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8 01:21:19

루시엔 티누비엘


<colbgcolor=#606a87><colcolor=#ffffff> 레젠다리움의 등장인물
루시엔
Lúthien
<nopad> 파일:zipa_vika_니프레딜과_루시엔_티누비엘.jpg
본명 Lúthien
루시엔
Tindómiselde / Tindómerel / Tinúviel
틴도미셀데 / 틴도메렐 / 티누비엘 (후명)
성별 여성
종족 마이아의 피가 흐르는 요정 (신다르)
머리카락 흑발
눈동자 회색
거주지 도리아스옷시리안드(도르피른이구이나르 - 톨 갈렌)
출생 Y.T. 1200
가문/왕조 House of Thingol
싱골 가문
지위 Princess of Doriath
도리아스의 공주
Lady of Tol Galen
톨 갈렌의 귀부인
탈것 후안
가족관계
부모 싱골 (아버지)
멜리안 (어머니)
배우자 베렌
자녀 디오르 (아들)
파일:루시엔의 문장_니프레딜.jpg 파일:루시엔의 문장_엘라노르.jpg
루시엔의 문장[1]

1. 개요2. 능력과 강함3. 미모4. 이름5. 작중 행적6. 평가7. 아르웬 운도미엘과의 연관성8. 여담

[clearfix]

1. 개요

Tinúviel elvanui
Tinúviel the elven-fair,
아름다운 요정 티누비엘

Elleth alfirin edhelhael
Immortal maiden elven-wise,
영원히 죽지 않는 요정 소녀는

O hon ring finnil fuinui
About him cast her shadowy hair
반짝이는 은빛 두 팔로

A renc gelebrin thiliol
And arms like silver glimmering.
검은 머리채로 그를 감쌌네.

베렌과 루시엔의 노래 (Song of Beren and Lúthien) 中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도리아스신다르 대왕 싱골과 그의 아내인 마이아 멜리안의 외동딸이다.

부계 혈통에 따르면 도리아스의 신다르 왕녀이지만 어머니가 마이아이기에 아르다의 역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아이누의 혈통을 직접 이어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멜리안이 루시엔만 낳았으며, 멜리안 외의 다른 마이아나 심지어 마이아보다 상위의 아이누발라들 중에서도 자녀를 가진 이는 없었기 때문이다.[2]

따라서 루시엔은 비신성적 존재 중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이며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그래서 그 탄생부터도 범상치가 않았다. 실마릴리온에 따르면 루시엔이 넬도레스 숲에서 태어났을 때 별처럼 하얀 니프레딜 꽃이 피어나 그 탄생을 반겼다고 한다.[3]

2. 능력과 강함

그녀의 노래는 세상의 벽 너머로 날아올라, 사라져 가는 별빛 사이로 음성을 쏟아붓는 종달새의 노래처럼 강렬하면서도 가슴을 에는 듯 했다. 루시엔의 노래가 겨울의 족쇄를 풀어 놓자 얼어붙은 시냇물이 노래를 했고, 그녀의 발길이 닿는 차가운 대지에서는 꽃이 피어났다.
추운 겨울이 다가왔으나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루시엔이 가는 곳이면 어디나 꽃이 피었고, 눈덮인 언덕 밑에서는 새들이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먼 옛날 신들의 종족으로부터 전해 내려온 어떤 힘이 루시엔을 사로잡았고, 루시엔은 그 악취나는 외투를 벗어던지고 앞으로 나섰다. 카르카로스의 힘 앞에서 그녀는 왜소한 모습이었지만, 찬란하면서도 두려운 존재였다. 한 손을 들어올린 그녀는 그에게 잠을 자라고 명했다. "오, 재앙에서 태어난 영이여! 이제 어두운 망각 속으로 빠져들어 잠시 생의 두려운 운명을 잊으라." 그러자 카르카로스는 마치 벼락에 맞은 듯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루시엔이 자신의 날개 달린 옷을 움켜잡고 허공 중에 뛰어 올랐고, 그녀의 목소리는 연못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처럼 깊고 어둡게 내려왔다. 그녀는 의 눈앞에 자신의 외투를 던졌고, 모르고스가 옛날에 거닐었던 공허처럼 캄캄한 꿈을 그에게 덮어 씌웠다. 그는 갑자기 산사태로 무너지는 산처럼 쓰러지더니, 자신의 권좌에서부터 순식간에 지옥의 바닥 위로 고꾸라져 버렸다.
만도스 앞에서 루시엔이 부른 노래는 지금까지 불리워진 노래중 가장 아름다운 노래였고, 세상 모든 이들이 들은 노래 중에서 가장 슬픈 노래였다.
실마릴리온의 '베렌과 루시엔' 中.
그때 이게 웬일인가 싶은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고래로부터 내려오고
서녘 너머의 거룩한 종족으로부터 전해진 어떤 힘을
졸지에 티누비엘이 내면의 불길처럼 제 것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그 음험한 흡혈귀를 옆으로 팽개치고
종달새처럼 밤을 가르고 나가 새벽으로 도약했고,
동시에 아침의 차가운 측랑들 속에
보이지 않게 견딜 수 없게 전율하는,
길고 선명한 저 나팔 소리들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심장을 꿰뚫는
순전한 은빛으로 울려 퍼졌다.
그녀가 앞으로 나서면서
흰 손길로 지어진 망토가 치켜든 두 팔에서
연기처럼, 만물을 현혹시키고 만물을 매혹시키며
만물을 감싸는 저녘처럼 떨어질 때
그녀는 저 섬뜩한 두 눈 위로
어둠의 장막과 엉킨 별빛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흐릿한 꿈들을 쫙 펼쳤다.

"잠들라, 오 모진 고통에 몸부림치는 불행한 노예여!
재앙의 자식인 는 없어져
괴로움, 증오, 고통으로부터, 육욕으로부터,
굶주림, 속박과 사슬로부터
저 어둡고 깊은 망각의 우물, 빛 없는 잠의 구덩이로
떨어져라! 단 한 시간 동안이라도
생(生)의 그물을 피하고
생의 무시무시한 운명을 잊으라!"

의 두 눈이 꺼지고 그의 사지가 풀렸다.
올가미 쓰고 발 묶여 자란 수송아지가 달리는 꼴처럼
그가 땅바닥에 털썩 떨어졌다.
주위에 그늘을 드리우는 막대한 참나무가
낙뢰 한 방에 넘어가듯 그가 죽은 듯 꼼짝 않고
소리도 없이 대자로 뻗었더라.
베렌과 루시엔, '「레이시안의 노래」' 中.

어머니 멜리안처럼[4] 매우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가지고 있다. 이때문에 베렌에게 나이팅게일이라는 뜻인 티누비엘이라는 이름을 받는다. 그 아름다운 노랫소리 덕분에 만도스의 궁정에서는 지금까지도 그녀가 만도스 앞에서 불렀던 노래가 불리워진다고 한다.

그녀의 노래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신비한 힘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데,[5] 사우론이 그녀를 생포하려 한 이유도 그녀의 미모 뿐 아니라 신비한 노랫소리에 대한 소문이 벨레리안드 전역에 퍼져 있어서 그녀를 모르고스에게 바치면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 때문이었다. 실마릴리온에 따르면 그녀의 노랫소리가 겨울의 족쇄를 풀어 봄을 불러왔다는 묘사가 있으며, 노래를 불러 앙반드의 모든 이들을 잠재울 정도로 강력했다.

노래에 마법을 담는 것 이외에도 강력하고 다양한 마법을 구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짠 외투로, 이 외투는 눈 앞에서 한 자락을 펼친 것 만으로도 사우론을 졸게 했고, 모르고스마저도 공허 같이 캄캄한 잠에 들게 했다. 사우론과 모르고스가 모두 신적존재인 아이누 중에서도 특히나 강력한 자라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마이아의 피를 이었다고는 하나 한낱 요정에 불과한 루시엔이 이들을 재울 정도의 마법을 펼쳤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레젠다리움 세계관에서 마법은 일종의 고도화된 기술에 가까우며, 마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제한적이고 드문데, 루시엔의 경우는 이질적이게도 마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마법의 근원도 단순한 기술이 아닌 아이누에게서 전해내려오는 어떤 신비한 힘으로 묘사된다. 아마 이것은 루시엔이 마이아의 혈통을 이은 존재라는 것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6]

3. 미모

그리고 싱골멜리안의 사랑을 통해 세상에는 과거와 미래를 통틀어 일루바타르의 자손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실마릴리온의 '싱골과 멜리안' 中.
달이 막 떠오르던 저녁 무렵, 루시엔은 에스갈두인 강가의 빈터에서 시들지 않는 풀을 밟으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순간 베렌은 모든 고통의 기억이 사라지면서 황홀경을 경험하였다. 루시엔은 일루바타르의 자손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녀의 옷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푸른빛이었지만, 그녀의 두 눈은 별이 빛나는 저녁의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또한 그녀의 외투에는 금빛 꽃무늬가 수놓아져 있었지만, 그녀의 머리는 황혼 녘의 어둠처럼 검은빛이었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햇살, 맑은 냇물이 흐르는 소리, 세상의 안개 위에 떠있는 별빛, 루시엔의 영광과 아름다움은 그와 같았고, 그녀의 얼굴에는 찬란한 빛이 서려 있었다.
오, 이시여. 는 요정들조차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헤치고 운명의 인도를 받아 이곳에 왔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사실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발견하였고, 그것을 영원히 얻고자 합니다. 그것은 금이나 은보다도 낫고, 어떤 보석보다도 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위나 강철이나, 모르고스의 불이나, 아니 요정 왕국의 모든 군사로도 제가 갈망하는 그 보물을 제게서 떼어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폐하의 따님 루시엔은 세상의 모든 자손들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대지와 북부의 하늘이여 안녕,
이곳은 영원한 축복의 땅
인간의 입으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여인
루시엔 티누비엘
여기 눕고 여길 달렸지, 날렵한 다리로
달빛 속, 햇빛 아래서.
온 세상이 무너지고,
온 세상이 스러져
고대의 심연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그 탄생은 유익하였으니, 바로 이들,
곧 황혼과 새벽과 대지와 대양이
한때 루시엔의 모습이었기에.
하지만 절망 속에 루시엔을 찾아 헤매던 는 낮선 길을 유랑하던 끝에 산맥을 넘어 가운데땅 동부로 들어갔고, 그곳의 어두운 호숫가에서 오랜 세월 동안 살아있는 모든 피조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싱골의 딸 루시엔을 위하여 애가를 지었다.
실마릴리온의 '베렌과 루시엔' 中
하지만 전해 오는 이야기와 노래에는 그 목걸이불멸의 보석으로 꾸민 루시엔은 발리노르 밖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중략) 실마릴을 걸고 있는 루시엔의 불꽃같은 아름다움은 유한한 생명의 땅에 어울리기에는 너무나 밝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마릴리온의 '도리아스의 몰락' 中
그녀는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어. 북방의 안개 위로 반짝이는 별들처럼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 위엔 언제나 환한 빛이 떠돌고 있었다는군.
반지의 제왕 1 - 반지 원정대
그때 틴웰린트에게는 두 아이가 있었으니, 다이론과 티누비엘이었다. 티누비엘은 처녀로 숨은 요정의 모든 처녀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실로 그녀처럼 아리따운 이는 없다시피 했으니 그녀의 어머니정령[7]이자 신들의 딸이었던 게다.
베렌과 루시엔의 '「티누비엘의 이야기」' 中.
싱골이 자신을 업신여겨
자신에게 지운 원정을 털어놓으며
일찍이 인간들 속에서 태어난 그 어느 처녀보다도
아름다운 처녀, 티누비엘, 루시엔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은 타는 듯한 불모지도 마다 않고 가
필시 죽음과 지극한 고통을 겪어야만 한다고 했노라.
그렇다면 너희는 저 아리따운 정령,
루시엔에 대해 듣지 못했느냐?
그녀의 몸은 아름다워, 아주 희고 아름답지.
모르고스는 그녀를 자신의 소굴에 두고 싶어 하지.
일찍이 그녀가 마주친 상대 중에
마법도 주문도 아예 통하지 않은 건
오직 후안뿐이었다. 한데, 그 어여쁜 얼굴,
부드러운 목소리, 곤궁에 처한 창백한 표정
그리고 눈물로 흐려진 별빛 같은 두 눈에
죽음도 괴물도 두려워하지 않는 가 유순해졌다.
"도리아스의 루시엔입니다"
하고 그 처녀가 말했다. "소녀는 처량하게도
숲요정들의 볕 바른 숲속 오솔길을 멀리 벗어나
종작없는 길을 누비던 중 용기가 꺾이고
희망이 시든 처지이올시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슬쩍 어둑한 외투를 미끄러져 내리게 하자
은백색 차림의 자태가 드러났다.
솟은 해 속에서 별 같은 그녀의 보석들이
아침 이슬처럼 환히 반짝였고
푸른 망토 위의 황금빛 나리꽃들이
은은히 빛나고 번득였다. 그 아리따운
얼굴을 쳐다보고선 누군들 경탄하지 않으랴?
쿠루핀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오래도록 응시했다.
그는 꽃 장식된 머리칼의 향기, 나긋나긋한 사지,
요정 같은 얼굴에 온통 마음을 뺏긴 채
그 자리에 사슬에 매인 듯 서 있었다.
대기엔 살랑이는 소리와
진기한 향내가 떠돌았고,
나무들 속엔 나이팅게일들이 있었으며
달 아래 가녀린 손가락들이 피리와 비올을 쥐었다.
그러고는 일찍이 있었거나
지금 있는 모든 이들보다
더 아리따운 한 이가 외딴
동그란 돌 언덕에서 은은히 빛나는
옷을 입고 홀로 춤을 추었으라.
"오 루시엔, 루시엔이여,
인간들의 어느 자식보다 어여쁘고
요정나라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처녀여,
대체 그대는 어떤 사랑의 힘을 지녔길래
여기 공포의 소굴을 찾아든 것입니까!
오, 이 새로운 빛 속에서 그대의 유연한 사지,
꿈같은 머릿결, 꽃단장한 눈부시게 흰 이마,
가녀린 두 손을 보게 되다니!"
베렌과 루시엔의 '「레이시안의 노래」' 中.
레젠다리움 세계관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유명하다. 톨킨의 신화집에서 아름답다는 수식(the Fair, the Beautiful...)이나, 어떤 무리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the Fairest, Most Beautiful)는 수식은 제법 흔하게 찾을 수 있다.[8] 그러나 루시엔에게 바쳐진 찬사는 그 격이 다르다. 과거와 미래를 통틀어 일루바타르의 자손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하며, 살아있는 모든 피조물 중 가장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았다. 두 눈은 별이 빛나는 맑은 저녁 하늘의 회색 빛을 띠었으며, 반짝이는 은빛 피부와 그림자가 얹힌 듯한 아름답고 긴 흑발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실마릴리온에는 루시엔이 등장할 때마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에 대한 찬사가 나오는데, 다른 인물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가 그저 배경 설정에 그치는 것에 대조되는 부분이다. 또한 루시엔의 아름다움은 베렌과 루시엔 이야기가 시작되는 원인이자, 이야기를 진행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남편 베렌도리아스에 들어설 당시 갖은 생고생을 하여 백발이 나고 등이 굽은 몰골이었는데도 루시엔을 보자마자 모든 고통을 잊고 사랑에 빠져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에 몸을 던졌고, 사냥'개'인 후안도 그녀를 보고는 사랑에 빠져 주인을 져버렸다. 후안의 주인인 켈레고름도 당연히 그녀에게 반해 흑심을 품고 집요하게 그녀를 노렸다. 루시엔의 미모에 대한 소문이 모르고스 세력에게까지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모르고스는 루시엔을 자신의 보고에 채워넣기를 원했으며, 때문에 사우론은 그녀를 붙잡은 뒤 모르고스에게 넘겨 보상을 받으려 했다. 게다가 모르고스가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자 그녀를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고, 실마릴리온에서는 이것을 모르고스가 가운데땅으로 넘어온 이후 가장 음흉한 생각이라 일컬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미모는 자손들에게도 대대로 유전됐는지 그녀의 외동아들인 디오르는 물론 손녀인 엘윙, 증손자인 엘론드, 고손녀인 아르웬까지 다들 외모가 아름다웠다고 묘사되어 있다. 특히 아르웬은 루시엔의 후손 중에서도 루시엔이 살아 돌아온듯 아름다웠다고 하며 제3시대의 요정과 인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꼽혔다.

4. 이름

  • 루시엔(Lúthien)[S] - '꽃(Flower)', 또는 '꽃의 딸(Daughter of Flowers)'이라는 뜻이다. 어머니인 멜리안이 꽃을 돌보던 마이아였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lûth[10] + -ien[11]
  • [후]틴도미셀데(Tindómiselde)[P]/틴도메렐(Tindómerel)[Q]/티누비엘(Tinúviel)[S] - '나이팅게일(Nightingale)', 또는 '황혼의 딸(Daughter of Twilight)'이라는 뜻이다.
    • 틴도미셀데(Tindómiselde) - 틴도메렐과 티누비엘의 원시 요정어 형태이다. [ruby(tindómë,ruby=TIN + dōmē)][16] + sel(dĕ)[17]
    • 틴도메렐(Tindómerel) - [ruby(tindómë,ruby=tinwë + lómë)][18] + -rel[19]
    • 티누비엘(Tinúviel) - [ruby(tinnu,ruby=TIN + dû)][20] + -v[21] + -iel[22]

5. 작중 행적

나무의 시대 1200년에 도리아스의 넬도레스 숲에서 태어났다.[23] 나무의 시대에는 벨레리안드가 주요배경이 아니기 때문에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싱골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루시엔을 세상의 어느 요정 왕자보다도 아꼈고, 도리아스의 백성들은 모두 그녀를 사랑했다. 벨레리안드의 첫 전투 이후에 모르고스의 침략을 막기위해 도리아스는 멜리안의 장막이라는 신비한 안개 장막으로 감춰지게 됐다. 폐쇄된 왕국은 싱골멜리안의 현명한 통치로 안정된 나라를 이뤘고, 넬도레스 숲에서는 음유시인 다에론이 연주하고 봄날의 새벽같이 아름다운 루시엔이 춤추며 평화롭고 기쁜 나날을 보냈다.

3300여 살쯤 됐을 무렵에 도리아스의 안개 장막을 뚫고 들어온 인간 영웅 베렌을 우연히 만나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졌다. 루시엔은 강대한 세력을 이끄는 요정왕과 마이아의 외동딸로서 제1시대 가운데땅의 요정들 가운데서도 고귀하게 여겨지는 존재였지만, 베렌과 함께 있기 위해서라면 평생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도 불사할 정도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들은 한동안 행복하게 지냈지만 루시엔을 사랑하던 음유시인 다에론이 싱골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싱골은 루시엔을 추궁했지만 베렌을 죽이거나 감옥에 가두지 않겠다고 맹세할때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격분한 싱골이 베렌을 잡아오라 명령하자 그녀는 오히려 그들을 앞질러 가서 자신이 직접 귀한 손님처럼 베렌을 싱골 앞으로 데려온다. 이는 그녀를 얻는 것을 싱골에게 허락받기 위한 베렌의 '퀘스트'의 발단이 된다.

세상 어느 것보다 사랑하고 아끼던 무남독녀 루시엔이 유한한 인간과 결혼하는 것을 차마 허락할 수 없었던 싱골은, 멜리안이 "베렌은 당신에게 죽지 않는다."고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베렌을 루시엔에게서 떼어 놓기 위해 모르고스의 왕관에 있는 실마릴을 하나 가져와야만 결혼을 허락해주겠노라고 엄명을 내린다. 이에 베렌은 패기 있게 나섰지만 루시엔은 불안함을 느꼈고, 얼마 뒤에 멜리안에게서 베렌이 사우론의 기지인 톨인가우르호스의 감옥에 붙잡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인 걸 알게 되자 그를 도우러 나섰으나, 다에론이 이를 싱골에게 알린다.

싱골은 루시엔을 히릴로른이라는 높은 나무 위에 지은 집에 가두고 감시했다. 심지어는 필요한 것을 전달할 때 빼고는 사다리조차 치웠으나 그녀는 굴하지 않고 마법 능력을 써서 탈출했다.[24] 베렌에게 가던 중에 자신에게 흑심을 품은 켈레고름에게 속아서 그에게 억류됐지만, 그때 발라 오로메가 켈레고름에게 선사한 발리노르의 사냥개 후안은 루시엔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주인 켈레고름의 악행에 실망했기 때문에, 그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이후에 톨인가우르호스로 가 베렌이 듣기를 희망하며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들은 베렌은 답가를 불렀고, 이를 들은 루시엔은 더욱 크고 힘찬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사우론 역시 그녀의 노래를 들었다. 루시엔의 미모와 신비한 노랫소리에 대한 명성이 널리 알려져있었기에 사우론은 그녀를 생포해 모르고스에게 넘겨 보상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늑대인간들을 보낸다. 하지만 후안이 늑대인간들을 모두 죽였고, 보낸 늑대인간들이 오지 않자 사우론은 마지막으로 늑대인간들의 왕 드라우글루인을 보낸다. 드라우글루인 또한 후안에게 패배하지만, 간신히 살아 사우론에게 후안이 왔음을 알리고 그의 발치에서 죽는다. 후안에게는 이 땅을 거니는 가장 강한 늑대에게 죽을 것이라는 예언이 내려져 있었기에 사우론은 크고 무시무시한 늑대인간 형상으로 변해 루시엔과 후안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운명이 예언한 가장 강한 늑대는 사우론이 아니었고, 루시엔은 기지를 발휘해 사우론에게 마법 외투를 던져 그를 일순 졸게 한다. 빈틈이 생기자 후안이 끝내 사우론을 제압한다. 이윽고 루시엔은 사우론을 협박하여 미나스 티리스를 탈환한 뒤 베렌을 탈출시켰다.

이후 베렌은 루시엔을 도리아스의 국경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실마릴을 찾아서 떠나려고 했지만, 루시엔은 그와 운명을 함께 하기로 이미 결정한 상태였다. 그때 나르고스론드에서 추방된 켈레고름쿠루핀이 그들을 발견하고 루시엔을 납치하려했으나 베렌의 영웅적인 도약과 후안의 위협으로 이를 저지한다.

파일:루시엔1.jpg
이후에 베렌은 루시엔이 잠든 틈을 타 앙반드로 떠나지만, 그녀를 떠나는 슬픔에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를 들은 루시엔은 후안을 타고 그를 쫓는다.[25] 마침내 그들은 만났고, 앙반드까지 가서 문지기 늑대 카르카로스를 마법으로 잠재운 뒤 모르고스의 권좌까지 나아갔으며, 모르고스가 자신의 미모와 춤에 경계를 푼 사이 이번에는 앙반드 전체를 잠에 빠뜨리는 사기적인 능력을 발휘했다.[26] 요정이나 인간이 발라들의 개입 없이, 그리고 군대를 통하지 않고 단독으로 모르고스의 권좌로 걸어 들어간 것은 역사상 유일한 일이다.

이렇게 모르고스가 쓰러진 사이 베렌이 그의 왕관에서 실마릴 하나를 빼냈으나, 욕심이 난 베렌이 실마릴 하나를 더 빼내려다 칼이 부러져 그 칼날에 뺨이 긁힌 모르고스가 신음을 내며 앙반드 전체가 울렸고, 겁에 질린 베렌과 루시엔은 황급히 도망친다. 하지만 입구에서 깨어난 카르카로스가 그들을 위협했으나 루시엔은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라 다시금 그를 재울 수 없었다. 이때 베렌이 루시엔을 보호하고자 실마릴을 카르카로스에게 비췄으나, 베렌의 손이 실마릴을 쥔 채로 카르카로스에게 먹혀버리는 바람에 결국 실마릴을 도리아스로 가져오지는 못했다. 대신 베렌의 없어진 손을 보여줌으로써 그 험난한 모험 과정을 입증받았다. 실마릴을 가져오는 모험을 통해 베렌은 마침내 싱골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실마릴을 삼킨 뒤 내장이 타는 고통을 못 이기고 도리아스까지 달려온 카르카로스의 전횡을 막던 중 싱골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어 죽었다. 이에 크게 절망한 루시엔은 슬픔을 못 이기고 죽어 버렸으며, 루시엔의 죽음으로 크게 상심한 싱골 역시 쓰러지고 말았다. 실마릴리온에 따르면 루시엔이 베렌을 따라 죽자 "인간에게 백발 같은 겨울이 싱골을 덮쳤다."고 나와 있다. 아마도 외동딸을 잃은 큰 슬픔으로 요정 생애 제 3주기에 급작스럽게 들어선 것으로 추측된다.[27] 하나뿐인 자식의 사랑을 반대하려다 결과적으로 그 자식을 잃었으니 죄책감이 컸을 듯하다.

이후 루시엔의 영혼은 요정의 운명대로 아만에 있는 만도스의 궁정으로 날아갔고, 루시엔은 만도스에게 무릎을 꿇고 자신의 슬픔을 노래로써 간절히 탄원했다. 루시엔이 만도스에게 부른 노래는 세상에 불려진 모든 노래 중 가장 아름다웠고, 세상의 모든 이들이 들은 노래 중 가장 슬픈 노래였다.[28] 저때 루시엔이 흘린 눈물은 바위에 떨어지는 빗물 같았다고 한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노랫소리는 만도스의 궁정에 있던 어느 영혼보다도 아름답고 슬펐기에 그 냉혹한 만도스가 연민을 느끼게 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과거와 미래를 통틀어 만도스가 연민을 느낀 것은 이 사례가 유일하다. 만도스는 특별히 루시엔과 베렌을 만나게 해 주었다. 그러나 베렌은 유한한 존재라 그 영혼은 아르다 밖으로 떠나야 했다. 결국 만도스는 만웨로 하여금 일루바타르에게 묻게 하였고, 만웨는 루시엔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다. 하나는 곧바로 부활하여 아만에 남아 세상 끝날까지 편히 사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베렌과 함께 가운데땅으로 돌아가되 그 수명과 행복에 있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루시엔은 베렌에 대한 사랑 때문에 후자를 택하여 베렌을 살려 도리아스로 돌아왔고, 쓰러진 싱골을 회복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베렌과의 사랑을 인정받았다. 그래서 최초로 인간 남성과 맺어진 요정 여성이 되었다.[29]

그 후 베렌과 함께 도리아스를 미련 없이 떠나 라이퀜디들이 사는 옷시리안드의 톨 갈렌에 정착하여 은둔하였고, 여기서 3년 뒤에 그들의 외동아들인 디오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이후 행적은 싱골이 드워프들에게 죽은 후 실마릴이 박힌 나우글라미르를 찾아오는 과정에서 언급된 것 정도이다. 베렌이 도리아스를 침략한 난쟁이를 격퇴하여 그들이 약탈한 목걸이를 되찾은 후에 베렌과 루시엔은 도리아스신다르 왕위를 이어받은 아들 디오르와 작별을 하고 다시 은둔했다. 그때 루시엔이 실마릴이 박힌 나우글라미르를 차고 있었는데, 그 아름다움은 비할 데가 없었다고 한다. 묘사에 따르면 실마릴을 걸친 루시엔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영광스러워, 그녀가 살던 톨 갈렌은 바다 동쪽, 즉 가운데땅에서 가장 풍성하고 환한 땅이 되었으며, 그 영광과 찬란함은 잠시 동안이지만 발리노르의 것과 거의 닮았다고 한다. 하지만 실마릴에 의해 고양된 그 불꽃같은 아름다움은 필멸의 땅이 감당하기에는 벅차서 결국 베렌과 루시엔의 죽음 또한 앞당겼다.

1년 후 어느 가을날에 루시엔은 남편 베렌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베렌을 부활시키는 대신 요정으로서 누리는 불멸을 포기했기에 그녀는 요정 중 유일하게 인간의 선물을 받아 진정한 죽음을 맞았고, 그 영혼이 아르다를 영원히 떠나 알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말았다.[30] 그리고 이로 인해 그녀의 가족들은 본인들이 불멸의 마이아요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처럼 그녀와 다신 볼 수 없는 이별을 한 셈이 되었기에 그들의 슬픔은 매우 컸다고 하는데, 특히 멜리안의 슬픔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베렌과 돌아온 루시엔을 보고 직감적으로 루시엔과 영원히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깊은 상실감을 느꼈는데 그녀의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달랠 길이 없었다는 표현이 있다. 그녀의 사후 실마릴이 장식된 나우글라미르는 그녀의 아들 디오르에게 보내진다.

6. 평가

나르고스론드에는 소란이 벌어졌다. 사우론의 섬에 포로로 잡혀 있던 많은 요정들이 이제 그곳으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켈레고름의 달변으로도 잠재울 수 없는 아우성이 일었다. 그들은 페아노르의 아들들이 감히 하지 못한 일을 한 처녀가 해냈다고 말하며 그들의 왕 펠라군드의 죽음을 몹시 슬퍼하였다.
그리하여 베렌과 루시엔은 입구를 통과하여 미궁과도 같은 층계를 내려갔고, 둘이서 함께 어떤 요정이나 인간도 감히 행하지 못한 가장 위대한 공적을 이루어냈다. 그들은 최하층의 궁정에 있는 모르고스의 권좌로 나아갔던 것이다.
그리하여 엘달리에 중 유일하게 그녀는 진정으로 죽음을 맞았고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을 통해 두 종족은 하나가 되었고, 루시엔은 비록 세상은 변해도 엘다르가 그들이 잃어버린 사랑스러운 루시엔과 닮은 모습을 볼 수 있는 많은 인물들의 선조가 되었다.
실마릴리온의 '베렌과 루시엔' 中.
루시엔이 난쟁이들의 목걸이를 하고 있던 동안에는 어떤 요정도 감히 그녀를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실마릴리온의 '도리아스의 몰락' 中.
루시엔이 저 비할 데 없는 보석을 착용한 동안에는 어떤 요정도 감히 그녀를 공격하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마이드로스조차 감히 그런 생각을 마음에 품지 못했다.
베렌과 루시엔의 '「퀜타 놀도린와」에 의거한 베렌과 루시엔의 귀환' 中.
이윽고 루시엔이 일찍이 그 어떤 요정도 감히 해내지 못한 참으로 무시무시하고 용감한 행동을 감행했으니, 그것은 핑골핀의 도전에 필적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그녀가 절반은 신적 존재라는 것을 도외시한다면 어쩌면 그보다도 위대한 것일 터였다.
베렌과 루시엔의 '「퀜타」로부터의 추가 발췌' 中.
엘베레스아름다운 루시엔의 이름으로, 너희들은 결코 반지내 몸에 손대지 못할 것이다.
반지의 제왕 1 - 반지 원정대 中.
일반적으로 남성이 주인공인 고전적인 영웅 서사시에선 잘 해봐야 붙잡힌 히로인, 트로피 와이프라는 연약하고 수동적인 정체성을 가지기 쉬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라는 설정을 가졌지만, 그런 전통적인 역할을 완전히 뒤집었으며, 흠잡을 데 없는 성품과 자립심, 행동력을 보여준다. 매우 주체적이고 용맹스러워서 아버지의 감시를 뚫고 도리아스를 탈출하여 베렌을 구출했고, 늑대 카르카로스는 물론이고 모르고스 앞에서조차도 두려움이 없었다. 사실 실마릴 가져오기는 베렌이 받은 임무인데, 루시엔이 그를 사우론에게서 구해냈고 이후 앙반드 입성, 카르카로스와 모르고스 무력화, 실마릴 탈환, 그리고 베렌의 부활까지 모든 과정을 루시엔이 주도했다. 때문에 베렌은 루시엔이 한 일에 얹혀간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전형적인 동화 속 공주님의 역할과는 천지차이이다. 오히려 전통적인 왕자에 가까운 역할을 보여주는데, 특히 사냥개 후안을 타고 베렌을 구하러 가는 모습은 영락없는 전통적 왕자같은 모습이다.

더욱이 모르고스에게서 실마릴을 탈환한 것은 가운데땅 역사를 통틀어 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위대한 업적이다. 요정들은 오랫동안 수없이 많은 군대를 희생시키면서도 실마릴 탈환은 커녕 모르고스의 권좌에 도달하지도 못했는데, 이걸 요정 한 명, 인간 한 명, 사냥개 한 마리가 해낸 것이다. 그 중에서도 루시엔에게 가장 큰 공로가 있으므로 미모 못지않게 업적도 전설적인 셈이다. 실제로 사우론이 패배하고 그가 가두고 있던 요정들이 풀려났을 때, 그들은 "페아노르의 아들들도 못한 일을 한 처녀가 해냈다"고 놀라워했다. HoME에 따르면 그녀가 모르고스 앞에 당도해 앙반드 전체를 재우고 실마릴을 탈취한 업적은 요정왕 핑골핀모르고스에게 도전했던 위업에 필적할 정도로 용맹한 것이며, 루시엔에게 마이아의 피가 흐른다는 점을 빼고 본다면 그보다 더 위대하다고 묘사된다.

또한 만도스에게 탄원해서 아르다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인간의 부활을 이룬 이후에는 모든 요정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전설적인 존재가 되었다. 루시엔의 명성이 어찌나 대단했었는지 페아노르의 아들들은 실마릴싱골디오르의 손에 있을 때는 그것을 요구했었지만, 루시엔이 그것을 지니고 살아있을 동안에는 감히 그녀에게 실마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그녀를 공격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그리고 사망한지 수 천년이 지난 제3시대 말까지도 가운데땅에서 전설로 회자되어 골목쟁이네 프로도반지 원정대에서 나즈굴에 대항하며 "엘베레스아름다운 루시엔의 이름으로, 너희들은 결코 반지내 몸에 손대지 못할 것이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바르다가 요정들이 가장 사랑하고 숭배하는 발라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바르다와 루시엔이 같이 언급된 사실이 그녀가 얼마나 전설적인 존재인지를 방증한다.

최초로 인간과 결혼한 요정이라는 점도 그녀가 전설적인 이유 중 하나이다. 이는 단순한 이종족 간 결합이 아닌, 일루바타르의 자손 간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즉 그녀의 선택을 통해서 일루바타르가 창조한 두 자손들은 서로 다른 운명을 가졌음에도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가운데땅의 요정 왕조가 부계중심임에도 나중에 루시엔의 아들인 디오르가 모계 혈통을 바탕으로 외할아버지인 싱골의 왕위를 계승한 것도 루시엔의 이런 업적 덕으로 보인다. 물론 루시엔이 싱골의 무남독녀이기도 하지만, 도리아스 왕실에 다른 남자 왕족이 없는 것도 아닌데도 다들 디오르의 계승을 인정하는 것을 보면 루시엔의 행동이 얼마나 당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는지 엿볼 수 있다.

7. 아르웬 운도미엘과의 연관성

후손인 아르웬과 비교해 봤을 때, 아르웬은 루시엔의 환생이라 할 만큼 공통점이 많다.[31] 단순히 외모 뿐만 아니라 그 행적에서도 닮은 부분이 많다.
  • 루시엔과 아르웬은 각각 당대의 일루바타르의 자손 중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칭송받았으며, 그림자와 같은 검은 머리카락과 맑은 저녁 하늘 같은 회색의 눈동자, 명멸하는 은빛 피부를 지닌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다.
  • 루시엔과 아르웬 모두 황혼의 시간과 연관이 깊다. 다만 루시엔은 새벽의 황혼, 아르웬은 저녁의 황혼을 의미한다는 차이점이 있다.[32] 루시엔이 봄날의 새벽, 또는 요정의 아침과 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반면, 아르웬은 요정들의 저녁별이라고 불렸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후명인 티누비엘과 운도미엘에서도 새벽과 저녁의 대비를 찾을 수 있다. 각각 뜻만 두고 보면 나이팅게일과 저녁별로 별 연관이 없어보이지만, 티누비엘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황혼의 딸이며, 운도미엘 또한 황혼의 딸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티누비엘의 황혼은 Tindómë[33], 즉 새벽의 황혼이며, 운도미엘의 황혼은 Undómë, 즉 저녁의 황혼을 의미한다.
  • 루시엔이 태어난 나무의 시대는 요정들이 깨어난 시기이자 전성기로써, 요정들의 아침이라 할 수 있는 시대이며, 아르웬이 태어난 태양의 제3시대는 요정들이 쇠락해가며 곧 사라질, 요정들의 저녁이라 할 수 있는 시기이다.
  • 루시엔은 신다르 대왕마이아의 유일한 자식으로, 아르웬은 요정왕가와 인간영웅 가문의 피를 모두 이은 반요정 가문의 고명딸로, 당대의 자손 가운데서도 특출나게 고귀한 존재로 여겨졌다.
  • 루시엔이 베렌에게 반해 위대한 혈통과 부유한 삶, 영생을 전부 포기한 것처럼 아르웬 역시 고귀한 신분의 요정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인간 영웅인 아라고른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버렸다. 또한 둘 모두 아버지가 감금이나 거짓말을 불사할 정도로 단호하게 반대했음에도 결국 허락을 얻어 사랑을 쟁취했다. 아라고른 2세와 아르웬의 관계는 베렌과 루시엔의 부부 관계가 재투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 루시엔이 탄생할 때 피어난 니프레딜은 아르웬이 죽자 엘라노르와 함께 가운데땅에서 모습을 감췄다.[34]

8. 여담

루시엔의 모델이 된 인물은 톨킨이 평생 사랑한 그의 아내 이디스 톨킨이다. 실제로 이디스도 흑발회안의 미녀였고, 베렌이 루시엔을 처음 만나는 장면, 즉 루시엔이 숲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은 이디스 톨킨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보고 써내려간 부분이다. 다만 루시엔과 실제 이디스의 상황은 반대되는 부분이 많은데, 이는 이디스의 객관적인 배경보다는 이디스의 이미지나 톨킨의 관점이 루시엔에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여담이지만 싱골의 모델이 된 인물은 톨킨과 이디스의 결혼을 반대한 톨킨의 대부인 프랜시스 신부이고, 톨킨이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싱골은 톨킨 세계관 캐릭터들 중에 안티가 매우 많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프랜시스 신부는 싱골과 '퀘스트 부여자' 말고는 공통점이 없다. 이디스와는 전혀 접점도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입되는 캐릭터를 찾아 보자면 퀘스트 부여자에 대부라는 점에서 오히려 엘론드와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베렌과 루시엔은 약 3300여살 차 연상연하 커플이다.[35][36] 재미있는 점은 부모님인 싱골멜리안도 요정과 마이아 커플이라 어마어마한 나이 차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아르다 창조를 기점으로 나이 차이를 센다면 최소 40000살 이상의 차이가 나며, 아르다 창조 이전에 멜리안이 영원의 궁정에서 지내던, 시간을 가늠할 수 조차 없는 기간을 감안하면 인간 남성과 요정 여성 커플과는 달리 그 나이 차이를 측정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베렌과 루시엔의 사랑 이야기에 노랫말을 붙인 노래가 불리워졌다. 이는 영화판에서도 언급이 되는데, 책을 읽어본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이스터 에그. 영화에서는 반지 원정대 확장판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아라고른이 호빗들을 데리고 깊은골로 가던 중 홀로 밤을 지새우며 부른다.

초기 레젠다리움 이야기 중 하나인 티누비엘 이야기에서 티누비엘은 별명이 아닌 그녀의 본명으로 나온다. 이후 저작에서 루시엔이라는 이름이 막 등장했을 때, 그 이름은 도리아스린[37]으로는 Luthien, 놀도린으로는 Lhūthien으로 표기 되었으며, '여마법사(Enchantress)'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 단어는 마법을 뜻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LUK가 사용된 단어인 룩티에네(luktiēnē)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설정이 변경되며 루시엔의 이름 뜻도 변했지만, 루시엔이 강력한 마법을 구사하는 것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1세대 판타지 작가인 전민희의 닉네임 'Luthien, La noir'는 여기에서 따온 것이다.


[1] 왼쪽은 루시엔이 탄생할 때 피어난 니프레딜을, 오른쪽은 요정의 금색 꽃 엘라노르를 형상화한 문장이다. 니프레딜을 형상화한 왼쪽의 문장은 실마릴리온 표지에 들어간 문양이기도 하다.[2] 초기 레젠다리움에서는 아이누가 자식을 낳는다는 설정이 있었으나, 후기 설정에서는 모두 삭제되었고 루시엔을 낳은 멜리안이 매우 이례적이고 유일한 사례라는 설정으로 바뀌었다.[3] 니프레딜은 엘라노르와 함께 루시엔의 문장(Heraldic device)에 도안되어 있는 꽃이다. 일설에 따르면 엘라노르도 루시엔이 탄생할 때 피어난 꽃이라고도 하며, 두 꽃은 제1시대에는 곤돌린, 톨 에렛세아, 도리아스 등 요정과 연관된 장소에서 피어났으며, 제3시대에는 로슬로리엔에서 피어났다. 이후 루시엔의 후손인 아르웬이 죽자 두 꽃은 가운데땅에서 모습을 감췄다.[4] 멜리안은 로리엔의 무리 중 가장 아름답고 매혹적인 노래를 부르는 이였다.[5] 노랫소리에 마법의 힘을 담는 것 자체는 다른 요정들도 가능하다. 핀로드도 마법의 노래로 사우론과 겨루기도 했다.[6] 루시엔의 어머니인 멜리안도 마법을 사용하는 묘사가 자주 나온다. 도리아스를 감싸는 멜리안의 장막이나, 도리아스에 걸려있는 온갖 마법이 그 예로 멜리안이 강력한 마이아라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레젠다리움 세계에서의 마법의 묘사를 생각해보면, 루시엔이 사용한 마법도 고도의 기술에 가까울 것이며, 멜리안에게서 가르침을 받았기에 위대한 마법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루시엔이 사용하는 마법에 대한 묘사는 유독 신비성이 강조되는 편이다.[7] Fays. 초기 레젠다리움에서 등장하는 정령들로, 후기에는 대부분 마이아로 변경되었다.[8] 아름답다는 수식은 거의 모든 주요 인물들에게 붙어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다는 수식을 지닌 인물들로는 발라 중 가장 아름다운 바르다, 천상과 지상의 아름다움을 가진 바나, 로리엔의 무리 중 가장 아름다운 멜리안, 아이누 중 가장 밝고 아름다웠다는 멜코르, 너무 아름다워 되레 의심을 살 정도였다는 사우론, 일루바타르의 자손 중 가장 아름답게 지어졌다고 하는 페아노르, 핀웨의 아들 중 가장 아름답다는 피나르핀, 핀웨가와 엘달리에 군주 중 가장 아름답다는 핀로드, 핀웨가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다고 칭송되는 갈라드리엘, 곤돌린의 모든 불가사의보다도 아름답다는 이드릴, 천상의 빛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을 가졌다는 에아렌딜, 상고대의 인간 여성 중 가장 아름다웠다는 모르웬, 상고대의 에다인 중 가장 아름다웠다는 투린, 루시엔 사후의 세상의 자손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디오르, 엘로스 타르미냐투르의 후손 중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라 칭해지던 타르미리엘, 제3시대요정인간 중 가장 아름다웠다는 아르웬, 로한의 모든 여성 중 가장 아름다웠다는 에오윈이 있다.[S] 신다린[10] Flower(꽃). 원시 요정어 어근 LOT(H)에서 파생된 단어 loth의 방언이다.[11] 여성형 접미사[후] 후명[P] 원시 요정어[Q] 퀘냐[S] [16] Twilight(황혼). 'Sparkle(반짝이다)'을 의미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TIN과 'Dark/Faint/Dim(어두운/희미한/어둑한)'을 의미하는 요정어 어근 DOM에서 파생된 단어 dōmē(황혼)가 결합해 파생된 단어이다.[17] Daughter(딸). '어린이/딸(Child/Daughter)'을 의미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SEL(D)에서 파생됐다.[18] Starry Twilight(별이 빛나는 황혼). 'Sparkle(반짝이다)'을 의미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TIN에서 파생된 단어 tinwë(반짝이다)와 'Dark/Faint/Dim(어두운/희미한/어둑한)'을 의미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DOM에서 파생된 단어 lómë(황혼)가 결합해 파생된 단어이다.[19] Daughter(딸). '어린이/딸(Child/Daughter)'을 의미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SEL(D)에서 파생된 단어 sel(dĕ)에서 비롯된 seldë의 접미사 형태이다.[20] Twilight(황혼). 'Sparkle(반짝이다)'을 의미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TIN과 'Dark/Faint/Dim(어두운/희미한/어둑한)'을 의미하는 원시 요정어 어근 DOM에서 파생된 단어 (황혼)가 결합해 파생된 단어이다.[21] 고대 종결어. Tinnu의 종결어이던 -v가 보존된 형태이다.[22] Daughter(딸). 여성형 접미사.[23] 당시에는 도리아스라는 이름이 아니었다. 원래 이름은 에글라도르였으며, 멜리안의 장막이 둘러진 이후에 도리아스로 이름을 바꾸었다.[24] 마법으로 머리카락을 길게 자라게 한 뒤 그것으로 외투와 밧줄을 만들었다. 이 물건들에는 잠들게 하는 마법이 걸려있어서 이를 본 경비병들이 잠에 든 틈을 타 탈출했다.[25] 이 때 미나스 티리스에 들러 늑대인간 드라우글루인의 가죽과 흡혈박쥐 수링궤실의 외피를 들고 왔다.[26] 루시엔이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을 때 모르고스를 제외한 앙반드의 모든 이들이 잠들었다. 그리고 앙반드의 어둠 속에서 빛이 사그라들었던 실마릴이 루시엔의 노래 속에 갑작스런 빛을 발하며 모르고스를 짓눌렀고 이 틈을 타 루시엔이 자신의 외투를 그에게 씌워 공허처럼 캄캄한 꿈을 그에게 선사했다.[27] 요정의 생애 주기에 관한 설정은 초중기 레젠다리움의 설정에서 등장하는데, 후기까지 그 설정이 유지됐는 지는 알 수 없다. 생애주기에 따르면 요정은 신체적으로 나이들지는 않지만 키르단처럼 아주 오래 살거나 혹은 큰 비극을 겪은 경우 수염이 나고 나이들어 보이는 외모가 된다. 이 단계가 요정의 생애 제 3주기 (third cycle of life)이다.[28] 루시엔의 노래가 일루바타르의 두 자손인 엘다르와 인간의 슬픔과 비탄을 엮어 노래한 것이기 때문이다.[29] 두 번째로 인간 남성과 맺어진 요정 여성은 투르곤의 딸 이드릴이며 세 번째로 인간 남성과 맺어진 요정 여성은 엘론드의 딸인 아르웬인데 아르웬은 루시엔의 고손녀이다. 특이하게도 인간 남성과 요정 여성 커플은 요정 여성이 모두 고귀한 신분을 갖고 있는 반면 인간 남성 역시 고귀한 신분이지만 배우자를 만났을 당시에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30] 후일 요정으로서의 삶을 포기한 엘로스아르웬의 경우는 에아렌딜의 후손이자 반요정으로서 선택권을 부여받은 경우이기 때문에, 순수한 엘다르가 불멸을 포기한 경우는 루시엔이 유일하다.[31] 실제로 반지의 제왕에서도 아르웬이 루시엔이 다시 살아 돌아오기라도 한 듯 닮았다고 묘사하는 대목이 있다.[32] 이는 요정의 새벽이라 할 수 있는 제1시대와 요정의 저녁이라 할 수 있는 제3시대의 차이를 묘사한 것이다.[33] 퀘냐 형태인 틴도메렐에서 확인할 수 있다.[34] 일설에 따르면 엘라노르 또한 루시엔이 탄생할 때 피어난 꽃이라고 추측되기도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루시엔의 탄생과 아르웬의 죽음, 아침과 저녁, 요정들의 전성기쇠퇴기 등의 의미심장한 대비가 두 꽃에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35] 이는 투오르이드릴, 아라고른아르웬도 마찬가지였다. 요정인 여성 쪽이 인간인 남성에 비해 한참 연상이었다.투오르와 이드릴의 나이차이는 약 800여살, 아라고른과 아르웬은 2700여살 정도.[36] 덤으로 루시엔의 모티브가 된 이디스와 톨킨의 나이 차이는 이디스 쪽이 3살 연상이었다고 한다. 아내랑 자기 나이차이 × 1100 = 루시엔과 베렌 부부의 나이차이[37] 도리아스에서 사용하던 신다린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