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자: 公安政局영어: Political Situation, Security State 출처
정부나 집권당이 야당이나 정치적 반대세력을 탄압하기 위하여 사회적인 긴장을 유발하고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생긴 것처럼 과장하여 조성한 정치적인 국면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언론에서는 하루종일 적대국에 관한 이슈가 나오며 정부는 민주주의를 탄압해 놓고 "내부의 적을 때려잡기 위함이었다!"고 언플을 시도하거나 야당이나 시민단체들을 이적 단체로 몰아가는 행동을 말한다. 대한민국에선 군부독재정권 시기나 보수 정권 시기에 시행된 공안정국을 북풍이라고 칭한다.
공안정국을 통해 조성한 위기감으로 집권세력은 손쉽게 대중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에 유용하고 대부분 국민들도 이에 수긍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정치적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2. 과거 대한민국에서의 사례
1988년 6.10 남북학생회담 개최 투쟁을 계기로 7월 7일 노태우 정부가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1]을 발표하면서 남북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1989년 봄부터 소설가 황석영, 문익환 목사, 전대협 대표 임수경,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문규현 신부의 불법 방북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여기에 그 전해인 1988년 서경원 평화민주당 의원이 정부 허가없이 평양에 몰래 다녀온 것이 드러났다. 노태우 대통령은 1989년 5월 9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체제전복 세력의 선동으로 안정이 흔들려도 인내와 자제로 대처했지만, 이젠 두고 볼 수가 없다"고 선언했고 국가안전기획부도 6월 27일 <국내 좌경실상 자료집>을 발표하며 전체 좌경조직이 전국 12개/지역 114개로 핵심세력이 총 10,500명이라고 밝혔다.이후 치안본부-안기부-검찰 3자 합동으로 '공안합동수사본부'를 조직하고 국가보안법의 적용범위를 확대해서 공안의 이름으로 수많은 재야 민주단체들이 '용공' 혐의를 받아 탄압당했고 정치권은 매카시즘에 휩싸였다. 언론에선 1989년 당시 국면을 '공안정국'이라 불렀다. 이에 따라 교정시설은 시국사범으로 넘쳐나 1989년 한 해 동안 정치범 수용이 1,515명으로 늘어났고 전년도에 비해 이적단체 및 반국가단체 구성죄 적용이 빈발했다.
안기부 등 수사기관들은 국보법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조직사건으로 엮어내기 위해 학생과 민주인사들에게 취조 과정에서 가혹행위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 증거로 문익환 목사와 같이 방북했다가 구속된 유원호는 "죽더라도 안기부엔 가지 말라"며 안기부의 고문 및 폭력사실을 폭로했고, '민족해방운동사 사건' 관련자 홍성담과 차일환 화백도 안기부에서 고문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 외에 알려진 고문 피해자로 전대협 2기 의장 오영식, 서경원 평화민주당 의원과 방양균 보좌관, '한미문제연구소 사건' 관련자 문부식 등이 대표적인 예이며 국민대생 김정환도 보안사의 생매장 고문 사실을 폭로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민주자유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공안통치'로 돌입한 바 있었고 1994년에도 남북한의 전쟁위기와 박홍 신부의 주사파 발언 파동으로 또 공안정국이 형성되기도 했는데 이를 '신(新)공안정국'이라고 칭했다.
3. 비유적인 의미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를 과장시키고 그것을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하는 행동을 공안정국이라고 이르기도 한다. 북한이란 카드는 권위주의 독재정권 입장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에 더없이 좋은 카드이므로 그동안 많이 사용되어 왔는데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평화의 댐, 민청학련 사건, 인민혁명당 사건, 학림사건 등이 있었다. 군사정권 시기에는 정권이 수세에 몰리거나 선거가 임박하면 간첩단 사건 발표[2], 전쟁 분위기 조성 등으로 북풍이 불곤 하였다.이것이 통하는 이유는 군사정권의 잔재라서가 아니라 북한도 김씨왕조의 존재감 과시 및 내부 사정등으로 인해 여러가지 방식으로 강국들에게 무력시위[3] 및 도발, 심할 경우 진짜로 국지적인 군사행동을 감행하기 때문이다. 가끔 정말 운 좋게 정부 내적인 악재와 정권의 위기가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돌발행동으로 묻혀 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명박 정부 시절에 민간인 사찰 목적으로 청와대가 총리실 직원들에게 대포폰을 지급해 사용하게 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정부에 불리하게 흘러갔는데 때마침 터진 연평도 포격전으로 특검까지 진행될 수 있었던 대포폰 수사는 공안정국 유도로 완전히 묻혀버 렸다.
2012년 18대 대선 때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이 터졌고 박근혜 정부는 집권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의 빨갱이 대신 종북이라는 단어를 내세웠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같이 진행과정 상에 논란의 여지가 큰 사항에 대해 문제와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을 종북이라고 몰아붙히며 비판을 억제하는 행위를 정부나 여당, 유력언론들은 반복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민주화 시대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안정국에서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반응이 많은데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사들이 지나칠 정도로 공안정국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지라 오히려 역풍이 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대 총선 때는 박근혜 정부에서 공안정국을 구성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행동을 했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참패와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제1당 탈환이라는 결과를 낳고 말았으며 안보 안보 거리면서도 정작 진정한 안보적 문제인 방산비리나 장병 사기와 직결되는 군내 가혹행위 및 군 인권 같은 문제는 전혀 해결하려는 모습이나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박근혜 편지 사태가 터지면서 대한민국의 3040 대다수에게는 공안정국이 오히려 자유한국당을 비토할 이유가 되었다는 분석도 많다.
4. 같이 보기
[1] 이른바 7.7선언이라고 불리는 선언으로. 남북한의 협력을 통하여 통일을 실현시켜 나가겠다는 선언이다.[2] 이런 간첩단의 대다수는 공안기관이 고문과 협박으로 만들어낸 조작사건으로 21세기 들어 재심 청구에서 100% 무죄판결을 받고 있다. 물론 진짜 간첩들도 당연히 있었긴 해도 소수였으며 애초에 협박, 고문으로 무고한 시민을 잡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옹호될 수 없다.[3] 반드시 대한민국을 목표로 하는건 아니다. 주 목적은 미국에 대한 도발이지만 한국은 모든 도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