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2011년 9월 15일에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발생한 정전 사건. 과거 십수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이러한 정전사태는 없었다. 시대를 역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었으며, 더군다나 신뢰할 만한 원인도 없고 피해보고도 없어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사건이다. 국가기반시설이 이렇게 간단히 셧다운 된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데도 내려진 조치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 뿐. 물론 산업체 강제 셧다운도 진행되긴 했었다.정전이 일어난 지역은 상당히 불규칙적이었다. 같은 구 내에서도 어떤 곳은 정전이 발생했는데 어떤 곳은 정전같은 것이 없었다고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아래에도 나와 있지만 전력거래소에서 주파수 감소하는 정도에 따라 매우 칼같이 전력부하를 끊어버려 벌어진 일이다. 아파트 단지에 변압기가 2개 있으면 1W라도 많이 쓰는 쪽을 날려버렸다.
이는 고장파급방지장치라는 SPS(Special Protection Scheme)이라는 설비를 이용하여 주파수 60hz 기준으로 부하는 순환 차단하여 전 전력계통의 정전을 막았다.
2011년 9월 15일은 기록적인 늦더위를 기록한 날로 서울 최고기온이 31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이로 인한 지나친 에어컨 사용으로 예비전력량이 떨어졌다는 것이 한국전력공사 측의 공식적인 발표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전소가 셧다운 되어 있던 것이 화근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082, 1083, 1084 번째 원자력 발전소 정비를 위해 각 한빛 원자력 2호기, 한울 원자력 2호기, 4호기가 정지되어 있었으며[1], #[2] 지식경제부 장관의 제한송전 명령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은 서버에서 자동으로 내리는거라 명령 이전에 날렸을 것이다. 폭염으로 전력수요량이 폭증했고, 이를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비를 실시하다 사고까지 발생해서 일어난 복합적인 사태.
단전 실시가 선조치 후보고였는지 선보고 후조치였는지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 사이에서 진실공방이 오가고 있다.#
2011년 9월 18일 지식경제부 장관은 "전력거래소에서 전력공급능력에 관해 허수를 포함[3]시켜 허위보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2013년 12월 3일 이 일로 징계를 받은 지식경제부 공무원의 징계취소 소송에서 한국전력거래소가 10년 동안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의 모니터상에 나오는 수치에는 즉시 가동할 수 없는 발전기 용량이 포함돼 있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숨겨가면서 운영했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사태가 일어난 9월 15일에는 예비전력이 0kW를 기록하여 블랙아웃 직전까지 몰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즉 이번 사건은 한국전력거래소의 전력정보 은폐로 인한 인재였다고 볼 수 있다.
고장파급방지장치의 구조상 이런 식으로 가동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예전부터 있었던 게떼의 습격으로 보일러 이상
- 하동발전소 #? 호기 터빈 이상 발생, SCADA 가 협조 제어모드에서 TBN 센서 이상검출
- 하동발전소 #? 호기 긴급정지
- 하동발전소 전체 연쇄 다운
→ 7299MWe Peak, 4000MWe AVG 전원 상실[4] - 희생양이 된 인근 화력발전소가 급증한 부하로 사망
- 각 발전소로부터 워맥으로 리포트됨 [5]
- 워맥은 현 상황을 Red Code로 판정(전원예비율에 따른 몇단계의 등급이 있음. 레드코드는 최상급 등급으로, 예비율이 다 떨어질 때 발동.)하고 설정된 우선순위와 알고리즘에 따라 민간이면서 순시공급의무가 없고 대전력을 사용하는 수용가 셀을 찾아냄
- 워맥이 해당 위치의 DCS에 트립 지령을 내림 → 정전 시작 (대구광역시 중구, 서울특별시 마포구 등 도심지가 먼저 날아감)
- 이후에도 등급이 떨어지지 않아 추가로 전원을 차단하려고 할 때 한국전력공사 직원이 개입[6]
- DCS에서 올라오는 전국 전원 상황을 확인하고 예비율이 부족하다고 판단
- 추가 정전 계획을 워맥이 수립, 동시에 발전소 가동 계획도 수립
- 정전 계획을 각 지사의 시설관리팀으로 전송 → 이 과정에서 EAS에 전달되지 않아 안내가 이루어지지 않음
- 로드 밸런싱을 위한 순환 정전 진행
- 밤이 되면서 가용권에 들어옴에 따라 정전 종료
확실한 것은 특정 지역이 아닌 수도권,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가릴 것 없이 전국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광주, 전남지역 관련 기사
한국전력공사 서대구지사에 따르면, 본래 전력차단은 컴퓨터가 알아서 전기가 많이 들어가는 곳부터 날리는데, 이후 EMS(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작성하는 계획정전 시간표가 지사에 전송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로 인해 EAS로 알람 입력이 들어가지 않았고, 정전예고를 발생하지 못했다.[7]
2. 정전 지역
자세한 내용은 2011년 9.15 정전사태/정전 지역 문서 참고하십시오.3. 사태의 여파
- 이날 2012학년도 대학입시 수시 원서접수 마감인 대학들이 있었으나 이 사건으로 원서접수 마감을 하루 연장하기로 하였다. 이로 인해 수시 원서접수를 아슬아슬하게 놓친 수험생들이 덕을 본 사례도 있다고 한다.#(당시 고등학교 3학년은 1993, 1994년 1-2월생으로 재수나 유급은 1993년생 1-2월생 까지이다.)
- 시내의 신호등들이 무작위로 정전되며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 20시까지 소방당국에 500건에 달하는 승강기 내 고립신고가 접수되었다.
- 당시 미래희망연대(이후 친박연대로 개명 → 한나라당(현 국민의힘)과 합당) 소속의 송영선 국회의원이 이번 정전 사건이 북한이 배후에서 조종한 사건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사실이 밝혀진 후 사과하기도 했다. #
- 김철민 캐스터의 트윗글처럼 정전에 대한 아픈 추억이 있는(...) e스포츠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 당일 GSL Oct. 코드 S 조지명식이 예정되어 있는 곰TV 목동 스튜디오도 방송 시작 전에 간신히 복구되어 일단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방송 중에 다시 정전되면 스2판 정전록을 맛볼지도 - 이틀 뒤 열릴 진에어 스타리그 2011 결승전에 나설 정명훈과 허영무를 돕기 위해 연습에 매진중인 SKT T1과 삼성전자 칸 연습실은 정전되지 않았으며, 아무 이상 없이 결승전을 대비하였다고 한다.#
- 사건 발생일 오후 7시 20분까지만 해도, 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는 계속 마비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후 정상적으로 복구되었다.
- 목동 구장에서 열린 두산 대 넥센 프로야구 경기가 넥센의 1회말 공격 중 정전으로 1시간 5분간 지연되었다. 그 덕에 타석에 있던 넥센의 코리 알드리지는 1시간 5분 동안 타석에 있었던 것이 된다. 양준혁 해설위원이 기네스북에 올려야 한다는 드립을 치기도…
- 그 외 사건들, #2
- 일부 학교에서는 정전으로 인해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은 물론 업무관리 시스템도 마비되어 복구중인 단계에 들어갔고, 고등학교의 경우 야간자율학습을 아예 하지 않거나 도중에 중단하였다.
-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던 도중 전기가 나가서 꼼짝 없이 앉아 기다리는 청년의 불쌍한 모습이 MBC 뉴스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딱 반만 염색됐는데 전기가 나간 듯한 모습. 보통은 심정이 어떠냐고 인터뷰를 할 텐데 안했다. 이미 기다리는 뒷모습에서 분노가...
- 게임, 특히 멀티플레이 하던 사람들의 경우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 2 3:3을 하던 중 상대방이 모조리 튕겨나가 공짜로 1승을 차지한다든지. 게다가 마침 와요일이었기에 레이드를 뛰다가 튕기는 공대원들이 속출하였다. 와우인벤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템 먹고 접종한 XX' 글이 쏟아지다가 광역 정전이 알려지면서 진정되기도.
- 그 외에 플라스틱 공장에서 원료가 굳어서 하루치 원료를 폐기처분한다든가, 납기 물량을 맞추지 못해 하루치 납품계약이 파기된다던가, 공장을 돌리지 못해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든가 하는 여러 기업들의 피해가 크다. 비상발전 설비를 갖추고 있거나, 반도체 같은 중요 공장은 정전 우선순위에서 빠져있는 대기업은 큰 피해가 없었다고 발표가 있었지만, 중소기업들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말았다.
중소기업을 찬밥취급하는 현실. - 횟집과 실내 양식장의 물고기가 산소부족으로 폐사한다든가, 식당과 식료품을 취급하는 가게의 식품이 상한다든가, 지하상가의 영업 불가능 등 자영업계에 미친 피해도 크다. 바로 전 항목도 포함해서 이런 이유 때문에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분들이 많지만,
- 정전으로 수술이 중단된 곳이 7군데 있었다고 한다. # 수술 중인 정형외과에서는 일단 재수술이 가능하도록 긴급봉합하는 식으로 넘겼다는 듯. 참고로 자가발전설비가 의무화되는 곳은 2, 3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급 이상일 경우에만 해당되며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이나 병원급은 의무가 아니다.[8]
- 어느 병원에서는 자동 혈압계에 팔을 넣고 혈압을 재고 있던 환자가 정전을 당하는 바람에 한 시간 동안 팔을 물린 채 가만히 있어야 했다고.
- 한국전력공사 및 관계사의 낙하산 인사가 사태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주장되었다.# 한국전력공사와 그 자회사 11곳의 경영진 및 감사 22명 중 17명이 정부 측근 낙하산이고 특히 경영을 감시해야 할 감사 11명은 전원 정치권 출신이라 전문성이 없어 감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는 것.
- 제한송전 우선순위에서 가장 뒤에 있어야 할 군부대도 정전되었다. 전방 GOP와 레이더 기지도 정전되었다고 한다.
군부대도 자가발전소 마련해야 할 듯. - 이 사태를 주제로 경제학자 우석훈은 <당인리>라는 소설을 집필했다.
[1] 계획된 정비 및 핵연료 교체작업이다. 이 외에 다른 21개소 발전기가 경정비 일부 화력발전소가 예전부터 고장, 중정비중에 있음, 총 25개소가 정비중임. 기준시점:20110916[2] 하동발전소의 총 출력은 7299MWe. 이 공급량이 한방에 떨어지면 예비율이 바닥을 뚫고 내려간다. 그런데 관계자의 반론이 있다. 당시 하동발전소는 저출력으로 운전중이었다고. 그렇다면 하동발전소의 영향은 미미했을 것이다. 그러나 EMS에서 급작스럽게 하동발전소가 사라지면서 공급기가 없어진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3] 보통 전력거래소에서 말하는 "공급능력"은 전국 발전소 풀가동+개인 소유의 발전기(주로 태양전지나 빌딩의 비상 발전기들)의 on-grid를 가정했을 때의 능력이다. 근데 저렇게 될리가 없잖아?[4] 당시 하동발전소는 평균 출력에 크게 못 미치는 300MW의 출력으로 가동중이었다고 한다.[5] 이 때 재난관리체계에 의해 KBS로 자동으로 송출된 긴급속보가 있으나 종합으로 변경되었으며 모두가 수요예측 실패로 인해 블랫아웃을 예방하기 위해 수동으로 개입한 듯 영웅적인 묘사를 하고 있으나 기상청 옛 블로그 등 일부 저널에서 여전히 발전소 2기가 고장난것에 대한 언급을 확인할 수 있다.[6] 지식경제부 장관의 개입이 여기서 있었을 것이다.[7] Tbroad 서대구 지사[8] 자가발전설비를 모든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구비하도록 하면 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전력품질이 워낙 안정적이기 때문에 중복투자로 인해 큰 비효율이 발생한다. 값비싼 자가발전설비를 무조건 설치하도록 하면 그 비용은 결국 환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야 될 진료비가 오르게 된다. 자가발전설비는 엄청나게 돈 잡아먹는 괴물이다. 우선 초기비용자체가 비싸고 관리 유지비와 공간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도 든다. 건물이 지어질 때 지어지면 양반이고, 만약 이미 있는 건물에 자가 발전 설비만 추가한다면 전력시설 매설만 돈이 크게 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