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5 11:25:03

아르슬란 전기/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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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과도한 주인공 보정3. 폭력 및 잔혹한 묘사4. 재현에 맞지 않는 병력 동원
4.1. 반론
5. 노예해방이 별거 아니라는 투로 이야기한다
5.1. 반론
6. 용두사미 결말7. 정리

1. 개요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 아르슬란 전기에 대한 비판점을 서술한 문서.

2. 과도한 주인공 보정

주요 등장인물 개개인의 개성이 출중한 건 사실이지만, 파르스가 선이며 다른 국가들은 무조건 악이거나 무능하다는 심한 흑백논리가 심하다. 개연성이 매우 부족하며 파르스 측 인물들이 하나같이 인간이라 할수 없는 괴물이라는 점,[1] 말도 안되는 억지 전개가 심하게 비난 받는 사항이다. 예외적으로는 작가 요시키가 다른 소설에서도 자주 그러듯이 중국인이나 중국사에 대하여 우호적이라 그런지 중국이 모델인 세리카는 좋게 나온다. 비록 세리카인은 아예 나온 적도 없으나(과거 회상에서나 언급) 아르슬란 휘하 장수들이 쳐들어온 적에게 문명국이라면 파르스와 세리카 밖에 없다고 말하거나 세리카의 예술이라든지 여러 모로 찬양하는 점이 나온다. 이외엔 무조건 멸시.

등장인물들의 나이가 너무 젊거나 어리다는 지적도 있으나, 알렉산드로스 대왕, 진시황, 한니발등의 사례도 있다. 다만 아르슬란 전기는 주인공 나이만 이런게 아니라 16익장이나 주변 대다수가 10대에서 많아야 30대 초반인걸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굉장히 허구가 심하다. 더구나 이런 일은 일본 서브컬쳐에서 워낙 흔한 일인데, 텟사같이 10대 소녀가 함장이니 사령관이니 이런 것도 허다하다. 오죽하면 일본으로 수출된 서풍의 광시곡에서 주인공 시라노 번스타인이 30대라는 것에 일본에서는 놀라워 했을까.

더구나 아르슬란은 단점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그만 먼치킨이 아니라 겨우 10대~30대 초반에 불과한 부하들마저 천하무적이니 양판소랑 차이가 뭐냐는 비아냥도 나올만하다. 마법과 몬스터 부대로 무장한 사왕군이 나오기 전만 해도 파르스군이나 16익장은 막아서는 적이 없었다. 심지어 파르스 출신인 안드라고라스와 히르메스조차 아르슬란 파티를 제외하곤 다른 세력과 붙으면 무조건 이긴다. 그나마 아트로파테네에서 파르스군이 졌지만 사왕을 따르는 마법사들이 만든 거대한 안개 때문에 대패했고 2차 아트로파네테 전투에서 제대로 설욕하며 대승했다. 즉, 이 패배조차도 사왕군이 끼어든 셈이라서 빼야 한다.

그렇게 끝났으면 그냥 먼치킨 많이 나오는 소설인가보다 할텐데, 이번엔 반대로 갑자기 후반에 들어 사왕군이 나오면서 파르스군이 연속으로 지고 16익장들도 계속 죽어나가고 나르사스까지 죽으면서 20년 넘게 책을 내다가 말다가 하던 작가가 대충 서둘러 마무리짓기 위하여 주역들을 학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주인공 진영의 통쾌한 승리와 무쌍난무를 "원래 그런 작품"으로 선을 긋고서 스트레스 해소와 캐릭터 애정빨로 읽던 독자들에게도 아예 2부 자체가 쓰레기, 불쏘시개, 흑역사 취급당하며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다. 아마존 재팬의 독자평 중에는 작가인 다나카 요시키가 필력이 떨어졌다는 평도 있다.

3. 폭력 및 잔혹한 묘사

이 부분은 실제 십자군이 저지른 학살을 모델로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을 땅에 머리만 내밀게 파묻고 육즙을 끼얹은 뒤 굶주린 들개들을 풀어버린 묘사는 십자군들이 실제로 자행한 실화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구판, 신판 모두 이러한 묘사가 생략되었다.

4. 재현에 맞지 않는 병력 동원

만명의 기병을 지휘한다는 만기장의 존재가 그예다. 중세 역사상 만기장을 둔 곳은 그 어떤 국가도 없다. 게다가 모티브가 되는 중세의 중동, 인도[2], 유럽은 많이 동원되어봐야 수만, 총동원하면 10만인데 그들을 모티브로 한 국가인 파르스, 신두라, 루시타니아는 이를 한참 능가하는 숫자인 수십만이 동원된다. 더욱이 루시타니아는 작중에서 가난하며 국력도 형편없이 약한 소국인데 무슨수로 파르스와 대등한 수준의 병력인 40만을 뽑아냈냐는 것이다. 심지어 몽골이 모티브가 되는 투란과 이집트 모티브인 미스르조차 6만, 8만이나 되는 병력이 동원된다. 중세의 몽골과 이집트는 많이 동원되어봐야 2, 3만인데 지나칠 정도로 많은 병력 동원 설정이 심하게 비난받는 요소 중 하나이다. 말 그대로 호왈백만

인구설정이 자세히 나온 건 오로지 파르스로 전 인구가 2천만이다. 이는 1권에서 사왕 자하크를 섬기는 마법사가 제자인 구르간에게 말할때 딱 1번 언급된다. 사실 중국조차도 삼국지에 나오는 100만 대군이니 뭐니도 허구성이 짙다. 수나라, 당나라 시대 중국 전체인구가 5천만도 안되었는데 113만이나 되는 수나라군의 고구려 원정도 신빙성이 의심받을 지경. 그나마도 이게 허구가 아니라고 하는 학자들이나 주장도 당시 동원가능한 전병력에 비전투병력(운송병력 및 각종 잡다한 일, 이를테면 비전투 취사병에서 공병으로 차출된 백성들)에서 예비 병력까지 합친 것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실 페르시아의 그리스 침공 때 페르시아측이 백만 대군으로 침공했다든가 알렉산드로스가 이끄는 마케도니아군에 맞서 페르시아가 60만 대군을 이끌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이 또한 신빙성이 의심받아 과장으로 본다. 실제로 메흐메트 2세가 1453년 콘스탄티노플로 쳐들어갈 당시 10만이 넘는 대군을 동원했지만 비전투 병력도 상당했다. 온갖 기술병에서 무기 수리병 및 관리병,취사병,운송병에 심지어 배를 고치고 만들 기술자들까지 병력으로 다 넣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 기록에 나온 대군들도 이런 거 다 합친, 심지어 군주의 개인 노예와 시동에서 여자까지 넣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냥 이런 병력을 마구 동원하는 건 작가의 은영전이나 타이타니아등에서도 똑같이 나온다. 다만,작가의 다른 작품인 일곱 도시 이야기는 어느 정도 현실적인 병력을 파병한다. 극중 지구 전 인구가 인구 5천만이라 그런지 병력 수는 엄청나게 동원하지 않는다. 원정 한 번에 1도시에서 1~2만 정도의 병력을 동원했다는 게 언급되며 좀 무리해서 보내는 게 3~4만 정도. 극중 페루 해협 공방전에서 무려 256,400명에 달하는 대군을 부에노스 존데에 파병했는데, 이조차도 에곤 라우드루프의 독재에 반발한 여섯 도시가 힘을 합친 것이라 1도시당 대략 4만 명 수준의 병력을 보낸 것으로 그렇게 엉터리는 아니다...다만,이것도 재미를 위하여 좀 무리를 한 셈. 극중 7개 도시라고 하고 사실 7개 나라다 인구가 모두 5천만이라면서 나눈다고 해도 고작 7백만 정도인데 3,4만 보내고 1만 단위 사상자를 연이어 내는것도 엄청난 무리다. 갈리폴리 전투에서 1만이 넘는 전사자를 낸 호주뉴질랜드가 건국아래, 가장 많이 죽은 전투라고 아직도 잊지 못하듯이 말이다.

다만, 소설 원작보다 애니에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한데, 예니세이 강에 무려 1000척이나 되는 군함으로 쳐들어간다. 현대에서도 어림도 없는 이야기인데 작중 배경이 대전도라는 거대 재난 종합 세트로 지구 문명과 인구가 박살나 100억이 넘는 인구가 마구 죽어나가서 대전도에서 살아남는 극소수 인구가 겨우 살아남아 대를 이어 늘어난 22세기에 지구에 남은 7도시 전체 인구가 5천만 수준 밖에 안되는 설정에 1도시가 이런 병력을 동원하는 것부터가 엄청난 뻥이다.

이게 재미성 허구라고 감안하면 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심한 뻥을 쳤으니 비난받는 것이다. 오히려 중세 판타지물인 로도스도 전기가 병력 동원 설정을 중세에 걸맞게 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서는 많이 동원되는 병력이 수천이고 총동원하면 수만이다.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또한 비슷하며 가장 많이 동원된 병력이 15만인데 이것도 세계관에서 전무후무한 대군으로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한 병력이다.

정작 작가의 다른 작품 은하영웅전설에서는 인구에 비해 동원하는 군사가 너무 적다고 비판받은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4.1. 반론

모티브로 삼았다고 해서 수치까지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논할 가치도 없는 억지이다. '인구 100만 도시 억지설' 또한 마찬가지다. 역으로, 병력을 10만 단위로 동원하는 국가가 인구 100만의 도시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 억지이다.[3]모티브를 얻어서 만든 판타지 세계관 안의 나라가 모티브와 완전히 동일한 형태여야 한다는 이야기라면 뭐하러 나라 이름을 바꾸고 인명을 바꾼단 말인가? 그냥 인도 페르시아 다 가져다 쓰고 원래 있던 역사대로 타이핑이나 하면 그만이지. 그리고 파르스만 인구가 많은 것이 아니다. 비교적 약소국인 마르얌도 인구수가 백만 단위로 추정된다. 작가는 국가 인구와 동원 병력을 둘 다 높게 설정했으며, 다른 나라도 같이 높게 설정했기 때문에 전쟁을 다루는 이야기로써 갖춰야 할 개연성은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근거가 빈약한 건 오히려 인구에 비해 군사 숫자가 많다고 보는 쪽이다. 이건 하나씩만 따져봐도 그냥 보이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마르얌의 경우 성당기사단장이 팔아먹은 걸로 회상하는 노예 숫자만 50만인데, 그 후 지배층은 대부분의 루시타니아 귀족이 자리잡고 그들에게 정복당한 마르얌 인들이 지배당하는 불행한 구조가 만들어져 있었지만 어쨌던 50만이라는 엄청난 인원이 빠져나간 이후에도 나라가 완전히 무너지지도 않았고, 그 안에서도 윗대가리인 루시타니아 지배자들이 수만씩 군대를 모으면서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돌아온 기스칼은 그 마르얌을 기반으로 다시 왕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인구 숫자가 최소 수백만이 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이야기 전개다.

그리고 애초에 가장 중요한 파르스의 인구 숫자는 작중에서, 제시되지 않기는 커녕 1권 말미에 분명히, 정확히 언급되어 있다. 사교도들의 리더격인 '스승'이 제자들에게 이야기하면서, 파르스 백성의 절반인 이천만은 피를 뿌려야 할 것이다라는 대화가 나오기 때문이다.[4] 즉 작중 최강국으로 묘사되는 파르스가 약 4천만 정도의 인구를 가진 나라가 된다. 중세 기준으로 4천만의 단일 인구를 가진 나라라는 건 말 그대로 엄청난 사이즈의 국가다. 유럽의 그 프랑스가 12, 13세기에 겨우 1300~1500만의 인구를 가지고 거기서 나오는 국력을 기반으로 유럽에서 가오를 꽤 잡고 다녔다는 걸 생각하면, 파르스의 경우 말 그대로 패권국가로 으스댈만한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참고로 제국권의 인구를 다 합치면 약 5천만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로마가 군제가 상비병제로 정비된 이후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15만 전후의 정규군 병력에 속주의 여러 병과를 기반으로 하는 보조병을 합쳐 약 30만 정도의 군대를 운영했다. 그리고 이것도 이후 정말로 상당히 감축된 것이고, 상비병제를 제대로 체계적으로 확립한 아우구스투스가 내전을 수습한 직후에 거느리고 있던 모든 병사를 합치면 50~-60만에 달했을 것이라는게 정설이다. 즉 파르스 인구 4천만이라는 기준에서 언급되는 전군 40만은 국가의 체제와 시스템이 안정되어 있다면 결코 무리해서 나올만한 숫자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

더군다나 작중에서 파르스는 안드라고라스 3세의 치세 이후 계속 주변국에 군사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국가였다. 그런 나라가 군사력 비중을 높이는 건 결코 이상한 일도 아니므로, 오히려 파르스를 기준으로 하면 인구수와 국가의 상황을 고려해서 생각해 볼 때 되려 동원할 수 있는 군사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야기가 되려 근거가 없는 소리라고 봐야 한다.

신드라의 경우 인도가 모티브인데, 인도의 경우 분열기가 길었고 수많은 국가들이 생겨났다 사라졌는데도 인도 자체가 워낙에 큰 덕에 일부만 차지하고 있던 왕조들이 동원했던 군사력만 해도 수치가 지금 보면 어마어마하다. 예를 들어 중세도 아니고 고대에, 그 알렉산드로스가 인도 전체도 아니고 북부 인도만 점유하고 있던 난다 왕조의 군사력을 물었을 때 나온 대답이 보병 20만에 기병 2만이었다(코끼리가 더해서 3천마리).

작중에서 묘사된 신드라 군의 규모는 두 왕자가 이끌던 본군을 합쳐서 18만에 그 전후의 전투에서 파르스 군과 싸웠던 군사들까지 해서 20만을 조금 넘는 수준인데, 정말로 모티브가 인도라면 그런 의미에서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 숫자다. 더군다나 두 왕자가 갈라져 싸우고 있었지만, 그 외에 나라 안에서 보이는 큰 분열의 흔적은 묘사된 적이 없으니 체제 자체는 안정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면 더더욱 말이다. 흔히 말하는 백만 대군이라는 말의 과장을 생각하는 건 좋은 자세지만, 엄연히 전쟁사에서 수많은 근거가 자료가 제시되는 수십만 군사의 흔적도 부정하려는 태도야말로 편협한 것이다.

그리고 투란은 몽골이 모티브인데 작중에서 등장하는 군대의 숫자는 8~9만 정도니 지나친 과장이라고 주장하지만, 칭기즈칸이 통합했던 시점의 몽골 고원 추정 인구수가 100만을 조금 넘는 정도고 그 숫자를 천호제를 기준으로 해서 계산할 경우 수치상으론 9만 이상의 병력이 나온다. 물론 보통은 이렇게 빡빡하게 운영되진 않았으므로 상시 움직일 수 있는 전력은 5-6만 정도로 보는게 정설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중세 몽골이 2,3만 밖에군사를 동원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이다.[5] 나아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 13세기 중반의 몽케 칸 시절이 되면 본국 안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숫자가 수십만에 달했는데 무슨 중세의 몽골군이 동원할 수 있는 군 수치가 그거 밖에 안 된다는 건가?[6]

더해서 그렇게 파르스를 침공했던 수만 군사가 패배해 전멸에 가깝게 폭망한 후, 투란은 나라 전체에서 젊은 남자 자체가 드물게 보일 정도로 완전히 몰락했다고 이후 2부 시점에서 등장하는 가면 군단 에피소드에서 분명히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 본국의 경비대에 나라 안의 그나마 남은 남자를 다 끌어모았어도 가면 군단의 숫자가 1만을 조금 넘는 수 밖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전쟁의 여파와 사상자가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무시한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

그리고 몽골과 함께 언급된 중세 이집트의 병력 문제 역시 적절한 주장이라 보기 어렵다. 이집트는 현대에도 인구가 1억을 넘는 인구대국이지만 중세 기준으로는 지중해-중근동의 중심지 중 하나로써 오히려 현대보다 더 높은 세계적 비중을 가진 중심지였다. 이집트 자체가 시리아와 함께 중세 이슬람 제국의 양대 중심지 중 하나였고, 이집트의 중심도시인 카이로의 경우 콘스탄티노플이나 바그다드와 함께 서반구를 대표하는 인구 백만급 도시로 손꼽혀왔음을 생각해 보자. 여기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이 2~3만 수준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즉, '작중의 미스르가 꼭 실제의 중세 이집트와 똑같이 묘사되어야 하느냐' 를 따지기 이전에, 중세 이집트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소설 하나 까기 위해 역사를 창작하고 있다고 봐야 할 정도다.

한국사의 사례를 보면, 중세라고 볼 수 있는 10세기 후반 후삼국 시대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일리천 전투에서 왕건이 동원한 것으로 공식 사서에 기록되어 있는 군사 숫자가 8만 7천 5백명이다. 그 중 기병이 되려 더 많아 4만 7천 5백명이었다. 더군다나 왕건이 그 시점에서 한반도를 통일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후백제의 영역과 아직도 존속은 하고 있던 신라를 제외하면 옛 신라의 영토 중에서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봐야 하는데도 그 정도를 동원한 것이다.

통일한 이후의 고려? 귀주 대첩에서 강감찬이 동원한 군사 숫자만 20만이다. 11세기 초반으로, 아르슬란 전기의 시대 모티브로 제공되는 십자군 전쟁에 비해서 거의 백년 가까이 앞선 시기에 벌어졌던 전투에서 동원한 군사 숫자가 그 정도라는 말이다. 중세 시대 국가라고 해서 수만, 수십만의 군대를 운영할 수 없다는 건 이렇듯 지나치게 반박할 꺼리가 많아서, 솔직히 제대로 된 반박을 할 가치가 있나 의문이 들 정도다. 모티브를 어디서 가져오는가의 문제는 있겠지만, 적어도 제대로된 정부 체체와 집권자가 자라잡아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들은 충분히 그 시절에도 다수의 병사를 운영할 수 있었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사료는 대단히 많다.
  • 수나라 백만 동원을 신빙성이 없다는 듯이 기재했는데, 인구 5천만이면 백만 대군을 동원할 수 있다. 북한만 봐도 총인구 2,500만 명에 현역병만 128만 명이다. 게다가 고대는 현대보다 병력/인구 비가 더 높았다. 그리고 정사 기록으로 남은 것이라, 백만 대군이 정설이며, 과장설이 소수설이다. 고수전쟁 참고.
  • 로도스도 전기가 병력 동원이 현실적이라고 칭찬하고 있는데, 아르슬란 전기에 적용된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면 로도스도 전기야말로 욕먹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모티브가 된 현실의 로도스 섬은 인구 12만 명의 작은 섬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로도스도 전기는 인구 수를 유추할 만한 자료가 별로 없어서 정말 동원 병력이 현실적인지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로, 이 점은 로도스도 전기에 있어서 별 단점은 되지 않는다. 로도스도 전기는 영웅모험담이지 전쟁담이 아니기 때문이다.

종합하자면, 위 비판론에서는 작중 등장하는 병력 규모가 시대상을 생각했을 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1) 작품 내에서 간략하게나마 제시되는 국가들의 규모를 볼 때 그 정도의 병력 동원이 특별히 비현실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즉 내적 정합성을 갖추고 있고) 2) 실제 역사에 비추어 보더라도 작중 등장하는 국가들과 비슷한 사례를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즉 일종의 물리나 역사 재현도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다) 이 점에서 '작중 병력 동원이 시대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부정확한 역사 인식에 의한 비합리적인 비판으로 여겨질 여지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물론 숫자 뻥튀기에 아주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늘 까이는 막강 루시타니아(...)의 대군 40만은 루시타니아가 시골의 어중이 떠들이들까지 다 끌고온 숫자라도 언급되어 있긴 해도 그 무장의 수준이나 원정 규모를 볼 때 도저히 변방의 가난한 약소국이라고 언급하기 어려운 수준이므로 악역 버프를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고 봐야 하고, 2부에서 꽤 위협적인 적으로 등장한 투르크의 경우 고원 내부가 매우 비옥해다고는 나와도, 대부분의 영토가 척박한 산악지역 안에 자리잡고 있다고 묘사되는데 그럼에도 수도에 12만 군대가 아직 건재하다는 언급이 나오곤 하니 그런 점에서 의문을 가질 수는 있다.

허나 그것마저도, '현실 사례와 숫자가 안 맞는다'는 억지와는 관련이 없다.

5. 노예해방이 별거 아니라는 투로 이야기한다

초반부 나르사스는 자신이 예전에 그냥 노예를 해방시키고 알아서 살라고 내보냈더니 노예들이 처음 쥐어준 돈을 흥청망청 쓰고 돌아와 다시 노예로 써달라고 하더라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저 해방시키면 끝나는 게 아니고 살아갈 기반을 확실히 만들어줘야 한다고 아르슬란에게 가르친다. 헌데 이건 말이 쉽지. 어마어마하게 어렵다. 그리고 해낸다고 해도 극중 설정처럼 겨우 3년 안으로 해낸다는 건 지극히 어렵다.

일단 작중에서 나르사스가 조언하여 굴람들을 해방한 구체적인 사례로, 카베리 강의 근처에 있는 미개척지에 해방시킨 굴람들을 보내 둔전제를 시행하게 한 경우가 있다. 여기서 굴람들 면에서는 생존방식을 배우고 스스로 살면서 싸우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니 문제가 없겠다 하겠지만 문제는 그 굴람들의 주인이었던 자들이다. 이 굴람들이 키슈바드의 소유였거나 페샤와르 성새에 소속된[7] 굴람들이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들 중에 국내에 있는 다른 영주들이 왕에 바치는 일종의 세금으로써 페샤와르 성새에 보내 군복무를 시키던 굴람이 있다면...?[* [[아라카와 히로무의 만화판에서는 이 굴람들이 성에 소속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노예해방을 할 때 결정적인 문제 중 하나가 노예를 가진 노예주에 대한 보상, 노예사업을 하던 장사치들에 대한 보상 등이고 여기에는 원래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영국 같은 경우는 노예주들에게 정부에서 돈을 주고 해방시켰고, 미국은 돈은 안 줬지만 대신 내전을 치렀다. 파르스가 작중 최강의 강대국에 해상 및 육로 무역의 중심점으로서 크나큰 이득을 취했다고 하나, 루시타니아 및 여러 나라와 전쟁으로 박살난[8] 성채 및 시설 복구에 여러 모로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노예주에 대한 배상이라든지 세부적인 사항을 생략하고 단기간에 노예해방을 이뤄버린다. 나르사스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선 대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 이래놓고 3년만에 노예 해방 이루고 별 문제없이 잘 다스린다는 건 그야말로 먼치킨 양판소 소설에서 마법으로 모든 걸 단숨에 해결한다는 것이랑 차이가 없다.

그나마 원작에서 살짝 나오는 방법이 고작해봐야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거둬들인다라고 말하는 정도(기란에서 가난한 사람은 전재산 털어봐야 누굴 도울 돈도 부족하지만 부자는 재산 일부만 털면 엄청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라고 간언하는 것)인데 이것도 말이 쉬운게 아니다. 작가의 다른 소설 은하영웅전설에 나온 문벌귀족처럼 내전 벌여 패배하여 그들 엄청난 재산을 싸그리 압수하여 정부 국고가 가득찰 지경이라면 몰라도 파르스 영주들은 배신한 것도 아니다. 그나마 배신했던 후다이르는 다륜이 알아서 참수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원작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부유층이나 귀족층에게 돈거둬들여서인지 나중에 사왕 자하크와 수하인 마법사들이 온갖 마수를 이끌고 나올때 이들과 파르스 영주 다수가 손을 잡아 파르스를 뭉개버리는 걸 보면 이렇게 하여 부유층 반발을 일으킨 설정으로 연결할 만하다.

실제 역사에서도 말만 노예해방을 이뤄냈지, 해방노예들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멸시당하며 노예나 다를 거 없는 섬노예 신세로 여전한 경우가 많았다. 영국이 1808년 노예해방을 법으로 이뤄냈지만 20세기 초까지도 여러 지역에서 진짜 노예나 다를 거 없는 섬노예가 적발되었으며, 미국도 남북전쟁이라는 무수한 피를 흘리는 전쟁 끝에 노예 해방을 이뤘지만 정작 그렇게 해방된 흑인 노예들은 딱히 먹고 살 방법이 없어 더더욱 비참하게 굶주렸고 결국 수십여 년 동안 갈 곳 없던 이전 노예들이 사회적인 차별에 시달리 여전히 노예같이 지내곤 했다.[9] 현대에도 전 세계 국가들이 노예제도를 금지함에도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노예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5.1. 반론

꼭 그렇지 않다. 작품 곳곳에서도 이게 쉬운게 아니라고 나오며 나르사스 또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온갖 시행착오가 있을 거라고 간언한다. 나르사스가 그저 돈만 주고 해방시켜줬더니만 그걸 흥청망청 다 쓰고 거지 꼴로 노예들이 와서 노예로 살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는 경험을 아르슬란에게 들려주며 1권부터도 노예 해방만 하고 쉬운 게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다. 샤가드가 나르사스에게 말한 "노예 해방? 그래봐야 소용도 없지. 그저, 자상한 주인을 원하는 게 현실인데?" 라고 비아냥거리며 말하자 나르사스도 잘 알고 있다며 그만큼 쉬운게 아니라고 말한다.

더불어, 원작에서도 아르슬란이 제위하고 나서 노예 해방했더니만 가난한 자유민들이 그동안 지들이 가난해도 더 밑바닥인 노예가 있어 마음적 안정을 취했더니만 노예가 해방되자 이런 것도 사라졌다고 자유민들도 불만을 품는다는 현실적인 배경도 나온다. 8권에서 가난한 자유민과 해방된 노예 농민이 이런 일로 말다툼벌여 싸움을 벌였다는 보고에 아르슬란이나 나르사스도 이런 일도 벌어진다고 씁쓸해한다든지 노예 해방이 우리 시대로 해결되기에는 힘든 너무나도 쌓인 것들이 많다라고 이야기한다.

즉, 작품에서 노예해방을 갑자기 이루면서 기득권의 반발과 거꾸로 비기득권인 서민층도 반발한다는 현실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얍하고 노예 해방이 짠하고 마법처럼 후다다다닥 되는 게 아님을 아르슬란이나 나르사스도 뼈저리게 느끼며 현실은 이런 장벽이 있다라고 강조한다. 작품 내에서 노예해방 이거 절대로 쉬운 거 아님을 여러번 이야기하고 있다. 저 비난은 아무래도 이 부분을 잊어버린듯이 서술되어 있다. 무엇보다 결말에서 그 기득권층 반발과 저항으로 결국 16익장에서 단 하나 엘람빼고 15익장과 아르슬란 모두 젊은 나이로 죽는다. 아르슬란은 20살도 살지 못했고 나머지도 모두 30~40살조차 채우지 못하고 오로지 70 가까이 홀로 살아남은 엘람 빼면 노예해방으로 인한 현실적인 기득권 반발로 이들도 파멸당하고 마는 문제도 보인 셈이다.

또한, 작중 노예해방 문제에 대한 관점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오히려 '현실성'이라는 개념을 너무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반론 역시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실성, 또는 핍진성의 관점에서 현실의 역사에 비추어 아르슬란 왕의 왕권, 즉 국정 장악력이 어떠할지 생각해보자. 젊고 유능한데다 성실하게 국정에 임하고 있고, 멸망 직전에 몰렸던 나라를 회복시켰다는 막대한 공적이 있으며 개국시조의 보물인 루크바타나가 주는 권위까지 가지고 있다. 심지어 외모까지 잘생겼는데, 이런것도 대중적 인기에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개인의 권위가 막강하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것. 게다가 문무양도에 걸친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신하들도 충분히 거느리고 있으며 심지어 조트족 및 외국 출신 무장들과 같이 전통적인 파르스 고위층 출신이 아니기에 국내의 정쟁과는 무관한 친위세력이 될 수 있는 군사집단도 갖추고 있다[10][11].당연히 국정 전반을 확고히 장악하고, 특히 강력한 군사력을 철저히 행사할 수 있으리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강력한 권위와 권력을 가진 군주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정책에 대놓고 반기를 드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반역세력의 낙인이 찍혀 단숨에 분쇄당해 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12]. 노예해방 정책으로 재산과 권력에 직접 손해를 보는 귀족이나 사원등 기득권층이라 해도 아르슬란 정권의 힘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보이는 것, 특히 남보다 먼저 나서서 눈에 띄는 것은 꺼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노예해방에 내심 불만을 가진 평민층에서도 아르슬란을 자신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샤오(왕)으로 여기는 상당수는 그 호감이 반감보다 더 크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정책이 있더라도 반발심을 참고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며, 호감보다 반감이 더 큰 일부라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반기를 드는 유력자 등 구심점이 나타나지 않으면 직접적, 집단적으로 그 반감을 표시할 계기를 얻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사회 전반에 상당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라도 그러한 불만들은 수면 아래 잠들어있고, 급격하고 무리한 면이 있는 정책이라도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저항은 없는 상태로 추진되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 그러나 이런 무리한 정책 추진에는 물론 위험성도 당연히 따르는데, 어떤 계기로든 집권세력의 정국 장악력이 약해지면 이전까지 눈에 띄지 않던 불만이 단숨에 폭발적으로 드러나 막대한 저항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중에서도 사왕군의 침공에 의해 아르슬란의 정권이 위험에 처하게 되자 노예해방 정책에 불만을 품은 영주들이 아르슬란에게 충성하지 않고 심지어 (역사적, 전통적인 적인) 사왕과 마법사들의 편에 서는 형태로 그 리스크가 실현되는 현상이 분명히 나타났다.

비판론에서는 '전쟁으로 국가가 엄청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어떻게 노예해방과 같이 큰 부담이 발생하는 정책을 추진하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정 반대로 접근할수도 있다. 전쟁과 국난을 극복했다는 업적으로 아르슬란의 권위가 지극히 강화되고, 그 과정에서 권력(특히 군사력)이 아르슬란에게 집중된 상태이기에 평소라면 추진하기 힘든 정책도 밀어붙일 동력을 얻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노예해방과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기에 이를 묘사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인데, 그렇다면 그 어려움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 처음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혀 추진에 난항을 겪는 형태로 표현할수도 있지만 처음에는 강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여 나름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에 문제가 발생하여 결국 무너지고 마는 것도 극적인 서사구조의 한 형태일 수 있는 것이다. 본작이 선택한것은 그 중 후자이고, 본 문단에서 해석한 바와 같이 그 선택에 나름의 합리성이 있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히 있다. 그런 맥락을 모두 무시하고 무조건 '노예해방은 어려운 일이니 순조롭게 진행되는 묘사를 하면 안된다'고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지나치게 편협한 태도인 것.

6. 용두사미 결말

최종권인 16권은 그야말로 몰살의 다나카다. 달랑 한 권 만에 주요 등장인물이 다 죽고 파르스가 멸망하는 파천황적 막장 전개로, 전쟁의 공멸성이니 뭐니가 아니라 그냥 작가가 더 이상 소설을 연재할 의욕이 없어졌다고밖엔 볼 수 없다. 등장인물들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전부 사망한다. 유일하게 엘람만이 50년간 세상을 떠돌면서 루크나바드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나, 전성기를 짧게 누리던 파르스가 멸망하는 꼴을 봐야했다. 그래도 죽기 전에 임무를 마치고 아르슬란과 15익장 동료들을 맞이하며 여한 없는 마지막을 마치긴 하지만.

아무래도 '선택받은 왕 + 보필하는 16명의 기사들'이라는 점에서 아서 왕 연대기의 결말과 비슷하게 대충 정리한 거 같긴 한데... 파르스의 모티브가 된 페르시아가 아랍과 몽골에 털린 건 맞지만, 페르시아의 몰락과 비교했을 때 그 전개 과정이 너무나 미흡했다.[13][14][15]

정리하면 훌륭한 설정과 스토리를 용두사미 결말로 다 망쳐버린 비운의 작품. 팬들의 평가는 설정 변경, 갑작스러운 엔딩과 작위적인 전개, 일부 캐릭터들의 캐붕 및 무능력화, 뜬금도 없는 자캐딸 및 과도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화 등을 내세우며 비난하고 싫어하는 측과, 모든 운명이 걸린 결전에서 장엄한 활약과 최후를 보여준 선악 세력의 싸움과 질질 끄는 사태를 막기 위하여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다고 평가하는 측으로 나뉘었다.

7. 정리

"말도 안되는 먼치킨물이다!" 라는 의견에는 이견들이 있다. 노예 해방 문제 역시 그만큼 어렵고, 결국 주인공의 죽음과 대부분 파르스측 주요인물 죽음에 이 노예해방으로 인한 사회적 반발도 들어가있기에 쉽게 보는 것도 절대 아니다.

<병력 동원 수준 문제>등 역사 재현 관련 문제제기들은 독자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단 남겨두고 반론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 뿐이지, 문서 자체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차라리 그냥 모두 지워버리는 것이 나을 정도로 무리한 트집잡기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들을 <현실 재현을 중시하는 쪽과 창작물이니 무조건 신경써야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대립중>는 식으로 옹호하는 경우도 있으나, 애초에 문제제기의 상당부분이 창작물에 요구되는 재현의 영역에서 아예 벗어나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만들기 위해 억지 근거를 가져다 붙인 것이라 '현실 재현을 중시하는 쪽' 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이 부분에 대해 함부로 '재현'이라 싸잡아 불리는 문제는 엄밀히 말하자면
(1) 역사적 사건, 사실에 대한 재현 오류
(2) 작품 내적으로 나타나는 인과적 개연성에 대한 판단, 즉 핍진성
이라는 두 층위에 걸쳐있는 문제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1)은 이 작품이 역사서는 커녕 역사 소설도 아니고, 역사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2차세계(가상세계) 전기물인 이상 애초부터 제기될 이유가 없는 비판이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중세풍의 배경을 가진 검마법 판타지에 대고 "실제 역사에는 마법이 없었는데 왜 마법이 나오느냐" 고 트집잡는 수준. 그리고 (2)의 경우, 얼핏 보면 실제 역사적 사실과 비교하여 작품 내적인 설정이 합리적인지 판단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비교대상으로 제시된 역사적 사실의 상당부분이 실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작성자가 상상한 내용이고, 그와 비교하는 작품 내용 역시 상당부분은 작품의 본래 내용과 어긋나있으니 제대로 된 비판이라 할 수 없다. 이 역시 간단히 비유하면 독자가 자기 맘대로 2차창작 자작 설정을 만들어놓고 원작의 내용이 그에 어긋나니 재현 오류라고 비판하는 수준. 이 둘을 마구 섞어서 작품을 비난하고 있는데, 이는 진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상기된 바와 같이 그저 유명작을 까는 것으로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깔 트집거리를 찾아내는 것이거나, 그나마 긍정적으로 봐 준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양판소들 중에 터무니없이 거대한 병력을 등장시켜서 핍진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더라' 라는 소리만 듣고 보나마나 본작도 그런 작품이겠지 지레짐작하여 무작정 까고 보는 것이라고밖에는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다나카 요시키의 고질적 문제중 하나로 지적되는 '작중 배경에 대한 디테일 제시 부족'은 본작 역시 가지고 있는 문제이기는 하나, 최소한 제공된 세부사항 내에서는 위 재현 단락 수준의 얄팍한 분석으로 비판가능한 오류는 찾기 힘들다.

전체적으로 정치나 군사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는 거의 없는 수준이며 그나마 묘사한 것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넘어가는 수준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전쟁기를 기대하고 보는 사람들이라면 실망하기 좋다. 그보다는 난세의 역경을 뚫고 나가는 영웅들의 영웅담 쪽으로 생각하고 보는 것이 마음 편하다.


[1] 허나 후반부 스토리 전개에선 파르스는 무려 4~5개 세력과 전쟁을 해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 상황에서 먼치킨스러운 인물들이 없다면 스토리 전개를 위해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남발하는 수 밖에는 없다. 이는 오히려 작품의 수준을 떨어뜨릴 뿐이다. 또한 나라의 부흥에는 유능한 군주와 그를 보좌하는 유능한 하수인들의 능력 또한 중요한 법이고, 이는 역사상에서도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다. 당장 세종대왕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업적을 생각해보자.[2] 인도는 인구가 중국만큼 많지만 중국과 달리 국가의 통합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봉건제가 18세기까지 유지될만큼 지역들의 독립성이 강해서 대규모 병력 동원이 어려웠다.[3] 중세에 인구 100만의 도시가 말이 되냐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당장 실제 중세 초기의 역사를 보더라도 인구 100만 수준의 도시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이나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노플등의 인구가 100만에 이르렀다고 알려져 있고, 작중 파르스의 모티프인 페르시아의 핵심 도시 크테시폰 근교에 세워진 이슬람 세계의 심장부 바그다드 역시 인구 100만에 이르렀고, 바그다드의 쇠퇴 이후 대두한 카이로 역시 인구 100만에 이른다는 대도시였다. 즉, 실제 역사의 중세 세계에서도 세계구급 제국의 수도인 세계구급 대도시라면 인구 100만에 이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중에서 파르스 역시 세계구급 제국이므로 그 수도 역시 세계적인 대도시라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즉, 실제 역사에서도 비슷한 예를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사례를 굳이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폄훼할 이유가 없다는 것.[4] 즉, 위에서 파르스 인구를 2천만으로 해석한 것은 아예 책 내용 자체에 어긋난다.[5] 참고로 투란과의 전쟁 중, 선봉대 이후 도착하는, 투란 왕이 데려오는 본대의 숫자가 6만이다[6] 이 부분은 몽골과 같은 유목민 특유의 사회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인구(특히 성인 남성)의 대다수가 생산을 위해 후방(농지와 도시)에 남아있어야 하는 농경민과는 달리 유목민들은 생산의 기반인 부족과 가축떼 자체가 주력군과 함께 이동할 수 있고, 또한 대부분의 성인 남성이 승마에 익숙하며 약탈자나 맹수로부터 가축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데에도 익숙한 것, 즉, 농경국가의 원정이란 '나라는 가만히 있고 주력군만 출격하는 것'인데 비해 유목국가의 원정은 '나라가 통째로 쳐들어가는 것'에 가까우며, 따라서 농경국가에 비해 인구에 대한 동원가능병력비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물론 그 대신 유목국가는 총 인구수가 농경국가에 비해 적고, 국내 생산력이 크게 떨어지며, 이렇게 총동원한 병력이 참패하기라도 하면 정말 나라에 건강한 성인 남성의 씨가 마르는 참극이 벌어진다.) 이 점을 볼 때 작중 투란의 병력 동원력이 딱히 이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7] 한국사에 비교한다면 공노비.[8] 그냥 박살난 수준이 아니라 수도가 점령당하고 파괴되었다. 이정도면 국가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9] 현재도 미국 흑인의 빈곤율과 범죄율이 높아 미국에서 사회적 문제로 자주 지적받는다. 그리고 백인들의 차별은 여전하다. 용의자(?)가 흑인이면 (백인 경찰관 본인이 잘못했는데도) 무조건 사살해버리거나(심지어 자기 집이라고 착각하고 층수가 다른 흑인 집에 들어간 경찰이 주인을 쏴죽인 경우도 있다) 체포 과정에서 목이 너무 눌려서 숨을 못 쉬겠다는 용의자의 호소를 무시한 끝에 그대로 사망하게 만든다든가. 여기에 백인 위주의 대배심(우리나라 검찰시민위원회의 원조)이 불기소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흑인 사회가 들끓기 일쑤.[10] 역사적으로 보면 거대 제국의 군주들은 (자신을 정치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자국의 유력자와 아무런 연고가 없기에 국내의 정치갈등과는 무관하게 군주 개인에게만 충성할 친위세력으로 외국 출신 용병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로마 제국바랑인 친위대오스만 제국예니체리가 좋은 예. 반면 전기 로마 제국프라이토리아니는 본국 출신의 병사들을 기용하여 출범 초기부터 친위대가 정치에 개입하게 된 사례에 해당한다.[11] 작가가 이런 사례들을 얼마나 의식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작품에서도 처음에는 아르슬란의 호위 담당(야간에 칼을 품고 아르슬란의 방문 앞에서 자는 역할)을 최고의 심복인 다륜이 맡았지만 자라반트의 영입 이후에는 외국인인 그가 담당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서술한바 있다. 다만 작품 내적으로는, 아르슬란 개인은 안 그래도 할일이 많은 다륜에게 그런 하찮은 일까지 시키기는 미안해서 담당을 바꿨을 공산이 크다(...).[12] 만약 현실적인 권력자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두드러지는 반대세력 일부를 먼저 시범케이스로 가혹하게 숙청해버림으로써 반대세력의 기세를 꺾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결국 아르슬란 전기는 아르슬란과 그 일당의 유능함이 비현실적으로 강조된 것 못지 않게 사람좋음도 비현실적으로 강조된 작품인 것.[13] 특히 1부에서 주인공 일행이 조국인 파르스를 구하기 위해서 온갖 고생했는데 중요 인물들이 한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고 2부에서 갑작스럽고 비참한 공멸 뒤에 파르스가 갈기갈기 찢어진다는 결말이 있으니 너무 허무한 게 문제인데: 작가의 다른 작품인 은하영웅전설의 자유행성동맹은 초반부에 제국령 침공작전이라는 희대의 바보짓거리를 하지만 동맹을 완전히 파멸시키려는 제국의 침공이 일어나는 후반부에서는 조국의 위기에 각성한 월터 아일랜즈버밀리온 성역 회전을 이끌어내 라인하르트를 거의 죽일 뻔 하고, (동맹 정부에 의해 양 웬리가 쫓겨나는 바람에) 동맹 최후의 명장이 된 알렉산드르 뷰코크가 동맹의 장례식인 마르 아데타 성역 회전을 이끄며, 동맹이 멸망한 뒤에도 엘 파실 독립정부의 일원이 된 양 웬리회랑 전투으로 항전을 이어가고, 동맹의 중요 인물들이 모두 죽은 뒤에도 이들의 의지를 이은 율리안 민츠이제르론 혁명군을 이끌어 시바 성역 회전을 치루는 등, 자유행성동맹은 그야말로 처절하고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하고, 결국은 바라트 성계 자치령이라는 작은 희망이라도 남겼다. 이에 반해 파르스는 아무런 희망도 꿈도 없이 처참하게 망하니 독자들의 반감이 없을 수 없다. 그나마, 16익장 마지막 생존자엘람이 그야말로 모든 삶을 죄다 바쳐가며 50년이나 떠돌다가 70의 나이에 이르며 병들어 죽기 전에서야 비로소 신검 루크나바드가 인정한 새로운 주인 루스탐을 만나 이 칼을 전해주고 비장한 얼굴로 칼을 받아든 루스탐에게 부디 백성을 이롭게 할 나라를 부탁한다며 숨을 거두면서 아르슬란 전기도 희망을 남기긴 했다.[14] 근데 이건 수호전도 마찬가지다. 작중 거의 안 죽던 양산박 108 호걸들이 작품 말기에 가서는 몇몇 정벌에 동원되면서 무더기로 죽어나가고, 주요 등장인물들도 독살되거나 하면서 다 죽어나가는 전개로 이어진 다음, 양산박이라는 곳 자체가 완전히 박살이 난다. 삼국지도 잘 나가던 유비 진영이 뜬금없이 박살나고 다 죽어나가 망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작가의 중국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수 있지 않을까? 한 마디로 "몰살된다는 점"만으로 용두사미라고 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점을 제외해도 아르슬란 전기는 용두사미가 맞다.[15] 앞선 각주에서 수호전삼국지의 예를 들며 작가의 중국 취향이 반영이 된 걸로도 볼 수가 있다며 몰살 자체만으로 용두사미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견해를 제시하지만, 아르슬란 전기는 극에서 파생된 전통 시대 고전 소설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현대의 장편 소설이다. 갑작스러운 작품의 분위기 전환,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몰살 전개와 마무리는 현대 소설에 있어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비판 받을 수 있는 요소이다. 또한 예시로 든 삼국지와 수호전의 경우 오히려 아르슬란 전기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라 볼 수 있다. 삼국지의 경우 잘나가는 유비 세력이 관우 사후 한순간에 세력이 꺾이는 전개를 보이기는 하지만 이는 역사를 베이스로 두고 있기 때문에 참작이 가능하며, 주인공 유비가 죽고 나서도 이후 제갈량, 강유 등으로 주인공이 넘어가 촉한이 서서히 쇠락하면서도 주인공들이 분투하는 과정을 상당한 분량으로 담아냈다. 오히려 이러한 내러티브와 전개가 있었기에 삼국지만의 주제의식이 완성이 되며 문학성이 평가가 되는 것이기에 삼국지의 전개를 갑작스럽게 주인공 측을 몰살시키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아르슬란 전기와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아르슬란 전기와 가장 비슷한 것은 수호전이라 할 수 있겠는데, 송 조정에 투항한 양산박 호걸들이 앞선 반란 진압에서는 승승장구하다가 마지막 방랍 토벌전에서 갑자기 다수가 우르르 몰살당하며 마무리가 되는 것이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사실 방랍 토벌전 앞의 이야기들이 나중에 삽입이 되어서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짜깁기 구조와 일관성이 부족한 급전개는 수호전의 평가를 떨어지게 만드는 요소이다. 즉 아르슬란 전기가 고전극인 수호전과 비슷한 전개를 보였다는 것은 오히려 단순히 취향의 문제를 넘어서 이 작품이 상당히 문제가 있는 마무리를 보였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과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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