 꼬리를 물고 기총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당시 전투기들은 선회력이 중시됐으며, 선회력이 좋은 전투기들은 적기와의 도그파이트(근접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간기의 기술력 발전으로 인해 기총의 총열을 프로펠러 축 내부에 삽입하는 기술이 실용화되면서 높은 고도에서 대기타다가 목표를 향해 급강하하면서 화력을 집중해서 적기를 격추한 후에 급상승하는 붐 앤 줌 방식의 공중전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전투기의 성능 중시도 선회력에서 고속과 급강하, 급상승 능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변모한다.

기총의 성능도 갈수록 진화를 거듭했다. 제1차 세계 대전까지만 해도 전투기의 무장은 30구경(7.62mm) 기관총 한두 정이 한계였으나 전간기 동안의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30구경 기관총은 단박에 화력 부족이 지적당하게 되고, 곧 신뢰성 높은 50구경(12.7mm) 중기관총 4 ~ 8정이나 위력이 높은 20mm 기관포 1 ~ 4문이 당대 전투기의 표준 무장이 된다.

세계 대전이 끝나고 제트기의 시대가 열렸으나, 공대공 미사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에 여전히 기총이 주로 사용되었다. 한국전쟁 당시의 F-86MiG-15가 좋은 예이다. 세계 대전 말기 이후에는, 기총의 구경이 정점을 찍었다. MiG-15는 NATO의 폭격기에 대항하는 우수한 요격 성능을 위해 37mm23mm 기관포로 무장했으며, Me262는 아예 중폭격기를 요격하기 위한 50mm 기관포를 달기도 했다.

4. 시련

베트남 전쟁 직전에 실용적인 공대공 미사일이 개발되었고 진먼 포격전에서 미사일의 활약을 본 미국은 미사일 만능주의에 빠지게 되어 기총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여 신형 F-4 전투기에서 기총을 빼 버린다. 하지만 정작 베트남전에서 미군의 미사일들은 형편없는 명중률을 보이면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악화시킨것은 반드시 육안으로 적인지 확인하고 공격하라는 지침이었고[2] 이로 인하여 미사일의 장점인 긴 사정거리를 전혀 살릴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아차 하는 순간 미사일을 사용할 수 없는 최소사정거리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게다가 당대의 미사일은 능력의 한계상 적기의 정면에서는 조준이 불가능했고 이런 약점을 아는 미그기들은 헤드온, 다시 말해 정면 승부를 걸어버리는 상황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미 공군과 해군은 베트남의 공중전에서 심각하게 고전하였고 역대 최악의 교환비를 기록하게 된다.

물론 공중전 교환비 자체는 미국이 1:3.67로 우세했고 제공권 또한 미군이 가지고 있었다. 팬텀과 미그기의 교환비는 팬텀 1대가 떨어질때 미그기는 3 ~ 4대가 떨어진 셈이다. 그래도 팬텀이 미그기에 비해 성능이 더 높은 최신예기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비율이다.

미사일 만능주의도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미사일은 매우 유용한 신무기였음에 분명하지만 그 당시 미사일의 성능이 미국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였고, 이에 한 술 더 떠서 아예 전투기에서 기총을 제거해버리는 등의 일로 인해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그렇게 처참한 교환비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

이로 인해 미국은 "미사일이 있더라도 전투기에는 기관포가 꼭 필요하다"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고 그 후로 미국의 전투기에는 기관포가 필수적으로 탑재되게 된다.

한편, 날로 빨라지는 비행기에 비해 기총의 연사력은 턱없이 낮았다. 이는 포탄을 적기에 적중시키기 어려워졌다는 뜻이었다. 초기 제트기 시대에는 리볼버 기관포가 쓰였지만, 그마저도 연사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100여년 전, 19세기에나 쓰였던 개틀링 방식이 재조명받는다. 이로 인해 나온 물건이 1959년에 채용된 M61 발칸. 그리고 이 발칸포는 이후 나온 전투기들에 두루두루 장착되게 되며 서방 진영 기총의 베스트셀러가 된다. 또한 구경 30mm의 GAU-8이 제작되어 A-10에 장착되며 우수한 지상공격 능력을 보여주었다. 소련러시아에서 개발된 전투기에는 발칸포와 유사한 개틀링 방식을 사용하지만 구경이 더 큰 GSh-30-6이 사용되었다.

5. 유지

그러나 현대에는 미사일 기술과 레이더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명중률이 대폭 상승함에 따라 다시 기총의 활용도는 줄어들고 있다. F-35의 B,C형은 기관포를 기본 내장하고 있지 않다. 기관포 자체의 무게와 부피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것이 설계에 수월하기도 하며, 애초에 적극적으로 꼬리물기를 하지 않아도 파일럿이 고개를 돌려 HMD로 조준한 뒤 발사가 가능해진 것도 이미 오래된 일이다. 이런 사례들을 보고 "다시 세계가 미사일 만능주의로 회귀하는 것인가" 하는 말도 있었다. 물론 후술하겠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기총은 전투기들끼리의 전투가 아닌 일반적인 지상 공격에도 쓰였다. Il-2와 같은 공격기는 유도 폭탄과 같은 발전된 공대지 무기가 발전되기 전까지 주요 무장이 명중률이 매우 낮은 항공폭탄이나 무유도 로켓과 기총이었다. 현재는 A-10 같은 걸출한 공격기가 30mm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AGM-65 매버릭의 사용 비율이 올라가며 공대공이 아닌 지상제압용 보조무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미사일이 1970년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발전한 요즘은 기총은 만일에 대비한 보험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신형 F35의 일부 모델에는 또 다시 기총이 빠져 있다. 실전에서도 큰 유용성이 없는 증거로, 전투기의 공중전 격추는 거의 다 BVR교전에서 미사일로 이루어졌다. 레이저 병기라도 개발되지 않는 이상 기총은 전투기의 백업 무장으로 계속 남게 될 것이다.

사실 기총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리 최첨단 공대공 미사일이라 할지라도 빗나갈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실제 공중전이 일어난 케이스에 속하는 2019년 인도-파키스탄 분쟁에서도 양측 공군은 서로의 미사일을 회피기동으로 피해냈다. 흔히 상상되는것과는 달리 미사일은 사거리를 살릴수 있는 최적의 고도까지 상대편보다 먼저 도달해[3] 적기에 발사하는 등 발사까지 치열한 수싸움이 이루어지며, 쏘는데 성공했다고 끝나는게 아니라 적기에게 날아가 명중하기까지의 나름 긴 시간동안 적기가 회피하고 자신한테 반격을 시작하는지 여부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두 발 이상의 미사일을 적기 하나에게 퍼붓기도 하고, 이러는 와중에도 아군기와 적기의 거리는 계속해서 가까워지기 때문에 서로간에 미사일 회피에 성공하면 정말로 기총으로 싸우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AIM-9 사이드와인더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미사일이어서 최신 버전들이 엄청난 고기동성을 갖추게 되었기에 미군의 경우 기총 사거리 내에서도 사이드와인더부터 먼저 쓸 확률이 높지만, 최신 버전 사이드와인더가 없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 이럴 땐 기총으로 싸우게 될 확률이 좀 더 높을 것이고,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의 고성능을 잘 알고 있는 미군 및 다른 AIM-9 운용국 군대들마저도 아직 기총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고 있다.

결론은 보병이 총알이 다 떨어졌거나, 총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 근접전 훈련을 받듯이, 전투기 역시 마찬가지로 미사일을 전부 소모했거나, 미사일의 최소사거리보다 적기가 더 가까이 있거나, 미사일 발사 시 파편으로 자신도 피해를 입거나. 근접 항공 지원 시 피아 식별이 어려워서 아군 오폭의 위험이 크다는 등, 미사일만으로는 해결 못할 상황이 반드시 생겨났던 기록이 많았기에 이를 대비해 기총을 탑재한다.

따라서, 전투기를 비롯한 군용기들이 존재하는 한, 기총은 기체에 내장되거나, 하다못해 건포드같이 외부 무장으로 장착되어 있을지언정 어떠한 형태로든 탑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애초에 미사일은 기총만큼이나 직관적이고 즉각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1] 심지어 B-29의 포탑은 컴퓨터 제어로 원격 조작이 가능한 무인 포탑이었다.[2] 이러한 교전수칙을 무능한 지휘관들의 탁상행정이라고 마냥 비난 할 수만은 없다. 현대 항공전에서도 교전에 돌입하기 전 표적의 식별은 거의 필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현대 항공전의 경우 전자전 기술의 발달로 표적 인식능력이 크게 향상되어 레이더와 전자광학 센서등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 당시 태양열과 제트엔진의 열조차 구분할 수 없었던 원시적인 수준의 미사일에 피아식별 능력이 있을리가 없다보니 육안확인은 불가피한 절차였을 것이다.[3] 미사일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체급이 큰 전투기가 작은 전투기를 압도하는 경향이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체급이 크고 엔진 출력이 커야 상대편보다 먼저 고도를 선점하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며, 더 많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빗나가더라도 더 많은 미사일을 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