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4 11:28:07

배트맨과 로빈/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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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왜 괴작이 되었는가?3. 제작사의 압력4. 그 결과5. 다른 문제점6. 재평가?7. 그 외의 평가와 지적들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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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와 배트맨과 로빈 전격 비교 영상
"범죄가 들끓는 도시, 한 남자가 배트맨을 완전히 끝장내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바로 조엘 슈마허 감독입니다."
- 솔직한 예고편 - 배트맨과 로빈 편
만약 이 영화로 상처를 받은 분들이 계시다면 그 모든 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조엘 슈마허 감독, 배트맨과 로빈 DVD 부가영상에서
흥행 성적으로나, 평론적/대중적 평가로나 슈퍼히어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정도로 엄청나게 망한 작품이 되었다. 훌륭한 명배우들을 대거 섭외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너무 나쁘고, 흥행에서도 완전히 망해서 개봉 이후 30년이 되가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우선 흥행으로는 배트맨 시리즈 최악의 흥행을 자랑하며 제작비인 1억 6000만 달러[1]에 비해 미국 흥행 수익이 1억 7백만 달러로 망했다. 해외수익 다 합쳐도 본전치기인 3억 2천만 달러[2]조차 못 채우는 2억 3800만 달러를 거둬들여서 극장 흥행으론 망했다.[3] 그래도 망하긴 해도 이렇게 제작비만큼은 벌어들이는 선전을 한 셈이라 이에 대해 한 평론가는 "이제 배트맨이 포르노를 찍어도 사람들은 돈을 내고 보러 갈 거다"라고 한탄했다.[4][5] 한국에서도 1997년 8월 2일 개봉하여 서울관객 17만으로 어느 정도 선전했다. 하지만 국내 개봉당시 영화 월간지 로드쇼에선 이런 것조차도 1억 달러를 넘게 벌다니 대단하다.라고 깠다.

'다크 히어로로서의 배트맨'을 좋아하는 팬들이 보면 놀라 까무라칠 정도로 가볍다. 여기서 배트맨은 시시껄렁한 말장난을 치고 짜증이 날 정도로 징징거리는 로빈에게 딴지나 거는, 전작들과는 엄청나게 다른, 한 마디로 기존의 배트맨 영화의 배트맨과는 완전히 다른 개그 캐릭터로 전락했다. 단적인 예로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로빈이 "나도 차 갖고 싶어요! 여자들은 차를 좋아한다고요!(I want a car! Chicks dig a car!)"라고 하고[6], 이에 배트맨이 "이래서 슈퍼맨이 혼자 일하지.(This is why Superman works alone.)"라며 뜬금없이 슈퍼맨 드립 저스티스 리그 떡밥[7]을 치질 않나, 자신의 존재 노출을 꺼려 자신의 사진까지 없애려고 했던 전작과는 달리 대중 앞에서 거리낌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악역인 포이즌 아이비를 두고 배트맨과 로빈이 서로 경매를 벌이고...

가장 압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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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의 팬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희대의 장면

배트맨이 배트 신용카드(Bat Credit Card, 번호 BATMAN, 만기일 FOREVER)를 가지고 다니는 등...[8]

2. 왜 괴작이 되었는가?

사실 1960년대에 나왔던 드라마는 당시 코믹스가 심의 때문에 밝고 명랑한 분위기였던 만큼 당연히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고,[9] 원래 무엇보다 배트맨과 로빈이 까이는 건 단순히 이 영화의 분위기가 가벼워서인 건 아니다. 가벼운 분위기라도 재미있는 병맛을 선사한다면 그 부분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배트맨과 로빈은 영화 완성도 자체에 문제가 많은지라 그 병맛이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유야 간단하다. 아담 웨스트 시절 배트맨은 1966년대 당시 정의된 배트맨의 모든 요소들을 총 활용해서[10] TV쇼를 제작했다. 본 영상은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이 통화하는 장면을 그린 개그 컷인데, 이를 연기한 아담 웨스트의 목소리만 들어도 브루스 웨인과 배트맨으로서의 연기 구분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담 웨스트 시절 때 배우들은 당시 배트맨 코믹스 원작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고, 이는 제작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커는 우스꽝스러운 코믹북 악당이고, 캣우먼과 배트맨의 묘한 밀당은 지금 봐도 가치가 있다. 이 시기의 코믹스는 심각한 검열 때문에 딱 이런 분위기였고, 당시 팬들은 브라운관을 보면서 코믹스의 내용이 TV쇼로 튀어나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11]

국내에선 아담 웨스트 배트맨을 제대로 접하기 힘든 데다 인지도가 딸리고 66년에 나온 극장판이 망해서 아담 웨스트의 배트맨 시리즈를 그냥저냥한 시리즈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영문 위키백과에서 상세히 나와있지만 현대의 비평가들은 역대급 TV시리즈 중 하나로 평가하고 전 시리즈가 블루레이로 재발매되었으며, 당시에도 인기를 끈 작품이다.[12] 당시만 해도 슈퍼히어로 영화가 인기를 끈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기에 극장판이 망한 것일 뿐이다. 또 TV시리즈가 인기가 있다고 영화로서도 인기있는 게 아니란 건 90년대 당시 초 인기 시리즈였던 마이티 모핀 파워레인저의 극장판이 시원하게 망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주된 흥행 패인으로는 재방송으로도 매주 2편씩 TV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조금 길고 조금 특수 효과 많은 정도로는 굳이 보러 갈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 꼽힌다.

즉, 아담 웨스트 주연의 배트맨은 충분히 많은 사랑을 받고 평가도 괜찮은 작품으로, 배트맨과 로빈 따위 괴작과 비교하는 게 실례인 작품이다. 많은 비평가들이 배트맨과 로빈을 비평할 때 아담 웨스트 작을 언급하는 것은, 60년대에 쓰던 연출을 90년대 후반에 쓰니 엄청나게 유치해보이는데다 장르적으로도 액션영화를 표방하면서 웃기라는 건지 멋있으라는 건지 모를 애매한 연출 때문이다. 애초에 66-68년작 배트맨은 장르 구분부터가 액션 겸 코미디일 정도로 지향점이 다르다. 반면 배트맨과 로빈은 코미디를 지향하는 게 아니면서도 한참 시대에 떨어진 유치한 연출을 하니 문제.

그러고 차후 미국에서 문화적 규제가 풀리자 7,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코믹스의 스타일이 달라진다. 조커는 자신의 부하를 다이너마이트로 죽이는 것을 시작으로 바바라 고든을 장애인으로 만들어버리고, 제이슨 토드를 쇠파이프로 살해한다. 이로서 조커는 폭력적이고 광기어린 빌런으로 거듭났고, 잡범 수준에 불과하던 다른 빌런들도 더 현실적인 위험을 배트맨에게 안겼다.

팀 버튼의 배트맨이 흥행에 성공한 이유도 코믹스가 보여준 배트맨 스타일을 잘 반영했기 때문이다. 물론 조커가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살해했다는 각색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도 애정어린 비판으로 보는 시각이 더 강하다. 오히려 잭 네이피어 시절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살해함으로써 브루스가 배트맨으로 각성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고, 배트맨은 잭 네이피어를 약물통에 처넣어 조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서로 각자의 아치에너미를 만들었다는 플롯이 찬사를 받았다. 여하튼 팀 버튼은 배트맨의 양면성과 조커의 광기와 폭력성을 무척 잘 표현했는데 이 부분이 작품을 수작으로 만들었으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배트맨이 누구인지 모르는 이들이 영화를 봐도 잘 이해할 수 있게 그려졌다.

그러나 조엘 슈마허로 넘어오면서 히어로든 빌런이든 원작에 충실한 캐릭터는 단 하나도 없었다. 높은 지능에 점잔 떨면서도 배트맨에 대한 열등감이 강한 리들러는 수수께끼에만 집착하는 광인이 되어버렸고, 선과 악이 공존하는 모호한 정체성과 동전의 양면성에 대해 얽메이는 투페이스는 동전 튕기기는 그냥 쇼[13]로 하는데다 허세만 심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며, 자연을 소중히 여기면서 사랑하는 포이즌 아이비는 느끼한 색기담당 캐릭터로 변했고, 아내를 잃은 슬픔에 감정이 얼어붙어 냉정해진 미스터 프리즈는 얼음과 관련된 썰렁한 드립이나 해대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물론 캐릭터의 재해석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코믹스에서도 캐릭터 설정이 모든 이슈들에서 동일한 게 아니며, 영화판에서 묘사된 배트맨 캐릭터들도 각 배우들이 재현해 낸 코믹스의 캐릭터들이지 완벽한 코믹스 캐릭터에 가깝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지어 그토록 팬들이 열광하는 다크 나이트조커도 원작과는 거리감이 살짝 있다.[14] 지금까지 코믹스에서의 조커는 익살스러운 면이 분명히 부각되었고, 이 점을 시저 로메로와 잭 니콜슨이 분명하게 잘 살렸다. 반면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익살스러운 행동보단 배트맨을 몰락시키기 위해 그 모든 것을 파괴해버릴 듯한 광기에 중점을 두고 묘사되었다. 하지만 재해석된 조커의 묘사와 배우인 히스 레저의 연기력이 워낙 훌륭했기에 원작의 조커 설정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원작 팬들도 납득했고, 그 때문에 현재 코믹스의 조커 이미지는 다크 나이트에서 보여진 광기적인 악당 모습이 주류다.[15]

하지만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 시리즈에선 캐릭터들이 원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데다, 무엇보다 재해석한 것도 너무나 단순하고 유치한 수준인 관계로 오히려 원작파괴 취급을 받고 있다. 심지어 몇몇 캐릭터들은 발연기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16] 당시 빌런 역으로 캐스팅 된 배우들은 당시에도 평가가 상당했고, 그 이후로도 좋은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에 배우보다는 각본과 감독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팬들에게 배트맨스럽지 않아 거부당하고 팬들이 아닌 사람이 봐도 이해되지 않고 유치한 슈마허 시리즈는 그렇게 대중들에게 외면받았다.[17] 분위기가 너무나 밝은 건 둘째치더라도 최소한 아담 웨스트 시절과 달리 원작 표현도 제대로 못했으니 원작파괴라고 까일 수 밖에 없던것. 게다가 애당초 이 작품에 가장 크게 분노한 팬들은 다름 아닌 아담웨스트 시절 배트맨 팬들과 배트맨 애니메이션 팬들이었다. 전자는 말할 것도 없고 후자의 경우도 조커와 펭귄은 매 화마다 배트맨한테 로켓단처럼 관광당하지만 본작의 빌런들처럼 대놓고 유치한 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이 작품을 만든 슈마허 감독은 배트맨 사상 최고의 빌런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며, DVD에 실린 서플에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까지 했다.그래도 마이클 베이보단 낫다. 이 양반 성격이라면 사과는커녕 오히려 화를 냈을 것이다. 심지어 배트맨 역의 조지 클루니 역시 2015년 토크쇼에 출연해 배트맨을 망친 것을 사죄하는등 출연 배우들도 꽤나 곤욕을 치렀다.

3. 제작사의 압력

그런데 이렇게 된 원인이 모두가 슈마허에게 있는 것만은 아니다. 원래 슈마허는 프랭크 밀러 원작의 배트맨 이어 원을 기반으로 어둡고 진지한 정극 스타일의 배트맨 영화를 만들려고 했으나[18][19], 워너 브라더스 측에서 "어린애들부터 어른들까지 온 가족이 좋아하는 액션물로 만들라"고 압력을 넣었고[20], 물론 감독도 워너 측에게 잘 보이려 한 건지 자신의 취향이나 아스트랄함 때문이었는지 능력이 부족했는지 캐릭터 특성을 전부 기묘하게 꼬아놓은 것도 문제였지만 최종 보스는 워너 브라더스 측이었던 셈.[21] 장난감 사업을 한답시고 밝게 영화를 찍기로 결정했으면서 어두운 영화를 찍어온 감독을 섭외한 첫 단추부터 문제였다.

여하튼 배트맨 포에버는 슈마허가 배우들에게 독단적으로 이러한 설정대로 연기를 하라고 밀어붙이기도 했지만, 제작 도중 배우들도 열불을 냈고 서로간의 불화로 슈마허는 진땀을 빼야 했다. 특히 발 킬머는 자기 기분대로 촬영을 중간중간 빼먹고 슈마허에게 나가라고 욕을 하는 등 아주 제멋대로였으며, 투페이스 역을 맡은 토미 리 존스도 처음에는 간만에 악역을 맡으니 얼씨구나 하고 슈마허의 지시에 따라 연기했건만 갈수록 자신이 원하는 진지한 악역이 아닌 노망난 것 같은 모습이어서 슈마허에게 성질을 부리고 촬영 스텝들을 모질게 갈구는 등 현실에서까지 악역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나마 전작들[22]의 감독을 맡은 팀 버튼이 제작자로 참여했고, 주연들 중 제일 후배격인 짐 캐리가 열심히 연기하긴 했지만 그래도 원작의 리들러와는 상당히 엇나간 캐릭터였다. 하여간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제작된 배트맨 포에버는 흥행만 보면 그럭저럭 성공했으나, 평론가들의 평가도 꽤 박하게 받았고 DC 코믹스 팬들에게는 원작을 파괴했다는 소리만 듣는 등 수모를 치러야 했다.

배트맨 포에버가 자신이 애초에 원하던 게 아니었고 제작할 때도 삐걱였지만, 그래도 의외의 성공을 했으니 슈마허는 본격적으로 배트맨 이어 원을 영화화하고 싶어했기에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에게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제작사는 포에버의 성공 이후 '무조건 애들 취향으로 가면 먹히겠구나'라고 착각했다. 그래서 배트맨 특유의 다크함을 버리고 더더욱 어린이 취향에 맞춘 "가족용 배트맨"을 원했고, 그에 맞춰 장난감으로 만들 수 있는 캐릭터와 특수장비, 탈것들을 더욱 많이 등장시켜라라며 압력을 더 불어넣었다고 한다. 그렇게 나온 배트맨과 로빈은 흥행에 실패하고 2차 수익 시장을 통한 본전치기로 만족해야 했으며[23], 평가도 최악이라 세 편의 전작들과 달리 배트맨과 로빈은 배트맨 실사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 한 부문에서도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2012년에 나온 다크 나이트 라이즈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찬가지로 한 부문도 지명을 받지 못하기 전까지는 15년 동안이나 배트맨 시리즈 중 아카데미 시상식에 지명되지 못한 유일한 배트맨 영화였다.

제작사의 갑질이 영화를 말아먹은 케이스. 여하튼 워너 브라더스의 입맛대로 배트맨과 로빈을 만들고 나서 슈마허는 이제 진짜로 배트맨 이어 원 영화화를 만들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설득했지만, 이미 시리즈를 말아먹은 감독의 말을 워너 브라더스가 들어줄 리가 없었고 결국 지옥의 맛을 본 워너 브라더스는 당연히 슈마허를 잘라버렸다. 지들이 그렇게 시켜 놓고서는...

결국 슈마허로서는 굉장히 억울하게 배트맨 영화를 망친 인간이라는 누명을 쓴 셈. 어찌 보면 슈마허는 중간보스격이지만 최종 보스인 워너 브라더스에게 꼼짝 못하는 불쌍한 빌런인 것이다. 감독 본인도 캐릭터 하나하나를 아스트랄하게 설정하고 배우들에게 자신이 설정한 대로 연기하라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것도 문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워너 브라더스의 간섭이 없었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슈마허가 만든 배트맨 시리즈는 슈마허의 엉터리 설정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배트맨 시리즈를 그냥 블록버스터 가족 액션물로 하라고 지시한 워너 브라더스의 문제도 컸다. 애초에 아동을 타깃으로 한 시리즈가 아닌데 돈벌이를 위해 어거지로 뜯어고쳤으니 개망하는 것은 당연지사... 만약 배트맨이란 이름을 달지 않았다면 이렇게 악평을 듣지 않았겠지만, 당시만 해도 훌륭한 배트맨 창작물들이 난무하던 마당에 좋은 소리를 들을 리가 만무하다.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배트맨 리턴즈》조차도 사실 이거에 견주면 훨씬 대박이었고 평도 수작이란 평을 듣는지라 《배트맨과 로빈》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았다.

4. 그 결과

이 영화가 망한 이후 조엘 슈마허는 차기 배트맨에 대한 작품을 좀 더 성인 취향으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배트맨과 로빈의 속편인 승리의 배트맨, 배트맨: 흑기사를 구상했지만 전술한대로 실패하고 토사구팽 당했다. 이로 인해 다시 한 번 배트맨 이어 원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 기획안인 배트맨 비욘드 영화 기획안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 기획으로 매가폰을 잡은 감독이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워너 브라더스 측에서는 기존 작품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프로젝트명을 '배트맨 5'로 명명했었다. 이후 2005년 배트맨 비긴즈를 시작으로 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가 개봉하였고, 슈퍼 히어로 영화사상 가장 완벽한 트릴로지란 평가를 받으며 배트맨과 로빈의 과오로부터 벗어났다.

현재 DC 멀티버스에서 팀 버튼 세계관을 구축할 때 포에버와 함께 아예 시간대에서 퇴출당했다.[24]

5. 다른 문제점

영화 포스터부터 알 수 있는데, 주인공인 배트맨과 로빈이 악역인 미스터 프리즈의 조수마냥 양옆에 있다. 게다가 영화 제목이 '배트맨과 로빈'인데, 오프닝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온다.[25] 이전 시리즈들 전부 주인공보다 악역 배우들이 부각되는 경향이 강하긴 했지만[26], 아예 포스터 가운데까지 악역이 배치되는 등 주인공인 조지 클루니의 배트맨보다 악역인 아놀드 슈워제네거미스터 프리즈가 유달리 더욱 부각되는 작품. 포이즌 아이비(우마 서먼)는 색기 담당 외에 별로 하는 일이 없고 영화에선 첫 출연인 배트걸(알리시아 실버스톤)도 좋은 평은 못 받았다.

연출뿐만 아니라 특수효과들도 허접하다. 가령 헐렁거려서 고무임을 알 수 있는 얼음이나 대놓고 스크린을 쓴것이 보이는 추락 장면 등. 이후 작품인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는 CG 사용을 대폭 줄였다.

배트슈트는 포에버 때의 재탕이기 때문에 젖꼭지를 달고 나온다. 게다가 포에버부터 배트맨이 슈트를 착용할 때마다 고간엉덩이를 클로즈업한다.[27] 로빈과 배트걸도 마찬가지. 배트걸은 고간 대신 가슴을 클로즈업한다. 이후 클라이막스 전투 때는 새로운 코스튬으로 갈아입고 나온다.

6. 재평가?

영화의 망가진 부분들로 놀려먹을 거리가 많지만, 일부에선 너무 병맛같아서 의외로 재미가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는 조엘 슈마허가 워너브라더스를 통해 전연령이 볼 수 있는 가벼운 영화로 만들 것을 지시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의도대로 되지 않아 폭망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배트맨과 로빈을 통해 배트맨의 팬이 된 세대들에게는 의외로 평가가 나쁘지 않다. 게다가 평소에 가벼운 분위기의 영화를 많이 즐겨보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배트맨과 로빈은 상대적으로 진지한 편이긴 하며, 어디까지나 배트맨 치고는 분위기가 가벼웠던 것이다.

7. 그 외의 평가와 지적들

만화가 우스이 요시토는 이 영화 때문이었는지 예전 크레용 신짱 에피소드에서 '조지 클루니는 안 되고 마이클 키튼은 된다'라며 간접적으로 깠다. 이젠 크리스찬 베일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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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우마 서먼포이즌 아이비는 영화 사상 손에 꼽을만한 색기 담당캐릭터로서 평가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볼 만한 장면이 포이즌 아이비의 몸매와 농염한 연기 밖에 없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정도. 180cm에 달하는 늘씬한 키, 풍만한 가슴, 탄탄한 허벅지와 수영복 차림의 의상을 입은 우마 서먼이 국내 기준 전체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섹시한 연기를 펼쳤다. 실제로 개봉 당시 배트맨이라는 타이틀 하나만 보고 멋진 히어로를 기대하고 극장에 갔던 어린 남자아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생애 첫 빨간머리 여성 페티시를 제공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특히나 영화 중반부에서 배트맨과 로빈 앞에 처음으로 등장해 춤을 추며 유혹하는 장면은 이 영화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장면으로 꼽히며, 해당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살펴보면 어렸을 적부터 스타워즈 시리즈레아 오르가나처럼 현재까지 뇌리에 강하게 새겨졌다는 고백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런데 하필 이 장면의 마지막에서 문제의 그 배트-신용 카드가 등장한다...

더불어 이런 시망스럽게 이를데 없는 영화 중에서 OST는 그래도 괜찮은 평을 받고 있는데, R. 켈리(R.Kelly)가 부른 "고담 시티(Gotham City)" 가 그것이다. 가사를 보면 배트맨에게 고담이란 도시가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을 정도. 이외에 당시 절정의 인기를 얻던 스매싱 펌킨스[28]와 쥬얼(Jewel), 구 구 돌스(Goo Goo Dolls)와 R.E.M. 까지 OST 참여진은 화려하며 특히 쥬얼의 Foolish games는 대히트했다. 그리고 포에버에서 이어진 엘리엇 골든탈의 메인테마도 호평.

[1] 출처: 영문 위키피디아[2] 극장 측이 흥행 수입의 절반을 가져가니 제작비 2배는 벌어야 본전치기가 된다.[3] 다만 2차 시장으로 본전 회수가 가능하다. 때문에 최근 들어선 이 정도 아슬아슬한 흥행의 영화도 속편이 종종 결정될 정도. 대표적인 게 퍼시픽 림.[4] 그리고 2010년 Vivid에서 실제로 배트맨 패러디 포르노가 나왔다. 단 이건 60년대 배트맨의 패러디. 크게 성공해서 슈퍼맨과 원더우먼도 희생양(?)이 이 되었다. 동쪽의 TMA, 서쪽의 Vivid 그리고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개봉한 뒤에는 토크 쇼 호스트 코난 오브라이언이 '다크 나이트 라이징'이라고 제목을 잘못 부른 것을 팬이 지적하자, 코난이 자기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포르노 패러디인 '다크 나이트 라이징'을 말했던 거라고 하면서게이 포르노로 패러디했다...[5] 배트맨 시리즈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보면 황당무계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되는 B급 저질 패러디영화 정도의 재미는 있다.[6] 로빈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참고로 여자들이 차 좋아한다는 농담은 배트맨 포에버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7] 다만 조엘 슈마허 세계관 내에 정말로 슈퍼맨이 존재한다. 전작인 배트맨 포에버에서 딕 그레이슨이 떠난 서커스단이 메트로폴리스에 가 있을거라는 브루스 웨인의 대사가 있다.[8] 이걸 꺼내들고 배트맨이 치는 드립인 "Never leave the cave without it"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신용카드의 캐치프레이즈를 패러디한 것. 경쾌한 띠링 소리는 덤이다 영웅이기 전에 재벌이니까[9]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이긴 하다. 1960년대 초까지 배트맨 만화책은 외계인이 나오고 노는 유치한 전개가 주를 이룬 게 맞으나, 그 때문에 당시 아동층마저 외면할 정도가 되어 폐간 직전까지 갔었다. 그래서 1964년부터 뉴룩 배트맨 프로젝트를 통해 배트맨을 어두운 탐정 스토리로 만드는 과정이 한창이었다. 검열이 아직 세긴 했어도 알프레드가 죽는 등의 충격적인 스토리는 낼 수 있었다. 드라마 제작사에서 일부러 뉴룩 직전의 배트맨 만화를 TV에서 한층 더 과장시키면 오히려 컬트적인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역발상을 실현시켰고 정확히 들어맞으면서 미국 전역 전 세대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큰 인지도를 구가하게 된 것이다. 이때문에 만화와 드라마가 다른 세계관임에도 만화 매출이 드라마를 따라 상승하면서 드라마 방송사에서 드라마에 알프레드가 있는데 만화에서도 부활시키라고 압박을 넣을 정도였다. 드라마가 배트맨을 대중적인 인기 캐릭터로 위상을 높여주었지만 한철 장사였고 그 부작용으로 어둡고 진지한 캐릭터성을 잡을 기회는 결국 70년대로 넘어가게 되었다.[10] 뉴룩 연재분은 가슴의 노란 원이 그려진 코스튬 디자인만 반영했다.[11] 사실 이 시기의 배트맨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팬들도 꽤 많다. 재밌는 병맛을 느낄 수 있는 아담 웨스트 시절 배트맨을 리메이크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12] 시즌 2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게스트 출연을 요청할 정도가 되었다. 빈센트 프라이스가 흰색 얼굴 대머리 분장을 하고 출연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나친 게스트 출연으로 인한 정형화된 전개와 들러리화 된 배트맨과 로빈으로 쌓인 피로도 때문에 시즌 2 후반에 인기가 급락해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드라마는 시즌 3로 종영됐으나 당시 필메이션이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의도적으로 드라마 출연진들을 성우로 기용하고 같은 캐릭터 디자인과 분위기로 애니메이션을 찍어 냈고(이게 결국 슈퍼 특공대Super Friends 시리즈까지 이어졌다.), 드라마의 재방송도 여러 방송국에서 끊임 없이 반복되면서 70년대까지 TV만 키면 배트맨을 찾아 볼 수 있었고 이 배트맨 이미지가 비코믹스 팬 미국 대중들에게는 1989년 영화 개봉 전까지 이어졌다.[13] 원하지 않는 면이 나오면 그게 나올 때까지 억지로 동전을 계속 튀긴다. 실제로는 두 인격이 서로 충돌하거나 정하지 못하면 동전던지기를 하고 그 결과는 언제나 공평한 "운"에 의거, 본인이 원한 결과가 아니더라도 군말없이 따르니 완벽한 캐릭터 붕괴.[14] 사실 꽤나 있는 편이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범죄자지만 마치 신념을 가진 현실의 테러리스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조커 특유의 웃음가스나 기타 도구보다는 총과 폭약을 주로 사용하는 편.[15] 다른 이유를 꼽자면 조커 캐릭터도 검열기 동안 많이 훼손되어 70년대 이후 여러 작가들이 정신 나간 범죄자와 유치한 민폐를 벌이는 사고뭉치를 통합하는 시도들(데니스 오닐/닐 아담스의 "조커의 다섯 가지 복수" 에피소드나 스티브 엥글하트의 "웃는 생선" 에피소드가 대표적)이 코믹스 팬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 온 적이 있고, 이후 킬링 조크에서 호평 받았던 요소인 '정상인도 운수가 매우 나쁜 하루면 누구든 미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회와는 크게 동떨어지긴 했지만 나름의 일관된 정신을 유지하는 조커', '악질 범죄행위로 배트맨을 전방위로 옥죄며 가치관을 설파하는 조커' 캐릭터성이 유지된 상태에서 재해석이 이루어져서 본질을 유지하고 캐릭터를 발전시켰다는 반응을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16] 대표적으로 포이즌 아이비[17] 위의 비교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까놓고 말해서 인물들의 지능이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베인의 갭은 엄청나다.[18] 이 제안은 결국 8년 후 배트맨 비긴즈를 시작으로 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를 통해 실현된다.[19] 슈마허의 영화들은 어두운 분위기인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일례로 2004년에 동명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오페라의 유령이 있다.[20] 그 전에 나온 배트맨 리턴즈가 너무 어두워서 장난감 사업이 취소된 것도 한몫했다.[21] 그래서 배트맨 포에버에서 배트맨과 로빈으로 갈수록 빌런의 현실성도 갈수록 멀어져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부두교 같은 초자연적이거나 비현실적인 빌런이 난무하는 작품에 난데없이 배트맨을 끼워넣었다가 무슨 꼴이 났는지 상기해 보자.[22] 배트맨(1989년 영화), 배트맨 리턴즈[23] 전체적으로는 제작비 1억 6000만 달러로 극장 입장료 2억 3800만 달러를 벌었으니 흥행면만 보면 망작같은 실패는 아니다(총 비용을 일반적으로 제작비의 2배 정도로 본다). 2차 수익 시장을 고려하면 손해는 안 본 셈. 다만 흥행이 보증된 배트맨이란 카드로 이 꼴이 났으니...[24] 플래시 엔딩에 클루니뱃이 등장하지만 배트맨 & 로빈과는 다른 평행세계다.[25] 일본에서 개봉될 때는 아예 부제를 '미스터 프리즈의 역습'이라고 크게 붙여놨다.[26] 당장 팀 버튼의 1편에서도 오프닝 크레딧에 잭 니콜슨이 마이클 키튼보다 먼저 표시된다[27] 감독 본인의 취향이라는 설이 있다. 실제로 조엘 슈마허는 게이라고 한다.[28] The End Is Beginning Is The End. 이 쪽도 스매싱 펌킨스 최고의 명곡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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